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머지 한 놈은···.
- 점프 뛰어서 날라차기. 대가리 깨고, 끝. 대충 10초 걸리겠네.
- 와 씨, 그냥 머릿속에 그려지는데?
한참 대원들이 이야기를 나누던 때.
참지 못한 멕시코 진영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재장전 타임을 노려 돌격을 택한 것이다.
“죽어라!”
탕! 탕!
퍽!
총과 칼이 동원되어 양 진영이 충돌했다.
고성이 오고 가고 치열한 혈전이 벌어질 때, 막스는 대원들에게 말했다.
“이제 우리가 끼어들 때다.”
막스와 삼십여 명의 대원이 후미에서 다가가고, 다섯은 라이플로 이탈자를 감시했다.
그렇게 거리를 좁혀갈 즈음.
막스는 천막에서 한 인영이 슬그머니 빠져나오는 걸 볼 수 있었다.
‘후팡, 이 쥐새끼 같은 놈.’
동료들은 놔둔 채, 놈은 혼자 도망을 치려 한다.
오늘의 목적은 양 진영의 몰살.
막스는 대원들을 향해 소리쳤다.
“전부 제거해.”
“옛 썰!”
대답이 끝나자마자 대원들이 천막을 향해 돌진한다.
“뭐, 뭐야!”
갑자기 튀어나온 병력에 사람들은 혼란에 빠졌다.
탕! 탕!
총을 쏘며 다가오는 콜린.
그를 필두로 대원들이 양 진영을 향해 총을 난사했다.
막스의 낚시에 걸린 발레라스는 제대로 된 저항도 못 한 채 이마에 구멍이 뚫렸다.
순식간에 양 진영이 궤멸되고 유일하게 남은 자는 도망가려다 붙잡힌 후팡.
그는 다급한 눈빛으로 자신에게 총을 겨눈 막스에게 사정했다.
“가, 같은 동양인끼리 왜 이래, 이막산이. 자고로 청나라와 조선은 형과 아우사이였잖아.”
막스가 비웃음을 머금자, 후팡이 빠르게 말을 이었다.
“조만간 우리 사람들이 올 거야. 그때 내가 자리하나 내줄게. 굳이 백인들 종노릇 할 필요 없잖아? 넌 동양인이라고! 자랑스러운 조선인!”
“조선인에겐 긍지가 없다며.”
“그건 그냥 한 소리지. 솔직히 난 너랑 앞으로 할 일을 계획해 두고 있었어. 네가 몰라서 그렇지 사업하면 지금 버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된다···!”
말하던 후팡의 눈알이 미친 듯이 흔들렸다.
고개가 좌우로 빠르게 움직이며 속속들이 모여드는 병력을 훑어갔다. 공포, 두려움에 이어 야비한 눈빛이 번쩍였다.
후팡은 무릎을 꿇고는 빌기 시작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 돈은 안 줘도 됩니다. 제가 더 드릴 수 있어요! 여자가 필요하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 조선인 새끼보다, 제가 일을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저는 싸움도 잘해서 나리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총만 쏠 줄 아는 조선인과는 다릅니다!”
막스는 냉소하며 말했다.
“남의 땅에 왔으면 말이라도 배웠어야지, 인마. 어째 영어 한마디를 못 하냐. 구걸도 말이 통해야 하는 거야.”
후팡이 부들거리며 막스를 노려봤다. 그나마 이 중에서 만만하다고 여기는 듯했다.
“대장이랑 너무 비교되는데요?”
“근데 저 새끼 지금 뭐라고 그러는 거야? 알아듣지도 못하는걸, 열심히도 말하네.”
콜린의 말에 막스가 피식하며 말했다.
“자기가 싸움을 잘한답니다.”
“호오.”
대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막스에게 쏠렸다.
같은 동양인의 대결이 미치도록 궁금한 눈빛이다. 입으로 ‘싸워라’를 읊조리는 놈도 있었고.
전생에서 쿵푸는 겉만 화려하고 실전에 전혀 쓸모없다는 비판만 받았다. 과연 지금도 그때와 같을까.
후팡이 익힌 홍가권이 궁금하긴 하다.
앞으로 몰려올 조직 중엔 분명 무술을 익힌 자들이 있을 테니. 대원들이 봐두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막스는 후팡에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후팡. 백인들이 나랑 싸워서 이기면 살려준다는데?”
동아줄이라도 잡은 듯, 후팡은 백인들을 쳐다봤다.
어차피 조선인 이막산은 한낱 백인들의 종일 뿐이다.
종은 자고로 쓸모없으면 바꾸면 될 일.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면 그 자리를 대신할 수도 있다. 결정권자들은 눈앞의 백인들이었으니까.
자리에서 일어난 후팡의 눈빛이 달라졌다.
막스를 잡아먹을듯 노려보며 자세를 취한다.
“헙! 오늘 죽는 건 네놈이다, 이 조선인 노예 새끼야.”
후팡은 현란하게 보법을 밟고, 손을 휘저으며 막스의 틈을 노렸다.
막스는 별다른 자세를 취하지 않았음에도 후팡의 움직임은 부산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대원들 눈에는 이 화려함이 뭔가 있어 보였는지, 탄성이 들려왔다.
“오오, 장난 아닌데.”
“와, 저거 뭐야. 대장 위험한 거 아냐?”
'이것들이 미쳤나.'
막스의 눈가가 꿈틀거릴 때, 후팡이 거리를 좁히며 왼손 정권으로 가슴을 찔러온다.
막스는 그 주먹을 손등으로 비켜치며 손목을 붙잡았다. 동시에 몸을 밀착하여 후팡의 어깨를 잡아채 끌어당겼다. 이때 오른손 무릎을 들어 올리며 손목과 어깨를 잡은 왼팔을 내리눌렀다.
뜨드득.
뼈가 부러지는 소리. 이와 함께 후팡의 왼팔이 기이한 각도로 꺾여버렸다.
“끄아아악!”
너덜거리는 팔을 잡고 비명을 지르는 후팡.
막스가 발로 얼굴을 후려치자 뒤로 밀려나며 땅에 쓰러졌다.
‘단 한 수에 이렇게 되다니.’
고통과 치욕.
남은 선택은 단 하나.
“죽어라, 개자식야!”
후팡은 재빨리 품속에 감추어둔 작은 권총을 꺼내들었다.
탕! 탕! 탕! 탕!
"컥."
후팡을 향해 쏟아지는 총탄.
대원들의 손에 들린 리볼버에서 불꽃이 뿜어지고, 막스의 손에도 리볼버가 들려 있었다.
막스는 총구에서 모락모락 피워나는 연기를 후 불고는.
"너만 숨긴 줄 알아?"
후팡이 마지막으로 본 건 막스의 비웃음이었다.
< 그래서 그냥 갱단이라는 거야 > 끝
< 죽은 무리에타의 망령 >
광산 동쪽에서 벌어진 두 갱단의 몰살.
여기에 더해 중심부 천막에서 중국 여자들을 감시하던 후팡의 수하들은 차홍의 꾀임에 넘어가 모조리 죽임을 당하였다.
이 과정에서 매춘부들을 관리하던 마담 세 명 역시 제거가 되었는데.
- 캘리포니아에서 매춘을 강요하고 여인들을 관리했던 마담들이야. 다음에 도착할 놈들에게 빌붙어서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르고.
한 마디로 갱생이 불가능한 여인들이라 했다.
시작은 어떠했는지 모르나, 같은 여인들을 노예로 만들어 몸을 혹사시키고 갈취하는데 앞장선 자들이었다.
밤사이에 벌어진 중국계 후팡 일당과 멕시코계 갱단 아이오스 마니라스의 충돌.
결과는 양측 모두 전멸.
이 엄청난 소식은 삽시간에 도시 준투에 퍼져나갔다.
“발레라스와 갱단이 몰살됐다고!?”
산초 리네라스는 충격을 받은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연합한 갱단하고 중국인들을 습격했는데, 서로 싸움 끝에 전멸했대.”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회사 경비들이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모르겠지만, 다들 그들이 마무리 지었다고 생각하더라고. 어쨌든 이번 일로 사람들이 회사 경비들을 두려워하고 있어.”
“회사 경비라···.”
입술을 잘근잘근 씹던 산초는 며칠 전 자신을 찾아온 발레라스의 얼굴을 떠올렸다.
동양인의 목을 가져온다더니 결국 제 목숨이 날아간 것이다.
“병신. 내가 그렇게 가지 말라고 충고했는데.”
좀 더 적극적으로 말릴 걸 그랬나.
‘아니, 그럴거면 애초에 갱단으로 빠져든 것부터 말렸어야지. 결국 이렇게 뒈진다는 걸 너나 나나 알고 있었잖아.’
죽은 무리에타의 망령이라도 쓰인 듯 자신과 동일시 하더니 결국 같은 신세를 면치 못했다.
씁쓸한 표정의 산초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 동양인이 끼어 있었을까.’
아무리 멍청하기로서니, 습격한 놈들이 전멸했다는 건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살아남은 중국인은 없겠지?”
“아니. 광부로 일한 애들만 죽은 거고, 몇 명은 살아남았어. 여자들도 대부분 살아있고.”
“그럼 그 살아남은 남자들 정보 좀 캐봐.”
“왜? 발레라스 복수라도 하려고?”
“남 물건 욕심내다 뒈진 놈의 복수를 왜 하냐. 그냥 미래를 위해서야. 위험한 중국인 새끼가 살아있으면 미리 대비를 해야 할 거 아냐.”
일자리를 찾고 때로는 자신의 몫까지 떼어주며 동료를 챙기는 산초 리나레스.
지금까지 갱단이 아닌 어엿한 인간으로서 먹고살 수 있던 것도 전부 산초 덕분이었으니.
“동양인 새끼들 뒷조사하래. 다들 들키지 않게 정보 긁어 와.”
아무리 수평적인 관계라 하더라도 동료들은 산초를 리더로 여기고 있었다. 그들은 도시 중심부의 중국인 천막을 정탐하기 시작했다.
요새 안 막스 사무실.
캔자스 준주 법관과 감사관에게 조사받고 사건을 마무리 짓는 데 꼬박 이틀이 걸렸다.
[중국과 멕시코계 갱단의 충돌을 종결시킨 광산 회사]
광산 도시 준투 신문사들의 머리기사다.
그들은 로렌스에서부터 알고 지낸 기자들이라 막스와는 죽이 잘 맞았다.
눈빛만 봐도 막스의 의도를 파악하는 경지랄까. 회사 경비의 활약상을 돋보이게 하여 무법자들에겐 두려움을, 일반인에겐 안정감을 심어주는데 자신들의 필력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이번에 채용공고를 더 추가할까 합니다만.”
“오오, 말씀만 하십시오! 지면은 넘쳐납니다!”
막스는 건설 인부 채용과 부동산 임대 광고 등을 실어 신문사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
여기에 또 추가한다고 하니, 편집장들의 입이 귀에 걸릴만했다.
“잘 받아 적어요. 채용 모집군은 금융, 철강, 의류, 총기, 식품 제조 전문가 및 숙련자. 그리고 화학, 물리 관련 교수 및 전문가. 끝으로 영어를 가르칠 학교 선생님 한 분까지.”
“....... 그렇게나 많이요?”
“뭘, 이 정도 가지고. 앞으로 더 많을 텐데.”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을 영입한다는 건 곧 그와 관련된 사업을 한다는 말이다.
금광 근처에서 대체 막스는 무엇을 하려는 걸까? 편집자들의 고개가 갸우뚱거렸다.
“그나저나, 준투 트리뷴 신문에서 얼마 전 유타주에 관련한 기사를 다뤘더군요. 혹시 후속 기사가 있습니까?”
“아, 몰몬교 기사요?”
트리뷴 신문사의 편집장 제이미 오웰은 자신의 기사를 읽어 영광이라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생각해둔 건 있습니다. 지난번 일반인 습격 사건으로 군대를 파견했는데, 겨울이라 교착상태거든요. 문제는 군인들이 몰몬교들에게 둘러싸여 빠져나오는 것도 여의치 않다는 겁니다.”
연방정부와 몰몬교(예수 그리스도 후기 성도 교회)의 관계는 연일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애초에 일부다처제의 몰몬교는 물과 기름처럼 기독교인들과 어울릴 수가 없었다.
그 때문에 마치 인디언들처럼, 몰몬교도들은 박해를 피해 서쪽으로 이동했고 마침내 정착한 곳이 유타 준주의 솔트레이크였다.
그런데 몇 개월 전.
정확히는 막스가 금광을 발견했던 시기에 오레곤 트레일로 캘리포니아를 향하던 민간인들이 유타의 메도우라는 산 부근에서 학살된 사건이 벌어졌다.
120명의 성인이 살해되고 7살 이하의 어린이들 17명만 살아남게 되는데, 후에 ‘마운틴 메도우 대학살’로 기록된 끔찍한 사건이었다.
대통령 제임스 뷰캐넌은 이 대학살극을 이유로 군대를 파견해 몰몬교를 제거하려 했다.
문제는 극 서부인 유타 준주의 군 보급로가 만만치 않다는 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겨울이 오는 바람에 준비가 덜 된 군은 몰몬교의 민병대를 상대로 후퇴를 할 수밖에 없었다.
겨우내 교착상태에 빠졌지만, 일부 포로와 병사들은 몰몬교들의 포위에 막혀 로키산맥에 갇힌 이들도 있었고.
준투 트리뷴의 편집장 오웰은 얼마 전 일련의 사건을 사설로 시문에 낸 적이 있었다.
“후속 기사는 워싱턴의 반응을 다룰 생각이었습니다만.”
“미리 듣고 싶은데, 괜찮겠습니까?”
오웰은 다른 편집장들의 눈치를 살폈지만, 다들 유타와 몰몬교들 기사엔 관심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흠흠. 기사 방향은 사설이기 때문에 제 주관적 해석이라는 걸 밝히고 시작하겠습니다.”
오웰이 나름의 추측을 늘어놓았다.
“대통령이 지금 고민하는 건, 이곳 금광과 몰몬교의 관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기가 공교롭게 맞물려 군대와 충돌하지 않았다면, 몰몬교가 광산을 넘보는 것도 이상한 그림은 아니거든요.”
“아무래도 그렇겠죠.”
“해서 대통령 뷰캐넌은 어떤 식으로든 이곳을 몰몬교의 입김이 닿지 않도록 할 겁니다. 방법으론 군대를 주둔시키거나, 혹은 이곳을 이용해 몰몬교를 압박하는 것이죠.”
원 역사대로라면 연방정부는 몰몬교와 대치를 하다 결국 협정을 맺게 된다. 조건은 몰몬교를 놔두는 대신 연방에서 주지사와 대법관 등 관료들을 파견하는 것이다.
겉으론 양측의 만족스러운 협상이다.
몰몬교는 자신들의 승리를 주장했고 대통령은 유타 준주에 연방정부의 관료들을 임명할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협의가 끝난 직후 언론들은 ‘제임스 뷰캐넌의 실수’라는 기사를 쏟아내며 대통령을 비판하게 된다.
핵심은 유타에 관한 충분한 조사 없이 군대를 파견해 비용을 낭비했다는 것. 더욱이 겨울이 임박한 시점에 원정군을 보내 원활한 보급물자가 공급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해 무능함을 비판한 것이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연방정부의 하원들은 공화당원으로 물갈이가 되는데. 몰몬교 사건이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셈이었다.
편집장들이 나가고 막스는 책상에 앉아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중요한 건 이 도시를 완벽하게 내 손 안에 넣는 거다.’
지금까지는 잘 버텨왔지만 몰몬교 사건을 빌미로 존 기어리가 파면되고, 대통령이 개입하면?
광산 회사의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과도한 독점을 딴지 걸면 광산 혹은 도시의 땅을 강제 매각시키는 것도 그들이 꺼내 들 수 있는 카드였다.
‘먼저 치고 나갈까, 아니면 기다릴까.’
원 역사대로라면 콜로라도 광산이 발견되는 건 2년 후인 1859년. 이는 연방정부와 몰몬교가 협상하고 평화가 정착된 이후다.
그러나 막스의 개입으로 금광은 양측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시기로 앞당겨졌다.
몰몬교와 워싱턴 정부가 어떻게 나올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몰몬교 사건으로 대통령과 거래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데 조선인 이막산이 몰몬교와 무슨 관련이 있겠는가. 막스는 고개를 절레 저었다.
‘일단 주지사와 상의를 해야겠어.’
겨우내 여기 있겠다던 주지사 존 기어리는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레컴프턴으로 복귀했다.
이는 로렌스도 마찬가지.
찰스와 레인, 홀리데이까지 모두 요새를 떠나 자신의 본거지에서 업무를 보고 있었다.
어차피 그동안 쌓인 금덩이도 운반할 겸.
‘이참에 로렌스도 들러야겠군.’
막스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때 사무실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똑똑.
문이 열리고 남녀 한 쌍이 들어왔다.
차홍과 양옌. 며칠 새 일이 많았는지 차홍의 얼굴엔 피로감이 묻어있었다.
“말 한대로 처리는 다 끝났어. 이번 사건을 아는 건 우리 둘뿐이고, 다른 사람들은 멕시코 갱단에게 죽은 걸로 알고 있어.”
“수고했어. 말한 대로 일자리는 건설 노동자야. 곧 시작할 수 있을 거다.”
“고마워. 그리고 참. 히스패닉계 한 명이 우리를 찾아왔어. 한 가지를 물어보더라고.”
“뭐라고 물어봤는데?”
차홍이 쭈뼛거리며 말을 이었다.
“파이브 호아킨스를 죽인 동양인이 살아 있냐고.”
“이름은?”
“산초 리나레스. 갱단하고는 상관없다는데, 진짜로 그래 보였어.”
막스의 눈치를 살핀 양옌이 슬쩍 물었다.
“근데··· 파이브 호아킨스 죽인 거, 너 맞지? 캘리포니아에서도 동양인이 죽였다고 소문이 돌았었거든.”
“맞아. 그 무리에타라는 놈이 우리 중국인들을 많이 죽였거든. 그래서 다들 그 동양인을 영웅처럼 생각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