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사하 키치웨딩-23화 (23/132)

23화

곧바로 두 번째 키스가 이어졌다. 첫 번째보다 더 야하고 질척한 키스였다. 커다란 손이 얼굴을 감싸 쥐고, 고개를 기울이며 혀를 쑤셨다.

“읏, 흐으…….”

래화는 그의 손목을 붙들고 헐떡였다. 목구멍까지 파고들 것처럼 깊숙하게 쑤시는 힘이 강해서 자꾸 숨 쉴 때를 놓쳤다. 옅은 질식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주먹으로 어깨를 두드리자 그제야 입술을 떼어 주었다.

래화는 손을 뻗어 권이태의 티셔츠를 붙잡았다. 움켜쥐고 벗겨 내려 애썼지만, 그의 가슴이 두껍고 어깨가 넓은 탓인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자꾸 어딘가의 근육에 걸렸다.

권이태는 한 손으로 래화를 다시 소파에 밀어 넣고, 다른 손으로 티셔츠를 벗어 던졌다. 하얀 반팔 티셔츠가 저만치 훌쩍 날아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그의 상반신이 숨김없이 드러났다. 몇 번 봤었지만, 이만큼 가까이 붙어서 제대로 보기는 처음이었다. 목과 가슴에 새겨진 뱀 문신의 비늘 하나하나가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구불거리는 뱀의 궤적을 눈으로 좇는 사이, 권이태는 소파에 앉은 래화의 다리를 슬쩍 벌리며 사이로 파고들었다. 그가 소파 위에 무릎을 짚었다. 다리가 긴 탓에, 조금 안쪽으로 밀어 넣자 곧바로 음부에 그의 무릎이 닿았다.

얇은 면바지 너머로 닿는 무릎의 감촉이 단단했다. 뒤늦게 허벅지를 모아 보았지만, 파고든 다리를 옥죄는 꼴밖에 되지 않았다. 래화는 얼른 다시 허벅지를 벌렸다.

모았다 벌렸다 하는 모습을 그대로 지켜보던 권이태가 피식 웃으면서 속삭였다.

“소파가 1인용이라 작다, 그치……?”

그러더니 래화의 허리를 붙잡아 번쩍 들어 올렸다. 놀라서 버둥거리는 찰나 몸이 휙 뒤집혔다. 소파에 앉은 권이태는 제 허벅지 위에 래화를 앉혔다. 그리고 다리를 한 쪽씩 소파 팔걸이에 걸치도록 만들었다.

래화는 다리를 활짝 벌린 자세로 그와 마주 앉게 되었다. 상상조차 해 본 적 없는 민망한 자세였다. 하지만 부끄러움을 느낄 새가 없었다. 다른 것에 온통 정신이 팔려 버린 탓이었다.

권이태의 트레이닝 바지가 텐트처럼 불룩하게 솟아 있었다. 그런데 텐트의 크기가 심상치 않았다. 최소 24인용 정도는 되어 보였다. 아직 완전히 단단해지지 않은 듯한데도, 믿기지 않을 만큼 굉장히 커다랬다.

“너…….”

래화는 당황해서 연신 눈을 깜빡이다가 더듬더듬 물었다.

“이거……. 설마 그거야……?”

“그게 뭔데?”

“네 성기냐고.”

“어.”

“왜 이렇게 커……?”

“그건 출생의 비밀.”

어이없는 농담에도 대꾸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다가,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를 뱉었다.

“……고구마.”

“뭐?”

“그냥 고구마 말고, 유전자 조작해서 거대하게 만든 괴물 고구마…….”

코웃음 친 권이태가 어깻죽지를 콱 깨물었다. 이갈이하는 짐승처럼 잇자국이 남도록 강하게 깨물어서 래화는 작은 비명을 질렀다.

“아!”

“고구마 줄 테니까 집중해.”

래화는 눈앞의 목덜미를 있는 힘껏 깨물어 복수했다. 옅은 갈색의 살갗은 단단하고 질겨서 이가 박히는 느낌도 제대로 나지 않았다. 그게 억울해서 몇 번이나 잘근잘근 깨물었다.

“간지러워.”

하지만 간지럽다는 타박이나 돌아올 뿐이었다. 뱀의 머리 부분을 열심히 깨물던 래화는 결국 애꿎은 침질만 잔뜩 해 놓고 입술을 뗐다. 불만에 가득 찬 눈으로 권이태를 보았다가 멈칫했다.

“…….”

그는 웃고 있었다. 휘어진 눈매의 곡선이 부드럽고 완만했다. 말랑말랑한 눈빛에는 귀엽다는 생각이 가득 담겨 있었다.

모를 수 없을 만큼 훤히 드러나 보이는 생각에 얼굴이 스르륵 붉어졌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제 모습을 감추고 싶어서, 손으로 검은 눈동자 위를 덮어 버렸다.

그러자 권이태는 손을 붙잡아다 끌어 내려선 손바닥에 입 맞췄다. 우묵한 부분에 깊숙이 입술을 누르곤, 이내 손가락을 깨물었다.

손가락 마디 하나하나를 깨물고 핥는 동작이 음란했다. 야릇한 간지러움을 견디지 못하고 손을 빼내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집요하게 깨물어 대던 그는 기어코 오른손의 엄지부터 소지까지 죄다 씹어 놓은 후에야 입을 뗐다. 피부가 얇아 푸른 핏줄이 비치는 손목에 쪽 소리 나게 키스하며 그가 속삭였다.

“다음에 너 그림 그리는 거 구경시켜 줘.”

“부끄러워서 싫어.”

“왜.”

“네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볼 것 같으니까…….”

도착적으로 쳐다보는 시선을 견디며 태연하게 그림이나 그릴 자신이 없었다. 이미 지금도 그의 눈길이 닿을 때마다 속이 간질거렸다. 아랫배가 자꾸 단단하게 뭉치고 간질거렸다.

래화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가, 입고 있던 티를 벗었다. 헐렁한 티셔츠 아래에 드러난 베이지색 속옷은 흔한 레이스나 리본 하나 없이 깔끔한 디자인이었다. 브래지어 안을 꽉 채우는 가슴이 어두운 방에서도 새하얗게 빛났다.

잠시 말없이 가슴을 바라보던 권이태는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래화의 허리를 붙잡고 있던 그가 한쪽 손을 들어 올려 쇄골 끝부분을 지긋하게 눌렀다. 어깨를 움츠리는 래화에게 나직하게 속삭였다.

“너 여기에 점 있어.”

작은 점은 흰 살결 위에서 유독 튀었다. 손가락으로 점을 문지르던 그는 슬쩍 래화를 끌어안더니, 혀로 핥기까지 했다. 그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이내 힘주어 쭉쭉 빨기 시작했다.

“아읏, 간지러워…….”

래화는 움찔움찔 몸을 떨었다. 권이태는 욕심껏 실컷 빨아 댄 후에야 쭙 하고 소리 내며 입술을 떼어 냈다. 점과 그 주변 피부에 새빨간 자국을 남긴 그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래화는 손으로 얼얼한 쇄골 위를 문질렀다. 옷으로 가려지는 곳이긴 한데, 위치가 애매해서 움직이면 보일 것 같았다.

“보이는 곳에 키스 마크 남기지 마.”

“안 보이는 곳에 해 달라고?”

왜 사람 말을 그런 식으로 알아듣는지 모를 일이었다. 래화는 인상을 썼지만, 이미 권이태는 다른 부위를 맛보는 데 심취해 있었다.

래화를 가득 끌어안은 그는 가슴 위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할짝거리며 깨물고 빨아들이길 반복할 때마다 붉은 자국이 점점이 남았다.

척추를 따라 길게 쓰다듬던 손이 브래지어 후크를 풀었다. 후크가 툭 풀어지며 브래지어가 느슨해지자, 기다렸다는 듯 안으로 파고들었다.

헐렁한 브래지어 밑으로 손을 집어넣고 유두를 꾹꾹 꼬집어 댔다. 사정없이 괴롭히는 손길에 여린 살점이 금방 부어올랐다.

은은한 아픔과 야릇함이 동시에 피어올랐다. 쾌감이라 말하기도, 그렇다고 아니라 하기도 이상한 감각이었다.

희미하게 신음하며 고개를 비트는 사이, 어느새 유두는 발갛게 되어서 꼿꼿이 솟아올랐다. 조그만 유두가 뾰족하게 올라온 모양을 보며 권이태는 비싯비싯 웃었다.

“섰네……. 귀엽게…….”

그러더니 래화의 몸을 뒤로 확 젖혔다. 등을 손으로 받쳐 놓곤, 얼굴을 가슴에 파묻고 화끈거리는 유두를 달래듯 혀로 쓸어 주었다.

축축한 혓바닥이 뜨끈하게 달아오른 살을 핥는 순간, 저도 모르게 헉 하고 숨을 내뱉었다. 이로 물어 잡아당겼을 때는 참지 못하고 소리를 높였다.

“아읏, 흐으으……!”

선뜩한 쾌감이 짜릿하게 치솟았다. 래화는 새빨개진 얼굴로 신음하며 권이태의 머리를 끌어안았다. 맨살에 닿는 머리카락의 감촉이 부드럽고 간지러웠다.

그는 입술만 대고 유두 위를 가볍게 문지르기도 하고, 거세게 쪽쪽 빨아 주기도 했다. 한쪽을 괴롭히는 동안 다른 쪽은 손가락에 끼워 놓고 살근살근 돌리고 꼬집었다.

그의 애무를 받으며 할딱거리는 동안, 아래에 저릿한 느낌이 맴돌았다. 활짝 벌리고 앉은 다리가 움찔거리며 경련할 때마다 밑이 조금씩 젖어 갔다. 어느새 동그랗게 젖은 팬티가 음부에 척척하게 들러붙을 정도였다. 더 이상 견디기가 힘들었다.

“아, 흣, 흐으, 가슴, 하아, 이제 그만해…….”

힘이 들어가지 않는 손으로 어깨를 더듬어 밀어 냈다. 쭙, 민망한 소리를 내며 유두에서 떨어져 나온 권이태는 래화의 가슴을 주무르며 입술을 핥았다.

“아직 맛 덜 봤는데.”

그러면서도 저 또한 참기 힘들었는지 바지와 브리프의 밴드 부분에 손가락을 걸어 끌어 내렸다. 그동안 짓눌렸던 성기가 튀어나왔다. 꺼떡거리는 성기를 본 래화는 너무 놀란 나머지 힉 하고 이상한 소리를 냈다.

성기는 수북해야 할 음모 하나 없이 매끈하게 드러나 있었다. 살짝 위로 휘어진 모양이었는데, 핏줄이 튀어나오고 색도 짙고 붉어서 징그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정말이지 너무 심각하게 컸다.

길이는 오이만큼 길쭉했고, 굵기는 고구마처럼 두꺼웠다. 문제는 그냥 평범한 오이와 고구마가 아니라, 유전자 조작으로 거대해진 채소 같은 크기라는 점이었다. 음모가 없어 뿌리까지 매끈하게 드러난 탓에 시각적인 충격이 더 심하게 다가왔다.

저게 사람 안에 들어갈 수 있나?

갑자기 술이 다 깨는 기분이었다. 충격받은 래화를 보며 그가 선액으로 번들번들하게 젖은 성기를 제 손으로 슥슥 쓸어 올렸다. 그러자 가뜩이나 커다랗던 것이 덩치를 부풀렸다.

래화는 소스라치며 얼른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 이게 더 커지는 걸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작은 접촉에 권이태는 기분 좋은 신음을 흘렸고, 채소는 더욱 빳빳하게 자라났다. 래화는 입을 벌린 채로 굳어 버렸다. 위기에 몰린 래화에게 권이태가 얄밉게 속삭였다.

“큰일 났지, 래화야?”

그는 열기로 발긋하게 달아오른 눈매를 길게 접으며 웃었다.

“그러게 왜 함부로 꼬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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