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0화 (60/360)

‘당연히 불편하겠지.’

막스는 홀리데이를 빤히 쳐다봤다.

와카루사 전쟁 당시 총사령관 찰스는 마을 위원회를 중심으로 계급을 정했다.

레인은 준장, 홀리데이는 대령. 그리고 외부인인 존 브라운은 중위로 만들었으니. 

“이미 이때부터 콩가루가 된 겁니다. 뭘 새삼스럽게.”

“......”

“그리고 존 브라운이 저렇게 나오니까 아무도 내게 딴지를 안 걸잖아요.”

“그건, 너를 신뢰하니까 그렇지.”

막스는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쳤다.

“제이호커스 지휘자 중 새로 합류한 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자들이 나를 어떻게 알고 신뢰를 해요. 그냥 존 브라운이 묵묵히 내 말을 따르니까 입 다물고 있는 거지.”

“오오, 그럼 이걸 노렸단 거네? 하여간 능글맞다니까.”

존 브라운은 막스의 지시에 토를 다는 대신 적극적으로 따르며 다른 사람들의 불만을 차단했다. 

그를 컨트롤 하려 자신의 아래에 둠으로써 부수적인 효과가 따라온 것이다.

어찌 됐든, 사람들이 존 브라운의 직책을 두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홀리데이만 보더라도, 그는 죽을 때까지 대령이라는 칭호를 영광스럽게 여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의 독립전쟁, 멕시코 전쟁, 그리고 인디언들과의 전쟁에서 이름을 날린 자들은 대부분 미국 사회의 중심으로 서게 된다.

이는 혼란한 시기일수록 군 계급은 일종의 지위 상승을 의미한다는 것이며, 막스가 무력 투쟁의 중심에 끼어든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었다.

‘근데 난 아직 계급이 없네.’

직책은 제이호커스의 지휘관.

그것도 찰스와 레인이 오기 전까지 한시적인 임시직이다. 막스에게 보안관 이후 직급은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

‘뭐, 직급과 직책은 내가 정하면 되지.’

물론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

마을을 습격할 때면 숨어 있던 제이호커스가 튀어나와 뒤통수를 치고. 

다른 한쪽에선 놈들의 공격으로 보더 러피안이 죽어 나가는 일이 반복되었다.

적들의 방어와 공격의 조화.

이에 연전연패를 당한 보더 러피안은 이를 갈며 분노하지만, 동시에 피로와 무력감을 느끼고 있었다.

애치슨은 다른 때보다 펜을 꾹꾹 눌러 작성한 편지를 읽어내려갔다.

[작전은 잘못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놈들이 정보를 훤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첩자들을 색출해내야 합니다. 더불어 이제부턴 방법을 바꿔 마을이 아닌 보급 경로를 공격해야 합니다. 나중에 써먹을 계획이었지만 지금이 적절해 보이는군요.]

젭 스튜어트가 말하는 보급은 마을과 마을 사이의 유통망을 뜻했다.

캔자스강과 육로를 통한 유통로의 습격.

이를 막기 위해선 제이호커스들의 병력 분산이 이루어질 터. 애치슨은 젭 스튜어트가 지적한 첩자들에게 혼란을 주기 위해 거짓 정보를 섞어 퍼트렸다.

‘역시 웨스트포인트 출신은 다르군. 동양인 새끼, 이번엔 뜻대로 안 될 거다.’

역시 사람은 희망이 있어야 생기도 생기는 법. 애치슨의 눈 밑 다크서클이 그나마 옅어지기 시작했다.

“정보들이 좀 이상해.”

“왜?”

막스의 기지 중엔 40평 남짓한 건물이 하나 있다. 피치가 사용하는 정보부대는 이곳을 통째로 쓰고 있었다.

“숫자들에 괴리감이 있달까.”

막스는 정보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했다.

적들의 동태를 직접 살펴본 것과 혹은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 것. 전자는 후자를 좀 더 명확하게 만드는 효과를 준다.

그런데 피치는 이 두 개의 정보가 상이하다며 의문을 품고 있었다.

“마을을 공격한다고 하는 정보와 병력의 움직임이 달라. 게다가 오히려 병력의 수를 소수로 쪼개는 것처럼 보이거든.”

피치는 상세하게 의문점을 설명했다. 

그리고 막스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정보요원들이 발각된 모양이다. 누군지 밝히는 대신 이를 역이용하려는 거겠지.”

“그럼 당장 정보요원들을 빼 와야 하는 거 아냐?”

막스는 고개를 저었다.

“첩자를 밝혀내는 건 꽤 성가시고 힘든 일이야. 너무 깊이 파고들면 조직에 불신만 조장하거든. 놈들은 이걸 알고 차라리 이용하는 걸 택한 거야.”

‘병신들만 있는 건 아니구나.’

정확히는 지난 오사와토미 전투부터 이질감이 느껴졌다. 보더 러피안이 닭에서 벗어나 생각하는 오리로 변했달까.

‘페이트, 존 리드는 스트링팰로우와 함께 움직였던 놈들이라고 했으니.’

도긴개긴일 가능성이 크다.

막스가 의심하는 건 전혀 새로운 인물의 개입이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건 이 중심에 애치슨이 있다는 사실이다.

“요즘도 계속 옮겨 다녀?”

“어. 암살이라도 당할까 봐 인디펜던스, 블루 스프링스, 리스 서밋 마을까지 아주 골고루 다니고 있어.” 

“앞으로 위치뿐 아니라 누가 애치슨을 찾아오고 만났는지, 관찰일지를 써서 보내라고 해.”

“오케이.”

놈들의 작전이 바뀐 건 분명한데.

‘무엇을 노리는 걸까.’

원 역사라면 보더 러피안과 제이호커스는 호각을 이루며 민간인을 학살하고 마을을 불태운다. 

하지만 막스의 개입으로 전투의 양상은 양 세력 간에 벌어진 것으로 국한되었다.

이 말은 제이호커스는 막스가 컨트롤하고 있지만, 보더 러피안이 민간인을 공격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런 막스의 불길한 생각은 며칠 뒤 현실로 드러났다. 

그린터 플레이스에서 로렌스로 향하는 증기선을 공격. 보더 러피안이 보급품을 강탈한 것이다. 

꽤 부피가 크고 무거운 건설 자재를 가져갔는데,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고 금전적 손실 대비 멍청한 강도짓이라 할 수 있었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벌어진 사건이었다.

클라크 마을에서 리븐워스로 가던 노예제 폐지론자들이자 유통업자들이 보더 러피안에게 습격. 세 명의 민간인을 처참하게 죽인 사건이 일어났다.

막스는 제이호커스를 전부 불러들였다.

“당분간 마을간 마을 유통을 금지하세요. 생계가 걸린 물자들은 로렌스에서 직접 보급할 겁니다. 이 일에 제2대대가 동원되고, 제1대대의 1, 2소대는 증기선을 보호합니다. 그리고 3, 4소대는.”

막스는 존 브라운을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페이트와 존 워싱턴 리더를 습격합니다. 후퇴하는 적을 끝까지 따라가진 마세요. 스트링팰로우와 존스를 봐서 알겠지만, 죽은 놈들을 대신할 자들은 널렸습니다.”

지휘관들이 고개를 끄덕일 때, 막스가 한 마디를 더 내뱉었다.

“민간인을 죽인 놈들과 그렇지 않은 우리들의 평가는 명백합니다. 또한,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놈들은 스스로 자멸하고 말 겁니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면 됩니다.”

막스가 지시를 내릴 즈음. 

워싱턴 역시 캔자스 못지않게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었다.

프랭클린 피어슨 대통령의 연임 실패.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제임스 뷰캐넌에게 패배한 것이다. 영국 주재 대사였던 뷰캐넌은 오히려 자국에 없었기에 캔자스 혼란을 피할 수 있었다. 

이렇듯 연임에 실패한 피어슨의 분노는 캔자스 준주 주지사에게도 향했다.

- 무능력한 윌슨 섀넌을 파면한다!

로렌스 핵심인물의 탈출. 

연일 계속되는 폭력 사태는 이미 섀넌이 캔자스를 통제하는 데 실패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섀넌 역시 자신의 파면을 오히려 다행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 드디어 이 지옥 같은 곳에서 드디어 빠져나오는구나.

윌슨 섀넌은 허허로운 웃음을 남기며 주지사에서 물러나게 된다.

주지사가 공석이 되자 캔자스 준주는 부주지사인 대니얼 우드슨이 주지사 대행을 맡게 되었다. 

그는 앤드류 리더와 윌슨 섀넌이 갈려 나가는 동안 꿋꿋이 버티던 노예제 옹호론자로서 노예주 편에 있던 사람이었다.

캔자스 준주의 주지사가 파면당하는 동안 제이호커스와 보더 러피안의 싸움은 계속 이어졌다. 사실 말이 싸움이지 보더 러피안은 연전연패를 거듭하고 있었다.

유통망을 붕괴시키겠다는 애치슨의 계획은 처음 성공 이후 전혀 효과를 거둘 수 없었다.

증기선을 보호하고 이를 통해 들어온 물자는 로렌스에서 다시 각 마을로 향했다.

제이호커스 한 개 대대가 이를 호위했으니 공격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젠장! 망할 제이호커스 놈들 때문에 꼼짝을 못하는구나!”

“차라리 병력을 끌어모아, 로렌스를 다시 한번 치는 게 낫겠소!”

하지만 말 뿐이다. 페이트와 존 리드는 추적하는 자들에게 쫓겨 숫제 미주리주의 주 방위군 기지로 숨어버렸다. 애치슨 역시 암살이 두려워 이리저리 옮기고 있으니, 보더 러피안들이 제대로 굴러갈 리가 없었다.

그리고 9월이 다가올 즈음.

애치슨을 쫓는 정보요원은 다음과 같은 관측일지를 보내왔다.

[주기적으로 애치슨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자가 있음. 미행결과 편지의 내용과 발신자의 이름은 알 수 없으나 포트 리븐워스의 장교로 의심됨.]

이 보고를 받은 막스는 곧바로 젭 스튜어트를 떠올렸다. 

동시에 몇 번의 작전을 떠올리며 그 흑막의 정체도 파악할 수 있었다.

‘꼴에 웨스트포인트라고.’

그래도 다른 놈들보단 나았다. 발톱의 때만큼은 되었으니.

막스는 같은 방식으로 편지를 작성했다.

그리고 전령인 터커에게 지시를 내렸다.

“섬너 사령관에게 전해. 반드시 둘이 있을 때 건네야 한다.”

“옛 썰!”

군 요새 안에 틀어박힌 방구석 지휘자.

군인인 그를 죽일 수도 없고, 미래의 남북전쟁 영웅은 현재에도 그 영향력이 적지 않다. 그 때문에 막스는 젭 스튜어트의 처분을 섬너에게 맡기기로 했다.

며칠 뒤.

섬너는 막스의 말을 확인하기 위해 잽 스튜어트와 접촉하고 떠나는 전령을 잡아들였다. 그리고 그에게서 편지를 빼앗았다.

그 내용이 다소 충격적이었다.

[동양인 새끼와 가깝게 지내는 가족이 리븐워스에 살고 있습니다. 제임스 헤리스 가족을 죽이고 대장간을 부숴주세요. 이게 놈을 흔들 유일한 방법입니다. 섬너 사령관이 곧 인디언을 상대로 출정식을 가질 텐데, 저는 이곳에 남게 됐습니다. 그땐 제대로····.]

등골이 오싹하다. 섬너 사령관은 책상에 앉아 편지를 몇 번이고 확인했다.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지.’

다음 날, 섬너는 젭 스튜어트를 불러들였다.

“내가 곧 출정을 앞둔 건 알고 있겠지?”

“알고 있습니다. 사령관께서 험지로 가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더군요.”

“험지는 험지지.”

얼마 전 오레곤 트레일에서 정착민들을 공격한 인디언 샤이엔족과 섬너는 전쟁을 치르러 간다. 가는 길도 험하고, 호전적인 그들과의 전쟁은 위험이 따르는 일이었다.

“그래서 자네가 있으면 얼마나 든든하겠나 싶더군.”

“......?”

“나와 함께 가세나.”

“출정 명단제출은 끝난 것 아니었습니까?” 

“오늘이었지. 그래서 자네 이름도 포함해서 올렸네. 기쁘지 아니한가?”

젭 스튜어트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섬너와 눈이 마주치자 이내 입꼬리를 파르르 떨며 말했다.

“함께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구먼.”

< 같이 가세나 > 끝

< 대장간 때려치울까 >

포트 리븐워스는 서부로 거쳐가는 중간 기지 역할이 강하다. 그 때문에 사령관은 정해진 임기 없이 수시로 바뀌곤 한다.

섬너 대령의 경우 캔자스와 미주리주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자리를 지켰지만, 본래 직책은 제1 기병 연대의 사령관이다.

서부영토를 수호하는 이 부대는 최근 인디언 샤이엔족과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57년 봄 원정을 계획했고, 빠져나가려던 젭 스튜어트를 포함시켰다.

섬너는 리븐워스의 한 장소에서 막스와 은밀한 만남을 가졌다.

각자 데려온 부대원은 멀찌감치 경계를 서고, 섬너는 젭 스튜어트가 애치슨에게 전하려 한 편지를 막스에게 건네줬다.

“선을 넘었군요.”

“이건 내 실수네. 구리 탄두를 젭 스튜어트에게 알아보라고 지시했거든.” 

그 과정에서 대장간과 막스, 그리고 제임스 가족과의 관계까지 알아낸 것이다.

“리븐워스는 노예제 옹호론자들이 많이 살고 있네. 이대로 방치하면 분명 일이 생길 텐데, 어쩔 생각인가?”

제임스와 알프레도가 대장간에서 함께 일하는 모습은 이전부터 구상해왔던 일.

그 시기가 문제였는데,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바로 지금이 적기였다.

“로렌스로 데려올 생각입니다.”

“나쁘지 않은 선택이군. 가장 위험한 곳인 동시에 가장 안전한 곳이기도 하니까.”

게다가 지금의 로렌스는 잘 조직된 제이호커스들이 진을 치고 있는 곳이다.

“그나저나, 전쟁은 소강상태로 접어든 것 같더군. 젭 스튜어트가 치졸한 수까지 꺼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겠지. 보더 러피안 지도부를 쥐구멍으로 밀어 넣었으니 자네 칭찬을 안 할 수가 없구만.”

섬너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그는 이번 보더 러피안과 치른 전투에 큰 관심을 두고 있었다. 그리고 알면 알수록 막스 본인의 능력은 물론 부하들을 다루는 지도력과 전략 전술에는 찬탄이 절로 나왔다.

“자네를 이번 원정에 데려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구먼.”

“지금은 힘들지만, 언젠가 장군님을 도울 날이 올 겁니다.”

“장군?”

“제 마음속엔 이미 장군님이십니다.”

“자네도 실없는 소리를 하는구먼. 난 또, 나도 모르는 진급 소식을 자네가 알고 있나 했지. 좋다 말았네.”

어차피 머지않아 장군이 되실 몸. 막스는 입에 잔뜩 침을 발라 섬너를 추켜세웠다.

남북전쟁이 개전되면 자신이 활약할 발판을 만들어 줄 자였으니 말이다.

막스의 꿀 발린 말이 듣기 좋았는지 섬너는 미소를 머금으며 화제를 돌렸다.

“얼마 전 재미있는 소식을 들었네. 도망자들이 자신의 처지를 까먹었는지, 활개를 치고 다닌다고 하더군.”

도망자는 다름 아닌 일리노이로 간 찰스와 레인, 앤드류 리더다.

‘숨어 있어도 부족할 판에 대체 뭔 짓을 하고 다니길래.’

막스가 궁금한 표정을 짓자 섬너는 승리자의 미소를 짓는다. 

정보는 내가 위다, 라는 소소한 기쁨을 즐기는 듯했다.

“내가 붙잡은 자들이라 관심을 안 가질 수 있나. 들리는 소문으론 일리노이 정치판을 기웃거린다더군.”

“정치판이요?”

“군인인 내가 관심 둘 건 아니지만, 새로 창당한 공화당의 지지를 얻으려는 게 아닌가 싶네.”

캔자스 노예제 갈등은 휘그당의 몰락과 공화당 창당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현재의 공화당은 노예제 폐지론자들이 모여 만든 곳. 찰스와 레인이 그들 틈에서 무엇을 할지는 빤한 일이었다.

“아무튼, 그쪽도 무슨 일 당하기 전에 데려오는 게 좋을 걸세. 로렌스를 공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먹잇감을 발견했다면 노릴만 하지 않겠나.”

일리노이가 자유주에 속한다고는 해도, 그 속엔 노예제 옹호론자와 범죄자, 심지어 노예 상인들도 살고 있다. 미주리주에서 암살지시라도 내리는 날엔 언제 뒤통수에 총알이 날아와도 이상할 게 없었다.

그런데도 일리노이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람들이 깡이 있어.’

막스는 잠시 턱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보더 러피안과의 전쟁은 일방적인 승리를 거두었고, 주지사 윌슨 섀넌은 파면당했다. 중요한 건 새로 부임할 주지사.

“혹시 누군지 알고 있습니까?”

“알고말고.”

“역시 장군님이십니다.”

섬너는 피식하며 이내 정보를 풀어냈다.

“존 화이트 기어리. 멕시코 전쟁 당시 펜실베니아 제2보병연대에서 중령으로 제대한 자라네.”

막스는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원 역사대로 피어슨 대통령은 주지사를 임명했고, 이력에서 보듯 그는 군과 친숙한 인물이었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주지사는 모든 분쟁에 군을 동원한다. 

윌슨 섀넌과 다른 점은 그의 성향.

노예주 옹호론자보다 폐지론자에 가까우며, 남북전쟁에서 북부군으로 싸울 자였다.

‘당분간 싸울 일은 없겠네.’

보더 러피안과 제이호커스의 휴식기.

그동안 못한 일을 해결할 때였다.

“원정은 언제 떠나십니까?”

“보름 뒤면 갈 걸세. 다시 돌아오려면 꼬박 일 년은 걸리겠지.”

캔자스에서 동북 방향으로 1600km 떨어진 와이오밍주. 그곳 포트 라라미 요새까지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한 여정이다.

섬너는 추운 겨울이 오기 전 움직일 생각이었다.

그리고 막스는 그가 떠나기 전, 스미스&웨슨의 특허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떠나시기 전에 스미스 씨와 약속을 정하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

“전쟁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모양이군.”

“설마 이렇게 쉽게 끝나겠습니까. 새로운 주지사가 어떤 포지션을 취할지, 지켜보는 동안 만날 생각입니다.”

게다가 보더 러피안의 수뇌부인 애치슨과 페이트, 존 리드는 숨어서 나올 생각을 안 하고 있고.

섬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날짜와 장소를 말해주면 스미스에게 전해주겠네.”

“이틀 내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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