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브라운의 과격한 이미지를 링컨 의원이 상쇄시켰으면 좋겠네요.”
“나도 같은 생각이야. 서로 보완하면 잘 어울리는 그림이 나올 것 같거든.”
폭력 투쟁을 부르짖던 존 브라운.
그에 반해 온건하고 부드러운 링컨의 이미지는 서로 대치되는 측면이 있었다.
“그리고 선거 자금 말인데···.”
모든 선거에서 돈은 필수.
앨런이 조심스레 운을 떼었다.
“공화당 경선부터 대선까지, 꽤 많은 돈이 필요할 거야.”
“당연히 그렇겠죠. 그래서 전 존 브라운과 링컨 둘 다 후원할 생각입니다.”
“규모는?”
“우선 2만 달러씩이요.”
앨런이 탄성을 지르며 물었다.
“그 큰 금액을 똑같이 후원하겠다고?”
“제겐 둘 다 중요하니까요.”
액수도 액수지만, 보통 급에 따라 차등을 주게 마련이다. 그런데.
‘대통령과 부통령 후원에 2만 달러라니.’
아무나 할 수 없는 과감한 후원이었다.
“벽돌 부족하면 뒷산에서 금덩이로 메운다더니, 진짜였군.”
“어디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문이 돕니까?”
“그건 약과네. 콜로라도 광산주가 싼 똥에서는 금가루가 나온다는 소리도 있으니까.”
“... 앞으로 아무 데나 싸면 안 되겠군요.”
회의를 끝내고 앨런과 막스가 나가려 할 때였다.
문밖에 제임스 헨리 레인이 서 있었다.
그는 앨런과 눈인사를 주고받은 뒤 다시금 막스를 사무실로 밀어 넣었다.
“오랜만에 대화나 나누지.”
그러고 보니 그동안 둘은 편지만 주고받았다.
마지막 편지는 레인이 보낸 하퍼스 페리 습격에 관한 정보였다.
자리에 앉자마자 레인이 말했다.
“존 브라운을 대통령으로 미는 것 같은데, 자네답지 않더군”
“마음에 안 드셨습니까?”
“민주당을 이기기 힘들뿐더러, 대통령이 되어도 걱정이거든.”
막스는 레인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떤 걸 우려하시는 겁니까?”
“둘 다 일세. 공화당 후보로 존 브라운은 경쟁력이 없고, 설사 대통령이 되었을 경우 미칠 파장이 걱정되네. 나라가 반으로 쪼개지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 테니까.”
막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누가 되든, 공화당에서 대통령이 당선되면 혼란은 피할 수 없습니다. 물론 민주당이 계속 집권한다면 다를지도 모르겠네요. 그걸 바라십니까?”
“...... 물론 그건 아니네.”
“좋습니다. 그럼 이번엔 존 브라운의 경쟁력에 대해 말해보죠. 과격한 측면이 있긴 합니다만. 결정적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고, 눈살을 찌푸릴 만큼 과한 행동도 하지 않았습니다.”
“흠.”
턱을 매만지던 레인이 막스를 빤히 쳐다봤다.
“솔직히 얼마 전까진 자네가 무서웠네. 제니슨과 몽고메리, 그 둘만 희생된 게 결코 우연은 아닐 테니까.”
제이호커스의 골칫거리들을 막스는 죽이지 않고 살려두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하퍼스 페리에서 그 둘과 부하들만 죽임을 당했으니.
레인은 여러 정황상 막스의 공작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생각할수록 자네의 심계에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론 섬뜩한 기분이 들더군. 물론 이 일을 추궁할 생각은 없네. 다만.”
레인이 막스를 응시하며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나도 그렇게 도와줬으면 하네.”
“너무 솔직하신 거 아닙니까?”
“돌려 말해봐야 어차피 자넨 알고 있잖아. 노골적이지만 나를 도와줬으면 하네.”
레인 의원은 공식적으론 캔자스 준주의 상원 의원이다. 작년 링컨이 상원에 당선되었을 때, 마찬가지로 레인도 캔자스의 주민 투표를 거쳐 상원에 당선되었다.
하지만 준주의 상원이란 명칭만 존재할 뿐, 실제로 워싱턴 의회에 갈 일은 없었다.
그 때문에 상원에 당선되었어도 이슈 거리가 안 될뿐더러, 자랑거리는 더더욱 아니었다.
인디애나 하원을 마치고 자신의 정치 생명을 캔자스에 내던졌건만. 몇 년이 지나도록 캔자스의 향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그 불안감이 레인으로 하여금 막스의 조언을 갈구하게 만들었다.
*
- 지금은 존 브라운 대통령 만들기에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의 운명이 거기에 달려있으니까요.
- 같은 배를 탔다 이 말인가?
- 당장은 노예 해방이라는 목적지를 항해한다고 봐야죠. 그걸 돕는 게 당장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의실을 나온 레인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서려 있었다.
‘자신이 선장이 되어 배를 끌겠다 이거군.’
최종 목적지는 결국 막스가 원하는 지점이 될 터. 존 브라운은 가는 길에 필요한 길잡이 역할일 것이다.
그리고 어느 시점이 오면 자신이 길잡이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레인 의원을 미소 짓게 한 건 어찌 됐든, 막스와 한배에 타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나저나, 갑자기 찰스 의원과의 관계는 왜 물은 거지.’
레인은 대화 막바지에 했던 막스의 말을 곱씹었다.
- 두 분 사이는 어떻습니까?
- 어쩌고 자시고 할 게 없네. 딱히 부딪칠 일이 없으니까.
-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다행이라니. 대체 무슨 의미일까.’
찰스 로빈슨은 캔자스 주지사, 자신은 상원 의원을 노리고 있다. 간혹 의견이 엇갈릴 때는 있지만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다.
레인이 고민하며 발걸음을 옮길 때, 뒤늦게 회의실에서 나온 막스는 그 뒷모습을 생각에 잠겼다.
‘자살할 걱정은 안 해도 되려나.’
원 역사에서 레인의 최후는 자살이다.
남북전쟁이 끝난 직후, 상원 의원에 재선되었음에도 우울증과 정신이상을 겪은 끝에 자살을 선택했으니까.
폭력적 성향의 레인은 제이호커스의 민간인 학살에 관여했고, 동료 의원들의 공격과 비난, 부정부패 등이 그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그리고 이를 주도한 사람은 다름 아닌 찰스 로빈슨 의원이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 시작이 누가 됐든,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기에 바빴으니까.
레인의 숙적인 찰스 로빈스.
고생 끝에 과실을 얻어냈지만, 이를 함께 나누기엔 성향이 극과 극이었다.
하지만 막스가 개입한 이후 많은 게 바뀌었다.
레인의 폭력성은 카리스마로 갈무리되어 긍정적인 효과를 주었고, 찰스 의원은 행정가로서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었으니 말이다.
로렌스 의회 건물.
경제 공황으로 다른 도시들이 휘청거릴 때 로렌스는 과감하게 의회당을 세웠다.
그리고 그곳 1층은 컨벤션 홀로 모임의 장소로 사용되고 있었다.
막스가 들어서자 가장 먼저 다가온 사람은 스토우 부인이었다.
“의외로 바쁘군요. 기다리느라 목 빠지는 줄 알았답니다.”
“모처럼 회의가 많았습니다. 그나저나, 동부에서 꽤 먼 길을 오셨네요.”
“얼마 전엔 영국과 스위스에 있었는걸요. 이 정도 거리는 아무것도 아니죠.”
스토우 부인은 막스와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었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었지만 그녀는 막스의 이야기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작년에 내신 <장관의 구애(Minister’s Wooing)>는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종교에 문외한이지만, 생각할 수 있는 주제 거리를 던지셨더군요.”
스토우 부인의 신작은 비록 성공하진 못했으나, 종교 개혁자 칼뱅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소설이었다.
“거기다 노예 문제의 날카로운 시각도 여전히 담겨 있고요.”
“어머, 그것도 읽으셨어요?”
“안타깝게도, 전 하루라도 글을 안 읽으면 입에 가시가 돋거든요.”
“입에 가시까지요?”
무심코 내뱉은 안중근 의사의 말에 스토우 부인은 박장대소하며 즐거워했다.
뭔가 찝찝함이 든 막스는 재빨리 부가 설명을 이었다.
“조선···의 위인께서 한 말씀입니다.”
“조선이면 청나라 옆에 있는 나라죠?”
“오오, 아시네요?”
“영국에서 들었거든요. 동방의 조용하고 작은 나라지만, 꽤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라고 하더군요.”
모처럼 조선을 아는 이를 만났다.
막스도 덩달아 즐거운지 다양한 주제로 대화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야기 끝에 막스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신문사에 해리 비쳐 스토우가 연재를 한다면, 광고 효과만큼은 확실하지 않을까?
돈과 힘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말과 글이라 했다. 막스는 스토우 부인을 칼럼니스트나 정기 연재 작가로 계약하고자 했다.
“혹시 신문에도 소설을 기고하나요?”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면 그래야겠죠. 왜요?”
“올해 안으로 워싱턴과 뉴욕에 신문사를 만들 생각이거든요. 괜찮으시다면 제가 계약을 하고 싶습니다만.”
“조건은요? 저 꽤 비싼데.”
스토우 부인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묻자, 막스는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웃음을 터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준비되면 말해줘요, 바로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시대를 움직이는 작가. 막스는 헤리엇 비쳐 스토우라는 강력한 무기를 손에 넣었다.
로렌스에 머물면서 막스와 존 브라운은 수시로 만났다. 때론 앨런이 동석하기도 하고, 존 브라운의 참모들도 껴 선거 전략을 세웠다.
그렇게 4월이 될 무렵.
포니 익스프레스의 기수가 동부에서 서부로 우편물을 배달하기 위해 각 역에 배치되었다.
그런데 이 일이 벌어지기 몇 개월 전.
막스는 포니 익스프레스 기수 채용 공고문을 들고 둘을 찾았는데, SFBC에서 가장 말을 잘 타는 통신병 터커와 버팔로 빌 코디였다.
[포니 익스프레스 기수 채용 조건]
1. 젊고 마른 체격의 강인한 친구
2. 말을 매우 잘 타고, 죽음과 맞설 용기가 있는 자
3. 18세 이하. 보수는 주 25달러.
4. 부모 없는 고아를 선호함.
- 역사적인 순간이다. 하고 싶지 않아?
- 하, 하고 싶어요!
- 물론 당분간이야. 너넨 SFBC니까.
막스는 터커와 코디에게 역사에 이름을 남길 기회를 주고자 했다.
창업주인 러셀 역시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SFBC의 실력만큼은 이미 콜로라도에 소문이 파다했으니, 오히려 바라던 바였으니까.
1860년 4월 3일.
리븐워스에서 북쪽으로 50km 떨어진 미주리주 세인트 조셉.
수많은 인파가 역사적인 출발을 구경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미주리와 캔자스의 노예제 구분도 의미 없는 자리. 제이호커스와 보더 러피안도 이날만큼은 신념보다 호기심을 앞세웠다.
히콕은 조금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코디를 쳐다봤다.
“여차하면 내가 같이 달려줄까?”
“됐어. 이 정도도 못 하면 SFBC가 아니지. 고작해야 80마일을 달리는 건데 뭘.”
14살의 코디는 나이답지 않게 침착하고,
오히려 히콕이 좌불안석이었다.
“인디언 만나거든, 뒤돌아보지 말고 달려야 해. 알았지?”
“걱정 마. 어차피 뒤돌아볼 시간도 없으니까.”
80마일(128km)을 달리는 동안 다섯 번이나 조랑말을 갈아타야 한다. 그만큼, 포니 익스프레스 사업의 핵심은 시간이었다.
그런데 약속된 시간이 지나고 해가 저물어가는데도 동부에서 출발한 우편물은 도착하지 않았다.
먼발치에서 기다리던 남자가 슬슬 지루해졌는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시간이면 9일은 힘들겠군.”
“기차가 연착하는 바람에 우편행낭이 늦어졌다더군요. 이 정도는 이해해야죠.”
“뭐, 그건 그렇다 치고.”
링컨은 기수인 코디 옆에 있는 말을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저건 누가 봐도 조랑말이 아닌 것 같은데, 왜 사명을 그렇게 지었을까.”
“글쎄요.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거라 들었습니다만.”
“흠. 존 브라운처럼 말인가?”
링컨의 시선은 여전히 말을 향하고 있었다.
포니 익스프레스는 실제로 캘리포니아 머스탱(야생마)과 현재까지 경마에 사용되는 모간과 서러브레드를 사용하고 있었다.
“어떤 다양한 의미를 내세워도, 결국 그 자리에 맞는 걸 택할 수밖에 없네. 존 브라운의 신념은 높이 사나, 국익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는 물음표네.”
링컨은 막스에게 묻고 있었다.
미국의 국익을 위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를.
< 대통령과 부통령 > 끝
< 포니 익스프레스와 공화당 전당대회 >
링컨이 말하는 국익이란.
부강한 국가. 이를 위해 연방은 유지되어야 하고 갈등은 봉합되어야 한다는 것.
또한 경제는 발전해야 하고, 모든 국민은 일자리를 얻어 부를 얻을 기회를 누려야 한다는 게 링컨의 핵심 가치였다.
그런데 여기엔 모순이 있다.
“국익이라는 걸 이야기하기 전에, 그 전제를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만.”
“시간은 충분할 것 같네.”
링컨의 시선을 받은 막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지금 미국의 기조는 ‘명백한 운명’에 따른 발전입니다. 서부에 땅이 있으니, 이를 개척하는 게 하나님에게 부여받은 백인들의 사명이라는 거죠. 의원님도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 조금은 철 지난 이론이 아닐까 싶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애석하게도 미국의 정책은 여전히 그 이론을 따르고 있습니다.”
드넓은 동부의 땅을 두고, 연방 정부는 연신 Go West를 외친다.
이는 밀집된 동부의 인구를 분산시켜 서부를 발전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그러나.
“값싼 노동력을 위해 이민자를 유치하는데, 정작 도시에는 일자리를 빼앗긴 토착민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더 웃긴 건 도시에서 버티지 못한 사람들이 서부로 이동해 인디언의 땅을 빼앗는다는 겁니다. 과연 이게 제대로 된 정책입니까?”
아직 시행은 안 했지만, 링컨이 만든 유명한 홈스테드 법이 대표적이다.
깃발만 꽂으면 땅을 주는 것으로, 이는 결국 인디언의 땅을 빼앗아 백인에게 돌려주는 것에 불과했다.
“누구나 비평은 할 수 있네. 단, 대안책이 있어야 설득력이 있는 걸세.”
“제 대답은 간단합니다. 난잡한 발전은 그만두고, 평등을 주장하려거든 예외를 두지 말라는 거죠.”
인간의 권리는 하늘로 부여받은 절대적 권리.
링컨은 이런 천부인권을 주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그 천부인권은 특정 인종과 집단에만 적용된다는 게 문제였다.
“인디언과 동양인, 히스패닉을 놔둔 채 평등을 외치는 건 갈등을 봉합하려는 미봉책일 뿐. 이 상태로 노예 해방이 이루어진다 해도 갈등은 꽤 오래 지속될 겁니다.”
“반대로 자네 말처럼 해도, 그 또한 갈등이 생길 텐데?”
“그렇다면 쉬운 선택보단 옳은 방향을 선택해야죠. 그런 점에서 존 브라운과 저는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링컨은 굳은 표정으로 침묵했다.
반박할 말을 찾으려 머릿속은 막스의 말을 곱씹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할수록 맞는 말이라, 반대하려면 궁색하고 빤한 억지가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억지란 백인들이 주장하는 오만한 논리와 같다는 점이었다.
링컨의 침묵이 이어지는 동안, 시간은 저녁 7시 1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치이이익, 칙칙.
세인트 조셉 기차역에 마침내 우편행낭이 도착했다.
“일단 대화는 잠시 미루도록 하지.”
“가시죠.”
막스와 링컨은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향했다.
기차가 멈추자마자, 그 안에서 우편행낭을 든 남자가 헐레벌떡 뛰쳐나왔다.
이어달리기 바통을 넘겨받듯, 버팔로 빌 코디는 행낭 주머니를 건네받았다.
행낭에는 49개의 편지, 5개의 개인 전보, 샌프란시스코 및 중간 지점에 건네줄 서류들이 들어 있었다.
말에 올라탄 버팔로 빌 코디는 말머리를 한 바퀴 돌려 손을 흔들었다. 지금껏 기다려준 대중을 향한 일종의 쇼맨쉽이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가라, 버팔로 빌 코디!”
“달려라, 달려!”
버팔로 빌 코디가 말 허리를 박차고, 평원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을 향해 내달렸다.
포니 익스프레스의 첫 기수.
그 역사적인 사진에는 버팔로 빌 코디와 존 브라운, 링컨도 함께였다. 물론 스카프로 얼굴을 가리고 눈만 내놓은 막스도 있었다.
첫 기수인 코디를 시작으로, 터커, 조니 프라이, 빌리 리차드슨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10일 뒤인 4월 14일 우편행낭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비록 약속보다 늦었지만, 기차 연착을 고려하면 미 전역을 열광케 할 정도로 파격적인 속도였다.
신문이 포니 익스프레스 기사로 도배되고 러셀은 이를 발판삼아 미연방 정부의 우편 서비스를 계약하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