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0화
만약 운청휘가 일찍 출전하면 영흥성원은 임시로 규칙을 추가하여 탈락시킬 수 있다.
물론, 운청휘가 제일 마지막에 등장해도 규칙에 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 늦게 나올수록 규칙에 걸릴 확률은 줄어든다.
“가자, 무도 결승은 내가 친히 대오를 이끌겠네.”
흙보살이 또 말했다.
운청휘는 흙보살의 평온한 눈빛에 살기가 스치는 것을 알아차렸다.
무도 결승의 장소는 막주성의 중심에 있었다.
무도 결승전을 위해 도시 중앙은 천만 평 규모의 장소를 비웠다.
경기장 밖에는 공중에 떠 있는 의자가 하나 둘 놓여 있었다.
이 의자들은 진법으로 지탱되어 뒤로 뻗어나갈수록 의자가 높아졌다.
육안으로도 보면 이 의자들은…… 최소 천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
백원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무도 결승은 현장 관전자의 숫자를 빼도 최대…… 천만 명이다!
경기장 주위에 전투 상황을 녹화하기 위해 수천수만의 기억 수정들이 설치되었다.
매번 대전이 끝나면 전문가들이 기억 수정을 취하여 전송진을 통해 영흥제국 각지로 보낸다.
과장하지 않고 무도 결승은……매 경기의 승패가 일각의 반도 채 되지 않아 영흥제국 전체에 퍼지게 된다!
천찬학관의 모든 참가자들이 흙보살의 인솔 아래 무도 결승전이 열리는 곳에 도착했다.
막주성이 비록 천찬학관의 본거지지만.
전투에서 영흥성원이 우세를 점하고 있다.
“구두마사!”
운청휘가 영흥성원이 있는 구역을 볼 때 거대한 수레를 끌고 있는 구두마사를 발견했다.
수레 안에 있는 두 여자와 한 남자가 운청휘의 신식 속에 들어왔다.
“두 사람은 인황경 4단계, 하나는 인황 절정!”
운청휘의 신식이 단번에 두 여자와 한 남자의 무위를 알아냈다.
“흙보살 사숙, 그간 별고 없으셨는지요!”
멀리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렸는데, 자금관을 머리에 쓴 기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청년이 흙보살에 인사를 하고 있었다.
이 청년의 뒤로는 100명이 공손하게 서 있었다.
무위가 제일 낮은 사람은 인황경 1단계이고 그 중에는 교주, 성인도 있었다.
청년 옆에는 경국지색의 절세미녀가 있었는데, 이 여자는 원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운청휘 쪽을 바라봤다.
막안연의 원망스러운 눈빛은 운청휘가 무시했다.
운청휘의 주의력은 자금관을 머리에 쓰고 기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청년에게 잠시 머물렀다.
이 청년은 수레 안에 있는 청년과 마찬가지로 인황경 절정의 무위였다.
이 청년은 흙보살에 대한 칭호로 운청휘는 상대의 신분을 이미 짐작했다.
천성성지의 제2성자!
얼마 전 월락선부에 인마를 보내 운청휘를 포위했다.
“제2성자, 그대도 그것을 해낸 것을 축하합니다!”
흙보살이 싱긋 웃으며 상대방에게 대답했다.
“그것?”
적지 않은 사람은 눈에 의혹이 들었는데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몰랐다.
그러나 수레 안에 있는 둘째 황자는 오히려 ‘어’라는 소리와 함께 의외라는 듯 제2성자를 쳐다봤다.
둘째 황자는 흙보살의 말을 알아들은 것이다.
‘그것’이 구체적으로 가리키는 것을 안다.
“천성성지는 풍무극광이 남긴 전승이 있는데, 제2성자는 나와 나이도 비슷하니 당연히 그것에 도달했겠지!”
수레 안에 있던 둘째 황자가 중얼거렸다.
수레 안에 있던 소경운, 소시운은 비록 아무런 말도 없었지만, 시선을 줄곧 아래쪽에 있는 제2성자를 노려봤다.
둘째 황자의 그 말, 나이가 나와 같지만 그것에 도달했다는 것은…… 극도로 높은 평가다!
이것은 제2성자를 둘째 황자와 동등한 위치에 둔 것이다.
“둘째 황자님. 보고드릴 것이 있사옵니다.”
소경운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천성성지의 제2성자가 이번에 영흥성원을 대표하여 출전한다고 하옵니다.”
둘째 황자의 신분이 존귀하여 시간도 진귀하다.
둘째 황자의 시녀로서 소경운과 소시운은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둘째 황자에게 보고했다.
천성성지의 제2성자가 영흥성원을 대표하여 출전하는 일은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소경운과 소시운이 보고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이렇게 말하는 것은 공교롭게도 제2성자를 봤고, 또 공교롭게도 둘째 황자가 제2성자를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응, 매우 정상이군.”
둘째 황자가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는데, 조금의 의외도 아니었다.
“천찬학관은 이미 단, 기, 진, 명 네 과목에서 1위를 차지했다. 천성성지의 사람들은 누구도 천찬학관이 무도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지.”
“천성성지의 제2성자만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나를 참가하라고 한 것도 의외는 아니지.”
둘째 황자가 ‘그분’이라고 말할 때 눈에는 꺼림칙함이 스쳤다.
백택은 이미 운청휘 쪽으로 걸어와 낮은 소리로 영흥성원 쪽의 주요 인물들을 소개했다.
천성성지의 제2성자!
영흥제국의 둘째 황자 소무위!
숨은 가문 공손 가의 소주 공손박(公孙博)!
숨은 가문 천도가의 소주 천도백전(千刀百战)…… 천도 가문에 대해서는 언급을 해야 하는데 ‘천도’라는 성은 천성대륙에서 극히 드문 복성이다.
영흥제국의 ‘불패장군’의 아들 불패남풍(不败南风)!
이 장군은 영흥제국의 영토 개척 장수로서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어서 ‘불패장군’이라는 칭호와 함께 ‘불패장군’의 가족들도 ‘불패’라는 성씨를 부여받았다.
영흥제국 안전주(安澶洲) 안전 왕부의 계승자인 안전풍(安澶风)도 있었다.
제2성자와 둘째 황자 소무위를 신경쓰지 않았다.
백택은 운청휘를 위해 30여 명의 절음 천재를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이 사람들은 천성대륙에서 확실히 일등을 다투는 인재다!
특히나 공손박, 천도백전, 불패남풍, 안전풍 네 사람은 모두 성인 무위였다.
그들의 나이는 누구도 서른을 넘기지 않았다.
그러나 운청휘는 이런 천재들을 대충 훑어봤을 뿐 그들의 모습조차 자세히 보지 않았다.
무리 중에 20여 살로 보이는 젊은이가 운청휘의 눈길을 끌었다.
이 청년은 운청휘의 오래된 친구이자 똑같이 닮았거나…… 아니면 말 그대로 그 사람이다.
그러나 운청휘의 이 친구는 한 종파의 주인으로 이렇게 젊지 않았다.
“백택, 군성문을 들어본 적 있나요?”
운청휘가 갑자기 물었다.
“들어봤죠! 군성문은 천성대륙 최절정의 종파 중 하나인데 후에 몰락하였고, 지금 군성문 문주 임천옥은 인왕경 무위라고 합니다.”
백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잠시 후 그가 또 말했다.
“군성문에 대해서 줄곧 들려온 소문은 군성문의 문주 임천옥이 선계의 선인와 소통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사실입니다.”
운청휘가 말했다.
운청휘의 지금 주의하는 이 청년이 바로 임천옥이다.
그의 겉모습이 아무리 젊게 변해도 한 가지는 시종일관 변하지 않는다.
그것은 바로 영혼의 기다.
운청휘는 일찍이 임천옥에게 죽은 적이 있는데 이것은 큰 원한이다.
임천옥의 영혼의 기를 운청휘가 당연히 잊을 수 없다.
“인왕경이 성인으로 변하는 것은 오직 선인만 할 수 있는데……”
운청휘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젊어진 임천옥은 성인 무위였다.
그리고 운청휘는 아직 임천옥 몸에서 숨쉬고 있는 선백(仙魄)의 기를 느낄 수 있었다.
“방법을 생각하여 선백을 얻어야 하는데……”
운청휘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선인에게 있어서 선백은 제2의 영혼과 맞먹는다.
선백은 의식을 가지고 있고 생각과 영혼을 연결시킨다.
임천옥 몸에 지금 선백이 있는 것은 영혼이 하나 살고 있는 것과 같다.
단시간 내에 임천옥의 무위는 선백으로 인해 비약적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선백은 점점 임천옥의 영혼을 파멸시킬 것이며 주객전도하여 임천옥의 육신을 빼앗을 것이다.
“이 선백은 진선의 선백이야. 내가 임천옥을 잡으면 선백을 구속시킬 수 있지.”
운청휘가 중얼거리며 눈에 갑자기 감상이 스쳤다.
“천성대륙과 선계의 시간 유속을 환산하면 내가 선계를 떠난 시간은 7~800년이 되었겠지…… 나의 선계 세력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겠어!”
운청휘가 그 선백을 잡으려는 것은 선백의 의식을 통해 선계의 현재 정세와 그의 선계의 세력이 지금 어떤지 알려고 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 운청휘는 고작 진선이 어떻게 그의 혼백을 천성대륙에 강림시켰는지 궁금했다.
전성기의 운청휘는 우공이산처럼 한 걸음 한 걸음 천성대륙으로 향하는 공간 통로를 개척했다.
“의외가 없다면 선계와 천성대륙은 은밀한 통로가 존재하는데 전송진일 수 있고……옛 사람들이 만든 벌레 구멍일 수도 있어!”
“내가 그 통로를 알 수 있다면 바로 선계로 돌아갈 수 있지.”
이때.
영흥성원 대열의 무리 중.
임천옥이 그의 몸에 있는 선백과 교류하고 있었다.
“무림 선조, 저기 운청휘가 간단하지 않는데, 제 생각에 그는 풍무극광의 전승을 얻은 것이라 의심됩니다.”
“자, 자네…… 뭐라고 했는가? 저…… 저 사람이 운청휘라고?”
“무림 선조, 왜 그러십니까?”
임천옥은 저도 모르게 이상함을 느꼈다.
그의 몸에 거주하고 있는 무림 선조가 운청휘의 이름을 듣고 온 몸이 공포로 가득했다.
만약 보통 사람으로 말하자면 갑자기 황상을 만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우연의 일치야, 맞아, 우연의 일치야. 그분께서는 천성대륙에 존재하실 수 없어……”
무림의 선백이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무림 선조, 뭐라고요? 운청휘가 어떤 절세인물과 닮은 것입니까?”
임천옥이 또 물었다.
“닮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신분은 그분을 만날 자격도 없다네……”
“다만 그분의 이름이 공교롭게도 우…… 운청휘라네!”
선백의 존재인 무림 선조가 말했는데, ‘운청휘’ 이름을 말할 때 그는 걷잡을 수 없이 떨리는 말투로 말했다.
임천옥은 듣고 속으로 무시했지만, 그는 감히 표현하지 못하고 말했다.
“동명이인일 뿐인데, 천성대륙 전체에, 영흥제국에도 운청휘라는 사람이 몇 만이 될지 모르지 않습니까.”
“아니, 그대가 틀렸네!”
무림 선조가 말했다.
“선계의 면적은 천성대륙의 몇 만 배인지 모를 텐데, 선계의 생령은 그대의 상상을 초월한다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계에서 누구도 감히 그분과 동명이인일 수 없다네.”
“동명이인도 불가능이라고요?”
임천옥은 믿을 수 없는 표정이었다.
“영흥제국에 누가 감히 소경천(萧擎天)이란 이름을 쓸 수 있겠는가?”
무림 선조가 콧방귀를 뀌었다.
“소경천은 영흥제국의 황제인데, 당연히 누구도 감히 그와 동명이인일 수는 없……”
임천옥의 그 말이 막 떨어지자 이미 멍해졌다.
그는 무림 선조의 뜻을 알아차렸다.
선계의 운청휘라 불리는 존재가 선계에서의 지위가…… 영흥제국의 소경천과 같다는 것을.
“흙보살 원장, 당신 쪽의 참가자들 모두 모였습니까?”
위엄에 찬 목소리가 갑자기 울렸는데, 거의 동시에 백발의 그림자가 마치 순간이동을 하듯 허공에 나타났다.
“소라해(萧罗海) 원장님, 오랜만이네요!”
흙보살이 담담하게 웃었는데, 겨우 8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허공에 날아와 소라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리고 말했다.
“천찬학관의 참가자들은 모두 자리에 위치했죠. 소라해 원장님은 어떻게 시합을 하실지 궁금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