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 장
어 검 신 술(?)
(이럴수가..)
황보소운은 할말을 잊었다.
밀실안은 과연 당우의 말대로 난장판이었다.
[대체 어찌된 일이오?]
뒤따라 온 백리극등의 질문에 대답할 정신도 없이. 그는 멍하니 전면만을 주
시했다.
피는 온통 넘쳐흘러 밀실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잇엇다.
그 피는 하나같이 심장부위에서 나온 것이며 심장이 파열되어 터져낙나 시신
은 모두 다섯구였다.
(내 실책이다. 나의 부주의가 너희들 넷을 죽이고 말았구나. 설마 너희들을
이렇게 만들자가 있을줄은..)
침상위의 모용상의 시체와 그 주위에 널린 네구의 시신을 바라보며 황보소운
은 넋을잃을 지경이었다.
백리극은 급히 시신들의 생사여부를 확인하고 있엇다.
그러나 심장이 터져낙나 자가 살아 있을리가 있을가.
(놈들은 과연 강하구나, 허나 어째서 이런일이 벌어아졌단 말인가...)
볼은 핏덩이는 아직도 뭉클뭉클 솟아나고 있엇다.
>< >< ><
다시 밖에 나오니 대격전은 이미 벌어져 있었다.
아마 당우의 큰소리에 녹림맹도들이 흥분하여 공격을 개시한듯 보엿다
[멈춰랏..]
황보소운은 커다랗게 고람을 지르며 반균등이 제압당한 곳으로 떨어져 내렷
다.
그의 진기 가득한 음성에 장내의 싸움은 잠시 멈춰졌다.
[뭐냐, 소공자께서 다시 살아나기라도 했단 말이냐?]
주곡의 흉흉한 음성에 황보소운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대들은 이 인질들을 봐서라도 그만 돌아가 줬으면
좋겠소. 사실이 일은 우리가 벌인것이 아니라 암중 흉수의 짓이오. 차후보다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은 모색될 수 잇을 것이오.]
허나 주곡은 악독하게 웃으며 소리쳤다.
[크크크.. 네놈은 이지경으로 해놓고도 평화적인 방법을 찾는단 말이냐? 우
리의 대제께서도 과연 네놈의 말을 믿어 주실까?]
말과 동시에 그는 번쩍 신형을 움직여 반균등에게 다가갔다.
황보소운은 그걸 보고서도 가만히 있엇다.
그의 일선지의 수법에 의한 점혈은 오직 그만이 풀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헌데 다음순간 그는 내심 비명을 질렀다.
(헉)
느닷없이 주곡이 검을 뽑아 반균과 등구의 목을 후려쳤기 때문이다.
너무도 급작스럽고 의외적인 상황인지라 황보소운은 말릴 겨를도 없었다.
썩뚝.
아혈이 집힌 탓에 단말마의 비명은 일지 않았다.
그대신 두 사람의 잘려진 수급에서 뿜어지는 선혈은 폭포수처럼 허공을 비산
했다.
그 쏟아지는 피보라를 맞으며 주곡은 소리높여 외쳤다.
[소공자님을 살해한 원수들이다. 피의 보복을...]
그러자 나머지 녹림맹도들은 하나같이 병기를 쳐들며 굉렬히 외쳤다.
[피의 보복을...]
[와아...]
마침내 우려하던 대격적은 벌어졌다.
이것은 그냥 격전이 아니라, 원한맺힌 잔랄한 보복의 도살이었다.
(설마 그가 인질을 죽여버릴 줄이야, 또 실수로군,,, 소공자의 죽음은 그 두
인질과는 너무도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간과하다니...)
황보소운이 멍하니 중얼거리는사이에 백리극등은 격전으로 뛰어들었다.
그가 맡은 상대는 바로 소중살 주곡이엇다.
창. 차차창.
검광이 허공가득 남무하는 가운데 그 둘은 맹렬히 어우러져 돌아갔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수 없다. 적의 숫자는 너무도 많으니, 나도 나서는 수
밖에...)
내심 탄식하며 황보소운은 격전장으로 몸을 날렸다.
>< >< ><
일만여명의 무리들이 흉흉한 기세로 달려드는 광경은 한마디로 공포스러웠
다.
그들의 검풍강기는하늘의 해를 가리고 검은 먹구름이 일시에 몰려오는 것 같
았다.
일순, 그들의 장검과 장기 다위가 몸 가까이에 이르자 황보소운은 저절로 몸
에서 방어막이 형성됨을 느꼇다.
(호신강벽, 금단선공이 최고조에 으르렸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군...)
방어막은 매우 얇고 은은한 금빛 광채를 띄고 있엇다.
허나 거기에 부딪친 적의 검공과 장풍 다위는 그 얇은 막에 튕겨 사정없이
되돌아갔다.
까까강..
[으아악...]
장충의 장력이 강한만큼 적의 검공이 위력적이면 그럴수록 반탄력도 상대적
으로 강해졌다.
그들의 몸뚱이가 사정없이 허공으로 되퉁겨 날아가고 되돌아온 자신의 검과
장풍에 맞아 죽는 자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낫다.
그건 황보소운이 보기에도 잎불가사의 했지만 일면 처절무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적은 끊임없이 꾸역꾸역 몰려들었다.
(안되겠군.)
황보소운은 내심 작정을 하고 우수를 기묘하게 휘저였다.
그러자 그의 손가락 끝에서 무수한 금빛 지강이 비산하며 날아가기 시작했
다.
(일선지로 우선 이들의 혈도를 제압한 후에..)
[으아악...]
일순간 거대한 비명이 합장하듯 일었다.
그것은 혈도가 짚혀 나동그라지는 자들의 비명이엇다.
마치 파도치듯 그밉차 지강이 무수히 비산할때마다 한꺼번에 수십명의 적도
드이 무더기로 넘어갔다.
금세 그의 앞에는 꼼짝못하고 나동그라진 산자들의 몸뚱이로 산을 이루었다.
그래도 적들은 끊임없이 몰려들었지만 그들의 표정엔 공포의 빛이 가득했다.
(수십명이나 되는 사람의 혈도를 한꺼번에 정확히 짚기란 어려운 노릇이지
허나 세상에 단 하나 일선지만은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황보소운은 내심 중얼거리며 몸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그때, 그의 콧속으로 매캐한 화약의 내음이 진동했다.
(헛. 이건...)
급히 시선을 돌린 그의 두눈에 문득 날아오는 검은 공같은 물체가 잡혔다.
(저것은 당가비전의 벽력탄...)
내심 놀라 중얼거렸으나 그것을 제지하기에는 이미 늦어 있었다.
벽력탄은 벌써 산처럼 쌓인 산몸뚱이들의 위에서 벼락같이 폭발하고 있었다.
꽈꽈꽝...
[끄악...]
한순간의 거대한 진동과 단말마의 합장이 거의 동시에 일었다.
황진이 가득 허공을 가리고 쌓여있던 자들은 십장 방원의 흙먼지와 함께 파
편조각으로 날아가 버렸다.
황보소운은 호신강벽에 분분히 퉁겨나가는 혈육조각들을 바라보며 눈살을 깊
게 찌푸렸다.
(너무도 잔인 악랄한살수로군. 움직이지 못하는 자들을 이렇게 까지...)
문득 그의 시선에 웃으며 다가오는 당우의 모습이 비쳤다.
[그들은 잔인무도한 녹림의 도적들이오. 사정을 둘 필요는 없소. 황보총령]
당우는 미묘하게 웃으며 소리쳤다.
황보소운은 눈빛이 탄식으로 잦아들었다.
(그렇군. 적을 못죽이면 우리가 당하는 상황이니... 허나 무턱대고 도살을
할순 없지 않은가.)
그때 문득 그의 뇌리를 번뜩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금적금왕, 적을 잡으렴녀 우두머리부터 쳐라... 저 주곡과 칠혈을 죽이면..
이들도 뿔뿔히 달아날 것이다.)
일단 작정이 서자 그는 즉시 허공으로 몸을 띄웠다.
장내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문득 떠오른 그의 시선에 기광이 번쩍 빛났다.
(흥, 우선 저곳부터..)
일순 지면에서 뒹굴던 장검하나가 그의 손으로 빨려들어가고. 그 순간 그의
신형이 빛살처럼 날았다.
--미후 사마옥.
그녀는 향주들중 가장 무예가 뒤떨어지는 데도 상대는 오히려 칠혈중의 최강
자 검혈이었다.
그래서 그녀는지금 가장 위태하게 몰리고 있었다.
차차창...
비지땀을 흘리며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역력했지만. 그녀는 이순간 검혈의
악랄한 검풍에 휘말려 있었다.
[아아...]
그녀의 고운 아미가 절망적으로 일그러지며 그녀는 내심 죽음을 생각하고 있
는 듯 했다.
[으흐흐...]
그럴수록 검혈은 흉소를 가득 베어물고 악랄하게 짓쳐들었다.
일순, 부채살같은 검강이 그녀의 전신을 노리고 맹렬하게 파고들었다.
금세 가슴이 온통 핏물로 화할 위기에 몰린 사마옥은 그급히 장검을 떨쳐 막
아갔다.
헌데 그 순간 사마옥은 사악하게 웃는 검혈의 흉소를 보았다.
(아니야, 어, 이것은...)
한순간 불길한 예감에 그녀는 내심 외쳤으나 이미 그녀의 장검은 검혈의 것
과 부딪쳐가고 있었다.
창--
한가닥 맑은 음향과 함께 그녀는 검혈의 장검끝부분이 잘려 나가며 그녀의
미간으로 파고듬을 보았다.
그 속도는 너무도 쾌속했기에 그녀는 그것을 빛살과 같다고 생각했다.
(아아...)_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기에 그녀는 순간 눈을 감아버렸다.
곧이어 아찔한 통증이 미간에 느껴지리라 생각했다.
그때, 한줄기 미풍이 임과 동시에 통증대신 전음이 그녀의 귓속을 파고들었
다.
[이건 절검의 한종류인 단천비검이라는거요. 정신차리시오.]
그녀는 순간 눈을 번쩍 떳다.
놀란 그녀의 시야속으로 하나의 거대한 검으로 변해 날아가는 물체가 보였
다.
(대체 저 사람만한 검은...)
그녀가 더욱 경악하는 사이에 은빛 광채로 빛나는 거검은 곧장 검혈의 정수
리로 파고들고 있엇다.
번쩍...
그녀는 일순 작열하는 태양의 광채를 보았다고 느꼈다.
[으악..]
아련한 단말마의 비명속으로 피를 쏟고 무너져가는 검혈의 몸뚱이가 보였다.
그 피의 빛깔은 진하게 황홀하게 그녀의 가슴에 새겨졌다.
황보소운은 단천비검으로 날린 검혈의 검편을 받아낸 다음, 검혈을 두조각
내고 다시 신형을 날렸다
그러다가 문득 아직도 멍청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사마옥을 향해 전음을
날렸다.
[그건 북두제검구식중 여섯번째 어검이라는 거요. 어서 빨리 정신을 차리시
오.]
(정신을 차리라구?)
순간 사마옥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운후 당청
그녀는 경신공부와 각종 암기술에 능했다.
그러나 그녀가 상대한 사람은 바로 칠혈중 편혈이었다.
까까깡...
그자의 구절편이 어지럽게 허공을 누비자 그녀의 암기술과 신법은 그만 맥을
못춰다.
들리느니 자신의 암기와 구절편에 맞아 떨어지는 소리요. 보이느니 온통 현
란한 구절편의 검은 그림자 뿐이었다.
파슈슛.
마침내 그녀는 최후의 비기를 쓰는 수밖에 없었다.
(만천화우)
그것은 비장의 수법이었다.
적을 죽이지 못하면 자신이 당하는...
일시에 모든 암기를 한꺼번에 폭풀시키기 때문이다.
파슈슈...
허공이 금세 검은 암기의 광채로 가득찼다.
그순간 편혈르이 구절편이 사악하게 꿈툴거리기 시작했다.
꽈꽈꽈...
허공에 맹렬한 진동이 일었다.
주변의 땅거죽까지 들고 일어서며 무수한 검은 광풍이 난무했다.
그때, 그 검은 광풍을 꿰뚫고 이무기의 혓바닥처럼 쏘아오는 검은 광채를 보
앗다.
(아. 안돼,)
그녀는 내심 부르짖었으나 만천화우로 일시에 내공을 전부 소비한터라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검은 구절편의 끝은 그 순간 악마처럼 그녀의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푸슉,,,
일순 피보라가 일었다.
그녀는 그것이 마탕히 자신의 것이겠거니 했다.
헌데 사실은 그게 아니었다.
[꾸악...]
비명과 함께 면전의 편혈의 몸뚱이가 갈라지는 것이 아닌가.
솟구치는 선혈은 그의 몸에서 부터 터져나온 것이었다.
(이럴수가)
경악한 그녀의 시선으로 하나의 거대한 은빛 검이 보였다.
그 은빛검은 점차 변하더니 마침내는 한 사람의 모습으로 화했다.
그는 바로 황보소운으로 수중엔 한자루의 장검을 들고 있엇다.
[괜찮소?]
황보소운의 물음에 당청은 정신없이 고개를 저었다.
[주의 하시오. 적은 매우 많소..]
그의 전음이 귓전에 웅웅거리자 당청은 다시금 중얼거렸다.
(신검합일과 이기어검을 능가하는 전설의 어검지술이었어..)
황보소운은 바빳다.
그는 당청에 이어 남궁사람을 구해내고 위기에 몰린 상관유의 적, 창혈을 베
어냈다.
(제길 , 여자들은 무예가 강해도 실전엔 약하단 말이야, 경험이 없어서일까
? 아니면 마음이 어려서일까? 하긴 칠혈의 무공도 만만찮으니...)
중얼거리는 동안 그는 어느새 백리하와 곤혈이 싸우는 곳에 이르렸다.
꽈꽈꽝....
다행이도 백리하는 곤혈을 맞아 싸움을 유리하게 이끌어 가고 있엇다.
(과연 부단주군..역시 다르단 말이야..)
그는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순간, 그의 두 눈에 기광이 떠올랐다.
백리극과 주곡의 대결,
그 두 살마은 지금 마악 맹렬히 부딪쳐가고 있엇다.
(저건 선풍강기가 아닌가.)
주곡의 주위에는 지금 그의 쌍장에서 발출된 강막으로 인해 거대한 회오리가
무섭게 폭출되고 잇엇다.
꽈우우우
그에 비해 백리극은 두 손을 휘저으며 마치 춤을 추듯 돌아가고 있엇다.
웅,,,우우우..
얼핏보면 그의 주위엔 아무런 경기도 일지 않는것 같았다.
허나 황보소운은 내심 심각하게 중얼거렸다.
(공공자전강, 저것을 여기에서 보게 될 줄이야.)
그 두사람은 이순간 최후의 기력까지 다 쏟아낸 듯 했다.
그리고 그 두 거대한 기류는 정확히 중앙에서 맞부딪쳤다.
꽈꽈꽝.
거대한 굉음과 함께 자욱한 황사가 허공을 가렸다.
그 속에서 황보소운은 처절한 단말마와 함께 날아가는 한덩어리의 혈육을 보
앗다.
[끄아악..]
(공공자전강은 회선강기의 최고봉 이라고 할수있지 주곡이 당한것은 무예가
약해서가 아니라 그 선충강기의 천적을 만났기 때문이야. 이것은 마치 선풍강
기의 회선강력에 공공자전강의 자전강력을 합한것과도 같지 금강불괴지신이 아
닌 다음에야 그것을 맞고 배겨낼 육신이란 존재할 수 없어...)
황보소운이 그렇게 내심 중얼거리는 사이에 상황은 일변했다.
우두머리인 주곡이 죽자 녹림맹의 무리들이 일순 당황하기 시작했다.
특히 뒤이어 백리하가 곤혈을 죽이고 신검룡 운학, 악천기, 팽소등이 밑개리
극과 여향주들의 도움으로 나머지 칠혈을 모두 제거하자 격전은 금세 종료되었
다.
녹림맹의 잔여 무림들이 일순간, 지리멸렬하여 도주하고 만 것이다.
[야호..[
살아남은 와룡단의 인원들은 승리의 기쁨에 일순 소리를 질렀다.
허나 그것도 잠시 그들의 표정은 금세 처참하게 뒤바꿔었다.
이미 죽어넘어간 와룡단의 인원들은 팔구백명을 헤아릴 정도었던 것이다.
결국, 싸움에는 이겼지만, 와룡단은 몇몇 향주급 인물만 빼고 거의 죽거나
중상을 입은 것이다.
(겨우 백여명의 중상자들을 데리고 뭘 할것인가. 결국 와룡단은 해체되겠
군... 그들 흉수들이 노린것은 바로 이러한 것인가? 이렇게 된다면 죽련에서
가만 있지 않을 거고, 정의 맹에선 아마도 전력이 투입될테니 전면전으로 다르
어가는가?)
황보소운은 내심 중얼거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되면 무림은 스스로 자멸할테고 .. 흉수들은 새로운 신화로 나타나
겠지.. 그래선 안돼.)
문득 그의 시야에 운반되어 가는 젊은 영재들의 시신이 보였다.
청운의 꿈을 일시에 묻어버린 자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