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선제귀환-409화 (409/430)

제409화

“성자, 한 가지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

제2성자 옆에 있던 막안연이 갑자기 말했다.

“제가 찬명술 시합에서 큰 모욕을 당했습니다…… 성주께서 저를 위해 공도를 주최해주세요.”

“무슨 모욕을 크게 당한거지?”

제2성자가 고개를 돌려 막안연을 봤다.

제2성자는 신분이 초연하고 무위가 절세이기 때문에 그의 눈에 들어오는 여자는 매우 적다.

막안연은 공교롭게도 그 중 하나였다.

“명도 시합에서 제가 운청휘에게 패배하고 녀석은 제게 무릎 꿇고 나침반에서 기어서 나가라고 했습니다……”

막안연이 깊은 숨을 쉬고 비참한 어조로 말했다.

카착.

제2성자의 두 주먹은 골절음을 냈다.

“알겠네!”

제2성자가 숨을 들이마시며 냉혹한 표정을 지었고, 눈에는 한기가 가득했다.

“녀석을 땅강아지 따위라고 여겨서 내가 직접 나설 필요가 없었는데……”

제2성자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차가운 한기가 그의 몸에서 빠져나왔다.

그와 막안연의 뒤로 서 있던 인황, 교주 및 성인들이 이 한기에 바늘을 찌를 듯 아팠다.

제2성자는 속으로 운청휘를 깔보고 있었다.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직접 운청휘를 상대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일부는 화산령을 지키라.”

“나머지는 나와 함께 막주성으로 간다.”

제2성자가 자리에 있던 인황, 교주, 성인을 눈으로 훑었다.

그리고 두 성인, 세 교주, 스무 명의 인황에게 명하여 이곳을 지키게 했다.

나머지 100여 명은 그를 따라 막주성으로 향했다.

제2성자가 무리를 이끌고 화산령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천성성지의 편지가 도착했다.

“응? 나의 성주 부친께서 세상에 나오기로 결정했구나……”

이 소식에 제2성자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그의 마음속에 절박함이 생겼다.

***

운청휘가 반절 인황에 도달하고 주동적으로 흙보살을 찾아가 밤새 이야기를 나누었다.

누구도 운청휘와 흙보살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튿날 아침 두 사람은 대전에서 걸어 나올 때 표정이 모두 엄숙했다.

“선계, 명계(冥界), 도계, 불계, 명계(命界), 진계, 기계, 단계, 유계, 법계, 병계…… 100개가 넘는 세계에서 모두 강자들이 천성대륙에 강림했어!”

운청휘는 속으로 중얼거렸는데, 이 소식은 모두 흙보살이 알려준 것이다.

흙보살이 이 소식을 안 것은 추산을 통해서다.

흙보살의 찬명술에 대해서 운청휘는 의심하지 않았다.

“지금 강림할 수 있는 것은 강자의 투영일 뿐. 그러나 그들은 투영으로 강림한 것에 그치지 않고 본체로 강림하려 하고 있어!”

“그뿐만 아니라 적게는 수천 년 전, 수만 년 전의 인물들이 줄곧 봉인되어 천성대륙에 칩거했는데…… 이 사람들도 최근에 끊임없이 부활하고 있어!”

운청휘가 속으로 중얼거렸는데, 천성대륙은 이미 태평성세를 맞이했는데, 전에 없는 태평성세였다.

이것은 좋은 일이지만 지금의 그에게 있어서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태평성세일수록 경쟁은 치열해진다.

운청휘는 또 대화를 마치기 전 흙보살이 그에게 했던 최후의 말을 기억한다.

“백원대회는 이미 마지막이자 가장 중요한 시합만 남겨두고 있죠. 영흥성원이든 천성성지든 천찬학관이 무도 1위를 차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오!”

“이로 인하여 그대는 전에 없던 저항에 직면할 것이오!”

***

막주성 밖, 거대한 용의 수레가 허공을 달리고 있었다.

수레를 끄는 것은 몸집이 구불구불한…… 머리 아홉 달린 뱀이었다.

뱀이라고 하기엔 용과 같은데, 다만 용 비늘이 부족할 뿐이고, 용은 머리가 하나인데 그것은 오히려 머리가 아홉 개였다.

만약 명계(冥界)의 생령이 있었다면 놀랐을 텐데 명계에서 높디높은 구두마사(九头魔蛇)가…… 수레나 끄는 짐승이 되어버렸다니.

구두마사의 혈맥 등급은 교룡보다도 한 단계 높고 전설의 용족에 버금갔다.

수레 안에는 잘생긴 얼굴에 여자보다 예쁜 청년이 누워 있었다.

청년이 황금색의 두루마기를 입었는데 위에는 금용이 수놓아져 있었다.

청년의 좌우에는 꽃과 옥 같은 계집종 두 명이 서 있었다.

말이 계집종이지 이 두 계집종의 기질은 오히려 많은 가문의 소녀들보다 존귀했다.

이때 한 계집종이 청년을 위해 어깨를 가볍게 쥐고 있었다.

계집종이 손재주로 청년을 위해 포도를 까고 색채가 충만한 열매를 청년의 입에 넣었다

“시운(诗韵), 경운(轻云), 내가 항상 명계에 있어서 우리 인간 세계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니, 그대들은 이 운청휘가 살고 있는 곳을 말해보게.”

황금색 두루마기를 입은 청년이 천천히 말했다.

“운청휘가 비록 제2황자와 비교할 수 없으나, 영흥제국서는 절대적인 천재이옵니다.”

“그가 단, 기, 진, 명 네 과목을 섭렵했으니, 모든 과목에 조예가 깊다고 하옵니다.”

“이번 백원대회에서 운청휘가 천찬학관을 위해 단, 기, 진, 명 네 과목에서 1위를 차지했사옵니다.”

“무도는 운청휘도 당대 최절정의 공법인 ‘도심종마대법’을 수련했는데……”

시운, 경운이라 불리는 계집종이 여기까지 얘기할 때.

누워 있던 청년이 갑자기 입을 열어 말을 끊었다.

“내가 알기로 도심종마대법은 3천 년 전 이미 성공 제일의 풍무극광에 의해 소멸되었을 텐데.”

“하늘 아래 오직 천성성지의 성주만 이 공법을 수련했다고 하는데.”

누워 있는 청년의 이름은 소무외(萧无畏), 영흥제국의 둘째 황자다.

“운청휘가 어떻게 ‘도심종마대법’을 얻었는지 우리 황실도 조사하고 있사옵니다.”

“천성성지의 성주가 ‘도심종마대법’을 수련하게 된 것은 천성성지가 원래 풍무극광이 남긴 것이기 때문이옵니다.”

소무위를 위해 어깨를 가볍게 주무르는 계집종 경운이 말했는데, 그녀의 본래 이름은 소경운이다.

황실의 사람은 아니지만 황실의 성을 하사받았다.

“앗!”

소무위를 위해 포도를 까던 소시운이 무언가 생각난 듯 갑자기 말했다.

“노비가 무심코 국사께서 운청휘가 풍무극광의 전승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들었사옵니다. 물론, 이것은 그저 국사의 추측인데 이 추측이 사실이라는 증거는 아직 없사옵니다.”

소무위가 조용히 말했다.

“국사의 무위는 세상에서 으뜸이며 그 자체로 찬명 조예가 극히 깊은 찬명사인데 국사의 추측은 목적이 없는 것은 아닐 거야.”

“보아하니 운청휘라는 녀석, 내가 직접 상대해야 할 가치가 있구나.”

소무위의 말을 듣고 소경운과 소시운의 눈에는 의외라는 기색이었다.

소무위의 밀착 시녀로서 그녀들은 소무위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있었다.

영흥제국은 말할 것도 없고 소무위는 당대 엄청난 최절정의 인재에 속한다.

넓디넓은 선마요가 경쟁하는 명계에서 소무위의 오만함은 절정에 이르렀다.

그러나 지금 소무위가 운청휘를 그가 친히 상대할 가치가 있다고 했다.

소무위는 그의 두 시녀의 모습을 보고 담담하게 웃었다.

“오해하지 말게. 운청휘를 상대할 가치가 있다고 한 것은 그가 풍무극광의 전승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어서야.”

“그랬군요. 노비가 오해했사옵니다.”

소시운과 소경운은 깨달았다는 기색이다.

그녀들이 보기에 운청휘가 아무리 우수해도 둘째 황자의 눈에 들 자격도 없는데, 둘째 황자가 친히 그를 상대할 가치도 없었다.

일각 후, 구두마사가 끌고 간 수레가 막주성의 상공까지 내달렸다.

백원대회의 가장 기대되고 가장 관심을 받으며 가장 주목되는 무도 결승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시작을 앞두고 갑자기 폭발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둔갑학관, 북기학관, 영계학관, 자허학관 등…… 무도 결승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 학관들이 갑자기 단체로 기권을 선언한 것이다!

이 소식에 모든 사람들은 말문이 막혔다.

심지어 운청휘, 흙보살조차 이 소식을 접하고 모두 의외라는 기색이었다.

무고 결승은 영흥제국 전체의 시선이 집중된 것이다.

순위에 상관없이 금방 탈락해도 모두가 영흥제국의 학관들 9할은 이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무도 결승에 참가할 자격이 있는 학관들이…… 영흥성원과 천찬학관을 제외하고 집단 기권을 선언한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나 많은 학관들이 집단으로 기권을 한 것이지?”

“누가 알겠나. 이 소식은 방금 들려온 것이야!”

“기권한 학관들은 모두 임시로 대표를 보내서 통지했다는군!”

“그러나 항간에서는 이 학관들이 기권한 것이 영흥성원과 관련이 있다고 하네!”

“어? 자네의 말은 영흥성원이 이 학관들을 기권하게 위협했다는 것인가?”

“그럴 리가 있나. 영흥성원의 실력이라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어! 그들에게 있어서는 이미 1위가 확실한데 다른 학관들을 위협해서 기권하게 하는 것은…… 영흥성원의 체면만 구기게 하는 것이지!”

“물론, 영흥성원이 다른 학관들을 기권하라고 협박하지 않았지만, 다른 학관들이 기권한 것이……정말로 영흥성원과 관련이 있어!”

“그대들은 천찬학관이 이번에 제일 기세가 좋았던 것을 잊었나. 심지어 영흥성원을 압도하지 않았나!”

“그래서 영흥성원은 이번에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는데, 무도 결승전에서 천찬학관을 다시 박살내겠다는 것이야!”

“기권한 학관들은 영흥성원이 단단히 준비했다는 것을 알고는…… 집단 기권한 것이라네!”

“어, 그렇다는 것은 다른 학관들은…… 겁에 질려서 기권을 한 겐가?”

일순간 영흥제국의 관심은 백원대회에서 일어난 집단 기권사태에서 영흥성원이 준비한 비장의 무기로 옮겨갔다.

많은 사람들은 영흥성원이 준비한 비장의 무기가 대체 무엇이길래 천찬학관을 제외한 나머지 학관들이 전부 기권을 했는지 궁금해했다.

시합 시작 이각 전.

흙보살이 갑자기 운청휘를 찾아왔고 안색이 굳어졌다.

“이번 무도 결승의 주도권이 영흥성원에게로 넘어갔소.”

“네?”

운청휘의 눈에 의혹이 생겼는데, 흙보살의 뜻을 몰랐다.

“백원대회의 규칙은 모든 학관이 연합하여 정한 것이라네.”

“그러나 이번에 다른 학관들이 기권하기 전에 규칙을 정할 권리를 전부 영흥성원에 넘겼다네.”

흙보살이 말했다.

운청휘는 그제야 영흥성원에게 주도권이 넘어갔다는 말을 이해했다.

규칙은 그들이 정하기 때문에 주도권은 당연히 그들에게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인 규칙은?”

운청휘가 물었다.

“아직 나오지 않았다네!”

흙보살이 말했는데, 줄곧 마음이 평탄했던 흙보살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네’라고 말할 때 눈에는 분노가 번뜩였다.

운청휘는 말이 없었고, 조용히 흙보살을 보았고, 흙보살의 말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알았다.

“영흥성원의 다음 수법은 언제든 새로운 규칙을 보충하는 것이라네!”

“만약 영흥성원의 참가자가 시합에서 우리 천찬학관의 사람을 죽이면 영흥성원은 임시로 규칙을 보충할 텐데 시합 중 사망하는 것을 허락하겠지!”

“만약 영흥성원의 참가자가 시합에서 갑자기 강한 법보를 동원한다면 그들은 임시로 규칙을 보충하여 법보의 사용을 허락할 것이지만…… 만약 우리 천찬학관의 생도가 사용한다면 그들은 법보를 사용하는 천찬학관의 생도들을 탈락시키겠지!”

“만약 영흥성원의 참가자가……”

흙보살이 단번에 수십 가지 가설을 말했다.

이 가설들이 실제로 시합 중 실현된다면 천찬학관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흙보살이 수십 가지의 가설을 말하고 또 운청휘를 보며 말했다.

“그래서 이번 결승전은 우리가 운 동포를 가장 마지막에 출전시키려고 하네!”

운청휘가 고개를 끄덕이며 흙보살의 의견에 동의했다.

천찬학관이 무도 결승에서 1위를 할 수 있을지는 모두 운청휘 한 사람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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