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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명가 검술천재로 회귀했다-83화 (83/166)

#서리명가 검술천재로 회귀했다 83화

83화. 바꿀 수 있는 것

유릭의 귀환에 가문이 한창 시끄러워졌다.

평범한 임무 같은 것으로 나갔다 돌아온 것이 아니다.

1년이나 폐관 수련을, 그것도 적색 지대에서 마치고 온 것이다.

“적색 지대에서?”

“공자님 나이가 지금…….”

“스물이야, 스물!”

고작 스무 살에 적색 지대에서 1년을 버티고 오다니.

그 소식은, 특히 젊은 기사들 위주로 빠르게 퍼지며 가문을 뜨겁게 만들었다.

한창 향상심이 가득할 젊은 피를 들끓게 만든 것이다.

개중 몇몇 기사단에선 평소보다도 훨씬 가혹한 수련 열풍이 불 정도.

한편, 소문의 주인공인 유릭 본인은.

“파티? 됐어, 귀찮게.”

“하지만 도련님이 귀가하셨단 걸 널리 알려야죠!”

“이미 다 알고 있던데 뭘 또 알려. 하지 마, 하지 마.”

파티를 열어 귀빈들을 초청하자는 엠마의 요청을 거절하며, 오랜만에 궁에서 느긋이 쉬고 있었다.

엠마가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유릭의 고집은 꺾이지 않았다.

“1년 동안 고생하고 왔는데 좀 쉬게 해줘.”

“예에…….”

결국 먼저 꺾인 건 엠마였다.

유릭의 말에 마음이 흔들린 것이다.

그렇게 엠마를 보내고 오랜만에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찾아온 이가 있었다.

발터 로스카였다.

“외숙?”

“유릭, 무사히 돌아왔구나!”

유릭이 자리에서 일어나 꾸벅 고개를 숙였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래그래. 오랜만이다, 유릭. 어땠니, 적색 지대는?”

“뭐 별것 아니…….”

유릭이 찾아온 발터를 앞자리에 앉히곤 엠마를 불러 차를 두 잔 부탁했다.

“……진 않더군요. 꽤나 고생했습니다.”

“하하하하! 네 입에서 앓는 소리라니 이거 또 드문 일이구나.”

“진짜 죽는 줄 알았어요.”

엠마가 타준 차를 마시며 숙부와 조카 사이에 담소가 이어졌다.

화제는 주로 적색 지대에서의 유릭의 일.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그 일이 나왔다.

“잠깐, 서리거인의 해골이 나타났다고?”

“예. 사령술을 사용해 죽지 않고 살아 있더군요.”

“세상에!”

해골 거인을 만난 것을 보고하자 발터가 이마를 탁 쳤다.

칠색의 마경은 로스카의 영지에 인접한 마경인 만큼, 전해 내려오는 기록도 많다.

서리거인이라 하면 칠색 마왕의 오른팔이었다는 대악마.

그 악마가 죽지 않고, 비록 언데드였다곤 하나 살아 있었단 사실은 이렇게 담담히 꺼낼 정도의 화제가 아니었다.

“그, 그래서 어떻게 됐니?”

“죽였습니다.”

“죽여? 네가?”

“거인이라곤 해도 최하급 스켈레톤이었습니다. 기록만큼의 위용은 없더군요.”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유릭을 발터가 어처구니없는 눈으로 바라보았다.

확실히, 그 어떤 고수도 스켈레톤 따위로 되살아나면 생전의 위용을 발휘하진 못할 것이다.

생전의 강인한 육체가 썩어 문드러져 뼈만 남은 데다, 쌓아온 마나 역시 모두 증발한다.

스켈레톤이 쓸 수 있는 마나라곤 되살려 준 사령술사가 주입한 마나가 고작이니까.

그 상태론 10분의 1의 힘을 낼 수 있을지조차 의심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 어떤 부정적인 수식을 붙인다 하더라도 전설에 남은 대악마다.

그런 존재와 조우해, 슥삭 처치해 버리다니.

어릴 때부터 범상치 않았던 조카긴 했지만, 그가 상상하던 것 이상이었던 모양이다.

“뼈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만.”

“그래…… 잘했다. 남아 있다면 가져와서 연구해야지. 누님이랑 엘린한테는 내가 보고하마. 아마 4번 기사단이 회수 임무를 맡을 거다.”

“게오르그 단장이 맡게 되겠군요.”

“그렇겠지.”

해골 거인의 뼈에 대한 처리 문제를 얘기하며 발터가 지긋이 유릭의 모습을 보았다.

폐관의 성과일까?

1년 전에 비해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졌다.

성인식을 치를 때의 아직 앳된 모습은 사라지고, 남아 있는 건 날카로운 분위기의 새하얀 청년이었다.

이전이 장식된 예장용 검과 같은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잘 벼려진 장검처럼 보였다.

‘지금의 유릭이라면…….’

어쩌면 얘기해도 괜찮을지 모른다.

아칸에서 전달된 그 얘기를.

“숙부?”

“……응? 아 그래, 미안하다. 무슨 얘기였지?”

“제가 없는 사이 가문에선 아무 일도 없었습니까?”

“그것이…….”

때마침 유릭도 그 화두를 꺼내주었다.

발터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꺼내려다.

“실은 티르옌에서 교류전의 요청이 들어왔단다.”

얘기하지 못하고 다른 화제를 꺼내버렸다.

처음 듣는 얘기에 유릭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교류전이요? 티르옌에서?”

“그래. 친목을 다지는 의미로 교류전을 치르지 않겠냐고 하더구나.”

신룡가 티르옌.

대륙의 10대 명가 중 하나이며 용을 신성시하는 곳으로, 정령술의 명가이기도 하다.

일반적인 마법사가 마나라는 원소를 통해 세상의 섭리를 밝혀내고자 한다면, 티르옌은 정령과 교감하며 구도의 길을 걷는 이들이다.

정령을 통해 세상의 구조를 깨달으며, 그들이 신성시하는 용의 경지에 다다르고자 하는 이들.

때문에 그들은 어지간해선 바깥의 일에 간섭하거나 하지 않는다.

언제나 스스로의 영역에서 단련에 매진할 뿐이다.

단 하나의 경우를 제외하곤.

“……그웬델에서의 일 때문이군요.”

“아마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용과 관련된 것이 세상에 나왔을 때.

용을 신성시하며 하나의 도달점으로 보는 그들은, 세상에 용의 흔적이 나타날 때마다 미친 듯한 집착을 보여주곤 한다.

그웬델에도 당연히 갔었겠지.

그리고 그곳에서의 조사를 통해 한 남자를 찾아냈을 것이다.

유릭 로스카라는 남자를.

‘교류전이라.’

행사 자체는 별것 아닌 친목 행사겠지만, 그 티르옌과 엮이게 된 것이 문제다.

어지간해선 영역 밖에 나오지 않는 신비의 구도자들.

하필 이 타이밍에 접촉을 꾀할 줄이야.

‘아칸과의 일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금 유릭의 머릿속엔 아칸과 아이작의 일로 가득하다.

이런 상황에 그 속 모를 티르옌과 연이 생긴 것이 행운일지 불운일지 알 수 없었다.

뭐 그래도.

“당장 치러지는 건 아니죠?”

“그렇지. 일단 요청만 들어온 상태니까. 이쪽에서 수락하고 그 후에야 일정 조정이 있을 거다.”

그러면 일단은 미뤄두면 된다.

그쪽은 아칸과 아이작의 대응 방침을 정한 후에 생각해 보도록 하자.

그런 의미로 유릭이 물었다.

사실은 티르옌의 교류전 따위보다도 훨씬 더 궁금했던 그 일.

“아칸 쪽과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

아까 얘기하려다 얼버무렸던 그 일.

언젠가 물어올 것을 알고 있었는지 발터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조금 찡그리는가 싶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좋은 일이지. 겉모양뿐인 평화라곤 해도 일시적이나마 전쟁이 멈추는 거니까.”

그렇게 얘기를 하면서도 발터는 유릭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유릭도 그걸 알았다.

그리고 그 태도에서 눈치챘다.

“뭔가 있군요.”

“그게…….”

이렇게 말을 아낄 정도의 화제라면 하나뿐이다.

유릭이 피식 웃으며 얘기했다.

“협정에 조건이라도 달렸습니까?”

“……!”

발터가 숨을 삼켰다.

정말로 올 게 왔구나.

“볼모 교환이라도 하자고 합니까?”

유릭이 물었다.

떨리기라도 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생각보다 무덤덤했다.

발터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물었다.

“그걸 어떻게 알았니?”

아칸과의 평화 협정 속에 그런 조건이 있었다.

각 가문의 자제를 서로에게 ‘유학’을 보내는 게 어떻냐는.

심지어 아칸 놈들은 유릭 로스카를 보내오면 어떻냐고, 콕 집어 유릭을 지목했다.

다만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현재 손에 꼽을 정도.

그런데 그걸 이제 막 가문에 돌아온 유릭이 알고 있다니?

“그냥 찔러본 것뿐입니다. 앙숙인 두 가문이 종이 한 장으로 평화로워질 리 없으니까요.”

“하아.”

적당히 둘러댄 말에 진실을 모르는 발터가 작게 감탄했다.

유릭이 쓰게 웃었다.

옛날에 여러 엔딩이 있는 RPG를 해본 적이 있다.

주인공의 선택에 따라 마왕에게 굴복하는 배드엔딩도, 마왕을 무찌르고 행복해지는 해피엔딩도 있는 그런 게임.

지금 유릭은 스스로가 바로 그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인생이 걸려 있는 일생일대의 분기점.

과연 자신은 제대로 미래를 바꿔 해피엔딩을 위한 루트를 탈 수 있었을까?

아니면 역시 미래는 바뀌지 않았고 배드엔딩을 위한 루트에 돌입한 것일까?

“확실히 그런 얘기는 나왔지.”

발터의 목소리에서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긍정적인 반응도 부정적인 반응도.

유릭이 조용히 그의 입을 바라보았고.

“어떻게 되었냐면-”

발터의 입에서 판결문이 낭독되기 시작했다.

* * *

얼마 전, 가주가 기거하는 본궁의 정원.

추운 날씨에도 피는 꽃으로 장식된 그곳의 테이블에, 세 사람이 앉아 있었다.

아름다운 화원의 풍경과 반대로 세 사람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는 채였다.

“이건 말도 안 됩니다!”

탕!

테이블을 치며 분개하는 이는 엘린 로스카.

가주 대행의 신분으로 가문의 대소사를 거의 모두 보고 있는 로스카의 장녀였다.

“볼모? 그것도 유릭을? 이딴 조건을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그녀의 말을 듣고 있는 이는 가주인 발렌티나와 태상 가주 레오폴딘.

유릭은 알지 못했지만, 이 자리는 회귀 전에도 똑같이 있었던 자리였다.

그리고 엘린이 격분하는 것 역시 회귀 전과 똑같았다.

“어머니, 아니, 가주님. 본가의 직계를 적에게 보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태상 가주님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엘린이 레오폴딘을 바라보았다.

팔짱을 낀 채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 레오폴딘.

회귀 전의 세계에서 그는 어떠했는가.

분개하며 의견을 청하는 엘린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었다.

-난 이미 은퇴한 몸이다. 가문의 일은 너희끼리 알아서 정하거라.

방관.

당시 그는 이 일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가문의 일에 관심이 없어서?

아니다.

볼모가 보내지든 말든,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의 레오폴딘은 전혀 달랐다.

팔짱을 낀 채 눈을 번쩍 뜬 그의 안광은 더없는 분노로 번뜩이고 있었다.

“암! 잘 얘기했다, 엘린! 당연히 안 될 말이지!”

같은 상황, 같은 자리에서 그의 대답은 완전히 달라졌다.

우연이나 변덕 따위로 달라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지난 7년간, 유릭이 일궈온 것이었다.

“발렌티나. 어떻게 할 것이냐?”

“…….”

레오폴딘의 질문에 발렌티나가 침묵했다.

그녀가 살며시, 가슴께에 매단 브로치를 쓰다듬었다.

메르의 비늘로 만들어진 자수정의 브로치.

정원의 꽃도, 테이블 위에 차려진 차도 과거의 세계와 아무런 차이가 없이 똑같다.

하지만 그 브로치만은, 과거에는 없던 것이었다.

“협정을 맺는 것은 좋다고 보인다. 하지만 볼모라는 비덕한 조건을 받아들일 순 없다.”

엘린의 얼굴이 밝아지고 레오폴딘은 당연히 그렇게 나와야 한다는 듯 콧김을 뿜었다.

“다만 조건 없이 협정이 기능할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군.”

당연한 말이었다.

오랜 앙숙 관계가 종이 쪼가리 하나로 풀릴 리 없으니까.

“협정의 강제력을 위한 다른 조건을 모색해 보도록 하지.”

결론을 내리듯 강하게 얘기한다.

이날, 이 순간을 끝으로 볼모의 ‘ㅂ’자도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

* * *

“걱정할 것 없다, 유릭. 누님도 아버지도, 그리고 네 누이도 결코 그런 조건을 받아들이진 않았단다.”

“…….”

“그래도 협정에 강제력이 없으면 안 되니, 지금은 다른 조건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그러더군. 자세한 건 나한테도 비밀이라고 하던데. 너무하지, 하하.”

“……그렇군요.”

의외로 유릭은 담담한 듯 보였다.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그래 맞다.

지난 7년간 미래를 바꾸기 위해, 스스로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데.

그만한 노력이 결실을 맺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것이다.

……그야 아주 조금은 일말의 가능성도 생각하고 있긴 했다.

혹시 알 수 없는 억제력 같은 것이 있어서, 미래는 아무리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그러나 역시 기우였던 모양이다.

미래, 혹은 운명은, 사람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었다.

“그렇군요.”

유릭이 담담하게 차를 마셨다.

어쩐지 오늘따라 차의 향이 더 짙고 맛있게 느껴진다.

엠마가 모처럼이니 실력 발휘라도 한 모양이지.

이런 차라면 몇 잔이라도-

“유릭.”

“예?”

발터의 진중한 목소리에 유릭이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턱, 하고.

발터의 손이 유릭의 머리에 올려졌다.

“그렇게 굳어 있지 않아도 된단다. 그런 바보 같은 얘기를 누님이 받아들일 리 없지 않으냐.”

“……굳어 있어요? 제가?”

“그래, 이놈아. 평소의 그 능글맞은 모습은 어딜 간 거냐. 하하하!”

스윽 스윽 하고.

발터의 손이 유릭의 머리를 거칠게 헤집었다.

제멋대로 흔들리는 고개를 가누지 못하면서도 유릭의 눈이 살짝 떨려왔다.

침착하고 차분하게 듣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자신이 굳어 있었다고?

“하, 하하…….”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자각하고 나니 이제야 눈치챌 수 있었다.

스스로가 뻣뻣이 굳은 표정으로 기계처럼 찻잔을 들고 있었다는 걸.

확실히 평소의 자신에 비하면 훨씬 굳어 있는 모습이었다.

“데릭은 이 얘기를 듣고는 네가 아니라 자신이 유학을 가겠다 나섰단다.”

“데릭이요?”

“물론 누님은 그것도 각하했지. 널 보낼 수 없으니 대신 데릭을 보내자? 그건 그냥 널 보내는 것보다 훨씬 더 쓰레기 같은 일이 아니냐.”

차라리 똑같이 무관심한 것이 낫지, 누구는 편애하고 누구는 차별하는 것은 옳지 못한 것이라고.

발터가 그렇게 덧붙였다.

“그렇군요…….”

유릭이 영혼 없이 대답하며 눈을 감았다.

커다란 짐을 내려놓은 것 같은, 아니 무언가 단단한 속박에서 드디어 해방된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

마음속 한편에 남아 알게 모르게 계속 유릭을 묶어왔던 주박.

그것은 단순히 볼모에 관한 얘기뿐만이 아니었다.

‘어머니.’

회귀 전에는 결코 가족이라 부를 사이가 아니었던 어머니에 대한 것.

그 어머니가 자신을 감싸주었다.

그 사실은 유릭의 마음속에 잔잔한 파문을 불러왔다.

물론 데릭도 마찬가지긴 한데…….

‘……그놈은 됐고.’

유릭이 살짝 씰룩이며 데릭에 관한 생각을 일축했다.

그 녀석이야 뭐 어찌 되든 상관없다.

하지만 그런 유릭의 표정을 보는 발터는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귀여운 조카가 하는 생각이야 눈에 잡힐 듯 훤히 보이는 그였다.

그 모습이 부담스러워 유릭이 화제를 돌렸다.

“협정에 걸 새로운 조건을 찾고 있다고 했었죠?”

“그랬지. 여러모로 고민 중인 모양이야.”

“조건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안이 하나 있습니다.”

“제안?”

“협정 장소 말인데요, 중립 지역에서 치러지겠죠?”

“당연하지. 위치는 아직 정해지진 않았는데 후보군은 몇 군데 있어.”

마침 잘됐다.

타이밍도 딱 아닌가.

“그럼 티르옌 쪽에 부탁하는 건 어떻습니까?”

기왕 엮이게 되었으니 이용하지 않을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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