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화 (17/52)

  제 4 장

  천단풍운

  시체 

  그것이 처음 발견된 곳은 장공실의 어느 한 밀실에서 였다.

  그 시체의 주인은  젊은 청년으로 그는 감속성 일대에서 제법  이름을 날리던 

기재였다.

  그가 시체로 발견된 경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본래 그에게는 한명의 절친한 친구가 있었다.

  그 둘은 매우  친해 평소에도 서로 침식을  같이 할 정도였는데 친구는  그가 

여러날이 지나도 보이지 않자 괴이하게 여겨 각 밀실마다 찾아본 것이다.

  죽은 그 사람은  평소에 장볍을 연마하고 있었으므로 친구는 굳이  이곳의 밀

실 전체를 다 뒤질 필요가 없엇다.

  본시 무림이란 험악하니 어제 본 친구가 오늘은 시신이  되어 있는 경우는 허

다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시체를  발견한 친구는 한가지 놀라운 사실을 알아냇고  그것을 여

러사람에게 공포해 버렸다.

  -- 내 친구는 음모에  의해 희생된 것이다. 죽은 사람의 표정과  상흔이 그걸 

증명하고 있다.--

  젊은 이들은 이 느닷없는 소란에 그 시체를 향해 몰려들었다.

  그리고 곧 한가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엇다.

  죽은 시체는 놀라고 경악감에 눈을 부릅 뜬 상태로 굳어 있엇다.

  시체의 상흔이란 목부위에 난 작은 구멍이었다.

  그런데 그 구멍은 깊이가 두 치 정도로 면이 반듯하고 매끄러웠다.

  얼핏 보면 평범한 것 같지만 세상에 그렇듯 매끄럽고  깨끗한 상흔을 내는 무

예는 거의 한 가지 종류였다.

  쾌검

  그것도 이루 말할 수 없이 빠른 쾌검에 의한 상처임이 분명했다.

  그 상흔을 본 젊은이 들의 얼굴은 한결같이 곤혹감과 회의로 물들여졌다.

  그들은 중얼거렸다.

  --이토록 빠른  쾌검의 소유자는 이곳에서는  훈련통감인 전관옹 밖에  없다. 

설마 그가 그랬단 말인가? --

  만약 사태가 거기서  끝났다면 그들은 그 사건에 대해 그냥  곤혹해하며 흘려 

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와 비슷한 살인은 또 벌어졌다.

  이번의 시체로 등장한  자는 섬서성 출신의 젊은 기재였는데 그가  죽은 모습

은 전번과는 조금 틀렸다.

  그는 두뇌부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전히 으스러진 채 죽어 있었던 것이다.

  그 시체 역시 주긍나자의 친구에 의해 밀실에서 공개되었다.

  젊은이들은 우선 그  잔혹함에 치를 떨었고 다음  한 가지 사실에 분노해  했

다.

  그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앗다.

  -- 이것은  훈련부통감 만뢰옹의 짓임이  분명하다. 이토록 패도적인  검공은 

그의 것 밖에 없지 않은가 --

  시체는 그 밖에 또 생겨났다.

  이번엔 어떤 발가벗은 소녀의 시신이다.

  그 시신은 눈을 부릅뜬 상태였는데 아랫도리는 온통 핏물로 젖어 있었다.

  그것은 일견하기로도 간살의 흔적이 역력했다.

  그것을 보러 몰려든 젊은이들 사이에 이런 말이 나돌았다.

  -- 이번 살인은 허무용의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말도 공고연하게 나돌았다.

  -- 훈련통감과  부통감들은 자신들의 야망을 위해  젊은 기재들을 죽이고  있

다. 아마도 그들은 우리 모두를 죽이려 할지도 모른다.

  -- 삼공은 혹시 죽련의 첩자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모두를 죽이고 있다.

  -- 삼공은 젊은 기재들을 자신의 무공연습의대상으로  삼고있다. 다만 그들은 

여자는 연습상에서 재외시킨다고 한다. 그들은 따로이 쓸데가 있으니까..

  -- 애초에  이 일 자체가 하나의  음모에서 비롯된 것이다. 젊은이들은  떨쳐 

일어나야 한다.

  불과 한달도 못가서 이곳 훈련장의 분위기는 극도로 뒤숭숭해졌다.

  유언비어가 무성하게 난무했고 젊은이들은 하나같이 눈에 핏발을 세었다.

  그 엽기적인 살인사건은 그 후에도 계속되었고 그  일로 젊은이들은 두려움에 

떨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희생자의 숫자가 열명을 넘어서게  되자 젊은이들은 하나로 

뭉쳐 불길같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그들은 어느날 지하광장의 석실에 모여 분노의 성토대회를  갖더니 곧장 훈련

통감의 집무실로 짓쳐 들어갔다.

  [무슨 일들인가,]

  전광은 안면을 사납게 일그리며 차갑게 내쏘았다.

  그의 뒤에는 남뢰와 허무가 침통한 안색으로 우뚝 서있었다.

  [당신들은 그들을 죽아니 이유를 해명하시오.]

  청년들 중 앞쪽의 한 청년이 분노의 음성을 터뜨렸다.

  그 말에 뒤에 몰려온 많은 젊은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소리쳤다.

  [훈련통감은 해명하라.]

  [삼공은 엎드려 빌어라..[

  그들의 기세는 살기등등했고 광란의 조짐마저 엿보였다.

  전광등은 안면을 더욱 찌푸렸다.

  그들이라고 그간의 괴사건에 대해서 연구하지 않은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흉수의 손속은  정말 귀신같아 그들은 도저히 해명할 방법을  찾지 못

했다.

  전광은 오늘 일이  대단히 불길하며 자칫하면 영월나 오점을 남길  수가 있음

을 심각하게 느꼇다.

  그는 침통한 어조로 말했다.

  [자네들은 모두 잘못 생각한 거네, 흉수는 따로 있네  우리는 결코 그들을 죽

인 적이 없어, 하필 우리가 왜 그들을...]

  문득, 한 청년이 차갑게 그의 말을 끊으며 물었다.

  [흐흐, 당신들은 죽련의 첩자라는데 그 사실은 맞소?]

  [뭐라고 첩자라니.. 그 무슨 말도 되자 않는..]

  전광을 비롯한 삼공은 분노와 경악에 안면을 떨었다.

  이때 다른 청년이 나서며 입을 열었다.

  [클클,, 부인하는구먼, 그럼 당신은 왜 그들을 죽었소.  무공연습을 위해? 클

클. 이자는 강간한 뒤 죽였다면서.]

  [아니야, 모두가 거짓말이다. 이건 흉수의 조작이란 말이다.]

  전광은 안면을 일그리며 소리쳤다.

  그 모습은 진실성이 였보였으나 젊은이들 중 아무도 그  진실을 믿어 줄 사람

은 없었다.

  그 모양을 보고 또 한명의 청년이 나서서 냉혹하게 입을 열었다.

  [후후 전광, 이 모든 일이 하나의 음모라는데 당신은  그 음모를 밝혀줄 생각

이 없소? 만약 그렇다면 당신만큼은 고이 죽여주겠소.]

  [이, 이놈들이...]

  전광은 그 말에 치를 떨며 청년을 잡아먹을 듯 노려봤다.

  [네 네놈들이 바로 흉수냥.]

  그 청년은  사이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후후훗, 이 영감이 이제 내게 누명을 씌우려 하는군.  그토록 젊은이들을 죽

이고도 그래도 부족하단 말인가?]

  이어 그는 젊은이들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여러분 이런자를 그대로 두어야겠습니까? 한시가 늦어질수록  우리 동료들의 

희생은 그 만큼 늘어가는 겁니다. 여러분,]

  [그렇다. 해치우자.]

  [죽여랏.]

  순식간에 젊은이들은 광란하며 노도같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다분히 악마적이엇다.

  전광등 삼공은 그 광경을 넋놓고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들은 이일이 전혀 사실같지가 않고 도무지 꿈만 같았다.

  대체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그들이 망연자실  바라보고만 있는 사이에 청년들  몇몇은 이미 그들의  앞에 

이르러 득달 같이 검을 뽑아들고 있었다.

  그야말로 절박한 상황,

  바로 그때 석실을 울리는 쩌렁한 음성이 터졌다.

  [멈추시오.]

  일순 모든 젊은이들은 행동을 멈추었다.

  그것은 그 음성에 담긴 진기가 두터웠을 뿐만아니라, 무형중  남을 누르는 위

압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어 젊은이들의 중앙부근이 갈라지며 그곳에서 일단의 사람들이 등장했다.

  [아 무림칠영..]

  [무림오화도 있군.]

  사방에서 탄성이 일었다.

  그렇다.

  방금 등장한 사람들은 바로 무림칠영과 무림오화의 열두 기재들이었다.

  그들이 돌연 나타남으로 이해 장내의 광란적인 살기는  잠시 가라앉은 느낌이

었다.

  그들 열두 기재의 앞에 선 사람은 바로 백리극이엇다.

  그는 먼저 전광등을 향해 예를 올린 뒤 청년들을 향해 물었다.

  [여기서 희생자의 친구분들은 누구시오?}

  그의 말은 낭랑하고 침이 있어 은영중 사람을 다르게 했다.

  그 말에 젊은이들의 시선이 앞쪽의 몇몇 사람에게로 향햇다.

  그들은 바로 아까 전광 등에게 냉소하며 선동하던 그 자들이었다.

  일순 기광을 빛낸 백리극은 포권하며 그 중 한 청년에게 물었다.

  [소생은 백리극이라 하오. 귀혀의 존함은 어찌 되오?]

  그 청년은 잠시 움찔하는 기색이더니 곧 차갑게 대답했다.]

  [나는 추우요. 그런데 왜 그러시오.]

  그의 태도와는 달리 백리극은 정중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소생에게 다른 분들의 성함도 알려줄 수 있겠오?]

  추우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며 그들을 소개했다.

  [저분은 하후기  담대관 저분은 묵강이며 또한  저분은 담허라고 하오.  그리

고...]

  이어 그는 한쪽의 세 소녀들을 가리켰다.

  [저 세분은 하후려려 갈봉, 곽약란이라 하오.]

  [알고 보니 여덟 분께선 이미 서로를 아는 사이섰구려.]

  백리극은 두 눈에 기광을 뿌리며 물었다.

  추우는 내심 아차했으나 이미 말한 것은 주워담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기실 그가 그들의 이름을 모두 댄 것은 백리극의  장중을 휘어잡는 그 기도에 

눌려서 였다.

  그의 태도 하나하나에는 거역할 수 없게 하는 분위기가 있엇다.

  (제기랄, 과연 대단한 놈이군.)

  추우가 떨떠름한 표정을 할때 담허가 나서서 입을 열었다.

  [물론 우린 동병상련의 처지라 서로 잘 알고 있소.  헌데 그것을 묻는 당신의 

의도는 뭐요?]

  백리극은 눈빛을 빛냇다.

  그는 저 청년이 가장 선두에서 선동한 자임을 알고 있엇다.

  그는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물론 소생은 공정을 기하기 위해서요. 묻겠소. 처음 희생자를  본 분은 바로 

담형이오.]

  그때 하후기가 앞으로 나섰다.

  [그건 나요.]

  그는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백리극을 직시하며 말했다.

  [당신은 거기에 대해 이의가 있소?]

  백리극은 안광을 예리하게 빛냇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오. 그런데  당신은 어째서  처음부터 흉수가  저분이라고 생각한  것이

오.]

  그가 말한 저분이란 바로 전광을 가리치는 것이다.

  하후기는 안광을 차갑게 빛내며 냉소했다.

  [핫핫, 우습구료. 여태 그것도 몰랐단 말이오.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그것은 

상흔이 말해주는 것이었소. 그 상흔은 분명 쾌검에 의한 것으로..]

  헌데 그가 말하던 도중 백리극은 고개를 저으며 침착하게 그의 말을 잘랐다.

  [쾌검이 아닐 수도 있소.]

  [뭐라고?

  하후기는 두 눈을 살벌하게 빛냈다.

  이어 백리극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뭐 꼭 그렇다고 반드시 아니라는 말은 아니었소. 나는  그 상흔이 쾌검이 아

닌 어떤 암기에 의해서도 생겨날 수 있음을 말한 거요.  물론 나역시 증거는 없

소.]

  이어 그는 하후기가 대꾸할 틈을 주지 않고 이번엔 묵강에게 물었다.

  [두번째 희생자의 친구는 바로 당신이오.?]

  묵강은 안광을 새파랗게 빛냈다.

  [그렇소.]

  백리극은 여전히 침착한 기도를 잃지 않으며 물었다.

  [당신의 친구는 머리가  박살났다는데 그것은 단순히 강기에 의해 그렇게  될

수도 있소. 그런데 어째서 그걸 만뢰옹의 행위라고 단정했오?]

  [그, 그건..]

  묵강은 차갑게 냉광을 발했으나 대꾸할 말이 없었다.

  이때 백리극이 중인들을 돌아보며 낭랑하게 입을 열었다.

  [소생이 알기론 세번째  희생자는 간살되었다고 했소. 그런데 그것을  허무의 

짓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판당이 아닌가 하고 요컨대  이곳의 파멸

을 노리는 흉수들의 농간에 걸려들 위험이 잇다는 거요.  소생은 저분들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흉수라는 증거는 너무도  희박하다는 사실이오. 우리

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소. 좀더 침착하게  사태를 파악해야 할  것이

오.]

  [....]

  그의 말에 중인들의 기세는 차분히 가라앉았다.

  백리극의 말은 실로 그러한 힘이 있엇다.

  이때 묵강이 나서며 냉수하듯 물었다.

  [후훗, 하지만 그들이 흉수가 아니라는 보장도 없지 않소.  모든 증거로 미루

어 그들이 흉수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이오.]

  [....]

  백리극이 말이 없자 그는 목청을 놓었다.

  [만일 그들이  흉수인데도 오늘 놓아주어  차후에 또다른 희생이  벌어진다면 

당신은 그 책임을 지겠소?]

  백리극은 가볍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면서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고 확실하지 않은 일을 함부로 처리 할 수는 없는 일이오.]

  문득 담허가 차갑게 냉소하며 거들엇다.

  [아하핫, 당신은 제  삼자라 편리하군, 우린 직접적인 피해자라 그런  한가하

게 따질 시간이 없소. 그들을 죽이지 못하게 되면  우리가 죽는거요. 그들을 위

해 우리가 죽을 순  없는 것이 아니겠소. 여러분, 우린 살기 위해 그들을  죽여

야 하겠소. 그들이 흉수가 아니란 증거가 없는한 말이오. 하하핫,.]

  실로 교묘한 언변이엇다.

  일시 거기에 휩쓸린 젊은이들이 동요하며 수근거렸다.

  또 한바탕 거세게 들고 일어날 조짐이 보였다.

  담허의 주장대로 뚜렸한 증거가 없는 상황이니 백리극의  안색이 무겁게 굳어

졌다.

  바로 그때,

  한줄기 조용한 음성이 장내를 울렸다.

  [그 증거는 내가 가지고 있소.]

  그 음성은 그리 크지 않앗다.

  그러나 그것은 흡사 뇌성벽력이 떨어진 것 같은 효과가 있엇다.

  중인들은 다같이 흠짖 놀라 어느 한 곳을 일제히 주시했다.

  백의 소년,

  그는 평범한 용모에 다소 나약한 기질을 풍길 뿐  별반 특징이 없는 소년이엇

다.

  굳이 특징을 짓자면 눈부시도록 흰 백의와 그 고요한 기도가 조금 다를까.

  소년은 중인들 틈에 끼어 있었으나 곧 앞으로 걸어나오며 입을 열었다.

  [증거는 내가 가지고 있소.  허나 나는 그 전에 몇 사람에게 물어볼 것이  잇

소.]

  백의소년은 음성은 조용히 울렸으나 중인들은 모두가 그  소리를 독똑히 들을 

수 있엇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그런 것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없었다.

  장내는 갑자기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 침묵을 깨며 백의소년은 담허를 향해 입을 열었다.

  [당신은 당신들 여덟 사람이 사건이 일어난 후에야 서로  알앗다고 했는데 그

건 거짓말이 아니요?]

  [그, 그건...]

  담허는 일시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해 당황해 했다.

  백의소년의 말은 계속됐다.

  [만일 당신들이 전에 서로 아는 사람이엇다면 그것은  이상한 일이오. 어째서 

당신들의 친구만 희생됐냐는 것이오.]

  이때 중인들 틈에서 누군가가 소리치며 동조했다.

  [맞다. 그건 정말 이상한 일이다.]

  하후기가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엇다.

  [당신은 어째서 우리가 원래부터 알았다고 하시오. 거기에  무슨 증거라도 있

소?]

  백의소년은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는 시선을 무심히 빛내며 물었다.

  [당신은 중원팔의를 기억하시오?}

  순간, 하후기를 비롯한 여덟 사람은 크게 놀라 급격하게 몸을 떨었다.

  중인들은 그들이 그러는 이유를 몰랐으나 백의소년은 말을 이엇다.

  [과거 중원팔의라는 일대  협사들의모임이 있었소. 그들은 오직 협행만을  행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풀어 그 협명이 높이 드날렸소.

  [....]

  [그런데 사실 그들은  죽련에서 모종의 특수 임무를 띄고 침투한  첩자들이엇

던 거요.  기실 그들은 칠인이었으며  강북무림 곳곳의정보를 죽련에  알려왓던 

것이오. 중원팔의가 된것은 나중에 한사람이 그들의  실체를 모르고 끼어들었기 

때문이오.]

  [...]

  중인들은 침묵하며 그의말을 들었다.

  이에 반해 여덟 명의 사람들은 안색이 점차 납덩이같이 굳어가고 있엇다.

  백의소년의 말은 계속되엇다.

  [그런데 돌연 무제가 생겼소. 그것은 나중에 끼어든  사람의 가문에서 그들의 

실체를 알고 한꺼번에 제거해  버렷던 것요. 물론 그 사람도 그때서야  그걸 알

게 되엇지만..]

  [...]

  [헌데, 그들 중원팔의에겐 여덟 명의 후예들이 있엇소. 죽련은  이를 알고 이

들에게 지시했소. 정의맹의 와룡단 창단을 와해시키라고, 그  밀명을 받고 그들

은 다른 젊은이들과 같이 입단하엿소.]

  백의소년의 말은 여기서 끝낫다.

  그러나 중인들은 그 여덟 명이 누구를 말하는지 즉각 알아차렸다.

  문득 하후기가 하얗게 질린 안색으로 물었다.

  [대체 네놈은 누구냐?]

  백의소년은 무심하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은 아직도 나를 모르겠소?]

  말과 동시에 점차 그의 얼굴이 번하고 있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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