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사이버펑크 게임 속 칼잡이가 되었다-196화 (196/230)

〈 196화 〉 11. 죽음과 함께하는 자(14)

* * *

“……린느 데 파르셰.”

작은 목소리가 나직하게 대답한다. 그에 애쉬는 확인하듯 그 이름을 한 차례 불렀다.

“린느 데 파르셰?”

끄덕.

자신이 제대로 들은 게 맞냐는 듯한 애쉬의 물음에 순백의 암살자, 린느 데 파르셰가 조용히 고개만 움직여 대답했다.

그 속내를 알 수 없는 눈동자는 여전히 애쉬를 가득 담고 있는 상태.

진심으로 이쪽에 협조하겠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대답을 들었다는 것에서 긍정적인 느낌을 받은 애쉬가 본격적인 심문을 시작했다.

“좋아, 린느 데 파르셰. 그럼 지금부터 묻는 말에 사실대로 대답해.”

제대로 된 대답을 내놓을지, 아니면 내놓지 않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빌헬름이 오면 똑같은 질문을 다시 한번 하며 생체 신호를 확인하는 것으로 그 진위 여부를 확인할 생각이었다.

‘역시 이 세상에서 해커는 만능에 가까워.’

당시에는 아무 생각도 없었고, 우연의 일치에 불과했지만 지금 와서 돌아보면 만능해커 빌헬름을 ‘오마르의 망치’에게서 구해낸 것은 이 세상에 와서 한 일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잘 한 선택이었다.

“일단 너에게 의뢰를 준 게 ‘회사’가 맞는지부터 알아야겠는데.”

“…?”

‘회사’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애쉬에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말하냐는 듯 바라보는 하얀 눈동자.

인간을 죽이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암살자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한 그 눈동자의 물음에 애쉬가 말을 정정했다.

“아니, ‘회사’에 대해 모르면 질문을 바꿀게. 널 고용한 건 누구지?”

“불명.”

“너도 모른다고?”

끄덕.

설마하며 물은 애쉬의 질문에 그녀는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그것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가 있나. 이만한 수준의 암살자가 신원도 모르는 놈들의 돈을 받아 움직였다고?

애쉬는 믿을 수 없는 그 대답에 인상을 구기며 말했다.

“순순히 협조하는 게 좋을 거라고 말했을 텐데. 나보고 그 대답을 믿으라는 거야?”

“…전통. 의뢰인의 신원에 관심 갖지 않으며 특정 조건을 맞춘 이들의 뜻에 따라 목표물을 제거하는 것.”

급격히 험악해지려는 애쉬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순백의 암살자의 입에서 처음으로 장문의 대답이 흘러나왔다.

그런 그녀의 대답에 애쉬가 여전히 인상 쓴 채 중얼거렸다.

“전통이라.”

전투용 휴머노이드나 끌고 다니던 암살자의 입에서 나왔다기엔 조금 어색한 단어였지만, 이 세상의 배경이 되는 게 게임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애쉬의 입장에서 보면 없을 만한 일도 아니긴 했다.

특히나 상대방이 이만한 미인이라면 어느 특수 시나리오 내에서는 히로인의 역할도 겸하고 있었을 가능성도 없잖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그래, 그럼 일단 그건 넘어가고. 네가 끌고다니던 휴머노이드들은? 그건 어디서 받았지?”

설마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거나, 가문에 전통으로 내려오는 물건들이라는 웃기지도 않는 대답을 하진 않겠지.

애쉬가 그런 기색으로 바라보자 이번에도 상대방은 앞과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불명.”

“그럼 그것들을 통제하는 프로그램은?”

“불명.”

“하, 불명에 불명에 불명. 대체 아는 게 뭐야?”

계속해서 돌아오는 불명이란 대답에 애쉬가 신경질 부리듯 물었지만, 그녀는 이번에는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저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기계처럼 딱딱한 그 반응에 무어라 해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애쉬는 곧 짜증을 가라앉힌 채 다시 자리에 앉았고, 계속해서 그녀와 질의문답을 이어갔다.

“그럼 그 광학미채 슈트는? 그것도 그 망할 의뢰인 측에서 받은 거라 불명인가?”

“슈트, 선대에게서 이어받은 물건.”

“선대?”

애쉬가 이번에 다시 그녀의 입에서 나온 단어에 신경을 기울였다.

전통이니 선대니 떠드는 것을 보면 뭔가를 잇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대체 뭐지?

애쉬가 그것을 묻자 그녀가 단순 명료하게 대답했다.

“섬기는 이 없는 인내하는 자?者의 이름.”

“…인내하는 자? 그러니까 네가 닌자라고?”

애쉬가 그녀의 그 조용한 목소리로 나지막이 나온 대답에 뜨악하며 되물었다.

그런 그의 물음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순백의 암살자, 아니, 닌자.

“뭔, 무슨.”

그런 그녀의 긍정에 애쉬가 말을 더듬으면서까지 당황을 드러냈다.

‘린느 데 파르셰’라는 서양식 이름.

거기에 각종 총기와 폭발물, 그리고 휴머노이드나 쓰는 주제에 닌자라니. 이건 정말 그의 머릿속에 있는 닌자에 대한 상식을 모두 깨부수는 대답이었다.

그녀가 사용하던 클로나 머리칼 사이에서 독바늘 비슷한 것을 쏘아내던 것을 생각하면 조금 닌자스러운 부분도 있었던 것 같지만, 그 외의 것들의 임펙트가 너무 강하다 보니 도저히 납득이 되질 않는다.

애쉬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가 입을 열어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애쉬 론모어, 목표 초과 달성. 암살 시도 회피뿐 아니라 생포.”

“뭐라고?”

애쉬가 뜬금없이 나온 그녀의 말에 되물었지만, 그녀는 더 이상 무어라 입을 열지 않았다. 그저 그 투명한 눈동자에 애쉬를 가득 담고 있을 뿐.

그에 애쉬도 갈수록 영문을 알 수 없는 그녀의 말에 복잡해진 머릿속을 정리하느라 더 이상 무언가를 묻지 않았다.

그리고 약 한 시간 뒤.

애쉬가 연락해 부른 빌헬름이 이곳 임시 숙소에 도착했다.

“얘기는 대충 듣긴 했는데, 정확히 무슨 일이에요?”

애쉬가 린느 데 파르셰를 결박해둔 방에 들어온 빌헬름이 그에게 물었다. 그에 애쉬가 몸을 비켜 침대에 누워 있는 닌자인지 뭔지 모를 여자를 보이며 말했다.

“이 여자를 심문하는데 도움을 받았으면 해서. 그리고 후조치도 취할 게 좀 있고.”

“어, 음…. 예상이랑 많이 다른 느낌이네요?”

빌헬름이 자신의 눈에 들어온 그녀의 모습에 말했다.

무슨 암살자가 들었다고 해서 험악하고 예리한 분위기의 남자를 예상했었는데, 지금 보이는 것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미녀였다.

물론, 빌헬름이 떠올렸던 모습은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개인의 상상에 불과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느낌이 너무 다르지 않은가.

애쉬가 갈아입힌 일상복 자체도 특이할 게 없었고, 얌전히 묶여 누워 있는 모습을 보니 괜히 엄한 짓을 하고 있는 기분이 드는 것 같았다.

그런 빌헬름의 반응에 애쉬가 헛웃음을 짓고는 말했다.

“핫, 저 여자가 어떤 실력의 암살자인지 알면 그런 반응은 못 보일걸.”

“그런… 아, 혹시 지금 붕대를 감아놓은 그 어깨를 이 사람이?”

“그래. 그러니까 바로 시작하자.”

피가 베어 나오고 있는 애쉬의 어깨에 감긴 붕대를 확인한 빌헬름이 진지한 표정으로 바뀌어 움직였다.

온갖 갱들에게 습격이란 습격은 다 당하면서도 작은 생채기 하나 허락하지 않았던 애쉬였는데, 겨우 저 한 명한테 큰 상처를 입은 것을 보면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평범한 미인은 아니라는 뜻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괜한 반항은 하지 마.”

경고한 애쉬는 조금 진지해진 빌헬름과 함께 그녀에게 다가간 뒤 그 몸을 뒤집어 머리칼을 치우는 것으로 목 뒤, 신경 인터페이스를 개방했고, 빌헬름이 거기에 자신의 단자를 연결했다.

[연결 중…….]

빌헬름의 인공 안구 앞에 떠오르는 홀로그램 메시지.

애쉬는 빌헬름의 눈이 빛나기 시작한 것을 보자 작업에 들어갔다는 것을 확인했고, 지금은 얌전하지만 언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는 순백의 암살자를 눈으로 견제했다.

“응? 이거 시간이 조금 걸릴지도 모르겠는데요?”

“왜?”

“제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어지간한 건 연결만 하면 그냥 뚫는데, 지금 건 액세스 거부에 역으로 공격을 해오고 있어요. 막기 버거운 건 아닌데 공격을 막으면서 이걸 뚫으려면 두어 시간 정도는….”

“그래? 그럼 더 쉬운 방법으로 가자.”

“네?”

“여기 본인한테 보안을 해제하라고 말하면 되잖아.”

뭔가 방법이 있냐는 듯한 빌헬름의 물음에 애쉬가 대답했다.

결국 개인 신경 인터페이스의 보안은 그 소유자가 완전히 통제할 수 있었기에 액세스를 허가받기만 하면 굳이 그것을 고생하면서 뚫을 필요가 없었다.

애쉬는 여전히 얌전하게 뒷모습을 보이고 앉아있는 그녀에게 말했다.

“들었지? 바로 보안 해제하고 액세스를 허용해. 바이러스 같은 걸 심을 건 아니니까.”

“그런다고 이 사람이 보안을 풀 리가…. 어?”

말을 이어가던 빌헬름이 어느 순간 그것을 멈추고 의문 섞인 목소리를 냈다.

해커에게 신경 인터페이스 권한을 넘겨주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는 빌헬름이었다. 보안을 무척이나 중시할 암살자 측도 당연히 그것을 알고 있겠지.

그랬기에 겨우 말 한 마디로 그것을 해제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애쉬가 지시하자 정말 보안을 해제하고 액세스를 허가한 것이다.

역으로 오던 공격도 멈췄고, 연결까지의 과정이 너무 스무스해 빌헬름은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홀로그램이 잘못된 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아니 이게…. 허.”

적의 지시 한 번에 보안 코드를 해제하고 해커의 액세스를 허용하다니. 빌헬름이 당황한 듯한, 그리고 어이가 없다는 듯한 탄성과 함께 상대방의 신경 인터페이스에 액세스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일단은 액세스 완료 됐어요. 저쪽에서 손대지 않는 이상 직접 연결 없이도 신경 인터페이스에 접속할 수 있을 거예요.”

“그래? 그럼 지금부터 다시 심문 시작할 테니까 생체 신호 확인하면서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닌지 살펴봐.”

“네.”

그렇게 빌헬름을 옆에 둔 애쉬는 빌헬름이 오기 전 개인적으로 진행했던 심문을 있는 그대로 다시 한번 반복했고, 상대방의 대답이 나올 때마다 거짓이 아니라는 빌헬름의 확인을 받을 수 있었다.

“불명.”

“…네, 거짓말은 아니네요. 이번에도.”

이어진 애쉬의 마지막 질문. 그리고 질문과 동시에 자신을 향한 애쉬의 시선에 빌헬름이 거짓이 아님을 확인시켜주며 심문이 끝났다.

애쉬는 자리에 털썩 앉으며 설마 진짜였을 줄은 몰랐다는 듯 얘기했다.

“진짜 의뢰인과 휴머노이드들의 출처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나 본데?”

“네, 신경 인터페이스를 통해 출력되는 데이터 상으로도 답변할 때의 변화가 없었어요. 별로의 신경 통제 프로그램도 없는 것 같은데, 거짓말은 아니었네요.”

“그럼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들의 의뢰를 돈만 받고 뛰어들었다고?”

애쉬가 한탄하듯 중얼거렸다. 자신을 닌자라고 밝힌 것부터 의뢰인의 신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것, 그리고 소속된 집단이 전혀 없다는 것까지 모두 의문투성이다.

심문을 모두 마치며 거짓이 아닌 대답을 들었지만, 오히려 사건은 미궁 속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애쉬는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빌헬름에게 부탁했다.

“그럼 마지막으로 안드로이드들을 통제하는 프로그램만 좀 봐줘. 그게 힌트가 될 수도 있으니까.”

“음…. 네. 근데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 게 좋을 거예요. 프로그램 하나만 보고 그 배후를 알 수 있는 경우는 정말 거의 없다고 봐도 좋아서.”

“알겠어.”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실망하지 말라는 빌헬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애쉬.

그것을 확인한 빌헬름은 다시 자신의 시야에 떠오른 홀로그램 코드 뭉치에 집중했고, 곧 애쉬가 말한 안드로이드들의 통제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었다.

“찾았어요. 꽤 열심히 숨긴 것 같은데, 제 눈에선 못 벗어나죠.”

“그래, 그럼 확인해봐.”

“네, 잠시만요.”

빌헬름은 얽히고설킨 신경 인터페이스 내부의 프로그램들을 헤치고 목표한 통제 프로그램에 닿는 것에 성공했다.

그리고 거기에 곧장 접근하려 했으나….

[접근 불가. 이용자에게 액세스 권한이 부여되어 있지 않음.]

“어…?”

분명 신경 인터페이스의 주인이 액세스를 허가했음에도 프로그램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접근을 막는 것이 아닌가.

“왜 그래?”

“아뇨, 별 건 아닌데 프로그램 내부에 자체적으로 구성된 보안 코드가 접속을 막아서요. 신경 인터페이스 쪽에서는 계속 액세스 허가가 나 있는데 아무래도 이쪽은 배포자 쪽에서 막아둔 것 같아요.”

“그럼 못 보는 거야?”

“그럴 리가요. 이런 건 이렇게 하면….”

빌헬름이 말을 흐리며 자체 개발한 해킹 툴을 이용해 프로그램에 접근했다.

하지만.

[오류. 외부 프로그램 감지. 프로그램 삭제 절차 실행.]

“뭐야. 내 해킹 툴을 막아?”

빌헬름이 겨우 개인 인터페이스 하나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반응에 당황해 눈을 감고 전뇌 세계 속으로 빠져들었다.

삭제 절차가 모두 진행되면 배후에 대한 아주 작은 힌트조차 찾지 못하게 될 것이었으며, 또 이것은 뒷세계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해커인 그에게 온 하나의 도전이었다.

자존심 때문이라도 이대로 사라지도록 할 수는 없었다.

“…….”

그렇게 시작된 빌헬름과 프로그램 보안의 전쟁.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쪽은 빌헬름이었고, 프로그램을 지키는 쪽은 방어할 뿐이었지만 시간에 쫓기는 것은 오히려 이쪽이었다.

프로그램 보안을 뚫더라도 완전히 삭제된 뒤라면 아무런 의미도 없어질 테니까.

그렇게 빌헬름은 계속되는 공방을 이어가며 갈수록 느껴지는 기시감에 표정을 굳혔다.

이런 패턴, 이런 방식, 이런 방어.

전부 어디선가 한 번 겪었던 보안 시스템이었다.

“아, 이런 씨….”

답이 없다는 것을 느낀 빌헬름이 평소 애쉬의 앞에서는 어지간하면 사용하지도 않던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시간이 조금만 더 주어졌다면 뚫을 수 있었겠지만, 겨우 프로그램 하나가 삭제되는 짧은 시간 동안에는 이것을 뚫을 방법이 없었다.

곧 안드로이드 통제 프로그램은 완전히 삭제되어 사라졌고, 빌헬름은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패배감에 어깨를 늘어뜨린 채 눈을 떴다.

“어떻게 된 거야?”

“…프로그램 내부를 들여다보는데는 실패했어요.”

“그래?”

“네 죄송해요.”

빌헬름이 애쉬에게 사과했다. 이렇게까지 대비를 해둔 것을 보면 내부에 배후를 짐작할 수 있을 무언가가 존재했던 것 같으나, 그것을 파해치는데 실패한 것이다.

그런 빌헬름의 사과에 애쉬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됐어. 어차피 뭔가 얻어낼 수 있을 가능성도 적었다며?”

“네… 그렇긴 한데. 아, 그래도 얻은 게 아무것도 없는 건 아니에요.”

“응?”

빌헬름이 힘없이 대답한 직후 이어나간 말에 애쉬가 뭔가 있냐는 듯 그를 바라봤다.

그에 빌헬름이 대답했다.

“지금 통제 프로그램을 지키던 보안 타입이 ‘유성 그룹’ 사건 때 그 저택에서 봤던 것과 동일해요. 버전은 조금 다른 것 같지만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어요.”

“그렇다는 말은….”

“네.”

짐작이 간다는 듯한 애쉬의 목소리에 빌헬름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번에도 ‘회사’ 측에서 벌인 일이에요. 이것만큼은 확실해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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