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화<독심>
장내에 적막이 깔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강기 없이, 오직 검술만으로 화경의 고수를 살해하는 광경을 목도했으니까. 믿어지지 않 는 만큼이나 말이 쉽게 나오지 않겠지.
흑사련 쪽은 물론이고 당가의 인물들 중에서도 눈을 크게 치뜨고 있는 자들이 많았다. 소가주 당연명의 무위가 제법 출중한, 아니 상 당히 뛰어난 편이라는 것은 그간 벌어진 여러 사건들로 알고 있었지만, 설마하니 화경에 이른 고수를 살해할 정도일 것이라고는 예상 치 못했던 까닭이리라. 그것도 암기나 독이 아니라 검술만으로 그리했다. 강기를 꺼내지도 않았고, 대체 언제 이토록 고절한 검술을 익 힌 걸까.
작금의 강호에서, 화경의 고수가 가지는 위상은 한없이 드높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흑사련주 유길준과 마광천주 연중혁ᅳ 두 사람의 절세고수에 의해 기존 무림 질서에 크나큰 변동이 생긴 까 닭이다. 흑사련주 유길준은 개인적인 원한으로 구파 중 셋을 완전히 몰락시켜 정도 무림과 척을 지고, 마광천주 연중혁은 명문가의 규 수들을 탐하는 괴벽으로 오대세가 중 셋을 더 이상 세가로 불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 어느 때보다 강성해진 사도와 마도의 세력― 이러한 무림에서 온전히 명맥을 유지하려면 화경에 이른 고수의 존재가 필수적이었다. 연중혁이 마광천을 개파하기 전, 천마신교를 떠나면서 굳이 곤륜을 건들지 않은 것은 곤륜의 장문 마선(魔仙)이 화경에 이른 강자 이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한때 파다했다. 또한 다른 세가와 달리 남궁세가가 쇠락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화경에 이른 강자이자, 천하 제일검(天下第一劍)으로 불리기도 하는 검왕 남궁장천이 건재한 덕분이라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이처럼 화경 고수의 존재는 그 자체로 절대적인 무력의 상징이자, 더없이 든든한 방파의 벽이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흑사련 인물들은 자신들의 승리를 점치고 있었다. 성도에 진입하면서, 방파 대전을 준비하고 있기라도 했던 것 처럼 습격해온 당가에 의해 예기치 않은 전력 손실이 있었을 때도. 당가주 당지혜가 화경의 무위를 드러내며 생각보다 선전할 때도 전 의가 꺾이지 않았다. 자신들에겐 화경에 이른 탈명도 백영산을 비롯한 사도육존, 그리고 아직도 상당한 수의 병력이 남아있었으니까. 당가주 당지혜가 서서히 밀리고 있다는 것은 사도육존 중 한 명이 뒤로 빠져 내원을 공략하러 간 사실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만큼 여 유가 있다는 의미였으므로.
그러나 난데없이 등장한 사천당가의 소가주 당연명에 의해—
유리하던 전황이 한 순간에 완전히 뒤집어졌다.
흑사련 인물들은 자기들끼리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더 이상 이 자리에 사도육존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휘를 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얘기다. 그나마 사도육존의 제자들이 있었지만 그들 또한 각자 병력을 이끌고 내원 쪽으로 간 마당이었다.
그리고 방파 대전은 대개 우두머리가 결착을 내는 순간 종료되기 마련이었다. 이긴 쪽도, 진 쪽도 무림 방파로서 명맥을 유지하기 위 해서 지나친 출혈은 피하려고 하는 까닭이다. 특히나 전력의 차이가 아주 크다면 모를까. 비등하여 아군의 피해가 우려되는 때에는 자 연스레 싸움이 중지되기 마련이었다. 그 후, 패배한 측은 승리한 측의 조건을 수용해야 하겠지만.
이쪽에는 더 이상 화경의 고수가 없고, 저쪽에는 화경의 고수가 둘이나 생존해 있다. 더 싸워봤자 승리는커녕 개죽음이 기다릴 뿐이 라는 것을 알아차린 이들이 빠르게 입을 놀리기 시작한다. 물러날 명분을 만들기 위함이다. 경악 섞인 음성이었지만 의도가 다분히 섞여있었다.
“맙소사. 탈명도를 일검에....”
"헛소문이 아니었어. 구환교검의 검강을 깨뜨렸다는 얘기 말이야."
"당가에 정말로 용이 났군. 암독검룡이라더니."
“모전자전(母傳子傳), 청출어람(靑出於藍)이 모두 어울려. 후기지수의 수준을 완전히 벗어났다. 다음 대의 천하제일인이라 예견해도 이상하지 않아.”
“다음 대...? 아까 암독검룡이 말하는 것을 듣지 못했나? 흑사련주가 이승을 하직했다는 얘기. 사실이라면 이미 사천제일인일세. 이 땅에선 대적할 자가 없는 거지."
“사실일까? 련주의 무위는 그야말로 경천동지라 들었는데. 실제로 산 속 정도 대방파 아홉 중 셋을 무너뜨렸지만 그간 나머지 여섯 은 감히 사천 땅을 범접하지 못했지 않나. 암독검룡이 어느 정도의 자질을 타고났는지 모르겠지만, 련주는 사도 무학의 대종사로서 이 미 지극한 성취를 이루었을진대."
"장강후랑전추랑(長江後浪推前浪: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냄)이라. 흑사련주 역시 장강의 앞 물결에 불과했던 거지."
“닥쳐라! 네놈들의 천한 입에 함부로 오르내릴 분이 아니시다. 보아하니 해월곡 소속인 듯한데. 이번 일이 끝나면 각오하는 것이 좋을거다."
"흥. 조금 전 탈명도의 반응을 보고도 모르겠소? 본단 무인인 당신이야 쉽사리 믿기 힘든 일이겠지만, 본인이 보기에 흑사련주가 귀 천한 것은 기정사실로 보이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껏 흑사련주가 이곳 당가에 당도하지 않았을 리가 있소?"
"...그건."
“아무튼 여기서 싸움을 더 이어나가는 것은 의미가 없소. 얻을 것도 없고, 개죽음일 뿐이지. 냉정하게 생각해보쇼. 련주와, 사도육존 이 없는 흑사련이 존속할 수 있을는지"
"아직 육존 한 분이....."
"답답한 소리를 하는군. 그자 혼자 뭘 할 수 있겠소. 지금 탈명도마저 일검에 목숨을 잃은 마당인데. 어쩌면 그자도 이미 당했을지도. 그만 현실을 직시하시오. 투항만이 답이오."
"그의 말이 옳소. 이미 다들 전의가 꺾여 있는 상황인데. 그나마 머릿수가 이만큼이나 되니 투항이라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오.”
흑사련 인물들이 하나둘 투항할 기미를 보이자, 당가의 무력대도 공격을 하지 않고 그저 대치 형국을 유지한 채 당연명을 바라봤다. 가주인 당지혜가 있긴 했지만 방금 소가주 당연명의 무위를 목도한 이들은 자연스럽게 당연명을 결정권자로 인식했다. 다들 필사적으 로 싸우던 상황인지라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지금은 명령만 떨어지면 물러나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장내의 모두가 당연명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데.
"소가주. 명을....."
당계중이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자 당연명이 그에게 단검을 돌려준 뒤, 여전히 피를 뿜어대는 탈명도 백영산의 시신을 일별하며 입을 열었다.
“사천에는 오랜 격언이 있지.”
당가와는 절대로 척을 지지 마라― 나직하게 읊조리는 당연명. 그러나 강대한 내공이 실려 있었기에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그 음성 을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다들 흑사련의 치하에 있던 기간이 길었던지라, 잊고 있었던 모양이다. 이제라도 똑똑히 각인시켜주어야겠지. 본가를 건드린 자들은 죽음으로 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사실 당연명은 간단하게 이 자리에 있는 흑사련 병력을 쓸어버릴 수 있었다. 대량 살상 무학인 우모침우나 철편표를 구사하면 일천 이 넘는 인원이라 해도 능히 혼자서 감당할 수 있었으니.
‘하지만 그래선 안 돼. '
당연명은 어느 정도 피해를 감수하기로 했다. 당가가 정말로 강력한 힘을 지닌 세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자신뿐만 아니라 가문을 구성하는 인원 전체가 강해져야 했다. 흑사련주 유길준이 죽었으니, 흑사련이 무너지는 것은 어차피 시간문제였다. 사천 땅에서, 흑사 련을 중심으로 공고하게 형성했던 사도천하도 무너져 내릴 테고.
거대한 힘의 공백이 생긴 만큼, 사천에는 분명히 혼란이 찾아올 터였다. 그때 가문의 위세를 굳건히 하고, 다시금 세가로 발돋움하려 면 다들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한다. 언제까지고 자신이 뒤를 봐줄 순 없다고 생각하는 당연명이었다. 검신은 어느새 이번 생뿐만이 아 니라, 앞으로 후대에도 당가가 쉬이 영락하지 않도록 그 주춧돌을 제대로 세우고자 하고 있었다.
당연명이 계속해서 말했다.
"오늘 본가의 대처는 장차 사천 전역, 나아가 천하에 퍼질 것이다. 당가의 독심(毒心)을 보여줄 때다. 어쭙잖은 마음으로 본가를 건드 린다면 어찌 되는지 보여주어라.”
은혜는 두 배로, 원한은 열 배로 갚는 것이 당가의 사람인즉―
그렇게 말한 뒤 당연명은 모친 당지혜에게 다가갔다.
"내원의 일은 제가 수습하겠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이곳을 맡아주세요. 내상을 입으셨을 지도 모르니 무리하시면 안 됩니다.”
“그래. 이따 보자꾸나.”
“당계중. 그대 또한 가주를 보필하며 몸을 사리도록. 이미 충분히 활약했음을 내가 안다.”
"예. 소가주. 보중하시길."
당계중이 대답하는 순간 당연명의 신형이 스르르 허공에 녹아들듯 사라졌다. 신법 암영을 극성으로 전개한 것. 허깨비처럼 흩어지는 것은 잔상에 불과했다. 화경에 이른 당지혜의 안법으로도 쉽게 쫓지 못할 정도로 고절한 신법 성취.
어느덧 든든하게 장성한 아들의 기척이 내원 쪽으로 향하는 것을 기감으로 겨우 느끼며 당가주, 독봉 당지혜가 입을 열었다.
“모두들 들어라."
가녀리지만 힘 있는 음성. 이제는 모두가 안다. 당지혜의 무위가 온전히 화경에 이르렀음을. 그래서일까. 그녀의 말에서는 이전보다 훨씬 더 큰 위엄이 느껴졌다. 비록 당연명에 비하면 손색이 있었지만, 그녀 본인을 제하면 화경에 이른 자가 없는 이 공간에서, 독봉의 말은 더없이 절대적이었다.
"이번 대에서, 본가는 세가의 지위를 되찾을 것이다."
"!!!"
당가 인물들은 당지혜의 말에 격동을 느끼기라도 한 것처럼 눈가를 떨거나, 입술을 깨물었다. 한때 사천제일가(四川第一家)로 불렸던 사천당가(四川唐家)― 오대세가의 한 축이던 그 영광의 시절을 재현하겠다고 이 순간 당지혜가 선언한 까닭이다. 대담하면서도 결코 실없는 소리로 들리지 않았다. 가주와 소가주, 당대와 차대가 나란히 화경에 올랐지 않나.
"그대들의 독심을 보여라.”
적을, 멸절하는 것으로—
그렇게 당지혜가 말살의 명을 내렸고, 명을 받든다고 외치며 당가 무력대가 흑사련 병력을 살상하기 시작했다. 투기와 살의가 엄청났다. 근거리에서 온갖 독과 암기를 떨쳐낸다. 기세에 완전히 눌린 흑사련 병력들은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열세를 면치 못했다. 완전 히 전의를 상실한 모습― 도주조차 여의치 않았다. 당가의 무학은 대부분 원거리에 더욱 적합했으므로.
비명이 난무한다.
여기저기서 풀썩풀썩 쓰러지는 시신들은 독에 당한 것인지 피부색이 시커멓게 죽어 있거나 시커멓게 죽은 색의 피를 울컥울컥 토해 냈다. 예리한 암기에 치명적인 부위를 베이거나 관통당해 선혈을 쏟아내는 이들도 많았다.
서 있는 자들은 점차 줄어들고, 처절한 비명 또한 아스라이 잦아든다.
그 사이 짙어진 노을빛 때문일까.
아니면 당가 인물들이 품은 독심이 드러나서일까.
한바탕 학살극이 펼쳐지는 장내는 유독 살풍경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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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당가 내원의 동쪽.
제갈가 무량전주 제갈창신은 혼신의 힘을 다해 진법을 유지하고 있었다. 몇 겹으로 둘러쳐 방비를 굳힌 내원이었지만, 압도적인 무 력에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전주, 생문(生門)이 뚫렸습니다! 남은 것은 이제....."
"안다. 나 역시 진명안(眞明眼)으로 살피고 있었으니. 실로 괴물 같은 작자로군.”
제갈창신은 침착하려 애썼지만 초조해지는 마음을 다잡을 수 없었다. 사천지회에 다녀온 제갈영영이 전한 소식은 놀랍다 못해 경악 스러울 지경이었다.
당가 소가주 당연명이, 화경에 오른 구환교검 상명일을 격살했다—
흑사련의 금지옥엽, 흑사화 유연희가 심화방주의 손에 유명을 달리했다—
하여, 흑사련과의 방파 대전을 준비하라는 당연명의 전언—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정말로 흑사련에서 병력을 이끌고 쳐들어왔다. 사실 제갈창신은 제갈가 본가가 있는 호북으로 피신하려 했지만, 제갈영영이 극구 말렸다. 이번 위기를 당가가 잘 헤쳐 나온다면, 분명 사천제일가의 명성을 되찾을 텐데 이때가 아니면 언제 당가의 신 뢰를 살 수 있겠느냐면서.
고뇌하던 제갈창신은 결국 제갈영영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다. 애초에 당연명의 가능성을 보고 당가에 복속되기로 했던 게 아니었나. 당연명의 성미를 봤을 때 여기서 몸을 빼면 후환이 닥칠 것이 분명했기에 염려되기도 했고.
내원의 진법은 여러 겹으로 설치된 데다가, 당가의 암기와 독까지 결합되어 난공불락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를 정도였다. 웬만한 이 들은 바깥 쪽 진법을 넘어서지 못하고 절명할 것을 자신했다.
과연 흑사련의 인물들도 처음엔 내원의 진법을 뚫지 못했다. 제법 실력이 뛰어난 이들이 집중적으로 공략을 시도했지만 한두 겹 정 도의 진법이 뚫렸을 뿐이다. 그 정도는 다음 진법이 뚫리기 전에 보강하면 되는 문제였다.
그러다 웬 중년 사내가 합류하고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제갈창신은 사도육존의 면면을 전부 알지는 못했지만, 지금 내원 동쪽의 진법을 빠른 속도로 돌파하고 있는 자가 사도육존 중 한 명 이라 짐작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 정도 무위를 지닌 이가 흑사련에 또 있을 리가 없다.
그자는 무위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진법에도 조예가 있는 듯했다. 제갈창신이 직접 내원 동쪽의 진법을 변화시켜 가며, 최대한 진법 파훼를 지연시키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망설임 없이 생문을 찾아 움직인다. 제갈창신은 난관에 봉착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한 겹 한 겹 진법들이 벗겨지고, 이제 제갈가의 비전 진법인 염라환혼진(閻羅還魂陣)만이 남았을 뿐이었다. 염라환혼진은 위 력이 뛰어났지만, 보강조차 불가했다. 제갈가에 오래 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영성이 깃든 기물을 이용한 진법이었기에. 파훼되는 순간 끝이다.
염라환혼진은 환상진의 일종으로, 절세의 무위를 지닌 인물을 진법 안에 강림시켜 상대를 멸살하는 제갈가 궁극의 진법이었다. 환상 진이라 하나 이곳에서 입은 피해는 실제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목이 잘려 죽는다면 심혼에 충격을 받아 정말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제갈창신은 어쩌면 염라환혼진으로 상대를 죽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상대는 과연 진법에 조예가 있는 것인지 염라환혼진을 정면으로 상대하지 않고 기물의 위치를 파악하는 방식으로 공략해 왔다. 그저 다른 진법들보다 조금 더 시간을 버텼을 뿐, 결국 염라환 혼진마저 파훼당하기에 이르렀고.
'끝장이군!
단념과 함께 제갈창신은 눈을 감았다. 이곳 당가 내원에는 아녀자들과 노인, 무공 성취가 낮은 이들이 다수였다. 그나마 무공을 익혔 다고 하는 이들도 후기지수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사도육존의 일인으로 짐작되는 저 사내가 들이닥치면 이곳은 전멸을 피하지 못 하리라.
쩌저적─!
무언가 깨져나가는 듯한 느낌과 동시에 염라환혼진을 구성하고 있던 짙은 운무가 양쪽으로 갈라지며 흩어졌고.
쿠웅!
당가 내원의 외벽이 굉음과 함께 무너져 내린 뒤, 제갈창신이 진명안으로 보았던 중년 사내가 저벅저벅 걸어 들어왔다. 젊은 무인들 이 그 뒤를 따랐다.
"제법 귀찮게 하더군."
왜 제갈가에서 당가의 방비를 돕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렇게 중년 사내가 살의를 드러낼 때였다.
당가의 후기지수들과 진법을 맡고 있던 제갈가 인물들이 한껏 긴장하고 있는데.
난데없이 들려오는 익숙한 음성.
"삭독현현(鑠毒顯現)."
" ?"
이상함을 감지한 표정 그대로 중년 사내와, 그 뒤를 따르던 젊은 무인들의 머리통이 흐물흐물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134화<독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