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7화 (97/360)

*

“신참 받아라!”

막스는 네이선 로어와 조 짐 주니어를 교관으로 임명했다.

“둘은 추가로 신병 더 모집해. 유타에 갔다 오는 동안 잘 훈련 시킬 수 있도록.”

“옛썰!”

요새 내에 연병장이 있었고, 기숙사는 얼추 80% 이상 완공되었으니. 예정대로 정식 대원들을 늘려갈 생각이었다.

“드디어 가는 건가.”

“어떻게, 애들 몇 명 모을까?”

핑커톤의 합류. 마침내 콜린과 피치, 히콕은 갑갑한 보안관 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도시의 치안과 광산 경비를 핑커톤 탐정에게 일임하고 막스는 대원 50명을 이끌고 유타 준주로 향했다.

캘리포니아 골드러시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동부에서 서부로 향하는 오레곤 트레일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급감했다.

대신 서부 캘리포니아나 네바다에서 오는 마차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들의 목적지는 콜로라도 광산이었다.

- 쟤들은 뭐여. 군인도 아닌 것 같은데.

- 몰몬교 민병대들인가?

- 눈 마주치지 마. 작년 그 사건 몰라?

마운틴 메도우스 대학살이 워낙 충격이 컸던 터라, 몰몬교를 몰랐던 일반인조차 그들을 사악한 이교도로 여기고 있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은 막스 일행을 몰몬교 민병대로 착각하며 두려워했다. 

그러나 정작 대학살의 주범들은 멀리서 막스 일행을 지켜보며 잔뜩 긴장하고 있었다.

우뚝 솟은 킹스 피크를 지나 로키산맥의 서쪽 한 자락. 산등성에 모여있는 일단의 무리 중 한 명이 심각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브리검 영을 만나러 온다더니 대체 몇 명을 끌고 온 거야. 그나저나, 저기 선두에 있는 자가 그 동양인 성자인가?”

‘무슨 거지새끼들도 아니고. 그냥 고기 몇 점 던져준 걸로 성자는 개뿔.’

뒤에서 지켜보던 한 남자가 조소를 머금을 때, 무리의 리더가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맥스, 그 동양인 얼굴 알지? 확인해 봐.”

남자는 망원경을 맥스에게 건네줬다.

또렷하지도 않은데다 얼굴은 스카프로 가려 확인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주변에 있는 인물들을 살펴본 결과, 누구인지 확신할 수 있었다.

‘아직은 만날 생각이 없었다고!’

맥스가 미간을 찌푸릴 때였다.

그 타이밍에 막스가 슬쩍 고개를 틀어 자신을 향했다. 그리고는 뚫어지게 이쪽을 쳐다본다.

‘시발, 설마 알고 본 건 아니겠지.’

그저 우연일 것이다. 매의 눈도 아니고, 그 먼 거리에서 봤을 리가 있나. 

식겁한 맥스는 막스가 다시 고개를 돌리고서야 망원경을 뗄 수 있었다.

“막스 조. 로렌스에서 온 건방진 동양인 새끼가 맞습니다.”

“그럼 볼 거 있습니까? 당장 습격하죠!”

누군가의 말에 맥스는 고개를 저었다.

“워워. 진정하세요. 쪽수도 비등비등한데, 여차하면 우리가 몰살당합니다. 그냥 지켜보세요. 앞으로 기회는 많으니까.”

라이언 맥스의 말에 다들 반신반의하는 표정을 짓는다. 일부가 맥스를 비웃으며 습격하자고 하자 이내 의견이 나뉘게 되었다.

‘한심한 새끼들. 죽으려면 너네끼리나 죽어.’

이중 막스의 능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었으니.

윌리엄 클라크 콴트릴.

라이언 맥스로 이름을 바꾼 그는 자신이 이끄는 부대를 쳐다봤다.

‘지금 나서면 개죽음이지. 내가 어떻게 키운 건데.’

결론이 어떻게 나든, 부대를 움직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 막스의 방식 > 끝

작가의말

라이언 맥스.....

라이언 홀드와 막스를 잊지 않겠다는 

윌리엄 콴트릴의 의지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 진실 반 거짓 반 >

오레곤 트레일에서 살짝 아래로 굽어진 길.

산 중턱에서 반짝거리는 건, 햇빛에 반사된 망원경밖에 더 있을까. 

막스가 고개를 돌린 건 우연이 아니었다. 

‘몰몬교 민병대인가.’

일명 몰몬-로드로 진입하자마자 지켜보는 눈들이었으니 몰몬교와 관련된 자들이 유력했다.

막스는 그들을 자극하기 위해 대학살이 일어났던 길을 그대로 따라갔다.

말만 마운틴이지 고지대인 메도우스는 산과 산 사이에 끼어있는 넓은 협곡이다. 

전생에 미국을 여행하던 조유강은 이곳을 지나간 적이 있었는데, 이곳 어딘가에 세워진 추모비에는 학살 희생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학살이 벌어졌던 현장에 도착했을 땐, 히콕의 입에서 쌍욕이 터져 나왔다.

“이 미친 새끼들이 시신을 그냥 방치한 거야!?”

대학살이 벌어진 지 5개월.

부서진 마차 잔해와 추운 겨울 동안 동물들의 먹이가 된 시신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브러시에 얽힌 여성의 머리카락과 여전히 어머니의 팔에 안겨 있는 아이의 뼈도 있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해체된 시체는 악취를 내뿜고, 이 끔찍한 광경에 대원들의 얼굴들이 일그러졌다.

현장에선 몇 가지 물건들을 볼 수 있었는데, 인디언들이 쓰는 화살과 더불어 그들이 입는 옷과 장신구들이었다.

막스는 대원들을 향해 담담히 말을 건넸다.

“시체들은 전부 아칸소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주하려는 민간인들이고. 이 대학살극에서 120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어갔다. 누가 그랬을까?”

대원 중 일부는 인디언의 물건들을 쳐다봤다.

그들의 소행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술만 꿈틀거릴 뿐 말을 꺼내지 못했다. 아직 백인의 잘못을 회피하려는 습성은 대원들에게 깊숙이 박혀있는 탓이었다. 그들의 반응 때문인지 막스는 씁쓸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인디언은 자신들의 정체를 숨기기 위한 위장 전술일 뿐. 이 일은 백인들인 몰몬교 민병대가 벌인 짓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처음부터 전부 죽일 생각이었다면 굳이 인디언으로 위장할 필요가 있었을까.

막스가 이 의문을 풀어주었다.

“자신들의 정체가 들통나, 살인 멸구를 시도한 것이다. 아이들만 살려둔 것도 이런 이유지. 너무 어려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을뿐더러, 아이들이 하는 말은 부정하면 그만이니까.”

단편적인 정보만 알고 있던 막스는 현장을 둘러보며 그 퍼즐들을 끼워 맞췄다. 그리고 이 추측은 꽤 정확한 것이었다.

실제로 ‘나부(일리노이주 지역의 이름) 군단’이라 불리는 몰몬교 민병대는 인디언 파이우테스 부족을 끌어들였고 그들의 모습으로 변장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습격하는 중에 백인이라는 사실이 들통나자 입을 막기 위해 학살이라는 최악의 수를 선택했다.

추가로 기록된 사실은 이 학살이 끝날 때까지 생존한 아이들은 18명이라는 것.

그런데 10살 된 소녀가 유독 키가 컸고, 성인인지 구별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했다는 비극적인 기록도 있었다.

“대체, 왜 이런 짓을 벌인 거야?”

피치가 울분을 토하며 물었다. 막스는 산 너머에 있을 솔트레이크를 응시했다.

“가서 물어보면 알겠지.”

과연 막스가 알고 있는 그 답이 맞는지 브리검 영에게 직접 들을 생각이다.

*

솔트레이크로 진입한 막스 일행. 

몰몬교도들은 자신들의 체제를 위협하는 연방정부의 군인이 아닐까, 하나둘 몰려들었다.

인디언 족장 카노쉬가 소문을 퍼트렸음에도, 사람들의 손에는 총과 도끼, 농기구가 들려있다. 그들은 불신과 증오, 경계심 가득한 눈빛들이 일행들을 쏘아봤다. 

그리고 그중에서 스카프를 벗어버린 막스의 얼굴을 알아보는 자들이 생겨났다. 

“다, 당신은 그때 그 동양인이군요!”

“오레곤 트레일의 성자가 나타났다!”

사람들의 환대. 대학살의 참혹한 현장을 봤던 대원들은 몰몬교들의 반응이 역겹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때 막스는 얼굴에 함박웃음을 지으며 소리쳤다. 적대감보다 지금은 호감을 얻는 게 중요했으니까.

“위대한 몰몬교도들을 다시 만나게 되어 영광입니다! 그때 봤던 분들을 보니 감회가 새롭군요. 건강하셔서 참으로 다행입니다!”

“당신 덕에 우리 가족들은 무사히 이곳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은혜는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진짜 대장 머릿속이 궁금하다.’

대원들의 눈동자가 방황하는 동안 몰려드는 인파들이 막스 일행을 둘러쌌다.

솔트레이크 중심가의 성전으로 향하는 길은 가깝지만 꽤 오랜 시간이 걸려야 했다.

그리고 이를 멀리서 지켜보는 눈.

‘고기 하나를 베풀어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이건가.’

거지들에게 고기를 던져준다고 저런 대접을 받을까 싶다. 라이언 맥스는 배움에 갈증 난 학생처럼 막스를 관찰했다.

종교 박해를 피해 서부로 이주한 몰몬교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신앙이요, 삶이란 그 신앙을 지켜 천국으로 이르게 하는 수단이 아닐까.

‘결국, 저 자식이 건네준 고기는 신앙의 삶을 선물한 것이라 이건가.’

정작 누군가의 습격을 막기 위해 생각 없이 몰몬교를 이용했을 뿐이지만, 혼자만의 착각에 빠진 라이언 맥스는 막스의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했다. 

라이언 맥스는 감탄과 시기, 질투와 애증이 섞인 복잡한 눈빛으로 인파에 둘러싸인 막스를 지켜봤다.

*

몰몬교의 성전. 

말에서 내린 막스는 건물을 응시한 뒤 자신을 따라온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오늘부로 여러분들의 위대한 신앙의 삶이 방해받지 않도록 갈등을 해결하겠습니다!” 

결과에 따라 언제 돌변할지 모를 맹목적인 몰몬교도들. 막스는 선심성 발언을 남발하며 사람들의 박수갈채를 이끌었다. 이는 동양인 성자라는 소문에 덧입혀진 일시적 효과였다.

무장을 해제한 막스는 홀로 성전으로 들어갔다. 안내를 받아 간 곳은 작은 회의실. 

문을 열자 판사들이나 입을 법한 법복을 두른 중년의 남자를 볼 수 있었다.

몰몬교도의 두 번째 지도자 브리검 영.

한 종파를 이끄는 그가 막스를 만난 게 과연 동양인 성자라는 소문 때문일까.

‘이미 내 뒷조사를 다 끝냈겠지.’

그동안 로렌스에서 벌인 일. 광산 회사와 준투 도시의 책임자라는 사실까지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티는 안 내겠지만.

원 역사에선 대학살의 원인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가장 큰 논쟁은 브리검 영의 개입 여부. 

본인은 편지를 써 말리려 했으나 하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대학살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학살을 실행에 옮긴이들은 브리검 영의 지시라며 자신들의 죄를 부인했고.

결국, 사건은 단 한 명만 처벌한 채 묻어지게 된다.

시간을 되돌려 논란의 핵심 인물을 만나게 된 막스는 과거와 미래, 현재의 정보를 떠올리며 브리검 영을 바라봤다.

‘뭐가 됐든, 당장은 얻을 거나 얻자.’

마침 간단한 인사가 끝나고, 후덕한 인상의 브리검 영이 물었다.

“연방정부에서 무슨 지시를 받았길래 독대를 청했나?”

“제 의지로 온 거지 누구의 지시를 받고 온 건 아닙니다.”

“그럼 무슨 권한으로 연방정부와 우리의 갈등을 풀겠다고 온 건가?”

“권한이 굳이 필요합니까. 저는 양측에게 이득이 되는 방법을 제시하러 온 것뿐입니다.”

브리검 영은 그런 게 있을 리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방법이 있었다면 이런 일이 생길 리가 없지. 우리의 입장은 확고하네.”

이들의 입장이란 대통령의 주지사 임명을 거부하고, 유타 준주를 몰몬교도들의 독립 주로 만드는 일이다. 여기에 더해 대학살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고.

‘속셈이 훤히 보인다.’

막스는 비웃음을 삼키며 담담하게 말했다.

“멕시코 전쟁 후 독립 국가였던 텍사스가 왜 연방에 가입하려고 애를 썼겠습니까? 언제 먹힐지 모르는 두려움에 떠느니, 차라리 연방의 울타리에 들어가는 걸 택한 거죠. 그런데 당신께서는 반대를 주장하시는군요.”

“텍사스와 유타는 다르네. 우리는 하나님의 가호를 받거든.”

“...... 정부는 이곳으로 향하는 모든 물자를 차단할 거고, 병력을 늘려서 진격할 텐데 그걸 무슨 수로 감당할 겁니까? 곧 봄입니다. 지난번엔 겨울이라 물러났지, 이번에는 피해가 클 겁니다.”

“그따위 협박이나 하러 찾아온 건가?”

멕시코도 전쟁에서 패한 마당에 몰몬교가 지키는 유타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브리검 영도 이를 모르진 않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는 시위.

딱 그 정도로 보였다.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한 브리검 영을 막스가 또 한 번 자극했다.

“최근 벌어진 대학살 사건으로 사람들은 몰몬교를 이단으로 여기고 있더군요.”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고작 동양인이 잘도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군!”

“저한테 화낼 일이 아니죠. 백인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어찌 됐든, 여론이 이런데 대통령의 다음 행동이 뭐겠습니까?”

첫 전쟁에서 물러난 이상, 대통령은 사활을 걸고 몰몬교를 공격하려 할 것이다.

원 역사에서 브리검 영이 타협을 본 것도 이 때문이었고.

브리검 영이 더 흥분하기 전에 막스가 말을 이었다. 몰아치기보단 회유가 필요한 시점.

“대통령은 대학살의 책임을 몰몬교 탓으로 여기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누군가의 음모가 아니면 이렇게까지 할 리가 없거든요.”

브리검 영의 눈이 가늘어졌다.

“이 사건의 발단을 되짚어 보십시오.”

대학살의 시발점은 이렇다.

10여 년 전 몰몬교의 창시자 조셉 스미스는 폭도들의 습격에 피살되었다.

그런데 지난 9월. 아칸소에서 캘리포니아로 향하는 이주민들 사이에 조셉 스미스를 죽인 살인자가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그 결과 몰몬교의 민병대는 복수를 위해 습격을 계획했고, 이는 마운틴 메도우스 대학살이라는 비극을 불러왔다.

“저는 당신께서 습격 사실을 알고 막으려 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몰몬교 전체의 뜻이 아니라는 이야기죠.”

“......”

브리검 영은 침음을 삼키며 의자에 몸을 묻었다. 기록에 따르면 그는 습격을 저지하려 민병대 지휘자에게 편지를 보냈었다. 그게 사실인지는 모르나, 그렇게 주장했었다.

“그런데 하필 편지가 늦게 도착했죠. 그걸 떠나서. 지도자인 당신의 지시가 내려지기도 전에 민병대는 왜 습격을 강행했습니까?”

“.... 자네는 어떻게 이런 사실들을 알고 있나?”

브리검 영은 더욱 눈을 가늘게 뜨며 묻고.

전생에 얻은 정보지만 막스는 이를 다른 식으로 둘러댔다.

“인디언과 뒤섞여 그들로 위장한 게 오히려 실수를 범한 거죠.”

“그날 있었던 인디언에게 들었다는 소린가?”

막스는 광산 회사에서 인디언들을 고용했다.

게다가 우테 족장 카노쉬를 통해 오늘의 만남을 주선했으니. 인디언과 접촉한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사실, 나도 이 사건이 누군가의 음모가 아닐까 생각했네···. 처음엔 연방정부의 개입을 의심했지.”

정부의 목적은 몰몬교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공격의 빌미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런데 들추면 들출수록 민병대 자체의 문제라는 걸 알게 되었네. 대체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추궁해도 들려오는 말은 한결같더군. 신앙에 따른 행동이라고 말일세.”

브리검 영은 곤혹스러운 얼굴로 이마를 쓸어내렸다. 자기는 몰랐다는 소린데, 진실인지 거짓인지 구분하기가 힘들었다. 만약 거짓이라면 브리검 영은 타고난 연기자가 아닐까.

어찌 됐든.

‘슬슬 거래할 때가 왔구만.’

브리검 영의 말이 진실인지는 당장 중요하지 않다. 필요한 건 생존한 아이들의 행방과 흉수들을 제거. 그리고 정부와 몰몬교의 갈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원 역사에선 이 학살을 주도한 흉수 중 단 한 명만이 교수형에 처하게 된다. 그것도 십수 년이 지난 뒤에야 내려진 판결이었다.

막스는 그들을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이 일의 흑막을 제가 처리해드리겠습니다.”

“...... 누군지 안다는 말인가?”

흉수들을 처분할 명분. 여기에 더해 몰몬교의 세력을 축소하고 그들을 이용하기 위해선 진실과 거짓을 교묘하게 섞을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 막스는 의외의 세력을 끼워 넣었다.

“민병대를 이끈 지휘자와 그 동조자. 그리고 이들 뒤에는 몰몬교의 창시자 조셉 스미스 동생과 미망인이 관련되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윌리엄과 엠마가?”

의외의 이름이 튀어나와서일까, 브리검 영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민병대를 이끈 지휘자들이 흉수라는 건 역사에 기록된 사실. 그러나 몰몬교 창시자인 조셉 스미스의 미망인과 동생은 전혀 근거 없는 막스가 지어낸 이야기고. 이는 몰몬교의 두 세력 사이를 이간질해 주도권을 잡으려 의도였다.

“윌리엄과 엠마가 대체 왜 이런 짓을 꾸민단 말인가?”

“당신께서 조셉 스미스의 뒤를 이었지만, 그들은 어떻습니까? 선택받지 못한 그들은 유타가 아닌 미주리에서 자신들만의 종단을 세우려 하고 있습니다.”

몰몬교도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다만 그 갈등의 정도가 크지 않았기에 브리검 영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이제부터 신경 쓰게 될 거야.’

“대학살의 책임으로 당신을 끌어내리는 것. 그렇게 해서 몰몬교를 다시 손에 넣으려는 의도가 아니겠습니까.”

브리검 영은 손까지 떨며 충격과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대학살보다 그 둘의 존재가 더 신경 쓰이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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