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사이버펑크 게임 속 칼잡이가 되었다-87화 (87/230)

〈 87화 〉 5. 후계경쟁(11)

* * *

도저히 여든이 넘은 나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정정해 보이는 저 남성이야말로 이 거대한 도시에서 손에 꼽히는 기업체, 유성그룹을 손에 쥔 거인이었다.

그, 유진혁 회장은 항상 그래왔듯, 인자한 시선으로 자신의 손녀를 바라봤다.

자신의 손녀가 죽을 뻔 했던 지난밤의 일을 알고 있을 텐데도.

유진혁 회장은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사람처럼 태연하게 서령에게 물었다.

“그래, 이른 아침부터 무슨 일이냐. 우리 예쁜 손녀가 이 할애비랑 같이 식사라도 하고 싶었던 게야?”

“…회장님.”

낮은 목소리로 자신의 조부를 부른 서령이 이를 악물었다.

이곳까지 오며 많은 생각을 했다. 자신의 조부인 유진혁 회장과 만나면 무슨 말을 할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대해야 할지.

하지만 그 모든 생각은 지금에 와서는 완전히 헛것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지금 유진혁 회장이 보이고 있는 태도를 보자 머릿속이 새하얘질 만큼 강렬한 배신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서령에게 붙여줬던 에아임이 행방불명 됐다는 사실도, 서령이 지난밤에 겪었던 일도 모두 알고 있었을 터다.

하지만 저 태도는 무엇인가.

그런 것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자신을 반기고, 평소처럼 인사하고 있었다.

전 날 별 일이 없었다면 항상 같은 조부의 태도에 그녀도 약간의 어리광을 부렸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의 서령에게는 그것이 마치 놀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전날 그녀가 겪었던 죽음의 위기도, 행방불명된 에아임의 존재까지도 조롱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녀가 크게 상심하고 충격 받았을 것을 알고 있음에도…!

“…설마 모르셨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어째서 그냥 지켜만 보고 계시는 거죠?”

“응? 뭐가 말이냐. 우리 손녀딸에게 할애비가 서운하게 한 게 있었던가?”

“회장님!!!”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며 떠드는 유진혁 회장에게 끝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한 서령이 소리쳤다.

본인이 선언한 후계경쟁으로 인해 모든 것이 시작됐음에도 어떻게 저런 천연덕스런 얼굴로 모르는 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곳에 오면서까지만 해도 가슴 속 깊은 곳에 가라앉혔다고 생각했던 온갖 감정들이 순식간에 머리끝까지 차올랐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감정은 역시나 배신감과 분노.

얼마나 화가 났던지 그녀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을 정도다.

하지만 유진혁 회장의 평온한 표정은 그런 그녀의 분노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허허. 알겠다, 알겠어. 너무 무섭게 부르지 말거라. 할애비가 손녀에게 장난도 못 치겠구나.”

“저는 지금 제 할아버지가 아니라 유진혁 회장님을 뵈러 온 겁니다!”

서령의 화난 목소리가 다시 한 번 회장의 사무실에 울렸다.

그 대답에 유진혁 회장은 느긋하게 컵을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입을 열었다.

“서령아, 나는 소중한 손녀에게까지 그런 사무적인 관계로 남고 싶지는 않구나. 이 할애비를 이해해주지 않겠느냐? 다 너를 위한 일이었단다.”

“그게, 그게 저를 위한 일이었다고요?”

서령은 그 어처구니없는 말에 분노가 아니라 헛웃음이 나올 뻔했다. 그게 모두 자신을 위한 일이었다고?

에아임이 행방불명된 것도, 자신이 죽을 뻔한 것도, 그녀의 주변인들이 위기에 처했던 것도. 그 모든 게 자신을 위한 일이었다?

지난밤 서령은 진짜로 죽을 뻔 했다. 애쉬의 코트가 아니었다면 진작 총에 맞아 죽었을 것이며, 마지막에 그녀를 찾은 적 또한 방심하지 않았다면 단숨에 살해당했을 것이다.

아직도 그녀의 몸에는 지난밤의 총격에 의한 멍이 가득했으며, 단검에 베인 손은 움직일 때마다 날카로운 통증을 일으켰다.

정말 운이 좋았다.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기적 끝에 겨우 살아 돌아왔는데, 그런 것들이 모두 자신을 위한 일들이었다고?

만약 그녀가 죽었다면, 그 때도 그녀를 위한 일이었다고 떠들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자 자리에 앉아 인자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조부, 유진혁 회장이 다른 사람처럼 보이는 것 같았다.

여기 앉아있는 건 이미 그녀의 기억 속에 좋게만 남아있던 할아버지가 아니다.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저 가면 뒤로 더없이 차가운 무언가와 눈이 마주친 것 같았다.

“어떻게, 어떻게 그런….”

그 뒷모습을 보니 구역질이 났다. 여태껏 자신에게 보여줬던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 서령의 반응에 유진혁 회장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토닥였다.

하지만 서령에겐 그 모든 게 너무도 역겹게 느껴졌다.

“이 할애비가 네겐 정말 많은 배려를 했다는 걸 알아주려무나.”

“하, 하하. 배려요….”

배려, 배려라. 서령이 되뇌었다. 유진혁 회장의 말에 지난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유진혁 회장에게 인정받기 위해, 그리고 그 이름을 더럽히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살아온 날들이 떠오른다.

어릴 때부터 그녀는 유성그룹의 직계로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남들에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죽을 것처럼 노력하며 살아왔다.

누구도 직접적으로 강요하지 않았으나, 모든 이들의 눈길이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는 모든 곳에서 최고가 아니면 안 된다고.

아주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평생을 조부의 이름에 먹칠하지 않기 위해 살아왔는데. 결국 평생을 위해온 조부 또한 그녀를 하나의 도구처럼 바라볼 뿐이었다.

만약 이번에 죽었다면 성능이 좀 더 떨어지는 도구여서 그냥 망가진 셈 치고 지나가지 않았을까.

짧은 삶을 돌아보던 그녀의 마음속에 회의감이 돌았다. 나는 대체 뭘 위해서 살아온 거지?

온 몸에서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 유진혁 회장에게 잔뜩 벼르고 있던 말들도 저편으로 가라앉았다.

어차피 그녀 혼자만이 특별하게 여기던 관계다. 거기에 대고 따진다고 무슨 의미가 있을까.

서령은 더 이상 무언가를 얘기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허탈한 웃음을 짓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

“…잘, 아주 잘 알았어요. ……이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회장님.”

“그래? 식사라도 같이 하지 않고.”

“돌아가 보겠습니다.”

끝까지 같은 태도를 고수하며 그녀를 대하는 유진혁 회장.

그에게 등을 보이고 돌아선 서령은 자신의 눈앞이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뺨을 타고 뜨거운 눈물이 흐른다.

불과 하루.

단 하루 만에 서령은 인생에 다시없을 쓰디쓴 경험을 몇이나 겪고 말았다.

* * *

철컥, 부드러운 소리와 함께 문이 닫히고 잠금장치가 걸리는 소리가 울렸다. 서령이 사무실을 벗어나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유진혁 회장의 얼굴이 평소의 싸늘한 모습을 되찾았다.

그가 그런 미소를 보여주는 건 유서령, 그의 손녀와 있을 때밖에 없었다.

서령이 있을 때는 잠자코 있던 중년의 여성 비서가 그에게 다가왔다. 그의 수석비서였다.

“아가씨께서 많이 상심하신 듯합니다, 회장님.”

“그렇겠지. 하지만 필요한 일이다.”

수석비서의 말에 유진혁 회장이 대답했다. 유서령, 그 아이는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가족에 이어 이제는 자신에게까지 배신당한 느낌을 받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알고 있음에도 유진혁 회장은 서령의 생각을 정정하거나 자신의 행동을 해명하려하지 않았다.

그가 서령에게 한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다른 형제자매들보다 10년 이상 늦게 태어난 서령을 가장 애지중지했으며, 그 아이를 누구보다도 배려했다.

어릴 적부터 서령에게 붙여뒀던 비서는 처음부터 일반적인 사람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업무 능력을 갖고 있었으며, 이십대 초반, 어린 서령에게 유성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미래전자의 상임이사 자리를 내어준 것도 그였다.

또, 아직까지 미래전자의 사장과 부사장이 후계경쟁에서 중립을 지키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었던가.

모두 유진혁 회장이 직접 개입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는 서령이 고용한 해결사, 애쉬 론모어의 정보마저도….

“하지만 이렇게 급하게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오히려 늦었다, 아헤인. 진작 이렇게 해야 했어.”

걱정스런 수석비서의 목소리에 유진혁 회장이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걱정스런 얼굴로 서령이 나간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유진혁 회장은 그런 그녀를 향해 설명했다.

“그 아이는 너무 나약해. 의지가 약한 건 아니지만 누군가와 싸우고자 하려는 생각 자체가 없지.”

유진혁 회장은 이미 서령보다 10여년 앞서 출발한 다른 경쟁자들과 싸울 수 있도록 최대한의 도움을 준 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서령은 너무 나약했다.

너무도 애지중지하며 키운 탓일까. 기본적으로 욕망이라고 할 것도 거의 없었고, 현재의 삶에 만족하고 살아가고 있었다.

유서령 스스로는 그런 삶을 좋아했지만 유진혁 회장은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선 안 된다, 언제까지나 온실 속 화초로 남을 수는 없었다. 멀든 가깝든 결국 현실은 그 아이에게도 찾아올 것이고, 유진혁 회장은 서령이 그런 현실에 맞서 싸울 수 있길 바랐다.

“하지만 아시지 않습니까. 유서령 아가씨는 전날 밤, 실제로 살해당할 뻔 하셨습니다.”

비서가 회장에게 말했다. 유진혁 회장은 같은 핏줄을 이은 자신보다도 부모나 가족같은 감정을 내보이는 비서의 말에 턱을 짚었다.

그도 알았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건 극약처방이다. 너무도 독해 약을 먹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진행했다. 물론 자신의 손녀딸이 죽는 것은 결코 바라지 않았지만, 다가오는 위험에도 손쓰지 않았다.

만약 유서령이 이번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죽었다면?

그럼 무척이나 슬퍼했겠지. 어쩌면 이미 수십 년 전에 잊은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필요한 일이었다.”

유진혁 회장은 자신에게 되뇌듯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뒀다고 해도 서령은 시험에 던져졌을 것이다.

현대 과학과 의학은 과거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지만, 그럼에도 인간의 수명을 혁신적으로 늘리지 못했다.

유진혁 회장, 그의 나이도 여든이 넘었다. 지금이야 관리를 잘해 정정하지만 몇 년 만 지나도 급격히 쇠약해질 것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을 것이다.

지금 이 후계경쟁에서 서령을 보호해준다고 해도 그가 죽고 난 뒤는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실행한 도박이었다.

결과적으로 서령은 버텨냈으며, 이제는 현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타인을 향해 분노를 표출할 수 있게 됐다. 그것만이 중요했다.

“…회장님의 뜻이 그러시다면 제가 더 이상 왈가왈부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저는 차라리 아가씨께서 평범한 삶을 살았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평범한 삶이라….”

유진혁 회장이 의자를 돌려 유리로 된 벽면 바깥을 내다봤다.

이곳, 드높은 유성 타워의 꼭대기 층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은 이렇게 창밖을 내다보면 온 세상을 발밑에 둔 것처럼 내려다 볼 수 있게 된다.

저 아래 지상에서 개미처럼 움직이는 인간들과 바삐 달리는 차량들. 유진혁 회장은 그것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래, 아이가 평범한 삶을 살게 할 수도 있었겠지.

어쩌면 그 아이에게는 그것이 가장 행복한 삶일 수도 있었을 테고.

하지만 그도 인간이라는 것일까. 차가운 피가 흐른다는 소리까지 듣던 자신이 설마 이런 생각을 하게 될지는 몰랐다.

이건 그저 그의 욕심에 불과하지만.

가급적 이 모든 것을 다른 자식 손주들이 아니라 서령이 물려받았으면 했다.

잠시 창밖을 바라보던 유진혁 회장은 곧 다시 사무실 안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그러고 보니, 에아임. 그 친구의 상태는 어떻던가.”

“……이 조금 있긴 하지만 금방 업무에 복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거 다행이군. 회복되면 바로 보내게.”

상심이 클 텐데 옆에서 위로해줄 사람이 있으면 조금 낫겠지.

그런 유진혁 회장의 짧은 중얼거림을 마지막으로, 다시 사무실은 적막에 빠지며 업무에 집중했다.

* * *

검은 머리칼과 검은 눈동자. 각진 금테 안경을 쓴 남자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유성중공업의 사장, 유선혁이었는데 며칠 전부터 계획했으며, 바로 지난밤 실행됐던 일에 대한 보고서를 몇 번씩 다시 읽고 있었다.

“…이걸 믿으라고 적어둔 건가?”

언젠가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 다시 한번 튀어나왔다.

결과적으로 전날 실행됐던 그의 계획은 실패했다. 그것도 처참히.

현장에 갔던 쉰 명 중 태반이 죽었고, 상대방의 피해는 비서 하나가 행방불명. 거기에 목표물이 약간 다친 것 외에는 없다.

목표물인 유서령은 사실상 전투력이 없고, 경호팀도 떨어져 있어 다른 인원이라곤 셋밖에 없었는데도 실패한 것이다.

보고서에는 그 원인이 적혀있었는데, 유서령이 최근 고용한 해결사 하나가 쉰 중 절반 이상을 썰어버리고 나머지도 쫓아가 처리했단다.

유선혁은 이게 어느 판타지 소설 속 내용을 적어놓은 것인지 아니면 진짜 현실인지조차 헷갈릴 지경이었다.

그가 현장에 있었으며 지금 읽고 있는 보고서를 써 올린 안경잡이를 불러 얘기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할 때였다.

그의 사무용 책상 위에 있는 벨이 작게 울리고,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띵동. 사장님, 동생 분께서 찾아오셨습니다.

“….”

동생? 어느 동생인지 물어볼 필요도 없다. 유성증권의 부사장인 유상혁일 것이다. 아마 자신이 실패했다는 소릴 듣고 신나서 놀리러 왔겠지.

일전에 자신도 유상혁이 무언가를 실패했을 때 뭐라고 한 게 있었으니.

벌써부터 오르는 짜증과 화에 미간을 짚은 유선혁이 벨을 누르고 말했다.

“…들어오라고 해.”

­ 예.

유선혁이 대답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철컥, 문고리 돌리는 소리와 함께 듣기 싫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 형. 이번에 실패했다며?”

노크도 없이 들어와선 재수 없는 말투로 지껄인다. 유선혁은 싱글벙글 웃고 있는 면상에 주먹을 꽂아버리고 싶은 것을 참았다.

“앉기나 해.”

“알겠어, 알겠어. 우리 형님이 시키는 대로 해야지.”

유선혁 자신과 마찬가지로 검은 머리칼과 눈동자. 악동 같은 미소를 지은 동생, 유상혁이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둘은 후계경쟁이 시작되기 전부터 다른 형제자매들을 쳐내기 위해 전략적 동맹을 맺은 상태였다. 특히 유성제약 부사장, 유선화와 유성물산 부사장 유성혁이 이란성 쌍둥이며 워낙 잘 어울렸기에 이쪽도 좋든 싫든 둘이 동맹을 맺을 수밖에 없었다.

막내인 서령이야 사실상 경쟁자 취급도 하지 않았고.

자리에 앉은 유상혁이 놀리듯 물었다.

“형, 형도 실패했다며? 나한테 그렇게 뭐라고 하던 잘난 형님께서는 왜 실패하셨대?”

“닥치고 이거나 봐라.”

유선혁은 설명하는 대신 자신이 들고 있던 보고서를 툭 던져 넘겼다. 유상혁은 잘도 그걸 잡아 확인했다.

그리고 몇 분 후. 보고서를 들여다보던 유상혁이 호들갑을 떨었다.

“우와. 뭐야, 이거? 진짜야?”

“그렇다고 하더군.”

저 보고서의 내용이 진짜가 아니고서야 유서령이 빠져나간 게 말이 안 된다.

전에 한번 간을 본 뒤, 제법 실력은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숫자를 잔뜩 불린데다 그 비싼 '총잡이들의 여명'까지 고용했는데 쉰에 달하는 숫자가 그런 녀석들을 못 잡았다고?

아무리 현장 지휘관이 머저리라고 해도 일반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와…. 진짜 대단한 놈이긴 한가보네. 난 우리 막내가 웬 슬럼의 해결사를 천만 크레딧도 넘게 주고 고용했다길래 미친 건 줄 알았더니.”

“뭐?”

유선혁이 동생의 입에서 나온 말에 의문을 표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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