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선제귀환-396화 (396/430)

제396화

우르릉, 고막을 찢는 굉음과 함께.

대진의 진안이 운청휘에게 부서졌고 주위 환경이 갑자기 크게 변했다.

눈에 띄지 않는 동굴 주위에서 갈라지는 소리가 카카카칵……

하나하나의 산맥이 함락되어 결국 직경 100리 정도 되는 동굴이 우뚝 솟았다.

이때 이 동굴을 보니 눈에 확 띄었다.

동굴에서 큰 기를 내뿜는 금빛의 네 글자가 떠올랐다. ‘월락산맥’이라고 쓰여 있었다.

운청휘 일행을 몰래 쫓던 두 인황.

‘월락산맥’ 네 글자를 보고 심장이 뛰었다.

“이…… 이 동굴은 1만 년 전에 선계로 날아간 월락선인이 남긴 것이다!”

“어서, 어서 소식을 전하자!”

두 인황은 정신을 차리고 전송옥석을 꺼내어 제일 먼저 뒤에 있는 세력에게 연락했다.

다시 운청휘를 보니.

위경륜, 백택, 마찰녀 모두가 운청휘의 안내로 월락선부 안으로 들어갔다.

동굴 안에 건곤이 있었다.

동굴이지만 대형 궁전이라고 해야겠다.

“전체 면적이 창천을 유영하는 물고기 못지않군!”

운청휘가 신식을 내보내고 말했다.

“응? 이…… 이것은 선령(仙灵)이다!”

운청휘의 안색이 변했다.

“선령?”

마찰녀가 말을 듣고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었다.

선령은 선기(仙器)의 기령(器灵)인데 선기로 인하여 선령이라고 불린다.

“운제, 이곳에 선기가 있다는 것입니까?”

마찰녀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물론, 마찰녀는 마수여서 선기에 대해 쓸모가 크지 않았다.

마수, 흔히 마기(魔器)를 사용하지만 마기만 있다면 마수의 전투력은 극대화된다.

“선기는 이미 파괴되었어.”

운청휘가 말했는데, 그의 신식에는 선령과 선기의 파편을 발견했다.

“이변이 없다면 이 동굴의 주인은 날아갈 때 선기로 뇌겁에 대항했는데, 선기 3개가 모두 뇌겁으로 파괴되었어.”

운청휘가 말했다.

그는 선령 안에서 옅은 뇌겁의 기를 발견했다.

“파괴된 선기는 쓸모가 없어.”

마찰녀는 고개를 흔들었다.

만약 온전한 선기를 운청휘가 얻었다면 적어도 운청휘의 전투력을 조금 증가시켰겠지.

“완전히 무용지물도 아니야.”

운청휘가 또 말했다.

“위경륜, 내가 그대에게 기회를 또 주겠어요!”

운청휘는 위경륜을 보고 말이 끝나고 선령 하나를 잡아 위경륜의 몸에 강제로 넣었다.

“백택, 내가원래 인황 마종으로 당신을 인황경에 도달하게 만들려고 했으나…… 지금 보기에 더 적합한 상대가 있네요!”

운청휘가 또 백택에게 말했다.

말이 끝나자 선령을 잡아 백택의 몸에 넣었다.

“운제, 저들의 육신을 선기로 단련시키려는 것입니까?”

마찰녀의 얼굴에 의혹이 생겼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그들의 의식을 씻어야 하는데 그들이 걸어 다니는 육신병기로 변할 텐데요.”

“이론상으로는 그렇지만, 육신을 연기로 수련시키는 공법이 있긴 합니다.”

“그 공법이라면 선령을 이용하여 육신을 단련시키면 의식은 지킬 수 있습니다.”

운청휘가 말하면서 또 신식으로 위경륜과 백택의 머릿속에 ‘육신연기(肉身炼器)’라는 공법을 심었다.

“운제, 방금 선기 조각이 3개 있다고 하셨는데…… 설마 선령이 하나 더 있는 것인가요?”

마찰녀가 물었다.

“그대도 선령으로 단련하고 싶은 겁니까?”

운청휘가 물었다.

“운제께서 ‘육신연기’의 공법을 가지셨으니, 육신을 선기 급으로 단련시키고 지혜를 보존할 수 있다면…… 소인 원하옵니다!”

마찰녀가 말했다.

“그대는 마수인데 마령(魔灵)으로 단련하는 것이 적합하죠. 물론, 선령도 상관이 없긴 하지만 선령으로 단련하면…… 그대에게 있어서 고통이 너무도 큰데 의지가 부족하다면 몸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운청휘가 무겁게 말했다.

운청휘가 하는 말은 마찰녀도 선령으로 단련할 수는 있으나, 마찰녀는 마수라는 것이다.

그래서 위경륜, 백택처럼 성공을 단언할 수 없다.

실패하면 몸은 죽어 사라진다.

“소인 목숨을 걸겠습니다!”

마찰녀의 눈에 결연한 모습이 보였다.

“응, 그럼 해보죠!”

운청휘가 고개를 끄덕였는데, 마찰녀가 비록 그의 부하지만 마찰녀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

그리고 운청휘는 마지막 선령을 찾아 마찰녀의 몸에 넣었다.

이어서 ‘육신연기’의 공법을 신식으로 마찰녀의 기억에 넣었다.

그들 셋은 모두 폐관하였고, 운청휘는 주변에 기를 숨기는 진법을 포진했다.

“이제 내 차례인가……”

운청휘가 중얼거리며 영라 반지에서 세 번째 봉마비를 꺼냈다.

운청휘는 정혈 한 방울을 봉마비에 떨어뜨렸다.

갑자기 봉마비가 눈부신 빛을 발하는데 운청휘여도 짧은 시간 동안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였다.

정혈이 봉마비에 소화되고.

봉마비가 사라졌는데, 다음 순간 운청휘의 머릿속에 나타났다.

운청휘의 머릿속에 세 개의 봉마비가 세워져 있었다.

각각 ‘건’ 봉마비, ‘곤’ 봉마비, ‘진’ 봉마비.

“역시나 너무 많은 인과응보가 묻었구나……”

운청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는데, 이때 그의 머리에는 끊임없이 인과응보가 증발한 연기가 뿜어졌다.

운청휘는 이런 인과응보가 어떻게 묻었는지 알고 있다.

그는 영주에서 화가 나서 두요족의 근거지를 도살한 적이 있다.

인과응보가 모두 사라지고.

운청휘는 이미 인왕의 관문을 더듬었다.

아주 가까이, 매우 가까운데 한 걸음만 가면 인왕이 될 수 있다!

“인왕에 도달할 때 오는 심마선겁은 또 무엇일까……”

운청휘가 속으로 중얼거렸는데, 곧 왕이 되는 관문에 도달했다.

쿵 소리와 함께 운청휘의 몸에서 하늘로 솟구치는 기세가 폭발했다!

분명이 인왕에 도달한 것인데 폭발하는 움직임은 다른 사람이 인황이 될 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무시무시한 기세였다.

월락선부 바깥 하늘.

먹구름이 퍼졌는데 몇 번 호흡할 시간도 되지 않아 바람이 세차게 불며 벼락이 쳤다.

“이번에 마주하는 것은 심마선겁이 아니구나……”

운청휘는 의외였다.

심마선겁은 운청휘가 완전히 자신하지는 못하나, 무사히 건널 수는 있었다!

그러나 뇌겁은 다르다!

뇌겁은 운청휘에게 있어서 위협이 아니라 도리어 좋은 일인데, 엄청 좋은 일이다!

운청휘가 천성대륙에 돌아올 때 무위가 추락했을 뿐 아니라 육신도 극심한 중상을 입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가 설령 무위가 추락해도 육체만으로 천성대륙 전체를 쓸어버릴 수 있다!

우르릉……

선부 바깥에 첫 번째 벼락이 떨어졌는데 직경이 10리가 넘었다!

월락선부 전체에 심한 진동이 일어났다.

“나가야겠군!”

운청휘가 중얼거렸는데, 그는 선부 안에서 건너게 되면 마찰녀 등에게 영향을 미칠까 걱정했다.

선부를 나가는 순간 직경 10리의 벼락이 운청휘의 뒤에 떨어졌다.

운청휘는 머리가 갈라질 것 같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벼락의 힘은 그의 육신에 전부 흡수되었다.

“뇌겁은 정말로 나의 육신 회복을 돕는구나……”

운청휘의 눈에 희색이 번뜩였고, 그림자가 허공의 번개층으로 돌진했다.

멀리서 선부를 지켜보던 두 인황은 이미 멍해졌다.

그들이 본 것은 운청휘가 마치 물고기가 바다로 가듯 번개 바다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솨솨솨솨……

그들이 본 것은 운청휘가 온통 빼곡한 번개로 뒤덮인 것이다.

몸 전체가 번개로 둘러싸인 광경에 그들은 놀라 까무러칠 정도였다.

“내…… 내 눈이 이상한 것인가?”

그중 한 인황이 넋이 나간 듯 말했다.

“자, 자네뿐 아니라 나…… 나도 봤어!”

“우…… 운청휘가 정말로 번개 속에서 미쳐버렸어!”

그들이 본 것은 운청휘가 마치 물속에 엎드린 듯 번개 바다에 엎드렸고, 입에서 미친 소리를 하고 있었다.

세상에 많은 물질들이 어느 정도 깊이가 생기면 액화된다.

선인이 건널 때 직면한 벼락은 어느 정도 깊이가 생기면 뇌겁으로 액화된다.

운청휘가 번개바다에 들어갈 때 격렬한 천둥 번개로 공격을 받았지만.

그러나 운청휘는 육신을 통해 억지로 저항했고, 저항이 길어지면서 벼락에 대한 육신의 면역이 높아졌다.

운청휘는 번개가 육신의 회복을 돕는 것을 발견하고는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뇌겁을 만나기란 매우 드문 일이다. 따라서 이번에 인왕에 도달하고 뇌겁을 만난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다음에 또 뇌겁을 만나려면 그게 언제일지 모른다.

그리하여 운청휘는 번개에 대한 육신의 면역을 높이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뇌겁에 몸을 맡겼다.

뇌겁의 입구 뒤.

운청휘는 온몸에 번개가 가득하여 살, 뼈가 모두 번개에 타는 냄새가 났다.

이 순간에 운청휘는 숨을 헐떡일 정도로 허약했다!

그러나 곧 그의 몸은 봄비에 덮인 새싹처럼 다시 태어나는 듯했다.

“하하하…… 오늘 이후로 내 육신은 더는 약해지지 않는다!”

운청휘는 참지 못하고 크게 웃었다!

운청휘는 속으로 줄곧 기령도 모르는 비밀을 하나 품고 있었다!

운청휘와 기령이 공간 통로에서 싸웠을 때!

운청휘는 무위를 소모했을 뿐 아니라 육신의 상처도 보통 사람들보다 더 심했다!

오늘 이전에 운청휘는 무위를 비록 반절 인왕까지밖에 회복하지 못했지만 가공할 전투력으로 반절 인황도 한 손으로 죽일 수 있었다.

그러나 운청휘의 육신은 성경, 월경 무자보다도 못했다!

그래서 운청휘가 천성대륙에서 전투를 할 때 육신의 충돌은 피했다!

운청휘가 번개바다에 들어간 지 일각이 지났다.

육신 전체가 부어오르고 운청휘는 멈췄다.

“오늘의 선물은 나 운제가 기억했다가 훗날 갚아주겠네!”

운청휘가 뇌겁액을 마시는 것을 멈추고 더 높은 허공으로 날아갔다.

그 위에는 큰 눈이 운청휘를 바라보고 있었다.

운청휘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사방에 요동치던 번개바다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하늘 전체에는 더는 뇌겁의 흔적은 볼 수 없었다.

“뇌겁의 출연은 우연의 일치이나, 뇌겁과 뇌겁액에는 나의 육신을 치료하는 힘이 담겼어, 기운까지 선물해주다니……”

운청휘가 중얼거렸다. 그의 눈에는 기쁨인지 슬픔인지 알 수 없는 빛이 서렸다.

“천성대륙의 기운이 과연 되살아나고 있어, 눈에 보일 정도로……”

“오늘 받은 선물로 훗날 내가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게 될지 모르겠네……”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법이니, 이 선물 또한 받았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함을 운청휘는 알고 있었다.

운청휘의 그림자가 공중에서 천천히 지면으로 내려왔다.

바로 그때 저 멀리 하늘에서 두 그림자가 날아왔는데, 밤의 부드러운 달빛을 받아 마치 신처럼 고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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