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3화
소무위와 그는 동급으로 모두 인황경 꼭대기에 전투력도 백중지세였다.
소무위는 운청휘의 적수가 아니었고, 제2성자 역시나 운청휘의 손을 벗어날 수 없었다!
제2성자는 몸 전체가 광속으로 변하여 시간도 필요하지 않은 듯, 공간 균열을 뚫고 나와서 먼 하늘로 날아갔다.
“안연, 빨리. 어서 작은 세계의 힘을 이용하여 운청휘를 막아……”
멀리서 제2성자의 목소리가 또 들렸다.
막안연은 소무위의 참상을 목격하고 정신을 잃었는데, 제2성자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렸다.
“그대는 훌륭하게 잘하고 있다. 세계의 힘이어 내 호령을 듣거라!”
막안연이 주문을 외우자 눈을 찌를 듯한 금빛이 몸에서 나왔는데, 마치 이 세계의 조물주와 같았다.
“본원의 힘이어, 항복하라——”
막안연이 운청휘를 향해 손가락을 휘두르자 금빛이 신속하게 단번에 운청휘를 속박했다.
이 금빛은 바로 이 작은 세계의 본원의 힘이고, 이 세계의 근본이었다.
이론상으로 작은 세계에서 이 금빛은 무적이다!
운청휘가 그를 향해 오는 금빛과 멀리서 금빛을 발사한 막안연을 무시했다.
그의 시선은 먼 곳을 향했는데, 제2성자는 이때 이미 하늘 저편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운청휘의 두 눈은 허공을 가로질러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큰 숨을 몰아치며 겁에 질린 제2성자를 향했다.
“네놈은 나를 항복시키고 나를 진압하고 나를 격살한다고 했잖아?”
운청휘가 은은하게 입을 열자 목소리가 바로 제2성자의 귓가에 울렸다.
“어째서 지금 상갓집 개처럼 도망치고 있는 거냐?”
“우…… 운청휘!”
제2성자의 동공은 또 수축되었다.
“어……어떻게 쫓아온 것이냐!”
“쫓아오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운청휘는 고개를 저으며 부인했다.
“네놈이 돌아온 것일 뿐이다!”
운청휘가 말하자 손에서 가공할 인력이 뿜어졌다.
후후후……
멀리 몇 만 리가 떨어진 지 모르는 제2성자의 몸이 소용돌이에 휩싸여 당황하고 두려운 기색과 함께 먹혔다.
호흡 한 번도 하지 못한 시간에 제2성자는 제자리에 도착했다.
운청휘와 함께 막안연이 발사한 금빛에 휩싸였다.
“어, 어떻게……”
막안연은 멍해졌는데, 운청휘는 분명 그녀가 사용한 이 세계의 본원의 힘에 속박되었다.
틈을 이용하여 제2성자를 끌어오다니!
“꿇어라!”
운청휘가 제2성자를 내려다보며 사람이 혼백을 빼앗는 위압이 그의 몸에서 뿜어졌다.
털썩!
제2성자는 뜻밖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었다.
“네, 네놈이……”
제2성자는 운청휘의 위압에 눌려서 한 마디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그의 성주 부친은 천성대륙 제일 고수인데…… 그러나 그의 성주 아버지의 위압도 운청휘의 위압처럼 공포스럽진 않았다!
“이런 능력으로 나를 항복시키려고 한 것이냐?”
운청휘는 내려다보며 그를 향해 냉소했다.
손에는 수정처럼 투명한 마종이 떠올랐다.
“하, 하지마……”
제2성자는 비명을 질렀고, 전에 없던 두려움이 가득했다.
“이제 와서 하지 말라고 하다니, 너무 늦었네!”
운청휘가 냉소하며 마종을 제2성자의 몸에 넣었다.
“운청휘, 건방지구나——”
멀지 않은 곳에서 막안연이 노발대발했다.
“이 세계 안에서 네놈이 감히 나를 거역하다니!”
작은 세계의 3분의 1의 계령을 연화시키고 막안연은 이미 이 세계를 거의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거의지만 사실상 완전히 장악한 것과 차이는 없었다!
적을 상대할 때 막안연은 이미 이 세계의 본원의 힘을 사용할 수 있다!
“본원의 힘, 파멸——”
갑자기 또 한 줄기 금빛이 운청휘를 덮쳤다.
이 금빛은 이전 보다 면적이 몇 배나 큰 줄 모른다.
운청휘를 덮었을 뿐 아니라, 반경 100만 리 안에 있는 천지도 전부 덮었다.
카카카카, 펑펑펑펑, 우르르릉……
운청휘의 육신은 금빛 속에서 무수한 불빛이 터졌는데, 마치 어딘가에 부딪힌 것 같기도, 운석에 부딪힌 것 같기도 하다.
“작은 세계지만, 사실은 겨자보다 조금 큰 공간일 뿐……”
운청휘의 육신은 비록 압박을 당했지만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고, 말투와 행동은 평온을 유지했다.
다만 이 평온함은 은은하게 느껴졌을 뿐.
“겨자 공간의 본원의 힘으로 나를 상대하는 것은 너무 이상하지 않으냐……”
운청휘의 깔보는 목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큰 손을 내밀어 막안연을 잡았다.
이 큰 손은 허황된 큰 손이며 순수한 힘으로 만들어졌다.
우르르릉……
연이은 폭음과 함께 금빛으로 빼곡한 길을 뚫고 막안연을 상공에서 잡았다.
“공간치환——”
막안연의 안색이 변했지만, 단번에 반응하여 허황된 큰 손이 있는 공간에서 1백만 리 밖으로 이동했다.
우르릉!
허공을 잡은 큰 손이 직접 대지를 찍어 거대한 하늘을 만들었다.
“공간치환도 사용할 줄 아는구나……”
운청휘의 눈에 의아함이 떠올랐다.
공간치환은 일종의 신통력에 속한다.
범인은 하나의 세계를 장악해도 공간치환을 쓸 수 없었다.
“그렇구나……”
운청휘가 신식을 풀어서 막안연을 덮고 그렇다는 기색을 드러냈다.
운청휘의 신식은 막안연 체내에 한줄기 혈살의 기가 응집된 잔백을 발견했다.
이 잔백은 비록 정신이 없으나, 기억을 가지고 있거나…… 전승을 가진 것이다.
막안연이 ‘공간치환’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잔백과 관련이 있다.
“무슨 일이지?”
막안연은 경계했는데, 운청휘 앞에서 자신의 비밀이 다 알려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주인님, 그가 저의 존재를 발견했습니다.”
막안연의 몸에 거주하던 잔백이 갑자기 말했다.
“혈노, 뭐…… 뭐라고!”
막안연은 순식간에 안색이 크게 변했다.
혈노의 존재는 그녀의 마음속 깊이 숨겨진 가장 은밀한 비밀이라서 이 세계에서 그녀 외에 누구도 이 비밀을 알지 못한다.
“혈노의 존재, 내가 제천을 제패할 수 있냐와 관련이 있는데, 만계를 내려다볼 때…… 누구도 그녀의 존재를 알아서는 안 된다!”
막안연이 중얼거렸는데, 눈에 미친듯한 살기가 나타났고, 옥석구분하여도 그녀는 운청휘를 죽이겠다 생각했다.
막안연이 이렇게 신경쓰는 이유는 혈노가 전성 시기에 대라금선 급의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때의 혈노는 혈노가 아니라 수라녀(修罗女)라고 불렸는데, 선계에서도 강호에 속했다.
수라녀는 큰 적을 만나서 육신이 파괴되었을 뿐 아니라 삼혼칠백마저 산산이 흩어졌다.
막안연이 지금 만난 것은 수라녀의 잔백 중 하나다.
이 잔백은 정신이 없어서 마치 산송장과 같았다.
그러나 하필이면 이 잔백이 수라녀의 기억 전체를 가지고 있었다.
그중에 무수한 공법, 비술 및 수라녀 대라금선의 식견도 포함되었다.
이것은 막안연에게 있어서 무궁무진한 보물로서 아무리 취하여도 다 쓸 수 없는 보물이었다!
막안연은 방금 ‘공간치환’을 사용한 것이 바로 수라녀가 그녀에게 전수한 것이다.
“혈노의 존재, 내가 제천을 제패할 수 있냐와 관련이 있는데, 만계를 내려다볼 때…… 누구도 그녀의 존재를 알아서는 안 된다!”
막안연이 중얼거렸는데, 눈에 미친듯한 살기가 나타났고, 옥석구분하여도 그녀는 운청휘를 죽이겠다 생각했다.
“혈해환경(血海幻境)!”
막안연이 소리치자 몸 뒤에서 갑자기 피바다가 솟구쳤다.
은은하게 아직 피바다에는 육신이 없는 허영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허영의 몸에는 사람을 압박하는 위압이 있었는데, 남에게 마치 하늘의 위세보다 위에 군림하는 듯 했다!
“대라금선의 잔백이라, 위압이 있다면 괜찮은 편이지!”
운청휘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림자는 꼼짝하지 않고 피바다가 그를 감싸도록 내버려뒀다.
“아……”
운청휘는 영향을 받지 않았는데, 운청휘에 의해 마종이 심어져 운청휘 앞에 무릎을 꿇은 제2성자는 가슴을 찢는 비명을 질렀다.
피바다가 제2성자를 포위하자 뼈를 깎는 살기가 그의 몸속에 들어갔다.
제2성자는 알 수 없는 두려움을 느꼈고, 마치 귀신을 마주한 것 같기도 하고 삼라지옥에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일어나라——”
운청휘의 호통과 위엄 넘치는 목소리가 제2성자의 가슴 깊은 곳으로 전해졌다.
제2성자가 깜짝 놀라 알 수 없는 두려움에서 깨어났다.
“방금 무슨 일이 있었지?”
제2성자가 공포에 떨었는데, 이마에 식은땀이 배어 있는 느낌을 주며 악몽에서 깨어난 것 같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먼 곳에 있던 막안연은 믿기 어려운 기색이었다.
“운청휘는 자신이 혈해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마…… 말 한마디로 제2성자를 꿈에서 끌어냈어!”
막안연은 ‘혈해환경’을 쓰기로 결정했을 때 제2성자도 죽일 생각이었다.
혈노…… 혹은 수라녀의 존재가 그녀에겐 가장 큰 비밀이었다!
이 비밀을 숨기기 위해서 그녀는 누구든지 죽일 것이다.
“깨져라!”
운청휘가 갑자기 또 손을 뻗어 온 하늘의 피바다를 향했다.
온 하늘의 피바다만 보였지, 순식간에 사라졌는데, 마치 천지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 잔존하던 피비린내의 기…… 조차도 사라졌다.
“환술로 나를 상대하다니, 네년은 죽으려고 환장을 했구나, 응?”
운청휘가 또 냉소를 지으며 막안연을 내려다봤다.
“네년은 막 인황경 꼭대기에 도달했는데, 전투력은 소무위와 제2성자보다 못하구나…… 네년이 가장 크게 의지하는 것은 바로 잔백을 통해 사용한 환술이구나.”
“아쉽구나. 내가 가장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꿈인 것을!”
꿈 혹은 환술은 허황된 꿈으로 사람을 그것에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다.
운청휘의 무위가 비록 하락했지만, 그의 영혼은 여전히 선제의 영혼이다.
제천만계를 둘러보면 또 누가 선제의 영혼을 속여 거짓 꿈을 만들 수 있겠는가.
“황도, 국운지술——”
바로 이때, 아래 지면에서 갑자기 위엄 있는 소리가 들렸다.
거의 같은 시간, 눈부신 금빛이 땅 아래서 피어오르더니, 순식간에 온 천지를 뒤덮었다.
“후——”
갑자기 하늘을 찌르는 고함소리가 들리더니, 거대한 다섯 발톱의 금룡이 대지를 향해 달려왔다.
날카로운 발톱이 운청휘를 향해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