소설리스트

선제귀환-388화 (388/430)

제388화

심판 등승, 탁발역, 종여의…… 등은 침묵을 지켰다.

그들은 마침내 사내가 왜 2천여 리 고공까지 날아간지 알았다.

저 사내는 순수하게 검기에 타인이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의 무위, 안목은 모두 알아차릴 수 있었는데 저 사내가 내뿜은 검기는…… 인왕을 단번에 살해할 위력이 있었다!

그리고 검기가 은빛 부드러운 쇳덩이를 베었는데, 이것으로 만들어진 충격파도 대부분 인왕을 다치게 할 수 있었다.

“비수의 형태는 만들어졌으나, 아직 칼자루가 없는데, 어떻게 칼자루를 연제하려는 것이냐.”

종여의가 충분한 의혹을 가지고 말했다.

곁에 있던 등승, 탁발역, 금비수 원찬도 말이 없었으나 눈에서 역시나 의혹이 스쳤다.

그들이 보기에 검기로 비수의 몸통은 자를 수 있으나, 칼자루는 만들어낼 수 없었다.

“칼자루는 아마도 기로를 빌려서 연제하겠지!”

금비수 원찬이 읊조리며 말했다.

“정말로 그럴까……”

종여의가 말을 이어 받았다.

그들은 운청휘가 이미 비수의 형태를 만들자 허공에서 내려오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이번에 운청휘는 확실히 지면에 착륙했다.

다만 그는 기로를 향해 걸어가지 않고 기로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심판, 내가 연제한 법보를 판단해주시오.”

운청휘가 입을 열어 말했다.

이때 그의 손에 은색의 비수가 있었다.

외관상으로는 비수가 완전히 형성된 것이다.

운청휘가 손에 잡았기 때문에 눈으로는 보이지 않을 뿐이다.

“벌써?”

등승, 탁발역, 종여의, 조극사, 금비수 원찬의 눈은 모두 의외였다.

그들이 보기에 저 사내의 비수는 그저 모양일 뿐.

등승의 그림자가 사라졌는데, 순간이동을 하듯 다음 순간 운청휘 앞에 나타났다.

가면의 사내가 비수를 꺼냈다.

등승이 받았다.

비수를 건네는 순간 탁발역, 종여의, 조극사, 금비수 원찬 네 사람의 눈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그들은 비수의 칼자루를 똑똑히 본 것이다.

알고 보니 칼자루가 정말로 완성이 되었는데, 그들이 모르는 사이에 완성된 것이다.

이 단비의 칼자루는 그들이 봤던 칼자루와는 달랐다.

혹은 모양이 이상했다.

통상적인 칼자루는 원형이라 손에 잡기 편하다.

그러나 이 단비의 칼자루는 다섯 손가락의 흔적이 남은 모양이다.

마치 면발을 둥글게 비벼 손으로 잡고 생기는 다섯 손가락 자국을 보는 것과 같았다.

“부…… 붉은 장포를 입은 사내가 직접 무력으로 비수의 칼자루를 완성했다니!”

“만약 이 비수가 품급이 낮으면 상관이 없겠지만 비……비수의 품급이 보통이 아니겠지!”

“만약 비수의 품급이 낮지 않다면 붉은 두루마기 가면 남자는 무력으로 비수의 칼자루를 만들었어…… 그, 그의 무위가 너무 두렵구나!”

종여의, 조극사, 금비수 원찬이 나지막이 말을 주고받았다.

탁발역은 아무 말도 없이 완전히 침착한 얼굴이었는데, 그는 속으로 은연중에 불안한 느낌이 생겼다.

그는 저 사내가 연제한 법보가 그의 소천급 상품을 초과할 것이라고 예감했다.

“노부가 지금 선포하겠다……”

심판 등승이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갑자기 소리쳤다.

“천찬학관의 붉은 장포의 가면 사내가 여…… 연제한 법보는 대천급 상품이다!”

쿵!

등승의 이 말은 청천벽력처럼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폭격했다!

모든 사람들은 믿을 수 없었는데, 저 사내가 고철 덩어리로 대천급 상품의 법보를 연제한 것이다!

종여의, 조극사, 금비수 원찬 세 사람은 운청휘를 보는 눈빛에 절망감을 드러냈다.

원래 그들은 속으로 가면의 사내와 경쟁할 마음이 있었다.

그러나 운청휘가 연제한 법보가 대천급 상품이라는 것을 알고 그들은 경쟁하고자 하는 생각을 철저히 없앴다.

그들이 보기에 등승 심판이 나서도 고철 덩어리를 가지고 대천급 상품의 법보를 연제할 수 없다!

“카착……”

탁발역이 두 주먹을 쥐자 뼈가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붉은 장포의 사내가 연제한 법보가 자신의 것을 뛰어넘을 것이라 예감했다.

그러나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것은 운청휘가 연제한 법보가 그를 너무나 뛰어넘은 것이다!

소천급 상품과 대천급 상품은 엄청난 격차가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위력이 아니라 가격으로만 봐도.

대천급 상품의 법보는 최소 1천개 이상의 소천급 상품의 법보와 교환할 수 있다!

“용서 못해, 용서 못해!”

탁발역은 속으로 울부짖었다.

“세속적인 땅강아지 따위가 감히 나를 뛰어넘는 법보를 연제하다니!”

“절대로 용서 못 해!”

“나 탁발역에 대한 무례야!”

누구도 운청휘가 타발역을 엄청나게 초과한 법보를 연제할 줄 몰랐다.

이것은 탁발역에게 운청휘를 죽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모두 조용!”

심판 등승이 손을 뻗어 위로하는 동작을 취했다.

군중들을 조용하게 만들고 등승이 계속해서 말했다.

“노부는 붉은 장포의 가면 사내가 만든 것이 백원대회 단도 결승의 우승 뿐아니라……”

“그가 만든 것은 최초로서 앞으로도 없을 최초라고 말하고 싶네!”

“여러분은 잘 모르겠지만, 노부라고해도 고철 덩어리로 소천급 상품의 법보만 연제시킬 수 있다네!”

등승의 말을 듣고.

무리들이 더욱 들끓었다.

등승의 이 말은 붉은 두루마기가면 남자를 칭찬하는 것과 동시에……등승이 붉은 두루마기 가면 남자에 미치지 못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등승은 누구인가?

천성대륙 전체에 내놓아도 엄청난 최절정의 연기사 중 하나다!

“붉은 장포의 가면이 하늘을 거슬렀어!”

“등승마저도 모두 앞에서 그를 진심으로 추앙하고 있어!”

“상상하기 어렵진 않으나, 언젠가…… 저 사내는 천성대륙 제일의 연기사가 되겠지!”

“맞아. 이변이 없다면 저 사내가 제일의 연기사로 성장하겠지!”

무리들이 들끓었고, 모든 사람들이 운청휘에게 탄복했다!

깊은 탄복이었다!

“그뿐 아니라 저 사내의 활약은 기도에 그치지 않았어!”

“어제 단도 결승에서 1등을 했어!”

“단도 1위뿐 아니라 무도에서도 어제…… 연달아 반절 인황 둘을 죽였어!”

“너무 두려운걸, 세상에 모든 것에 능한 천재가 있었다니!”

“단, 기, 무 3가지 모두가 뛰어나다니!”

무리들 중에서 80여 살의 기력이 펄펄한 노인이 운청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이 노인은 다름 아닌 소읍인데 영흥제국의 왕 중 하나였다!

어제 단도 결승에서 운청휘에게 죽은 소등이 바로 소읍의 조카다!

소읍은 운청휘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계속하여 살기를 드러냈다.

몇 번이고 그는 바로 운청휘를 제압하고 싶었으나…… 또 억지로 참았다!

“영흥성원은 원래 이번 백원대회 종합 1위를 생각했다!”

“그러나 붉은 장포의 사내가 나타나는 바람에 이 계획이 망가졌다!”

소읍이 중얼거렸는데, 눈의 살기는 사라지지 않을 정도로 짙어졌다!

단도 결승 때 영흥성원은 은혜를 아끼지 않고 연단협회에서 단도 절정의 천재 단의자를 빌렸다!

영흥성원의 목적은 단의자를 통해 단도 대회 1등을 차지하는 것이었다.

오늘 기도 결승도 그곳에서 온 탁발역 역시나 영흥성원이 거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데려온 것이다.

목적은 탁발역으로 하여금 영흥성원이기도 1위를 차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도와 기도의 시합 모두 붉은 장포의 가면 사내가 나타남으로써 계획이 틀어졌다!

“만약 지금 저 사내를 죽인다면 등승 그 노필부가 막아내겠지……”

“게다가 흙보살도 가만두지 않겠고!”

소읍이 낮은 소리로 말했는데, 이것은 그가 왜 살기가 넘치지만 쉽게 나서지 않는 이유다.

“아니야, 등승 노필부는 걱정이 되지 않아……”

소읍이 무언가 생각난 듯 살기를 띈 두 눈이 번쩍 빛났다.

소읍은 그제 서야 깨달았다.

동승은 붉은 장포를 입은 사내를 1위로 선포함과 동시에 덧붙인 말이 있었다.

그가 연재한 것은 최초이자 마지막이라고 말한 것이다.

이는 사람들의 동요를 불러일으켰다.

뒤이어 동승은 자신조차도 고철 덩어리로 소천급 상품의 법보밖에 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읍이 보기에 등승 노필부의 나이가 꽤 있었다.

걸출한 인재는 늘 사람들의 주요 견제 대상이 되는 이치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등승!

고의로 그렇게 말한 것이다!

소읍은 결국 고인물이라서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다.

등승은 연기사로서 천성대륙 전체에 내놓아도 최절정의 연기사였다.

등승의 신분으로 출세한 후배들을 보는 것은 즐겁지만, 너무 잘나가거나…… 그를 초월할 존재가 나타나면 등승이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그들 영흥황실과 같다.

그들은 영흥제국의 인물이 넘쳐나고 강성세력이 널리 퍼져 있는데…… 황실은 결코 그들을 위협하는 세력이 나타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등승은 이미 붉은 장포에 가면을 쓴 사내가 그를 위협했다고 본다.

백택과 위경륜은 이때 무리들 중에서 운청휘의 우승에 격동했다.

그러나 곧 두 사람의 안색은 자연스럽지 않았다.

“백택 선생님, 어째서 등승의 저 말이 좋은 의도가 없다고 느껴지죠?”

위경륜이 참지 못하고 백택을 보며 말했다.

백택이 비록 위경륜과 마찬가지로 운청휘의 부하가 되었으나.

백택의 또 다른 신분은 천찬학관의 선생 겸 부원장이고 위경륜의 또 다른 신분은 천찬학관의 생도이다.

그리하여 위경륜은 백택을 부르는 호칭이 습관적으로 ‘백택 선생님’이었다.

“걸출한 인재는 늘 사람들의 주요 견제 대상이 되는 이치를 모르지 않는다! 등승은 공자를 죽이려고 고의로 함정을 판 것이다!”

백택은 침착한 얼굴로 말했다.

“축하하네, 앞으로도 없을 최초를 만들었구려!”

등승이 운청휘를 바라보는데 자신의 목소리를 숨기지 않았다.

가면 아래 운청휘의 두 눈이 차가운 기색이 스쳤다.

선제로서 운청휘는 어찌 등승의 속마음을 알아채지 못했을까.

-운제, 소인이 나서서 녀석을 공격할까요?

운청휘의 귓가에 갑자기 귀곡자의 음이 들렸다.

-지금? 아직 아니에요. 잠시 후 한꺼번에 해결하죠.

운청휘가 음으로 대답했다.

마찰녀는 줄곧 암암리에 운청휘를 보호하고 있었다.

등승이 그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것 말고도 운청휘는 무리들이 호시탐탐 그를 노리는 것을 발견했다.

운청휘에게 의외인 것은 그는 탁발역의 땅강아지 같은 녀석도 살기를 드러낸다는 것이다.

“등승, 아무 일이 없다면 먼저 가보겠습니다.”

운청휘가 등승과 말을 이어가기 귀찮았고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다.

“어……”

적지 않은 사람들이 놀랐는데, 운청휘가 감히 등승의 이름을 직접 부른 것이다.

“멍청하진 않구나……”

탁발역, 종여의, 조극사, 금비수 원찬도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들은 등승의 이전 말이 운청휘를 죽이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등승의 안색이 굳어졌다.

운청휘가 그의 이름을 직접 부르다니, 이것은 그의 체면을 살려주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등승은 폭주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안녕히 잘 가시게나!”

“백택, 경륜, 돌아가죠!”

운청휘가 두 사람 곁으로 다가가 두 사람과 떠났다.

운청휘 일행이 떠나고 얼마 되지 않아서.

탁발역, 소읍 및 등승은 어느새 사람들 속으로 사라졌다.

이때 주위의 인파들은 여전히 의견이 분분했다.

그들은 붉은 장포의 사내가 하늘을 거스른 것에 경탄하면서 동시에 그 사내의 이름을 추측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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