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이날의 참호전과 기관총을 앞세운 전술은 앞으로 벌어질 전투 양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
텍사스의 주도 오스틴.
남군이 장악했던 의사당을 탈환하고, 이내 연방의 인물들이 자리를 대신했다.
남군의 콜로라도 대패 소식이 퍼지자마자 구금에서 풀려나거나 숨어있던 유력 인물들이 속속들이 의사당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전쟁 발발 후 가장 큰 회의가 오스틴 주의회에서 열리게 되었다.
목적은 남부 연합으로부터 텍사스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가 주 의제였다.
실질적으로 텍사스를 점령하고 있는 건 캔자스 주둔군.
텍사스의 유력자들은 캔자스 사령관 제임스 헨리 레인을 회의 주관자로 내세우려 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아무렴 동양인보다야.’
그들은 막스보다 제임스 헨리 레인에게 텍사스 탈환의 영광과 향후 대책까지 맡기게 할 셈이었다. 하지만 레인은 장내를 둘러보며 단호히 거절했다.
“제가 나설 일이 아니지요. 다들 알지 않습니까? 텍사스를 여러분에게 돌려준 게 누군지를. 연방의 특수부대 장군님. 당신이 나와서 회의를 주관하시지요.”
정중한 부탁에 이은 레인의 시선이 닿는 곳.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자 한 남자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단상 앞으로 나와 과감하게 모자를 벗고 스카프를 풀어 헤쳤다.
동양인.
하지만 이미 소문이 퍼진 상황이라 아무도 놀라거나 표정에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설사 불만과 호기심이 있다 해도 속으로 삼키는 분위기였다.
막스는 의회에 모인 수백의 사람들을 보며 입을 뗐다.
“바로 갑시다. 캔자스의 병력이 언제까지 텍사스에 머물 수는 없는 일. 신속히 의용군을 모집하는 게 첫 번째 해야 할 일입니다.”
두 번째, 세 번째가 이어지는 동안 사람들의 머릿속에 동양인의 존재는 희미해져만 갔다.
대신 연방의 장군으로서. 텍사스를 되찾은 핵심 공로자로서 존재감이 사람들의 머릿속을 채워갔다.
< 율리시스의 앞길을 막는 건 누구?>
텍사스는 북으로는 인디언 영토로 지정된 오클라호마, 서쪽으론 아칸소와 루이지애나와 국경이 맞닿아 있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이곳들은 전부 남부 연합의 세력권이다.
원 역사에서 텍사스는 남북전쟁 기간 딱히 주목할만한 전투를 벌이지 않았다. 대신 수만 명의 군인을 다른 주의 전투에 내보내는 열성을 보였다. 그리고 그 결과.
텍사스는 로버트 리 장군의 항복에도 승복하지 않고, 남부 군인들의 최후 집결지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 워싱턴에서 멀리 떨어진 텍사스는 최후의 보루로서 중요한 안식처였다.
그런데 막스가 텍사스를 빼앗았다.
그것도 남북전쟁 초반부터.
‘엄청난 저항에 부딪히겠지.’
사방이 적이요 그에 동조하는 내부의 적도 많아 지키는 것 또한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아시다시피 지금의 텍사스는 태풍 앞의 촛불이나 다름없습니다. 누군가 선동하면 남부를 위해 총을 들 자들이 수두룩하지요. 따라서 남부에 둘러싸인 텍사스가 연방으로 남기 위해선 강력한 군대가 필요합니다.”
힘을 힘으로 누른다. 단순하지만 지금 상황에 가장 적합한 말이 아닌가.
다만 빼앗긴 경험이 있던 자들에겐 여전히 막막하고 두려움이 남아 있었다. 그들에겐 텍사스 주민 다수가 남부 연합에 동조하는 것도 부담이었다.
“우리의 힘만으로는 어렵소! 지금처럼 연방이 군대를 주둔시키지 않으면 텍사스는 또다시 남부 연합에게 빼앗기게 될 것이오!”
“민병대를 모집한다 해도 실력과 경험을 갖춘 지휘관들은 전부 남부로 갔습니다!”
“연방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이 한마디씩 내뱉자 장내는 삽시간에 성토의 장이 되어 버렸다. 이를 묵묵히 지켜보던 막스가 손을 들자 차츰 소리가 줄어들었다.
“여러분들의 뜻은 잘 알겠습니다. 요는 민병대를 모집해도 지휘할 사람이 부족하다는 말인데.”
말을 멈춘 막스의 시선이 회의실 뒤쪽을 향했다. 그곳엔 SFBC 대원 십 수명이 회의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막스는 그중 몇 명과 시선을 교환하며 말을 이었다.
“마침 여러분이 말하는 조건을 두루 갖춘 지휘관들이 여기에 있습니다. 그들은 텍사스 레인저스와 캘리포니아 레인저스죠.”
“레인저스?”
“캘리포니아?”
사람들의 시선이 뒤에 집중되었다.
한때 레인저스의 지휘관이었던 월러스와 포드, 에버스, 프리맨. 그리고 캘리포니아 레인저스의 헤리 러브와 라파예트 블랙, 빌리 핸더슨이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저들이 주축이 되어 텍사스 민병대를 조직하고 지휘하게 될 겁니다. 뒤에서 다른 말 말고, 반대하시는 분은 지금 바로 손을 드세요. ”
특수부대, SFBC, 그 외의 경험까지 골고루 갖춘 이들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막스의 말에 장내가 술렁이더니 이내 잠잠해졌다. 대부분은 텍사스 레인저스를 이미 알고 있거나 친분이 있던 사람들이다.
반대가 있다 해도 극소수에 지나지 않았고. 단상에서 노려보는 막스의 눈빛에 선뜻 손을 들기도 힘들었다.
물 들어온 김에 노 젓는다고, 막스는 빠르게 일처리를 끝내기 위해 임시 주지사로 추대된 샘 휴스턴을 단상에 내세웠다.
그는 멕시코전쟁 당시 텍사스 공화국의 대통령이자 남북전쟁 발발 직전에 주지사였던 자였다. 텍사스 남동쪽의 해안가 도시 휴스턴 역시 그의 이름을 기리기 위해 명명될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인답게 나이는 70대를 바라보고 있다. 살아온 연륜과 경험이 증명하듯 그는 연방을 탈퇴하려는 텍사스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텍사스 헌법의 이름으로 저는 남부 연합의 동맹 서약에 선서하지 않겠습니다.
북부는 연방을 유지할 각오가 되어 있고, 추운 기후에 사는 그들은 우리 남부인들처럼 불같거나 충동적인 사람들이 아닙니다.
내가 두려워하는 건, 그들이 정해진 방향으로 움직일 때 강력한 추진력과 인내력으로 남부를 압도할 것이라는 겁니다.]
샘 휴스턴은 남군이 모든 면에서 북군에 뒤진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 때문에 연방의 분리를 원하지 않았다.
다만 노예제에 관한 입장은 남부에 가까웠다.
‘포지션이 애매하긴 하지만 지금은 저런 인물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막스의 의도대로 샘 휴스턴은 텍사스 행정의 공백을 메우고 안정을 도모하는 데 최적화된 인물이었다.
또한 일의 우선순위도 잘 알고 있어, 이날 회의 자리에서 주의 사령관으로 월러스를 준장으로 임명했다. 그 외 회의장에 있던 레인저스들은 연대장인 대령으로 임명해 민병대를 지휘하게 했다.
*
회의가 끝나고 포드는 다짜고짜 월러스에게 불만을 터트렸다.
“내가 너보다 못한 게 뭐냐! 난 대령인데 왜 넌 준장이냐고!”
“몰라서 물어?”
“모르겠는데!?”
“내가 SFBC를 더 일찍 들어갔거든. 꼬우면 더 빨리 들어왔어야지.”
월러스의 이죽거림에 포드가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이때 막스가 다가와 둘을 노려봤다.
“회의다.”
“또!?”
막스는 새로 임명된 지휘관들을 따로 모아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회의 시작에 앞서 월러스와 포드를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SFBC 내부에서 분열, 갈등을 일으키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분열은 무슨.”
“...... 그냥 장난이었지.”
둘이 뻘쭘한 표정을 짓고, 막스는 이내 다른 대원들을 보며 말을 이었다.
“SFBC 대원이 눈먼 총에 맞아 죽었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앞으로 정신 똑바로 차려. 길 가다 누가 언제 어디서 총 쏠지 모르니까.”
텍사스 레인저스에게 텍사스의 위험을 경고한 막스. 월러스와 포드 역시 자신들이 레인저스였을 때와는 분위기가 다름을 알고 있었다. 심지어 민병대 내에 남부 돌아이가 섞여 있는 것도 가능한 일이었으니.
“텍사스의 광활한 영토를 전부 커버하긴 힘들다. 전략은 4개 대도시를 중점으로 방어하고, 나머진 소대 단위의 게릴라 전술로 응대할 수 있도록.”
가장 큰 문제는 아칸소와 루이지애나.
“남군의 대규모 병력이 국경을 넘어올 경우 이를 억제하기 위해 캔자스와 미주리주 군은 텍사스가 아닌 아칸소로 남하할 거야. 그런데도 적들이 텍사스를 밀고 들어온다면?”
“...... 끝까지 맞서 싸워야지!”
포드의 말에 막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무턱대고 싸우면 기껏 끌어모은 병력만 희생시킨다. 그러니까 콜로라도에서 기관총 30대를 지원해줄 거다.”
“30대!!!”
다들 경악을 터트릴 때 막스의 충격적인 말이 이어졌다.
“정정한다. 쇳덩이에 천막을 씌운 30개. 그걸 4개의 대도시에 배치할 거야.”
“사기네?”
“위장 전술이란 거다.”
대원들이 허탈한 웃음을 터트릴 때, 헤리 러브 만큼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위장한 기관총으로 적들에게 두려움을 심어주고, 한편으론 주변에 쥐새끼처럼 숨어있는 남부 첩자 놈들을 솎아낸다. 동시에 무기를 빼앗으려 달려드는 불나방들까지 제거!”
짝짝.
헤리 러브가 손뼉을 치며 말을 이었다.
“역시 보스로군. 한 가지로 몇 가지 수를 노리다니. 대단해.”
‘첩자와 불나방? 이건 생각 못 했는데. 개이득인가.’
막스는 내심 뜨끔했지만 표정은 자연스러웠다.
헤리 러브를 향해 말없이 한쪽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대원들이 탄성을 지르고, 그렇게 SFBC 리더의 자리는 더욱 굳건해져만 갔다.
*
동부는 철도가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고, 철로 주변으론 전신주가 깔리고 있다.
이는 정보 접근성에서 동부와 서부의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는데, 서부에선 거북이처럼 느리게 확산하던 정보가 어느 순간 폭발적인 속도로 퍼져나가는 것이다.
예로서 콜로라도 전투와 텍사스 탈환 소식은 사건이 끝난 지 사흘 뒤에야 미 전역을 광풍처럼 쓸어갔다.
남군 1만 6천의 대군을 완벽하게 막아낸 콜로라도. 용맹한 콜로라도의 민병대와 광부, 헌신적인 도시 이주민들을 찬양하는 기사에 북부가 열광했다. 하지만 신문사들은 인디언들을 언급하지 않았다. 막스가 설립한 <프리덤 에코>가 기사를 싣기 전까지는.
[콜로라도 방어의 핵심적인 역할은 다름 아닌 인디언 연합]
[왜 인디언들은 연방의 편에 섰을까]
작심한 듯 <프리덤 에코>는 인디언에 관한 기사를 쏟아내고 그들의 희생을 조금은 과장하여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그리고 같은 신문사의 신출내기 기자가 쓴 사설이 주목을 받았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저는 진실의 가치를 모르는 자에게 진실을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분께서 세상에 색깔은 ‘흰색’만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면 조용히 신문을 구겨 화장실로 들고 가시길 바랍니다.
이왕이면 남쪽으로요!
다행히 당신은 여러 색깔의 존재를 믿으시는군요. 그렇다면 이제부터 진실을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명백한 운명으로 인해 광활한 서부의 영토를 얻었지만, 마음은 오히려 좁아지고 편협해졌습니다. 이제는 서로 총을 겨누며 죽이기까지 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랐는데,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멀쩡하게 밭을 일궈 자신들의 과실을 나눠주던 인디언들의 고마움을 잊어서일까요? 아니면 그조차 허구라서 믿지 않았던 게 원인일까요?
아닙니다.
우리는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모르는 것뿐입니다.
인디언들이 북부를 도운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이 낯선 땅을 밟은 우리의 선조에게 음식과 생존법을 알려준 게 바로 그들이었습니다.
이건 허구가 아닌 진실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모르고 있죠.
알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명백한 운명을 하나님의 말씀인 양 자의적으로 해석한 우리의 무지와 잘못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는 머나먼 아프리카에서 붙잡혀 온 흑인을 노예로 부리고, 그들의 해방을 위해 인디언이 피를 흘리고, 한 동양인 장군이 콜로라도 방어와 텍사스 탈환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이룬 걸 목격하고야 말았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흰색이 최고라 생각하십니까?
그렇다면 늦었지만, 다시 한번 신문을 찢고 화장실로 달려가십시오.
만약 당신이 내 적이라 해도 상관없습니다.
나에겐 가장 치명적인 무기, 웃음이 있거든요.
끝으로 이 글에서 무언갈 찾으려고 하지 마세요.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가능하면 기억에서 완벽하게 지우길 추천합니다. 물론 힘들겠지만요.
- <프리덤 에코>의 마크 트웨인]
“역시.”
막스는 묘한 표정으로 신문을 내려놨다.
사무엘의 필명이 마크 트웨인이라는 건 이상할 게 없다. 독설가답게 논조도 역시 마크 트웨인다웠다. 다만.
‘소설이 과연 그대로 나올 수 있을까.’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핀의 모험, 왕자와 거지 같은 명작들이 세상에 나올지 지켜보는 것도 나름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막스가 마크 트웨인을 생각하고 있을 때.
텍사스 지점의 핑커톤 요원이 찾아왔다.
내용은 율리시스에 관한 것이었다.
“흠. 연대가 카이로에서 켄터키주로 넘어갔다 이거군요.”
“그렇습니다.”
켄터키는 북군도 남군도 아닌 중립지역.
발단은 북부가 공개적으로 켄터키 내에서 군을 모집하고 캠프를 구성한 게 원인이었다.
남군은 중립을 위반했다며, 이에 대한 대응으로 병력을 이끌고 켄터키로 진입. 미시시피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절벽의 핵심 위치인 콜럼버스 마을을 점령한다.
그리고 3일 후.
율리시스 대령은 일리노이주의 경계를 따라 이동해, 켄터키의 파두카를 점령했다.
파두카는 테네시강 하구로, 만약 남부 연합이 점령할 경우 일리노이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지역이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원 역사에선 연신 패배를 기록하던 북군에겐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링컨이 율리시스를 주목한 것도 이 일 때문이었고.
그런데 콜로라도에서 1만 6천의 대군을 물리치고, 남부 연합의 동맹 텍사스를 탈환했는데 그까짓 파두카는 사람들의 관심에도 없었다.
‘뭔가, 내가 율리시스의 앞길을 막는 것 같은 기분이냐.’
“그럼 현재 위치는 파두카겠군요.”
“그렇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율리시스 대령은 남군이 점령한 콜럼버스를 공격하고 싶어 합니다.”
그런데 서부 사령관 존 프레몬트가 율리시스의 요청을 거절했다.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번 막스의 활약이 또다시 율리시스의 존재감을 희미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이었다.
‘얼마 전에 윌리엄 셔먼도 준장 진급했던데.’
미래의 부하보다 계급이 낮은 참담한 현실.
무엇보다 전장에 갔는데 지휘권이 없다는 게 율리시스의 한계였다.
핑커톤 요원이 돌아가고도 막스의 고심은 계속되었다. 피치가 말을 걸어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그날 저녁, 워싱턴에서 파발이 도착했다.
“설마, 콜린?”
“아니. 이번엔 네이선 로어야.”
콜린과 함께 존 대통령 경호 임무를 맡은 로어. 오랜만에 도착한 편지에 막스는 미소를 지으며 봉투를 뜯었다.
피치가 바싹 붙어선 눈을 크게 뜨고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존경하는 보스, 아니 막스 조 장군님. 오늘따라 운동하면서 흘린 땀을 보니, 보스가 더 보고 싶더군요. 뭐야, 이 변태같은 멘트는.”
피치가 혀를 차며 목소리를 내기 귀찮은지 눈으로만 읽어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소장 진급?! 막스 소장?!”
[축하드립니다, 보스!
이번엔 아무런 반대도 없었습니다! 그게 전 가장 기쁘더군요. (눈물 자국)
추가로 서부 사령관 존 프레몬트에 관한 경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개인 비리와 여러 가지가 맞물려있다고 하더군요.
비밀이지만 조만간 대통령께서 편지를 보낼 겁니다. 내용은 짐작하시겠지만, 서부 사령관일 가능성이 큽니다.]
“서부 사령관!!!!!”
“아씨, 귀 아파!.”
“그깟 귀가 대수야!”
피치가 호들갑을 떨며 문을 박차고 나갔다.
< 서부 사령관 >
서부 사령관 존 프레몬트에 관한 논란은 임명된 직후부터 줄곧 제기되어 왔다.
호화스럽고 사치스러운 생활과 측근들과 함께 여러 사업 이권에 개입해 폭리를 취한 것.
하지만 존 브라운이 프레몬트의 경질을 심각하게 고민한 건, 미주리주의 안정화는커녕 주민들이 연방에 반감을 갖도록 부추긴다는 점이었다.
프레몬트는 어느 날 새벽, 존 브라운에게 보고도 하지 않은 채 미주리주를 계엄령 아래 두는 포고령을 발표했다.
무장한 민간인은 군사 형법으로 처형당할 것이며, 분리자들을 도운 사람들의 재산은 몰수되고, 남군의 노예는 즉시 해방된다는 선언이었다.
- 프레몬트의 행동이 도가 지나쳐요! 이대로는 미주리주의 민심만 더 나빠질 뿐입니다!
- 자신의 공화국이나 제국을 건설한다는 소문이 돈다더니, 진짜인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한때 공화당의 대선 후보였던 만큼, 프레몬트를 지지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았다.
- 다들 뻔뻔하군요. 우리 연방에게 첫 승리를 안겨준 게 누굽니까? 윌슨 크릭 전투와 이번 콜로라도 방어전, 텍사스 점령은 모두 프레몬트 장군의 지휘 아래 이루어진 일입니다.
- 전쟁에서 승리를 이끈 지휘관을 경질하는 건 유례없는 일입니다. 이딴 식이면 누가 연방에 충성하겠습니까!
한쪽은 헨리 할렉을 사령관으로 밀고, 한쪽은 프레몬트를 비호하며 언쟁을 벌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존 브라운의 마음속에 답은 내려진 상태였다.
‘여기서 도울 방법이 있다면 당장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