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이자 정돈 먼저 갚아줘도 되잖아요
두 부자는 오랜만에 그간 밀렸던 대화를 나누었다.
주로 용무린이 말하고 용대명이 들었는데, 천기자를 찾았던 일과 그때 느끼고 겪었던 기묘한 일도 말했고 천기자가 주었던 괴상한 쪽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
“흐음. 그에 대해서는 이 아비도 뭐라 말하기가 곤란하구나. 나 역시 제법 많은 서책을 읽었다고 자부하는데, 네가 겪은 일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다.”
천기자를 만나기로 했었던 청봉산 중턱의 낙성곡.
그 아련하고 낯익고 반가운 느낌이라니!
처음 보는 것임에도 마치 오랫동안 그곳에서 살아왔던 것마냥 정겹던 주변 경치와 그곳에 이르는 길이 머릿속에 떠올랐던 일, 또한 낙성곡을 오르며 머릿속에 떠올랐던 모든 기억들이 실제로 일치했던 경험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기이했다.
“……어쩌면 제 잃어버린 기억 속에 답이 있을지도 몰라요 아버지.”
“운적풍 그 아이에게 당했을 때 잃어 버렸다던 그 전의 기억들 말이더냐?”
“예, 아버지.”
“크흠. 그럴 수도 있겠지…….”
잠시 생각에 잠겼던 용대명이 조금은 가벼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에 대해서는 더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게 좋겠다.”
“예? 어째서요?”
“너 역시 주역을 읽은 적이 있을 게다.”
“물론입니다.”
용무린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주역의 괘 효 풀이를 무공의 이치와 진법의 파훼를 위해 대입하려 읽었던 것이다. 물론 주역은 무공보다는 진법을 푸는 데 더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읽었으니 잘 알겠지만, 주역의 말미에 이런 글이 쓰여 있다. ‘바른 마음으로 대도를 걸으면 악운도 비켜갈 것이요 바르지 못한 마음으로 사마외도에 빠지면 행운도 악운으로 바뀔 것이다.’라고 말이다.”
“아!”
용무린의 눈이 번쩍 뜨였다.
익히 아는 말이었지만 아버지의 입을 통해 들으니 와 닿는 것이 확연히 달랐다. 뭔가 더 새로웠다.
“네 잃어버린 기억 속에 뭐가 있든 그게 무슨 대수더냐? 그저 네가 하늘의 뜻을 좇아 바른 길을 걷다보면 모든 것이 네게 이롭게 돌아올 것이다. 신경 쓰지 말거라.”
“예, 아버지.”
용무린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용대명의 명쾌한 대답에 안개에 갇힌 듯 모호한 느낌이 일시에 모두 가셨다.
“그런데 제갈세가에서는 대체 왜 그리 오래 있었더냐? 해원의 비무 때 또 많이 다친 것이더냐?”
“아니요. 그것이 아니라…….”
용무린이 말꼬리를 길게 늘였다.
다친 것이야 물론 많이 다쳤지만 떠나려고 마음만 먹었다면 그보다 훨씬 더 일찍 길을 떠나올 수 있었다. 제갈세가에서 그렇게 시간을 오래 끈 이유는 오직 하나 제갈영령 때문이었다.
“사실은 아버지.”
용무린은 천천히 제갈영령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백리세가에서 처음 보았고 교분을 나누었으며 떠나던 날 허심지약의 손수건을 받은 일로부터 상관웅으로부터의 납치를 막고 구했던 일까지 남김없이 밝혔다.
“오오, 이런 발칙한, 잘했다. 잘했느니…….”
용대명은 마치 본인이 제갈문군이라도 되는 양 미소 지었고 분노했으며 기뻐해 주었다.
“그래서 아버지 어머니 허락도 없이 덜컥 미래를 언약해 버렸…….”
“잘했다, 아들아.”
용무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용대명이 나섰다.
덥석 손을 잡으며 기뻐했다.
“어머니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이 아비는 네가 사모하는 여인이라면 다 좋다. 한데 마음껏 세상을 질타하고 오라고까지 말하는 여인이지 않느냐?”
용무린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눈 한 번 깜박이지 않고 자신의 결심을 밝히던 제갈영령의 모습이 떠올랐던 거다.
“장도에 오르는 사내를 축복해줄 정도의 아량이 있으며 언제든 돌아와 쉴 곳이 되어주겠다는 결심이 있는 정도의 아이면 더 볼 것도 없느니라. 제갈세가의 여식이라 했지? 과연 가문의 명성에 어긋나지 않는 마음 씀씀이로구나.”
“감사합니다, 아버지.”
“그래, 매파는 언제 보내온다 하더냐?”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길일을 택해 보내온다 하였으니 오래 걸리지는 않을 듯합니다.”
“그래, 잘 알겠다. 내 어머니께 귀한 손님 맞을 차비를 잘 하도록 언질을 해 놓겠다.”
용무린의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다.
다소 무거운 목소리로 화운장로와 일각대사에게 해줬던 말을 다시 입에 올렸다.
어째서 지금 이런 순간에 무림맹이 나서서 그런 얼토당토않은 명분으로 소림과 개방의 고수들을 한꺼번에 빼내게 되었는지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더불어 효감현 어귀에서 상관엽을 만난 사실도 말했다.
“뭐, 뭐라?”
설마하니 상관세가의 이름이 튀어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지 용대명의 눈이 부릅떠졌다.
“상관엽이 마공을? 그, 그게 정말이더냐?”
“예, 아버지. 타오르는 불꽃처럼 일렁이던 짙은 어둠, 틀림없습니다. 마공이었습니다.”
“그럴 수가…….”
“바로 상관세가였습니다, 아버지. 우리 비룡문을 노리고 있던 미지의 마공을 익힌 세력은요.”
“크흠.”
“운룡장과의 연계 역시 의심스럽기는 매한가지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용무린은 하오문의 정보를 토대로 합비의 많은 문파들 중 급격하게 고수들을 확충한 문파인 운룡장을 범인으로 지목했고 화운장로에게 알아보라고 한 일을 밝혔다.
“물론 운룡장은 오래지 않아 표국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이 정말 맞는다면, 그들이 정녕 상관세가와 한 배를 타고 있다면 적들이 밀려들었던 그날 이곳 무한에 표행을 핑계로 들어와 있을 것입니다.”
“한 번 확인해 보아야 하겠구나.”
“물론입니다, 아버지.”
“지금부터는 우리 두 사람만 나눌 이야기가 아닌 듯하구나. 사람들을 모아야겠다.”
당연한 일이었다.
용대명이 벌떡 일어나 줄 하나를 잡아 당겼다.
딸랑 딸랑
“찾아계십니까, 문주님!”
“지금 즉시 개방의 방건 조장을 찾아 이곳으로 모셔라. 일명 일송 두 스님도 함께 모셔 와야 한다. 긴히 나눌 이야기가 있다 전하거라. 그리고 내 아우들과 의제들, 마지막으로 총관도 이쪽으로 함께 모셔라.”
“충!”
오래지 않아 사람들이 모였다.
다시 한 번 용무린이 자리에서 일어나 상관엽과 싸웠던 일과 그가 사용했던 무공이 마공이리란 자신의 생각을 낱낱이 밝혔다.
생각지도 못했던 적의 진정한 정체에 모두들 크게 놀랐다. 특히 상관엽이 마공을 익히고 있었다는 사실에 일명과 일송 그리고 방건이 입을 쩍 벌렸다.
“지, 지금 말씀하신 것이 정녕 사실인 게요?”
“예, 방 조장님. 틀림없습니다. 분명히 상관엽의 등 뒤에 후광처럼 일렁이는 검은 불꽃을 보았습니다.”
“아미타불. 아미타불…….”
“허어. 그러한 마공이라는 것은…….”
내공의 발현 형상만 가지고도 모두 짐작이 가는지 일명과 일송은 말을 삼갔다. 한층 더 어두워진 표정이 된 방건의 입이 무겁게 열렸다.
“축융마공. 마교 오궁의 하나인 축융궁 그중 궁주만이 사용한다던 절대마공…….”
과연 정보력의 개방이다.
용무린이 일부러 그 이름을 입에 담지 않았지만 정확히 축융마공이란 이름을 입에 올렸다.
용무린의 얼굴이 살짝 어두워졌다.
“여기서 안타까운 사실은 증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다시 한 번 놀란 표정을 지었다.
“분명히 상관엽의 목을 베었다고 하지 않았소?”
“효감현 어귀에 상관엽의 주검과 그 흔적이 남아 있을 터…….”
“전투를 마무리 짓고 난 후 증거 확보를 위해 제가 다시 효감현 어귀로 다녀왔었습니다. 한데, 이미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허어.”
“이런 안타까운 일이…….”
상관엽의 주검이 남아 있기만 한다면 일이 쉽다.
마공을 익힌 자의 시신은 부패 속도부터가 다르며 미세하게 남아 있는 기운부터가 정종의 내공을 익히다 사망한 사람과는 완전히 다르니까.
용무린의 시선이 방건에게로 향했다.
“방건 조장님께서는 제가 운룡장 역시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시겠지요?”
“그거야 화운장로님께 들었으니 당연히……. 하지만 운룡장이 고수들을 그토록 많이 모집한 이유는 표국업에 나서기 위해서가 아닙니까? 실제로 운룡장은 근자에 표국업을 시작했소이다.”
“그게 바로 문제입니다. 제가 화운장로님께도 말씀을 드렸지만, 저는 운룡장이 표국업을 내세워 상관세가의 고수들을 자유로이 숨겨 이동시키는 일을 담당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확인해 봐야 합니다.”
“그, 그렇다면 적들이 쳐들어왔던 그날 밤 무한에 운룡장이 운영하는 운룡표국이 표행 차 들어왔을 것이라는 말씀인 겁니까?”
“바로 그겁니다.”
“……그렇다면 바로 확인 가능합니다.”
방건이 즉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지금 즉시 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대로 밖으로 나섰다.
개방의 연락망을 가동하기 위해서였다.
“자, 운룡장의 무한 진입 소식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그것이 사실로 확인된 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하겠습니다.”
용대명이 주의를 환기시켰다.
용대연 용대승 두 형제가 대뜸 들고 일어났다.
“상관세가에 죄를 물어야 합니다.”
“놈들에게 똑같이 해줘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물론입니다, 문주님. 이대로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가문의 모든 힘을 한데 모아 재정비 한 후 상관세가를 징치하기 위해 가야할 것입니다.”
교진운 유백까지 두 형제에게 동조하고 나섰다. 물론 용대명 역시 생각만 같아서는 그들의 말대로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본 문에서 소림과 개방의 고수들을 빼도록 한 것은 물론 상관세가가 움직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무림맹의 최상층부가 그들의 허무맹랑한 의견에 동조를 했다는 것이야.’
그 말은 곧 무림맹의 최상층부에 있는 누군가가 억지에 불과한 명분임에도 무림맹의 이름으로 움직일 만큼 상관세가와 깨나 돈독한 사이라는 뜻, 그걸 빤히 알면서도 아무 증거도 없는 상황에 덜컥 움직였다가는 역풍을 맞기에 딱 좋다.
“지금 상황에서 가장 먼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무림맹과 함께 움직여야 뒤탈이 없다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새로운 세력 운운하는 억지에 가까운 명분으로 비룡문에서 소림과 개방의 고수들이 빠져나갔다는 점을 잊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명과 일송 두 사람이 용대명의 마음을 읽었다.
“상관엽의 주검이 사라진 것으로 그가 익혔다던 마공의 증거가 사라졌고 운룡장이 상관세가와 한 배를 탔다는 증거 역시 정확히 제공하지 못하는 상태에서의 복수는 무림맹의 개입을 불러올 수밖에 없게 됩니다.”
“개입 정도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상관세가나 운룡장에서 무림맹을 움직여 소림과 개방의 고수들을 빼냈다면 이번에는 무림맹의 힘으로 되레 비룡문을 공격하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일명과 일송 두 사람은 용대명이 하고 싶었던 말을 정확히 대신 해주었다.
“커흠.”
“흠.”
앞뒤 재지도 않고 분노부터 터뜨렸던 용대연 용대승 형제와 교진운과 유백이 헛기침을 했다. 무슨 뜻인지 충분히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용대명이 일명과 일송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두 분 스님께서 고견이 있으시면 말씀을 해 주시지요.”
일명이 빙그레 웃었다.
“문주님께서도 이미 답을 알고 계실 텐데요.”
불감청이언정고소원이라!
용대명은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히 포권을 취해 보였다.
“감사합니다. 소림과 두 분 스님의 후의, 용 모와 비룡문은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옅은 미소와 함께 일송이 반장의 예를 취하며 답했다.
“별 말씀을……. 일렁이는 검은 불꽃 형상의 마공은 곧 마교의 중원 진출을 뜻하는 것, 굳이 문주님의 부탁이 아니어도 나설 일이었습니다.”
“저와 제 사제는 지금 즉시 본산으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사문의 어른들께 직접 여쭈어 무림맹을 압박하도록 할 것입니다.”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는 듯 일명과 일송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숭산으로의 먼 여정을 떠났다.
방건은 오래지 않아 돌아왔다.
“제기랄, 정말 있었습니다. 운룡표국 놈들이 그날 확실히 무한에 들어왔단 말입니다.”
“오! 그렇다면?”
“증거를 잡을 수 있겠구려.”
용대연과 용대승 두 형제가 반색을 했다.
복수가 눈앞에 보이는지 눈을 희번덕였지만 방건의 고개는 허무하게 가로 저어졌다.
“한데 그날 밤 쟁자수와 짐꾼들이 중요 표물을 지니고 모두 도주해 버렸다고 합니다.”
“예에?”
“어, 어떻게 그런……?”
교진운과 유백을 비롯한 모두의 입이 쩍 벌어졌다.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방건이 말을 이었다.
“정확히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귀중한 것이 들어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궤 몇 개를 훔쳐 달아났다고 합니다. 미곡과 비단 같은 무거운 물건들은 고스란히 남겨 둔 채 말입니다.”
반짝.
방건의 눈에 불꽃이 튀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겁니다. 도주한 쟁자수와 짐꾼 그리고 마부들의 숫자가 무려 350여 명에 달한다는 사실입니다.”
쿵쿵쿵.
듣고 있던 모두의 심장이 거칠게 뛰기 시작했다.
용무린의 짐작이 모두 사실이었던 것이다.
씨이익.
‘그 새끼들이 맞았군. 역시 한패였어.’
용무린이 회심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비슷하게 웃어 보인 방건이 다시 벌떡 일어났다.
“개방의 정의개들에게 이곳에서 참살당한 적들의 용모파기를 가지고 합비로 가라 일렀습니다. 운룡장에 놈들의 용모파기를 들이댈 때 놈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서 참을 수가 있어야 말이지요.”
어쩌면 짓궂게까지 느껴지는 처사였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 반응이 궁금한 것은 모두 마찬가지였던 터라 다들 입을 닫았다.
집무실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러면 우린 착실히 준비만 하고 있으면 되겠군요.”
“고맙게도 소림과 개방 분들이 나서 주셨으니 우린 복수의 날만 기다리며 힘을 기르면 될 듯합니다.”
끄덕끄덕.
용대연 용대승 형제의 말에 교진운과 유백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날 밤 전투로 인해 자신들의 부족한 면을 절실하게 다시 느낀 것이다.
용대명 역시 동감을 표했다.
“이제야 무가로 거듭나고 있는 우리가 아닌가? 쓰러뜨린 적에 비해 입은 피해가 확연히 적다지만 우리가 입은 손실은 실로 크네. 복수의 그날을 위해 보강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지.”
“방을 내실 생각이십니까?”
“무사들을 더 끌어 모으실 생각이십니까?”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듯 교진운과 유백이 질문을 던졌다. 용대명의 고개가 크게 끄덕여졌다.
“그래. 이 기회에 비룡문의 외연을 조금 더 확장시켜 보려 하네. 어쨌거나 마공으로 무장한 수백의 무리를 일거에 쓸어버린 우리가 아닌가?”
용대명의 시선이 교진운과 유백에게로 향했다.
“두 아우가 애써 주셔야 하겠네. 부상자들이 치료를 마치고 나면 그들의 수련도 조금씩 보아 주게나.”
“이를 말씀입니까, 형님.”
“당연한 일입니다. 아무 염려하지 마십시오.”
교진운과 유백이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때까지 잠자코 지켜만 보던 용무린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한 번 무참히 밟혔으니 당분간 어설프게 다시 치고 들어오지는 못할 겁니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한데, 너는 왜 일어섰느냐?”
씨이익.
용대명의 질문에 용무린의 입가에는 개구쟁이 같은 미소가 걸렸다. 의미심장한 말을 툭 뱉어냈다.
“원금이야 갚으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자 정도는 먼저 갚아줘도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