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장
심 문
대청 안에는 수십개의 크고 작은 빈소가 마련되어 있었
다.
그것들 중 큰 것은 중원팔의 가운데 일곱 명의 빈소이
다.
무수한 등록이 밝혀져 대낮 같이 환한 가운데 극도의
비통함이 음울하게 흐
르고 있었다.
이소운이 대청 입구에 끌려 나타나자 일순 장내의 분위
기가 바꼈다.
모두들 분노와 살기의 일색이었다.
그들 모두는 당장에 달려들어 요절을 내고 싶어하는 눈
치였으나 억눌러 참고
있는 표정이었다.
그것은 그를 끌고 나타난 사람이 다름아닌 소국주 하후
기 였기 때문이다.
이소운은 빈소들을 바라보고 일시 멍청한 표정을 지었
으나 곧 표삳르에게 끌
려 대청앞으로 꿇어 앉혀졌다.
그러자 사람들은 우르르 그를 에워싸고 몰려들었다.
그리고 그들 중 몇몇 사람이 앞오로 나섰다.
이소운은 고개를 들어 그들을 바라 보았다.
모두 육인이었으며 의외에도 그들은 하나같이 약관의 청
년과 소녀들이었다.
물론 이들은 중원팔의의 후예들일 것이다.
똑같이 비통에 젖어 있으나 이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월등히 재기가 뛰어
나 보였다.
소녀 둘에 청년이 넷, 그들 중 상큼한 인상의 녹의 미
소녀가 먼저 입을 열었
다.
[네 놈이 바로 이소운이냐? 그 더러운 이장룡의 자식이
겠지.]
그녀의 음성은 짜라랑 짤랑 하면서도 차갑고 매몰찼다.
이소운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소 나는 그분의 자식이오.]
[그 분?]
순간 녹의 미소녀는 쌍심지를 켜며 서릿발처럼 외쳐싼.
[그 더러운 배신자를 그분이라고? 이자식이]
이자식 소리와 함께 ;그녀의 허리어림에서 뭔가 거뭇한
것이 휙 날아왓다.
순간적으로 이소운은 그것이 채찍임을 알았다.
그것도 그저 평범한 것이 아닌 병기용의 채짜기일 것이
다.
그렇게 느낀 것은 그녀의 채찍쓰는 솜씨가 날카로왔기
때뭉이다.
쫘악
채찍은 질긴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것으로 무수한 침이
박혀져있엇다.
그것은 대번에 이소운의 한쪽 어깨를 붉은 선혈로 물들
여 놓았다.
(으윽.)
심한 고통이 전해졌으나 이소운은 이를 악물고 참앗다.
휙!
그리고 또 한차례...
녹의 미소녀는 분노가 폭발한 듯 연속해서 채찍을 휘둘
렀다.
그때 옆에서 한 사람이 나섰다.
[곽매. 그는 우리의 원수이지만 다치게 해서는 곤란하네
그는 내일 합동장례
에 쓸 제물이 아닌가. 자고로 제물이란 깨끗해야 하는 법
이지.]
그렇게 말한 사람은 갈의에 서생차림을 한 미청년이엇
다.
갈의서생의 말에 녹의미소녀는 즉시 채짜기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갈의서생에게 공수하며 말해다.
[미안해요. 소매가 잠시 분노심에 이성을 잃었군요.]
갈의서생은 마주 포권하며 고개를 가었다.
[아니오. 나역시 곽매와 같은 심정이라오.]
이어 그는 이소운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이것봐, 자넨 내가 누군지 아는가? 바로 신창 담승파
어른의 아들, 그러니
까 자세늬 그 개만도 못한 아비의 음모로 돌아가신 그
분의 외아들 담허라는
사람이지. 자네는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나?]
이소운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그는 고개를 들고 말햇다.
[나는 당신을 볼 면목이 없소.]
담허의 시선이 비수처럼 예리하게 번쩍였다.
[배신자의 자식이기 때문인가?]
이소운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작으나 똑똑한 음성으로 말했다.
[당신들의 아버지는 죽었고 나의 부친은 살아잇기 때문
이오. 본래 그들 여덟
분들은 한날 한시에 죽기로 맹세한 결의 형제엿기에.. 나
는 이 모든 것을 음모
라고 보고 잇소.]
[음모라구?]
일순 담허의 두 눈에 불길이 확 일었다.
[이 토록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는데 네놈은 잘도 지껄이
는 구나. 음모라고?]
이때 옆에 섰던 청년하나가 번적 몸을 날렸다.
스슷.
방금 몸을 움직이는가 싶었는데 그는 어느새 이소운의
멱살을 잡아올렸다.
[흐흐.. 담형은 참을지 몰라도 나 추우는 안그렇지.]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의 우수가 바람처럼 이소운의 급
소를 파고 들엇다.
퍽.
[으윽]
이소운은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질렸다.
그 만큼 청의청년의 주먹은 절묘하게 아픈 곳만 파고 들
엇다.
퍽.퍼벅--
격타음이 계속될 때마다 이소운은 새우처럼 몸을 웅크
렸고 고통에 전신을 떨
었다.
그러나 비명은 두번다시 내지 않앗다.
계속 두들기다가 그 사실을 알고 청의청년 추우는 그를
땅바닥에 팽개쳤다.
쿠당.
나가 떨어지는 그를 보며 추우는 잔인한 살소를 머금었
다.
[흥. 그래도 꼴에 오기는 있단 말이군. 개자식. 넌 천리
무영 능풍어르신을
알고 있겠지?]
이소운은 겨우 몸을 일으키며 무었다
[당신은.]
몸은 여기저기가 쑤시고 고통스러우며 흘러나오는 음성
도 가늘었다.
[개자식 그분이 바로 나의 사부님이었단 말이다. 알겠느
냐? 개자식아.]
말끝에 그는 노화를 참지 못하고 일장을 뿌렸다.
쐐액.
그의 우수에서 아리진의 장풍이 떨어나가며 이소운의 가
슴에 명중했다.
펑
한줄기 진동음과 함께 이소운의 신형은 그만 삼장 밖으
로 날아갔다.
[으윽]
땅바닥에 덜어지면서 그의 입에선 붉은 피화살이 뿜어졌
다.
느닷없는 아리장에 극심한 내상을 아비은 것이다.
이소운의 입술은 잿빛으로 궂어졌다.
이때 하후기의 지시로 표사들이 다시 이소운을 대청 앞
에 끓려 놓았다.
허나 극심한 내상 탓에 그의 신형은 쓰러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이것을 자신의 실수라 생각한 추우는 그냥 말없이 물러
나 버렸다.
그러자 또한명의 청년이 다가왓다.
이소운은 극통 중에서도 힘겹게 눈을 들어 그를 바라봤
다.
그는 온통 검은색 일생이었다.
옷도 검은 장삼이요. 안색도 검은 빛이며 심지어 피부색
깔마져 검었다.
용모는 검은 가운데 다소 준수해 보였으며 체격은 비교
적 우람했다.
[다.당신은?]
이소운이 힘겹게 입을 열자 흑의청년은 냉랭하게 대꾸했
다.
[나는 묵가아이다. 너는 일장진건곤 묵송대혀을 아는간.
나는 그분의 아아들
이다.]
[정말 면목없게 됐소.]
이소운은 그공 속에서도 입을 열며 고개를 수그렸다.
흑의 청년 묵강은 잠시 그를 묵묵히 지켜보다가 입을 열
었다.]
[나는 너에게 우리 여섯 사람을 소개해 주겠다.]
먼저 그는 아까 채찍을 날렸던 녹의 미소녀를 가리켰다.
[저분은 편신 곽룡 곽대협의 무남독녀이신 곽약란소저
다.]
녹의미소녀 곽약란은 자신이 소개되자 곧 차가운 냉소를
날렸다.
[흥]
묵강은 이번엔 안쪽에 고요히 서 있는 남의 미소녀를 가
리켰다.
그녀는 다소 홀쪽한 몸메에 이지적인 미모를 지니고 있
었다.
[저 분은 추풍객 갈위, 갈대협의 따님이신 갈룡소저다.]
남의 미소녀 갈붕은 카갑고 서늘한 시선으로 이소운을
주시할 뿐 이렇다할
행동도 말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묵강은 우두커니 서 있는 청년을 가리켰다.
그는 황의청년으로 그 체구가 기형적이라 몹시 컸다.
거의 구척에 달하는 키에 체격도 몹시 우람해싼.
그를 보노라면 마치 하나의 작은 야산을 연상하게 된다
[그 분은 거령신 담대월 그분의 자제이신 담대관소협이
시다.]
묵강은 이어 이소운을 직시하며 말햇다.
[다른 두분은 이미 스스로 소개햇으니 알고 있을 것이
다.]
이소운은 고개를 끄덕엿다.
[그렇소. 당신은 이제 궁금한 것을 묻도록 하시오. 나는
거짓없이 대답하겠
소.]
그의 말에 문득 한사람이 나섰다.
[네 말이 진실하다는 것을 어떻게 믿지?]
그것은 여태 침묵을 지키던 갈봉의 말이었다.
이소운은 그녀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믿고 안믿고는 당신들의 자유이오. 허나 나는 여태 말
한 마디를 중히 여기
며 살아왓소.]
이소운은 힘을 주어 가슴을 폈다.
[나는 지금의 한마디 한마디의 말속에 장부의 신의를 걸
고 있소.]
[흥]
남의 미소녀 갈붕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장부의 신의라 거창하군. 나같은 아녀자는 안중에도없단
말인가?]
이소운은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아니오. 나는 그저 지금 나의 심정을 말햇을 뿐
이오]
갈봉이 차가운 안색으로 말이 아벗자 묵강은 다시 입을
열었다.
[묻겠다. 너는 왜 미리 도망가지 않았지? 달아나가방자
소용없었기 때문인
가?]
이소운은 메마른 웃음을 날렸다.
[그건 내가 몰랐었기 때문이오.]
[몰랐었다고? 설마 네 아비가 네게 그런 사실을..]
이소운은 말을 잘랐다.
[나는 그 기간을 전후하여 사흘간이나 잠들어 있었소.
그것은 시녀 추향에게
물어보면 알게 될것이오. 나는 그전에 그 일에 관해 들은
적도 없고, 바로 얼
마전에야 물어서 알게 된거요.]
[....]
이소운의 음성은 가느다랗게 허나 힘있게 울려나오고 있
었다.
[특히 내가 잡힐 것을 두려워 해서 도망가지 않았다는
것은 언어도단이오.
당신들은 지금 쉽가 나의 부친의 행방을 알수 있소? 만일
내가 미리 부친과 함
께 숨어 버렸다면 당신들은 나를 찾을 수 있었겠소?]
그의 말은 논리가 정연했다.
묵강은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네 아비는 미리 알고서도 말을 안한 것이 되
는데, 너는 네 아비가
너를 버렸다고 생각하는가?]
이소운은 고개를 저었다.
[나의 부친은 나를 버릴 분이 아니시오. 그래서 나는
이 일이 음모에 의한
것이었거나 아니면 느닷없이 닥친 불가항력적인 사태였다
고 생각하고 있소.]
묵강은 일시 할 말을 잊은 듯 다시 묻지 않았다.
이때 담허가 나서며 물었다.
[얼마전에 너는 한명의 마의노인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 너는
그도 모른단 말인가?]
이소운은 고개를 저었다.
[모르오.]
담허의 시선이 불을 뿜었다.
[그 노인은 분명 너를 알고 있었다는데도.?
]
허나 이소운은 여전히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나는 그를 잘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전에 단 한번도
본적이 없었소. 사람
이란 나는 모르는데 상대방이 나를 알고 있는 경우란 흔한
거요.]
좌중이 잠시 조용해졌다.
이때 거구의 담대관이 한걸음 나서며 우렁우렁한 음성으
로 물었다.
[이봐, 넌 네 아비가 숨은 곳을 모른단 말인가?]
[그렇소.]
이소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더이상 질문이 없고 장내에 침묵이 계속되자 묵강이 마
지막으로 물엇다.
[우리는 내일 이곳에서 합동 장례식을 치르기로 했다,
거기에서 네 목을 제
물로 하려 한는데 너는 거기에 대해 무슨 할 말이 잇는
가?]
[내 목을 말이오.?]
이소운이 되묻자 묵강은 무심히 대꾸했다.
[그렇다. 그건 네가 배신자의 자식이기 때문이다.]
[헛헛...]
이소운은 문득 허탈하게 웃었다.
웃으면서 그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곤 사람다르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내 비록 나이 어리나 알 것은 제법 알고 잇소. 사람이
나고 죽음을 제 명에
잇는 것인데 어찌 욕시믓띵 부리겠소. 나는 다만 나의 명
에 다를 것이니 그대
들은 마음대로 하시오.]
장내엔 비통한 분위기 대신 숙연한 기운마저 감돌앗다.
이때 하후기가 나서며 표사들에게 지시했다.
[놈을 다시 끌고 가시오. 단 내일까지 철통같은 경계태
새로 놈이 절대 도망
못하게 하시오.]
[예. 소국주님.]
표사들은 대답하고 이소운을 끌고 지하실로 몰려내려갔
다.
올때 끌려서 왔고 갈 때도 마찬가지로 개처럼 끌려갔다.
그런데도 이소운은 눈을 감고 말이 없었다.
중원팔의의 여섯 후예들은 하나같이 그의 뒷모습에서 시
선을 떼지 못했다.
>< >< ><
이소운은 지하실에 온 몸이 결박당한 채 앉아 있었다.
전신혈도를 제압하고서도 그들은 그를 결박까지 한 것이
다.
문은 닫혀 있었고 주위는 여전히 어두웠다.
이소운은 온몸이 극심한 내외상의 발작으로 몹시 고통스
러웠다.
그러나 그 고통은 아까의 미칠 듯 하던것 보다는 훨씬
덜하다.
육신은 고통스러워도 마음은 기실 평온하게 가라앉아 있
었다.
그는 매우 허허로온 심정으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니, 그가 보고 있는 것은 허공이 아닌 그의 마음인지
도 모른다.
인간이 진실로 생에 대한 집착을 버리기는 어렵다.
다만 그는 마음을 허허롭게 비워가고 있었다.
지금 상황으로 미루어 그가 이곳을 달아나 제물이 되는
것을 모면하기는 어
려워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지금이고 내일 일은 또 알수 없는 것이
다.
굳이 내일의 일에 마음 쓸것 없이 오늘의 이 시간에 충
실하면 되는 것이다.
혹시 아는가.
내일 장례식 때 그의 부친이 나타나 그를 구해줄지도...
아니면 어떤 기적이 일어날 수도...
그런데 그 기적은 의외로 빨리 그를 찾아왔다.
느닷없이 문이 벌컥 열리며 한 명의 청의복면인이 들어
섰던 것이다.
그가 어둠을 꿰뚫어 볼수 있는 능력이 잇는 것이 아니
라 밖의 복도엔 침입자
를 방비하기 위해 많은 유등이 켜져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문이 열리자 불빛은 석실 안으로 밀려들었다.
이소운은 일시 눈이 부셨으나 다음 순간 청의복면인을
똑똑히 볼수 있엇다.
[당신은 누구...]
말을 하던 그는 갑자기 말을 중단하고 눈을 크게 떳다.
돌연 청의복면인이 그의 앞에 무릎을 끓고 예를 올렸기
때문이다.
[소공자님을 뵈옵니다.]
[대체 당신은 누구요]
청의 복면인은 무릎을 꿇은 채로 대답했다.
[소공자님의 조부님께서 보내셔서 왔습니다.]
[조부님? 내게 조부님은 없는 줄 아는데?]
이소운이 더욱 의아해 하자 청의 복면인이 설명해 주었
다.
[황보노야를 아십니까?]
[황보노야?]
[그 분께선 일전에 연무장에서 소공자님을 보셨다고.]
[아, 그 표물을 부탁하러 왔던 그 마의 노인...]
이소운의 안색은 문득 굳어졌다.
그 마의노인이 그의 조부란 말인가?
[그렇습니다.그 분이 소공자님의 친조부가 되십니다.]
[그건 옳지 않소. 나는 이씨고 그 분은 황보인가 본데..]
[그건 소공자님이 잘못 생각하신 것입니다. 본래 소공자
님의 성씨는 이씨가
아닌 황보로 그 동안 소 공자님의 부친께서 감춰 오셨던
것입니다.]
[내가 성이 항보라고? 그럼 나는 황보소운이란 말인가?]
이소운은 중얼거리다가 물었다.
[나의 조부라는 분은 무슨 말씀을 하셨소?]
청의 복면인은 허리를 깊이 숙였다.
[조부께서는 송공자님을 모셔오라 하셨습니다.]
[나를? 어디로 말이오?]
이소운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차어의복면인은 대답했다.
[함께 가보시면 알게 됩니다. 그곳엔 이미 부친께서도 와
계십니다.]
[아버님이?]
일순 이소운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한가지 생각이 뇌리를 스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모든 일은?]
청의복면인은 침착하게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중원팔의가 죽은 것은 바로 조부님의 뜻
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바로 사소취대엿습니다.]
이소운은 입술을 깨물엇다.
[사소취대라고?]
청의복면인은 말을 이었다.
[조부님께선 중원팔의보다 중원무림을 생각하신 것입니
다. 자세한 것은 가보
시면 자연히 아실 것입니다.]
이소운은 눈을 감았다.
물론 그는 이곳에서 죽을 생각은 없었다.
죽은 사람들의 유족들에겐 미안한 일이겠지만...
그 보다도 그는 부친을 믿었다.
그런 부친의 부친이라면 믿어도 될 것이다.
그저 대충 다르었지만 그의 조부는 분명 해야할 일을 했
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잘잘못을 가리기 이전에 조부가 불렸으니
손자는 가는게 당연하
다.
이소운은 아니 황보소운은 눈을 떳다.
그리고 물엇다.
[지금 밖에는 경계가 삼엄할 것이고 나는 이렇게 전신
이 삥아한 채 점혈당해
있소. 이 일을 어쪄면 좋겠소?]
그 말에 청의 복면인은 시선을 감격의 빛을 떠올리며 말
햇다.
[그 일은 속하에게 맡겨 두십시오. 소공자님.]
황보소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청의복면인의 저 자신있는 태도는 결코 과장이 아니였
다.
그는 이곳 지하실까지 소리도 흔적도 없이 스며들어와
밖의 표사들을 잠재웠
을 것이다.
들어온 능력이라면 나가기도 어렵지 않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런 능력의 사람이 자신 하나 감당하지 못하겠
는가.
황보소운은 결박이 잘려 나가고 전신혈도가 풀리는 것
을 느끼며 내심 중얼거
렸다.
(아버님...)
그의 마음은 갑자기 다급해지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