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6화 (26/52)

  제 13 장

  나타난 맹주

  순간, 그는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너는 그걸 어떻게 알앗느냐?]

  운학도인은 태연히 대꾸했다.

  [당신의 용모가 어느 한 사람과 닮았기 때문이오.]

  이에 흑포중년인은 또다시 앙천광소를 터뜨렸다.

  [으하핫핫핫...]

  헌데 이번의 앙천광소는 얼핏 듣기에도 한과 처절한 심경이 얽힌 것이다.

  [그렇겠지, 그렇겠지,  네놈들이 상아를  죽였으니. 나의 얼굴을  몰라보겠느

냐? 애송아, 너는 참 솔직하구나]

  운학도인은 사태가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느껴 포권하며 입을 열었다.

  [무량수불, 그가 본단 내에서 죽은 것은 사실이지만 흉수는  따로 있소. 결코 

우리가 해친 것이 아니오이다.]

  [뭐라구...]

  무심곡주는 일순 뚫어지게 그를 노려보더니, 이내 고개를 휘휘 저었다.

  [아라겟다. 너는 발뺌을  하겠다는 수작이구나, 허나 아서라, 그런다고  사태

가 달라지지는 않으니...]

  이어 그는 뒤쪽을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놈들을 끌어내라]

  그의 말이 떨어지자,  주위의 흑의인들이 움직이며 무슨 길쭉한 물체들을  앞

으로 운반했다.

  알고보니 그것들은 모두 사람이었다.

  운학도인 등은 순간 흠칫 놀랐다.

  (무량수불, 저들은 바로  초소를 지키던 자들이 아닌가? 꼼짝도 못하는  걸로 

보니 분명 전신혈도가 짚인 모양인데..)

  흑의인들은 금세 십여 명의 사람들을 한 줄로 세워놓았다.

  과연 그들은 혈도를 짚혔는지 멀뚱하게 그냥 서 있엇다.

  그들을 냉정히 바라보며 무심곡주는 싸늘하게 지시했다.

  [어서 시행하라.]

  그러자, 무리 중에서 십여 명의 흑의인들이 득달같이 튀어나왓다.'

  그것을 보고 운학도인은 흠칫 놀라 소리쳤다.

  [안되오.]

  소리침과 동시에 그는 신형을 날렸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말만큼 빠르지 못했다.

  더구나 그 흑의인들의 손속은 상상외로 비쾌했다.

  뻔---쩍...

  일순간 검광이 길게 물결친다 싶은 순간,

  [끄아악...

  단말마의 비명이 합창하듯 일었다.

  대번에 수급이 잘리고 십여 명의 몸뚱이에서 솟구치는 선혈...

  쫘악...

  그것은 마치 거짓 말 같기도 했다.

  쿵....

  수습을 잃은  시체들이 땅바닥으로 뒹굴  때에야 비로소, 운학도인은  정신을 

차리고 도호를 외웠다.

  [무량수불...]

  그때, 무심곡주가 다시 입을 열엇다.

  [이것은 내가 나타난 기념이다. 애송아, 너는 이제 신호를 울려라.]

  [뭘, 말이요?]

  옆에 있던 악천기가 냉막하게 물었다.

  이에 무심곡주는 버럭 고함을 질렸다

  [이놈, 그것까지 말해주랴? 적이 나타나 근무요원들을  몰살시켰으니. 너희들

은 어서 신호를 울려 응원군을 불러야 할 것이 아니냐?]

  [......]

  악천기는 일순 얼떨떨한 기분이 되엇다.

  그를 바라보며 무심곡주는 다시 고함을 질렸다.

  [멍청한 놈들 내가 대신 울려줄까?]

  그때, 당우가 슬쩍 웃으며 나서싼.

  [신호를 울리는 거야 어렵지 않지.]

  말과 동시에 그는 우수를 가볍게 휘저었다.

  그러자 하나의 검은  물체가 허공을 솟구치더니, 오색의 연기를 뿌리며  폭발

했다.

  펑...

  [흠]

  무심곡주는 약간 기이해진 시선으로 당우를 바라보며 말해다.

  [너는 제법 괜찮군, 헌데 넌 누구냐?]

  당우는 태연히 대꾸했다.

  [난 당우요.]

  [당우? 네가 사천당가의 후예인 팔수표 당우란 말이냐?]

  이에 당우는 대답은 않고 빙긋이 웃기만 했다.

  무심곡주는 눈살을 가볍게 찌푸리더니 소리쳤다.

  [이상한 일이군. 허나, 상관없다. 너희들은 저들을 손봐 주어라.]

  이에 지명을 받은 십여 명의 흑의인들이 소리없이 그들을 향해 짓쳐들었다.

  스스슷...

  (무량수불...)

  운학도인은 내심 도호를 외우며 검을 뽑아들었다.

  악천기는 좌측에 당우는 우측에 서서 그들을 자연스럽게 적과 대응했다.

  (우선, 지원대가 올때까지만이라도 버틴다면..)

  운학도인은 그런 생각을 하며 수중의 검을 휘두렀다.

  흑의인들의 공격은 음습하고 잔랄하여, 마치 검은  구름이 일시에 몰려오는듯 

했다.

  차차창....

  검이 서로 부딪치자 운학도인은 손목이 끊어지는 듯 아파왔다.

  (무량수불.. 이들 개개인의 무공은 우리들과 별 차이가 없구나..)

  운학도인은 내심 이를 악물고 검초를 전개하기 시작했다.

  파츠츳...

  그의 장검이 허공에 느린 듯 빠르게 돌아가며 무수한 원을 그렸다.

  기묘하게도 그  검초는 두어 명의 흑의인들을  상대로 점차 검광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태극헤검.]

  무심곡주의 일성이 터지자, 흑의인들은 더욱 잔악하게 공격해 들어왓다.

  그들의 공격은 특이한검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상대의  맥을 끊는 악

랄한 파상적인 공격잉었다.

  파파파팟...

  (임기응변 위주의... 악독한  살인검초, 이것은 오직 지옥훈련속에서  얻어지

는 초감각에 의지하는 검초다.)

  내심 그렇게 단정하며 운학도인은 뜨겁게 피가 끓어올랐다.

  파상적으로 들어오는 흑의인들의  검초를 아예 무시하고 그는 사문의  절초를 

펼치며 몰아지경으로 몰았다.

  파파팟...

  츠츳...

  그의전신은 마치 하나의 둥근 검광으로 화했다.

  그때, 이순 짧은 단말마의 비명이 일었다.

  [윽..]

  운학도인은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그쪽으로 주었다.

  그의 시야에 눈부시게 움직이는 악천기의 모습이 보였다.

  (그렇다. 이들의 검초가 파상적이긴 해도 악천기의 쾌도보다  빠르진 못해 말

하자면 그는 이들의 천적인 셈이지..)

  번쩍...

  검은 묵광이 쾌속하게 허공을 갈랐다.

  상대는 마악 검을 악천기의 심장에 쑤셔놓는 중이다.

  허나 그 순간, 그의 목젖은 악천기의 쾌도에 구멍이 나았다.

  차차차창..

  무수한 검초가  서로 부딪 치며, 진동하는  그 순간에도 그의 영활한  쾌도는 

기묘하게 허공을 가르고 잇었다.

  헌데 바로 그때엿다.

  운학도인은 순간 눈을 부릅떳다.

  (헉, 저자가..)

  느닷없이 당우가 악천기의 등뒤로 다가들며 일수를 가격함을 본 것이다.

  놀랍게도 그의 손속은 영활하고도 기쾌했다.

  (안돼.)

  내심 부르짖으며, 그는 즉시 허공을 가로질렸다.

  순간, 적의 검날이 어깨부위를 스치며 화끈한 감각이  전해졌으나, 그는 다행

히 당우의 암수를 저지할 수 있었다.

  [무슨 짓이오?]

  운학도인의 검이 등뒤 명문혈 부위를 파고들자, 당우는 할수  없이 순속을 거

두고 물러났다.

  [당우, 당신은??]

  운학도인은 재차 입을 열어 그를 추궁하려고 했다.

  헌데 당우는 대꾸도 없이 기이한 미소를 지어 보앗다.

  (헉! 저것은 악마적인 사이한 웃음... 어째서 당우 그가..)

  운학도인은 대경실색, 정신이 아득한 느낌이엇다.

  그때, 한줄기 고함이 일었다.

  [멈춰랏.]

  그것은 팽소의 고함소리였다.

  그의 시선에 속속 날아오는 백리하, 남궁문우, 대광 등이 보엿다.

   

  ><><       ><

  [뭐라고?]

  황보소운은 놀라 소리쳤다.

  제갈기는 허리를 굽히며 말했다.

  [저의 실책이엇씁니다.  그들 삼인은 서로가  서로를 증명했을 뿐입니다.  사

실, 그들이 다른 장소에 있엇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으며,  그들 중 특히 당우는 

모용산을 살해했음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잇습니다.]

  (당우, 남궁문우, 대광... 그들이었단 말인가? 대체 그들이  왜? 아니야 그들

은 가까일 것이다. 백팔단심혈이 분장한...)

  부르르 떨던 황보소운은 문득 물었다.

  [오늘 새벽순찰은 누가 나갔지?]

  [일향주와 삼향주 그리고, 칠향주입니다.]

  황보소운은 눈빛을 빛냇다.

  [그렇다면 그들이 위험하다.]

  제갈기는 말을 이었다

  [헌데 방금 삼십 삼초소 쪽에서 긴급용 신호탄이 터졌다고 합니다.]

  [뭐라고? 신호탄이...그들이...그럼..]

  황보소운은 전신을 부르르 떨며 몸을 날렸다.

  ><   ><          ><

  (저럴 수가.)

  황보소운은 허공을 날면서 눈을 부릅떳다.

  저 멀리, 운학도인이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쓰러지고 있었다.

  그 옆에 악천기가 있었는데 그의 몸으로 막 장검들이 날아드는 찰나였다.

  [안돼,]

  일순 벽력같은 고함과 함께 그는 빛살같이 날아갔다.

  번쩍....

  새하얀 백색 광채가 허공을 휩쓸며 달말마의 비명이 합창을 하듯 일었다.

  [으아악,,,,]

  십여명의 흑의인들이 단순간에 허리가 두쪽나서 날아가싼.

  그 일로 인해 장내의 모든 사람들이 경악하며 싸움을 멈췄다.

  [누구냐?]

  쩌렁한 고함과 함깨 흑포중년인이 날아들었다.

  황보소운은 그는 상관도 않고 한짜고에 시선을 주었다.

  (이미 늦었구나...)

  악천기는 이미 피바닥 속에 뒹구어 있었다.

  얼마나 많은 검상을 입었는지 그나의 전신은 온통 피범벅이엇다.

  그것은 옆의 운학도인의 시체도 마찬가지였다.

  허나 황보소운은 고개를 저었다.

  (저것이 아니야.. 이들의 치명적인 상처는 온몸의 검상이  아니라 가슴, 심장

이 터져나간 것이다....)

  정말, 그것은 자세히 보지 않고는 금방 알기 어려운 사실이었다.

  황보소운은 고개를 돌렸다.

  당우의 신형이 거기에 있엇다.

  [하하, 황보총령, 마침 잘 왔소.]

  당우는 다소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황보소운은 안면을 일그러뜨리며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너는 몇번째냐? ]

  당우는 순간 눈을 크게 떳다.

  [몇번째냐니? 대체 그게 무슨...]

  [너는 몇번째 단심혈아냐 묻고있다.]

  그의 말은 크지 않앗다.

  허나 누구라도 황보소운이 대단히 격분해 있음을 알 수 잇엇다.

  순간, 당사자인 당우는 안색이 홱 변했다.

  [너, 너는 무슨..]

  그는 더듬거리면서 뒤로 물러섰다.

  바로 그때,

  [흐흐, 황보소운, 여기를 보아라, 네가 조금만 더 움직이면,  이 여자는 죽고 

말것이다.]

  그 음흉한 냉소는 좌측에서 터졌다.

  황보소운은 고개를 돌렸다.

  (백리 부단주가...)

  백리하는 이 순간 몸이 뻣뻣하게 굳은 채 우뚝 서 있었다.

  그리고 그녀를 겨눈 두 개의 장검은 바로 남궁문우와 대광의 것이었다.

  [이게 무슨 짓이오?]

  버럭 소리를 지르며 그들에게 달려든 사람은 팽소였다.

  팽소는 도시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멍청히 소리치다가 일순 신형을 날렸다.

  우선 백리하를 풀어놓고 보자는 생각에서였다.

  허나 그것은 걸코 쉬운 일이 아니였다.

  펑...

  느닷 없이 남궁문우의 장풍을 맞고 삼 장여나 날려간 것이다.

  끄웩

  일순 팽소는 입으로 피를 한 사발이나 토했다.

  엄중한 내상을 입은 것이다.

  허나 그는 곧 오뚜기처럼 벌떡 일어났다.

  [크하하핫,..]

  굉렬한 광소를 터뜨리며.. 그는 순간 날벼락같이 그를 덮쳐갔다.

  그 순간의 빠르기나  거대한 동체에서 뿜어지는 힘, 그리고 어느새  우수에서 

폭출하는 검은 도광의 위력은 그야말로 개세적이었다.

  콰카콰콰

  너무도 느닷없는 그 공격에  , 남궁문우와 대과으 두 사람의 신형은  곧 거대

한 도광에 파묻혔다.

  곧 금방이라도 두 사람은 피를 뿌리며 나동그라질 듯 했다.

  헌데 오히려 그들은 차갑게 웃고 있엇다.

  [으흐흐... 하룻강아지 같은 놈,..[

  순간 황보소운은 보았다.

  번쩍...

  남궁문우의 우수가 눈에 안보일만큼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츄팟...

  [끅,,,]

  폭발하듯 피가 튀었다.

  팽소는 순간 신형을 멈추고 우뚝 멈춰섰다.

  그의 육중한 도는 남궁문우의 정수리 위에서 멈춰있엇다.

  일순 기우뚱하더니 , 그의 동체가 땅바닥에 사납게 나동그라졌다.

  쿵.....

  피의 빛깔은 유난히 붉었다.

  [으흐흐흐....]

  남궁문우는 괴소를 질렀다.

  백리하의 안색은 하얗다 못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그녀를 놓아주시오.]

  황보소운은 다소 우울한 어조로 말해다.

  [뭘 말이냐? 넌 무슨 개소리를 하느냐?]

  대광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는 불호가 아니라 음산한 욕이었다.

  황보소운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녀를 놓아주라고 했소.]

  [흐흐]

  이번엔 남궁문우가 뭐라고 하려고 입을 얼었다.

  허나 그 순간 그 입에선 급박한 경악성부터 튀어나왔다.

  [헉.]

  어느새 검 하나가 그의 목젖에 닿아 있엇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앞엔 이미 황보소운이 다가들었다

  이 불가사의한 현산에 그는 눈알이 돌아가며 몸을 덜덜떨었다.

  이어 그의 입술에서 단말마의 비명성이 삐져나왓다.

  [흐아아악...]

  비명성은 길었다.

  왜냐하면.. 황보소운이 청옥소검을 아주 천천히 들이밀었으므로..

  눈이 뒤집어지고, 소검이 목을 관통하자, 그의 시선은 그대로 넘어졌다.

  쿵.

  황보소운의 시선은 이번엔 대광에게 향했다.

  [너, 너는 그녀가 죽는 것이 두렵지 않단 말이냐?]

  대광은 덜덜 떨며 장검에 힘을 주었다.

  황보소운은 일순 멈칫했다.

  허나, 그것은 대광의 협박 때문이 아니였다.

  대광의 등뒤에서 기척없이 쏘아오는 한줄기 푸른 검광을 본것이다.

  슈팟....

  대광이 그것을 느꼈을 때는 이미 우수가 어깨로부터 잘려나가고 있엇다.

  [윽,]

  쨍그랑.

  피가 튀고, 장검이  떨어지고, 대광이 움찔하는 사이에, 한 인영이  백리하의 

옆에 나타났다.

  [내 딸을 상하지 마라.]

  말과 함께 그는 지풍을 날려 백리하의 전신혈도를 풀었다.

  혈도가 풀리자 백리하는 즉시 그의 품에 뛰어들었다.

  [아버지---]

  일순 장내의 모든 사람이 흠칫 놀랐다.

  --무적군자 백리운악.

  정의맹주인 그가 나타난 것이다.

  울먹이는 백리하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백리운악은 대과에게 물었다.

  [자넨 누군가?]

  그는 대광이 전과 같지 않음을 알아본 것이다.

  [흐흐흐...]

  대광은 팔이 잘려나가 피를 쏟으면서도 음흉하게 웃엇다.

  [네 놈이 감히 나를 자네라고 할 수 있을까? 백리운악]

  이에 백리운악은 흠칫하는 기색이었다.

  허나 황보소운은 내심 고개를 끄덕었다.

  (그가 내게 몰려 있지 않았다면.. 맹주의 이기어검을 피할  수가 있었을 것이

다. 결코 맹주의  하수는 아니지.. 또한 구십이단심혈의 진면목도 노인이  아니

었던가...)

  [당신은 누구요?]

  백리운악은 그 기세를 보고 태도를 바꾸어 물었다.

  그러자, 돌연 대광은 일진 광소를 터뜨렸다.

  [아핫핫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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