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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 게임 속 칼잡이가 되었다-119화 (119/230)

〈 119화 〉 5. 후계경쟁(43)

* * *

“윽, 젠장. 신경 같은 건 괜히 삽입해달라고 해서….”

이제는 한쪽 다리뿐 아니라 다른 팔다리까지도 거의 잘려나간 조인 디아벨이 애쉬에게 끌려오며 신음했다.

애쉬는 그런 그에게 시선 한번 주지 않고 다른 일행들이 대기 중인 곳까지 돌아갔다.

그리고 곧 시작된 심문.

그 첫 번째 대상은 조인 디아벨이 아닌 유선혁, 유상혁 형제였다.

“저, 정말이야! 우린 진짜 그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니까…!”

“놈들이 생각보다 더 미친놈들이었다고!”

애쉬에게 한번 얻어터진 뒤 총까지 두 발 맞은 유상혁은 물론이고, 그것을 옆에서 보았던 유선혁까지 심문에 필사적으로 응했다.

앞전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 그것을 본 애쉬가 유명한 격언을 하나 떠올렸다.

‘역시 짐승들은 한 번 제대로 패놔야 말을 듣는다니까.’

저것들은 인간이라고 보기도 아까운 짐승들이다. 말 자체가 통하지 않으니 무력을 동원하는 것이 최고의 수단이었다.

그렇게 그들에게서 어느 정도의 얘기를 들은 애쉬가 고개를 돌려 다른 일행들에게 물었다.

“그렇다는데? 어떻게 생각해.”

“아무래도 저쪽은 정말 몰랐던 듯합니다. 그 ‘악마’라는 놈들에게 일방적으로 끌려 다닌 것 같더군요.”

“맞아요. 딱히 더 아는 것도 없는 것 같고.”

“…그렇다고 저들의 죄가 없어지는 건 아니에요.”

자신들로 인해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알았으면서도 미리 알리거나 막으려는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다.

불안해하긴 했지만, 어떻게든 자신들이 그룹을 가질 수 있다면 상관없을지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저 둘은 공범이나 다름없었으며, 그런 만큼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은 져야했다.

흥분됐던 감정을 가라앉혔지만, 이번에는 너무도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의 서령.

이곳의 모든 게 끝난다면 저들은 대가를 치러야만 할 터였다. 만약 그것을 회피하려 한다면 그녀가 어떻게든 치르게 만들 것이었고.

서령의 어두운 눈빛을 받은 유선혁과 유상혁 형제가 몸을 움찔 떨며 시선을 피했다.

“그럼 이쪽은 더 들을 것도 없는 것 같으니, 저쪽한테 자세한 얘기를 들어보자고.”

한심한 눈으로 형제를 한번 바라본 애쉬가 벽에 기대어 앉은 채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조인 디아벨을 턱끝으로 가리켰다.

완전히 포기한 것일까. 바깥에서 여기까지 끌려올 때도, 그리고 끌려온 다음에도 이상할 정도로 얌전한 녀석.

아마 녀석도 여기서 살아나가지 못할 것을 알고 있을 텐데 발작도, 뭣도 없이 얌전했다.

“이봐.”

“아, 드디어 내 차례인가, 친구.”

다른 일행들보다 앞서 다가간 애쉬가 그를 불렀고, 그에 고개를 들어 올린 조인 디아벨이 무덤덤하게 반응했다.

애쉬는 그런 그를 보며 진심으로 조언했다.

“그래, 네 차례지. 묻는 말에만 순순히 대답해. 그럼 살려준다곤 못해도 고통 없이 보내줄 테니까.”

“하하, 그거 고마운 말이군. 뭐가 궁금하지?”

“그건 여기 이 녀석이 물어볼 거야. 난 말 재주가 없어서.”

“제가 해요?”

“어.”

조인 디아벨의 물음에 애쉬는 자신 대신 빌헬름을 내세웠다. 원래 같았으면 서령에게도 함께 맡겼겠지만, 지금은 서령의 감정이 좋지 않은 만큼 자제했다.

얼결에 애쉬 대신 조인 디아벨을 심문하게 된 빌헬름은 곧 진지한 태도로 심문을 시작했다.

“그럼 먼저 물을게요. 당신들의 목적은 뭐죠?”

“그건 말이지…….”

하나하나 던져지는 질문과 거기에 돌아오는 답변들.

조인 디아벨의 심문은 심문이 아니라 일상적인 대화라도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조인 디아벨은 자신에게 건네지는 모든 질문에 솔직하게 답했고, 빌헬름은 그런 정보들을 종합하며 머릿속에서 정리했다.

“이 저택을 총 4개 구역으로 나눠 주요 인물들을 잡아놓는 게 임무였단 건가요?”

“그래. 그 중에 필요 없는 놈들은 적당히 처리하고 말이지.”

“후안이라고 했던가? 그 놈 얘길 들어보니 그 와중에 살생부 같은 게 있었던 모양인데.”

“살생부? 살생부라, 그거 딱 맞는 표현이군. 그런 게 있긴 했지.”

애쉬의 말에 조인 디아벨이 긴장도 없이 웃으며 대답했다.

애쉬가 들었던 대로 죽여선 안 될 이들과 죽여야 하는 이들의 우선순위가 정해진 차트가 있었다.

조인 디아벨과 후안 뿐 아니라 다른 테러범들도 그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고.

빌헬름은 죽음을 앞둔 그가 어떻게 그런 태도를 보일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착실하게 정보를 모아 정리했고, 곧 사건의 전말을 알 수 있었다.

잠시 조인 디아벨을 두고 일행 모두를 모은 빌헬름이 자신의 머릿속에서 나온 결론을 알렸다.

“저쪽 머저리 형제들이랑 이쪽에서 나온 정보를 종합해본 결과 저들이 하려던 건 하나밖에 없어요.”

테러를 위장한 습격으로 머저리 형제의 경쟁자 및 그 지지자들을 티 나지 않게 제거. 그리고 둘 중 하나를 회장으로 만든 다음 유성 그룹 전체를 집어 삼키는 것이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 정도로 심플하지만, 그런 계획을 실현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방법.

유성의 보안을 완벽하게 뚫고, 또 거기서 시간을 끈다는 것에서부터 어지간한 실력으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

하지만 저들, ‘웃는 악마’는 그것을 수월하게 해냈고, 실제로 계획을 실현시키기 직전까지 왔으며 최소한의 투자로 어마어마한 리턴을 뽑아낼 수도 있었다.

이 자리에 ‘애쉬 론모어’라는 거대한 변수가 없었다면 말이다.

맨손으로 무장한 수십의 인원을 순식간에 쓸어버릴 수도 있는 괴물의 존재는 그들에겐 재앙과도 같은 일이었다.

“정말 운이 좋았어요. 들어보니 경쟁자들을 적당히 처리한 다음 빠지려고 했던 모양인데, 애쉬 씨가 없었으면 후계경쟁은 여기서 완전히 끝나고 유성 그룹까지 놈들 손에 넘어갔을지도 몰라요.”

“…….”

정말 다행이라는 듯한 빌헬름의 목소리에 서령이 조용히 애쉬를 바라봤다.

빌헬름의 말대로 이 상황은 운이 좋았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애쉬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기는커녕 한참 전에 경쟁자들에 의해 목숨을 잃었거나 어딘가로 도피할 수밖에 없었겠지.

그런 점에서 그를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다.

빌헬름은 그렇게 결론을 낸 뒤에도 자잘한 것 몇 가지를 더 물었고, 조인 디아벨은 그런 물음에도 친절히 답했다.

“이번 계획에 동원된 인원은 몇 명이죠? 그리고 이곳 시스템을 해킹한 해커들은요?”

“인원은 나를 포함한 간부 넷과 그 밑의 80 명 정도. 해커들은 아니고, 간부 중 하나가 해커지. 직접 보진 못했지만 해킹 실력이 대단하다더군.”

이곳의 시스템을 해킹한 것도 한 명의 해커의 솜씨라는 말에 빌헬름의 표정이 조금 복잡하게 변했다.

솔직히 지금의 빌헬름도 이렇게 아무런 흔적도 없이 최고 수준의 보안 시설을 뚫을 자신은 없었는데, 그걸 혼자 한 사람이 있다니.

특기가 조금 다르긴 했지만 ‘웃는 악마’의 간부 중 하나라는 해커는 어쩌면 빌헬름 이상의 실력을 지닌 실력자일 수도 있었다.

“그럼 대충 필요한 정보는 다 얻은 건가?”

“…네.”

애쉬의 물음에 빌헬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테러에 대한 정보는 대략적으로 모두 얻었으니 따로 더 들어야 할 얘기는 없었다.

그런 빌헬름의 대답에 애쉬는 조인 디아벨을 끌고 움직였다.

“어디 가시게요?”

“뒷처리는 해야지. 내가 이대로 살려둔다고 저쪽에서 가만 둘 것 같지도 않고.”

빌헬름의 물음에 대답한 애쉬가 유진혁 회장 쪽을 바라봤다.

아까부터 몇몇 비서들이 이쪽으로 시선을 향하는 게 얘기를 엿듣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일반인이라면 듣기 힘들 거리였지만, 안드로이드라면 듣는다고 이상할 것도 없다.

두고 간다면 분명 저쪽에 잡혀 고문을 받든 뭘 당하든 하겠지.

편히 죽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으니 뒷마무리까지 직접 해야 했다.

“음…. 다녀오세요.”

“다녀오긴, 너도 와.”

“네? 저도요?”

“빨리.”

“아, 네. 잠시 다녀올게요!”

같이 나가자는 애쉬의 말에 당황한 빌헬름이었으나, 곧 뭔가 있는 듯한 애쉬의 눈빛을 읽고 뒤따랐다.

“뭐가 나올지 모르니 조심하십시오.”

“…갔다 오세요.”

뒤처리를 위해 나가는 애쉬와 빌헬름의 등에 대고 베일라와 서령이 인사했다.

둘은 유진혁 회장과 베일라, 서령을 개인실 안쪽에 두고 서재로 다시 나왔다.

“하하, 이제 이걸로 끝인가.”

“아니, 아직. 마지막으로 들어야 할 게 있어.”

“음?”

허탈한 목소리로 말하는 조인 디아벨의 말을 애쉬가 부정했다.

이제 끝이 다가오긴 했다. 하지만 아직 들어야 할 게 있었다. 서령에겐 모르겠지만, 애쉬에겐 중요한 정보.

“‘웃는 악마’와 ‘회사’. 무슨 관계고 어떤 조직인지를 좀 알려줬으면 하는데.”

바로 ‘웃는 악마’와 ‘회사’에 대한 것이었다.

애쉬의 말을 들은 빌헬름이 놀란 눈으로 애쉬를 바라봤다.

“설마 ‘웃는 악마’와 우리가 찾던 ‘회사’가 관계되어 있는 건가요?”

“어. 협력 관계라고 하던데.”

조인 디아벨은 분명 그렇게 말했었다. 애쉬는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자신이 들었던 말을 똑똑히 기억했다.

“그래, 그러고 보니 그쪽이 궁금하다고 했었지. 나도 깜빡하고 있었군.”

애쉬가 벽에 기대어 앉혀놓은 조인 디아벨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는 이제 진짜 자신의 마지막임을 직감했는지 애쉬와의 전투까지만 해도 말하지 않던 ‘웃는 악마’에 대한 정보를 하나씩 풀어놓았다.

“‘웃는 악마’는…….”

‘웃는 악마’.

연방은 물론이고 국제적으로 유명한 테러조직이자 용병집단.

애쉬는 몰랐지만, 빌헬름은 그 이름에 대해 무척이나 잘 알고 있었다.

이쪽 뒷세계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이름이었고, 그 이름값만큼이나 그곳에 속한 이들의 실력 또한 대단하다고 유명했으니까.

특히나 그들의 이름값이 올라가게 된 계기는 ‘웃는 악마’에서 스스로 만들어 배포한 한 영상 때문이었다.

겨우 다섯에 불과한 악마 가면의 인물들이 거의 대대급, 그러니까 못해도 수백에 달하는 무장 병력을 시가전에서 처리하는 영상.

악마 가면들이 움직이는 게 어찌나 빠른지 제대로 보이지도 않아서 조작이니 뭐니 하는 소리가 많았던 영상이었다.

하지만 조작 논란도 금방 가라앉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이 어느 분쟁지역 한 곳에서 일어난 실제 전투 장면이라는 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제 눈에는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지만, 그 영상에 나온 한 명 한 명이 애쉬 씨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 정도라고?”

“네. 설령 애쉬 씨한테는 안 된다고 해도 괴물 같은 녀석들인 건 분명하죠.”

그러지 않고서야 실전에서 수백에 달하는 인원을 겨우 다섯이서 해치울 수는 없었을 테니까.

애쉬와 빌헬름이 짧은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도 조인 디아벨의 얘기는 계속됐다.

“‘웃는 악마’는 서열제로 돌아가는 조직이다. 얼마든지 윗서열에 도전해서 전투로 이기면 서열을 빼앗을 수 있고, 서열이 위로 올라갈수록 혜택도 많아지지.”

“서열제? 무슨 짐승들도 아니고 잘 싸우는 게 최고다 이거냐?”

“그래. 웃기지도 않지만 ‘웃는 악마’는 내가 들어가기 전부터 그런 조직이었다.”

조인 디아벨도 애쉬의 헛웃음을 이해한다는 듯 얘기했다.

‘웃는 악마’의 정점에 있는 단장과 그 바로 밑에 존재하는 네 명의 부단장들. 그리고 그 밑에 존재하는 일백의 악마들까지.

‘웃는 악마’는 단장과 부단장을 포함한 총 105명의 악마들과 그보다 한참 많은 일반 단원들로 구성된 조직이었다.

“그 전투라는 건 당연히 보호구를 차고 하는 건 아니겠죠?”

“그야 물론.”

빌헬름의 질문에 조인 디아벨이 대답했다. 도전자와 도전받은 자의 전투는 어디까지나 ‘전투’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보이거나 고무탄 따위를 쓰는 놀이가 아닌 것이다.

“이번 일에 동원된 악마는 넷. 네가 처리한 후안과 나, 그리고 그 외에도 다른 두 명의 악마가 더 있지.”

“…한 구역 당 한 명씩인가 보네요.”

“그래.”

빌헬름의 말에 조인 디아벨이 대답했다. 이 드넓은 저택을 네 개로 나눈 구역에 관리자격이 되는 악마 가면이 한 명씩.

적당히 나눈 배치였지만, 그들의 실력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자신감이 비쳐보인다.

얘기를 듣고 있던 애쉬가 조인 디아벨을 향해 물었다.

“남은 두 놈의 서열은?”

“한 명은 나보다 아래. 다른 한 명은 한참 위.”

“…한참 위? 이번 테러의 지휘자인가?”

“그래. 녀석의 서열은 5위. 이번 작전은 ‘웃는 악마’ 내에서도 중요한 일이었기에 부단장급 하나가 나왔지.”

참고로 내 서열은 33위다.

33위. 조인 디아벨이 담담하게 조직 내에서의 자신의 위치를 밝혔다.

‘총칼이 제대로 들지도 않는 놈이 33위라….’

애쉬조차 급히 구한 군용 대검 없이 정면에서 무너뜨리려면 고생깨나 했을 조인 디아벨이 그 정도 서열이라면 그럼 그 위에 있는 놈들은 대체 뭐하는 놈들일까.

아니, 그보다 원작이 되는 게임에서 왜 이런 놈들이 등장하지 않았던 거지?

애쉬가 게임 속 세상에 떨어지기 전 즐겼던 내용에서는 어디까지나 도시 내에서 벌어지는 사건만을 다루고 있었기에 이런 이들이 등장할 일은 없었다.

‘설마 다회차 플레이에만 적용되는 시스템이라던가. 그런 건가?’

가끔 그런 게임이 있었다. 회차를 거듭하며 할수록 게임의 자체 난이도도 올라가는.

보통 로그라이크 류의 게임에서 많이 보이는 시스템이라 오픈 월드 게임에서는 흔치 않은 일이지만 아주 없는 것도 아니라 확신할 수 없었다.

잠시 고민하던 애쉬는 시간을 오래 끌 수는 없음을 기억하고 ‘회사’에 관한 정보도 물었지만, 조인 디아벨은 협력체인 ‘회사’에 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기에 원하는 정보를 들을 얻어낼 수가 없었다.

“그럼 이제 끝을 내자고.”

심문을 마친 애쉬가 군용 대검을 들었다. 이제는 날이 몇 번 쓰지도 못하고 부러질 것 같이 위태로운 상태의 칼날.

하지만 한 번 정도는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심문이 끝났으니 이제는 정말 마무리를 지을 때였다.

“이런 관계로 끝을 맺다니, 아쉽군.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뭐, 나도 네가 막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냥, 운이 없었을 뿐이지.”

조인 디아벨의 낮은 목소리에 애쉬도 흔치 않게 동의했다. 놈은 나름 의리를 지키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애쉬와 서령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힌트라도 전해줬으며, 또 계속된 스카웃 제의로 전투를 피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되었을 뿐이다.

“그럼 마지막으로 할 말은?”

대검의 날을 세운 애쉬가 유언은 있느냐 물었다. 그러자 남길 말은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려던 조인 디아벨이었지만, 그는 이내 멈칫하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까 말했듯이 이 저택 안에는 부단장 급 악마가 한 명 있다. 검은 머리칼에 악마 가면을 쓴 남자가 보이면 곧장 자리를 피하는 게 좋을 거야, 친구.”

자네의 실력이 뛰어난 건 인정하지만, 그 남자는 강화 인간에게 질 수가 없는 상성을 갖고 있으니.

조인 디아벨의 마지막 조언.

그것을 끝으로 떨어져나간 조인 디아벨의 머리가 바닥을 굴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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