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 장
뜻박의 복?
[흐흐.. 또 도망쳐 보지 그래,]
상대방은 하후기 엿따.
그는 여전히 자색장삼을 입고 있었는데, 두 눈에는 원한의 빛을 떠올렸다.
도대체 그는 언제 이곳에 나타난 것일까?
강호에 나오자 마자 그와 마주치다니 그야말로 기막힌 운명의 장난이었다.
[나는 도망친게 아니었소.]
황보소운은 고개를 저으며 말햇다.
[도망친게 아니어다고?]
하후기는 버럭 소리치며 도신을 그의 목젖에 가까이 들이밀었다.
황보소운은 탄식과 함께 입을 열었다.
[그렇소 난 나의 아버님을 뵈러 갔던 거요.]
[뭐라고?]
황보소운의 말아 하후기는 살광을 줄기줄기 뿜으며 양천광소를 터뜨렸다.
[와핫핫, 네 놈은 말을 잘도 지껄이는구나 네놈이 도망가고 난 후우린 어쨋
는줄 아느냐? 일주일 씩이나 해매고 다녔고 결국 표국은 문을 닫았단 말이다.
나의 선친이 한평생 쌓아올린 명성이 하루 아침에 무너졌단 말이다. 이자식아]
[미안하오.]
황보소운은 탄식과 함께 입을 열엇다.
[미안하다고...?]
하후기는 눈을 부라리더니 이내 기광을 뿌리며 물었다.
[네 아비 긍자는 아직도 살아 있겠지?]
황보소운은 고개를 저었다.
[그 분은 돌아가셨소. 조부님도 나의 가문식솔 전부가.. 나는 이제 고아요.]
[죽었다고? 몰살당햇단 말이지? 흐흐흐.. 그야말로 응보를 받앗군. 그래, 넌
살아서 나를 만나게 되었구나.]
하후기는 점차 두 눈에 광기를 띠어갔다.
이때 주루의 안쪽 입구에서 한 청의 미소녀가 나오다가 이들을 보고 몸을 부
르르 떨었다.
주루의 안쪽에는 옥화루에서 운영하는 객점이 있엇따.
[오바.]
그녀가 지르는 소리에 하후기는 문득 고개를 돌리고 눈빛을 빛냇다.
[아 려매로구나, 어서 이리로 오렴. 그토록 찾던 원수의 자식을 이제야 붙잡
았다. 글쎄 그 원수놈은 죽었다는구나.]
그러나 청의 미소녀의 안색은 하얗게 질려 있었다.
[아아..]
한줄기 탄식음과 한께 그녀는 곧 쓰러질 듯 비틀거렸다.
그녀는 바로 하후려려엿던 것이다.
그녀의 안색은 다소 초췌해 보였는데 이 순간 일어난 갈등과 번뇌로 인해 고
통의 빛이 가득했다.
알고 보니 이들 남매는 우연히도 이곳 객점에 머무르고 있엇떤 것이다.
헌데 이곳에 머물렀던 사람은 그들 뿐만이 아니엇다.
입구쪽에서 여러 사람이 몰려 나오면서 그 중 하나가 하후려려를 불렀던 것
이다.
[려매 무슨 일이지?]
황보소운은 그만 안색이 사색이 되엇따.
그들이야 말로 그를 가장 눈에 불을 켜고 찾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바로 중원팔의의 후예들이었다
그들은 이곳에 묵으면서 어디로 가려고 한 석일까?
맨처음 하후려려에게 물은 사람이 바로 편신 곽륭의 여식인 곽약란이엇다.
그녀를 비롯한 육명은 일순간 사태를 파악하고 안색을 싸늘하게 굳혔다.
[클클,, 그 쥐새끼가 드디어 잡힌 모양이군.]
추의의 말과 함께 그드은 우르르 황보소운의 곁으로 몰려들었다.
[담형, 근데 이자식을 어떻게 할까?]
추우의 말에 담허는 하후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 말에 좌중의 시선이 하후기에게 집중되었다.
좌중의 시선이 집중되자 하후기는 겨누었던 도를 거두어 들었다.
그때, 곽약란이 한기를 날리는 어조로 입을 열었다.
[놔둬요, 이자식은 내가 처리하겠어요. 우선 이작자를 은밀한 곳으로 데려가
야겠군요.]
그녀의 말에 황보소운은 탄식을 하며 몸을 일으켯다.
[나는 순순히 따라가겠소.]
순간, 곽약란은 쌍심지를 돋우며 소리쳤다.
[눠얏, 이 개자식,]
말과 동시에 그녀의 허리춤에서 한줄기 묵광이 일었다.
철썩...
요란한 격타음과 함께 황보소운의 얼굴은 묵광에 맞아 좌측으로 돌아갔다.
그것은 검은 채찍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채찍을 맞은 황보소운은 얼굴에 상처는 커녕 아픈 느낌마저 없었
다.
이것을 눈치채지 못한 곽약란은 차갑게 교갈을 질럿다.
[네놈은 이제 걸어갈 자유마저 없다. 알겠느냐?]
[알겠소.]
황보소운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득의양양한 곽약란은 좌중을 돌아보며 물었다.
[여러분들중 이 놈을 매고 갈 사람은 없나요?]
그녀의 말이 떨어지자 한사람이 앞으로 나섰다.
[내가 하겠소.]
그는 키가 구척에 달하는 우람한 장신이엇따.
바로 담대관인 것이다.
그가 나서자 곽약란은 흡족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관오빠라면 믿을 만 하겠어요. 어서 실행하세요.]
그런데 담대관은 어떻게 할줄 몰라 잠시 머뭇거렸다.
[그 그런데 먼저 어떻게 하지?]
곽약란은 그의 멍청한 모습에 한숨을 쉬며 차갑게 내쏘았다.
[뭘 어떻게 해요 혈도를 집고 둘러매고 가면 되지..]
내심 답답해진 그녀는 말과 함께 그것을 실행에 옮겨보였다.
일순, 그녀의 우수가 번뜩 이며 환상처럼 황보소운의 중요요혈을 짚어갔다.
파파팟.
그 여력에 의해 황보소운의 모믓나 일시 쓰러질듯 비틀거렸다.
그 요혈은 마혈이란 것으로 일단 짚히면 그 사람은 꼼짝을 못하게 된다.
황보소운은 과연 꼼짝하지 않았다.
[이제 둘러매고 가면 되는건가?
담대관의 물음에 곽약란은 차갑게 홱 돌아서 나가며 말햇다.
[그래요]
곽약란이 앞장을 서자 다른 사람들은 그 뒤를 따랐다.
일행의 맨 뒤를 황보소운을 둘러맨 담대관이 따라갔다.
옥화루의 점소이들은 이사건을 처음부터 지켜보앗지만 아무도 나서서 말리려
는 사람이 없었다.
그들은 그 젊은이들이 강호인이라는 사실에 공연히 끼어들고 싶지 않았기 때
문이다.
쓸데없이 나서지 않는 것 그것은 그들의 제일신조였다.
곽약란이 일행을 이끌고 간 곳은 낙양성 북쪽의 북망산이엇다.
그녀는 그 북망산의 제일고봉으로 올라갔다.
그런데 그 제일고봉에 거의 다다를 즈음.
황보소운을 둘러맷던 담대관은 문득 이상함을 느꼇다.
갑자기 황보소운의 몸이 무거워지고 돌멩이처럼 딱딱해 진 것이다.
(?)
내심 의아해하며 뒤를 돌아보던 그는 순간 경악했다.
느닷없이 그가 둘러맨 것은 황보소운이 아닌 돌덩어리로 변해있는 것이 아닌
가,
(이, 이럴수가,)
그가 내심 놀라 몸을 부르르 덜고 있을 때, 저 멀리 고봉 정상에서 다른 사
람들이 그를 불렀다.
가만보니 그만 뒤쳐졌던 것이다.
할 수 없이 그는 그 돌덩이를 둘러맨 채 정상으로 몸을 날렸다.
[관오빠 그는 어디 두고 웬 돌덩어리를 매고 왓죠.]
[글쎄,, 그게..]
곽약란의 물음에 담대관은 난처한 기색으로 우물쭈물하며 그간의 사태를 설
명했다.
[눠라구요?]
그들 칠인은 한결같이 대경했다.
[그를 매고 왓는데, 알고보니 그게 저 돌덩이엿다고요?]
갈봉이 나서서 그 돌덩이를 조사했다.
허나, 그것은 영락없는 돌덩이엿따.
그 크기나 모양이 사람모양으로 길쭉했느나, 거기서 체온이라든지, 호흡 따
위가 전해 느껴지지 않앗따.
[이럴수가 이 모두가 다 멍청한 관오빠의 책임이에쇼.]
곽약란은 담대관에게 화를 내며 소리를 백 질렀다.
[이걸, 어떻게하면 좋겠소.]
담대관은 얼굴이 흙빛이 되며 엉거주춤 물었다.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요. 그 돌덩이는 던져 버려요. 그것을 들고 잇는
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으니까..
[알,겟소.]
담대관은 그 돌덩이를 북쪽의 벼랑밑으로 던져 버렸다.
정상 북쪽에 있는 벼랑은 몹시 깊어 그 끝이 다 보이지 않을 정도엿다.
돌덩이가 그 벼랑 아래로 던져지자 잠시후 은은한 진동음이 전해졌다.
쿵,
그 소리를 들어며 그들 팔인은 잠시 어이없어 하며 멍청히 서 있엇/다.
[그 쥐새끼같은 자식을 또 놓치다니.. 대체 어찌된 일인가?]
추우가 혼잣말로 중얼거리듯 넋을 놓고 말했다.
[자 , 그만들 돌아갑시다. 이렇게 서 있는다고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
니..]
담허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그덕엿다.
이어 그들 팔인은 몸을 날려 사라졌다.
>< >< ><
황보소운,
그는 어떻게 된 것일까?
실은 그 담대관이 버렸던 돌덩이는 바로 그 자신이었다.
그가 그렇게 그들에게 보엿던 것은 일종의 눈속임으로 사술에 속하는 것이
다.
--환상이형사법
성검가의 지하석실에서 그가 암기했던 많은 사공 중 하나를 펼친 것이다.
일단 그것을 펼치면 사람은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변신이 가능해진다.
물론, 그것은 눈소임에 불과하지만,
따라서 벼랑 아래로 던져진 황보소운은 순간 혼이 다 달아나는 듯 놀랐다.
그렇다고 비명을 지를 수도 없엇따.
만일 비명을 지른다면 그들 팔인이 즉각 누치채고 뒤쫓아 올 것이기에,,
쾅.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굉음과 아찔한 고통속에서 그는 한순간 정신을 일었
다.
그가 아무리 금강불괴의 몸이라 해도 까마득한 벼랑의 깊이는 너무 깊었던
것이다.
만일 그의 육신이 금강불괴가 아니었다면 아마 흔적도 찾기 어려웠을 것이
다.
잠시후,
정신을 차린 그는 순간 전신이 부서지는 듯한 극통을 느꼇다.
그는 그 고통을 참으며 그대로 누운채로 운공조식을 했다.
그것은 바로 그가 어려서부터 익혀왔던 금단선공의 구결과 이어진 것이다.
일단
운기조식에 들어가자 통증은 점차 사라지고 그의 주위엔 뿌연 백기가 솟아올
랐다.
의외로 그의 진기는 엄청나게 불어나 있었다.
아마 떨어질때의 충격으로 영약의 기운이 발동된 것이었으리라.
불과 이십년의 내공에 불과하던 그의 본신진기는 그 몰려드는 진기를 도저히
조절할수가 없엇따.
마치 비좁은 뚝으로 거대한 물살이 몰려가듯 막강해진 진기는 그의 전신혈맥
을 마구 휘돌앗따.
황보소운은 마치 자신이 뜨거운 용암속에 던져진 듯했다.
한순간,
그는 기운이 일독양맥의 교차점으로 거세게 몰려감을 느꼇다.
(헉)
콰꽝.
어찌 해볼 사이도 없이 그는 엄청난 폭발음을 느끼며 다시 의식을 잃었다.
[아아, 내가 임독양맥을 타통시키다니..]
황보소운은 깨어나자 마자 감격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의 몸은 더이상의 통증도 없이 날아갈 듯 상쾌했다.
더욱이 진기를 일주천 해본 결과 임독양맥이 타통되엇음을 그는 알앗다.
임독양맥의 타토은 무인으로서 상달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켜야 할 관문이다.
그리고 그 관문을 스스로 타통하게 되면 무려 이갑자의 내공을 소유하게 되
는 것이다.
대번에 이갑자의 내공을 얻은 그,
그는 몇차례의 운기조식을 마친후, 몸을 날렸다.
[하하하]
음침한 계곡에서 울린 그의 웃음소리는 맑고도 밝앗따.
그가 가는 쪽은 정의맹 본부가 있는 복우산 방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