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선제귀환-403화 (403/430)

제403화

“운 동포, 그대도 내려오시게!”

사람이 탐내든지, 모든 학관이 탐내든지 흙보살의 표정은 조금의 불만도 보이지 않았다.

당사자인 운청휘 역시나 얼굴에 어떤 분노도 보이지 않고 시종일관 평온한 표정이었다.

운청휘가 허공에서 나침반 경기장에 착륙하고 우선 위경륜을 보고 말했다.

“경륜, 작은 일이니 화낼 가치가 없어요. 마음 편히 시합에 출전하세요! 저런 소인배들은 죽여 버리면 그만이니까요!”

운청휘는 표면상으로 평온했으나 마음속에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

물론, 운청휘의 살기는 순수한 살기로서 노여움을 돋우는 것이 아니다.

소인배들의 논쟁, 탐욕은 그에게 있어서 죽여 버리면 그만인 것이다.

그들에게 화를 낼 필요가 없다!

그들과 다툴 필요가 없다!

“동포여, 지금은 그대와 옛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군요. 시합이 끝나면 자세하게 얘기하죠.”

운청휘가 또 흙보살을 보고 말을 마치자 천찬학관의 참가자 구역으로 걸어갔다.

흙보살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목소리를 숨기지 않고 말했다.

“이것도 1위, 운 동포께 폐를 끼쳐야겠소!”

다른 학원의 고위층들은 이 말을 듣고 안색이 변했다.

흙보살은 ‘1위’라고 말했다!

그들이 이해하고 있는 흙보살은 절대로 빈말을 하지 않는 사람에 속했다.

그가 운청휘에게 천찬학관을 위해 ‘1위’를 부탁했다는 것은 운청휘는 반드시 1위를 다툴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구경하던 무리들은 의외였다.

“우…… 운청휘가 정말로 찬명술 시합에 참가한다니!”

“운청휘는 이미 단, 기, 진 세 과목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이론상으로 그는 찬명술에는 쏟아 부을 정력이 없어야 하는데!”

“헤헤, 그대도 ‘이론상’이라고 말하지 않았나! 운청휘가 월락선부에 들어간 것을 잊지 말게!”

“게다가 이전에 막안연이 말하기를, 위경륜이 운청휘를 따라서 월락선부에 들어갔다고 하오! 그렇다는 것은 운청휘가 월락선부에서 최대 수확을 얻은 사람이라는 것이지!”

“운청휘가 월락선부에서 찬명술의 전승을 얻었다는 것은 완전히 이치에 맞는군! 월락선부를 남긴 사람인 월락선인이고…… 선인에게 있어서 운청휘에게 찬명술을 배우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니까?”

“난 심지어 운청휘가 이전에 단, 기, 진 세 과목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월락선부에 들어갔기 때문이 아닌가 의심스러워!”

운청휘든 흙보살이든 모두 주위의 평론을 개의치 않았다.

흙보살은 찬명술의 심판이다!

흙보살은 영흥제국의 제일 찬명사로서 찬명술 시합의 심판으로는 너무나 적합했다!

그리하여 심판 흙보살은 모두의 소망이었다!

“오늘 어떤 시간에 천공의 변이가 나타날 것이네. 찬명술 찬명술 시합을 오늘 개최한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지!”

“그대들이 지금 겨루게 될 내용은 오늘 천공이 구체적으로 언제 변이가 발생할지 또 구체적으로 언제 변이가 나타나는지 추산하는 것이네!”

“추산한 내용이 천공의 변이 및 변이한 시간에 가장 근접한 사람이 찬명술 우승이라네!”

“이어지는 순위 역시나 천공의 변이 및 변이한 시간에 가장 근접한 순서대로 순위가 정해진다!”

흙보살이 말하는 시합 내용을 듣고.

많은 찬명사들은 안색이 변했다.

천공의 변이를 추산하라니, 이…… 이것은 거의 천도를 섭렵해야 하는 것이다!

찬명술에서 아직 정상에 도달하지 않은 찬명사가 천도를 추산하는 것은…… 아무리 천박한 천도여도 꿈에 가깝다.

한 치의 과장 없이, 흙보살이 제시한 시합에서 절반 이상의 찬명사가 탈락했다.

“천공의 변이 및 변이가 나타나는 시간을 추산하라니, 확실히 간단하지 않군!”

막안연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리 준비해서 다행이야.”

막안연은 영흥성원 쪽의 찬명사들을 봤는데, 그곳에는 천찬학관을 배신한 찬명사 74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말했다.

“장휘, 손채, 향송…… 너희들에게 일각의 반을 줄테니 그 계획을 실행하게!”

“알겠네!”

이들은 거의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천찬학관 쪽의 찬명사들은 바로 천공의 변이를 추산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위경륜도 포함되어 있었다.

운청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적어도 겉보기에는 운청휘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다.

유일하게 흙보살은 운청휘가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다.

운청휘는 이미 머릿속에서 ‘팔괘육효현결’로 추산을 시작하고 있었다.

운청휘는 찬명사가 될 만한 자격이 없었는데, 이것은 운청휘 자신이든 흙보살인든 모두 알고 있었다.

그러나 운청휘는 어찌 되든 찬명사가 되었다.

이것은 바로 흙보살이 운청휘에게 전수해준 ‘팔괘육효현결’ 덕분이다.

이것은 보통 무자가 찬명사로 수련하게 만드는 공법이다.

이 공법의 창시자는 바로 선계 10대 중 하나인 복제다!

그와 동시에 복제도 선계에서 제일의 찬명사였다!

일각의 반이 지났다.

영흥성원의 찬명사들은 모두 나란히 앉았는데, 모든 사람의 손바닥이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었다.

밖에서 보면 영흥성원의 찬명사들은 모두가 옅은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 빛은 천도의 기가 충만했는데, 사람들에게 심오한 느낌을 줬다.

막안연이 이들의 맨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이들의 힘은 결국 막안연의 몸으로 전부 모였다.

“막안연의 수단이 대단해!”

“영흥성원 모든 참가자들의 찬명술을 모아서 그녀에게 보내는 것이다!”

“막안연은 찬명술에서 조예가 깊은데 지금 또 찬명사들의 힘을 집결 시켰으니…… 그녀의 실력은 또 다른 고점에 이르겠지!”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이미 막안연이 무엇을 할지 알아차렸다.

영흥성원의 많은 찬명사들은 전부 막안연 한 사람을 위해 복무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무자는 전투에 많은 공력을 소모한다.

찬명사가 사물을 추산하는 것도 역시나 많은 정신을 소모해야 한다.

막안연은 지금 영흥성원의 모든 찬명사들을 그녀에게 복무하도록 했는데, 그녀를 위해 소모하도록 한 것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각이 지나갔다.

막안연은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년 이미 모든 것을 획득했고…… 심지어 답도 얻었다.

모든 사람들은 막안연이 첫 번째로 추산을 끝낸 줄 알고 첫 번째로 결과를 말하려고 할 때.

줄곧 눈을 감고 요지부동이던 운청휘가 갑자기 눈을 뜨고 말했다.

“추산을 끝냈습니다.”

운청휘가 말하며 나침반 경기장의 중심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무수한 육안이 운청휘의 공간 반지 안에서 검은 상자를 꺼내는 것을 봤다.

“나의 답은 여기 철제함 안에 있습니다.”

운청휘가 함을 내려놓고 자리로 돌아가 눈을 감고 서 있었다.

“나도 다 끝났소!”

막안연의 목소리도 이어서 들렸다!

막안연은 속으로 불쾌했다.

그러나 불쾌함일 뿐 개의치 않았다.

어찌 되든 일찍 추산하든 늦게 추산하든 최후의 결과를 봐야 한다.

막안연은 운청휘를 봤는데, 경쟁심이 스쳤고 걸어갔다.

그녀의 손에는 접힌 종이가 있었다.

이 종이는 특수 재질로 연제되어서 열리기 전에 외부의 탐지를 차단할 수 있다.

“나의 답은 이미 종이에 적혀 있소.”

그러나 운청휘와는 달리 막안연은 이 종이를 흙보살에게 직접 건넸다.

막안연이든 다른 학관의 사람이든 흙보살에 대한 믿음이 무한정이다.

흙보살이 출제를 했고, 흙보살이 심판을 맡았어도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흙보살이 아닌 이가 심판을 봐서 이와 같은 문제를 냈으면 이미 의심을 샀을 것이다.

천공의 이변과 변이가 나타나는 시간을 추산하는 것.

이 문제를 낸 흙보살이 사전에 이미 이것을 추산했을 것인가?

만약 흙보살이 이전에 답을 천찬학관의 참가자들에게 알려줬다면 그들은 승산이 있을 텐데?

그러나 누구도 흙보살이 그리 했을거라 의심을 하지 않는다.

원인은 간단한데 흙보살은 바로 영흥제국 제일의 찬명사 흙보살이기 때문이다!

한 시진 후.

위경륜의 입에서 갑자기 피를 뿜어내더니 안색이 하얗게 변했다.

힘을 과도하게 쓴 모습이다.

“저도 추산을 마쳤습니다!”

위경륜이 말했다.

“애석하게도 그저 대략적인 변이 시간만 추산했을 뿐……”

위경륜도 종이에 답을 적어 흙보살에게 건넸다.

또 두 시진이 흘렀다.

많은 사람들이 연이어 피를 토했다.

“변이는 태양과 관련이 있어……”

“젠장, 우리가 추산할 수 없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변이가 대략 언제일지 추산한 것인데 태양과 관련이 있어!”

이 사람들은 모두 달갑지 않은 기색이 스쳤다.

그러나 달갑지 않음과 동시에 그들은 위경륜, 막안연을 보는 눈에서 경탄의 기색이었다.

운청휘가 비록 제일 먼저 답을 낸 사람이지만.

그들은 운청휘가 고의로 허세를 부리고 있을 뿐 변이를 추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리하여 그들은 경탄하는 눈빛을 운청휘에게 보내진 않았다.

절반이 넘는 찬명사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입에서 피를 뿜지도 않고 얼굴에도 어떤 피곤한 기색도 없었다.

원인은 간단했는데, 천공의 변이를 추산하는 것은 완전히 그들의 실력을 뛰어넘는 일이었다.

어디서부터 추산해야할지 그들은 갈피를 잡지 못했는데…… 자연스레 추산이 지나쳐 지치거나 피를 토할 일이 없었다.

이것은 마치 수련하여 마도에 들어가는 것과 같이 무위가 없는 평범한 사람이 마도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평범한 인간은 무위도 없는데 어찌 마도에 들어갈 수 있나?

시간은 정오가 다가왔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는 뜨거운 태양만이 존재를 과시하고 있었다.

흙보살이 갑자기 걸어 나와 말했다.

“자, 시간이 다 되었으니, 내가 지금부터 결과를 선포하겠네!”

흙보살의 말이 나오자 주위의 시선은 흙보살의 몸으로 쏠렸다.

여기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참가자가 절반이 넘었다.

변이와 태양의 관계를 추산하여 피를 토한 참가자들도 일부 포함되었다.

운청휘, 막안연, 위경륜도 포함되었다!

모두가 흙보살을 바라봤다.

“천공의 이변과 태양의 관계라, 정확히 말하자면…… 일식이 나타날 걸세!”

흙보살의 소리가 또 천천히 울렸다.

“일식? 이렇게 맑은 하늘에 갑자기 일식이 나타난다고?”

구경꾼들은 흙보살의 말을 듣고 모두 의외의 기색이었다.

물론 그들은 그저 의외였다.

흙보살의 찬명술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일식이었다니……”

이변과 태양의 관계를 추산한 일부분의 사람들과 피를 토했고 계속해서 계산하지 못한 찬명사들도 뻔뻔한 기색이었다.

운청휘, 막안연, 위경륜 등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추산한 결과가 바로 일식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시간이 언제일까!”

구경하던 사람들 중에서 누군가 입을 열었다.

“흙보살은 전에 시간이 다 되었으니 결과를 발표한다고 했어…… 그렇다는 것은 일식이 곧 나타나겠군!”

구경꾼들 가운데 누군가 즉석에서 물었다.

“흙보살 선배, 일식의 구체적인 시간은 언제인가요?”

“하하, 자네들은 곧 알게 될 것이네.”

흙보살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흙보살은 모든 사람들 앞에서 첫 번째 종이를 열었다.

이 종이는 위경륜이 쓴 것이다.

“위경륜의 답은 일식, 구체적인 시간은 오시(午时) 근처다!”

흙보살은 위경륜의 답을 읽었다.

흙보살이 답을 읽고 칭찬의 눈빛으로 위경륜을 바라봤다.

“경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구나!”

“스승님의 격려에 감사드립니다!”

위경륜은 연신 격동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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