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화 〉 2. 달의 꽃과 뱀파이어 후일담(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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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편은 성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본편 이야기에는 커다란 영향이 없는 편이니 성인 요소를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그냥 지나가셔도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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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했나보네?”
“…….”
레이라는 애쉬의 장난기 어린 물음에 무어라 답하지 못했다. 입맞춤도, 누군가에게 가슴을 만져진 것도 처음이었다.
이런 부드러운 애무 자체가 처음이니만큼 거기서 오는 기대와 흥분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그녀라고 평생 성욕이 없었겠는가.
성관계에 대한 경험은 없었지만, 자위 정도는 당연히 해본 적 있었다.
자위를 할 때마다 과연 섹스는 어떤 느낌일까, 하고 상상해보기도 했었고.
성감이 있는 이상, 그리고 외부 자극이 있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장난이나 치는 애쉬가 괜히 야속하게 느껴진다.
‘아니, 야속하다…?’
순간적으로 든 감정에 레이라가 놀라고 말았다.
야속하다는 건 상대방에게 정이 있어야 느낄 수 있는 감정인데, 그런 감정을 몇 번 만나지도 않은 상대에게서 느낄 줄이야.
스스로의 감정에 놀란 그녀였으나, 자존심상 그런 감정을 겉으로 표현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레이라는 불만을 표출하기보다 애쉬의 입을 막기 위해 목을 당겨 안으며 먼저 입을 맞췄다.
다 이해한다는 듯 웃고 있는 그의 눈이 거슬렸지만, 이내 그도 눈을 감으며 둘은 다시 서로의 입술에 심취했다.
그러자 그런 옅은 감정들은 금세 흩어지고, 그녀의 머릿속에는 뜨거운 열망만이 남게 되었다.
“츄우, 츕.”
입을 맞추면서도 애쉬는 그녀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검을 주로 쓰는 남자답지 않게 어지간한 여자 이상으로 매끈한 손끝이 유실을 톡톡 건드리거나, 콕 집어보기도 하는 등 가볍게 희롱한다.
“하아….”
입을 맞추고 있던 레이라는 서서히 달아오르는 성감에 잠시 입을 떼고 뜨거운 숨을 내쉬었다.
타인과 혀를 섞고, 만져지는 것은 스스로를 위로할 때와는 그 느낌이 전혀 달랐다.
특히나 여성의 몸에 익숙한 애쉬의 손길은 레이라 자신보다도 그녀의 몸을 잘 안다는 듯 점차 민감한 곳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잠시.”
“…?”
애쉬가 그녀에게 양해를 구하고는 그녀를 뒤에서부터 껴안으며 몸을 살짝 일으켜 앉았다.
레이라는 자신의 등을 단단하게 받쳐 주는 안정감에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며 그의 손길에 순순히 따랐다.
곧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애쉬의 팔이 움직였다. 이번에는 그녀의 위에 엎드려 있을 때와 달리 자유로워진 나머지 한 손도 함께.
한 손은 여태껏 그래왔듯 그녀의 뽀얀 젖가슴으로 향했으나 다른 한 손은 잠깐 그녀의 젖가슴을 주무르다 늘씬한 복부 라인을 쓸며 천천히 아래로 내려갔다.
결코 급하지 않게, 그녀가 자신의 몸을 타고 내려오는 손길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느긋이.
레이라는 점차 자신의 중심에 가까워지는 손길을 느끼며 몸을 떨었다.
잘 빠진 11자 복근을 타고 내려가던 애쉬는 그녀의 귀여운 배꼽을 쏙 쓰다듬고는 속삭였다.
“운동 열심히 하나보네.”
“흐읏, 그렇게 열심히는….”
자신의 귓가에 닿는 숨결에 움찔한 레이라가 힘겹게 대답했다. 흥분에 따라 고조되는 감각은 귓가에 속삭이는 숨결 하나조차도 민감하게 받아들였다.
“강화인간이라고 했던가?”
“…으응.”
애쉬의 물음에 레이라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강화시술은 인간의 형태를 있는 그대로 유지하며 그 근육과 골격에서 낼 수 있는 힘을 초인적으로 늘려준다.
강화인간은 몸 자체를 기계로 대체하는 사이보그에 비해서 낼 수 있는 힘의 크기가 조금 부족했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인간성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인기는 더 좋았다.
오죽하면 일정 수준 이하에서는 강화시술이 사이보그 개조 수술보다도 비쌀 정도로.
“다행이네.”
애쉬도 사이보그보다 강화인간 쪽을 선호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그라도 기계 덩어리로 가득 찬 여체를 안는다는 것에는 거부감이 있었다.
“읏….”
그렇게 말하며 손을 움직인 애쉬에 의해 레이라가 품속에서 작은 신음을 흘렸다. 하복부를 매만지던 그의 손이 드디어 그녀의 공알에 닿은 탓이었다.
“민감해서 좋네.”
음핵을 만질 때마다 자신의 품속에서 느껴지는 생생한 반응에 애쉬가 작게 웃었다.
그녀의 몸은 상당히 민감한 편이었다. 애무라고는 입을 맞추고 젖가슴을 만지며 천천히 그녀의 몸을 타고 흐른 것뿐이었다.
그런데도 그녀의 음핵은 벌써 이리도 먹기 좋게 발갛게 익었고, 그 아래의 틈새에서는 미끈한 습기가 베어 나오기 시작했다.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그렇게까지 된 데에는 애쉬의 손기술 자체가 어지간한 남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것도 있었지만, 레이라의 민감한 몸도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이렇게 야한 몸으로 아직까지 처녀성을 지켰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애쉬는 그녀의 음핵을 살살 자극하며 젖가슴을 만지던 손으로 그녀의 한 손을 이끌었다.
목적지는 당연하게도 그의 중심이었다.
“…!”
안 그래도 뒤로 안기며 엉덩이 쪽에 닿는 그의 남성을 의식하던 레이라가 손에 와 닿는 열기와 단단함에 깜짝 놀랐다.
“그쪽만 즐기면 안 되지.”
“…알겠어. 어떻게 하면 돼?”
“그냥 부드럽게 만져주면 돼. 너무 세게 잡지는 말고.”
진지하게 물어오는 레이라에게 애쉬가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아무리 인간을 벗어난 그라도 남성만큼은 단련할 수 없었다. 만약 레이라에게 다른 생각이 있다면 애쉬 스스로 약점을 내어준 지금이 최고의 기회일 것이었다.
“이렇게 단단하게….”
놀란 것인지 감탄하는 것인지 모를 목소리. 레이라는 자신의 손으로 애쉬의 남성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러자 그의 남성이 살아있는 듯 꿈틀 움직이며 반응했다.
“으음.”
애쉬는 비단결처럼 매끄러운 그녀의 손길이 자신의 남성을 어루만지자 작게 목소리를 흘렸다.
그에 레이라가 물었다.
“…겨우 이런 걸로 기분이 좋은 거야?”
“그럼. 그쪽 같은 미인이라면 숨결만 불어줘도 좋아 죽을 걸.”
머릿속으로 후우, 하고 따뜻한 숨결을 불어주는 그녀를 상상해보니 아래가 다시 한번 불끈한다. 사정까진 무리일지 몰라도 그 직전까지는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았다.
그녀의 질문에 대답한 애쉬는 잠시 쉬고 있던 손을 다시 놀려 그녀의 젖가슴과 음핵을 애무했고, 레이라는 다시 시작된 그의 손놀림을 따라 자신도 애쉬의 남성을 만지작거렸다.
분홍색 유실을 가볍게 만지거나 꾸욱 눌러보기도 하고, 발갛게 솟은 음핵을 톡톡 건드린다.
애쉬는 점차 레이라의 숨이 가빠지는 것을 느꼈다.
“하아…, 흐읏.”
“갈 것 같아?”
“으읏.”
애쉬의 남성을 만지던 손마저 멈춘 채 쾌락에 몸을 떨면서도 고개만큼은 아니라고 저어보이는 그녀.
하지만 애쉬의 감각은 지금 그녀가 가벼운 절정 직전에 다다랐다고 말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자존심은 챙겨보려는 레이라가 귀여웠지만, 더 참기엔 이제 애쉬의 인내심도 한계다. 어서 레이라를 보낸 후, 그녀의 안에 진입하고 싶은 마음만이 가득했다.
애쉬가 템포를 살짝 올렸다. 젖가슴을 만지던 손이 좀 더 과감하게 그녀를 자극했고, 음핵을 다루는 손놀림은 좀 더 빨라졌다.
그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하아…, 아흣. 흡…!.
안타까운 한숨을 흘리던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소리가 커졌고, 그런 자신이 부끄러웠는지 끝내는 그녀 스스로 입을 틀어막아 그런 소리를 숨겼다.
“하읏, 흐윽….”
하얗고 깨끗한 틈새에서는 끊임없이 꿀물이 흐르고 달아오른 음핵이 덜덜 떨린다. 처음에는 거의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던 떨림도 지금은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크게 떨리고 있었다.
레이라의 입을 막은 손 반대손이 쾌락을 이기지 못하고 애쉬의 팔뚝을 꽉 잡아챘다. 그녀의 음핵을 자극하고 있는 쪽 손이었다.
‘어딜.’
그러나 애쉬는 여기서 멈춰줄 생각이 없었다.
이제 절정까지 한 발짝이다. 여기서 멈추면 너무 아쉽지 않겠는가.
자신을 제지하려는 레이라의 손길을 무시한 애쉬가 점차 손을 더 빨리 움직였다. 그에 따라 레이라의 몸도 점차 크게 반응했다.
자신의 품속에서 떨리고 있는 그녀의 가녀린 몸이 너무도 사랑스럽다.
‘지금이다.’
드디어 때가 왔다. 결국 쾌락을 참지 못한 레이라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절정의 순간 애쉬는 그녀의 유실과 음핵을 좀 더 강하게 자극하며 그녀가 더 높은 곳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왔다.
“꺄읏, 아흑…!”
자신의 입을 막고 있던 레이라의 손이 쾌락에 이기지 못하고 떨어졌다. 열린 그녀의 입에서 노골적인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애쉬는 떨리는 그녀의 몸을 껴안으며 하얀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한 차례 절정에 도달한 그녀의 몸이 단숨에 식지 않도록 민감한 옆구리와 허리를 부드럽게 쓸며 애무했다.
절정에 도달한 레이라의 몸은 이후로도 몇 초 동안이나 덜덜 떨렸다. 애쉬는 정성스럽게 그런 그녀의 몸을 어루만졌다.
정상에서 천천히 내려오는 그녀의 입에서 힘 빠진 신음이 흘렀다.
“하으으….”
어느새 애쉬의 품에 몸을 묻다시피 한 그녀가 손을 들어 자신의 눈을 가렸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애쉬가 픽 웃었다.
“부끄러워하긴.”
“…….”
애쉬의 놀림에도 레이라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자신이 애쉬의 품에서 보인 모습이 어지간히도 부끄러웠던 것 같다.
그러나 애쉬는 그런 그녀가 쉴 틈을 주지 않았다.
애쉬의 손길이 자신의 품 안에 기댄 레이라를 부드럽게 침대에 내려놓았다. 그녀는 한 번 즐겼으니, 이제는 그의 차례였다.
“벌써 지친 건 아니지?”
“잠깐…?”
곧장 진도를 이어나가려는 애쉬의 행동에 레이라가 당황한 듯한 반응을 보였지만, 그녀를 내려놓은 애쉬는 아직까지 걸치고 있던 가운을 벗어던졌다. 어둑한 조명 아래 그의 완전한 나신이 드러났다.
“미안하지만 내 인내심도 이제 한계라.”
마음 같아선 잠시 그런 그녀의 기분을 풀어주고 싶었으나 그녀의 절정 하는 모습은 애쉬의 참을성을 완전히 끝장내버렸다.
이렇게 아직 이성적으로 대화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레이라를 앞에 두고 앉은 애쉬는 가운의 앞을 풀어헤친 채 누워있는 레이라를 내려다봤다.
침대 위에 한밤의 벨벳처럼 펼쳐진 어두운 금발과 새하얀 피부. 가는 손목이 눈을 가리고 있는 모습이 더욱 욕망을 자극한다.
둥글고 어깨로부터 이어지는 가녀린 곡선과 늘씬하게 잘 빠진 다리, 희미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11자 복근은 마치 예술품과도 같았다.
그리고 마지막, 아무도 발을 내딛지 않은 새하얀 설원.
음모라곤 솜털만 뽀송한 그곳은 선천적인 무모증인지, 아니면 오늘을 위해 제모를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이제 그곳에 자신이 첫 발자국을 찍다는 것이다.
한 번 절정에 다다랐던 그녀의 하얗고 깨끗한 균열은 이미 준비가 만전이라는 듯 달콤한 애액을 흘리고 있었다.
“눈 뜨고 똑바로 봐. 이제부터 이게 네 안에 들어갈 거니까.”
애쉬가 자신의 남성을 레이라의 배 위에 얹으며 말했다. 흉악할 정도로 커다랗고, 힘줄이 잔뜩 불거진 남성은 그 묵직한 무게감으로 레이라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그런 애쉬의 말에 레이라가 조심스럽게 눈을 가리던 손목을 치우고 자신의 아랫배 쪽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경악했다.
“이, 이게 다 들어가?”
터질 것처럼 흥분한 애쉬의 남성은 그녀의 아랫배를 넘어 배꼽까지 닿고 있었다. 척 봐도 20센티는 되어 보이는 거근이 그녀의 배꼽에 끝물을 흘리며 껄떡인다.
그것을 보며 레이라가 생각했다.
‘저런 게 내 안에 들어온다고?’
배에 저것보다 작은 단검이 꽂혀도 중상인데, 저런 게 들어와 버린다면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
그런 레이라의 두려움을 느꼈는지 애쉬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걱정 하지 마. 이거보다 더 큰 것도 아기도 나오는 곳인데.”
이미 많은 여자들을 상대로 실증된 것이다. 다른 여자들도 처음엔 두려워하던 이들이 많았지만, 결국엔 커다란 무리 없이 그의 물건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그 대답은 레이라를 안심시키기에 부족했다.
“그거랑은 경우가…!”
“쉿. 날 믿어.”
“…흐읏.”
네 소중한 처음을 최고의 경험으로 만들어주겠다. 그렇게 대답하곤 애쉬가 그녀의 젖가슴을 물었다.
애쉬는 젤리 같은 분홍색 유실을 혀끝으로 굴리며 허리를 빼고는 한 손으로 레이라의 균열의 입구에 자신의 물건을 조준했다.
그것을 느낀 레이라의 몸이 긴장에 굳었다.
애쉬의 남성이 레이라의 음부에 문질러지며 그 안에서부터 베어 나오는 꿀물과 쿠퍼액이 질척하게 섞인다.
그렇게 준비를 마친 애쉬는 레이라가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곧장 허리를 끝까지 밀어 넣었다.
“잠까아앗…!!”
투둑.
무언가 가볍게 걸리는 느낌을 단숨에 꿰뚫는다.
순식간에 뱃속 가장 깊은 곳을 두드리는 느낌에 레이라의 허리가 퍼뜩 떠올랐다.
갑작스런 고통과 충격에 떡 벌어진 입이 닫힐 생각을 않는다.
그래서 애쉬는 자신의 입으로 그녀의 입을 막아주었다.
“츄웁.”
그리고 굳어있는 레이라와 혀를 교환하며 그녀의 안을 느꼈다.
‘좁아. 그리고 따뜻해.’
그녀의 뱃속은 무척이나 따뜻하고 좁았다. 앞선 절정으로 조금 풀려있긴 했으나, 역시 첫 경험인 사람이 그것만으로 애쉬의 거근을 온전히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었다.
게다가 방금 레이라의 안으로 진입하며 남성의 끝에 걸리던 느낌. 그건 분명 처녀막일 터.
이대로 그냥 움직이면 분명 많이 아플 것이다.
멋대로 허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끓어올랐지만, 애쉬는 그것을 찍어 누르며 레이라의 몸을 천천히 애무했다.
젖가슴과 배꼽, 음핵을 번갈아가며 살살 만져준다. 처녀 상실의 고통이 최대한 쾌감에 묻히도록.
그런 애쉬의 정성이 헛된 건 아니었는지 레이라가 곧 정신을 차리곤 자신에게 입 맞추고 있는 애쉬의 상체를 밀어냈다.
눈가에는 고통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 때문인지 모를 눈물을 한 방울 맺은 채 외쳤다.
“당신, 갑자기…!”
“천천히 넣었으면 더 아팠을 걸.”
이 또한 ‘달의 꽃’을 다니며 머리를 올리는 처녀들의 첫 경험을 여럿 도와준 애쉬였기에 확신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런 말은 통하지 않았다.
레이라는 자신의 위에 올라탄 남자를 그 도도한 눈매로 노려봤다.
그에 애쉬는 어쩔 수 없이 사과하듯 먼저 물었다.
“많이 아파?”
“…이 정도는 괜찮아.”
“그런 것치곤 눈가에 눈물까지 살짝 맺혔는데.”
“이건 그냥, 익숙하지 않은 고통이라서.”
눈가를 가리키며 지적하는 애쉬의 말에 레이라가 급히 그것을 닦아냈다.
실제로 총에 맞거나 칼에 찔려본 경험도 있을 레이라였으나 가장 소중한 곳을 꿰뚫리는 고통만큼은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애쉬는 그것을 보며 티 나지 않게 웃었다. 괜히 겉으로까지 웃었다가 그녀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은 원치 않았다.
그럼 이제는 본격적으로 들어갈 때다.
“그럼 슬슬 움직인다.”
“움직인다고…?”
아직 뱃속의 통증이 남아있는지 레이라가 걱정했지만 애쉬는 일단 천천히 허리를 빼는 것으로 답했다.
도도한 품종묘인 줄 알았더니 이렇게 약한 모습도 보이는데, 그 사랑스러움을 보면서 참고 있는 것도 고역이었다.
“읏….”
레이라가 미약한 통증에 신음했다.
쯔즈즉.
애쉬의 남성이 레이라의 균열 속에서 나가려 하자 딱 달라붙은 그녀의 속살이 딸려 나오며 야한 소리가 울렸다.
결코 큰 소리는 아니었으나, 음악하나 없이 사위가 조용한 가운데에서는 둘 모두 들을 수 있기에 충분히 소리였다.
그를 들은 레이라의 얼굴이 붉어졌다.
“어때, 아파?”
“…참을만해.”
허리를 어느 정도 뺀 애쉬의 물음에 레이라가 대답했다.
첫 경험의 통증은 개인차가 좀 있다는데, 그녀의 경우에는 그렇게 오래 가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그런 대답에 안심한 애쉬는 그대로, 쿵.
그녀의 가장 안쪽까지에 위치한 육벽까지 남성을 박아 넣었다.
레이라의 따뜻한 뱃속이 어딜 갔었냐는 듯 그의 물건을 반겼다.
“흐으읏, 또…!”
뒤늦게 레이라가 미간을 찡그리며 작게 항의했지만 이미 그는 참을 만큼 참았다.
첫 경험에 대한 배려도 여기까지였다.
“내가 자꾸 귀엽게 굴면 배려고 뭐고 없다고 했지.”
“뭐, 뭐?”
“이제 내 마음대로 한다.”
쯔즉, 쯔즈즉.
당황한 얼굴의 레이라를 아래 깔고 애쉬가 본격적으로 허리를 움직였다. 끈적한 소리가 침실에 울리기 시작했다.
“읏, 흐읏…!”
거근이라는 말에 어울리게 커다란 귀두가 질 내의 주름을 모조리 펴기라도 할 듯 거세게 긁고 지나간다.
아무리 파과의 통증이 적은 편이라고는 해도 방금 찢어진 곳을 커다란 기둥이 쭉 밀고 가는 것이다. 통증이 아주 없을 수는 없었다.
“하아, 하윽.”
그러나 애쉬는 점점 그녀의 목소리가 변해가는 것을 느꼈다. 통증에 의한 신음소리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목소리가 달콤해진다.
그뿐 아니라 그의 남성을 감싸오는 육벽의 감촉 또한 변했다.
처음에는 그저 사용되는 것처럼 수동적이던 그녀의 몸이었지만 서서히 애쉬의 움직임에 적응하고 있는 것인지 들어올 때는 풀리고, 나갈 때는 가지 말라는 듯 꾸욱 조여 온다.
“후우.”
레이라의 달콤한 신음소리를 들으며 잘록한 골반을 잡고 허리를 흔들던 금새 애쉬는 사정감이 치미는 것을 느꼈다.이렇게까지 빠르게 느껴본 적은 없었는데.
육체적 쾌락도 쾌락이었지만, 그녀만한 미인의 처음을 취한다는 정신적 고양은 이제까지 그가 느껴본 적 없는 수준이었다.
물론 사정이라는 것은 육체반응에 불과한 만큼 억지로 참으려 하면 언제까지고 참을 수 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그럴 이유가 없었다. 어차피 밤은 길고 그의 체력은 넘쳐났으니까.
어차피 체력도 넘치고 몇 번이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면 굳이 쾌락을 더 참을 필요가 있겠는가.
레이라의 꿈틀거리는 육벽은 그녀도 곧 다시 절정에 이르리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이미 한 번 가벼운 절정에 도달했던 그녀의 몸은 다시 끓어오르는 것도 빨랐다.
'동시에 맞추면 되겠군.'
애쉬는 그녀에게 찔러 들어가는 허리의 템포를 올렸다.
지금까지는 부드럽게 그녀를 위한 왕복운동을 했지만, 제대로 쾌락을 느끼기 시작한 지금부터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골반을 잡고 허리를 탕탕 박아 넣는다. 레이라의 탱탱한 둔부와 그의 치골이 부딪히며 찰진 소리를 울렸다.
척, 척, 척.
“아흣! 흑, 잠깐, 잠까안…!!”
레이라가 애타게 애쉬를 불렀다. 그러나 애쉬는 멈추지 않고 오히려 움직임을 더 가속했다.
푹쩍, 푹쩍. 애쉬의 남성이 들락거리는 그녀의 균열에서 하얀 거품이 일어나며 끈적한 애액이 줄줄 흘렀다.
“안 돼! 안 돼앳…!”
“후욱, 안되긴.”
레이라는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무언가 오고 있다. 직전에 느꼈던 가벼운 절정과는 차원이 다른 무언가가.
몸이 통제를 벗어나 벌벌 떨렸다. 애쉬는 그녀의 몸이 떨리며 자신의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작하자 자신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꽉 안았다.
강제로 품에 붙잡혀 정신이 나갈 것 같은 쾌락을 주입받던 레이라의 입에서 비명 같은 신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뇌수가 불타는 것 같은 쾌락이 그녀의 이성을 끊어버렸다.
그녀의 질벽이 강하게 수축하며 애쉬의 남성을 빨아들였다. 동시에 애쉬도 허리를 끝까지 박아 넣으며 바짝 당겨져 있던 사정감을 탁 풀어놓았다.
그의 남성을 타고 용암처럼 뜨거운 백탁액이 치솟았다.
“흐윽, 하으으윽!!”
“큭…!”
뱃속 가장 깊은 곳에 뜨거운 정액이 울컥울컥 쏟아진다. 한 순간 긴장이 풀린 애쉬의 몸이 레이라의 배 위에 늘어졌다.
빈틈하나 없이 전신을 맞댄 애쉬는 그녀와 자신이 뒤섞이며 하나가 된 것 같은 일체감을 느끼며 만족스런 숨을 내쉬었다.
“후우우….”
남자는 시각적인 것에 가장 큰 쾌락을 느낀다고 하던가. 그의 평생에 있어 여성과 관계를 맺고 이런 충족감을 느끼는 것은 정말 처음이었다.
그렇게 삼십 초 정도를 그녀의 몸을 덮고 있었을까. 곧 상체를 일으킨 애쉬가 레이라의 상태를 살폈다.
“흐으으….”
정도를 넘은 쾌락에 작은 경련을 일으키는 몸과 간헐적으로 수축하는 육벽.
눈꼬리에는 눈물을 맺은 채 고개를 떨군 레이라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작은 신음만을 흘리고 있었다.
애쉬는 한 차례의 사정에도 불구하고 굳건하게 서있는 자신의 물건을 빼지 않은 채 레이라의 몸을 가볍게 주물러주며 그녀가 깨길 기다렸다.
“흐윽.”
몇 분 지나지 않아 레이라는 정신을 차리고 힘겹게 고개를 들었다.
“정신 차렸어?”
“대, 체….”
띄엄띄엄 말하는 그녀는 깨어나긴 했지만 완전히 멀쩡한 상태는 아닌 것 같았다.
애쉬는 그런 그녀에게 잠시간의 휴식을 주기도 할 겸 장난스럽게 물었다.
“그렇게 기분 좋았어? 정신을 놓을 만큼?”
“정신을, 놓아…?”
“어. 몇 분 정도.”
애쉬의 대답에 레이라는 심장이 터질 것만 같던 마지막 순간을 떠올렸다.
정말로 이러다 죽는 건 아닐까 싶었던 지독한 쾌락도.
‘이게 섹스…?’
그녀가 생각했다. 애쉬와의 관계가 선사한 쾌락은 그녀가 알던 그 무엇과도 달랐다.
가벼운 효과의 마약도 제법 사용해본 레이라였으나 그조차도 지금과는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
온갖 고통을 다 느껴본 그녀가 잠시 정신을 잃을 정도의 쾌락이라니.
그녀도 성지식이 없었던 건 아니었기에 모두 그녀와 같은 쾌락을 느끼는 건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그녀의 부하들이 섹스에 집착하는 이유도 알 것 같았다.
이건 분명 어지간한 마약 이상으로 치명적일 것이다. 그 위험성을 느낀 레이라가 주의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몸을 일으키려 할 때였다.
“어딜.”
애쉬가 그녀의 몸을 꾹 눌러 다시 침대에 눕혔다.
“끝… 아니었어?”
애쉬에 의해 다시 눕혀진 레이라가 물었다.
그녀가 성지식에 따르면 남성은 한 번 관계를 맺으면 못해도 수십 분은 쉬어야 했다.
그러나 애쉬는 그런 그녀의 성지식을 부정했다.
“무슨 소리야. 이제 시작인데.”
“…뭐?”
“이거, 안 느껴져?”
애쉬가 여전히 그녀의 뱃속에 위치한 자신의 남성을 꿈틀 움직였다. 레이라의 따뜻한 육벽에 감싸여 있는 그의 물건은 여전히 단단하게 자신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정신이 희미해 여전히 자신의 안에 들어와 있는 애쉬의 남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그녀였으나, 지금의 움직임에 그 상태를 여실히 느꼈다.
그녀의 안에 들어와 있는 애쉬의 물건은 사정 직전과 크게 다를 게 없을 정도로 건강한 상태였다.
‘설마.’
그것을 느낀 레이라의 안 그래도 하얀 얼굴이 더 창백하게 변했다.
그것을 본 애쉬가 그녀의 생각이 맞는다는 듯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오늘은 잘 생각 마.”
“안 돼, 죽어버려….”
“안 죽어.”
“흐윽!”
“이번엔 뒤로 해보자고.”
“아…♡”
애쉬의 몸이 레이라를 뒤에서부터 덮쳤다. 레이라의 가녀린 몸이 애쉬의 손길에 따라 움직였다.
그렇게 광란의 밤이 시작됐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