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3화
작은 세계 안, 운청휘의 그림자가 광속으로 변하여 온 대지를 뒤지고 있었다.
운청휘의 살기는 극치에 달했다.
“내가 제일 혐오하는 것은 위협인데, 특히나 내 주변 사람들로 나를 위협하는 것이다……”
“소경운, 그대는 그대의 아둔한 행동에 대해 뼈아픈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운청휘가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는데, 쉬쉬쉬…… 갑자기 7개의 마종이 그의 손에서 발사되었다.
각각 인왕경 흉수 다섯 마리, 반절 인왕 흉수 두 마리의 몸에 들어갔다.
운청휘는 이 대지를 수색함과 동시에 흉수를 만나면 계급이 어떠하든 전부 마종을 심었다.
그리고 재차 이 흉수들을 이용하여 소경운 등을 찾게 했다.
“응? 이전에 내가 마종을 심은 교주급의 흉수가…… 죽었어!”
“게다가 상대가 보이지도 않았는데 죽었어!”
운청휘가 중얼거렸는데 갑자기 수색 방향을 바꾸어 교주급 흉수가 죽은 쪽으로 급속도로 날아갔다.
교주급 흉수를 상대방도 보지 않고 일격에 죽일 수 있는 것은…… 최소 인황경 3단계 무위라는 것이다!
물론, 인황경 4단계 무위도 배제할 수 없다.
작은 세계에 들어온 고수들이 많지 않다!
인황경 3단계, 4단계를 합쳐도 손에 꼽을 정도다.
역시나 적지 않은 확률로 소경운을 만날 수 있다.
일각 후.
운청휘는 끝없는 평원 상공에 도착했다.
운청휘의 신식은 200여만 리 밖에서 공중에 떠 있는 그림자를 봤다.
“소경운이 아니군……”
운청휘는 조금 실망했고, 떠나려고 할 때.
그 그림자가 갑자기 운청휘 쪽으로 왔다.
“나를 발견했으려나?”
운청휘는 약간 의외였는데 그와 불패 남풍은 200여만 리의 거리를 두고 있었다.
인황 꼭대기의 무자여도 육안으로 이렇게 먼 거리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고작 성인 무위의 불패 남풍일 뿐이다.
“어수술(驭兽术, 금수를 다루는 기술), 그랬던 것인가……”
곧, 운청휘의 얼굴엔 그렇다는 기색이 나타났다.
운청휘 아래의 지면에는 흑색의 쥐가 있었는데 체형은 바깥 세계의 쥐보다 몇 배나 컸다.
이때 이 흑색 쥐는 고개를 살짝 들어 공중의 운청휘를 바라봤다.
영리한 쥐의 두 눈은 마치 살아있는 사람과도 같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확실히 한 사람이었는데, 다만 쥐의 눈을 통해 운청휘를 바라본 것이다.
“하하하, 내 운이 좋구나. 네놈과 마주칠 수 있다니.”
몇 번 호흡할 시간도 되지 않아 쾌활한 웃음소리가 운청휘의 귓가에 울렸다.
“불패 남풍!”
운청휘가 1만 리 밖에 갑자기 나타난 청년 남자를 봤다.
작은 세계 밖에 있을 때 백택은 운청휘에게 불패 남풍을 소개했었기 때문에 운청휘는 단번에 불패 남풍을 알아봤다.
“네놈이 나를 알고 있었구나!”
불패 남풍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내려다보는 눈빛으로 운청휘를 봤다.
“네놈이 나를 알고 있다면 우리 돌려서 말하지 말자. 도심종마대법을 내놓고 내게 순순히 항복하라!”
운청휘도 분노하지 않고 불패 남풍을 담담하게 바라봤다.
“그대는 어수술을 수련했으니 소경운의 행방을 알고 있겠군.”
“내가 어수술을 수련한 것을 알아챘다고?”
불패 남풍은 우선 의외라는 듯이 운청휘를 봤으나, 숨기지 않았다.
“맞아, 나는 확실히 소경운 등의 행방을 알아.”
“말하라!”
운청휘가 말했다.
“하하하, 운청휘. 네놈은 지금 네놈의 처지를 모르는구나? 네놈은 이미 본 공자의 손에 죽을 텐데 남의 생사를 걱정하고 있다니.”
불패 남풍이 냉소하며 말했다.
그리고 또 운청휘를 봤다.
“자, 내 인내심에 한계가 있으니 지금 도심종마대법을 내놓고 내게 복종할 것을 맹세하라!”
“기회를 줬는데도 소중히 여기지 않겠다면 내가 그대의 영혼을 수색해야겠군!”
운청휘의 목소리가 떨어지자 큰 손으로 불패 남풍을 잡으려고 했다.
“땅강아지 따위가 본 공자 앞에서 감히 반항하다니!”
불패 남풍의 안색이 갑자기 굳어졌다.
다음 순간, 오직 성인만이 동원할 수 있는 영역의 힘이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마치 시간도 필요하지 않은 듯 반경 1만 리 안에 있는 공간은 전부 불패 남풍의 영역의 힘에 휩싸였다.
운청휘는 이미 그의 영역 안에 들어왔다.
다만 불패 남풍에게 의외인 것은 운청휘는 애초에 영역의 힘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큰 손은 계속 그를 향하여 오고 있었다.
“네놈을 과소평가했군!”
불패 남풍은 의외였지만, 몸에서 갑자기 또 차가운 기를 내뿜었다.
“석파천경권(石破天惊拳)——”
영역의 힘으로 만들어진 불패 남풍의 주먹이 운청휘의 큰 손과 부딪혔다.
우르릉!
1천 리 고공에서 부딪쳤다.
하늘을 찌르는 충격파가 온 천지를 휩쓸었다.
대지가 갈라지고 거대한 파도가 휘몰아쳤으나, 거대한 파도는 흙먼지로 형성된 거대한 파도다.
하늘도 찢어졌고 눈에 보일 정도로 놀라운 공간 균열이 나타났는데, 모든 불빛, 충격파가 단번에 공간 균열에 빨려 들어갔다.
펑, 카카카카……
불패 남풍이 내민 팔뚝에 갑자기 연신 뼈가 파열되는 소리가 났고, 한 번 호흡할 시간도 되지 않아 그의 팔 전체 뼈가 이미 가루가 되었다.
“아……”
불패 남풍의 가슴이 찢어지는 비명이 들렸고, 열 손가락이 맞닿았는데, 열 손가락을 포함한 한쪽 팔이 다 뜯어졌다.
“운청휘, 네…… 네놈이 어째서 이리도 강한 것이냐!”
“영흥성원의 사람들은 네…… 네놈의 전투력은 고작 인황에 무한히 근접할 뿐이라고 장담했거늘!”
비명을 지르고 불패 남풍은 또 무섭게 말했다.
인황에 무한하게 근접한다?
운청휘는 속으로 냉소했는데, 인왕에 도달하기 전에는 확실히 그랬다!
아쉽게도 지금의 그는 이미 반절 인황이란다.
고작 인황경 3단계의 불패 남풍, 아니 인황경 4단계 무자도 운청휘는 한 손으로 죽일 수 있다!
운청휘도 불패 남풍과 헛소리를 하기 싫었다.
바로 손을 뻗어 불패 남풍의 목을 졸랐다.
그리고 손을 써서 불패 남풍의 영혼을 꺼내려고 했는데…… 갑자기 불패 남풍이 고함을 질렀다!
“우…… 운청휘, 네놈은 나를 죽이면 안 된다!”
“소경운, 소시운 및 그들이 사로잡은 위경륜이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다.”
“나를 죽이면 네놈은 그녀들의 행방을 찾을 수 없어!”
불패 남풍은 몰랐는데, 운청휘는 진짜로 영혼 수색의 능력이 있다.
그러나 그의 말은 확실히 자신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소경운과 소시운은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는데 운청휘가 불패 남풍의 영혼을 수색해도 그들의 지금 위치만 알 수 있을 뿐이다.
휙 소리가 나고.
마종이 불패 남풍의 몸에 들어갔다.
“이각 내에 내게 소경운 등을 데려오지 않으면 네놈은 죽는다!”
운청휘가 직접 명령했다.
“내 무위를 박탈할 수 없……”
불패 남풍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억지로 멈췄다.
그가 흥정을 시도하려는 순간 운청휘의 차가운 눈빛은 그를 빙고에 빠뜨린 느낌이었다.
“내…… 내가 지금 소경운을 찾으러 갈게!”
불패 남풍은 더는 헛소리를 하지 못하고 황급히 운청휘를 데리고 소경운 등을 찾으러 갔다.
급속으로 비행하는 도중.
불패 남풍은 뜯어진 왼쪽 팔의 통증을 참으며, 구걸하듯 말했다.
“우…… 운청휘, 내 아버지는 영흥제국의 불패 장군인데, 나…… 나는 이것으로 그대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니까 오해하지는 마!”
“그…… 그저 그대에게 말해주는 것이야. 내 아버지는 돈도 많고 권력도 있어, 10명이 넘는 자식 중 아들은 내가 유일해!”
“마…… 만약 나를 살려준다면 내 아버지께서 틀림없이 내 목숨 값을 지불해주실 것이야!”
“그리고…… 그대가 이렇게 젊은데 아직 혼인을 하지 않았지? 그대같이 우수한 천재라면 천성대륙 전체에 내놓아도 어울리는 여인을 찾지 못했겠지! 마침, 내 누이들은 모두 아름답다네!”
“그대가 나를 살려준다면 내 누이들을 그대의 부인으로 삼을 수 있도록 아버지께 말씀드리겠네!”
감옥에 들어오고 불패 남풍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이전에 있던 오만함은 사라지고 끊임없이 운청휘에게 목숨을 구걸하고 있었다.
운청휘는 불패 남풍에게 대답하지 않았다.
불패 남풍은 끊임없이 약속을 했지만, 어느 것도 운청휘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세속의 법보, 공법, 단약은 운청휘에게 계륵과도 같다.
그나마 불패 남풍의 아름다운 누이들은 선계의 선녀, 성녀보다 아름다울까?
“소경운 등은 거리가 우리와 얼마나 멀지?”
운청휘가 물었는데, 그것만이 그가 유일하게 관심을 가지는 문제다.
“직선거리로 1천여만 리인데, 그녀들은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어!”
불패 남풍이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각 내에 소경운 등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불패 남풍도 해명하지 않았는데, 그가 해명하는 것은 도리어 운청휘를 분노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
운청휘가 바보가 아니라면 자신도 이런 상황에서 이각 안에 소경운 등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것이니까.
운청휘가 고개를 끄덕이며 또 말했다.
“소경운, 소시운 외에도 그대는 소무위와 제2성자의 행방도 알 수 있나?”
“모른다네!”
불패 남풍이 고개를 저으며 울상이었다.
“그들은 자네처럼 모두 나의 ‘어수술’을 발견할 수 있으니, 내가 함부로 그들을 염탐할 수 없다네.”
불패 남풍은 속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나 하지 않았다.
“그대가 이렇게 강할 줄 알았다면, 나를 때려죽여도 그녀의 방패가 되진 않았을 거야!”
불패 남풍과 운청휘에겐 애초에 원한이 없었고, 자신도 영흥성원의 생도가 아니었는데…… 그가 여기까지 와서 흥을 돋우는 것은 순전히 다른 사람의 사주로 인함이다.
“그녀가 고의로 나를 자극하는 것인지 의도하지 않은 행동인지는 모르겠다네……”
불패 남풍의 머릿속은 갑자기 한 여인이 떠올랐는데, 어떠한 단어로도 그녀의 아름다움을 형용하기 부족했다.
가령 막안연은 그녀와 함께 언급할 자격조차도 없었다.
그녀는 반년 전에 황성에 나타난 순간부터 만민이 주목하는 여인이 되었다.
명문 가문의 공자들이 그녀에게 우르르 몰려들 뿐 아니라 황실의 자제까지 그녀의 추종자가 되었다.
“자체로 우수하여 남을 놀라게 하는데 국사께서 양녀로 삼을 정도니까……”
“언젠가 그녀는 영흥제국에서 최고로 빛나는 여인이 될 거야. 군주, 공주 따위들은 그녀에게 빛이 가려지겠지!”
“다만 이렇게 우수한 그녀가 어떻게 운청휘를 알고 있는 걸까. 그녀는 내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불패 남풍은 속으로 중얼거렸는데, 그가 운청휘를 찾은 것은 그녀의 그 말 때문이다.
“나는 이미 마음에 든 사람이 있어요. 내 눈에 그는 세상 최절정의 영웅이요 제천 최고의 우수한 천재죠!”
불패 남풍은 당시에 귀신처럼 물었다.
“최절정의 영웅이고 제천 최고의 우수한 천재라니…… 그가 누구인가? 큰 황자인가, 둘째 황자인가?”
불패 남풍이 보기에 오직 큰 황자나 둘째 황자가 이런 형상에 부합했다.
그러나 그녀는 일순간에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