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8화
“소인이 또 다른 일도 보고해야 하는데, 성자의 서동…… 소장궁이 이미 죽었습니다!”
“뭐라——”
자금관을 쓴 청년의 두 눈이 갑자기 차가워지더니 공포에 질려 산과 바다를 넘어뜨릴 살기가 그의 몸에서 휩쓸려 나왔다.
“성자께서는 분노를 가라앉히소서!”
수백의 인황이 공포에 질려 무릎을 꿇었는데, 겁에 질린 모양이었다.
그들 성자의 무위는 극히 실로 두려운 것이었다!
성자의 정서가 너무 격렬한 상황에서 풍기는 기세는……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을 실수로 죽일 가능성이 컸다.
“성자…… 또 돌발 상황이 나타났습니다!”
보고하던 사람의 안색이 또 변했는데, 허리가 더 굽어져 마치 포복하는 것 같았다.
“우…… 운청휘를 미행하던 정탐꾼이 갑자기 죽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줄곧 기쁨과 노여움이 얼굴에 나타나지 않던 ‘성자’의 표정은 극도로 짧은 찰나에 일그러졌다.
정상적으로 회복되고 그는 침착한 얼굴로 명령을 내렸다.
“광중, 광북(邝北), 광릉(邝陵), 그대들 셋은 각자 작은 대오를 이끌고 운청휘와 귀곡자를 잡아 오너라!”
“네, 성자!”
무리 중에 50살로 보이는 3명의 중년이 나란히 무릎을 꿇고 명령을 받았다.
광중, 광북, 광릉 세 사람은 삼형제다!
모두가 교주경의 고수인데 세 사람이 연합하면 인황경 3단계의 최강자도 대적할 수 있다.
명령을 받고.
광중, 광북, 광릉 세 사람은 각각 10명의 인황경 1단계를 데리고 막주성을 향해 날아갔다.
“성자, 안연이 당신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보라색 면옷을 입고 경국지색의 소녀 안연이 말했다.
“안연은 말하거라!”
자금관을 쓴 ‘성자’가 기분이 나빴으나, 보라색 면옷 소녀에게는 상냥했다.
“운청휘는 간단하지 않은 사람이니 이변을 막기 위해서 성자께서 친히 나서야 합니다!”
보라색 면옷 소녀가 말했다.
만약 지금 막주성의 사람이 이곳에 있다면 단번에 보라색 옷을 입은 소녀가 바로 숨은 가문 막가의 천금 막안연이라고 알 수 있다!
막안연은 어린 시절부터 영흥성원을 섬기며 18살에 이미 인왕경에 도달했다.
그뿐 아니라 막안연은 남을 놀라게 할 수단이 있었다.
영흥성원에 있을 때 무수한 남자들이 그녀를 에워쌌다.
얼마 전, 막안연과 흙보살은 외부인이 알지 못하는 거래를 성사시켰는데, 천찬학관에 들어와 흙보살에게 찬명술을 배웠다.
그러나 막안연은 줄곧 영흥성원의 생도였다.
게다가 그녀는 영흥성원을 대표하여 백원대회의 명도 시합에 참가했다!
“간단하지 않아도 그저 땅강아지일 뿐, 내가 녀석을 위해 직접 나설 필요 없어.”
자금관을 쓴 ‘성자’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담담한 말투에서 온 세상 그 누구도 그의 위에 존재할 수 없다는 ‘성자’의 오만함이 드러난다.
이 청년은 다른 사람이 아니다.
바로 천성성지의 제2성자다.
무위는 보통 인간을 초월하여 깊이를 헤아릴 수 없다.
눈빛 하나로 인황을 놀라게 할 수 있다!
만약 그가 원한다면 기세만으로 보통 인황을 제압하여 죽일 수 있다!
“안연, 그대는 다가올 명도 시합을 준비하거라!”
“천찬학관에 반드시 치명타를 줘야 한다!”
“나의 성주 부친께서는 흙보살이 성지로 돌아오는 것을 절대로 원치 않을 것이다!”
제2성자가 또 천천히 말했다.
“성자 걱정마소서. 천찬학관에 흙보살 본인 말고 저와 찬명술로 견줄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막안연은 자신감에 찼다.
“그래.”
제2성자는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우리 이제 운청휘라는 땅강아지 얘기는 접어두고, 금오과가 나타나는 것을 기다리자.”
***
하룻밤 사이에 운청휘는 4개의 인환경의 마종을 연화시켰다.
무위가 여전히 인왕경이다.
그러나 전력과 육신 소질은 인황경의 마종 4개의 힘으로 몇 배 이상 끌어올렸다!
새벽.
태양이 동쪽 하늘에서 솟아올라 빛이 온 대지로 퍼졌다.
운청휘가 가부좌를 틀고 월락선부 밖에 있었다.
손에 부적을 새긴 인황 마종을 들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물고기를 유인할 수 있을까.”
운청휘가 중얼거렸다.
어젯밤 그는 천성성지와 영흥황실에서 보낸 정탐꾼인 두 인황을 죽여서 마종을 얻었다.
운청휘 일행은 월락선부에 도착했을 때 두 명의 정탐꾼이 소식을 천성성지와 영흥황실에 전했다.
운청휘의 계산으로는 지금쯤 두 곳의 인마가 도착했을 것이다.
“이것을 제외하고 내가 부적을 새긴 인황 마종은 내게 9개가 있어. 어젯밤 이미 4개를 연화시켰으니 인황 마종은 5개가 남았어!”
“이제 보니 남은 5개의 인황 마종은 족히 나를 반절 인황으로 만들 수 있어.”
“다만 희망을 곧 다가올 기름진 생선들에게 걸어야지……”
눈 깜짝할 사이에 또 이각이 지났다.
운청휘의 신식은 이미 나타난 인마를 발견했다.
족히 100여 명이 되었다.
“전부 인황이네……”
지루한 기색이 역력하던 운청휘는 신식으로 인마를 발견하고 순간 흥분한 기색이었다.
“두 인황일 뿐 아니라 그중 다섯은 교주급의 고수네!”
“기름진 생선, 크게 기름진 생선이구나!”
운청휘가 가부좌를 튼 땅에서 일어나 먼 곳을 바라봤다.
열 번의 호흡 후.
100여 명의 대오가 운청휘의 10여 만 리 밖의 하늘에 나타났다.
가장 앞에 서 있는 다섯 명은 운청휘가 신식으로 발견한 교주경의 고수였다!
다섯 사람 뒤에 모두가 인황경 1단계였다!
“역시나 월락선부다!”
100여 명이 나타나고 그들이 가장 먼저 쳐다본 것은 운청휘가 아니라 월락선부였다.
그들의 얼굴에는 주체할 수 없는 격동이 있었다.
선인이 남긴 저택에는 반드시 그들에게 극히 중요한 전승이 숨겨져 있다.
“그대가 운청휘인가?”
다섯 교주급의 고수가 선부에서 시선을 거두고 천천히 운청휘를 바라봤다.
“어째서 그대 혼자인가? 귀곡자는?”
“젠장, 귀곡자는 이미 선부에 들어가서 어떤 전승을 받고 있는 건가?”
다섯 교주급 고수의 안색이 모두 변했다.
귀곡자와 그들은 같은 급의 고수인데 귀곡자가 먼저 선부에 들어갔다면…… 안에 있는 전승과 보물 모두를 귀곡자가 털어갈까 그들은 두려웠다.
다섯 교주 중 한 사람이 입을 열어 물었다.
“운청휘, 귀곡자가 어디에 있는지 우리에게 알려주겠나?”
운청휘는 아무 말도 없이 입을 연 교주를 평온하게 바라봤는데, 눈에는 전의가 흘렀다.
인왕에 도달하고 운청휘의 전력은 이미 인황을 제압할 수준이었다.
그러나 일반적인 인황은 제압할 수 있으나, 교주급의 무자를 만나면 잠시 피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운청휘가 이번에 인왕에 도달했고 뇌겁을 만나서 패잔한 육신이 뇌겁에 의해 세계를 받고 다시 태어나 생기를 회복하기 시작했다.
운청휘는 육신으로 교주를 제압할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
운청휘가 알고 싶은 것은 교주를 제압할 수 있냐는 것이지…… 교주와 대항하는 것이 아니다!
제압과 대항은 다른 차원의 일이다.
“전의? 운청휘, 그대가 감히 본 교주와 싸우겠다는 것인가?”
이전에 운청휘에게 질문한 교주는 운청휘의 눈에서 전의를 느낀 후 갑자기 분노가 치밀었다.
천하를 굽어보는 교주로서.
운청휘 같은 수준의 땅강아지가 전의를 보이다니, 간단하게 말해 엄청난 치욕이다!
마치 이제 막 글을 배운 사람이 이름난 학자에게 도전하는 격이다.
이는 학자에게 불명예나 다름없다. 무의식적으로 사람들은 학자의 실력에 의심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감히 학자에게 도전을 하겠나?
“광중, 보아하니 그대들 천성성지의 교주는 이름값을 못하나 보오? 땅강아지 따위가 그대에게 전의를 드러내다니 말이오!”
영흥황실의 두 교주가 운청휘가 전의를 드러낸 교주를 흥미롭게 바라봤다.
이번에 운청휘를 에워싸기 위해 천성성지에서는 교주 3명이 출동했다.
영흥황실에서는 고작 교주 두 명이 왔는데, 사람 수로는 영흥황실이 열세였다.
지금 천성성지의 교주를 조롱할 기회가 왔으니, 영흥황실의 두 교주는 자연스레 지나칠 수 없었다.
“교주 대인, 소인이 명령을 받아 운청휘를 한 손으로 잡아 오겠나이다!”
천성성지의 인황 하나가 갑자기 날아와 말했다.
그는 운청휘를 한 손으로 잡아오겠다고 똑똑히 말했다.
이것은 교주 광중에게 만회의 기회였다.
운청휘는 자신의 능력을 헤아리지 못하고 감히 광중에게 전의를 드러냈는데, 이것은 운청휘가 광중에게 도전할 자격이 있다는 것이 아니다.
천성성지에 인황 아무나 나와도 운청휘를 잡을 수 있었다.
게다가 교주이지 않은가!
“아주 좋아, 그럼 그대가 운청휘를 사로잡게!”
광중은 인황의 눈을 보며 칭찬하고는 덧붙여 말했다.
“한 손으로 잡아오게!”
광중은 한을 품고 운청휘를 제압하고 싶었다.
그러나 광중이 손을 내밀면 영흥황실의 교주는 기회를 빌어 비아냥거릴 것이다.
그리하여 부하인 인황이 운청휘를 잡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고작 인황 따위가 한 손으로 나를 잡는다고?”
멀리서 운청휘가 그들의 대화를 듣고 희롱하는 기색이었다.
“그래, 마침 시간이 있으니, 놀아주마!”
운청휘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귀곡자는 선령을 연화하여 이미 최후 단계까지 도달했는데, 이각에서 한 시진 정도만 있으면 관문 돌파에 성공한다!
하지만 위경륜과 백택은 여전히 반나절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는 것은 운청휘가 반나절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 그들과 놀아주는 것이 더 낫다.
-그러나 그대도 조심하게. 성주의 서동 소장궁이 운청휘의 손에 죽었다네.
광중은 암암리에 전음을 운청휘를 상대하는 인황에게 보냈다.
-교주 대인 염려 마십시오. 소장궁이 운청휘에게 죽은 것은 운청휘가 가면을 사용했기 때문인데 가면 안에는 교주의 살인기가 있었답니다.
-운청휘가 외부의 도움이 없는 상황에서 소인의 적수가 될 수 없습니다!
이 인황이 전음으로 대답했다.
광중이 고개를 끄덕이며 전음을 보냈다.
-그럼 공격하게. 반드시 성난 기세로 운청휘를 한 손으로 사로잡게!
이 인황은 차가운 얼굴로 운청휘에게 날아갔고 운청휘의 100리 상공에서 운청휘를 내려다봤다.
“운청휘, 괴롭힘을 당하기 싫다면 지금 무릎을 꿇고 순순히 사로잡혀라!”
그 말을 듣고 운청휘는 웃길 따름이었다.
“이런 말을 하다니, 네놈은 그런 지능으로 어떻게 인황까지 수련했는지 정말 궁금하구나!”
“잔소리 하기 귀찮으니, 죽거라!”
운청휘가 말을 마치고 손을 100리 상공으로 뻗더니, 파죽지세와 같은 속도로 공간을 찢었다.
“운청휘, 허풍 떨지 말거라. 본황의 수단은 잔인하니 네놈을 우선 괴롭히마!”
이 인황은 냉소하며 운청휘의 큰 손을 직접 맞섰다.
시간도 필요하지 않듯이 두 공격은 이미 부딪쳤다.
예상했던 충돌음은 일어나지 않았다!
운청휘가 환화시킨 큰 손이 단번에 그 인황을 손아귀에 꽁꽁 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