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9화 (29/52)

  제 2 장

  성검 육심

  (........?)

  황보소운은 눈을 크게 떳다.

  느닷없이 여섯명의 그들이 무릎을 꿇고 엎드려 그를 주군이라 부른 것이다.

  [대체 그 무슨 괴이한 말이요? 나더러 주군이라니?]

  이에 대표로 제갈기가 엎드려 입을 열었다.

  [주군도 알다시피  이미 와룡단은  사라졌고, 감찰부도  유명무실해졌습니다. 

아니 곧 해체되고 말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주군과 저희들은 어쩔수  없이 떨

어지게 되는 데 저희들은 절대로 그럴수 없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황보소운은 눈을 더욱 크게 떳다.

  [그건 또 왜 그렇소?]

  일순 제갈기는 눈빛을 고요히 빛냇다.

  [근간의 무림동태를 살펴보면 분명 심상치 않은 조짐이  일고 있습니다. 저는 

그 조짐이 자칫 무림파명이라는 최악의 상태로까지  갈수 있다고, 내다보았습니

다. 이것은 실로 두려운 일로서. 그 구성이 잇다면  오직, 주군뿐이란데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저희들은 주군을 모시고, 함께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가고자 합니

다. 비록 힘은 없지만, 각기 특별한 재능은 한가지씩은  있는 바 주군께선 저희

들을 물리치지 마십시오.]

  (현인 이로구나,  그는 이미 이  모든 무림의  국면을 꿰뚫어 보고잇지  않은

가?)

  내심 중얼거리며 황보소운은 입을 열었다.

  [아무리 그래도 내게 그대들의 주군이 될 능력이나 인덕이 있겠소.]

  제갈기는미소하며 대답했다.

  [그것은 걱정마십시오. 우리들 역시 꽤 오랫동안  주군의 행적을 보앗습니다. 

아무려면 저희들이 아무에게나  몸을 의탁하겠습니까? 한마디로 주군께선  대인

대용의 흉금을 지니신 분입니다.]

  그가 그렇게 추켜세자, 황보소운은 내심 어색하며 뒷통수를 긁적였다.

  [허, 칭찬이 지나치구려, 그러지말구 우리 의형제가 되는  것이 어떻겠소. 그

래서 함께 뭉쳐 이 난국을 타개해 나간다면...]

  순간, 제갈기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건 아니됩니다. 모든  일에는 먼저 질서가 있어야 하는 법  이토록 어려운 

시기에 강력한 위계질서가  없다면 혼란을 초래할 뿐입니다. 주군께선 부디  소

인의 말을 경청하여 주십시오.]

  이에 나머지 다른 다섯명이 똑같이 고개를 숙이며 외쳤다.

  [주군께선 저희를 거두어 주십시오.]

  (이것참,, 내참...)

  황보소운은 곤혹스런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다가,  단안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아까부터 주군, 어쩌구 하더니... 이젠 꼼짝없이 내  발목을 묶는군... 만일 

내가 거절하면 .. 이들의 위신은 그야말로 땅에 떨어질  텐데... 정말 꼼짝없이 

당했어...)

  마침내 황보소운은 입을 열었다.

  [좋소. 우리 그러기로 합시다.]

  [감사합니다.]

  일순 쩌렁한  고함을 울린뒤 육인은 일제히  최상의 예인 구배지례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들을 바라보며 황보소운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의 가문은 대대로 성검가로 칭하는 곳이오. 따라서  나는 그대들을 성검육

심이라 칭하겠소. 성검가는...]

  이어 그는 성검가의 내력과  현 무림의 상태, 자신의 신상에 관한  것까지 상

세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모든 설명이 끝나자, 그는 잠시 자리를 피했다.

  그들끼리 의형제의 결의식을 갖는 것을 방해하지 않기 위함이엇다.

  [누가 지필묵 가진것 잇소?]

  제갈기가 어른 꺼내주자, 그는 그것을 들고 ,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엔 남궁사란등이 옷이 입혀진 채, 혼절하여 잠들어 있엇다.

  (그녀들이 깨기전에 빨리 해치워야 겠군. 깨어나면 정말 골치아플 거야..)

  내심 그렇게 중얼거렸지만, 그는 곧 한가지 일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  ><         ><

  잠시후, 황보소운은 다시 성검육심의 앞에 나타났다.

  황보소운은 웃으며 말했다.

  [나는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그대들에게 줄  것이 잇소. 또한 그것은  본래 

내가 이미  생각하고 있던 것이었거니와... 문제는,  어려운 현 무림의  상황과 

흉수들의 능력에 비해, 그대들의 무예가 다소 뒤떨어진다는 것이오.]

  [.....]

  [그로인해, 만일  흉수들과 본격적으로 싸우기도  전해 당하게 된다면,  그건 

정녕 어이없는 일이라 아니할  수 없을 거이오. .. 이에, 나는 내가 가진  무예

중 몇가지를 골라 여러분에게 전수하고자 하는 것이오.]

  제갈기가 허리를 굽히며 대답했다.

  [그것은 정녕 송구스런  말씀입니다. 무인에게무공이란 생명과도 같은  것,.. 

이가잎, 주군께서 특별히 절학을 전수해 주신다니, 소인들은  그저 감읍할 다릅

니다. 저희들로선 오직 진충갈력할 따릅니다.]

  황보소운은 미소하며 말을 이었다.

  [내가 그대들에게 전수학고자 하는 것은 바로  본가의 비전인 북두제검구식이

오. 이것은 모든 제반 검학에 통하지 않고는 익히기  어려운 단점이 잇으나, 나

는 그대들의 각각의  장단점을 고려하여 개개인에게 하나의 검식을  전수하기로 

했소.]

  [........]

  좌중엔 바늘 떨어지는 소리하나 일지 않앗다.

  황보소운은 엄숙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이 검식들은 천하검학의 정수들이오. 따라서  비록 각각 그 

위력의 차이가 다소  있겠지만 가장 낮은 검식이라도, 발군의 노력없이는  절정

에 오르기 어렵다는 것을 미리 말해 두는 바이오.]

  이어, 그는 가장 우측에 있는 능소를 불렀다.

  [능소.]

  [예,]

  황보소운이 자신을 가장 먼저 지목하자, 그는 상기된 어조로 대답했다.

  그 별빛같이 총명하고 해맑은 눈동자를 직시하자 그는  상기된 어조로 대다했

다.

  그 별빛같이 총명하고 해맑은 눈동자를 직시햐며 황보소운은 문득 말했다.

  [능소, 네가 자신있는 것이 쾌검이렸다. 그렇다면 그 쾌검을  한번 내게 펼쳐

보아라.]

  [예?]

  능소는 일순 얼떨떨한 표정이 되어다가 이내 자세를 바로 잡았다.

  [그럼,]

  말과 동시에 그는 진기를 끌어 올리고, 일순지간 별가같이 발검을 했다.

  헌데 그 순간 그는 안색이 경악과 같이 붉졌다.

  발검을 했으리라 생각되던 그의 손이 잡은 것은 것은 빈 허공 뿐이었다.

  [이걸 찾느냐?]

  황보소운이 돌려주는 검을 보며 그는 일순 부르르 떨었다.

  그는 언제 자신의 검이  그의 손에 들려지게 됐는지, 젼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검이란 자신의  몸처럼 소중한  것이다. 그렇듯  함부로 빼앗겨서야  되겠느

냐?]

  [........]

  황보소운은 한장의 두루말이를 내밀며 말을 이었다.

  [이것은 북두제검식중 제칠식  광식혼이란 것이다. 이것은 그야말로 가장  빠

른 검법이다. 나는 네가 앞으로 최소한 열배는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본다.]

  [예, 주군.!]

  황보소운은 다음 사람으로 시선을 돌렸다.

  [노광]

  [예,.]

  대답하며 나서는 사람은 평범해보이는 체구의 노광이었다.

  [너는 변환이 빠르니, 북두제검구식중 제이식 환이다.  거기에 나는 연기성선

일선지의 구결을 가미했다.  이것은 그야말로 최고의 지공이니, 열심히  익히도

록 하라.]

  [각골명심하겠습니다 주군.]

  노광이 감격해서  두루마리를 받고 물러서자,  황보소운은 다음 사람을  불렀

다.

  [단비,]

  [예 주군.]

  걸어나오는사람은 키는 팔척에 체구가 몹시 우람하고  안색이 붉은 사람이었

다.

  [너는 체구가  중검을 익히기에  적합하다. 북두제검구식중 팔식인  만붕뢰는 

가장 강한 중검,  일명 붕검이다. 이것을 익히기 위해선 그야말로  혼신의 기력

을 다해야 할것이다.]

  [알겠습니다. 주군.]

  단비가 크게 기뼈하며 물러나자 황보소운은 다음 사람을 호명했다.

  키가 삐죽 크고 깡말랐으나, 섬세한 기질이 느껴진 사람,

  [구홍, 너는 내가 보기에  가장 검법을 배우기 좋은 성품을 지니고  잇다. 해

서 나는 네게 북두제검구식중 마지막식인 조화의 를 전수한다.  너는 최선을 다

하라.]

  [예. 명심봉해 하겠습니다.]

  다음 차례는 곡풍이었다.

  황보소운은작고 왜소한 체구의 그에게 말했다.

  [곡풍, 내가 네게  전수하는 것은 북두제검구식중 제오식 비다. 이것은  어기

어검의 정화라 할수 잇다. 결코 소홀히 말도록.]

  [예. 주군.]

  마지마으로 황보소운은 제갈기를 불렀다.

  [그는 이들 성검육심의 맏형으로 자못 책임이 무거울  것이다. 나는 그대에게 

북두제검구식중 제육식 어를 전수하며 그밖에 탄과 산, 쇄의  구결을 다로 적어 

놓았다. 그대가 차후  북두제검구식의 모든 것을 익히려면 반드시 필요한  기본

이다.]

  [감사합니다.]

  제갈기가 허리를 굽히자,  황보소운은 따로 밀봉한 봉서를 내밀며 입을  열었

다.

  [아까도 말했지만,  그대는 자신 뿐만 아니라,  이들 모두를 이끌어야  하니, 

책임이 무겁다. 즉, 나는 그대들과 떨어져 잇을 때가  많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하여, 나는 따로 몇가지  내용을 적어 그 속에 두었다. 이는 만일을 대비한  것

이니...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겼을 시에는 그  봉서를 뜯어보고 그대로 행하

라, 자고로, 이 한몸  버리기는 쉽지만, 대의를 이루기는 어려운 법  .. 그대는 

부디 매사에 신중하도록...]

  [알겠습니다.]

  제갈기를 비롯하여 그들 육인은 하나같이 가슴깊이 격동을  느끼며 무릎을 꿇

었다.

  황보소운은 조용히 미소하며 덧붙였다.

  [별도의 지시가 잇을 때까지 그대들은 당분간, 이곳  부근의 잠적하여 무공을 

익히고 잇으라, 와룡단이  거의 해체된 이상 맹내에서도 그대들을 구태여  찾지

는 않을 것이다. 그대들이  이렇게 숨음은 , 흉수의 음모를 피하여,  차후 위대

한 승부 수가 되기 위함인 것이다. 나는 지금  가봐야겠으니, 안의 세 여자들은 

그대들에게 맡긴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황보소운은 몸을 날렸다.

  소리없이 날아가는 그의 귓전에 육인 성검육심의 함성이 숙연히 울려퍼졌다.

  [주군의 무운을 비옵니다.]

  ><      ><           ><

  [엇, 저분은 청허상인이 아닌가?]

  황보소운은 내심 의아해하며 눈을 크게 떳다

  그는 막사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내심 의아해 하며, 황보소운은 그 쪽으로 몸을 날렸다.

  -- 오백철기대.

  오백의 인마로 구성된 철기대로 영웅전 산하, 삼대의하나이다.

  전신을 온통 철갑으로 무장하고, 육중한 철창을 꼬나잡고,  일제히 달리는 오

백의 철기대의 위용은 그야말로 천하무쌍이라고 할만하다.

  허나, 황보소운은 이해 할 수 없었다.

  (느닷없이 청허상인이 철기대를  이끌고 가다니? 더구나 그쪽은 바로  죽련이 

잇는 남쪽이 아닌가? 그리고.. 저 달리는 기세는 정말 보통이 아닌데?]

  두두둑....

  그저 보기에도 달리는 말은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잇었다.

  말위의 위인들 역시 정신을 모아, 앞쪽만을 맹렬히 주시하고 있엇다.

  오직 달리는 것 외에 기타 어떠한 잡념도 깃들지 않은 듯한.

  두두둑...

  (상인에게 한번 물어봐야 겠군, 마침 돌려줄 물건도 잇고.)

  황보소운은 춤속의 청옥소검을 상기하며 몸을 띄워 올렸다.

  이순간, 청허상인은 철기대의 바로 위 허공을 날으고 있엇다.

  헌데, 일견하기로도 그의 안색은 온통 시뻘겋게 충혈되어 잇엇다.

  (전설의 어풍비행이군. 헌데  안색이 저렇듯 붉다는 것은 내공이  부족하다는 

뜻인데.. 어째서 이분은 무리하게 어풍비행을 시전하고 있지?)

  황보소운은 즉시 그의 앞에 다가들었다.

  [상인님. 어딜 그리 급히 가십니까?

  황보소운은 친근하게 다가들며 물었다.

  헌데, 청허상인은 들은척도 않고 계속 앞만 보며 날아가는게 아닌가?

  그 표정은 다른 철갑인들과 똑같이 , 오직 달리는데만 집중한 사람같았다.

  더욱 이상한 기분이 든 황보소운은 이번엔 전음으로 물었다.

  [상인님.]

  아마도 고막이 한번 쩌르릉 울렸으리라,.

  순간, 청허상인은 이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헌데, 그의 입에서 터져나온 고함은 전혀 의외였다.

  [꺼져라...]

  소리침과 동시에 비쾌하게 쌍수를 뻗어오는게 아닌가?

  콰르릉....

  일순 암찧어빛 강기가 득달같이 그를  엄습했다.

  (엇,)

  황보소운은 순간 그것을 피해내며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무당파의  최강절학인 천뢰기인데, 상인께선  왜 보자마자 나를  설마, 

내눈이 이상해졌단 말인가?)

  그가 그렇듯 멍청히  생각에 잠겨 잇는 동안 청허상인등은 벌써  저만큼 달려

가고 있엇다.

  (이상하군...이상해, 어째서 나를 모른척 하는 걸까? 아무튼  따라가 봐야 겠

군.)

  황보소운은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며 멀찌감치 그들을 다르기 시작했다.

  이윽고 철기대가 달려간 곳은, 어느 한 야산의 중턱이엇다.

  거기엔 제법 널찍한 막사가 지어져 있었고. 막사위엔 검은  바탕에 금빛 악마

상이 새겨진 깃발이 휘날리고 잇엇다.

  9어, 저들은 무심곡의 무리들이 아닌가?)

  황보소운은 일순 깜짝 놀랐다.

  막사 앞으로 도열하듯 늘어선 수백여명의 흑의인들.

  얼핏 보기에도 아침나절에 보앗던 무심곡의 고수들이  분명한데, 철기대는 바

로 그 무리의 중앙으로 짓쳐들고 있었다.

  두두두..둑...

  (대체....)

  황보소운은 내심 아연해졌다.

  (저들이 이렇게 달려온 목적이 바로 저 무심곡을 치는 것이었단 말인가?)

  황보소운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건 말도 안된다.  무심곡이라면 죽련소속 구문중 최고문파라는데 일개  철

기대의 병력으로 공격을...  이건 대체 누가 내린 명령인가? 맹주가  이렇게 터

무니없는 명을 내렸을 리는 없고... 그렇다면... 이들은  모두 미치기라도 했단 

말인가? 정말 미치...)

  그렇다. 이들은 미쳤군나...  바로 심령금제야.. 그렇지 않고서야.  청허상인

까지 .. 그리고  이 일을 벌인자는 흉수밖에 없어. 청허상인을  저렇게만들정도

면, 흉수들중 우두머리가  분명해... 그럼 흉수는 본 맹내에 있단  말인가?? 그

리고 흉수가 의도하는 것은?)

  황보소운은 내심 전율을 느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두두둑...

  [으아아악...]

  비명이 일고, 자욱한 황사속에서 혈육이 남무하기 시작했다.

  노도 같이 덮쳐드는 철기대의 위용은 그야말로 가공했다.

  파죽지세라고나 할까?

  [으악악...]

  맨앞의 흑의인들이 선두의 철갑인의 미간을 베었으나 그  순간 기마에 부잊쳐 

그들의 육신이 통째로 날아갔다.

  푸슈슝...

  마치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무수한 철장창의 앞에 , 그  육신들은 마치꼬치꿰

이듯 날아갓다.

  순식간에 중앙이 뻥 뚫리고 흑의인들은 속수무책으로 우왕좌왕했다.

  그들의 움직임을 쫓아 철갑대는 파도처럼 짓쳐닢르었다.

  까까까깡....

  [끄아악...]

  두두두둑....

  이 모든  것은 한순간에 벌어진 일이라,  흑의인들은 모두가 크게  당황했고, 

자못 몰살될 위기에 까지 몰려다.

  허나, 그것을 멀리서 바라보는 황보소운은 연신 고개를 저었다.

  (저들은 지금 너무  어이가 없어서 저러는 것이다. 곧 주력이  나서기 시작한

다면..... 아아! 나는 이 일을 어찌해야 좋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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