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0화
승선대는 지보로서 선기 안에 놓아도 최절정의 선기에 속한다.
날아가는 것을 돕는 것 외에도 승선대는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지 못한 능력이 있다.
가령 지금처럼 풍경양은 승선대를 통하여 무의식적으로 운청휘가 다른 몸이 있음을 발견했다.
“네놈이 죽을지언정 굽히지 않더라니, 믿는 구석이 있었구나!”
풍경양은 옅은 미소를 머금고 속으로 생각을 하자 승선대가 갑자기 운청휘 위로 날아왔다.
별안간, 검은 빛이 쏟아져 내리더니 순식간에 운청휘를 둘러쌌다.
“아……”
운청휘가 마침내 비명을 질렀는데, 통제할 수 없는 비명이었다.
검은 빛이 독기를 품고 그의 영혼으로 들어오는데 그는 추위보다 더 처절한 아픔을 느꼈다.
뿐만 아니라 검은 빛은 그의 육신의 영혼을 부식시키고…… 시간을 꿰뚫고, 공간을 꿰뚫으며 온갖 보루를 꿰뚫으며 몇 억만 리 떨어진 천검종에 도착했다.
천검종에 성공거수 몸의 운청휘도 거의 같은 시간에 가슴 찢어지는 비명을 질렀다.
영혼은 승선대에서 나오는 검은 빛으로 부식되었다.
몇 번의 호흡 후 성공거수의 운청휘의 영혼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꿇는다면 살려주마!”
풍경양이 운청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풍경양은 이번에 운청휘가 반드시 꿇을 것이라 생각했다.
왜냐면 운청휘의 또 다른 몸은 이미 깊은 잠에 빠졌고, 오래된 잠이고…… 아마 영원히 깨어날 수 없는 잠일 수도 있다.
그렇다는 것은 눈앞에 있는 운청휘가 죽는다면 진짜로 죽는 것이고…… 다른 몸을 통해 부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면 다른 몸이 이미 영원한 깊은 잠에 빠졌기 때문이다.
운청휘의 안색이 매우 평온했으나, 그의 가슴은…… 피투성이가 되었다.
칵, 펑펑펑펑……
억지로 버티면 의지가 남아 운청휘 몸에 핏줄이 터질 뿐이다.
무수하게 뜨거운 선혈이 그의 몸에서 흘러나왔는데, 모든 사람들이 보기에 마치 피투성이 같았다.
그러나 운청휘의 허리, 몸은 여전히 꼿꼿하다!
“청휘 오라버니……”
먼 곳에서 이것을 지켜보던 능설은 눈물이 끊임없이 떨어지며 마음속은 아프며 분노하며 살기를 드러냈다.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능설은 운청휘를 대신하여 이 굴욕을 느끼고 싶다.
만약 가능하다면 능설은 풍경양을 날려버리고 그의 영혼마저 소멸시키고…… 그의 구족을 멸할 것이다!
애석하게도, 만약이란 없었는데, 능설에게 있어서는…… 그저 두 눈으로 운청휘가 굴욕을 당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운청휘, 본 성주는 원래 악하게 굴 마음이 없었다. 네놈이 완고하게 굴었으니, 본성주가 다른 수단으로 네놈을 무릎 꿇려도 원망하지 말거라.”
풍경양의 말투는 마침내 짜증이 나타났다.
말이 끝나자 손에서 수정처럼 투명한 구슬이 쏟아져 나왔다.
운청휘는 한눈에 알아차렸는데, 이것은 마종인데, 풍경양도 도심종마대법을 수련한 것이다!
명계든 천성대륙이든 운청휘는 도심종마대법은 풍무극광이 전수한 것이라고 들었다.
천성성지는 풍무극광이 창시한 것이고 풍경양은 천성성지의 성주로서 ‘도심종마대법’을 수련한 것은 희귀한 것이 아니다.
‘휙’ 소리와 함께 풍경양 손에 있던 마종이 운청휘의 몸으로 날아갔다.
“꿇어!”
마종이 운청휘의 몸에 들어가고 풍경양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렸다.
탁탁, 카칵…… 연신 소리가 났는데, 모두가 뼈가 부서지는 소리였다.
마종이 심어지고 운청휘의 몸은 이미 말을 듣지 않았고 무릎을 꿇어야 했으나…… 운청휘의 의지는 몸을 억지로 지탱하고 있었다!
“푸헉!”
“푸헉!”
운청휘의 두 손의 손가락이 갑자기 두 허벅지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순식간에 피 구멍을 관통하여 경맥을 끊어버렸다.
두 개의 경맥이 끊어지자 운청휘의 두 다리는 거의 폐했고, 몸에 대한 통제를 잃었다.
운청휘의 머릿속에는 지금 끊임없이 ‘존엄이 없으면 죽는 것이 낫다!’라는 말이 맴돌고 있다!
존엄이 없으면 죽는 것이 낫다!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모두 냉기를 들이마셨다.
그들은 운청휘의 흉악함에 놀랐는데, 남에게 흉악한 것은 아무렇지도 않으나, 운청휘는 지금 자신에게 흉악한 것이다.
운청휘는 심한 통증을 참아내었고, 다리에 대한 통제를 잃자 그의 스트레스는 적어졌는데, 이젠 무릎을 강제로 꿇지 않아도 된다.
“네놈이 기개가 있으나, 실력이 없는 기개다. 그저 헛수고요, 우매할 뿐이구나!”
풍경양이 냉소했는데, 그의 속은 이미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원래 운청휘가 믿는 구석이 있어서 죽을지언정 굽히지 않는 것은 바로 다른 몸의 존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운청휘의 다른 몸은 이미 승선대의 저주의 독에 걸려 영원한 잠에 빠졌다.
운청휘는 이때도 무릎을 꿇지 않았고, 풍경양이 보기에…… 이것은 그에 대한 도전이다!
“본 성주가 네놈을 다스리는 데는 수천가지의 수단이 있다!”
“종마법칙, 나오너라——”
풍경양이 갑자기 호통을 치자 큰손이 운청휘를 잡았다.
“아……”
운청휘는 가슴 찢어지는 비명을 질렀는데, 몸 안에 힘줄이 생생하게 뽑힌 것이다.
쉬익……
피와 같이 살라진 선혈이 육안으로도 보였는데, 또 수정처럼 투명한 ‘법칙’이 운청휘의 몸에서 억지로 뽑아냈다.
등급이 강한 공법은 일정 단계를 수련하면 체내에 하나의 법칙을 응집시킬 수 있다.
‘도심종마대법’을 놓고 말하자면, 운청휘의 몸에는 ‘종마법칙’이 생겨난 것이다.
운청휘가 마음대로 ‘도심종마대법’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종마법칙’의 존재 때문이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운청휘가 죽더라도 ‘종마법칙’은 그의 몸에서 뽑아낼 수 없다.
그러나 지금 정상적인 상황이 아닌데, 풍경양은…… 운청휘와 마찬가지로 ‘도심종마대법’을 수련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도심종마대법’을 수련한 풍경양은 운청휘 몸에 있던 ‘종마법칙’을 볼 수 있었다. 볼 수 있으니, 자연스레 뽑아낼 수 있었다.
운청휘의 ‘종마법칙’을 뽑아내고 풍경양은 운청휘의 앞에서 운청휘의 ‘종마법칙’을 연화시키고 삼켜버렸다.
“선인의 환생이라더니, 고작 ‘도심종마대법’으로 여기까지 성장한 것이더냐.”
“‘도심종마대법’이 없으니, 네놈은 폐물이고, 심지어 폐물보다도 못한 거다!”
풍경양이 운청휘를 내려다보며 가차 없이 비아냥거렸다.
그리고 큰손을 휘둘러 막주성의 멈춘 시간을 풀어내어 모든 사람들을 깨어나게 하여 이 장면을 보게 했다.
“저…… 저것이 선인인가?”
깨어난 사람들은 공중에 떠 있는 수십 개의 그림자에 이끌렸다.
“모든 사람들이 금빛으로 뒤덮였고, 기가 절세이며, 선풍도골인데…… 저들은 모두 선인이야!”
“내가 비록 인황이지만 그들 앞에서는 왕개미가 거인을 마주하듯 하는데 그들은 반드시 선인이야!”
“세상에나, 진짜로 선인이라니, 어서, 선인께 인사드리자!”
“선인을 뵈옵니다……”
사방의 무수한 사람들이 땅에 무릎을 꿇었는데, 이 장면은 기억 수정을 통해 영흥제국의 여러 성으로 전해졌다.
인사를 마치고 그들의 주의력은 또 운청휘에게로 쏠렸다.
그들이 막 깨어났을 때 직접 들었던 것은 선인이 운청휘의 ‘도심종마대법’을 박탈했다는 것이다.
“‘종마대법’이 없으면, 이제부터 네놈은 ‘도심종마대법’을 수련할 자격을 완전히 잃게 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지!”
풍경양의 냉혹한 목소리가 재차 울렸다.
“기황 폐했으니, 아예 망쳐버려야지!”
말이 끝나고!
풍경양은 또 운청휘를 잡았고, 운청휘 몸에 수정처럼 투명한 마종을 낚아챘다.
운청휘의 심장은 피를 흘리고 있었는데, 내심의 분노는 타오를 정도로 강렬했다.
이 마종 안에는 그의 전부 무위가 들어 있었다.
“분노하나? 달갑지 않은가?”
풍경양이 분노를 삭이지 못한 운청휘를 내려다봤다.
“실력이 없는 기개는 그저 헛수고요 우매할 뿐이다. 마찬가지로 실력이 없는 분노는 그저 약자의 포효일 뿐이다.”
“내 눈에 네놈 운청휘는 그저 찍어 누를 수 있는 땅강아지다…… 심지어 나에게 찍어 눌려 죽을 자격도 없다!”
“이 마종은 네놈의 무위 전부가 있으나, 본 성자에게 있어서는…… 쓰레기일 뿐이다!”
풍경양이 말하며 운청휘의 무위 전부가 들어 있는 마종을 파괴했다.
주위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고 침묵에 잠겼다.
운청휘의 무위 전부가 들어간 마종이 이렇게 산산조각이 났는데…… 풍경양은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건가?
이와 동시에 그들도 운청휘를 위해 슬퍼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무위가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다!
이 순간부터 그들의 눈에 하늘을 거스르는 요괴처럼 높은 운청휘는…… 완전히 추락했다!
무리들 중.
위경륜, 양양, 주명 등 운청휘와 친한 사람들 모두가 이를 악물고 화를 냈으나…… 하필이면 풍경양 앞에서 그들은 목숨을 걸고 싸울 용기조차 없었다!
이것은 그들이 나약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선인의 기장으로 인하여 그들은 반항할 마음조차도 억눌렀기 때문이다.
“응? 운청휘를 위해 불평하는 녀석들도 있군.”
풍경양의 시선이 갑자기 위경륜, 양양, 주명 등에게 떨어졌다.
“올라와서 운청휘를 부축해 무릎 꿇려라!”
풍경양의 시선이 위경륜에게 향했고 거침없는 어조로 말했다.
위경륜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고, 심지어 욕설이 나올 것 같았지만, 뿜어내지 못했고…… 정말로 말하려고 했는데 위경륜은 그가 도저히 말을 할 수 없음을 발견했다.
욕설을 못하게 하는 기괴한 힘이었다.
게다가 위경륜의 몸은 통제받지 못한 채 운청휘에게로 걸어갔고…… 정말로 운청휘를 부축이며 무릎을 꿇리고 있었다!
운청휘는 지금 두 다리의 경맥이 끊어져서 두 다리를 폐한 것과 다름없었다.
무위는 박탈당했고, 이미 무위가 없는 보통사람이다.
위경륜이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살짝만 밀어도 운청휘를 무릎 꿇게 하는 자세가 된다.
“아니야, 나는 할 수 없어……”
“죽어도 할 수 없어!”
위경륜의 두 눈이 피를 흘리며 포효했으나, 이미 통제를 받지 못하고 운청휘의 몸 뒤로 걸어갔다.
애석하게도 그의 포효는 없었고, 심지어…… 그는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었다.
“그만!”
바로 이때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소리는 맑았고, 빈 골짜기에서 졸졸 흐르는 것과 같이 아름답지만, 졸졸 흐르는 것은 어떤 정서도 담겨있지 않았다.
그러나 운청휘는 이 목소리를 듣고 넋을 잃었다.
이…… 이것은 그가 그리워하던 이염죽의 목소리다!
다른 사람들이 들어도 이염죽의 목소리는 조금의 정서도 내포되지 않았다.
그러나 운청휘는 이염죽의 정서 없는 목소리 배후에…… 담긴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창공이 갑자기 열리더니 백의를 입은 여자가 걸어 나왔다.
백의의 여인은 이목구비가 매우 정교하여 마치 조물주가 정교하게 다듬은 듯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이때 그녀의 손에 묵색 장궁이 있었고, 등에는 역시나 묵색의 화살 한 통을 메고 있었다.
절묘한 얼굴엔 차가움도, 열정도 보이지 않았는데…… 남에게 주는 느낌은 마치 무표정하지만 아름다움이 절세에 달한 얼굴이다.
주위의 무수한 사람들은 백의 여자의 미모에 순간 놀랐다.
그들은 영혼마저 짜릿하게 하는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무엇이 절세의 아름다움인지 알게 되었다.
그들이 보기에 이런 여자는 인간 세상뿐 아니라 신화 속 설화에서도 존재할 수 없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시간을 초월하는 아름다움이고 공간을 초월하는 아름다움이고 시간의 모든 물질을 초과하는 아름다움이었다.
무엇보다도 불가사의한 것은 남녀든 모두 그녀의 아름다움에 미혹되었고, 놀랐으나, 조금도 모독할 마음은 생기지 않았다.
설령 천성성주 풍경양도 어안이 벙벙하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이끌렸다.
정신을 차리고 풍경양은 눈은 부드러워졌고, 말도 부드러워졌다.
“염죽, 그…… 그대가 어째서 이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