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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二 十 九 章. 조덕의 등장 1 (61/90)

                                   第 二 十 九 章. 조덕의 등장 1

무굉은 악에 바쳐 강제로 몸을 일으켰다. 

"이 쳐죽일 놈아! 감히 나한테 기습을 해?" 

"그래 했다. 그래서… 그래서 네가 뭘 어쩔 건데?" 

"너……." 

무굉은 분통이 터져 융정을 공격하려 한다. 그러자 융정은 잽싸게 몸을 빼며 다른 북망인들과 합류했다. 

"하하. 나를 죽이려고? 뜻대로 안 될 것이다. 넌 이제 부상을 입었으니 북망귀곡이진을 당해낼 순 없을 것이야." 

"닥쳐! 내가 이깟 진법도 못 부술 거라 생각하느냐? 내가 왜 자존자대라 불리는지 똑똑히 알게 해주겠어." 

무굉은 당당하게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헌데 내상이 제법인지 갑자기 몸을 움찔거리며 한순간 비틀거린다. 융정은 

그 모습이 통쾌하여 대소했다. 

"하하! 거봐라. 그런 몸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고?" 

"이 나쁜 놈! 죽일 놈아!" 

"흥. 어쨌든 죽을 놈은 너니 아무런 상관이 없다. 자존자대 무굉도 결국 내 손에 죽겠구나!" 

그는 생각하면 할수록 기쁘다는 듯 얼굴에 가득 찬 희락을 지우지 못했다.  진양은 그야말로 열기가 머리끝까지 닿

는 기분이다. 비열하게 암습하여 무굉을 쓰러트리고 이제 위세를 떨며 모두를 죽이려는 저 모습. 참 가증스럽게 느

껴졌다. 무굉의 내상에 제법인 듯 하여 이대로 싸우면 필시 패할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형님! 이제 어쩌죠?" 

"어쩌긴 뭘 어째! 내가 다 죽여버리겠다." 

진양이 무굉에게 진지한 어투로 물었으나 무굉은 자신의 상태를 망각했나보다. 다시 곧게 서서는 잠시동안 눈을 감

고 내상을 달래더니 금방 달려들 태세를 취했다. 융정은 그가 초고성장에 명중된 걸 알아서 겁먹지 않았다. 

"무가야. 좀 전 초고성장은 내 10성 공력을 운용해 쓴 거라 내상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네 내공이 제아무리 대단하

다 해도 어찌 무방비 상태에서 맞은 초고성장을 감당하겠느냐?" 

"이 죽일 놈! 입 다물지 못해? 좋아. 내가 직접 네놈을 쓰러트리겠다." 

"흥. 그럴 능력이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무굉은 융정의 말에 방방 날뛴다. 

"이 개 같은 놈아! 죽어버려!" 

"하하. 그러니까 능력이 되면 덤벼보란 말이다." 

그가 입 꼬리를 귀까지 끌어올리자 무굉은 더 말하지 않고 몸을 날리고야  말았다. 진양이 놀라 뭐라고 부르짖었으

나 무굉이 그 말을 들었을 리 없다. 지금 무굉은 분노에 휩싸여 오로지 융정만이 보이는 상태인 것이다. 

그의 돌진에 융정은 재빨리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다시금 북망귀곡이진이 펼쳐져 그에 맞선다. 무굉이 또 접근하자 

아까 그랬던 대로 같은 방식의 공격이 쏟아 부어졌다. 별달리 변한 게 없어  뒷이야기를 안 봐도 서로 비길 거라는 

걸 알만하지만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아까는 진법을 체험하려 했던 무굉이고, 지금은 융정을 죽이고 이 진법을 날려

버리겠다는 무굉이라는 점이다. 의지에 따라 모든 일이 생하고 사하는 법이다.  무굉의 기세가 어찌 같겠는가. 아무

리 일 장을 격중당해 내상에 의하여 그 힘이 대단치 못하다 해도 기세하나만큼은 아까 하고는 비교할 수조차  없었

다. 

채찍이 날아들면 일단 피하고 막기만 하던 무굉은 이번엔 아예 멈춰서 채찍부터 붙잡았다. 그리곤 내공을 극성으로 

끌어올려 잡는 채찍마다 사력을 다해 끌어당겼다. 이렇게 되자 도리어 채찍을 날리면 무기만 뺏기고 여차하면 몸까

지 날아가 크게 당하고 말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걸 증명하듯 이미 몇 명은 미처 채찍을 놓지 못해 무굉 곁으

로 날아갔다가 광표장법에 맞아 목숨을 잃고 말았다. 그야말로 무굉의 광기다. 

융정은 그 흉포한 모습에 사뭇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애써 무굉은 부상을 입은 상태다, 하고 진정하려 했지만 그의 

손과 발에 무차별로 작살나는 북망인들을 보면 다시 오금이 저려왔다. 물론 귀곡이진도 그렇게 만만한 진은 아니었

다. 무굉이 무식하게 그들을 끌어당기고 날아오는  즉시 족족 살해하고 있었지만 그렇게 하기엔  많은 힘을 들이고 

있었다. 부상 당한 몸으로 공력을 모두 끌어올리고 수십 명의 채찍을 잡아 끌어대는데 힘이 어찌 안 들겠는가. 완력

이나 내공이 부족한 북망인들은 쉽게 끌려나갔지만 그게 아닌 자들은 좀 버티고 있었다. 

무굉은 안되겠다 싶었는지 채찍을 놓고 빠르게 융정에게로 달려들었다. 그러자 융정  곁에 던 5명이 갑작스레 튀어

나와 채찍을 후려갈기기 시작했다. 그 사이 융정은 또 몸을 내뺀다. 언덕 위에서 내려온 20여 명의 북망인들 사이에 

쏙 끼어서 무굉으로부터 몸을 보호하였다. 그걸 보는 무굉은 자연 분통만 터질 뿐이다. 광기에 가깝게 이리저리 쌍

장을 휘두르며 그리도 무서운 광표장법을 휘날리고 있었다. 허나 어찌 북망귀곡이진을 홀로 상대할 수 있겠는가. 이 

진법은 그 진 자체가 대진이라 불릴 만큼 제법 크고 그 위력은 절대 만만치 않아서 고수 50여 명의 동시공격을  받

는 것과 맞먹는다. 이번 경우엔 무굉과 진양의 활약으로 10여 명이 쓰러져  제대로 된 귀곡이진을 펼치지 못했어도 

그 위력은 여전히 대단한 것이었다. 무굉이 설령 천하제일이라 해도 홀로 귀곡이진을 감당할 수는 없다. 그것도 부

상당한 몸으로. 

"이놈 자식들! 안 비키냐?" 

무굉은 힘을 단전에 모아 거세게 고함쳤다. 아까 그랬듯 그들이 잠시 움찔하는 기회를 노렸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에는 쉽게 당하지 않는다. 한번 당했던 수법에 또 속을  리 만무요, 지금 싸움의 승세가 자신들에게 기울고 있다는 

걸 몸으로 느끼고 있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무굉은 그들이 당하지 않자 열불이 나 가슴이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좋아! 모조리 죽이고 말 테다!" 

무굉은 갑자기 쌍장을 위로 들며 융정이 있는 전방으로 맹렬히 돌진했다. 금새 채찍들이 수십 개나 공격해온다. 헌

데 이상하게도 무굉은 막지를 않았다. 왼팔로 머리 위를 보호하고 오른팔로는 남은  몸의 급소를 때에 따라 움직여 

보호하고 있었다. 그 외 대혈로 날아오지 않는 공격이나 위협을 목적으로 한 공격은 일체 무시했다. 

이렇게 하니 생각보다 돌파가 쉬웠다. 지켜보는 진양이나 형란이 보면 굉장히 쉬워 보인다. 그러나 그건 고룡 가죽

으로 만든 채찍을 맞아보지 않아서 그렇다. 그것도 한 대가 아닌 수십 대씩. 아무리 대혈을 보호한다지만 저렇게 무

식하게 아무데나 얻어맞으면 절대로 몸이 성할 수 없다. 무굉은 지금 이를  악물며 융정을 때려죽일 생각으로 고통

을 견뎌내고 있는 것이다. 나름대로 내공을 끌어올려 그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었지만 피해는 클 수밖에 없다. 만일 

피해가 전혀 없다면 그 자는 아마 소림사의 절학, 금강불괴신공(金剛不壞神功)을 펼쳤을 것이다. 

그래도 얻어맞으며 돌파하니 제법 융정에게 근접할 수 있었다. 허나 그때가 되자 또 새로운 난관이 다가섰다. 융정

은 지금 언덕에서 내려왔던 그 20여 명의 가운데로 쏙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 융정을 죽이려면 이들 20여 명을 모두 

제압해야만 했다. 뒤에선 계속 연달아 채찍이 날아드는데 언제 이 많은 자들을 다 죽인단 말인가. 무굉은 일단 혼란

스럽게 이리저리 움직여 개판을 만들어놓고 그 틈을 이용해 융정을  죽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머릿속에서 그런 결단

을 내렸을 때 이미 무굉의 몸은 융정을 보호하는 20여 명의 무리 주위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가끔가다가 일 장을 내밀어 타격을 주기도 하고 날아오는 채찍을 잡아 같은  편에게 던져주기도 했다. 언뜻 보기에

도 들어가려는 틈을 찾는 기색이 역력하다. 융정 등 북망채 무리들도 이것을 알  수 있어 더욱 사력을 다해 무굉에

게 공격을 퍼부었다. 무굉이 좌측으로 돌아 연달아 몇 장을 가하면 모두  그쪽으로 와르르 몰리고 반대로 돌아가면 

또 그쪽으로 와르르 몰리는 것이었다. 이러니 무굉이 융정에게 접근한다는 건 어불성설에 가까웠다. 

"융정 이놈아! 이리 안 나와?" 

"흥. 네놈 따위는 내가 직접 상대할 가치도 없다. 거기서 내 부하들이나 이겨보시지." 

"너 이놈……!" 

무굉은 분노에 몸을 떨며 사방으로 쌍장을 휘저었다. 순식간에 서너 명이 쓰러졌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지금껏 그

들에겐 맹공을 가하지 않고 연신 융정에게 접근만 하려고  했는데 이젠 짜증이 나고 그가 소리치자 반격할 생각이 

생긴 것이다. 금방 서넛을 쓰러트리자 북망인들은 일순 두려운 감이 들었는지 살짝 뒤로 물러섰다. 

"이놈들. 날 막으면 모조리 죽일 테야!" 

무굉은 고함치며 거세게 돌진했다. 분명 협박했는데도 북망인들은 여전히 채찍을 날리고 있었다. 이건 당연한  거지

만 언제나 남들의 두려움을 받아온 무굉에게 있어서는 분통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구나 지금은 융정에게 

모욕을 당해 크게 흥분한 상태니 무굉의 노함이란 꼭 말하지 않아도 알만했다. 

그는 융정 먼저 잡을 생각을 하지  않고 일단 북망인들부터 쓰러트리려 했다. 전후좌우로  날아드는 채찍을 일일이 

잡고 쳐내며 그들에게 접근하여 무자비하게 광표장법을 펼쳤다. 순식간에 그 주변은 피바다가 되어가고 있었다.  장

에 맞아 피를 토하며 죽는 북망인이며 채찍에 너무 맞아 비틀거리는 무굉이며 참으로 난전이 따로 없었다. 그런 모

습에 진양은 돕고 싶었으나 무굉의 말도 있고 무굉을 믿었기에 함부로 나서진 않았다. 

반 각을 좀 넘기자 어느새 북망인의 숫자는 반으로 줄어들었다. 혈을 제압  당하거나 죽었거나 기절했거나 하는 식

으로 바닥에 쓰러진 상태라 꼭 시체가 산을 이루는 것 같았다. 허나 무굉도 만만치 않았다. 처음 북망산에 오를 때

와는 큰 차이가 훤히 보였다. 이리저리 날뛰다가도 가끔 몸을 비틀거리기도 했고  광표장을 펼치는 팔은 왠지 기세

가 없어 보였다. 내상이 깊어지고 힘이 빠진 것이다. 이만큼 싸웠으니 체력이 떨어졌음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는가. 

그는 어느 순간 안면과 허리로 날아드는 채찍을 붙들고 몸을 띄워 두  북망인의 태양혈을 후려갈겼다. 그들은 맞자

마자 눈알이 튀어나와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하고 만다. 갑자기 또 뒤에서 공격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 자세가 꽤나 

은밀해 보여 무굉 같은 고수가 아니라면 쉽게 알아차리질 못할 것 같다. 무굉은 고개를 숙여 채찍을 피하고는 우장

으로 그의 전중을 때렸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어깨로 피가 쏟아진다. 그러나 그  피가 대단히 돋보이는 건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미 무굉의 옷은 북망인들이 장법에 맞아 죽으며 내뱉은 피들로 흠뻑 젖어있었기 때문이었다. 

무굉이 다시 정면으로 달려들자 북망인 두 명이 다시 채찍을 날렸다. 같은  수법으로 채찍을 붙들고 이번엔 끌어당

겨 그들을 죽이려 했다. 헌데 갑작스레 웬 살기가 느껴진다. 이전과는 다른,  평범한 북망인이 하는 공격 같지가 않

았다. 무굉은 그걸 느끼고 신중하게 몸을 앞으로 내달렸다. 그 공격은 등뒤에서 다가들고 있었던 것이다. 일단 정면

에 있는 두 북망인에게 매우 가까이 근접하여 그 만만치 않은 공격을 피함과  동시에, 두 북망인에게 각각 일 장씩

을 날려 쓰러트렸다. 

그들이 막 쓰러지고 무굉도 몸을 돌릴 때였다. 이번엔 허리를 향해 매서운 기세로 무언가 날아들고 있었다. 그는 몸

을 완전히 돌릴 여유가 없어서 일단 그 공격하는 무기가 뭔지 알고자 흘낏 보았다. 보니 웬 대도, 그럼 융정이 아닌

가. 정말로 그 자는 융정이었다. 여전히 비열한 암수로 무굉을 공격하는 것이었다. 무굉은 일단 아까 그랬듯이 대도

에 일 장을 내갈겼다. 대도가 아래로 밀려 내려감과 함께 무굉은 다른 손으로 융정에게 일 장을 밀어넣고 있었다. 

융정은 그의 일 장에 섣불리 맞서지 않고 일단 몸을 내뺐다. 그 기세는 여전히 대단하여 융정은 문득 숨이 턱턱 막

히는 걸 느꼈다. 제법 거리가 있는데도 이렇다함은 그의 무공이 어느 정도인지 새삼 깨닫게 해준다. 그러나 융정은 

여유를 줄 생각이 없었다. 아니, 그럴 수가  없었다. 여유를 주면 자신은 반드시 패하기 때문에  꼭 이 여세를 몰아 

무굉을 죽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은 찰나의 순간 스쳐 지나간 거라 행동도 제법 빨랐다. 일 장을 피해 폴

짝 뛰어서 피하듯 물러선 융정은 곧바로 발을 디디어 그에게 접근했다. 동시에  대도를 흔들어 그의 어깨를 내리찍

었다. 

무굉은 이런 맹렬한 공세에 조금 놀라하며  백타권으로 그 대도를 막아냈다. 백타권은 백  가지 타법으로 이루어진 

권법이라 그 효용이 대단히 컸다. 주로 상대의 무기를 쳐낼 때 쓰고 혹은  따귀를 때리는 정도의 모욕이나 약한 상

대를 제압할 때 자주 쓰는 권법이었다. 지금 역시 대도라서 날이 두껍긴 해도 내공이 만만치 않은 무굉의 백타권은 

매우 쓸모가 있었다. 한번 세차게 쳐내니 꼭 쇳덩이 부딪치는 소리가 울리며 대도가 밀려나고 말았다. 융정은 그래

도 다시 공격을 가했다. 이번엔 대도에서 오른손을 떼어 초고성장법을 그의 가슴에 날리는 것이다. 그에 무굉은 융

정의 허벅지를 발로 밀어내듯 밟아 자세를 잃게 만들었다. 그러자 자연 장법도 힘이 빠지게 되었는데 그 순간 맞받

아 일 장을 날리니 융정은 약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도 그런 수법을 쓰는 무굉을 보면 과연 대단

하긴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융정은 그렇게 맞았지만 조금도 물러설 생각은 없었다. 아무리 무굉이 대단해도 내상과 외상으로 가득 찬 상태에서 

자신의 맹공을 막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절대로 틈을 줘선 안 된다. 그런 생각이 머리를 꽉 메워 융정은 다시

금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진양은 이 모습에 여간 놀라는 게 아니었다. 잠깐동안은 그가 왜 저리 급하게 공격하는

가 깨닫지 못했다. 허나 좀 지나자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사실을 깨달으니  무굉이 걱정되었다. 무굉이 

세긴 세도 부상당한 몸이라 급성장한 융정의 맹공을 막기엔  부족하다 생각했다. 아무래도 돕는 게 좋겠다. 진양은 

그런 생각을 가지며 즉시 몸을 날렸다. 

"벌레 놈! 머리 위로 떨어지는 내 봉이 보이느냐?" 

융정은 진양의 외침에 소스라치게 놀라 고개를 숙였다. 어깨를  움츠리고 사력을 다해 무굉과 거리를 두었다. 헌데 

정신차리고 보니 진양이 있어야 할 자리에 진양은 보이지 않았다. 저 뒤에서 느긋하게 걸어오는 게 아닌가. 

"이놈이… 날 속였구나." 

"그래. 너 같은 벌레는 대가리에 든 게 없어서 매우 잘 속지." 

융정은 발끈했다. 곧바로 대도와 함께 칼춤을 추며 진양에게 접근한다. 진양도 지지 않고 봉을 휘저으며 그에 맞섰

다. 힘을 위주로 맹렬한 공격을 펼치는 양강(陽强)한 대해도법과, 기교 위주의 방어를 살리려는 음유(陰柔)한 유루봉

법이 붙자 꽤나 볼만했다. 한쪽은 극양이고 한쪽은 극음이니 지극히 보기 힘든 대결이 펼쳐지는 것이다. 물론 진양

이 한 수 뒤처지기는 했다. 극양이 극음을 이기는 건 아니나 융정이 진양을 이기기 때문이다. 대도가 날아오면 진양

은 봉을 돌려 막아내고 때때로 역습을 가해도, 그 위력이 대단치 못하고 진양의 내공이 융정을 당해내지 못하여 상

풍을 잡을 수 없었다. 

무굉은 잠깐 쉬면서 이 대결을 지켜보다가 진양이 점차 위기에 몰리는 걸 보고  하는 수 없이 돕기로 했다. 융정을 

앞뒤로 둘러싸고 공격을 가하는 셈이다. 융정은 일단 열심히 싸웠지만 분명 이길 수 없는 걸 알아서 고함친다. 

"이놈들! 치사하게 둘이 한 명을 공격한단 말이냐?" 

"뭐라고? 난 내 아우를 돕는 것 뿐이야." 

무굉은 인정하지 않으며 그에게 재빨리 3 장을 내갈겼다. 융정은 일일이 피하곤 진양과 무굉에게 제각각 대도와 손

바닥을 날리며 또 소리쳤다. 

"이게 진가 놈을 돕는 거냐? 더러운 놈들. 이렇게 비열할 수가!" 

진양은 어이가 없어 분통을 터트렸다. 

"이 벌레 놈아. 그럼 네가 한 수작은 안 비열하냐? 이런 것보다 백 배는 비열한 게 네놈 아니더냐." 

"넌 입 다물어! 무굉! 자존자대 무굉이 설마 어린 후배를 협공으로 죽이려는 건 아닐 테지." 

융정이 또 무굉을 옭아매자 진양은 화가 치솟아  매섭게 공격을 가했다. 그가 말을 할 여유가  없게 연달아 공격만 

가하자 융정은 말을 잇지 못하고 일단 그  공격을 막는 수밖에 없었다. 한참 봉으로 융정의  대혈을 노리던 진양은 

문득 그의 유중혈이 허술함을 깨달았다. 바로 공격하면 필시 막거나 피할 테니 그는 조금 여유를 두고 일부로 다른 

곳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그러다 빠르게 봉을 돌려 융정의 안면을 향해 봉을 내갈겼다. 융정은 놀란 표정을 지으

며 좌장으로 봉을 움켜쥐려 했다. 그의 손에 막 닿는 순간 유루봉법의 전(轉) 요결이 튀어나와 방향이 변하고  회전

도 변했다. 봉이 반대편으로 돌아 그의 윗배를 공격하는 것이다. 그는 대도를 들어 막음과 동시에 왼손으로 다시 되

돌아갈 길마저 막아 유루봉법의 특유한 성질을 제압하려는 듯 했다. 바로 그때였다. 이것은 허초였고 진양이 노리던 

건 역시 유중혈이었던 것이다. 곧바로 오른손을 봉에서 떼어놓곤 매섭게 유중혈을 향해 일 권을 날렸다. 그 자세로 

보아 역시 유리장쾌의 초수였다. 

허나 진양이 어찌 알았으랴. 유중혈의 허술함은 사실 융정이 일부로 보인 틈이었다. 진양은 알지 못하고 일 권을 날

리지만 일부로 틈을 보인 거라 필시 때리기도 전에 역습으로 얻어맞을 게  분명했다. 무굉은 융정의 외침과 진양의 

맹공 때문에 잠깐 물러서 있었는데 이 광경을 보고 그 사실을 간파했다. 절정  고수인 만큼 그 정도 가려내기는 별

로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진양의 신변이다. 무굉은 그가 크게 다칠 것을 우려해  급하게 돌진했다. 그를 잡아 뒤로 

끌어내려 한 것이다. 이때 무굉과 진양은 융정을 사이에 두고 갈라져있어 조금 번거롭기는 했다. 

무굉이 융정의 등뒤로 거의 접근했을 때였다. 갑자기 융정이 몸을 비켜서며 유중혈로 날아오는 진양의 주먹을 피해

냈다. 진양은 이런 경우를 짐작하지 못하여 그냥 밀고  들어가 뒤에서 달려오는 무굉에게까지 내뻗고 말았다. 그걸 

멈출 능력은 없었다. 상당한 힘을 넣어 일격을 가하는 거라 힘을 뺀다 해도 이미 늦었다. 다행히 그는 무굉이었기에 

급히 진양의 주먹을 쳐낼 수 있었다. 하마터면 융정의 계략에 의해 아우가 형을 때리는 우스운 사태가 벌어질 뻔했

다. 진양은 놀란 가슴을 추스르고 있었다. 

(만일 형님이 이 일격에 맞았대도 크게 다치진 않았을 것이다. 허나  융정의 비열한 계책에 의해 이미 내상을 입어 

타격은 있었을 거야. 형님은 융정의 계책에 더욱 분노할 것이고 대노한 상태라  그의 계략에 전부 넘어가고 말았을 

거다.) 

생각하면 할수록 융정이 보통 인물이 아니라고 느껴졌다. 온갖 비열한 행동을 일삼아도  그에 다 깊은 계획이 있으

니 이 어찌 안 무서운가. 진양은 짧은 순간 많은 생각을 하며 일단 몸을 뒤로 내뺐다. 헌데 막 빼려고 할 때 융정의 

좌장이 심상치 않았다. 가늘게 진동하고 은은한 황색 빛이  분명 초고성장법을 쓸 때 나타나는 모양이었다. 진양은 

번쩍 하고 깨달아지는 게 있었다. 고개 돌려보니 무굉은 진양의 주먹을 쳐내긴  했어도 분노는 많이 해서 융정에게 

맹렬한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형님, 안돼요!" 

"뭐?" 

진양은 설명해줄 틈이 없이 빠르게 무굉과  융정의 사이를 가로막았다. 왜냐하면 외치는 순간  벌써 융정의 좌장이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진양이 무굉의 앞을 가로막기 무섭게  융정의 일 장은 덤벼들고 있었다. 진양은 차마 

막을 시간은 없어서 그냥 앞가슴으로 받아버리고 만다. 

"아우야!" 

무굉은 소스라치게 놀라 진양을 받아냈다. 그가 일 장을 맞자  몸이 붕 뜨며 뒤로 날아갔기 때문이다. 무굉은 그의 

등을 품에 안으며 두세 발짝 물러선 후에야 멈출 수 있었다. 

"아우야! 아우야!" 

이번 일격은 굉장히 위험한 것이었다. 아까 무굉이 일 장에 맞았던 것처럼 무방비 상태로 맞은 대단한 일격이지 않

는가. 무굉은 공력이 심후하여 그 일격을 맞고도 약간의 내상만 입을 뿐 싸움은 계속 할 수 있었다. 허나 진양은 그

게 아니기 때문에 크게 부상을 입은 것이다. 지금 그는 융정이 일으킨 8성  공력의 초고성장법에 크나큰 내상을 입

은 상태였다. 

"아우야! 눈을 좀 떠봐라!" 

"진대협!" 

고막을 꿰뚫는 듯한 날카로운 비명도 들린다. 바로 형란이었다. 심장이 얼어붙는 듯한 충격을 받으며 꼭 실성한 여

인처럼 허겁지겁 그에게 달려왔다. 이 광경에 융정은 크게 탄식했다. 

"아! 아깝구나. 완벽한 기회라 무굉의 명줄을 끊을 수 있었는데……. 아까워, 아까워!" 

"뭐라고, 이 개 같은 놈아! 내 아우를 살려내!" 

무굉은 대노하여 몸을 벌떡 일으켰다. 허나 그에게도 피해는 있었다. 너무 붙은 상황에서 진양이 일 장을 맞아 그걸 

받아내느라 상당한 공력을 소진했던 것이다. 아우가 어디 다치지 않도록 워낙 조심스레 받아내다 보니 생각보다 큰 

공력을 소진하고 말았다. 더욱이 대노하자 내장이 진동하여 내상도 슬쩍 발작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욱……." 

"와하하! 무굉. 다행히 너도 내상이 발작했구나. 그거 참 잘됐다." 

"너… 너……!" 

"너너가 뭐란 말이냐? 오늘 자존자대 무굉과 그의 아우 진양은 내 손에  죽는 거다. 그리고 형웅강의 딸년도 내 첩

이 되는 거지." 

그는 형란을 보며 음흉한 눈빛을 날렸다. 그에 형란은 몸을 부르르 떨며 온몸에 소름까지 돋아나고 있었다. 

"과연 무굉. 오늘 네놈과 싸우느라 온힘을 소진했다. 역시 자존자대답게 대단한 실력이었어. 허나 넌 너무 감정적이

고 아우만을 크게 위하여 많은 손해를 봤다. 결정적으로 멍청한 게 더 도움이 됐지만… 하하." 

"이 쳐죽일 놈……." 

융정의 말에 무굉은 주먹을 불끈 쥐며 살기 어린 말을 내뱉었다. 아까 그가 했던 욕들과는 다르게 무시무시한 살기

가 충만해 있었다. 융정은 저도 모르게 움찔하며 놀랬으나 무굉의 상태를 보며 안심하였다. 

"네 상태로는 아무 짓도 할 수 없다. 뭐 그 정도는 알고 있겠지?" 

"너… 이 나쁜……!" 

그는 무굉을 마음껏 농락하며 한동안 승리의 기쁨이 심취해 있었다. 무굉은 지옥이 두렵지도 않느냐는 둥,  다시 기

회가 생기면 살점 하나하나를 뜯어버리겠다는 둥, 온갖 잔악한 말로 욕했지만 그는 전혀 듣지 않았다.  어차피 무굉

이 이제 더 싸울 상태가 아님을 확연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양이라면 자신의 장법에 큰 내상을 입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고, 형란이 있지만 그녀는 너무 약해서 있어도 그만이었다. 

"자자! 얘들아!" 

그는 사방의 북망인들을 보며 고함쳤다. 그러자 그들은 한결같이 몸을 굽히며 그의 명을 받들려는 듯 했다. 그는 당

연 진양 일행을 가리키며 뻔한 말을 내뱉었다. 

"죽여라. 단, 형가 년은 제압만 해라." 

"예!" 

수십 명이 대답하는 소리가 뭉치자 그것도 나름대로 귀를 울렸다. 제법 우렁찬 게  진양 등이 충분히 겁을 먹을 만 

했다. 허나 진양과 무굉이 겁먹을 리는 만무하고 형란조차도 눈 하나 깜박하지 않았다. 형란은 지금 닥쳐올 위기를 

직감하고 있었다. 진양이나 무굉의 상태로 보아  더 싸울 능력도 없음을 알았고 자신이  발버둥쳐도 다 소용없음을 

뒤늦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므로 그녀는 자포자기 한 것이다. 어차피 홀로 살  생각은 없었다. 진양이 죽으면 그

녀도 죽는 것이고, 그가 살면 그녀도 사는 것이다. 

그러나 진양은 아직 죽고 싶지 않았다. 죽음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다. 그럼 아직 못한 일이 있는가. 그것도 아니다. 

단지 융정 같은 한낱 도적놈에게 죽는다는 게 너무나도 억울했다. 자신도 그러한데 스스로 천하제일이라 여기던 무

굉마저 그렇게 죽으리라 생각하니 더욱 울분이 쌓이기 시작했다. 

(내 어찌 이 자리에서 죽어야한단 말인가? 저런 북망채의  도적 쓰레기에게… 그것도 이리 허무하게 죽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순간적으로 형님을  살리고 형님이 융정을  죽여주길 바랬는데, 하필  이때 형님의 내상이  발작하다

니……. 하늘도 무심하구나! 하늘도 참 무심해!) 

진양은 비록 손가락하나 까딱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생각은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지난날 대천산에서 지냈던 

기억부터 왕령과의 6년, 형란과 지낸 일, 강호인들에게 오해도 받았던 일들이 전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마치 

이제 곧 죽을 것만 같았다. 전중혈 부위가 심하게 아파 오고 단전이 부글부글  끓는 것이 두말할 것도 없는 죽음의 

위기였다. 그럼에도 진양은 이를 갈았다. 이렇게 죽는 것이 너무 억울하고 한심하여 이를 갈았다. 흐릿한 시야로 보

이는 융정의 모습은 그를 더욱 분노케 하였고, 옆에서 연신 '아우야, 진대협!' 하는 소리들은 그를 더욱 비참하게 만

들었다. 

"아우야, 걱정 말거라. 내가 너를 반드시 구해주마. 무슨 일이 있어도 너만은 꼭 구하겠다." 

무굉은 갑자기 진양을 안아들며 우뚝 섰다. 그리고는 주변에 늘어선 북망인들을 쭉 쓸어보았다. 모두가 하나같이 채

찍을 들고는 당장에 쳐죽일 듯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허나 어찌 무굉의 살기 등등한 눈빛에 비할 수 있으랴. 무굉

의 눈빛은 이제껏 진양이 본 적이 없는, 아니 그 어떤  이들도 본 적이 없을 법한 매우 무서운 눈빛이었다. 맹수도 

그 눈빛에 맞서면 절로 꼬리를 말 것 같으니 하물며 사람이라면 크게 공포심을 느낄 듯 했다. 정말 그런 듯 북망인

들은 그 눈빛 하나에 섣불리 채찍을 날리지 못했다. 수십 명이나 되는 자들 중  그 어떤 한 명도 먼저 채찍을 날리

려 하지 않았다. 

융정은 그들의 모습에 약간 화도 났지만 이해가 갔다. 자신도 무굉의 눈빛에 금방 겁을 먹고 말았기 때문이다. 과연 

'무굉'이라는 두 글자, '자존자대'라는 네 글자에 담긴 위명은 평범하지가 않았다. 허나 마냥 이러고 있어서도 안 되

었다. 시간을 주면 진양과 무굉은 운기조식으로 내상을 조금이나마 회복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가 밀릴 수도 있

는 일이었다. 그는 곧 내공을 일으켜 거세게 고함쳤다. 

"치란 말이다! 진가와 무가는 죽이고 형가 년은 사로잡아라!" 

그때쯤 되자 북망인들도 주춤거릴 수 없었다. 아무리 무굉의 기세가 날카로워도 융정의 고함만큼 무서운 것이 없었

다. 적어도 그들에겐 그랬다. 그들은 하는 수 없이 채찍을 날리고 있었다. 

수십 개의 채찍들은 진양을 안아든 무굉에게로 쏟아졌다. 순간 무굉은 갑작스레 진양을 온몸으로 감쌌다. 안아든 채

로 등과 어깨를 이용해 진양에게 채찍하나  떨어지지 않도록 꼭 감싸안았다. 그가 얼마나  진양을 위하는지 충분히 

엿볼 수 있는 태도였다. 그는 그대로 진양을 감싸안은 채 산 아래를 향해 전력으로 질주했다. 이미 북망인들에게 포

위 당하여 수많은 채찍들이 무굉의 몸으로 떨어졌지만 그는 이를 악물며 무작정  달리기만 하고 있었다. 형란은 놀

라 부르짖으며 그의 뒤를 따랐다. 다행히 그녀에게 떨어지는 채찍은 없었다. 

삽시간에 무굉은 온몸에 심한 찰과상을 입고야 말았다. 등이 수없이 까져서 피가 옷을 붉게 적셨고 머리도 다친 듯 

피가 볼을 타고 줄줄 흐르고 있었다. 마치 피 터지는 전장에서 패잔병으로 겨우 살아온 자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한

마디로 온몸이 피투성이요, 보이는 건 상처뿐이었다. 허나 그런 꼴이 되면서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어디서 그런 힘

이 나는지 멈출 기색은 먼지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이에 북망인들을 비롯하여 융정은 물론이고 따라가는 형란도 크게  놀라고 있었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하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그렇게 놀라는 건 사실 당연했다. 북망인들이 사용하는 채찍은 모두 고룡 가죽으로 

만들어져 그 위력이 보통이 아니었다. 더구나 내상을 입고 그게 방금 발작하여 내공이라곤 개 코도 일으킬 수 없었

다. 한마디로 지금 무굉은 단지 힘만 센 부상자인 셈이다. 평범한 사람이  채찍에 맞는 아픔과 상처, 지금의 무굉이 

맞는 아픔과 상처는 동격이라 할 수 있었다. 

무굉은 그런 놀라움 속에 돌진하고 또 돌진했다. 채찍에 의해 살가죽이 다 벗겨져도 몸 한번 움찔하지 않았고, 흐르

는 피가 눈에 들어와 꼭 피눈물 같은 게 흘러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야말로 내상과 외상을 골고루 입은 완전 걸레

가 된 상황이었지만 그는 절대로 발을 멈추지 않았다. 느려지지도 않고 오히려 더욱 빨라졌다. 바로 무굉은 진양을 

위해 엄청난 고통을 참아내며 달리고 있는 것이다. 북망산만이라도 벗어나 진양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싶었다.  온몸

이 걸레가 됐다는 걸 무굉 자신이 가장 잘 알았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발은 멈출 수 없었다. 

이런 예상치 못한 행동에 예상치 못한  결과가 생기고 말았다. 우습게도 북망인들이 지레  겁먹고 물러서는 바람에 

길이 뚫리고 만 것이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순간을 무굉이 놓칠 리  없었고 형란도 찰싹 붙어서 가끔 검

을 휘두르며 도망치니 눈 깜빡할 사이에 북망인들의 포위를 돌파할 수가 있었다.  그 모습에 융정이 방방 뛰었음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쫓아라! 반드시 잡아! 놓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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