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축하해요, 이안 씨~-
수석님의 활기찬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흘러들어왔다.
안식 여행 중인데도 내 콩쿨 우승 소식에 전화까지 주시다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오스트리아에 오니까 김 선생님이 생각나서 연락 드렸더니 이안 씨 얘길 하시지 뭐예요?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셨어요.-
오스트리아 빈.
클래식의 태동이 일어난 곳이자 선생님이 계셨던 오케스트라가 있는 곳.
아마 수석님도 그 때문에 안식 여행을 그곳으로 가신 것일 테지.
선생님께 내 콩쿨 우승 소식을 들었다는 말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만나는 것만으로도 절로 손이 모아질 정도였는데.
그런 분을 단순히 ‘생각나서’라고 말씀하시는 수석님을 떠올리니 몸이 움찔거렸다.
평소에는 그저 친근한 아주머니 같은 느낌인데, 그 속에는 이무기가 잠들어 있는 듯.
-유튜브 올려놓는 거 잊은 거 아니죠?-
웃음기 섞인 목소리.
장난투가 엿보였지만, 그 속에는 내 콩쿨 무대가 많이 궁금하신 듯 호기심이 어려 있었다.
일부러 티를 내지 않으시는 모습이었지만, 수석님이 가진 클래식에 대한 깊이가 단순한 대화에서도 자연스레 흘러나왔다.
차근히 대화를 나누던 나는 문득 수석님께 이야기할 것이 떠올랐다.
“수석님. 피네 엔터에서 연락이 왔어요. 제안하고 싶은 게 있다고.”
“그래요?”
수석님의 대답은 무척이나 여유로웠다.
어떤 연락이 왔든 간에 지금 마시고 있는 아메리카노를 마시겠다는 것처럼.
그저 내 말에 사실 전달만 확인했다는 듯 간결한 대답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피네 엔터테인먼트.
음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다녀가길 원한 곳이었다.
유라를 통해 엄청난 성장을 이룬 곳이니까.
다른 곳이었다면 어떤 제안이 들어왔는지 확인하기도 전에 일단 미팅부터 잡을 곳인데.
수석님은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처음 연락이 왔을 땐 그저 신기했다.
유튜브 영상 하나에 이렇게 연락이 올 줄은 몰랐으니까.
하지만 그 사이에 고민도 같이 떠올랐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수석님 채널에 출연한 것은 어디까지나 유명해지기 위해서였다.
콩쿨뿐만 아니라 내 이름을 알릴 수 있는 방식.
클래식 피아노를 연주하는 영상을 올리면 그 반열에서도 일찍 설 수 있으리라 생각했으니까.
수석님 유튜브에 출연할 때도 그 부분을 무시할 수 없었다.
아이돌 곡의 커버임에도 클래식 향이 짙었고, 그것으로 클래식 매니아인 구독자들의 입소문을 타기 안성맞춤이었다.
클래식이라는 대전제가 깔려있었기에, 이 모든 활동들이 위대한 피아니스트를 향해 나아가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런 기준에서 생각하면 이번 유라의 연락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았다.
분명 그랬는데.
‘왜 이리 가슴이 뛰지?’
당장이라도 기회를 잡고 싶다.
전생의 심장은 물론 내 심장까지 세찬 박동을 멈추지 않았다.
어떻게 생각이 이렇게 바뀔 수 있을까.
머릿속에 복잡해질 즘, 나는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유튜브에 올라온 수많은 댓글들과 나에게 다가왔던 팬,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협주했던 기억.
내 의식은 클래식을 넘어 더 많은 것을 추구하고 있었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
클래식을 놓겠다는 것은 아니다.
내 인생 전부를 함께했던 클래식인 만큼, 그 고유의 특성을 놓치고 싶진 않았다.
그러나 전생이 보여줬던 기억 중 일부는 매력적이었다.
모두가 소통할 수 있는 음악.
신분에 국한되지 않고 그저 피아노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음악을.
그저 상대방이 공감하고 음악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이 머릿속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어쩌면 위대한 피아니스트로 향하는 길에 유명함이 전부가 아니듯, 함께 채워 넣어야 하는 것들 중 하나가 이것 아닐까?
내 가슴에도 다른 불꽃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 불꽃을 미리 알아채신 듯, 수석님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재미있을 것 같으니 해봐요. 요즘 트렌드는 일단 해보는 거 아니겠어요?”
***
“안녕하세요, 이안 씨. 잘 지내셨나요?”
무려 세 대나 되는 카메라가 나를 조명하고 있다.
예상대로 콩쿨 우승자가 되자 상당수의 스포트라이트가 나를 향해 쏟아졌다.
혜성처럼 나타난 신인,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아들, 한국대 자퇴생의 역전.
기자들은 온갖 별명으로 내 이름을 기사에 올렸다.
오랜만에 느끼는 감각에 익숙한 듯하면서도 새로웠다.
어쩌면 어딘가에서 내 험담을 적어놓고 있을 테지.
하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빗발치는 인터뷰 요청 중 한 곳에 응하기에도 벅찼으니까.
“많은 분들이 대단하다고 평을 많이 하시는데요, 전공을 바꾼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콩쿨에서 우승을 할 정도니까요. 전공을 변화했음에도 콩쿨에서 우승한 비결!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사실 얘기 드릴 게 노력했다는 것밖에 없네요.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우긴 했지만, 그 정도로는 어림도 없더라고요. 특히 오른손이 잘 움직이지 않아 고생했어요.”
내가 슬며시 미소를 띠면서 말했다.
마치 어렸을 때를 회상하는 듯 가볍게, 그러나 진심인 듯 힘을 더해서.
리허설 때 맞춰 했던 대답이 적절하게 나오자 인터뷰어의 표정이 한층 밝아졌다.
“그럼에도 우승하신 것.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아버지이신 박수철 피아니스트께서 많이 도와주셨나요?”
“물론이죠. 엄청 많이 도와주셨어요. 제가 잘 모르는 기술들이나 노하우들도 대부분 알려주셨고, 피드백도 엄격하게 해주셔서 도움이 많이 됐죠. 심지어 콩쿨 우승 선물로 피아노를 선물해주셔서 더욱 감사하는 마음으로 연주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잘하는데?
인터뷰어의 표정이 그리 말하고 있었다.
사실 첫 인터뷰에서 이렇게 나오기는 쉽지 않았다.
강렬한 조명에 눈이 부셔서 몸이 움츠러들기도 하고, 여러 개의 카메라가 도는 탓에 긴장도 하리라.
그러나 전생의 심장은 이런 상황을 기다렸다는 듯 도리어 차분하게 뛰어줬다.
게다가 녀석이 보여준 과거로 다져진 담력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쉬웠다.
그때는 실수를 하면 사형이었으니까…
이어진 질문에 적절하게 대답하던 그때, 내 생각을 멈추게 하는 질문이 꽂혔다.
“본래 했던 바이올린이 그립지 않으신가요? 아무래도 오랫동안 바이올린만 잡았던 터라 피아노가 힘들 때도 있을 것 같은데.”
처음 인터뷰 질문지를 받았을 때도 이런 기분이었지.
앞서 나온 질문들은 비즈니스 웃음을 보이며 답할 수 있었지만, 도저히 이 질문에는 밝은 표정을 지을 수 없었다.
표정 관리가 안 되는 것을 뒤로한 채 나는 그저 생각해둔 말을 천천히 꺼냈다.
“전혀요. 사실대로 말하자면 바이올린을 잡은 의미를 잃었거든요.”
“의미를 잃어요?”
이미 내용을 알고 있는 기자였지만, 예상보다 진지해진 내 태도에 기자 또한 진중한 표정을 지었다.
부끄럽지만 사실인 이야기.
이번 기회를 통해 털어놓고 싶었던 진실이었다.
“워낙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을 잡아서 그런지 바이올린이 제 삶의 전부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콩쿨에 나갔고, 상을 받고, 칭찬을 받았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게 내가 원하는 음악이 맞나?’ 싶더라고요. 그냥 ‘해왔으니까 하는 것’이지 않을까. 음악이 좋아서 하는 연주가 아니라, 연습을 해야 하는 연주였지 않을까. 그 생각이 드니까 도저히 연주를 못 하겠더라고요.”
내 말에 감응하듯 기자는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뿐만 아니라 카메라 감독들까지 내 생각을 이해한다며 기자와 똑같은 자세를 취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의 경계선.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으리라.
“피아노에서 그 의미를 찾으셔서 다행이네요. 그래도 가족분들이 반대하진 않으셨어요? 워낙 클래식계의 베테랑이시고 현실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다행히 부모님께서는 저를 이해해주고 지지해주셨어요. 아, 큰아버지는 반대하시는 편 같았어요.”
“박현철 선생님이요?”
기자의 눈이 동그래졌다.
좋은 정보를 알았다는 듯 반짝이는 눈빛.
좀처럼 인터뷰에도 응하시지 않는 큰아버지의 정보를 들을 수 있다는 희열마저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워낙 흥미를 보이는 기자를 향해 나는 몇 마디를 일러주었다.
“직접 표현은 안 했지만, 크게 칭찬을 안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제가 콩쿨에서 우승하니 축하한다고 얘기해주셨어요.”
“기쁘셨겠어요. 박현철 선생님은 칭찬을 좀처럼 안 하시기로 유명하니까요.”
원활하게 이뤄진 인터뷰에 나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담력은 출중했지만, 행여나 말을 더듬거나 실수를 하진 않을까 했으니까.
내가 차근히 숨을 내뱉는 사이, 기자는 마지막 질문을 준비했다.
“혹시 다음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다른 콩쿨에 도전하시나요?”
콩쿨 우승자에게는 많은 관심이 쏟아진다.
어딘가는 독주회 기회를 주기도, 또는 오케스트라와 협연 섭외가 들어오기도 한다.
큰아버지가 그랬듯.
하지만, 나는 큰아버지는 모를 다른 계획이 하나 더 있었다.
“다음 계획 있습니다. 근데 이것도 아마 큰아버지가 알면 반대하실 것 같아요.”
“그런가요? 과연 그게 뭘까요?”
기자의 눈빛이 더욱 초롱초롱해졌다.
콩쿨 우승자의 다음 행선지를 단독으로 입수하는 순간이었으니까.
아마 기자도 내 말을 들으면 곧바로 기사를 쓰고 싶어 움직이시겠지.
기대감을 물씬 풍기는 기자를 향해 툭, 말을 내뱉었다.
“아이돌 음원에 참여할 것 같습니다.”
특종이다.
훤히 드러난 기자의 이마에 그렇게 쓰여 있는 것 같았다.
***
피네 엔터 사옥 7층.
유라의 작업실이 있는 곳이었다.
방음을 위한 철문을 넘어서자 온통 방음시설로 장식된 작업실이 눈에 들어왔다.
전자 키보드를 비롯한 여러 악기들, 녹음실까지 구비한 작업실에 눈이 이리저리 돌아갔다.
작업실 한 켠 소파에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내가 오자 유라가 벌떡 일어났다.
“반가워요. 한유라라고 해요.”
어깨까지 내려오는 머리는 약간 컬이 들어가서 유려한 곡선을 그린다.
후드를 쓰고 갈색 뿔테 안경을 썼음에도 유라의 미모가 그 장애물을 뚫고 나올 정도.
화장도 크게 안 한 듯 보이는데도 방송에서 봤던 얼굴이 고스란히 보인다.
자타공인 국내 가수 1위, 한유라.
그녀가 지금 내 눈앞에서 악수를 청하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박이안입니다.”
“연락 안 올 줄 알았는데, 응해줘서 고마워요.”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니었다.
한껏 올린 입꼬리에 자연스레 초승달 같은 보조개가 달렸다.
마치 자신의 꿈을 벌써부터 이룬 듯 표정에는 밝은 자신감이 어렸다.
“여러 피아니스트들에게 연락을 넣었는데, 아무도 답장 안 했거든요.”
“클래식이 조금 보수적인 면이 있죠.”
내 말에 그녀는 장난스런 울상을 지었다.
어느 정도 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인정하기엔 아쉽다는 듯 표정이 교차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내 밝게, 빠르게 표정을 바꾸는 모습이 신기할 정도였다.
“그래도 이안 씨는 아닌가 보네요. 이렇게 와 준 것을 보면.”
나직한 말투였지만, 그녀의 표정에는 궁금증이 잔뜩 어린 표정이었다.
나 또한 그럴 텐데 왜 거절하지 않았냐고 묻는 것처럼.
그런 의문 가득한 표정에 나는 간결한 답을 덧붙였다.
“하고 싶었거든요.”
순간.
내가 실수를 했는지 걱정이 될 정도로 유라의 표정이 차가워졌다.
아니, 차가워졌다기보다는 부럽다는 듯한 눈길이었다.
자신도 당황한 나머지 애써 표정을 가리려는 듯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렸다.
“미안해요. 고맙기도 하고, 옛날 생각도 나서. 저도 처음에는 바이올린을 전공했었거든요.”
유라는 소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나처럼 어릴 적부터 바이올린을 들었던 그녀.
신동 소리까지 들으면서 동네의 칭찬이 자자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의 부모님은 딸의 능력을 뒷받침해줄 수 없었다.
동네 장사로 세탁소를 하면서 겨우 생계를 이어나간 터라 이내 소중했던 바이올린도 놓아줘야 했던 유라였다.
그래도 음악이라도 하고 싶어서, 연습생을 시작했다.
“근데 알다시피 아이돌 음악은 클래식이랑 다르잖아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돌 노래에 크게 관심은 없었지만, 적어도 대중가요와 클래식의 차이점은 알고 있었다.
상업적이라는 말로 대중가요를 폄하하는 교수님도 적지 않았으니까.
대중에게 인기가 끌릴 법한 소재만 사용하던 탓에 그녀가 느꼈을 이질감도 적지 않았으리라.
그럼에도 유라는 간혹 TV 예능에 나와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거나 피아노 연주를 뽐내곤 했었다.
그녀가 얼마나 클래식을 원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 더욱 크면 내가 원하는 음악을 할 수 있을 테니까.”
주먹을 불끈 쥐는 유라의 모습에 괜스레 전생의 생각이 떠올랐다.
다르다면 전생은 나아가지 못했지만, 유라는 나아갈 길을 개척했다는 것뿐.
전생의 기억이 옅은 분노로 떨림과 동시에 유라에게 동질감을 느꼈다.
그 두근거림은 나에게도 전달됐다.
“그래서 이번에 이안 씨를 부른 거예요. 이제는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꼭 담고 싶었거든요.”
그녀는 활짝 웃으면서 얘기했다.
천진난만한 어린 미소인 것 같으면서도 꿈에 젖은 모습이 도리어 빛나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다독이고 싶어서.
나도 그녀의 웃음처럼 환하게 웃어 보였다.
“혹시 콩쿨 예정인 것 있어요?”
“2달 정도 남았습니다.”
여전히 내가 계획 중인 콩쿨 루트는 진행 중이었다.
더 높은 경지의 콩쿨을 나가기 위해서는 2개 이상의 대회에서 우승을 해야 하니까.
내 대답에 유라는 달력을 바라보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그럼 이안 씨 콩쿨에 방해 안 되게 진행할게요. 불편사항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해줘요.”
최대한 편의를 봐주려는 모습에서 나는 그녀의 절실함을 느낄 수 있었다.
클래식과 협업을 원했지만, 그동안 전부 무산됐을 테니까.
내 일정에 모든 것을 맞추는 수를 두더라도 함께 작업을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유라는 천천히 작업실 컴퓨터 앞에 앉았다.
먼저 들려준 곡은 그녀가 모티브로 삼은 클래식 곡이었다.
잔잔한 피아노의 멜로디.
듣자마자 알 수 있었다.
‘슈베르트의 세레나데.’
전생에서 슈베르트에 대한 기억은 특별했다.
어찌 보면 본연의 모습으로 인정해준 첫 사람일 테니까.
잔잔하면서도 은은한 선율이 작업실을 가득 채웠다.
나도 몇 번 연주했던 곡이기에 듣지 않아도 자연스레 머릿속에 악보가 떠오른다.
이어서 그녀는 자신이 작곡한 곡을 들려주기 시작했다.
“세레나데. 얼마나 사랑스러운 이야기예요.”
그녀는 악보를 건네며 이 곡을 선택한 이유를 이야기했다.
창가에 선 사랑하는 이를 향해 불러주는 세레나데, 얼마나 낭만스럽겠냐고.
서로를 바라보는 애틋한 눈빛을 음악으로 그려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막 음원이 전주를 넘어 첫 소절로 향하던 찰나, 나는 유라의 말에 음원을 꺼버렸다.
갑작스러운 태도에 유라가 화들짝 놀라 나를 쳐다봤다.
내가 할 얘기는 딱 하나였다.
“곡 해석 잘못하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