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1화 (51/52)

   제 10 장

   성검의 마지막 말.

   몸을 날리면서 백리하는문득 제갈기에게 입을 열엇다.

   [제갈소협, 우리가 그를 피해 달아날 수가 잇다고 보나요?]

   그 말에 제갈기는 암담한 탄식을 발햇다.

   [그거야. ..오직 우린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 아니겟습니가. 혹시 기

 적이라도 일어난다면..]

   헌데 백리하는 돌연 차분하고 신념이 깃든 어조로 말하는 것이엇다.

   [굳이 기적까지는 필요없어요. 우린  곧 그를 피해 완전히 달아날 수 있

 을 거예요...비록 완전히 달아났다고 해도. 그는 곧 우리를 찾아내겟지만. 

 우린 그때까지 무슨 방법을 강구할 수 잇겟죠.]

   제갈기는 잠시 의혹스런 빛을 보엿다.

   [그건 무슨 말씀이신지.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게습니까?]

   백리하는 미소하며 대답햇다.

   [현제 천우생은 두가지 실수를 저질렀어요.]

   (그녀도 천우생을 아는걸 보니  주군께 모든 설명을 들은 게로구나 헌데 

 두가지 실수라)

   제갈기는 두가지 실수가 전혀 떠오르지 않자,. 잠시 고개를 갸웃거렷다.

   [.....]

   백리하는 말을 이엇다.

   [첫째, 그는 삼공을 너무  얕보고 느긋한 심정으로 대적하다가, 다시 심

 한 중상을 입고 최소한 일각여의 시간을 뺏길 거예요.]

   제갈기는 의아해서 물어싼.

   [얕아보았다구요? 그렇다면 삼공은 무슨 특별한 절학이라도 감초고 있엇

 딴 말인아가여?]

   백리하는 고개를 저었다.

   [그것을 절학이라고까지 말할수 는 없지요. 나도 죽고 남도 죽이는 악마

 의 무공이나까요...]

   [.....]

   백리하는 문득 물었다.

   [제갈소협은 그분들 삼공의 사문이 어딘 줄 아세요?]

   제갈기는 고개를 저었다.

   [글쎄요. 그것은.]

   백리하는 말을 이엇다.

   [그들은 동쪽 바다가운데 어디엔가 있다는 동영의 살막의 마지막 후예들

 이에요.]

   제갈기는 눈을 휘둥그렇게 떳다.

   [동영의 살막이라면 전설적인 공포의 살수집단이 아닙니까?]

   백리하는 고개를 끄덕엿다.

   [선친께선 그분들을 우연히 만나 의기가 서로 통하여 정의맹으로 모셔오

 셧던 것이요...헌데 그들의 사문인 살막에는 공포스런 죽음의 절학이 두가

 지나 전해 오고 있요.]

   [..]

   [그것은 역혈잠령대법과 동심파천황이란  절학으로, 적을 죽이는 대신에 

 나도 죽는, 그러니까 살수가 위급지경에서 펼치는 비장의최후초식인 셈이

 죠. 그로 말미암아 살막은 여태 그들 집단의 비밀을 충실히 유지할 수있었

 고, 그 이름이 진동했던 거예요.]

   제갈기는 냇김 탄식햇다.

   [그래서 삼공 세분은 그 죽음의  두 절학으로 천우생을 막을 수 있을 것

 이라는 말이군요.]

   [그랭. 천웃애은 최소한 일각의  시간을 뺏겼을 거예요. 저는 그렇게 확

 신해요.]

   제갈기는 다시 물었다.

   [그럼 그가 두번째 실수한 것은 무엇입니가?]

   백리하는 조용히 미소햇다.

   [그는 지금 자신을 너무  믿는다는 거죠. 그는 지금 이렇게 생각하고있

 을 거예요 , 우리가  하늘로 끝없이 솟구치거나 땅속으로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한, 결코 자신의 이목을 멋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요.]

   제갈기는 고개를 갸웃거렷다.

   [그것은..맞는 말이 아닙니가?]

   백리하는 살짜가 미소를 떠올렸다.

   [아니예요. 물론 우리는 끝없이 하늘높이 솟구칠수야 없죠. 허나 땅속으

 로 완전히 사라질 수는 잇답니다.]

   제갈기는 내심 아연해 햇다.

   백리하는 말을 이엇다.

   [그가 만약 이사실을 알았더라면  비록 심한 중상을 입었더라도 즉시 이

 쪽으로 달려왔을  거예요. 허나 그는 지금  자만하고 있죠. 자만이란 모든 

 이들의 적이랍니다...]

   [......]

   이때 귿르은 어떤 깊은 계곡으로 들어와 있었다.

   계곡 전면에 뚫린 동굴 속으로 들어가며 백리하는 말했다.

   [지금은 거의 패쇄됐지만, 과거엔 이곳이 바로 와룡단을 만들기 위한 두 

 훈련단 중 천단의 휸련장이었답니다.]

   사람의 손길이 그 동안 전혀  닿지 않은 듯 석실 광장엔 온통 먼지가 그

 득하게 쌓여 있었다.

   백리하는 성검오심을 빠르게 인도하며 말햇다.

   [지금 우리가 가는 곳은 과거 식당의 하수구죠. 언젠가 황보공자가 그곳

 에 빠졌었다는 얘길 듣고 우린 그 점에 착안하여 이 비도를 만드었죠.]

   [주군께서요]

   제갈기는 일순 가볍게 놀랐다.

   (맞아 전에 주군께선 그런 얘길 하신적이 잇지. 자신의 무공은 거기에서 

 처음으로 강해지기 시작했노라고..)

   하수구의 통로를 빠져나가자 그들은  거대한 지하수로에 도달할 수 있었

 다.

   콰르르르르..

   지하수는 거대한 물결을 이루며 격탕노도처럼 흘러가고 있었다.

   백리하는 성검오심을 한쪽으로 인도했다.

   거기에는 굵직한 쇠밧줄이 물속  깊은 곳으로 뻗어 잇었고, 그 쇠밧줄에

 는 하나의 특수한 국조의 철선이매달려 있었다.

   백리하는 그 철선위로 오르며 입을 열었다.

   [이것은 지난  석닭나 우리 잠룡회에서 이룬  하나의 역작이라고 할수잇

 죠. 비록 지금  이렇게 쓰일 줄은 몰랐지만. 이  배를 다면 어디까지 가게 

 되는 줄 아시겟어요?]

   제갈기는 눈빛을 빛내며 대답해다.

   [그곳은 잠룡회의 비밀본부겟죠.]

   백리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바로 동정호상의 어느 한 섬이죠.]

   순간 제갈기는 화들작 놀랐다.

   (동정호라면 여기서 무려이천여  리의 거리가 아닌가? 거기까지 수로를 

 뚫었다니 놀랍군, 비록 이  지하수가 장강과 연결되어 있고, 그 장강을 따

 라 동정호에 이르른다고 하지만,  그 길은 더욱 멀텐데..과연 인간의 능력

 이란 불가사의 한것이로다. 천우생은 우리가 갑자기 땅속으로 꺼져버린 줄 

 알껫군...)

   제갈기가 놀라는 사이에 백리하는 배의 윗뚜껑을 닫더니, 기관을 작동시

 켰다.

   쿠쿠쿠

   작은 진동과함께 배는 물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제갈기는 문득 물었다.

   [이 쇠밧줄을 따라 그가 추적해 오지 애을 까요?]

   백리하는 미소하며 말했다.

   [저는 지금 쇠밧줄이 뒤쪽이  끊긴 채 앞으로 감으면서 나아가도록 하고 

 있엇오. 그가 아무리 눈이 좋아도 흔적을 찾을 길이 없어 지는 거죠. 이렇

 게 감는 것은  십리까지 계속되고 그 다음은 그  감은 것을 처리하고 다시 

 감으며 가고...]

   [........]

   [물론 그간의  식량이나 호흡, 필요한 공기  따위는 걱정할 필요학 없어

 요. 이미 모든 것이 구비되어 있으니까요.

   제갈기는 그녀의 말을 듣고 내심 탄성을 발했다.

   (그녀가 총군사라는 직책에 있는 것은 전혀 무리가 아니로구나. 이 모든 

 것들은 그녀가 직젖밑 설계햇겠지...)

   쿠쿠..

   철선은 빠르게 나아가고 있었다.

   ><      ><><

   [여기는 어디요?]

   황보소운은 정신이 돌아오자 눈을 뜨고 물었다.

   [여기는 잠룡회의 비밀본부에요.]

   그렇게 대답한 사람은 백리하엿다.

   황보소운은 그녀를 발견하고 눈을 크게 떳다.

   [당신은..]

   백리하는 미소하며 대답했다.

   [우리는 당신을 구했어요. 당신은  무려 일주일간이나 잠을 잤다는 사실

을 아시나요?]

   이어 그녀는 그간의 사정을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마왕정을?]

   황보소운은 놀라 물었다.

   백리하는 다소 침착한 어조로 설명했다.

   [그래요. 그건 마교의 지보중  하나인데, 평범한 못이 아니죠.. 피와 닿

 으면 순식간에 녹아버릴고, 마침내는 그 사람에게 사고력의 장애를 일으켜

 요.]

   [사고력의 장애를?]

   황보소운은 흠칫 놀랐다.

   (어쩐지 아까부터 머리가 무겁고 집중이 잘 안된다고 했더니..)

   그러다가 그는 무득 한가지 사실에 생각이 미쳤다.

   (그럴다면 나의 무예는?)

   그의 심중을 들여다 보기라도 하듯 백리하가 가띵했다.

   [당신의 무예가 정신무에라면 이제는 시전이 불가능해요. 당신은 최소한 

 집중조차 되지 않으니까요.]

   (뭐라고?)

   비록 그녀가 백리의가의 후손이지만 그 말은 정녕 믿기 어려웠다.

   허나, 몇차례의 실험을 해본 결과, 황보소운은 낙담만하고 말았다.

   그녀의 말은 사실이었던 것이다.

   탄식하며 몸을 일으킨 그는 문득 옆의 침상에 누운 사람들을 발견햇다.

   [아니 이들은...?]

   백리하가 대답햇다.

   [보시는 바와 같이 그들은 과거의 청허상인과 뇌공선사에요. 심령금제에 

 당한 터라 혼혈을 제압하여  저렇게 눕혀 놓았죠. 저들은 지금 식물인간과

 도 같아요.]

   허나 황보소운은 내심 탄식혀며 중얼거렸다

   (저들과 내가 이제 다를 것이 뭐란 말인가? 나는 이미 모든 무예를 못쓰

 게 되었는것을 내가 식물인간과 무엇이 다르랴...)

   번뇌하는 그의 신선은 허공에 파문을 일으키며 번져나갔다.

   >< ><         ><

   문득, 어느날 백리하가 말햇다.

   [한 사람을  만나보실 의향이 없나요? 그를  만나서성검의 터득에 어떤 

 도움이라도 된다면....나는  당신이 성검을 터득하면  그 마왕정의 장애를 

 없애버릴수가 있다고 믿어요. ]

   [그는 어떤사람이요?]

   백리하는 대답했다.

   [한마디로 기인이며 광인이죠. 그가  사는 주위에는 한 살마도 얼씬거릴

 지 못하게 합니다. 허나 그의 화초가꾸는 솜씨는 대단하다고 정평이 나 있

 어요.]

   [화초가꾸는 솜씨라?]

   백리하는 말을 이었다.

   [그는 여기에서  조금 떨어진 만화도에 홀로  외롭게 화초들만을 벗삼아 

 살고 있죠. 한마디로 화예에 미쳤다고나 할까요?]

   [,.........]

   황보소운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쨋든 가 봅시다.]

   ><   ><          ><

   만화도,

   말 그대로 온통 꽃속에 묻혀 있는 듯한 섬이었다.

   거기에는 온갖 희귀한 화초를 비롯하여 , 계절에 맞지 않는 꽃들도 만개

 해 있었다.

   (이 꽃들은 마치 스스로 어떤 영기를 지닌 듯 하군...)

   내심 그렇게 느낀 황보소운은 뒤따라 온 성검오심을 뒤에 두고, 혼자 걸

 음을 옮겼다.

   그러다가 문득 그의 눈이 번쩍 이채를 발햇다.

   퍽퍽퍽......

   노인은 호미를 들고 앉아 밭응띵 일구고 잇엇다.

   그가나데 그에게선 실로 삼엄한 예기가 느껴졌던 것이다.

   단순히 호미질하는 동작에서 저러한 기도를 뿜어낼 수 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엇다.

   (저 사람이 바로 만화란 그 노인인가?)

   헌데 가까이 다가간 황보소운은 일순 대경실색을 하고 말았다.

   무심코 휘두르는 듯한 노인의  호미질에서 일순 무한다변의 움직임을 보

 았던 것이다.

   더구나 그 움직임은 그가 이미 익히 알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저, 저건 바로 심검보의 제일초식 만천영이 아닌가...?)

   황보소운은 지금 이 사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잠시 망연해졌다.

   (그렇다면 성검의 손길이 여기에도  닿아 있다는 말인가? 그렇지 않고서

 야 저 초식을...)

   내심 중얼거리던 황보소운은 이내 노인에게 다가갔다.

   (직접 물어보면 알게 되겟지.)

   [저 , 말씀을 묻겠습니다.]

   황보소운은 공손히 그를 향해 입을 열었다.

   [말해봐라.]

   퉁명하게 대꾸하는 노인은 여전히 호미질을 멈추지 않았다.

   퍽퍽..

   황보소운은 그 호미질의 동작을 유심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 초식은 어디서 배우신 것인지...]

   수순간, 호미질이 뚝 끊겼다.

   동시에 노인은 웬일인지 한 순간 크게 놀라운 기색을 보엿다.

   그러더니 그는 불쑥 물었다.

   [너는 이 초식의 이름을 안단 말이냐?]

   황보소운은 일순 기이한 예감을 느끼며 입을 열엇다.

   [저는 그것 뿐만이 아니라, 나머지 다른 두 초식의 이름도 압니다. 그것

 은 이름은 만천영이 아닙니가?]

   [.....]

   일순 노인은 몸을 부르를 떨엇다.

   그는 황보소운의 말에 너무도 놀란 듯 한동안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잠시후, 그는 황보소운에게 고개를 돌리고 간신히 물었다.

   [너, 너는 하나의 구리팔찌를 가지고 있느냐?]

   황보소운은 그제야 노인의 얼굴을 정면에 서 자세히 볼수 있었다.

   지금 그의 노안은 결렬하게 흔들리고 있엇다.

   황보소운은 좌수에 차고 잇는 동환을 그에게 내보엿다.

   [과연...]

   노인은 동환을 보더니 한 순간 그것을 붙잡고 전신을 덜덜 떨었다.

   어느덧 그의 노안에선 굵은 눈물이 방울지며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

   황보소운은 이 모든 사실이 의구스러웠으나, 입을 열어 묻지는 않앗다.

   잠시 후면 그 스스로가 말해 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과연 황보소운의 예측대로, 노인은  마음을 진정시킨 후 입을 열기 시작

 했다.

   [과거, 천년 전 쯤이엇을  걸세.... 한신선같은 사람이 나의선조에게 나

 타나, 이 일초의 검식을 가르쳐 주고 한마디 말을 남기고 사라졌네.]

   [.....]

   [나의선조들은 그 한마디 말과  일초의 검식을 대대로 장손 한 사람에게

 만 전하게 햇지. 나는 바로 그 마지막 사람이 될것 같네.]

   (그 신선같은 사람이란 바로 성검, 그 분이섰을 것이다.)

   내심 그렇게 짐작한 황보소운은 급히 물었다.

   [대체 그가 남긴 그 말이란 것이 어떤 내용입니까?]

   [......]

   노인은 잠시 황보소운을 조용히 바라보다가 입을 열엇다.

   [그 분의 말씀은. 그 일초의 검식을 알아보고, 하나의 동환을 차고 잇는 

 사람을 만나면 이렇게 전하라는 것이었네...]

   [....]

   [성검이란 없다 라고,]

   [뭐라구요?]

   황보소운은 일순 크게 놀라 되물었다.

   허나 그가 노인의 말을 잘  듣지 못해서 되물은 것이 아니었기에 , 그는 

 한순간 둔기로 뒷통수를 맞은 듯 정신이 망연해졌다.

   (성검은 없다구?  그렇다면 나는 이제 완전히  희망이 없는 것이란 말인

 가?)

   마치 하늘이 노랗게 되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황보소운은 한 순간 몸을 크게 휘청거리다가 겨우 바로 잡혔다.

   그는 하늘을 바라보앗다.

   파란 하늘에 몇 개의 흰구름이 두둥실 떠가고 있엇다.

   (그대도 그분은 대단하구나, 천년 후 오늘의 일을 미리 예견하고 이같은 

 말을 남겨 놓다니..)

   그는 어떻게 그곳을 돌아서 나왔는지 모른다.

   퍽퍽퍽..

   다시 호미질을 계속하는 노인을 뒤로 남겨둔 채......

   ><      ><    ><

   [대체 무슨 일이죠? 벌써  사흘이나 끼니를 굶다니? 대체 그 노인에게서 

 무슨 얘기를 듣고 왔길래...?]

   백리하가 몹시 걱정되는 듯 그에게 물어왓다.

   황보소운은 잠시 묵묵히 잇다가, 불쑥 이렇게 말했다.

   [나는 혼자  생각할 시간을  가져야겟소. 당신은 적당한  장소를 알고있

 소?]

   >< ><><

   동굴,

   그곳은 백리하가 마련 해준 곳으로 제법 공기가 건조하고 깨끗이 손질되

 어 있엇다.

   황보소운은 거기에서 면벽하며 시간을 보냇다.

   일체의 식사나 물도 마다한 채, 그는 사흘을 꼬박 명상속에서 보냇다.

   (성검가의 무예는 심검보의 마지막  무예인 건곤심이 끝이란 말인가? 그

 렇다면 성검께서 굳이 그 절망지속에서 무수한 조각들을 남기신 이유는 뭘

 까? 그러고서도  이젠 성검은 존재하지 않는다...?  혹시 자신이 절망지를 

 만든 후에야 그 사실을 깨닫고 내게 일러주기 위함이엇다는 말인가?)

   황보소운은 그저 이러한 생각들을 햇다.

   그 외에 그가 한 생각은  별로 없었딪고, 그저 멍청하게 아무 생각도 없

 이 앉아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것은 바로 마왕정의 효과엿다.

   생각 할 수 있는 집중력마저 완전히 박탈해 버린...

   (괴상한 것은  그때 황금연꽃속에서 보았던 그  희미한 조각들의 영상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다는 거야...)

   허나 그는 굳이 그러한 기억들을 되살리려고 하지 않았다.

   이 상태가 지극히 평온했기 때문이다.

   아니 , 보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는 이미 모든 것에 의욕을 잃고, 절망

 하여 아예 무아의 지경에 들어가 있는 것이었다.

   그대, 돌연 동굴 밖에서 이상한굉음이 연속적으로 들려왓다.

   콰콰쾅....

   (밖엔 지금 성검오심이 나를 보호한다고 지키고 있을 텐데....? 무슨 일

 일까?)

   황보소운이 내심 의아해 하는데, 돌연 한 사람이 동굴안으로 들어왓다.

   바로 그녀는 백리하엿다.

   [무슨 일이요?]

   황보소운이 묻자 그녀는 다소 상기된 안색을 한 채 고개를 저었다.

   [벌일 아니예요.]

   허나 별일 아닐리가 없다.

   황보소운은 그녀가 거짓말을  할대, 안색이 저렇게 붉어진다는사실을 알

 고 있엇다.

   (그전 같았으면, 무슨 일이 벌어지면 우선 내게 먼저 알렸을 것이다. 허

 나,,,,, 지금의 나는 이미 이들로 부터 보호를 받아야 하는, 짐이 되어 있

 단 말인가?)

   황보소운은 내심 탄식을 발하며 입을 열엇다.

   [천우생이 왓소?]

   [.....]

   그 말에 백리하는 일순 가볍게 놀란 빛을 보엿다.

   황보소운은 말을 이었다.

   [세상에 성검오심에게 달려들고, 당신을  당황하게 만들 사람은 그 밖에 

 더 있겠소? 더군다나 이미 그가 여기를 알아낼 시간이 지났지 않소?]

   백리하는 탄식하며 입을 열엇다.

   [하지만 당신은 이제.]

   [그렇소.]

   황보소운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이었다.

   [허나, 내가 여기에 숨어 있는 다고 해서 그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가 잇

 겠소? 나도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으니, 막지 마시오.]

   말과 동시에 그는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허나 그가 나름대로의 생각이 잇따는 건 거짓말이엇다.

   백리하가 혹시나 자신을 다른 곳으로 빼돌릴까 염려했기 때문에 그는 굳

 이 그런 말을 한것이다.

   (나는 이제 아무런 능력도 희망도 없는 패인이나 마찬가지야. 그런 나를 

 위해 다른 사람들이 희생된다는  것은 링라도 안되지. 가자, 가서 그가 바

 라는대로 죽어버리면 그만이 아닌가...?)

   [.....]

   백리하의 애타는 시선이 그의 뒷등에 매달려 갔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