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 장
성 검 가
용문산,
산서성 서남단에 위치하는 산세가 수려하고 아름다운 명
산이다.
굳이 서남단에 위치하는 산세가 수려하고 아름다운 명산
이다.
굳이 이 산이 용문산으로 불리워지게 된 이유는 이 산
에 용문사란 절이 있기
때문이다.
용문사는 과거 유수한 고승을 많이 배출한 유명한 사찰
로. 이곳에서 용문산
의 절경과 함께 이대명물로 꼽힌다.
용문산은 한 마디로 젊은 산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산곡에 들어서면 굽이굽이능선들은 패기있게 물결
치고 절묘하게 치솟은
암봉이나 깊은 게곡에선 청넝하고 시원스런 정기가 흐른
다.
누구나 이곳에 이르면 속진의 혼탁한 심사를 말끔히 씻
어 버릴 수 있을 것이
다.
그래서 이곳은 시인묵객들이 즐겨찾는 명소이다.
황보소운.
그는 열흘이 지난 후에야 이곳에 도착했다.
그때 그는 청의복명인의 도움으로 무사히 진천표국을빠
져 나올 수 잇엇다.
그리고 근처의 어느 객점에서 간단하게 내외상을 치료
한 후 이곳으로 향했던
것이다.
치료는 빨리 끝낫으나 그들은 천천히 걸어야 했다.
그것은 황보소운이 아직 신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
다.
따라서 개봉성에서 이곳 용문산까지는 천오백리 밖에
되지 않았으나 오는데
꼬박 열흘이 걸린 것이다.
이곳까지 오는 도중 그는 진천표국에서 그를 찾는다는
말을 들었다.
때로 그는 그 추적대를 여러번 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조부가 보내준 청의복면인의 능력은 놀라
운 것이어서 추적대는
아무도 그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마침내 이레째가 되는 날 그들은 황보소운을 잡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장례
식을 치뤘다는 예길 들었다.
열흘 동안 길을 오면서 황보소운이 한 일은 그 청의복
면인으로부터 강호의
대소사와 무공에 관한 얘기를 듣는 것이다.
사실 청의복면인은 청수한 용모의 중년인이었다.
이름은 육자기란 사람으로 그에게선 전형적인 무인의 냄
새가 났다.
직분상 그는 황보소운을 소공자님으로 모셨지만 황보
소운은 그를 존경하는
마음이 들어 친 아저씨처럼 따랏다.
열흘간의 대화속에 그들의 정은 어느덧 익어 잇었더.
그것은 무공과는 달리 무형의 소득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이다.
[아아, 정말 멋진 풍경이군요. 헌데 육숙부님, 나의 본가
는 어디 있죠?]
황보소운은 산곡에 접어들면서 좌우로 고개를 돌리며 물
었다.
육자기는 급히 소능띵 내저으며 말햇다.
[소공자님, 그 숙부라는 말은 너무 지나치십니다. 만일
본가에서 이 사실을
안다면 저는 중벌을 면치 못합니다.]
[그렇다면 그 호칭은 우리끼리만 쓰면 되잖아. 그리고
그것이 그렇게 큰죄라
고 생각 안해.]
황보소운은 육자기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육자기는 안색이 슬그머니 붉어졌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하지만 다른 살마들 앞에서
는 자기. 이렇게 불
러 주셔야 합니다.]
[알앗어요.]
황보소운은 고개를 그덕이더니 물엇다.
육자기는 미소하며 설명했다.
[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이 용문산에는 명물이 두가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
실 절경과 용문사 말고도 유명한 것이 또 하나 있지요..]
[또하나의 명물?]
황보소운은 걸어가면서 눈을 둥그렇게 떳다.
[일반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은 그것이 유림에
만 통용되기 때문입니
다. 사실 유림에서는 그것을 제일명물로 꼽고 잇지오.]
[제일명물이라....도대체 그게 뭐지?]
황보소운은 궁금한 나머지 고개를 돌리고 물었다.
육자기는 미소하며 대답했다.
[그것은 바로 대유장.입니다.]
황보소운은 눈을 껌벅거렸다.
[대유장? 그게 왜 그렇게 유명하지?]
[대유장에는 중원제일학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바
로 소공자님의 조부이
신 황보노야 입니다.]
황보소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육자기는 말을 이엇다.
[그런데 그 대유장은 본가의 표면적인 모습에 지나지 않
습니다.]
[예에? 표면적인 모습에 불과하다고요?}
황보소운의 두 눈은 다시 커졌다.
육자기는 그의 시선을 받으며 엄숙하고 차분한 신색으로
입을 열었다.
[성검가를 아십니까?]
[성검가?]
황보소운은 고래를 갸웃 거렷다.
[모르겠는데요.]
[모를 만도 하지요. 이미 오래전에 잊혀진 얘기고. 그
내용이 너무도 신비스
러우니까...]
[......]
육자기는 눈빛을 서늘하게 빛냇다.
[천년 전 이 땅위에 절대마세가 판을 치던 때가 있었지
요. 그때를 무림암흑
기라고 불렀지요. 그 절대마세는 십만마교란 무리들로 사
상 유래가 없이 극강
했습니다.]
황보소운은 몽롱한 시선을 한채 듣고 있었다.
햇빛아래 그의 백미가 묘한 기운을 풍겨냇다.
[당시 그 힘은 무적이엇습니다. 아무도 그 힘에 대항할
수 없엇지요. 간혹
정도의 협삳르이 힘을 모아 덤비긴 했어도. 그야말로 계
란으로 바위치기 여씁
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무림정의가 그대로 종말하는 줄 알
았습니다.]
황보소운은 문득 눈을 반짝였다.
[그래 성검가가 나타났나요?]
육자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때는 성검가가 아니라 성검 한
분이셨브니다.]
[아하.. 가러니까 그 분이 성검가를 세우신 초대 가주이
군요.
황보소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햇다.
육자기는 미소했다.
[그렇습니다. 그 이전엔 성검이란 이름이 없었지요.]
황보소운은 흥미잇는 듯 안색이붉어 졌다.
[그럼 그 성검이란 분의 활약은 대단했겠네요.]
헌데 기대와는 달리 육자기는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알 수가 없습니다. 신비로 남아 있으니까요. 단
지.. 그 무적의 사상
최강이라는 십만마교가 어느 날 갑자기 하루 아침에 완전
히 사라져 버렸던 것
이빈다. 그건 당시의 최대의 수수께끼였죠. 도대체 잇을
수가 없는 일이 벌어
졌기 때문이죠.]
[그럼 성검이란 그 이름도..]
황보소운은 눈빛을 빛냇다.
육자기는 고개를 끄덕엿다.
[성검이란 말은 돌았지만 아무도 그의 모습이나, 내력,
활약상에 대해서 알
거나 본 사람이 없습니다. 성검은 너무 신비한 사람이었
기 때문에 보통 강호인
들은 그를 인정하지 않았죠. 그들은 십만마교가 자중지란
으로 망했다고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황보소운은 백미를 살짝 찌푸렸다.
[자중지란으로 그렇게 하루 아침에 완전히 궤멸 될 수도
있나?
육자기는 고개를 저엇다.
[어림 없는 일이죠. 하지만 강호인들은 그런 결론을 내
릴 수 밖에 없었지요.
성검은 단지 말 뿐이었으니까요.]
황보소운은 곤혹한 표정을 지었다.
[성검은 과연 있었던가요>]
[있었습니다.]
육자기는 자신잇게 미소하며 말햇다.
[사실 아무도 몰랐지만 단 한 사람만은 그를 알고 있엇
죠.]
[그를 아는 사람이 있었다구요?]
반문하던 황보소운은 문득 눈빛에 한 줄기 기광이 솟았
다.
그것은 백미와 어울려 신묘로운 광채를 자아냈다.
그는 탄성을 내질렸다.
[아. 그러니까 그 사람은 바로 성검 자신이었겠군요.]
육자기는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성검은 무림을 평정한 뒤 훗날을 대비하기
위해 하나의 가문을
은밀히 세웠던 것입니다.]
문득 황보소운은 몸을 부르르 덜었다.
[서.설마.]
육자기는 빙그레 웃었다.
[설마가 아닙니다. 그 성검은 본가의 초대가주이며 성함
은 장자 천자 즉
황보장천이셔씁니다.]
[그럴수가.]
황보소운은 그만 입을 딱 벌어졌다.
그는 이 엄청난 사실 앞에 넋이 다 달아날 지경이엇다.
그는 놀라고 정신이 멍멍하여 걷기만 했다.
그러다가 한참 후 마음이 진정되자 다시 물엇다.
[그렇다면 성검은 그 후로 계속 전해져 내려왔겠군여.]
그런데 육자기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다소 어두운 음성으로 대답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성검가는 계속 이어졌지만 성검은 초
대 이후 그대로 단절
되고 말앗습니다.]
[단절 되엇다고요? 그건 왜죠?]
황보소운은 의아해져셔 물었다.
육자기는 가볍게 탄식하며 말햇다.
[그것은 성검이란 무도의 궁극이었기 때문이죠. 무도란
일반 무오처럼 쉽사
리 남에게 전해주거나 비급으로 남길 수 있는 것이 아니
라 오직 자신의 힘으로
깨달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죠. 사실 황보장천 그분
같은 사람은 두번 다
시 나오기 힘든 것이죠.]
[.....]
[성검께서 성검가를 세우신 목적은 완성된 성검을 만
들기 위함이라기 보다
노력하는 집단을 이루기 위함이었던 거죠. 기실 소공자님
의 부친께서 집을 떠
나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황보소운은 눈을 칭게 뜨고 들었다.
현실과 가장 밀접한 이야기 였기 때문이다.
[그 분은 인간의 살믓띵 외면하고 오로지 수도에만 전
념해야 하는 숙명을 거
부햐신거죠]
황보소운은 반문을 햇다.
[그래서 조부님은 중원팔의를 희생시킨거로군요.]
[이제 부친께서 강호의 삶을 못하시게 됐습니다. 배신자
로 낙인이 찍히고는
살아갈 수가 없을 테니까요. 꼼짝 없이 부친께선 본가로
돌아오시게 된 것입
니다. 다른 사람이 희생될 까봐 더이상 가출은 못하실 것
입니다. 그렇게 본
다면 중원팔의의 희생은 아주 작은 것이었죠. 본가의 존
재는 무림의 안녕을 위
해선 반드시 필요하니까요.]
[....]
이야기를 듣고 황보소운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그는 이내 밝은 미소를 띄며 물었다.
[헌데 성검가는 아직 멀었나요?]
육자기는 미소하며 대답했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이때 그들은 하나의 기암절벽이 수려한 계곡으로 진입하
고 있었다.
육자기는 앞장서서 계곡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신법은 익히지 않았지만 체내에 이십년 가까운 내공이
있는 황보소운은 따라
가기가 그다지힘들지 않았다.
계곡은 들어갈 수록 기암괴석이 츨비하고 경치가 절묘해
졌다.
그리고 계곡의 끝엔 삼십 장 정도 높이의 제법 웅대한
폭포수가 떨어지고 있
었다.
콰르릉...
주위엔 안개 기운이 흐르고 서늘한 한기마저 감돌앗다.
계곡은 이미 끝나 있엇다.
들어온 길을 제외하고는 사방이 온통 깎아지는 절벽의
연속이다.
황보소운은 연신 주위를 살폈으나 다른 길을 발견하지
못했다.
[대체 어디에 길이 있는 거죠?]
황보소운이 묻자 육자기는 빙긋 웃으며 몸을 멈추었다.
마침 그가 멈춘곳은 거대한 폭포수가 떨어지는 연못의
앞이었다.
육자기는 황보소운을 돌아보며 말했다.
[소공자님께 죄를 짓게씁니다.]
말과 함께 손을 벌렷다.
그러자 막대한 흡입력이 일며 황보소운의 몸이 그의 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게 아닌가.
황보소운이 내심 놀라워 하는데 육자기는 그를 안고
빛살처럼 신형을 날렸
다.
번쩍.
황보소운은 순간 거대한 폭포수가 갑자기 눈 앞으로 확
달려듬을 보았다.
(으악)
황보소운이 내심 비명을 지르는 순간, 엄청난 진동이 몸
전체로 느껴졌다.
꽈르릉.
순간 그는 귀가 멍하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다음순간, 그는 이내 전신이 무거운 압력하에
서 홀가분해짐을 느겼
다.
그는 엉검결에 감았던 눈을 떳다.
[어]
그는 탄성을 질렸다.
그와 육자기는 어느새, 하나의 동굴 안에 서 있었던 거
이다.
뒤를 돌아보니 동굴 입구로 엄청난 양의 폭포수가 떨어
지고 있었다.
(그럼 우리가 방금 저 폭포수를 뚫었단 말인가?)
황보소운은 내심 놀라며 중얼거랬다.
그렇다.
그 폭포수 뒤에 이런동굴이 있엇던 거이다.
[많이 놀라셨습니까?]
육자기가 묻자 황보소운은 안색이 붉어졌다.
방금 자신의 행동이 부끄럽게 여겨가진 것이다.
그는 슬쩍 말을 돌렸다.
[저는 이런 동굴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동굴은 작고 습기가 차서 침침했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던 황보소운은 또 의아해 했다.
십장 정도 들어가자 동굴은 끝이 나 있었기 때문이다.
황보소운의 내심을 알아차리고 육자기는 웃으며 말해 주
었다.
[성검가로 들어가는 길에는 세가지 관문이 있습니다. 아
까 동굴을 찾고 들어
오는 것은 제일관문 이번이 그 두번째 입니다.]
제일관문, 이번이 황보소운은 눈빛을 빛내며 물었다.
[관문을 통과하지 않는 다른 길은 없나요?]
육자기는 미소하며 고개를 저었다.
[없습니다. 허나 있다면 그것은 하늘을 날아 들어가는 방
법이겠죠.]
황보소운은 눈을 크게 떴다.
[하늘을 나라아요?]
[내공이 오갑자에 이르러 반박귀진된면 하늘을 날수 있
다고 합니다. 그렇게
오래 살수 있을 까, 전설의 어풍비행술같은거죠.]
황보소운은 입을 딱 벌렸다.
일갑자는 육십년을 말한다.
오갑자의 내공을 얻으려면 삼백 년을 꾸준히 무예수련
을 해야 하는데 사람이
그렇게 오래 살수가 있을까?
[역시 전설은 전설이군.
황보소운은 고개를 흔들었다.
육자기는 좌측의 석벽 앞에 이르자 손을 앞으로 뻗더
니 잡아당기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넓이 일 장 정도의 네모난 벽이 앞으로 쭈욱 밀
려 나오는게 아닌가.
꾸르릉
두게가 한자가 넘는 거대한 벽이 밀려 나오자 기관 돌아
가는 소리가 들려싼.
이어 밀려나온 벽의 우측의벽이 반대로 돌아가더니 벽
면엔 느닷없이 하나의
통로가 형성되었다.
(아)
옆에서 지켜보던 황보소운은 내심 탄성을 질렸다.
통로로 들어서자 지하로 까마득하게 내려간 계단이 보였
다.
꾸르릉...
다시 기관이 작동하여 벽면이 닫혔는데도 통로 안은 그
리 어둡지 않았다.
유심히 보니 그것은 스스로 빛을 낸다는 야광주가 분명
했다.
(그 귀한 걸 이런데다가 박아 놓다니 부자인가 보군...)
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육자기는 벌써 저 만큼
내려가고 있었다.
황보소운은 뒤쳐질새라 급히 그의 뒤를 다랐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급했다.
한참을 내려가는 계속이어지고 있었다.
황보소운은 이러다가 무저의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 아
닐까 하고 생각해씁띵
정도였다.
뚜벅..뚜벅..
사위는 정말 쥐죽은 듯이 고요하고 그가 내딛는 발걸음
소리만 음산하게 울
렸다..
그가 만일 아무것도 모른 채 혼자 들어왔다면 이미 포
기하고 돌아갔을 지도
모른다.
육자기의 발걸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는 소리없이 미끄러지듯 내려가고 있었다.
그는 그 모양을 눈여겨 보며 중얼거렷다.
(저 걸음걸이는 대단히 휼륭하군. 나는 반드시 저런 신
법을 배워야지.)
중얼거리다가 오랜 침묵에 지친 그는 뭔가 육자기에게
말을 건네려고 했다.
바로 그때 그는 무슨 간지러운 소리를 들었다.
졸졸...
그건 물소리였다.
[지하수로구나.]
황보소운이 소리치자 육자기는 뒤를 돌아보며 웃었다.
[이제 다 왔습니다. 소공자님.]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불과 얼마 내려가지 않아서 그들은 거대한 지하수가
흐르는 광장에 도달했
다.
[와아...]
황보소운은 내심 탄생을 터뜨렸다.
거대한 지하통로에 지하수는 마치 강물처럼 넘실거리며
흘러가고 있엇다.
그 지하수의 너비는 백 장 정도나 됐다.
황보소운은 그것들을 이리저리 바라보다가 잠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계단은 지하수의 앞에서 끝나 있었기 때문이엇다.
[이제 어디로 가죠. 설마 저 물속인가.]
황보소운이 손가락으로 깊은 지하수를 가리키자 육자
기는 미소하며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어찌 그런 곳에 있겄습니까. 이곳은 마지막
관문입니다.]
말과 함께 그는 여러개의 돌계단 주위를 번개같이 맴돌
기 시작했다.
황보소운은 진법에 일가견이 있는 지라 자세히 살폈다.
그 움직임은 마치 선천팔쾌의 순서를 따르고 잇는 듯
했으나 너무 빨라 그저
뿌옇게만 보엿다.
이윽고 기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끄르릉...
괴이한 마찰음고 함께 느닷없이 계단 몇 개가 위쪽으로
밀려 들어가면서 통
로가 생겨났다.
육자기는 그 통로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황보소운은 급히 그의 뒤를 다랐다.
통로는 이제와는 달리 평평했다.
그리고 그것은 얼마 안가서 끝났다.
뒤쪽의 기관이 다시 회복될 때 그들은 하나의 석문 앞에
서 있었다.
육자기는 문득 황보소운을 돌아보며 말했다.
[이제 문 밖은 성검가의 구역입니다. 그 곳은 푸르른 대
지에 무엇 하나 부러
울게 없는 지상낙원이지요.]
말이 끝나자 그는 우측에 돌출된 작은 단추를 눌렀다.
드드드...
석문이 옆으로 밀려가기 시작햇다.
일순 향긋한 초지의 내음과 함께 밖은 햇살이 눈부시게
밀려들었다.
(아아)
황보소운은 길게 심호흡을 하며 눈을 가크게 뎠다.
그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아름다운 초원의 풍경이었다.
황보소운은 갓므이 설레임을 느끼며 밖으로 걸음을 옮기
려고 해다.
바로 그때.
[아니,,이건..]
돌연 육자기가 안색을 굳히며 경악성을 발했다.
황보소운을 그의 돌연한 태도에 의아해 하면서도 놀랬
다.
이제껏 같이 지내오면서 그의 그토록 심각해진 표정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