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가 율리시스를 내세우려 한다는 건 이미 알고 있는 사실. 함께 카이로로 이동한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
다만 갑작스레 남군이 판을 깔아주는 바람에 막스의 계획이 꼬였으니. 이 정도는 풀어줘야 대통령이 된 보람이 있지 않겠는가.
존 브라운은 그 타이밍을 재던 끝에 손을 들어 각료들의 언쟁을 중단시켰다.
“여러분의 의견은 잘 들었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기로 하지요. 프레몬트는 잠시 보직 해임 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게 무슨.”
“끝까지 들어 보세요. 전 프레몬트 사령관에게 기회를 주고 싶습니다. 현재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 특히 측근들과 벌이는 사업을 정리할 시간을 주고자 합니다. 그게 해결되면 언제든 복권할 생각입니다.”
“그럼 그 자리는 누구로 하실 생각입니까?”
재무장관 살몬의 눈이 가늘어졌다. 자신이 밀고 있는 헨리 할렉이 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가능성이 없다는 걸 알고 있어서였다.
‘설마 또 동양인을 내세우는 건 아니겠지.’
존 브라운은 보란 듯, 재무장관을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임시 서부 사령관으로 막스 소장만 한 사람이 또 있습니까?”
“또 그자를 내세우려는 겁니까? 소장으로 진급한 건 그렇다 쳐도, 동양인이 서부 사령관이라니요. 군의 사기에 악영향을···.”
“이미 막스 장군이 끌어올린 사기가 하늘에 닿았는데, 군의 사기가 떨어져 봐야 얼마나 떨어지겠습니까.”
존 브라운은 또다시 막스의 찬란한 업적을 읊어댔다.
“윌슨 크릭 전투로 연방의 첫 승리를 안겨주었고. 개틀링 기관총은 물론 개발자까지 포섭했습니다. 여기서 끝나도 될 걸, 콜로라도를 공격한 대군을 물리치고 그 틈에 남부 연합의 텍사스를 점령하기까지 했습니다.”
동양인을 부정하고 경멸하는 자들조차 입을 다물게 할 만한 업적. 그들의 모습에 희열을 느끼며 존 브라운은 백번을 해도 지겹지 않을 말들을 늘어놓은 끝에 마무리를 지었다.
“앞으로 누굴 추천하려거든, 이만큼은 해줘야 제가 납득할 수 있을 겁니다.”
“......”
막스가 준장(Brigadier General)에서 소장(Major General)까지 걸린 시간은 한달.
그리고 이날 회의의 결과로 임시지만 새로운 서부 사령관까지 차지하게 되었다.
*
“서부 사령관님! 어디 가시는 길입니까!”
“서부 사령관님! 식사는 하셨습니까!”
SFBC 대원들은 마주칠 때마다 놀리듯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넸다.
“임시라고 했잖아, 새끼들아. 작작 좀 해!”
정식으로 대통령의 임명장을 받은 막스.
이제 그가 있어야 할 곳은 텍사스가 아닌 서부 사령부가 있는 세인트루이스다.
월러스와 대원들에게 텍사스를 맡겨두고 떠날 채비를 하던 때.
막스를 만나고자 많은 사람이 찾아왔다.
주로 텍사스의 유명 인사들로 서부 사령관이 된 막스와 안면을 트려는 게 목적이었다.
의미는 다르지만, 떠나기 전 텍사스의 주지사 샘 휴스턴과도 독대도 가졌다.
“개틀링 기관총이 각 도시에 배치되었다는 소문이 돌던데, 텍사스를 대표해서 사령관에게 감사를 전하는 바네.”
“저한테 감사할 게 있나요. 모든 건 연방을 지키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반분리주의자인 샘 휴스턴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노예제를 떠나 연방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그에겐 만족스러운 대답이었다.
설령 기관총이 가짜라는 게 밝혀져도 막스를 탓하진 않을 것이다. 몇 가지의 수를 갈아 넣은 위장 전략이라는 걸 헤리 러브가 잘 이해시켜줄 테니까.
“SFBC가 지난 몇 년간 레인저스의 자금을 후원한 건 알고 있었네. 늦었지만 우리 텍사스에 관심 가져준 걸 다시 한번 고맙게 생각하네.”
“별말씀을요.”
“그나저나, 여기서 하던 사업도 철수하느라 피해가 컸을 텐데. 안타깝게 되었네.”
텍사스에서 운영하던 목재소와 목장의 철수로 어림잡아 2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봤다.
물론 그전에 벌어들인 게 몇 배라 신경 쓰진 않았다.
하지만 조금은 앓는 시늉을 하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막스는 시무룩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보다 타격이 컸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따름이지요.”
“그렇군. 조금 이른 감은 있지만, 이참에 텍사스에서 사업을 넓혀보는 건 어떤가.”
‘전쟁 중에 사업 이야기라.’
시기가 어찌됐든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하지만 살날이 많지 않은 노회한 정치인이 자신에게 무엇을 바라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원하시는 게 있습니까?”
“뭐, 어떻게 하면 죽어서도 눈을 편히 감을까 궁리하던 끝에 이런 생각이 들었네. 콜로라도처럼 SFBC가 텍사스에 깊숙이 관여하면 조금은 이곳이 안전해질 것 같다는 생각 말일세.”
존 프레몬트처럼 시기에 맞지 않는 사업 얘기지만, 그 속내는 전혀 달랐다.
샘 휴스턴은 진정 텍사스를 위한 충성심으로 막스에게 사업을 제안했다.
그렇다고 전혀 뜬금없진 않았다.
밑바탕엔 텍사스 민병대 사령관 월러스가 있었으니 말이다.
- 월러스, 그동안 콜로라도에서 어떻게 지냈나? 자네 보스인 그 동양인에 관해서도 궁금한 게 많다네.
- 이야기가 꽤 길 텐데 시간 괜찮으시죠?
샘 휴스턴은 월러스의 말을 들으며 많은 부분에서 영감을 받을 수 있었다.
인디언과의 갈등.
백인과 히스패닉, 독일 이주자들과의 갈등.
노예제 옹호론자와 폐지론자와의 갈등.
샘 휴스턴은 이 모든 해법을 인종의 용광로인 콜로라도에서 찾을 수 있었다.
문제는 해결책은 알지만 해결하기 쉽지 않다는 거. SFBC 같은 조직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현실이었다.
샘 휴스턴은 측근들과 논의한 끝에 사업을 구실로 SFBC를 텍사스에 묶어두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는 텍사스를 이끌 정치인들이 전쟁 기간 내내 권력을 유지하고 이후까지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이해와도 맞아떨어졌다.
샘 휴스턴의 마음이야 어떻든.
막스는 기쁨에 실소가 흘러나올 지경이다.
하지만 표정 관리에 힘쓰며 고민하는 척 뜸을 들였다. 잠시 후.
“텍사스의 광물, 자원의 탐사 및 채취 권한을 주시는 건 어떻습니까?”
“흠. 콜로라도처럼 텍사스에도 금이 있을 거라 생각하나?”
“그야 모르는 일이지요. 금 말고도 자원은 여러 가지가 있지 않겠습니까.”
석탄의 시대가 저물고 곧 석유의 시대가 도래할지니. 텍사스 곳곳에 빨대를 꽂아 빨아들이는 게 막스가 원하던 그림이었다.
의도치 않게 샘 휴스턴이 판까지 깔아주었으니 전쟁과 사업 둘 다 순풍에 돛단 듯 뻗어나갔다.
*
텍사스 일을 마무리 짓고 막스는 SFBC 대원을 이끌고 세인트루이스로 향했다.
‘어째 이동할 때마다 인원이 줄어드냐.’
현재 인원 150. 콜로라도, 로렌스, 텍사스, 율리시스의 부대가 있는 카이로. 그리고 워싱턴 DC에까지 SFBC 대원들이 퍼져 있다.
“전쟁이 끝나야 전부 모일까나.”
“누가 제일 보고 싶어?”
막스의 말에 피치가 물었다.
“전부 다. 겨울이 다가오니까 더 보고 싶네.”
“왜, 다들 추위에 떨고 있을까 봐?”
“아니. 혹한기 훈련 때문에.”
순간 뒤통수에 서늘함이 느껴진다.
막스가 고개를 돌리자, 대원들이 잡아먹을 듯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농담이다.”
“당연히 농담이겠죠! 지금 혹한기 훈련하자고 하면 그게 어디 사람입니까.”
“...... 그래도 안 하면 뭔가 허전하지 않냐?”
“전.혀.요!”
막스가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자 피치는 감자나 먹으라며 내밀었다. 물론 껍질 채였다.
세인트루이스의 서부 사령부.
고급 맨션을 지키던 경호원은 보이지 않고, 일부 군인들과 프레몬트만 남아 사무실을 정리하고 있었다.
막스는 담담한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고생이라.”
프레몬트는 분노하기보단 착잡한 얼굴로 막스를 맞이했다.
“고생은 자네가 했지. 콜로라도의 방어전과 텍사스 점령은 몇 번을 들어도 통쾌하고 훌륭했네.”
“소장님께서 지원해주신 덕분이죠.”
“그렇게라도 말해주니 고맙군. 자네라면 서부 사령부를 잘 이끌어 갈 거네.”
존 프레몬트는 막스를 원망하지 않았다.
모든 원인은 자신이 초래한 것. 오히려 존 브라운이 막스를 택한 걸 다행으로 여겼다.
프레몬트는 사령부를 떠나기 전.
율리시스의 공격 요청을 거부한 것에 다음의 이유를 들었다.
- 중립국인 켄터키에서 전쟁을 일으키는 건 위험한 일이네. 자칫 켄터키가 남부 연합에 동조할 가능성이 있거든.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방법을 조금 달리하면 프레몬트가 우려하던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자, 그럼 슬슬 시작해 볼까.”
사령관 책상에 앉은 막스.
율리시스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것은 편지를 쓰는 일이었다.
수신인은 존 브라운 대통령.
내용은 서부 사령관으로서 휘하의 율리시스를 준장으로 추천한다는 것이었다.
‘율리시스의 병력이 3천.’
현 직급으로는 다른 부대와 연계할 때 지휘권을 가질 수 없다.
이를 위해 막스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을 사용하는데 망설임이 없었다.
내친김에 몇 명을 더 추가하기도 했으니까.
며칠 뒤.
율리시스는 준장으로 진급했다.
서부 사령관의 추천과 대통령의 동의로 얻어낸 결과였다.
그리고 SFBC 대원 두 명이 대령으로 진급했다.
“제임스 버틀러 히콕 대령. 내가 사령관을 맡는 동안 네가 특수부대를 지휘할 수 있도록 해.”
“옛써얼!”
히콕이 잔뜩 흥분해 소리쳤다.
그리고 또 한 명.
“에밀리에 파운 피치 대령.”
“...... 나도?”
“내가 피치를 서부 사령관 보좌관으로 임명했어. 잘했지?”
입꼬리가 귀에 걸린 피치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미국 최초의 여성 군인이자 장교!
여인에겐 참정권도 없던 시절에 어떻게 이게 가능했을까.
이는 에밀리에 파운 피치를 아무도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 걸리면 나도 몰랐다고 하지 뭐.
존 브라운은 시치미를 떼고 피치를 대령에 임명했다.
진급 문제가 해결되고, 막스는 벽에 걸린 지도를 보며 참모 피치에게 말했다.
“미시시피강을 경계로 좌는 미주리주 벨몬트. 우측은 남군이 점령하고 있는 켄터키의 콜럼버스야. 현재 율리시스는 이곳 콜럼버스를 공격해서 빼앗겠다고 하고 있고.”
피치는 고개를 끄덕이며 참모처럼 종이에 뭔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문제는 남군의 병력이 율리시스의 두 배야. 쉽게 볼 일은 아니라는 거지.”
해서 여러 부대가 연합해야 했고, 율리시스의 진급이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일리노이주의 찰스 스미스 준장과 리처드 오글스비 대령을 율리시스 부대에 합류시켜. 지휘권은 율리시스 준장에게 주고. 작전은 겨울이 시작하기 전에 끝냈으면 좋겠다고 해.”
“켄터키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문제가 생기는 거 아냐?”
프레몬트가 걱정하던 것처럼 피치도 켄터키의 반발을 우려했다. 하지만 막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전쟁터는 콜럼버스가 아니라 강 너머의 벨몬트가 될 거야. 거긴 미주리주거든.”
< 율리시스의 벨몬트 전투 >
전쟁 발발 직후.
켄터키는 남부 동맹 지지자들과 연방주의자들 사이에서 중립을 선언한다.
남부 지지자들은 남군에 입대하기 위해 은밀히 테네시로 건너갔지만, 연방은 공개적으로 켄터키 내에서 군을 모집하여 중립을 위반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남부 연합의 레오니다스 포크 소령을 켄터키로 이동시켰다.
그리고 미시시피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핵심 지역인 콜럼버스 마을을 점령했다. 이곳은 주변으로 다섯 개 주가 밀접해 있는 중심지였다.
그리고 3일 후인 1861년 9월 6일.
켄터키로 넘어온 남군의 행동에 맞서 율리시스 역시 콜럼버스에서 북동쪽으로 50km 정도 떨어진 켄터키의 파두카를 장악해 맞불을 놓았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콜럼버스를 공격해 탈환하고자 했으나 당시 서부 사령관 존 프레몬트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 달이 훌쩍 흐르고.
일리노이주의 카이로로 돌아온 율리시스는 캠프에서 막스의 서부 사령관 취임을 전해 듣게 되었다.
그리고 며칠 후. 병사들의 훈련을 지휘하던 율리시스에게 한 사람이 찾아왔다.
막스의 특명을 받고 온 세인트루이스에서 온 SFBC 대원이었다.
“축하드립니다. 율리시스 준장님.”
“음?”
‘막스가 힘을 써줬군.’
그것도 일리노이주의 의용군이 아닌 존 브라운 대통령이 임명한 연방의 정규군 장군으로.
어디 그뿐인가, 작전의 지휘권까지 주겠다는 소식은 율리시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서부 사령관께서 오글스비 대령에게 미주리주 남동부로 이동을 지시했습니다. 찰스 스미스 장군에겐 파두카에서 켄터키 남서부로 이동을 지시했고요.”
“두 개의 부대가 움직이는 방향이 다르군.”
“목적은 남군의 병력 분산입니다. 특히 오글스비 대령의 경우 목적지는 바로 이곳입니다.”
“...... 벨몬트?”
지도를 본 율리시스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콜럼버스의 강 건너편에 있는 페리 선착장이자 작은 판잣집이 있는 마을. 막스의 의도를 파악한 율리시스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켄터키를 피해 미주리주의 벨몬트를 전쟁터로 하겠다, 이 말이군.”
“맞습니다. 일종의 유인책이죠. 오글스비 대령이 이끄는 3천 명의 병력이 꽤 요란하게 남하하고 있거든요.”
막스의 의도대로 이 정보를 들은 남군의 기디언 필로우 장군이 병력을 이끌고 벨몬트로 이동 중이다.
“여기까지가 사령관님의 작전이고, 이후는 율리시스 장군님께 맡긴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 편지도 읽어 보시지요.”
내용은 ‘벨몬트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특수부대가 콜럼버스를 공략할 것’이라고 쓰여 있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건진 알 수 없었다.
중요한 건.
‘나는 나대로 최선을 다하면 된다.’
진급의 기쁨은 뒤로하고. 율리시스는 세인트루이스에서 온 SFBC 대원이 돌아가자마자 참모를 소집해 회의를 열었다.
그중엔 원 역사에서 평생을 그랜트 옆에서 보좌했던 법률가 존 롤린스, 그리고 SFBC의 클루이도 있었다.
*
세인트루이스 서부 사령부.
“개틀링 포를 괜히 줬나.”
지도를 보며 생각에 잠겼던 막스가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이에 서류를 뒤적거리던 피치가 물었다.
“무기가 있으면 더 좋은 거 아냐?”
“글쎄.”
막스는 기관총의 이름을 짓지 않았지만, 콜로라도 방어전 이후 신문 기사는 개틀링 기관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그대로 굳어지게 되었다. 이에 리처드 개틀링은 막스에게 직접 편지까지 써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어찌됐든, 막스는 콜로라도 위기 때, 율리시스에게 총 세 개의 개틀링 기관총 중 이문을 넘겨주고 텍사스로 향했다. 나머지 하나는 텍사스 주도인 오스틴에 있고.
“개틀링 기관총은 방어할 땐 유리하지만, 공격할 땐 그다지 좋지 않은 선택일 수도 있어. 특히 이번 벨몬트 전투에선 남군에서 배치한 포들이 상당하거든.”
“그래서 히콕을 보낸 거 아니야?”
“뭐, 그런 이유도 있긴 하지만. 문제는 개틀링 때문에 율리시스가 공격을 주저하거나 생각이 많아질까 봐 걱정이거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을 전하지 않은 건 율리시스의 진정한 실력을 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였다. 또한 이번 전쟁에서 세간의 평판을 탈피해 자신감을 갖길 바랬다.
과연 율리시스는 어떤 선택을 할까.
막스는 벨몬트 전선에 촉각을 세우며 결과를 기다렸다.
미주리주 동쪽의 미시시피강 유역.
율리시스는 휘하의 3,114명으로 구성된 장교와 병사를 이끌고 벨몬트로 향했다.
이 소식은 콜럼버스를 점령한 남군 레오니다스 포크에게도 전해졌다. 다만 북군의 목적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 놈들의 목적은 이곳 콜럼버스다. 벨몬트는 속임수가 확실하다.
그렇다고 벨몬트를 순순히 내줄 수도 없는 일이다. 레오니다스 포크는 병력의 절반이 넘는 2천 7백을 콜럼버스 방어를 위해 남겨두었다.
그중엔 포병부대가 다수였는데 미시시피강 절벽에 위치한 콜럼버스 마을의 이점 때문이었다.
1861년 11월 7일 오전 8시 30분.
북군이 벨몬트에 도착할 즈음.
율리시스는 강을 등지고 미리 진영을 구축한 남군 병력과 강 건너 절벽에 있는 중수포대를 볼 수 있었다.
‘배치가 기가 막히군.’
벨몬트를 점령한 남군을 지원하기 위해,
10인치 컬럼비아 대포와 11인치 곡사포 그리고 남부 연합에서 가장 큰 총인 ‘레이디 포크’라 불리는 60kg에 달하는 주포가 강 건너에서 북군을 겨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