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 장
금용 대제
황보소운이 내려선 곳은, 바로 무심곡주와 백리운악의 중간지점이었다.
[네놈은?]
무심곡주는 황보소운을 보자, 크게 경악한 빛을 띄웠다가 돌연 버럭 소
리쳐 물었다.
[네놈이 바로 그를 구해간 놈이냐?]
그가 말한 그란, 바로 청허상인이었다.
[그렇소.]
황보소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큰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의 음성엔 실로 진기가 서려있어, 모든 사람들은 바로 옆에서 말하듯
똑똑하게 들렸다.
[나는 황보소운이오. 전 와룡단의 감찰총령으로서 무림말학이요. 허나
내가 오늘 이자리에 나선 것은, 헛되이 희생을 치르면서 격전을 벌이는 여
러분들에게 한가지 사실을 일깨워 주기 위함이오.]
[........]
장내는 갑자기 쥐죽은 듯 고요했다.
그것은 황보소운의 말에 감명을 주어서가 아니라, 내공이 깊어 모든 사
람들의 기도를 제압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황보소운은 좌우를 둘러보며 말을 계속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여러분 모두가 어떤 암중 흉수의 음모에 의해
무의미한 희생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오.]
그때, 한사람이 나서며소리쳤다.
[애송아, 네놈은 무슨 소릴 지껄이고 있는거냐? 너는 도대체 죽련 소속
이냐, 아니면 정의맹의 위선자냐? 만일 정의맹의 위선자라면 냉큼 내게 달
겨들 것이지 무슨 잔소리가 그리 많단 말이냐? 너는 설마 싸움을 입으로
할려고 왔단 말이냐?]
그렇게 말한 사람은 방금 뇌공선사와 치열한 박투를 벌이던 그 홍포두타
였다.
그는 화급한 성격을 참다못해. 한꺼번에 많은 말을 소리쳐 지껄였다.
(제기랄, 이런 때는 그저...)
황보소운은 내심 작정을 하고 안색을 차갑게 굳혔다.
그는 홍포두타를 직시하며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
[보다시피 나는 애송이요. 허나 당신도 나는 처음보니 , 애송이가 분명
하구려, 이보시오. 애송이 양반 나는 내가 말하는 동안 , 말을 가로채는
사람을 가장 싫어하오. 당신은 이 애송이에게 맞아죽기 전에 가만히 잇는
게 좋을 거요.]
[크하하하핫삥...]
그 말에 홍포두타는 거대한 광소를 터뜨렸다.
[크하핫,,, 감히 나 광충사신에게 애송이라고 지껄이는 놈이 있다니..
참을 수 없구나, 내 당장 네놈을 지옥으로 보내주마..]
소리침과 동시에 그는 분기를 못참고 벼락같이 그에게 덮쳐왔다.
[광풍열화참...]
대갈이 터지기도 전에, 사방에 온통 붉은 화염의 기운으로 가득 차는듯
했다.
온통 붉은 강기속에 뒤덮인 황보소운의 모습은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위
태했지만 실로 그렇지 않앗다.
(모든 사람이 내 말을 듣게 하기 위해선 , 어쩔 수 없다. 생사탄강,)
황보소운은 고요히 일장을 내뻗었다.
그것은 장풍따위가 아니라, 거대한 지역을 휩쓰는 막대한 강기막이었다.
고오오오...
붉은 화염이 잠시 이그러지는 듯한 찰나, 돌연 벼락치는 듯한 굉음이 일
었다.
꽝르릉...
그것은 마치 일시에 수만개의 뇌전이 작렬한 듯 했다.
그 순간, 사람들은 보았다.
붉은 화염이 씻은 듯이 자취를 감추고, 광풍사신의 몸이 끝없는 허공으
로 치솟는 것을..
이윽고, 그는 까마득한 허공에서 디시 지상으로 떨어졌다.
꽝
[으으....저럴수가,]
사람들은 모두 대경하여 신음성을 발했다.
광풍사신의 몸은 이미, 마치 괴물처럼 일그러져 있었다.
겉의 옷가지는 물론, 두 팔과 두 다리가 온통 타버려 시뻘건 몸뚱이만
땅에 처박힌 것이다.
세상에 그토록 처참한 모습도 드물 것이다.
헌데, 광풍사신은 아직 죽지 않고 꿈틀거였다.
[크하하하...]
다리도 없이 일어선 그는 느닷없이 괴소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그 광경은 너무도 괴이하고, 공포스러웠다.
허나, 그는 불사신도 뭣도 아니었다.
괴소와 함께, 그는 그대로 숨을 거둔 것이다.
(광풍사신, 아마도 광풍성의 수뇌겟찌.. 비록 흉악하지만 그 패기가 아
깝구나...(
황보소운은 내심 중얼거리며 말을 이엇다.
이미 장내는 그의 신위로 인해, 더할 수 없이 조용해져 잇엇다.
[무림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제삼의 신비인들이 잇소. 그들의 능력은
상상불허의 것이며, 그들 중 최하위의 인물도 방금 죽은 저자들보다는 나
을 정도이오. 그들은 죽련과 정의맹을 충돌시켜 무림을 말살하고, 이땅위
에 그들만의 무림제국을 세우려는 것이오.]
[.....]
[그러기 위해 그들은 죽련의 소공자를 죽이고, 그 화를 정의맹에 전가시
켰으며 또한 와룡단을 명망시켜 무림을 파국으로 이끌어간 것이오. 당신들
은 몰랐겟지만, 이 모두가 흉수의 조직에 의한 것, 싸움은 오히려 흉수를
돕고,서로를 망치는 것일 뿐이오. 따라서 나는 이 정도에서 모든 은원을
종결하고 서로 화해하기 바라는것이오.]
[......]
황보소운의 말뜻은 명확했고, 모든 사람들은 그 말을 들었다.
장내엔 일시 침묵이 흘렀다.
그것은 의외의 사실에 놀라서 인지, 아니면 황보소운의 불가사의한 무예
에 경악한 탓인지 확실하지 않았다.
그때, 문득 한 사람이 황보소운에게 다가왓다.
[하핫, 감찰총령 그 분은 이리 주게나,]
하얀 피부에 깊고 가느다란 눈매, 특히 시선이 현묘로와 보이는 중년서
생이엇다.
황보소운은 가볍게 미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가.
[좋습니다. 당신은 잠룡전주이신 천우생 그분이 아닙니까?
그가 말하며 청허상인을 건네주가, 중년서생은 호탕하게 대소하며 입을
열었다.
[내가 비록 영웅전과 함께, 이전의 하나인 잠룡전을 맡고 있고, 또 다소
지나간 공적이 있다 해도. 이런 중요한 때에 무림의 악적하나 찾아내지 못
하니, 어찌 자네같은 신룡에 비기겠나]
그가 자신을 이렇게 추켜세우가, 황보소운은 일순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
다.
그는 즉시 번명하듯 말을 얼버무렸다.
[당신께선 정보조직인 잠룡전의 최고 수뇌이신데 아무려면 소생보다 많
이 알것...]
순간 황보소운은 말을 뚝 멈추었다.
갑자기 천우생이 청허상인의 수혈을 풀었던 것이다.
[앗, 그건 안돼...]
황보소운이 급히 말리려는데, 천우생이 느닷없이 뒤로 펄쩍 물러나며 소
리쳤다.
[어,자네는 왜그러나, 내가 무슨 잘못이라도 저질렀나?]
그는 마치 황보소운이 자신을 공격해서 피한 듯한 태도를 보엿다.
바로 그때,
장내에 돌연 괴이한 일이 벌어졌다.
천우생의 품에 안겨 잇떤 청하상인이 돌연 벌떡 일어나 몸을 날리며 소
리쳤던 것이다.
[저분, 황보공자야 말로 우리의 신이시다. 우리는 빨리 그 분의 제국을
이루기 위해 죽련의 도배를 무찌르자.[
말과 동시에 그는 죽련의 무리들에게 날아가 번개같이 공격을 가하기 시
작했다.
콰르를....
그의 성명절기인 천회기가 번뜩이자, 금세 비명이 꼬리를 물고, 또다시
거대한 소란이 일었다.
뿐만아니라, 이번엔 뇌공선사가 번쩍 몸을 날리더니, 똑같이 쌍장을 퍼
붓기 시작했다.
콰르르릉...
[아아악...]
흡사 광기어린 그들의 행동에 사실은 처음엔 곤혹해 했다가, 곧이어 분
노하기 시작했다.
죽련의 고수들이 합세하여 청허상인과 뇌공선사를 상대하자, 정의맹쪽에
서도 그들을 돕는 무리들이 생겨났다.
더욱이 비단 그들 뿐만이 아니였다.
정의맨이나, 죽련의 여기저기에서 뇌공선사와 같은 사람들이 마구 튀어
나와 상대방을 무참하게 살상하기 시작했다.
펑,,,,퍼퍼팡...
[으아악....]
[꿰걱...]
황보소운으로 인해 잠시 진정되었던 장내는 이로인해. 또다시 격전의 아
수라자으로 돌변한 듯 싶엇다.
(대체, 이런일이.. 설마 청허상인이 그런 행동을 하게 될 줄이야...)
황보소운은 일시 정신이 멍채지는 기분이엇다.
그는 일단 최선을 다햇으나 상황은 기이하게 돌아가는 듯 했다.
이때, 맹주가 다가오며 물었다.
[자네, 이게 어찌된 일인가? 자네가 흉수라니...]
[맹주님...그건...]
황보소운이 그에게 사실을 얘기하려 하는데, 돌연 천우생이 다가와 그의
말을 끊었다.
[미안하네, 본의 아니게, 자네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들엇군. 비록 그가
그랫지만 나는 자네가 그런 사람이 아닐 것으로 믿네.]
그의 어조에는 실로 사과의 빛이 역력하여 황보소운은 그에게 달리 뭐라
고 말할 수가 없었다.
(사실 그는 모르고 한 짓이 아닌가? 모든 것이 내 불찰이야... 천려일실
이라더니..)
황보소운이 내심 자책하는데, 맹주 백리운악 역시 다가와 격려했다.
[이보게 나역시 자네를 믿네만, 이일은 어찌하면 좋을까?]
말과 동시에 그는 전음으로 물었다.
[그들은 혹 정신이 이상한 것이 아닌가?]
그의 말에 황보소운은 내심 기뻐하며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그들은 모두 심령금제에 걸려 흉수의 조종을 받고있는 것
입니다. 제가 말해도 믿어줄 것 같지 않아 미리 말슴은 못드리겠습니다.
사실은...]
이어 그는 급히 청허상인과 철기대의 일등을 빠른 시간내에 설명햇다.
[그게 정말이란 말인가?]
백리운악은 일순 눈을 크게 떳다.
[나역시 이번 일이 이상하다고 여기고는 있었네만... 나는 여기에 처음
당도했을 때, 싸움을 말려보려고 했었네만. 저 무심곡주가 다짜고자 덮쳐
들지 않앗겠나, 알고 보니 그런일이 있었군..]
[그렇습니다. 싸움이 확산되기 전에 어서 말려야 합니다.]
황보소운이 내심 초조해하며 말하자, 백리운악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허나 자네의 도움을 한번 더 받아야겠군.]
그러는 그의 안색엔 내심 씁쓸해 하면서도 대견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
했다.
그것은 고드 황보소운이 한번 더 고함을 질러 장내를 진정시키라는 뜻이
었다.
황보소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어 고함을 지르려는 순간 그의 앞을 번쩍 스쳐가는그림자가 있엇다.
[잭리가야, 아까 못한 승부를 마무리짓자...]
그렇게 소리치며 뛰어든 사람은 다름아닌 무심곡주였다.
[이런, 모용가야, 너는 어째 생각이 나이어린 사람만도 못하단 말이냐?]
백리운악은 신법을 펼쳐 그의 공세를 피하며 소리쳤다.
그가 말한 나이어린 사람이란 바로 황보소운일 것이다.
이에, 황보소운에게 한번 당한 바 있는 무심곡주는 안색이 변하여, 고함
을 지르려고했다.
바로 그 순간, 장내를 격동시키는 일진의 대갈이 터졌다.
[멈춰라,]
헌데, 그건 황보소운이 발한 것이 아니였다.
그것은 여러명이 한꺼번에 내지른 소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악 소리치려던 황보소운은 일시 놀라,급히어느 한족으로 시선
을 주었다.
(어엇,)
황보소운은 순간 대경한 표정을 보였다.
(저들은 바로...)
어느 틈엔가 장내의 한쪽엔 거대한 붉은 구름이 다가와 있었다.
그리고 그 구름이란 다름아닌 초일류의 신법을 펼치며 다가온 사람들이
었다.
황보소운이 그들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워낙 장내가 시끄럽고 다른것에
정신을 빼앗겼었기 때문이다.
(저들이 바로 죽련의 직속수하들이 아닐까? 붉은 무리는 색혈단, 회색의
무리는 밑백팔령이란 건가? 어? 그러고 보니, 가운데 금빛옷을 입은자가
바로 죽련의 금룡대제겠군.)
그렇다.
얼칫 보기에 홍운 같았던 무리들의 안쪽엔 회운이 그리고 그 안쪽엔 흑
운이 그리고 그 안쪽엔 다시 백운이 있었는데, 가장 중심엔 일점 금광이
있었다.
그러니까 그들이야 말로 죽련의 련주인 금룡대제를 필두로 백팔령, 이백
현령단, 오백수혼단, 일천색혈단인 것이다.
[.......]
장내의 싸움은 또다시 그쳤다.
그들은 한결같이 갑자기 나타난 이 놀라운 위용의 인간들에게 경이의 빛
을 보냇다.
이어 그들의 표정은 한쳔은 공포와 두려움으로 또 한편은 기세등등하게
변모해 갔다.
이윽고, 죽련의 고수들이 멈추고, 금룡대제가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었
다.
[본제가 바로 죽련의 련주이다. 정의맹주는 어디 있느냐?]
황금빛의 곤룡포를 입은 그는 , 안색은 대추빛으로 붉고, 수염은 오히려
칠흑처럼 거멍싶다.
그리고, 각이 진 얼굴 가운데의 두 눈에선 연신 태산이라도 누를 듯한
위압적인 안광이 폭출되도 있었다.
백리운악은 앞으로 나서며 중후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본인이 바로 정의맹주인 백리모요, 대제께선 이리로 와서 본인과 얘기
를 나눠보지 았겠소?]
그렇게 말하는 그의 어조엔 과연 일대의 영걸다운 당당함과 기개가 느껴
졌다.
그러나, 금룡대제는 일순 고함을 질러 그의 말을 묵살했다.
[집어치워랏, 애송이 같은 놈, 너는 바로 백아의 친구가 아닌가? 그러면
서도 감히 내 손자를 살해하다니, 여봐라, 그 놈을 끌고 와랏.
[예,]
한줄기 음산한 대답과 함께, 현령단의 흑의인 몇명이 그에게 다가갓다.
그런데, 그들의 앞엔 어느덧 한 사람이 무릎이 끓려져 있엇다.
백발백미의 동안의 노학자.
(엇, 그는 바로만박신유가 아닌가? 저분이 언제 저들에게 붙잡힌 것인
가?)
황보소운은 그만 대경실색 했다.
아니, 그뿐만이 아니라, 정의맹의 모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경악하여 낯
빛이 변했다.
특히, 그들 중 한 사람은 번쩍 몸을 날리며, 피를 토하듯 부르짖었다.
[사부님...]
그는 바로 천우생이었다,
그는 너무도 비통한 나머지 그대로 돌진하다가, 곧 색혈단의 한 인물에
게 일장을 맞고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펑...
[으악,]
피를 토하며 혼절하는 그를 보며 정의맹도들은 한결같이 몸을 부르르떨
었다.
(만박신유는 모든 이의 존경을 받는 우상, 정의맹의 세운 최고의 공로자
이며 사실 정의맹 그 자체라고 할수 잇다. 그가 어떻게 저들에게 잡혔는지
알수는 없지만 그를 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며느 모든 사람들은 이성을
잃고 말 것이다.)
황보소운은 내심 작정하고 몸을 움직였다.
그때 였다.
[이 원수, 어딜 가느냐?]
일성대갈과 함께 두 사람이 각기 다른 방향에서 동시에 덮쳐왔다.
(윽, 이들은 청허와 뇌공,,,)
파쓰쓰...
콰르릉...
창졸지간 물밀듯이 덮쳐드는 그들을 보며 황보소운은 일시 낯빛이 변했
다.
금룡대제가 돌연 일검을 날리며 소리쳤던 것이다.
[이 자는 바로 네놈들이 신봉하던 만박이란 위선자다. 본제가 우선 이자
를 베어 징계의 뜻을 밝힘과 동시에 무림일통을 이루리라...]
그의 일검은 지극히 빨랐다.
허나, 문제는 거기에 있는게 아니라, 황보소운이 뇌공 청허등에 의해 잠
시 멈칫했다는 점에 잇었다.
금룡대제의 검이 아무리 발랏어도 황보소운의 무예는 이미 상상을 뛰어
넘는 경지에 있엇기에,..
그러나 어쨋든 이미 때는 늦어 잇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