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6화 (46/52)

   제 5 장

   가장 무서운 적

   잠시 살벌한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황보소운은 문득 입을 열었다.

   [한가지.. 물어 볼 것이 있소.]

   [백리하와 삼공 말이냐?]

   귀왕이 대뜸 그렇게 되물었다.

   헌데 이즈음 그의 모습은 크게 변화되어 있엇다.

   단시 평범하게만 보였던 그의 노안이 희미한 잿빛 안개같은 기류에 휩싸

 이더니. 그의 온몸  전체가 흡사 죽은 시체인  양 축축하고 허무한 기운을 

 뿌리기 시작한 것이다.

   황보소운은 시선을 고요히 빛내며 입을 열었다.

   [그렇소. 당신들은 설마 시치미떼지는 않을 테지?]

   문득 귀왕은 쭈그러진 노안을 찌푸려뜨리며 히쭉 웃었다.

   [마침 그렇지 않아도 제게  얘기해줄 참이엇다. 아니 , 망설이고 있었다

 고나 할까...? 네가 죽는다면 들으나마나가 아니겠느냐?][

   [.....]

   [허나, 만일을 생각해서 얘기해줘야겟지..만일 네가 우리를 꺾는다면 사

 흘 후, 천운평으로 가라, 그러면 거기서 그들을 보게 될 것이다.]

   [천운평이라면 하남성 내의 그 천운평을 말하는 것이요?]

   황보소운은 눈빛을 빛내며 물었다.

   귀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나는 이미 말했으니,  네가 이기고나서 가고 안가고는 물론 네 

 의사에 달린 것이겟지.]

   황보소운은 눈빛을 기이하게 빛냇다.

   (천운평은 이곳에서 불과 하루면  갈 수 있는 거린데도 사흘 후라? 더구

 나 그곳은 단심교의 총단이 있다는 복우산과는 거의 지호지간이라... 어떤 

 음모가 느껴지는군. 허나 가지 않을 수도 없지. 백리소저가 아니더라도 그

 들의 이목이 천하에 깔려잇는  한 피한다는 건 무리야... 어쨋든 부딪쳐야

 겟지..)

   한 순간 그 같은 생각을 떠올린 황보소운은 즉시 고개를 끄덕엿다.

   [좋소. 그곳엘 가도록 하지.]

   [그이가 저들을 이겨낼 수 있을까?]

   장내의 광경을 초조하게 지켜보며 남궁사란이 제갈기에게 물었다.

   제갈기는 그녀의 질문에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본래 주군께선 제일초식을 완성하신 후, 마왕 하나쯤은 차

 아분히 상대할 수 잇는 실력이었습니다. 고루왕과의 대전에선 너무 마음이 

 급했던 나머지 정신이 흐트러져 당했던 것입니다. ....허나 그것이 전화위

 복이 되어 두번째 초식마저 완성하신 지금, 아마 다섯 명의 마왕도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말에 남궁사란은 다소 안심은 하면서도, 아직 마음에 걸리는 것이 남

 았는지 다시 물었다.

   [그러나 저들 두 마왕이라 해서 제갈선생같은 생각을 안해 봤겠어요? 그

 렇게 불리한 상황인줄 알면서도  일부러 뛰어 들었다는 건 조금 납득이 가

 지 않는군요... 여기에 무슨 음모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허나 제갈기는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지나친 심려입니다. 본래 무공이란 정직한 것입니다. 그 차이를 

 놓고 볼때, 십팔마왕들 중  오천왕만이 조금 나을 뿐 , 나머지 십삼지왕의 

 무예는 엇비슷하다는 결론입니다... 따라서 저들이 주군을 이길 확률은 없

 는 셈이지요.. 저들이 나타난  까닭은 방금 말한 사흘 후의 대전을 말해주

 기 위함인 것 같습니다..  그것은 아마래도 단심교주인 천우생의 지시이겟

 지요.. 말하자면 저들은 이미   이 일을 말았으니, 그 말이나 전하고 죽든 

 살든 임무를 완수하라는지시를 받았을  것입니다.. 헌데 기이한 것은 언제 

 단심교주가 이 일을 알아채고  지시를 내렸는가 하는 점입니다. 저는 그것

 이 일종의 심령감응이 아닐까 생각하고 잇습니다만...]

   [심령감응이라고요?]

   남궁사란은 놀라 물었으나, 제갈기는 대답하지 못했다.

   이미 격전이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

   황보소운은 눈에 이채를 띠고 다소 경악의 표정으로 전면을 주시하고 있

 엇다.

   (미리 짐작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정말 놀랍고도 대단하군...)

   황보소운은 내심 감탄성을 터뜨렸다.

   수라왕의 거대한 육신은 이미 보이지 않았다.

   아니, 지금 눈에  보이는 수라왕의 모습은 금방  셀수 없을 정도로 많았

 다.

   수천 수백개의 수라왕이 황보소운의 주위와 사방 허공을 온통 뒤덮고 있

 다고 보면 맞을 것이다.

   그로인해 장내는 온통  먹물같은 강기속에 휩싸였고, 어지럽게 돌아가는 

 수라왕들로 인해 무수한 회오리가 광란하기 시작했다.

   휘우우우우웅....

   그 속에서 무수한 묵장봉은 공포스런 살광을 뿌리기 시작했다.

   회의노인 귀왕은 점차 한덩어리의 회색운무덩어리로 변해가고 있엇딪.

   잿빛 구름속에  정좌한 그의 잿빛 육신은  마치 시체처럼 축축한 죽음의 

 냄새를 풍기는 듯했다.

   (......?)

   그때 황보소운은 일순간 눈을 크게 뗘다.

   돌연 느닷없이 귀왕이 자신이  타고있던 소의 대가리를 후려갈겻던 것이

 다.

   펏

   금세 소의 목구명에서 피가  쏟아지며 주위에 자욱한 핏빛구름을 만들었

 다.

   그 핏빛과 본래의 짓빛구름이 어울리자, 뭐라 말할 수 없는 강렬한 죽음

 의 살기가 확연히 느껴졌다.

   바로 그때였다.

   그의 전면에서 무수한 수라왕들이 가공할 기세로 덮쳐들었딪.

   쿠쿠쿠쿠쿠....

   꽈우우우우....

   그 가공할  기세는 능히 번천지복이엇고, 그로  인해 황보소운의 신형은 

 마치 바람앞의 등불마냥 위태로와 보였다.

   허나 황보소운은 내심 미소를 떠올렸다.

   (그전 같으면  나는 당황했을 것이다. 허나  나는 이미 태양광을 완성햇

 고, 더구나 협공도 아닌 혼자의 공격이라면...)

   생각과 동시에 , 황보소운은 우수를 번쩍 치켜들었다.

   그 순간 찬란한 금광이  그의 손끝에서 피어오르며, 수라왕의 가공할 공

 세에 맞서 갔다.

   헌데 그 순간 황보소운은 눈을 크게 부릅떳다.

   (아니, 이런..)

   어찌된 셈인지 뻗어가는 금광의 기세는 실로 미약하기 그지 없었던 것이

 다.

   쿠우우우우우...

   금광과 수라왕의 공세가 부딪치자,  수라왕의 그 가공할 공세는 일시 주

 춤하는 기색을 보엿다.

   과연 금광의 기세는 놀라워서, 지독히 미약한 상태에서도 수라왕의 공격

 을 다행히 물리친 것이다.

   허나 그 순간 황보소운은 화들짝 놀랐다.

   수라왕들이 아까보다 더욱 가공해진 기세로 덮쳐들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그때 황보소운은 일순 등판이 통째로 부서져 나가는 극통과 함께 

 화끈했다.

   꽝----

   느닷없이 등뒤에 가공할 일장을 맞은 것이다.

   그는 금세 피를 뿌리며 풀풀 날려나갓다.

   (대체 , 어느새...아하, 귀왕은  그 희안한 광경으로 나를 속이고, 이미 

 내 뒤에 와있었던 것이로구나, .. 무형무적의 무예와 소리없는 무영의 경

 신술, 내가 그걸 잊다니.. 어쩐지 수라왕이 앞쪽만 공격하더니...)

   황보소운은 내심 탄식했으나, 이미 후회해봤자 소용없는 일이었다.

   허공에 날려가는 그를 향해  , 수라왕들의 공격이 또다시 쇄도하고 있엇

 다.

   게다가 보이지 않는 귀왕의 공포스런 공격은..

   황보소운은 급히 신형을 가누고 우수를 쳐들었다.

   번쩍

   아름다운 금광이 그의 손끝에서 재차 일엇다.

   허나, 그 위력은 아까보다도 오히려 못한 것이다.

   과르릉,,, 쿠쿠쿠쿠쿠...

   금빛 고아채에 부딪친 수라왕들은  잠시 주춤했을 뿐, 더 빠르고 강대한 

 위세로 덮쳐들었다.

   이제 황보소운은 정말로 풍전등화의 절박한 위기에 몰린 것이다.

   (아아..)

   황보소운은 내심 장탄식을 발했다.

   [아악...]

   당청과 사마옥은 자지러지는 듯한 비명을 질렸고, 남궁사란은 내심 안절

 부절하며 급히 물었다.

   [대체 어찌된 일이죠?]

   허나, 제갈기 역시 잿빛으로 변한 채 곤혹스런 표정을 보였다.

   [모르겟습니다. 어째서 저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남궁사란은 다급히 물었다.

   [그가 제 이초식을 완성한것은 틀림없나요?]

   제갈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틀림없을 겁니다. 주군께서  그렇게 말씀하셨고, 또 우리도 그 장

 면을 직접 보았으니까요.. 헌데 그것이 지금은 왜 위력이 없어졌는지 도무

 지 이해할 수가 없군요.]

   [수라왕의 괴공때문이 아닐까요?]

   남궁사란의 말에 제갈기는 안색에 모호한 빛을 띠엇다.

   [글세요.. 지금으로선 도무지 뭐라고 속단할 수가 ....]

   꽈꽈꽝...

   등판에 다시 일장을 맞고  나자, 황보소운은 의식이 일순 까맣게 흐려졌

 다.

 이번의 일장은 귀왕이 마음놓고 때린 듯 거의 치명상에 가까웠다.

   (아아, 도대체..)

   그로서도 태양광이 왜 위력이 없어졌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때, 가슴 한복판이 불로  지진 듯 화끈하더니, 온몸이 박살난 듯 거대

 한 통증이 밀려들었다.

   퍽------ 황보소운은 눈을 부릅뗘다.

   그의 가슴을 꿰뚫은  것은 검은 묵빛의 장봉,  그의 위에서 수라왕은 흰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엇다.

   게다가 귀왕의 일수가 끝장을 내려는 듯 그의 머리로 스며들고 있엇다.

   우우웅...

   황보소운은 순간 처절하고도 절박한  마음이 정신이 터져나갈 듯 굉렬하

 게 들고 일어낫다.

   (정말 나는 이대로 이렇게 죽는단 말인가?)

   순간 그는 우수를 번쩍 쳐들고 소리높여 부르짖었다.

   [태양광, 너는 겨우 그 정도란 말이냐?]

   그때엿다.

   거대한 황금빛 태양광이 일시에 폭발하듯 사위를 뒤덮는 것은...

   번---쩍.

   [헛.]

   제갈기등은 일시에 눈을 부릅뗘다.

   거대한 태양광이 일어남과 동시에  짤막한 단말마와 함께 두사람의 육신

 이 먼지처럼 허물어져 가는 것을 그들은 보았다.

   그 두사람이란 다름아닌 수라왕과 귀왕이었다.

   그리고, 황보소운의 육신이 허공에서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고 있엇다.

   다음순간, 그들은 급급히 그쪽으로 신형을 날렸다.

   제갈기는 급히 가슴에 박힌  장봉을 뽑고 지혈하는 것을 보고, 황보소운

 은 다소 웃으며 말했다.

   [태양광의 위력이 없었던 것은 나의 자만 때문이었어. 적은 밖에만 잇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있는 심마란 적이 더 무섭다는 것을 몰랐다니, 정말 죽

 지 않기 다행이야...]

   그 말을 끝으로 그는 혼절하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보며 제갈기는  문득 눈앞이 흐려옴을느끼고 고개를 들어 하

 늘을 바라보았다.

   [솔직하고 강하신 분, 비록 시행착오를 거듭하지만, 한번 실수를 거듭하

 지 않으실테니 , 결국은 최상의 경지에 오르실 것이다. 무림도 평정하실거

 고,...나는. 다행이다. 이같은 분을 모시게 되어서...]

   문득, 그의 시야속에 저 멀리 여명이 밀려들고 있엇다.

   ><  ><         ><

   일행은 멀리 가지 못하고 곧장 가까운 객점에 들었다.

   그것은 황보소운의 상처가 워낙 위중했기 때문이다.

   그 상처이  정도를 말한다면, 지독한 내상과  가슴앞을 관통당한 외상이 

 겹쳐 범인이라면 이미 죽어도 열번은 죽었어야 할 중상이었다.

   허나, 황보소운의 백미성골이란 특이한 신체는 기이한 효능을 발휘햇다.

   (덕분에 완전히 낫기는 했지만,  사람들이 마치 나를 괴인부듯 하니, 정

 말 곤란하군...)

   황보소운은 창밖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창밖엔 벌써 어둠이 몰려들고 있엇다.

   그러니까 이미 하루의 절반이 흘러간 것이다.

   (천운평이라... 아무래도  건곤일척의 대격전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 놈들은 아마 그곳에서  나를 완전히 제거하려 들거야... 여태까지

 의 싸움과는 아예 격이  틀리겠지. 내가 거기에서 살수 잇는 길이란, 미리 

 현장답사를 하고 모종의 준비를 한다.? 아니야, 놈들은 이미 그런 모든 상

 황을 예상하고 있을 지도 몰라 . 결국...무공을 익히는 길 뿐이군... 태양

 광이 비록 강해도 , 역시 그것만으로는 불안해, 마지막 건곤심까지 완성해

 야.)

   이어 그는 심검보 상의 최후절학인 건곤심의 도면과 구결을 뇌리에 떠올

 렸다.

   허나, 그는 곧 고개를 갸웃거렸다.

   (원이라? 하나의 둥근 원.... 그건 태양광의 수많은 동심원에 비하면 하

 나의 원, 즉 무변이란 말 같기도 한데... 아니면 원만하다는 말인가? 지극

 히 고요하고 무위자재하다는 의미도 되는 것 같은데..? 아니야 무위무변하

 고 원만하다고 해서 어떻게  적의 공격을 막고 물리친단 말인가? 더군다나 

 누구를 죽인다는 일은 도대체 있을 수도 없겟지...)

   황보소운은 고개를 가로젓더니., 곧 가두손으로 머리를 싸매고 끙끙거리

 기 시작했다.

   반드시 건곤심을 익혀야 하는  절링박한 상황인데요.. 그것을 깨달아 완

 성하기란 더욱 막막한 것이다.

   하긴 건곤심을 터득하기가 쉬웠다면, 세상엔 건곤심을 완성한 자로 득실

 했을 것이다.

   (무변과 무위....이건  아니고,...둥근 마음,  그건넓다는 걸깡? 좁다느 

 걸까?)

   황보소운은 도무지 진전이 없자, 식은 땀만 벌뻘 흘렸다.

   그때 객방의 문이 벌컥 열렸다.

   (억,)

   황보소운은 그만 화들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

   그가 그렇게 놀란 까닭은 워낙 건곤심에 골몰했기 때문이다.

   [아니, 웬일이요?]

   황보소운은 다소 떨떠름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문을 닫고 들어온 사람은 바로 남궁사란 등 세아내 엿다.

   황보소운은 그녀들을 보자 마음이 은근히 불안해 졌다.

   그 불안감은 그가 최초에 동굴에서 일방적으로 그녀들을 범한 이후에 생

 겨난 것으로, 그녀들이 저렇게  셋이 모이면 은근히 불안하고 초조해 지는 

 것이다.

   [당신의 상처를 보러 왓엇요.]

   남궁사란의 다소 싸늘하게 흘리는 듯한 말에 황보소운은 더욱 마음이 위

 축되는것을 느꼇다.

   [아니, 뭐, 그럴 필요까지야...나의 이 상처는 가만두면 내일이면 다 나

 을 텐데..뭘..]

   황보소운이 더듬더듬 말하자, 남궁사란은 금새 안색이 싸늘해졌다.

   [당신은 나의 간호를 받기 싫다는 말인가요?]

   (이크.)

   그녀의 안색이 변하자, 내심  화들짝 놀란 황보소운은 급히 변명하듯 말

 했다.

   [그, 그럴리가 앳겠소. 난 단지 다만 이미 치료한 상처를 만진다면 혹시 

 덧나지 않을까..]

   허나, 그의 말은 남궁사란의 냉랭한 콧웃음에 의해 끊기고 말았다.

   [흥, 상관없어요. 나는 그렇게 안되게 가띵 자신이 잇으니까.]

   이어 그녀는 황보소운에게 다가들어 가슴에 감은 붕대의 끈을 잡앗다.

   [어, 어 이거..]

   황보소운은 연신  당황한 외침을 발했으나 그의  가슴을 감은 붕대는 곧 

 완전히 풀리고 말앗다.

   그러자 드러난 것은 상처의  흔적도 없이 깨끗이 아문 우람한 근육이 있

 는 그의 상체엿다.

   (아이구.)

   황보소운은 내심 탄식을 발했다.

   그를 향해 남궁사란은 싸늘하게 말했다.

   [내가 모를 줄 알았나요?  내 이미 제갈선생에게 당신이 다 나았다고 듣

 고 왓으니 엄살부릴 생각은 않은나데 좋을 거에요]

   황보소운은 그만 크게 놀라 머리와 손발을 다 저었다.

   [아니, 아니오. 그들이 본  것은 외상 뿐이니, 그 귀왕에게 맞은 등쪽의 

 내상은 워낙 심한지라,, 심한지라...]

   그는 말을 하다말고 포기한 듯 맥없이 몸을 축 늘어뜨렸다.

   남궁사란이 이미 그의 하의를 벗겨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가 반항하려 해도 사마옥과 당청까지 합세했으니, 그야말로 중

 과부적인 셈이었다.

   (아니구,...나무아미타불..)

   황보소운이 홀랑 벗겨진 상태에서  넋놓고 탄식을 발하고 있을 때, 그녀

 들은 재빨리 옷을 벗고 있었다.

   스스스...

   하나같이 무림에  보기드문 절세가인들이라 그  아름다운 나신의 굴곡은 

 말할나위도 없고, 옷벗은 동작까지도 그렇게 황홀하게 보일수가 없었다..

   그러나,

   황보소운의 시선은 오히려 정신이 없어 눈알이 뺑뺑 돌 뿐이었다.

   그러다가, 옷을 다 벗고  그녀들이 나신이 되어 다가오자, 흠칫 놀란 그

 는 최후의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이제 막 중상에서  회복된 몸이라 당신들을 모두 상대하기는 너무

 무리요. 더군다나 나는 무공을 연마해야 하는데...]

   허나 남궁사란이 즉시 차갑게 그의 말을 잘랐다

   [흥,, 전날 상처를 입고도  청매를 초죽음이 되도록 만들었다는 걸 누가 

 모를줄 알아요? 그리고 그 무공이란건 이렇게 자연스러운 상태에서도 연마

 가 가능한 거예요.]

   (세녕이나 달려드는게 자연스러운 거라고?)

   황보소운은 내심 아연했으나, 입을 열어 반박하지 못했다.

   남궁사란의 나신이 그의 알몸위로 즉시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 순간 그는 그녀의 살과  닿은 부분이 불에 데인 듯 열기글 쩌르르 느

 끼며 전신이 후끈달아올랐다.

   그의 상징 역시 이미 빳빳하게  고개를 쳐든 채, 황소처럼 성을 내고 있

 었다.

   (글쎄 이렇다니까.)

   황보소운은 마음과 다른 몸의 성질에 대해 한번 욕을 해주었다.

남궁사란은 그의 몸위에서 몸을 뜨겁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는 본래가 뜨거운 여자였으므로 황보소운은 자신이 마치 활화산속에 

 묻힌 듯한 착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곁에서 당청과  사마옥이 부드럽게 애무를 해주니, 황보소운으

 로선 도저히 참을길이 없었다.

   [억.]

   일진의 괴성과 함께 벌떡 몸을 일으킨 황보소운은 이번엔 오히려 자신이 

 본격적으로 그녀를 눌러갔다.

   [아흑.]

   순식간에 자세가 역전되자, 남궁사란은 벌렁 드러누운 채 고혹한 신음을 

 바랬다.

   그녀의 몸은 이미 마음과 함께 뜨겁게 달구어져 있었다.

   일순,

   그녀는 감당못할 위력에 놀란 듯 자지러지는 신음소릴 냇다.

   황보소운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남궁사란의 자지러지는 신음성은 점차 그 횟수와 도를 더해갓

 고, 마침내는 온몸이 경련을 일으키며 파도처럼 출렁이기 시작했다.

   [아흑...]

   [허헉..]

   황보소운은 점차 움직임을 가속화 시켰다.

   그의 온몸에도 이미 뜨거운 불길이 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마침내 남궁사란은 엉엉 우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녀의 온몸은 경련하다 못해, 파르르 굳어들고 있었다.

   그러다가 돌연 한 순간, 그녀는 몸이 확 풀어지며, 흐느적거리듯 황보소

 운의 몸에 달라붙더니, 완전히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동다자는 일순 하얗게 뒤집어지는 듯 했다.

   그것은 최고의 절정이었다.

   [아흘...]

   그런데 그것은 겨운 시작에 불과했다.

   남궁사란은 잠자는 황보소운의 성욕에 그만 불을 당긴 것이다.

   마악 분사르 띵끝냇는데도 그의 상징은 거대하게 고개를 쳐들고 있었고, 

 그는 곧 다음 상대를 향해 씩씩거리며 덮쳤다.

   [아이..]

 다음 상대자는 당청이었다.

   당청은 처음에는 부끄러운 기색을 보이다가 곧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쉽게 뜨거워지는 여자로,  그 윙로 올라선 황보소운은 마치 솜사

 탕을 헤치는 기분이었다.

   [아윽...]

   그녀는 수비게 뜨거워지는 만큼이나 쉽게 절정에 올라싸.

   그런데 기이한 것은 황보소운 역시 쉽게 절정에 오른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정정의 순간 역시 지극히 황홀햇다.

   [아...윽..]

   [허허허헉...]

   황보소운은 온몸이 온통 ?? 분사의 쾌감속에서도 다시 벌떡 몸을 일으켰

 다.

 분사가 끝날 수록 오히려 그의성욕은 증가하는 것같았다.

   그의 상징은 몰론  온몸, 얼굴 두 눈까지 온통  시뻘겋게 변한 채, 그는 

 마지막 상대 사마옥을 덮쳐갔다.

   사마옥은 온유롭고 조용한 성품의 고혹적인 여자였다.

   황보소운은 그녀의 몸에 오르자 , 지극히 평온하고 은은하면서도 달콤한 

 쾌감을 느겼다.

   이미 성욕이 극에 까지  이른 그인지라, 황보소운 그녀의 몸속에서 미친

 듯이 광란하고 몇번이고 분사를 퍼부었다.

   그에 따라 그녀역시 무수히 까무러치고 자지러졌다.

   [윽]

   [헉.]

   마침내 최후의 분사가 끝났을  때, 사마옥은 둔누에 물기마저 보이고 있

 었다.

   그제야 다소 성욕이 누그러진  황보소운은 미소하며 그녀의 얼굴을 바라

 봤다.

   한참을 쾌감의 절정속에 젖어  있던 사마옥은 그 쾌감에 겨워 문득 입을 

 열었다.

   [좋아요. 너무, 정말 죽어도 좋을 만큼...]

   그것은 대담하고 열렬한 그녀식의 사랑의 표현이엇다.

   헌데, 황보소운은 일순 한줄기 불길한 느낌이 스쳐지나는 걸 느꼇다.

   (죽어도 좋다고? 그말은 매우  불길하게 느껴지는 걸... 이상한데, 역시 

 격전을 앞에두고 있기 때문인가?)

   황보소운은 내심의 그 느낌을 지우기라도 하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때, 그는 잠시 주춤하던  그의 상징이 또다시 팽창하듯 발기하는 것을 

 느꼇다.

   (아이구.. 글쎄,,이렇다니까. 내가 이래서..)

   정말 이제부터가 시작인 것이다.

   그는 그 성욕의 강렬함에 쫑기기라도 하듯, 남궁사란에게 덮쳐갔다.

   [어마, 또?]

   이미 정신이 없어진 남궁사란은  싫지 않은 표정이었으나. 그 기세는 이

 미 처음과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이제 황보소운이 군림하는상황인 것이다.

   [아아악..]

   그러한 신음은 그 후로도 한시진이나 계속되었다.

   거의 미친 듯한, 그리고 뜨거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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