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102. 싫어도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
다음 날 아침 리안이 나를 찾아왔다.
리안은 서재에 들어서자마자 어제 일에 대해 해명을 하려고 했다.
“어제 일은······.”
“됐어.”
나는 손을 들어 리안의 말을 막았다.
어제 일을 더 이야기해 봐야 구구절절 감상적인 이야기만 나올 뿐이었다.
술 마시고 한 흑역사를 술이 깬 다음에 이야기하는 것은 쓸모없었다.
“지금 그런 이야기할 시간 없잖아. 출근하기 전에 정리할 게 많아.”
나는 고개를 서재 한쪽에 있는 모니터로 돌렸다.
그곳에는 주식거래를 위해 사용하는 모니터가 여덟 개 있었다.
“온통 붉은색이네.”
모니터를 바라보던 리안이 말했다.
그의 말대로였다.
어제부터, 정확하게는 월요일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하고 있었다.
심상치 않았기 때문에 어제까지 우리는 일단 가지고 있던 선물을 다 정리한 상태였다.
리안이 술을 마시러 간 것도 선물을 급하게 정리하면서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어제까지 거래에서는 손해는 보지 않았다.
잠시 모니터를 바라보던 리안이 입을 열었다.
“그거 알아? 중국 일본 한국은 주가 상승이 빨간색이고 파란색은 하락을 의미한다고 하더라고.”
리안이 마치 신기한 일이라도 말하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1997년까지 영국의 식민지였던 홍콩의 주식시장은 당연히 파란색이 상승을 의미하고 빨간색이 하락을 의미했다.
리안은 홍콩에서 나고 자랐다.
그에게는 중국 주식시장에서 주가 상승과 하락을 반대로 표시하는 것은 신기한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다.
카이 황에게 듣기로는 리안은 홍콩에 살면서도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에 들어간 적이 없었다.
혹시 중국에 들어갔다가 체포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알지, 내가 홍콩에 온 지 벌써 1년이야. 음양 이론 때문이잖아. 빨간색이 양이고 파란색이 음이라서 그런 거잖아.”
적어도 주식시장에 관해서는 붉은색과 파란색의 이미지는 동양과 서양이 완전히 반대였다.
그러면서도 어느 나라나 블루칩이 우량주를 의미하는 것은 같았다.
“그러나저러나 주식시장이 어떨 것 같아? 다음 주도 떨어질 것 같아?”
리안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상황이 심상치 않아.”
리안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제너럴일렉트릭과 하니웰 합병이 무산된 것 때문인가?”
“그것도 있겠지, 아무래도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인수 합병 같은 구조 조정도 어려워진다는 의미니까. 더구나 미국이 가만있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잖아.”
제너럴일렉트릭의 하니웰 인수는 20세기 가장 위대한 경영자라고 불리던 잭 웰치의 승부수였다.
정리 해고로 중성자탄 잭이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뛰어난 경영 능력을 가진 것을 그가 부인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잭 웰치는 1981년 제너럴일렉트릭의 최연소 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가전제품이 주력이었던 제너럴일렉트릭을 구조 조정을 통해서 항공 산업과 의료 기기, 금융과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런 성과로 일부에서는 경영의 신이라고 불렸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 마쓰시타 고노스케처럼 기업을 창업해서 성장시키지는 못했지만, 잭 웰치가 취임할 때 제너럴일렉트릭의 시가총액은 120억 달러였지만 현재 5,240억 달러로 성장시켰다.
회장으로 있는 20년 동안 시가총액을 무려 44배나 성장시킨 것이다.
잭 웰치가 그동안 인수 합병한 기업은 무려 2천 개가 넘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선택한 하니웰은 그중 가장 큰 기업이었다.
제너럴일렉트릭이 제시한 하니웰의 시가총액은 무려 450억 달러였다.
시장 독과점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미국 법무부는 5월에 이미 헬리콥터 엔진 부분에서 이들의 합병을 승인했다.
문제는 유럽연합이었다.
유럽연합은 처음부터 두 기업의 합병을 반대했다.
제너럴일렉트릭은 합병 이후 22억 달러의 규모의 추가 자산 매각을 약속했다.
하지만 유럽연합은 더 많은 자산 매각이 있어야 한다면서 반대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어제부터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열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반대로 결정이 확정되는 분위기라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 소식은 그렇지 않아도 불안해하던 시장에 폭탄이나 다름없었다.
제너럴일렉트릭이나 하니웰은 둘 다 미국 기업이었다.
만약 합병 불허 결정이 실제로 내려진다면 이건 미국 기업 간의 합병을 유럽연합이 불허하는 첫 사례였다.
유럽연합이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은 세계시장에서 영향을 미치는 인수 합병의 경우 유럽연합이 거부할 수 있다는 조항이었다.
물론 이런 결정을 무시하고 제너럴일렉트릭과 하니웰이 합병을 강행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유럽연합에 속한 국가에서 기업 활동을 포기한다면 말이다.
유럽연합의 경제적 위상을 생각하면 이런 결정을 할 수 있는 기업은 없었다.
이번 합병 불허는 단순히 기업 간의 합병이 무산됐다고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합병 규모도 규모지만 최근 유럽을 방문 중인 미국 부시 대통령이 직접 유럽연합 정상들을 만나 협조를 요청한 상황에서 이뤄진 결정이었다.
부시 대통령으로는 망신을 당한 셈이었다.
미국과 유럽 언론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이번 일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연합에 무역 보복을 할 것이라는 기사가 나고 있었다.
“에드릭, 네 생각에는 이런 상황이 얼마나 갈 것 같아?”
“글쎄······. 최소 열흘? 길게는 얼마나 갈지 아무도 모르지. 더구나 이번 일을 주도한 사람이 바로 유럽경쟁위원회(ECC)의 마리오 몬티 위원장이야. 이 사람이 지금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해 조사도 하고 있잖아.”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서도 뭔가 할 것이라는 말이야?”
리안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이번에 제너럴일렉트릭과 하니웰 간의 합병을 반대하면서 내세운 논리를 생각하면 더 그렇지.”
“‘묶음 이론’(BUNDLING THEORY)을 말하는 거야?”
리안도 이번 합병에 관한 기사와 유럽연합의 발표를 본 모양이었다.
“맞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묶음 이론이란 간단히 말해서 서로 다른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다른 제품들을 하나로 묶어서 팔면 소비자는 각각의 제품을 따로 사는 것보다 더 싼 가격에 제품을 살 수 있다는 이론이었다.
인수 합병 중 상당수는 바로 이런 목적을 위해서 이뤄지고 있었다.
이번 제너럴일렉트릭과 하니웰에 이런 이른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계획된 것이었다.
문제는 전 세계 기업 중에서 이 묶음 이론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기업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점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각종 프로그램을 윈도우에 끼워 넣어서 팔고 있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웹 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였다.
익스플로러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런 묶음 판매 전략은 결국에는 장기적으로 시장을 독점해서 각각의 프로그램을 파는 회사들을 시장에서 몰아낸다는 부분이었다.
이미 웹 브라우저 시장을 주도하던 네스케이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익스플로러에 밀려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잃고 있었다.
문제는 일단 묶음 이론으로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소비자는 오히려 경쟁 기업이 있었을 때보다 높은 가격을 낼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익스플로러가 공짜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가격이 윈도우에 포함되어 있다고 봐야 했다.
더구나 묶음 이론을 반독점의 근거로 내세우면 특정 분야에서 시장 지배력이 높은 세계적인 대기업 간의 인수 합병은 불가능해질 수도 있었다.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업들이 불황을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인수 합병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도 있었다.
리안이 모니터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모니터를 바라보면서 리안이 말했다.
“어쨌든 투자 방향 잡기는 쉽겠네. 다 하락 포지션을 잡으면 되니까 말이야.”
“그렇기는 하지. 그렇지만 어제처럼 갑자기 일이 생기면 되도록 빨리 포지션을 청산해야 하니까 긴장 풀면 안 돼.”
“나야 항상 조심하잖아.”
이야기하던 리안이 잠시 민망한 듯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제 일을 생각하는 듯했다.
“어제도 포지션을 다 청산했으니 마셨지, 그렇지 않았으면 그 정도로 마시지 않았을 거야.”
“알았어. 누가 뭐래?”
“아니, 뭐 그렇다고······.”
나는 웃으면서 책상에 있는 서류들을 리안에게 건넸다.
“여기 투자 결과하고 다음 투자 계획서.”
“벌써 주는 거야?”
리안의 질문에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입을 열었다.
“네가 카렌에게 직접 주면서 출력하라고 지시해.”
생각해 보니 지난주에 회의 직전에 우리 둘이 이야기한 것은 별로 좋지 않은 방법이었다.
그런 모습을 직원들이 보면 내가 리안에게 직전에 벼락치기로 가르쳐 준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어느 정도는 사실이기는 했다. 하지만 직원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면 내가 리안에게 회의를 진행하게 한 의미가 없었다.
“계속 네가 다 해 놓은 음식에 젓가락만 드는 기분이네.”
리안이 말했다.
어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좀 더 확실히 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내가 아무에게나 젓가락을 들게 할 사람으로 보여?”
“그건 아니지만, 내 능력이라기보다는 내 배경 때문이라는 생각이······.”
“좀 자신을 가져. 당장 이번에 시장의 변화를 보고 주식을 팔자고 한 것은 내가 아니라 너잖아. 아마 네가 그때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몇천만 달러는 손해 봤을 거야.”
“그 정도야 경험이 많은 트레이더라면 누구나······.”
“뭔 소리야, 적어도 홍콩에서 가장 먼저 선물 포지션을 처분했다던데······. 내가 알아보니 어제 너하고 문제가 있었던 사람도 그것 때문에 손해를 본 사람이라면서? 네 이야기를 들은 카이 황 씨가 대규모로 항센 지수 선물을 처분해서 손해를 본 것이라던데?”
“나도 들었어.”
“그러니까. 너는 평소에는 지나치게 자신에 넘치는데 가끔 너 자신을 너무 평가 절하하는 것 같아. 내가 왜 예전 팀원 중에서 너에게 말을 걸었겠어, 그때는 네 집안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네가 말이 통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야. 말했지만 나는 아무나하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 아니야.”
리안의 얼굴에 미소가 되돌아왔다.
그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야 잘 알지. 너같이 성격 나쁜 사람이 아무나 친하게 지낼 리가 없지.”
“이야기가 왜 그렇게 흘러······. 그리고 내가 그리고 성격이 뭐가 나빠!”
“너 성격 나빠. 특히 네가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할 때 훈계하는 것처럼 들려. 그 말투 기분 나빠 하는 사람 꽤 많을걸.”
“뭐라는 거야!”
나는 순간 울컥했다.
“내 말투가 뭐가 기분이 나쁘다는 거야.”
자신감이 되살아 난 것은 좋은 데 이건 좀 아니잖아?
“그러니까. 네 가장 큰 문제가 바로 그거네. 너는 네 말투가 기분 나쁘다는 것도 모르잖아. 너 말할 때 은근히 사람 깔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때가 있어.”
이게 이른바 말 펀치인가?
사정없이 얻어맞으니 정신이 없었다.
“······너 도와주려고 하는 사람에게 아침부터 너무한 거 아니야?”
“그러니까, 나도 이게 널 도와주는 거야. 내가 세계 정세나 경제 동향은 너보다 잘 읽지 못하지만, 사람에 대해서는 너보다는 조금 더 잘 알거든.”
“충고 감사하네요. 그런데 나는 별로 바꿀 생각이 없어. 예전이라면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대로 살아도 될 것 같거든.”
어제 갑작스러운 전 세계적인 주가 하락으로 가지고 있던 선물을 모두 정리했다.
겸사겸사 지금 내가 가진 재산을 정리해 보았다.
그랬더니 W&R과 AAM의 현금 자산이 무려 4억 달러가 넘었다.
진짜 반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말 그대로 돈벼락을 맞은 셈이었다.
여기에 러시아에 투자한 RAM의 투자금은 8천만 달러가 넘었다.
헤지펀드 평균적인 보수 규정인 20-2를 적용한다고 해도 지금 당장 회사를 청산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보수는 1천만 달러에 가까웠다.
RAM에는 리안의 지분도 있었지만, 상당 부분이 AAM, 즉 내가 받을 몫이었다.
이 정도 현금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굳이 성격을 바꿀 이유가 뭐겠는가?
에디 미첼은 지금의 나보다 훨씬 개자식이었지만 아무도 그를 무시하지 못했다.
아직 내가 가진 힘이 도이치뱅크 투자 부분을 이끌었던 에디 미첼과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개인 재산은 에디 미첼에 못지않았다.
이 정도면 자신감을 가질 만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말을 듣던 리안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여간 벼락부자들이란······.”
“뭐라는 거야!”
“너처럼 갑자기 부자가 된 사람들은 하늘 위에 하늘이 있다는 것을 모른다니까, 세상 무서운 줄을 몰라요. 우리 가문이 지금 너보다 돈이 없어서 아버지가 캐나다로 쫓기듯 떠난 줄 알아? 내가 능력과 자금이 없어서 류오린에서 푼돈이나 벌고 있었을 것 같아?”
“그건······.”
“뭐, 네 능력이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우리 집안이 가지고 있던 재산보다 더 많은 돈을 벌겠지. 그렇지만 세상을 움직이는 권력자들의 눈에 벗어나면 한순간이야. 특히 너처럼 미국인도 아니고 완전한 아시아인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일 때는 말이야. 우리 집안이 딱 그랬거든. 홍콩인도 아니고 중국인도 아니고 어정쩡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했었어. 그런
데 그런 상태를 유지하려면 진짜 힘이 필요하더라고.”
리안의 표정은 어느 사이에 진지하게 변해 있었다.
장난처럼 시작했지만, 리안의 진심에서 나오는 충고인 듯했다.
나도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리안이 저런 말을 하는 것을 보니 내가 방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카이 황을 전면에 내세우고 리안을 내세우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CIA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그게 전부였다면 굳이 리안을 내세울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홍콩에서 리안을 내세워 W&R을 같이할 필요 없이 곧바로 미국의 월 가나 영국의 더 시티로 가서 투자회사를 차렸을 것이다.
그렇지만 금융계는 겉으로 보는 것보다 보수적인 곳이었다.
어린 동양인이 능력이 있다고 승승장구하는 것을 그냥 두고 보는 곳이 아니었다.
굳이 권력자일 필요도 없었다.
내가 아무리 주가 흐름을 정확히 예상한다고 해도 거대 금융기관이 마음먹고 반대 매매를 한다면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었다.
“알았어. 그러니까 너와 카이 황 씨가 내가 홍콩에 머무는 동안 방패막이를 잘해 주면 되겠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투자 회의는 너 혼자 가는 게 좋을 것 같은 데, 네 생각은 어때?”
혼자 가라는 말에 리안이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리안이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나 혼자? 지금 싫은 소리 했다고 보복하는 거야?”
“보복은 무슨 보복이야. 나는 여기서 일 좀 처리하고 오후에 갈게, 네가 가서 약혼자와 팀원들에게 네 능력을 보여 주라고. 설마 이미 상황 설명 다 해 주고 보고서에 다 나와 있는데 못 하겠다는 것은 아니겠지?”
그렇지 않아도 시간을 두고 리안에게 회의를 다 맡길 생각이었다.
리안은 어제는 흔들렸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내게 해 준 충고에 대한 보상으로 오늘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내 말에 리안이 잠시 나와 보고서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잠시 망설이던 표정을 짓던 리안이 입을 열었다.
“내가 하라면 못할 줄 알아. 오후에 출근하면 놀랄걸.”
리안이 말했다.
그는 얼굴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여느 때의 리안이었다.
나를 위해서라도 리안은 저런 모습을 계속 보여 줄 필요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