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서리명가 검술천재로 회귀했다-16화 (16/166)

#서리명가 검술천재로 회귀했다 16화

16화. 성능 확실하네

안개가 별궁 전체를 자욱이 덮고 있었다.

기묘한 향을 가진 그것은 자고 있는 모두의 코와 입으로 스며들었다.

사용인실에서 잠을 자고 있는 이뿐만 아니라 숙직으로 깨 있던 이까지.

창문이 잘 닫혀 있나 순찰을 돌던 시종은 그 자리에 픽 쓰러져 버릴 정도였다.

향기의 마녀가 뿌려놓은 수면의 안개.

지금 이 순간, 별궁은 본래의 세상과 격리된 전혀 다른 세상같이 보였다.

“……!”

그 안개 속에서, 잠을 자던 유릭이 급히 몸을 일으켰다.

이상 사태를 느낀 그가 가장 먼저 한 행동은, 침대 옆에 세워둔 녹시아를 뽑아 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방 안엔 아무도 없다. 기묘한 안개가 침입한 것 외에는.

‘밖인가?’

그가 문을 열고 복도로 나왔다.

모두가 자고 있는 심야의 별궁은 무척 고요했다.

어둡고 조용한 그곳에서 유릭이 소리 없이 달려 나갔다.

‘그 여자, 왠지 모르지만 데릭에 집착하고 있었지.’

이 향기의 정체가 알리샤인 건 일어날 때부터 눈치챘다.

그녀의 목적은 아마도 데릭.

가장 먼저 데릭의 방을 확인하기 위해 유릭이 달렸다.

* * *

“뭐…… 라고……?”

데릭이 잘 움직이지 않는 입을 억지로 벌리며 얘기했다.

알리샤가 입꼬리를 올리며 다시 말했다.

“힘을 원하지 않으시나요? 저는 그것을 드리려 찾아왔어요.”

힘.

그것은 데릭이 바라마지않던 일.

참으로 절묘한 타이밍이 아닐 수 없었다.

평소에도 데릭은 모든 오락과 즐거움을 뒤로 한 채 고행과 단련만을 이어오고 있었다.

철이 들 때부터 보아온 어머니의 등을 따라잡기 위해서.

그러나 어머니는 너무나 먼 존재였기에 데릭은 그저 차근차근 수행의 길을 밟을 수밖에는 없었다.

“요즘 꽤나 초조하신 것 같던데…… 뭐가 잘 안 풀리시는 것 같길래요. 후후.”

평소부터 알리샤는 조금씩, 아주 조금씩 향을 풀어놓고 있었다.

먼 존재인 어머니만을 바라보는 데릭이 조금이라고 초조함을 느끼도록.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

그 괴리에서 오는 초조함이 커져갈수록 알리샤의 목적이 달성되기 쉬워진다.

데릭을 잘 꼬드겨 아이작을 지지하게 만든다는 목적이.

그러나 가주와 데릭의 차이는 지나치게 큰 것이라, 그녀는 계획의 진행을 수년 단위로 보고 있었다.

그런데 예상치도 못한 존재가 나타났다.

유릭 로스카였다.

“유릭 공자는 참 대단하더라구요. 이대로 가면 어머니를 따라잡는 건 유릭 공자가 먼저가 아닐까요?”

“네, 년이…… 상관할 바가 아냐……!”

데릭에게 있어 유릭의 존재는 어머니와 달랐다.

그에게 유릭은 너무나 가까운 존재다.

비단 물리적인 거리가 가깝다는 것이 아니라, 형제고 쌍둥이기에 느껴지는 것들이 있었다.

그 유릭이 데릭의 바로 앞에 서 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데도, 아무리 뻗어도 닿지 않는 거리.

심지어 그 유릭은 2년 전까지만 해도 그의 뒤에서 빌빌거리던 놈이었다.

영문 모를 사이에 추월당했다는 것에서 오는 초조감.

남몰래 오랜 시간 데릭의 정신을 감정해오던 마녀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의심하지 마세요. 저는 정말로 아이작 도련님이 보내서 온 거예요. 증명할 수도 있다구요?”

“형님은…… 지금 어디 있지……?”

“그건 이 손을 잡으면 알려드릴게요.”

알리샤가 서슴없이 손을 뻗었다.

데릭이 무심코 그것을 보니, 알리샤가 히죽 웃었다.

순간 그녀의 손바닥에서 뿜어진 빛의 글자가 데릭의 눈에 깃들었다.

“……!”

당했다는 생각에 움찔거린 데릭.

그러나 몸에는 아무런 고통도 이상도 없었다.

방금의 빛은 데릭에게 한 가지 환상을 보여줬을 뿐이었다.

원형의 경기장.

모두가 지켜보는 곳. 가장 높은 단상에는 어머니가 내려다보고 있는.

그곳에서 데릭은 유릭을 쓰러뜨리고 당당히 서 있었다.

패배한 유릭은 비굴하게 땅을 기며 몇 번이나 데릭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었다.

그동안 잘난 척해서 미안했다며, 다시는 나대지 않겠다며.

몇 번이나 바닥에 머리를 박으며 빌고 있었다.

데릭이 그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유릭에게 열등감이 있는 이가 본다면 이보다 통쾌할 수 없는 장면이다.

알리샤 역시 그것을 기대하고 데릭에게 보여준 것이었다.

하지만 데릭의 눈은, 오히려 차가워졌다.

“멍청한 녀석.”

통쾌함이나 희열 따윈 조금도 없다.

오히려 머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머릿속이 선명해졌다.

“그걸 유릭의 환영이라고 만든 것이냐?”

어느새 향에 점철되어 삐걱거리던 입과 목이 돌아왔다.

데릭이 향의 주박에서 벗어난 것을 보곤 알리샤의 미소가 그대로 굳어졌다.

그녀가 조금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런데요? 그야 요새는 좀 강해졌다고 젠체하고는 있지만, 옛날엔 완전히 저런 모습이었잖아요. 다시 데릭 공자보다 약해진다면 본성이 드러날 거라구요.”

데릭은 단언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다.

만약 정말로 자신이 더 강해져서 유릭을 이기게 되더라도, 저렇게 비굴하게 굴 리가 없었다.

오히려 패배의 분함을 곱씹으며 더욱 단련에 힘쓰겠지.

“틀렸어.”

데릭이 땅을 박찼다.

기묘한 향에서 벗어나 자유를 되찾은 몸으로 이솔렛을 휘둘렀다.

알리샤가 기겁하며 몸을 피했다.

“뭐가 틀려요! 예전의 유릭 공자가 어떤지 이 가문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요!”

“예전에는 그랬지. 근데 지금은 달라.”

데릭이 알리샤를 추격하며 이솔렛을 휘둘렀다.

알리샤가 다급히 품속에서 기묘한 액체가 든 병을 몇 개나 꺼내 든다.

하지만 그걸 깨뜨리기도 전에, 이솔렛이 모조리 베어내며 액체를 꽁꽁 얼려버렸다.

그녀가 바라는 향기는 미처 퍼져 나가지도 못했다.

“큭!”

알리샤가 눈을 크게 뜨며 몸을 향하는 검격을 가까스로 회피했다.

그녀는 나이를 속이고 전투1반에 들어온 마녀다.

하지만 연금과 저주라면 몰라도, 이런 육탄전은 1반의 아이들과 엇비슷한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애초에 그렇기에 의심받지 않고 아이들 속에 숨을 수 있던 거지만.

“하! 다르긴 무슨! 인간의 본성이 그렇게 쉽게 바뀌는 줄 알아? 고작 15년밖에 못 산 애새끼가 뭘 안다고!”

더 이상 가면을 쓸 생각도 없는지 알리샤가 한껏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소리쳤다.

데릭은 동요하지 않았다.

완전히 우위를 되찾은 그는 그저 묵묵히 검을 내지를 뿐이었다.

“알지.”

“네가 뭘 알아!”

“나랑 녀석은 쌍둥이니까.”

지금 자신은 유릭에게 추월당했다.

하지만 비굴하지 않다.

언젠가 다시 따라잡겠다며 이를 갈며 수련에 매진할 뿐이다.

그렇다면 유릭도 같을 것이다.

설령 자신에게 따라잡히더라도, 결코 저런 모습을 보이진 않을 터.

“악!”

서걱!

데릭의 이솔렛이 알리샤의 상체를 길게 베었다.

어깨부터 사선으로 그어진 상처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큰형님의 사주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수상쩍은 마녀한테 힘을 빌릴 생각은 없다. 난 내 힘으로 녀석을 따라잡겠어.”

그리고 그건 아마, 유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설령 녀석이 지금 자신과 같은 상황일지라도, 이딴 제안 따윈 단칼에 거절했겠지.

근거는 없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누가 힘을 빌려준다고 유혹한다?

오히려 처치해 버리고 빼앗을지언정, 그 앞에 무릎 꿇진 않으리라.

털썩.

알리샤의 몸이 쓰러졌다.

일그러진 얼굴이 상처에서 오는 고통이 얼마만 한지 짐작게 만들었다.

그러나 전혀 봐줄 생각 없이, 데릭이 녀석의 턱에 이솔렛을 들이밀었다.

조금만 힘을 주면 목에 바람구멍이 뚫릴 거리였다.

“큰형님이 어디 있는지 얘기해줘야겠어. 날 끌어들여서 뭘 하려는 거지?”

데릭이 으르렁거리는 맹수와 같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그런데 그 순간.

“멍청하긴.”

알리샤의 목소리는 뒤쪽에서 들려왔다.

“……!”

데릭이 기겁하며 뒤로 돌았지만, 이내 몸의 힘이 탁 풀려왔다.

마치 실이 끊긴 인형처럼 그가 바닥에 쓰러졌다.

먼저 쓰러졌던 알리샤의 몸은 어느새 환영처럼 사라져 있었다.

쓰러진 데릭을 내려다보며 상처 하나 없는 알리샤가 코웃음 쳤다.

“어쩔 수 없네. 도련님한테 무슨 수를 써서라도 회유해 오라 하셨으니 조금 강압적으로 갈게요? 껍데기만 있으면 내용물은 상관없다 하셨거든요.”

알리샤가 킬킬 웃으며 중얼중얼 주언(呪言)을 읊기 시작했다.

그녀의 주인인 아이작 로스카가 필요로 하는 것은 빙하백가의 직계인 데릭의 지위뿐.

그의 생각도 사상도 사실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었다.

그래도 재능 있는 동생인 만큼 잘 키워서 전력으로 써먹어볼 생각도 하긴 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겸사겸사에 불과했다.

“이…… 자식이…….”

알리샤의 저주가 데릭에게 파고들기 시작했다.

<마인드 브레이크(Mind break)>.

기억을 모조리 박살 내버리는 저주.

기억은 잘 맞춰진 퍼즐과 같아서, 일부만 없애 입맛대로 조종하거나 할 수는 없다.

사람의 머리는 기억의 일부가 날아가도 그 앞뒤의 조각을 통해 다시 기억을 되찾게 마련이었다.

하지만 퍼즐을 완전히 통째로 망가뜨려 버린다면.

그것을 복구하는 것은 자력으론 불가능해진다.

폐인이 된다는 뜻이었다.

“유릭 공자가 아니라 이제는 당신이 방에 틀어박히게 생겼네. 킥킥.”

알리샤가 비웃음을 던지며 허공에 팔을 휘저었다.

그 손가락을 따라 허공에 사악한 마법진이 그려졌다.

데릭은 그것을 보면서도 반항 하나 할 수 없었다.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 보려 하였으나 움찔거리기만 할 뿐, 일어날 수조차 없었다.

알리샤가 키득거리며 한 손을 들어 올렸다. 마지막 한 획.

그때, 알리샤를 노려보던 데릭은 보았다.

그녀의 뒤에서 무언가가 번쩍하는 것을.

붉은 무언가가 일순간 빛났다 싶더니.

“꺄아아아악!”

들어 올린 알리샤의 손목이, 피를 흩뿌리며 팔과 분리되어 있었다.

* * *

잘려 나간 손목. 알리샤가 팔을 붙잡으며 고통에 울부짖었다.

완전히 기습에 성공했다.

유릭은 쓸데없이 말을 꺼내는 것으로 이 기습의 효과를 죽이고 싶지 않았다.

말없이 그의 녹시아가 한 번 더 번뜩였다.

“아아악!”

알리샤의 등이 길게 베였다.

쯧. 유릭이 혀를 찼다.

아예 몸통을 갈라놓을 생각으로 휘둘렀는데, 녀석이 피하는 바람에 조금 얕게 들어갔다.

“유, 유릭 로스카! 여긴 어떻게!”

황급히 거리를 벌린 알리샤가 유릭을 보며 경악했다.

“어떻게는 무슨. 여기 내 집인데.”

유릭이 무슨 당연한 말을 하냐는 듯이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알리샤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다.

당연히 그녀가 물은 것은 그따위 것이 아니었다.

“어떻게 일어날 수 있냐고 물은 거야! 수면 향은 제대로 뿌렸을 텐데!?”

“아, 이 안개가 잠을 재우는 향기냐? 다음부턴 그냥 허브향이라도 뿌려놓는 게 어때. 썩은 내가 진동해서 오히려 잠이 싹 달아나던데.”

“이, 이익!”

유릭의 빈정거림에 알리샤의 눈이 붉게 충혈되었다.

이전에도 저랬었지. 자신의 비장의 향을 썩은 냄새라고 매도하고!

한편, 알리샤가 부들거리고 있는 와중에도 유릭은 냉정히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데릭은 못 움직이는 것 같고. 저기 쓰러져 있는 셋은 아니스의 부하들인가?’

유릭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렸다.

아니스의 부하라면 13번대의 소속일 터.

그 말은 최소 6성의 경지는 될 거란 말인데 저렇게 쉽게 제압당했다고?

‘하지만 몸놀림은 평범했어.’

6성 기사 셋을 신체 능력으로 압도했다면 자신에게 손목이 잘릴 리가 없다.

아무리 기습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알리샤가 정말 6성 기사만큼의 신체 능력이 있다면 3성인 유릭의 기습 따윌 당할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저 기사들은 다른 방법으로 제압당했다는 뜻.

“그래. 네놈도 꼴에 로스카의 직계였지? 데릭이랑 같이 사이좋게 폐인으로 만들어줄게!”

바로 방금까지, 완성까지 단 한 걸음 남았던 저주 술식.

알리샤가 남은 한쪽 손으로 그것을 완성했다.

심상치 않은 것을 느낀 유릭이 몸을 피하려 했으나, 주변을 가득 덮는 향기를 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가 이를 갈며 염화신무의 불꽃을 더욱 끌어올렸다.

지금까지와 같다면 이 기운이 알리샤의 괴상한 향을 모조리 태워 버릴 것이었다.

하지만.

“……!”

알리샤의 저주는 염화신무와 관계없이 파고들어 왔다.

아니, 막아내고는 있으나 힘에서 밀린다는 것이 맞으리라.

제아무리 염화신무라 하여도 아직은 3성.

6성 기사의 저항력도 뚫고 들어오는 저주를 막아낼 수는 없었다.

저주가 유릭의 기억의 퍼즐을 망가뜨린다.

조각을 하나씩 하나씩 떼어내 ‘유릭 로스카’라는 그림을 완전히 망가뜨리고 있었다.

그 일련의 과정은 알리샤에겐 눈에 보이듯 훤하게 보이고 있었다.

‘명령은 데릭뿐이었지만 유릭도 같이 망가뜨려도 상관없겠지.’

데릭은 제압됐고 유릭은 이미 저주에 침식당하는 중.

완벽한 승리에 알리샤가 스스로를 칭찬했다.

유릭의 난입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지만, 이렇게 되고 보니 오히려 좋은 일이었다.

그런데.

‘응?’

잘만 진행되던 저주가 우뚝 멎었다.

바깥에서부터 유릭의 기억을 파괴하던 검은 연기가, 어떤 단단한 벽에 막혀 이도 저도 못하고 있었다.

알리샤의 얼굴에 의문이 떠올랐다.

혹시 마나가 부족한가 하여 더욱 많은 마나를 들이부었다.

그러나 꿈쩍도 않는다.

“이익!”

미간을 찡그리며 가진 모든 마나를 퍼부어도, 유릭의 기억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파괴한 것은 겉 부분의 얼마 안 되는 표면적인 기억들뿐.

그러나 퍼즐을 완전히 망가뜨리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핵심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유릭의 기억은, 이윽고 스스로 복구되며 저주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알리샤의 얼굴에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이건 나도 몰랐는데.”

잠시 초점을 잃긴 했으나, 어느새 정신을 차린 유릭이 피식 웃었다.

생각지도 못한 보물을 발견한 아이와도 같은 웃음이었다.

“영혼에 새긴 기억이라더니 성능 확실하네.”

<외우주>의 노인이 새겨준 회귀 전의 기억.

영혼에 박힌 각인.

고작 마녀 따위가, 아니, 이 세상 누구라도 그 기억과 정신을 손상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것은 곧 유릭에겐 대부분의 정신 마법이 효과가 극미하다는 것을 뜻했다.

하나의 굳은 심지는 어떤 흔들림도 이겨내는 법이니까.

“이, 이럴 수는……!”

알리샤가 황급히 다른 저주를 준비했다.

그 또한 통하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유릭은 앉아서 당해줄 생각은 없었다.

탁.

그가 한걸음에 알리샤와의 거리를 좁혔다.

“안…….”

안 돼, 라고 한마디를 할 새도 없이 유릭의 녹시아가 번뜩였다.

어떤 망설임도 흔들림도 없는 검격.

이윽고.

-서걱.

섬뜩한 소리와 함께 알리샤의 목이 달빛 아래 날아올랐다.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