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장
어떤 분노
[대체 무슨 일이죠?]
육자기는 침중한 안색으로 대답했다.
[이변이 생겼습니다. 침입자가 있나 봅니다.]
황보소운은 크게 놀랐다.
[침입자라고요? 그럼 성검가를 알고 있는 다른 자들이
있단 말이가요?
육자기는 고개를 저었다.
[알수 없는 일입니다. 아직 이런 일은 없었습니다.]
[심한가요?]
황보소운은 눈을 둥그렇게 뜨며 물었다.
육자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황보소운은 안색이 굳어졌다.
[저...는..]
[제가 모시겠습니다.]
황보소운은 고개를 끄덕엿다.
[그래주세요.]
[그럼]
말과 동시에 육자기는 황보소운을 안아 들었다.
그리고 밖을 향해 날았다.
황보소운은 육자기의 품속에서 정신이 일순 아득해졌다.
먼곳에 보이던 초지가 한 순간 빠르게 다가오고 귀및
으론 칼날갔은 바람이
지나갔다.
또한 공기의 압박감은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무심코 아래를 내려다 잎보던 황보소운은 순
간 입을 딱 벌리고 말
았다.
알고보니 육자기의 신형은 아예 땅에 닿지도 않고 날아
가고 있었던 것이다.
인간이 허공을 새처럼 난다.
문득 그는 아까 육자기가 하던 말을 떠올렸다.
내공이 오갑자에 이르러 반박귀진 되면 하늘을 날수 있
다고...
(이것이 바로 어풍비행술이란 말인가?)
황보소운은 내심 어이가 없었다.
그는 그것이 불가능하다고만 생각했지 그러한 능력의
소유자가 바로 곁에 있
은 줄은 몰랐던 것이다.
(이런 놀라운 일이구나. 일개 가신의 무예가 이정도면
다른 사람들의 무예는
또 어떻까? 특히 조부님의 무예는?..)_
황보소운은 내심 중얼거리면서도 탄식을 토했다.
정말 그의 능력과는 너무도 다른 사람들...
황보소운은 문득 자신과 다른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었다.
육자기는 쾌속하게 신형을 북쪽으로 날렸다.
이곳은 사방이 아가벽하게 거대한 절벽에 둘려싸인 천연
의 대분지였다.
그 형상은 전체적으로 거대한 호리병 모양응로 아래는
넓고 위는 좁앗다.
분지 전채에는 온잦 푸른 초목이 무성했고 갖가지 백화
가 만발해 있엇다.
기후는 따뜻하고 청명하며 새소리는 맑고 아름다웠다.
세상의 어떤 걱정도 없을 것 같은 낙원, 그 이름은 성검
가 엇다.
부지의 북족에는 수십채의 모옥이 군을 이룬 작은 촌락
이었다.
육자기는 그곳을 달려갔다.
그의 신법은 너무도 쾌속하여 눈에 들어온 순간 그들은
어느새 그곳에 도착
해 있었다.
거기서 그들은 차마 볼수 없는 처참한 광경을 목격해야
했다.
시체,
그것은 모옥의 주변 여기저기에 수도 없이 널려 있었다.
그 십분은 어린아이로 부터 아녀자, 노인, 청장년에 이
르기 까지 총망라 되
어 있었다.
그냥 보기에도 그들은 도살된 흔적이 역력했다.
부서진 모옥의 잔해와 더불어 한곳에 쌓인 시체들도 있
엇다.
그들로부터 흘러나온 선혈은 땅바닥을 온통 붉게 만들고
있었다.
황보소운은 문득 육자기의 몸이 경련하듯 떨리는 것을
느낄 수 가 있엇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의 눈자위는 붉은 기운이 폭사되고
있었다.
그것은 분노의 빛이엇다.
황보소운은 가슴이 납덩이처럼 무거워짐을 느겼다.
보나마나 이들 시체는 분명 성검가의 가솔들의 것이었을
게다.
그 어떤 자가 감히 그리고 어떻게 이들을 이토록 무기
력하게 도살을 할 수가
있었단 말인가..
황보소운이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육자기는 또다시 움
직였다.
기실 모옥의 중심부 쪽에서 아직도 비명이 들리고 있엇
다.
육자기는 그 쪽으로 몸을 날렸다.
이번의 움직임은 몹시 은밀하고 조심스러워 보엿다.
몇개의 모옥 사이를 돌아 그들은 중앙아에서 비교적 가
까운 거리에 있는 울
타리에 몸을 숨겼다.
그 곳에서는 중앙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죄다 환하게 보
였다.
모옥의 중심부에는 하나의 넓은 연무장이 있었다.
일순 황보소운은 눈을 부릅떴다.
(아니, 저럴수가..)
실로 믿기지 않는 광경이 그의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파파파파파팟..
퍼퍼펑,.,콰광.
연무장 중앙에는 지금 거의 수십명의 사람들이 그야말
로 좌충우돌 분주히 신
형을 움직이고 있었다.
(저들이 바로 성검가의 가솔들인가 보구나..)
헌데 문제는 지금 그들과 격렬하게 얽히며 돌아가는 무
리들에게 있었다.
백영들..
결국 그렇게 밖에 설명할 수 없엇다.
(대체, 대략 백여개나 되어 보이는데, 저들이 과연 사람
이란 말인가?)
내심 중얼거리며 황보소운은 몸을 부르르 떨였다.
상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성검가의 수십명 가솔들이
연무장 중앙에 있고 백
여 개나 되어 보이는 희뿌연 백영들이 안개처럼 취돌며
그들을 공격해가고 있
었다.
그 백영들의 움직임은 마치 거대한 회오리처럼 점차 그
들을 압축해 들어가고
있었고 사실 말이 격전이지 그것은 일방적인 도살과도 같
았다.
[으악]
[와아악.]
취우우우웅.
(미,믿을 수가 없다.)
황보소운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안개황보소운처럼 뿌연 잔영으로 화한 채 회오리처럼
휘돌며 공격해 들어가
는 그들의 무예는 자신으로선 이제까지 단 하나번도 본적
이 없을 뿐만 아니라 상상
조차 해보지 못한 것이엇다.
(이것은 혹 꿈이 아닐까?)
황보소운은 입술을 꽉 깨물자 핏링띵이 배어나오며 정신
이 확 들었다.
콰콰쾅...
콰르릉
[으아앙아악...]
한 청년이 검과 혼연일체가 되어 번쩍 몸을 날렸다.
(저것은 바로 신검합일이란 검도의 절정수법)
파츳
거대한 기세가 일며 막강한 검기가 눈부시게 어느 백영
을 덮쳐갔다.
당연히 폭발하는 굉음이 들려야 하겠건만 결과는 너무도
엉뚱했다.
[으악]
돌연 그의 신형이 백영들에게 가까이 도달하기도 전에
피를 뿌리며 나동그라
지는게 아닌가
(젊은 사람이 신검합일의 고강한 무예를 터득했다는건
불가사의한 정도지만
대체 그 무예가 저렇듯 허망하게 당하다니... 도무지 너무
빨라, 뭐가 뭔지 어
때서 그리됐는지도 알수 없구나..)
파츠츠츳
이번에 백영들을 덮쳐간건 중년인이었다.
헌데 놀랍게도 그의 검끝에선 무려 한 자나 되는 눈부
신 검강이 폭출되고 있
었다.
그런데 그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와악.]
백영들의 몸에 검이 이르기도 전에 돌연 그의 몸이 분
수처럼 터져버렸던 것
이다.
설명은 느리게 했지만 기실 이러한 상황은 연속해서 벌
어졌다.
무수한 사람들이 급급히 신형을 날리며 공격했으나 결
과는 하나같이 전과 같
았다.
[으악,,,]
검법은 물론 도법이나 창법등도 전혀 무용지물 이었고
장풍 따이도 마찬가지
였다.
파파파팟,
그들이 공격하는 기세는 하나같이 개세적이고, 그 수
법들이 뛰어난 고도의
무예였지만, 사실상 그 모든 몸짓은 불길 속에서 타들어
가는 불나방과 흡사햇
다.
(단순히 무공만은 아닐 것이다. 놈들은 아마 특이한
진법을 쓰는 것 같다.
그래서 저 성검가의 고수들이 전혀 맥을 못추는 걸거야..)
사상자는 오직 성검가 쪽에서만 있었고 백여명의 적들
은 유유히 공격하는 입
장이었다.
유유히라고는 하나, 성검가의 가솔들은 무더기로 죽어
가고 있었고 그들이 차
츰 공간을 압축해 들어옴에 따라 그들의 숫자는 그야말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
었다.
(........)
육자기의 시선은 찢어질 듯 크게 떠져 있었고 곧 피가
뚝뚝 떨어질 듯 충혈
되어 었었다.
황보소운이 바라보자, 그는 일시 몸을 부르르 떨더니,
손을 잡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서서는 안된단 말인가? 저들의 무공이 너무 고강해
서 육숙부마저 상대가
안된단 말인가? 나는, 정말 나가봤자 짐만 될거야, 아아,
나는 그냥 보고만 있
어야 한단 말인가...)
황보소운은 내심 거대한 울분을 느끼며 장내에 다시 시
선을 주었다.
그러던 그의 눈빛이 문득 번쩍 이채를 발햇다.
광장의 한쪽 구석
그곳엔 지금 두사람이 마주보고 서 있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낯이 익혔다.
(어, 할아버지...)
그들 중 한명은 마의노인 호아보노야였던 것이다.
황보소운은 내심 울부짖으며 소리쳤다.
그리고 지금 황보노야와 마주선 사람은 백색일색의 복면
인이엇다.
장내의 처절한 도살극과는 달리, 그들은 조용히 서로를
쏘아보고 있는 듯했
다.
(저 백의복면인이 적도들의 괴수일거야, 헌데 가솔들이
저렇게 당한다면 곧
본가는 대체 이게 현실이란 말인가?)
황보소운은 내심 타오르는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기가 어
려웠다.
그때, 갑자기 긴 단말마가 합장을하듯 일더니 돌연 주
위가 갑자기 조용해졌
다.
[으아아아악.]
황보소운은 그 쪽으로 시선을 돌린 순간 몸을 부들부들
떨며 이빨을 크게 흔
들었다.
(마, 마침내..)
드디어 성검가의 가솔 전체가 몰살한 것이다.
아까의 비명은 그것을 알려주는 것이었고, 이윽고, 백여
개의 백영은 서서히
그 움직임을 멈췄다.
허나 다음 순간 황보소운은 내심 이를 갈았다.
알고보니 그들은 모두는 하나같이 짙은 선홍색의 복면
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
었던 것이다.
(응? 모두 백 팔 명이구나, 놈들은!)
이때, 가만히 있던 백의복면인이 문득 입을 열었다.
[노야, 우리도 이만 끝내기로 할까요?]
그 말에 황보노야는 일시 분노에 몸을 덜더니, 곧 침착
하게 기운을 가라앉혔
다.
일순 그들의사이엔 살벌한 침묵이 흘렀다.
너무도 빨랐는지라 황보소운은 그들의 움직임을 자세히
보지 못했다.
단지 아한차례 거대하개 이는 빛모리를 보았다.
그리고 다음 순간 황보소운은 보았다.
[크윽.]
황보노야의 미간이 일자로 갈라지며 분수처럼 피가 솟구
치는 것을 ...
푸슛...
황보노야의 부릅뜬 시체는 미간이 갈라지고 나서도 한
참만에야 뒤로 넘어갓
다.
쿵...
[하,,,할아버지..]
황보소운은 그 광경을 목격하자 당장에 목이 불길처럼
타오르고 눈을 이쓴나
대로 부릅뜬채 부르짖었다.
그때엿다.
한쪽에서 있던 백영들의 시선이 그가 있는 쪽으로 돌려
진 것은...
(아착, 저들이 나의 기척을 눈치챘구나)
황보소운은 내심 탄식하며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때, 돌연 그의 귓전에 육자기의 전음이 급박하게 파고
들었다.
[소공자님, 놈들의 무예는 정말로 강합니다. 부디 몸을
보존하셔서 차후에
복수를, 이일을 결코 잊으시면안됩니다.]
말과 동시에 그의 손길이 천령개 부위에 느껴지자 황보
소운은 일순 화끈하고
도 아찔한 충격과 암께 정신이 아득히 멀어졌다.
그 속에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몸에 둔한 느낌이 전해졌
다.
(육숙부는 나를 기절시키고 자신의 천령개를 부수어 나
를 덮어 위장 보호하
려는 것이구나,, 아아..육숙부...)
문득 그의 멀어져가는 의식속에 이런 소리를 들은 듯 했
다.
[자결이라니, 쳇. 너무 쉽군 이놈이 바로 밖으로 나갔다
던 바로 그놈인가?]
[맞아 이젠 완벽히 처리됐군 성검가가 사라졌으니 이
제 우리의 무림제패도
식은 죽 먹기겠군. 자, 가세 존자께서 기다리고 계시네...]
>< >< ><
뭐가 어떻게 돌아간 것인가.
무엇이 잘못됐단 말인가.
그토록 신비해 보였던 성검가
그 거대한 능력의 가솔들을 마치 도살하듯 깡그리 몰살
시킨 그들은 대체 누
구란 말인가...
황보소운은 깨어나 정신이 들면서 누운채 그러한 생각부
터 떠올렸다.
성검가가 그의 본가요. 그 가솔들은 그의 친지나 다름없
는 사람들이었다.
허나 처음보는 낯선 얼굴들이어서인가.
그는 이 순간 그 괴인들에게 원한이나 복수의 감정등이
떠오르지 않고 있었
다.
단지, 억제하기 어려운 슬픔과 분노감을 그는 느꼈다.
지금 얼굴에는 끈끈한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것은 확인해 보나마나 죽은 자의 피일 것이다.
아니 어쩌면 그것은 자신의 피일지도 모른다.
그는 깊은 허탈감 속에 잠겨 있다가 천천히 눈을 떳다.
하늘의 빛깔은 여전히 푸르렸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하지? 애써 찾은 본가는 이지경이 되
엇는데..복수?)
문득 거기까지 생각한 그는 고개를 저었다.
(육자기같은 사람도 스스로 자결할 만큼 놈들은 뛰어
나.. 더구나 나는 자질
이 우둔하여 평생 육자기 만큼의 실력도 갖추지 못할꺼
야. 그런 내가 그들에가
게 복수를 하려 한다면 지나던 개도 웃겠지.. 흐흐..헌데..
아버님 아버님은 어
디에 계신 걸까? 혹 살아계신다면...)
순간 그는 벌덕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그를 덮고 있던 시체 하나가 둔탁한 소리와 함께
굴러갔다.
그것은 바로 육자기의 시체였다.
그것은 예상대로 두뇌 상부가 심하게 이즈러져 있었다.
그 부위에서 흘러나온 피는 이미 거뭇하게 굳어져가고
있었다.
황보소운은 자신의 얼굴에 묻은 피를 손으로 훔쳐내었
다.
그가 정신을 잃은지 얼마나 시간이 흐른 걸까?
과연 육자기의 최후 일수는 고명해서 그로 하여금 그들
의 마수로부터 살아나
게 했다.
그는 그들 앞에서 일시 죽었을 뿐 이렇게 다시 깨어나
온몸은 상처하나 없는
것이다.
그는 근처의 모옥에 들어가 삽 한 자루를 꺼내왔다.
어찌 돼든 시체는 묻어야 할 것이다.
시체를 묻으면서 그는 생사를 모르는 부친도 같이 찾아
보기로 했다.
며칠이 지났다.
그는 모든 시체를 다 묻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부친의 시신은 그 속에 서 나오지 않았다.
수십채의 모옥을 역시 샅샅이 뒤졌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였다.
수십채의 모옥들을 완전히 불태우던 날 그는 저녘무렵
이 되어 북쪽으로 향했
다.
북쪽의 절벽은 이곳에서 가장 가까웠다.
그는 절벽을 따라 이곳 분지를 안바퀴 돌아볼 생각이었
던 것인가.
다만, 날이 기울었으므로 그는 절벽어귀에서 잠들어 버
렸다.
다음날,
그는 정오무렵 서쪽의 절벽 틈사이에서 하나의 신비로운
계곡을 발견했다.
그 계곡의 형상은 몹시 좁고 길어쓴데
그 끝엔 일견하기로도 괴이해 보이는 밭이 하나 있었다.
그 밭이 괴이하다는 것은 첫째, 그 토양이 은은한 황금
빛을 띠고 있다는 것
이며 그 주위로 피어오르는 은은한 자색 안개는 신비로운
영기를 발하고 있다
는 사실이었다.
밭의 넓이는 대략 삼십여 평 쯤 됐다.
(쾨이하군 이것이 혹시 전설의 황금토라는 것이 아닐
까?)
--황금토
그것은 영약이 자라기에 가장 이상적인 토양을 말하는
것이었다.
전설에 의하면 선계에 이 황금토의 밭이 있어 영약을 기
른다고 하였다.
중얼거린 황보소운은 찬찬히 그 밭을 둘러보앗다.
그 순간 그의 눈이 확 틔였다.
이미 알고 있는 눈에 익은 식물이 발견되엇던 것이다.
산삼
그것은 분명 그 귀하다는 산삼이었다.
그런데 그 밭의 한쪽에 잇는 산삼의 줄기는 너무도 굵
고 엎은 정녕 무성했
다.
대체 얼마나 묵었을지 모르는 그 산삼들은 이 황금빛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
었다.
(정말 저것들이 산삼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이곳은 산삼
밭)
황보소운은 내심 스스로의 눈을 의심하며 그곳으로 가가
갔다.
그리고 그 산삼들 중에 가장 줄기가 크고 무성한 것을
뽑았다.
(응?)
일순 그는 가볍게 놀랐다.
링가 뽑아든 산삼의 형상이 마치 벗은 사내아이의 몸과
비슷하고 게다가 은
은한 금빛을 띄고 있었던 것이다.
(혹 이것은 만년동자삼이 아닐까?)
--- 만년동자삼
전설에 의하면 산삼이 읾나년을 묵어 희귀영물화 된다
는 그 산삼을 가리킨
다.
잠시 놀라 중얼거리던 그는 문득 강렬한 허기가 느껴졌
다.
뽑아든 산삼에 상처가 생기자 거기에선 이루 형언할 수
없는 달콤한 향기가
코를 찔렸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그는 요 며칠간을 거의 굶다시피 살아왓
다.
일단, 그것이 먹을 것이라고생각되자 그는 도저히 허기
를 참기가 어려웠다.
그는 즉시 그것을 통째로 입속에 넣어버렸다.
산삼은 입에 넣자 침에 사르르르녹아 넘어갔다.
예상대로 그 맛은 그야말로 기막힌 거이다.
그는 더욱 심한 허기를 느꼇다.
다음에 뽑아든 것은 산삼뿌리는 전번 것보다 켰는데 의
외로 색깔은 검은것이
다.
(이상하군, 줄기는 아까것 보다 훨신 작은데 뿌리는 이
렇게 크다니..)
내심 고개를 저으며 그는 그것을 입에 베어물었다.
그 산삼은 몹시 썼다.
아마 쓸개도 그보다는 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약으로 생각하고 서너개나 깨물어
먹었다.
입맛은 써서 죽을 지경이었으나 어느 정도 배가 불러왓
다.
그래서 그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때, 그의 시선이 반짝 빛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