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장
백리하의 행방
[주군의 몸에 손을 대서는 안됩니다.]
[그럼 어쩌죠? 제갈선생.]
남궁사란의 초조한 질문에 제갈기는 침착한 어조로 대답했다.
[주군의 몸에 특수한 기능이 있습니다. 아무리 심한 상처를 입었어도 스
스로 치유되곤 하죠.. 바로, 백미성골의 특성이라고 들었습니다.]
남궁사란은 아미를 가볍게 찌푸렸다.
[허나, 그는 지금 전신의 심맥이 모조리 끊어진 듯 한데..]
제갈기는 미소하며 고개를 저었다.
[주군께선 그보다 더한 중상에도 살아나신 분입니다. 공연히 손을 댔다
간 오히려 화를 자초하게 되죠.. 잠시후면 좋아지실 겁니다.]
과연 제갈기의 말은 틀림없었다.
스으으으...
갑자기 혼절한 황보소운의 전신에서 눈부신 금빛 서기가 아지랭이처럼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처음엔 아지랭이 같앗던 그 기운은, 금세 짙어지더니 금빛의 아름다운
운무로 변해 그의 전신을 완전히 감싸 버렸다.
[.......]
마침내 황금빛 운무덩어리로 변한 황보소운을 바라보며, 그의 여인들은
하나같이 아연한 표정을 지었다.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놀라기는 내심 중얼거리던 제갈기 역시 마찬가지 엿다.
허나, 그는 곧 놀라운 마음을 진정시키고, 남궁사란에게 시선을 던졌다.
[한가지, 여쭤볼게 있습니다.]
남궁사란은 봉목을 치켜떳다.
[뭔가요?]
제갈기는 미소하며 물었다.
[삼공과 백리소저등은 어찌 되셨습니까? 아까 늦게야 돌아오신 것은...]
남궁사란은 가볍게 교소하며 입을 열엇다.
[그 일 말이군요. 사실 , 나와 옥매는 당시 전력을 다해 이곳으로 달려
왔지만 그땐, 이미 그이가 당도해 있었어요..]
[...]
이어 시작된 남궁사란의 얘기는, 청량한 옥음으로 살벌하게 뒤집힌 대지
위로 조용히 울려나갔다.
[.....헌데, 폭발이 있은 직후, 눈을 떠 보니, 우리는 그이의 품에 안긴
채 공중 아주 높이 떠올라 잇는게 아니겟어요? 그이는 빙그레 미소짓고 있
고.. 나와 옥매는...일시 꿈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
남궁사란은 달콤하게 미소짓더니 말을 계속했다.
[그후, 우리는 백리소저 등이 다른 곳으로 잡혀 있을 거라고 생각하여
근처의 요소를 샅샅이 뒤져보고 다녔던 거예요. 혈왕부의 놈들이 매복하고
있는 줄은 알았지만, 우선 그 일이 더 급하다고 생각되어...]
제갈기는 눈빛을 빛냇다.
[백리소저 등은 찾으셨읍니까?]
남궁사란은 고개를 저엇다.
[못찾았어요. 사방 십여 리 안밖을 돌아보다가 마침내 여러분이 걱정이
되어 돌아오고 말았죠..]
제갈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허나, 그의 내심은 구름같은 의혹이 일고 있엇다.
(백리소저 등이 안보였다는 것은. 이들을 벌써 다른곳으로 빼돌렸단 말
인가?)
그러다가 문득 그의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이것은 혹시 그 귀견수의 짓이 아닐까? 그를 추궁해 물어본다면..)
그는 생각과 동시에 장내로 시선을 돌렸다.
허나, 그는 순간 아차 햇다.
장내에는 더러는 달아나고, 나머지 십여 명의 백의인들만이 발이 묶인
채 성검오심과 격전을 벌이고 있었는데, 물론 그들 가운데 귀견수는 없었
다.
(미리 그 자에게 신경을 써야 하는건데, 주군께서 워낙 위중한 상태이다
보니..)
제갈기는 내심 탄식을 발했다.
(어쨋든 이미 그렇게 되었으니 다음에 의논해 보는 수밖에..)
[아아악...]
마지막인 듯한 백의인들의 단말마를 들으며 제갈기는 좌정한 채 운기조
식에 들어갔다.
내상은 엄중했으나 일단 마음을 모으자 진기가 일어 서서히 치유가 되기
시작했다.
제갈기가 운공조식에서 깨어났을 때는 이미 황보소운도 깨어나 있었다.
[몸은 괜찮소?]
[이제 거뜬 합니다.]
제갈기는 대답을 하면서도 은근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황보소운의 용모는 안색이 다소 창백할 뿐, 깨끗한 모습은 전과 마찬가
지로 회복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직접 보면서도 정말 믿을 수가 없군...)
황보소운은 장내를 휘휘 둘러보며 물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소?]
제갈기는 대답했다.
[아무래도 지금 상황에선 좀 쉬는 것이...]
이때, 곡풍이 나서서 입을 열었다.
[그러면 백리소저 등은 어찌됩니까?]
황보소운은 그를 돌아보며 웃으며 대답했다.
[그 일은 나중에 다시 의논하기로 하세..]
말과 동시에, 황보소운은 앞장서서 걸음을 옮겼다.
이에 일행은 그의 뒤를 따랐다.
그중에서 제갈기는 문득 내심 중얼거렸다.
(곡풍, 끄는 전에 동굴에서 백리소저를 주모로 만들겠다고 장담한 바가
있는 지라, 공연히 촉각이 곤두서 있군, 그가 어떻게 그녀를 주모로 만들
것인지 두고봐야 하겠는걸...)
>< >< ><
그날 일행은 열래객점으로 다시 돌아왔다.
황보소운은 객실에 홀로 앉아 내상을 치유하는 한편, 한 가지 생각에 골
몰했다.
그건 바로 낮에 펼쳤던 무공, 만천영에 관한 것이다.
(하필 그때에 그 영감이 떠오를 줄이야 하마터면 황야의 고혼이 된건 혈
왕이 아니라, 내가 될 뻔했는걸... 하지만, 내가 만일 단심혈한을 터득하
지 못했더라면 아무리 영감이 떠올랐어도 금방 펼칠 수는 없었을 거야, 알
고 보면 단심혈한은 인간의 한계라는 북두제검구식의 세초식을 합성시킨
것이라, 인간 능력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이었어, 일종의 정신무예를 향한
다리 역활이었지...)
황보소운은 그때 의 상황은 떠올리며 새삼 몸서리가 쳐지는 걸 느꼇다.
(만천영의 위력도 뜻밖이었지만, 혈왕의 무예도 놀라왔어... 전혀 예상
밖이었지. 아마 그가 일시 방심한 탓인지도 몰라.. 아무튼 그는 죽였으나
나머지 마왕들을 상대할 일이 걱정되는군, 이 만천영만 가지고 될까? 아무
래도 그 오천왕이란 자들의 무예는 혈왕보다 높을 거고, 특히 두세명이 협
공할지도 모르는데...)
황보소운은 탄식하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단심교란 단체의 힘이 마치 거대한 벽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짓자면두번째 초식인 태양광까지 왕성해야 어느 정도 움직임
이 가능하고, 단심교주인 천우생, 그자를 꺾으려면 마지막 건곤심까지 완
성해야 한다는 거지... 실로 난감한 일이군, 만천영도 천신만고끝에 터득
했는데 나머지 두 초식은 또 어떻게 완성한단 말인가? 제길.. 그 지하 물
속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을 보내지만 않았어도 어느 정도 여유는 있는 건
데...)
황보소운은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세상에는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 많고도 많단 말이야. 그 연꽃속에서 깨
어나 밖으로 나와 보니 느닷없이 석달이 흘렀다고들 하지 않는가? 그렇다
면 내가 최소한 두달 간은 그 황금 꽃속에서 정신을 잃고 있었다는 결론인
데. 나는 그동안 뭘먹고, 무슨 생각을 했단 말인가..? 아니, 정신을 잃었
었으니, 아무런 생각도 없었는지도 모르겟군, 어쨌든 그 일만 생각하면 정
신이 헷갈려..)
이어, 황보소운은 사고의 초점을 만천영과 두번째 초식, 태양광에 두었
다.
(만천영이 마음에서 나오는 정신무예이니, 태양광도 분명 그럴 것이다.
좀더 진보된 상승의 차원높은 것이겟지... 헌데 말이 되느냐 말이야 만천
영이야단심혈한과 비슷한 구석이 있으니 금방 깨달을 수 있었지만 도대체
다변이 무변이고 무변이 다변이란 논리는 대체 성립이 되기라도 하는 걸
까? 말인 즉, 그것은 초식이 없어진다는 말과도 같은 의미인 것 같은데..)
황보소운은 그 도면에 그려져 잇떤 무수한 동심원을 생각해 보면서, 거
기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으려 하였으나 점점 정신만 혼란스러워질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은 이미 한두번이 아니기도 햇다.
사고가 진전이 없고 벽에 부딪치게 되자, 황보소운은 이내 다른 생각을
떠올렸다.
(음, 몸은 이제 거의 완쾌된 상태군, 연허합도 이후 내가 생각해도 정말
기막힌 회복을 보인단 말이야.. 헌데 백리소저는...)
황보소운은 문득 가슴에 작은 파문이 이는 것을 느꼇으나, 곧 고개를 저
어 지워버렸다.
(그녀는 비록 백리맹주가 그런 말을 했다고 해도, 아직 정식으혼 말 한
마디 없는 사이고, 또 나는 이미 아내가 세명이나 있지 않은가... ? 만약
그녀까지 욕심을 부린다면 지나치다고 할수 있지, 어쨋든 그녀는 구해야겠
지. 노력해도 안된다면 그거야 어쩔수 없지 않겠는가...? 단지, 가능하다
면 그녀를 구해야 해, 그녀 뿐만 아니라 삼공은 잠룡회를 이끌어 가는데
반드시 필요할 테니까.. 헌데 대체 그들은 어디에 잡혀 있단 말인가...?)
황보소운은 고개를 갸웃뚱햇다.
(혹, 혈왕부의 놈들이 그들을 단심교의 총단으로 보내버린 것이 아닐까?
내일을 성검육심을 풀어 그 길목을 조사해 봐야겠군.. 어차피 우리는 그들
에게 알려진 몸이 아닌가? 이목을 생각할 필요도 없이 가장 빨리 구하는
방법을 택해야겟군... 제길.. 그 혈왕만 나타나지 않았어도 이토록 계획에
차질이 오지는 않았을텐데..)
황보소운의 안색은 침중하게 굳어졌다.
(이런 마당에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하루 빨리 무공이 강해지는 것이
야,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하루쯤 쉬는 것은 정말 잘한 일이지. 아까 그
상황에서 그녀 등을 찾다가 다시 혈왕같은 놈을 만나기라도 하는 날에는,
그야말로 모든 일이 나무아미타불이 되지 않았겠는가..? 아니지,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어서 무공을...)
내심 중얼거린 황보소운은 이어 태양광의 연구에 전심전력으로 몰두하기
시작했다.
(다변에 무변, 무변은 또 다변이고, 초식은 있는 듯 하면서도 없고, 없
다가도 있는... 이거 잡힐듯, 잡힐 듯 하면서도 영 모호하기만 한 걸...)
그때, 돌연 가볍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똑똑....
(으응?)
황보소운은 깊은 사고속에서 해연히 깨어나며 입을 열엇다.
[누구요?]
그러자 , 문이 살짝 열리며 한 사람이 찻잔을 받쳐들고 살풋이 들어왔
다.
바로 당청이었다.
[아. 난 또 누구라고? 헌데 새삼 왠 문을 두드리고 그러시오? 그냥 들어
오면 될 일이지...]
황보소운이 말하자, 당청은 살풋이 미소하며 영롱한 옥음을 흘렸다.
[혹시나 운기조식을 하거나, 무예연마도중 방해가 될까봐 그랬어요.]
황보소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이미 운기조식을 안하는 사람인 줄 모른단 말이오? 그리고 그 소
리는 무예연구에도 오히려 방해가 될거요. 그냥 들어오는 것이 나을텐
데..]
[.......]
일시에 대꾸할 말이 없어진 당청은 얼굴을 붉히며 멍하니 서 있었다.
그 모양을 바라보며, 황보소운은 돌연 대소를 터뜨렸다.
[아하하핫.. 아니오. 내가 잠시 장난을 한 것 뿐이니. 어서 이리로 오시
오.]
[뭐라구요?]
당청은 눈을 하얗게 흘기더니, 찻잔을 한 곳에 내려놓고, 번개같이 그의
가슴에 달려들어 주먹으로 펑펑 치기 시작했다.
[정말 그렇게 무안을 주시기예요?]
[아, 아니오. 핫핫, 농담이었다니까.]
황보소운은 연신 웃음을 터뜨리며 아프다는 시늉을 햇다.
이윽고 짧은 환락이 지나가자, 황보소운은 은근히 그녀에게 물었다.
[헌데 오늘은 어째서 혼자요? 그녀들과 무슨 약속이라도 했소?]
당청은 그를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것은 , 상공의 몸이 안좋을거라 하여, 언니들이 저를 보낸 거예요.
그래서 전 상공을 간호하기 위해 설련차를....]
여기까지 얘기하다가 그녀는 어머, 하고 달려가서 차를 들고 왓다.
[식으면 효과가 덜해요. 식기 전에 드세요.]
[이건 그 귀한 설련실과 각종의 약재를 배합하여 만드는, 아주 끓이기가
까다로운 것 아니오? 이거 당신의 정성이 놀라운데..?]
말을 하며 황보소운은 차를 들었다.
찻물은 연청색이었는데, 그 맛과 향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이 감미로왔다.
당청은 사실 독에 관해 정통하다 보니, 자연 각종 차를 끓이는데도 일가
견이 있엇다.
따라서 그녀와 한평생을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되도록 살아야 할 황보소운
은 늘상 이런 좋은 차를 즐길수 있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황보소운은 차를 다 마시고 나자, 찻잔을 옆에 두고, 당청의 몸을 덥석
껴안았다.
[어머, 몸도 아직 편찮으면서..]
황보소운은 고개를 휘휘 저었다.
[아니야. 난 멀쩡하다구. 다 나았다니까..]
황보소운은 마침내 벌떡 일어서서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 보았다.
그 모습이 다소 우스꽝스러웝으므로 , 당청은 순간 배꼽을 잡고 웃엇다.
[호호호호...]
바로 그 순간, 황보소운은 번개같이 달려들어 그녀의 몸을 꽉 껴안아 버
렸다.
[어맛.]
당청이 놀라는 사이에, 황보소운의 손길은 비호같이 그녀의 전신을 더듬
었다.
실로 눈깜짝할 사이에 그녀를 알몸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아아...]
당청은 그만 대경실색해서 눈을 감아 버렸다.
금세 발그레한 홍조가 그녀의 얼굴 전역에 피어올랐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는 동굴에서 무의식중에 당한 일을 빼고, 어젯밤에
이어 오늘이 겨우 두번째인 것이다.
[으흐흐흐...]
황보소운은 그녀의 나신을 쳐더보며 능글맞은 흉소를 날렸다.
약간 왜소하고 마른 듯한 체구에, 탄력있는 그녀의 몸매는 그야말로 빙
기옥골이라 하기에 부족함이 없엇다.
더구나 수줍어하는 꽃같은 얼굴과 어울리니, 그것을 바라보는 황보소운
은 절로 정신이 나른해지며 황홀경에 빠졌다.
이때, 슬그머니 한쪽눈을 뜬 당청이 황보소운의 그 뜨거운 시선을 의식
하자, 안색이 완전히 빨개져서 신형을 날렸다.
휙..
[......]
금세 침상의 이불속으로 나신을 감춘 당청을 바라보며 황보소운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따라서 신형을 나렸다.
[어맛..]
또 한번 당청의 놀란 외침이 발해지고, 황보소운의 득의한 음성이 들려
왔다.
[난말야, 당신의 그 별호가 잘못돼다고 생각해, 운후가 뭐야, 옥인, 옥
인이야말로 가장 적당한 말이겠지. 정말이지 당신같이 어여쁜 여자는 가띵
대로 없어.]
[정말인가요?]
[그럼 사실 말이지 당신이 셋 중에 가장 예쁘다구.. 내 당신이 얼마나
예쁜가 설명해 줄까?]]
[......]
당청의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그대신 고혹한 신음성만이 이불 밖으로 흘러나왔다.
[아아...]
황보소운의 손길이 그녀의 은밀한 부위를 침범했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신음성은 더욱 고조되어 갓고,. 끝내는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돌연 눈이 확 뒤집어지는 소리를 냇다.
[으학.---]
뒤이어 황보소운의 거친 호흡성이 간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침상은 곧 무너질 듯 소리를 냇다.
그리고 그 소리는 더욱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그 둘은 마침내 절정에 올랐다.
[아하윽..]
[헉--]
정사가 끝나고 나서, 당청은 황보소운에게 속삭이듯 말했다.
[상공, 당신께 드릴 말이 있어요.]
[응, 뭐지?]
[실은...]
황보소운은 그녀가 주저하자, 다소 의아해하며 말했다.
[청매, 무슨 말이 든 다 말해 보시오. 내게 감출 것이 또 뭐가 있겠소?]
[그런게 아니라...]
[.....?]
당청은 그대로 주저하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당신의.......아기를 가진 것 같아요.]
[뭐라고, 내 아기를?]
황보소운은 일시 놀라 눈을 부릅떳다.
당청은 말을 이었다.
[저 뿐만이 아니라.. 두 분 언니도 모두 아기를 가졌어요.]
[아이구. 그게 정말이요?]
황보소운은 놀라 물엇다.
당청은 고개를 끄덕엿다.
[그래요. 셋다 삼개월됐어요.]
[이럴수가..]
황보소운이 놀라 부르짖자, 당청은 의아해하며 물었다.
[당신은 아기가 생기는 것이 싫은가요?]
황보소운은 멍하니 잇다가 고개를 저었다.
[그럴리가 있겟소? 내가 곧 세 아기의 아버지가 된다고 생각하니, 믿어
지지 않을 뿐이오...]
[호호호...]
당청은 웃음을 터뜨렸다.
>< >< ><
다음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황보소운은 성검육심을 불러모앗다.
그런데 한사람이 없는 것이었다.
[곡풍은 어딜 갔소?]
황보소운이 묻자, 제갈기가 미소하며, 대답했다.
[그는 어젯 저녁 나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앗습니다. 백리소저 등의 행방
을 찾아내기 위함이지요.]
[뭐라고? 그래서 혼자 나갔단 말이오?]
황보소운이 내심 곤혹스런 표정을 지을 때, 돌연 밖에서 기척이 일었다.
[.......?]
문을 열어보니, 다름아닌 바로 곡풍이엇다.
[무슨 일인가? 곡풍,]
황보소운이 놀라 묻자, 곡풍은 눈을 크게 뜨고 자신있는 어조로 대답했
다.
[주군, 그들을 찾았습니다. 백리소저와 삼공의 행방을...]
그러다가 갑자기 그는 그대로 혼절하고 말았다.
그가 쓰러지려는 것을 황보소운이 날아가 받아들었다.
[그는 먼길을 달려온 듯 하군요.]
제갈기의 물음에 황보소운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외상을 입은데다가, 오랫동안 쉬지 않고 달려와서 기력이 쇄진되었으
니 혼절할 수밖에.. 아무튼 치료부터 하세..]
이윽고, 황보소운의 진기요상을 받은 곡풍은 혼절에서 깨어났다.
창백했던 안색에 불그레하니 화색이 돌자, 그는 눈을 뜨고 입을 열었다.
그런데, 막상 그가 입을 열자, 다른 사람들의 안색이 오히려 하얗게 변
했다.
그가 말한 내용이란 그야말로 놀라운 것이엇기 때문이다.
[그들은 백리소저 등을 마차에 태우고 단심교의 총단으로 향하고 있습니
다. 그 이동 속도는 그리 빠르지 않았으나 , 그 무리 중에는 무서운 세 노
괴물들이 동행하고 있었습니다. .. 놈들의 말을 엿들어 보니, 그들은 십삼
지왕 중의 또다른 세 마왕인 수라왕, 귀왕, 고루왕이라 하는데, 실로 대단
한 놈들어엇습니다. 저는 그 수라왕이란 놈에게 일격을 당했는데 , 다행히
죽지 않고 도망쳐서 백여리 길을 단숨에 달려왓습니다.]
[백여리? 그들은 겨우 그 정도 밖에 가지 않았단 말인가?]
[예, 그들의 태도는아주 여유가 만만하더라니까요.]
[흠, 마왕이 셋씩이나 있으니 그럴만도 하겟군...]
제갈기가 나서서 물었다.
[도대체 그들이 어떻게 한꺼번에 세 명이나 모일 수 있었다는 건가? 혈
왕까지 하면 네명이 아닌가?]
곡풍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글세, 나도 그게 하도 이상해서 자세히 알아보려다 이지경이 돼단 말이
오. 헌데, 거기에 어제 도망친 귀견수란 놈도 같이 있던데요? 난 그놈이
알아볼까 두려워 꽁지가 빠져라 도망쳐 나왓지요..]
[.....]
좌중은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제갈기가 그 침묵을 깨뜨렸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황보소운은담담히 대답했다.
[어쨋든 가봐야지, 놈들이 우릴 기다리고 있는 이상은...]
[그렇군요...]
고개를 끄덕이는 제갈기의 시선은 심유하게 빛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