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신호를 보낸 뒤, 10분 뒤에야 답신이 나왔다. 이를 또다시 종이에 점과 선을 그리며 부호를 해석해야 했다.
막스가 보낸 건 ‘표적을 제거했다’라는 메시지였고, 돌아온 건 ‘무슨 소리냐’라는 답이었다.
“다음 역은 이상 없나 보네.”
피치는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듯 막스를 요리조리 훑어봤다.
보면 볼수록 완벽하지 않은가.
콩깍지가 제대로 씌어있었다.
*
기차가 다시 출발했다.
객실로 돌아온 막스와 피치에게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이들이 통로를 걷는 동안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동양인 서부 사령관.
보이지 않는 벽이 낯뜨거운 찬양과 탄성을 삼키게 만들었다.
승객들 대다수는 테네시주 출신.
신문을 보며 동양인을 욕하고 비난하던, 불과 얼마 전까지 남부 연합의 기치 아래 연방을 적대시하던 사람들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게릴라도 싫지만, 북군의 서부 사령관도 증오하는 자들이랄까.
그런데 그들의 눈빛에서 증오는 보이지 않았다. 과거야 어떻든, 서로 눈치만 볼 뿐 지금은 생각이 달라지고 있었다.
본래의 자리로 돌아온 피치와 막스에게 여자아이가 달걀 두 개를 내밀었다.
“이거 먹어요!”
눈치 보지 않고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는 건 아이들만의 특권. 피치가 고맙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스카프로 얼굴을 가린 막스의 시선이 아이의 아빠에게로 향했다. 달걀을 아이가 샀을 리는 없을 테니까.
눈이 마주친 남자는 살짝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로서는 최선을 다한 것이었다.
막스는 스카프를 내려 달걀을 입에 넣었다.
초원과 강을 지나고 한국에서나 볼법한 산과 숲이 눈을 즐겁게 했다.
서부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그나저나 누가 정보를 흘린 걸까.’
막스는 초청장에 대한 답신을 보내자마자 여행길에 올랐다. 이 말은 존 브라운조차 막스가 초대에 응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남부 연합에선 이미 정보를 알고 게릴라에게 흘리기까지 했으니.
‘워싱턴과 코린스 북군 내에도 첩자가 있다는 소리군.’
남북전쟁은 한 나라에서 일어난 내란이다.
마음만 살짝 바꿔먹어도 남이든 북이든 첩자가 될 수 있었다. 그런 첩자를 색출하느라 심력을 낭비하느니, 교란하는 방법이 최선이었다.
테네시에서 워싱턴으로 가는 노선은 하나.
이대로 가면 종착역은 남부 연합의 심장 리치몬드다. 어차피 내려야 했기 때문에, 막스는 좀 더 서두르기로 했다.
“굿바이, 꼬마 아가씨.”
“굿바이!”
부녀와 가벼운 작별 인사를 나누고, 소대장 그웬과도 대화를 나눴다.
“멤피스에 연락이 닿거든. 테네시와 켄터키 역에 병력을 배치하라고 전해.”
“알겠습니다!”
“그럼 또 보자고.”
“여, 영광이었습니다!”
“...... 미투.”
스트로베리 플레인스 역에서 내린 막스와 피치는 말 두 필을 얻어 북쪽으로 향했다.
남과 북의 모호한 경계, 테네시와 켄터키를 벗어나 보름에 걸쳐 이동한 끝에 마침내 오하이오주에 도착. 매릴랜드주 볼티모어행 기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그 기차에는 막스와 마찬가지로 백악관으로 향하는 동양인이 타고 있었다.
“하이, 하이. 초선 이즈 위에리 위끄 앤 스모르. 에 버뜨, 자판 이즈 위에리 구뜨 앤 디베로프마노뜨.”
‘발음 참 줫같구만. 아주 발음이 여권이여.’
막스는 소리가 나는 좌석을 힐끔 쳐다본 뒤 눈을 감았다.
< 즐거운 기차 여행 >
메릴랜드주의 워싱턴 DC.
녹스빌 역의 게릴라 습격 사건이 보고되었을 당시 존 브라운은 불같이 화를 냈었다.
서부 사령관을 백악관으로 불러들인 건 극소수만이 아는 정보. 그런데 막스의 답장이 오기도 전 습격받았다는 건 꽤 충격적이었다.
다행히 무사하다는 보고를 받기는 했으나 괜한 초청을 한 게 아닐까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
어찌 됐든, 첩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란 존 브라운은 이후로는 입단속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었다.
“그나저나, 피치 양이 함께 온다던데 이러다 들통나는 건 아닌지 모르겠군.”
아직 피치 대령의 성별을 문제삼는 보고서는 올라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덜컥 워싱턴으로 들어오면 신분이 탄로 나지 않을까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존 브라운의 걱정과 달리 콜린은 태연히 창가에 앉아 시가를 태웠다.
“대령 직위가 박탈되든 말든. 피치는 신경도 안 쓸 겁니다. 그리고 사실, 지금까지 안 걸린 것도 신기한 일이죠.”
“씁쓸하지만 그만큼 관리가 허술하다는 얘기겠지.”
연방과 남부 연합 모두 여자들의 입대를 금지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여자들이 남자로 위장해 입대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왔다.
남군 북군 가릴 것 없이, 실제로 포로로 잡고 보니 여자였다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었다.
여자들은 무훈을 세워도 인정받지 못하고, 전쟁터에 죽고 포로로 끌려가도 공식적인 기록조차 남지 않는다. 그런데 굳이 남장까지 해서 입대하는 이유는?
“피치에게 물어봐도 모를 겁니다. 보스 때문이지, 그녀 스스로 전쟁에 뛰어든 건 아니니까요.”
“그럼 피치의 직위가 박탈되어도 자네가 알아서 책임지게.”
“...... 책임까지는.”
콜린이 발을 살짝 빼려 할 때, 비서가 각료회의를 알려왔다.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려오는지, 존 브라운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순간 어지러움을 느끼곤 몸을 휘청거렸다.
“괜찮습니까?”
콜린과 비서가 황급히 다가가 존 브라운을 부축했다.
“...... 별것 아니네. 요즘 잠이 부족해서 그런 모양이야.”
“얼마 전에도 그러더니. 아무래도 휴식을 좀 취해야지 않겠습니까?”
“그랬다가 또 무슨 꼬투리를 잡히려고.”
전쟁은 전쟁대로 신경을 날카롭게 하고, 그 외에 산적하게 싸인 현안들이 존 브라운을 괴롭혔다. 날마다 선택과 결정의 고민 속에 잠을 청하다 보니 자연스레 불면증에 시달렸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모든 걸 내려놓고 쉬고 싶을 정도로 몸과 마음은 지쳐있었다.
“그럼 다녀오겠네. 아, 참. 시간이 되거든 이거 한번 읽어보게.”
존 브라운은 콜린에게 책처럼 두꺼운 종이 뭉텅이를 건네주며 회의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비서와 함께 집무실을 벗어나는 뒷모습을 응시하던 콜린은 이내 겉표지로 시선을 돌렸다.
[일본에 관한 2년간의 기록]
‘조만간 일본인이 백악관에 온다더니.’
대통령은 사전 정보 습득 차원에서 이걸 읽고 있던 모양이다.
작성한 자는 프란시스 홀이란 인물.
콜린은 소파에 앉아 별생각 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조선이 언급된 부분을 읽고는 멍하니 천장을 응시했다.
‘조선이 두 군데란 말인가.’
하이테크 조선과 로우테크 조선이 따로 있는 게 분명했다.
*
볼티모어로 향하는 기차 안.
어눌하지만 말이 많은 일본인은 잠시도 입을 쉬지 않았다. 덕분에 사람들은 기차에 동양인이 탔다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분위기는 이상하게 흘러갔다.
“저 동양인 분명 그 사람이 확실하다니까.”
“에이, 설마. 지금 서부 전쟁터에 있어야 할 사람이 왜 여기에 있겠어.”
“모르지, 워싱턴으로 가는 걸지도.”
승객들이 일본인을 서부 사령관으로 착각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새로 기차에 올라탄 사람마다 일본인을 힐끔거리며 수군거렸다.
‘망할. 테네시 애팔래치아산맥을 지나 켄터키에서 오하이오까지 일주일을 달렸는데.’
막스는 천장을 보며 이를 갈았다.
시간과 노선을 충분히 교란했다고 안심한 순간. 하필 일본인과 같은 칸에 타버렸으니. 워싱턴에 도착하기까지 무슨 일이 터질지 알 수 없었다.
막스처럼 스카프로 얼굴을 가린 피치가 속삭였다.
- 아니, 근데. 저 사람은 왜 자기가 서부 사령관이 아니라고 말을 안 하는 거야? 그냥 말없이 쳐 웃고만 있으니까, 사람들이 더 오해하잖아. 안 그래?
- 이걸 종특이라고 하지.
- 종특?
- ‘하이, 하이’하면서 속내는 무슨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거든.
자고로 일본인들은 겉과 속이 다르다 했다.
전생에서도 느낀바, 그 DNA가 어디로 갈까 싶다.
막스와 일본인 일행들은 좌석 세 개를 사이에 두고 있었다.
정면을 바라보면 짧은 갈색 머리의 백인 남자 뒤통수와 마주 앉은 두 명의 백인을 볼 수 있었고. 일본인은 키가 작아서 그런지 좌석 위로 뒤통수는 보이지 않았다.
“헤코, 도쿠가와 이에모치 쇼군의 뒤를 잇는 자가 누구라고 했지?”
“에, 도쿠가와 이에야스님의 11세손이신 요시노부입니다.”
“그럼 언제쯤 권력이 요시노부에게 넘어갈 것 같아?”
“아마도 수년 내에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기차와 객실의 소음이 섞였지만, 집중하면 그들이 나누는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
느려터진 기차에서 며칠을 지내다 보니 그들의 이름과 대략적인 직업까지도 알 수 있었다.
일본인의 이름은 조셉 헤코.
그는 얼마 전까지 요코하마의 영사관 직원이었다. 하지만 일을 그만두고 지금은 옆에 앉은 미국인 사업가 프란시스 홀과 손잡고 캘리포니아로 건너왔다. 말을 들어보면 그동안 미국과 일본을 몇 차례 오고 간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마주 앉은 두 명의 백인. 그중 한 명은 캘리포니아주의 상원의원, 통로에 앉은 자는 이들의 경호원이었다.
임무에 충실한 듯, 경호원은 과묵하고 주변을 훑어보는 시선이 날카로웠다. 막스와도 몇 번 눈이 마주쳤는데 스카프를 벗기고 싶은 충동을 느꼈는지 엉덩이를 들썩거리곤 했다.
‘그나저나, 정치인과 사업가, 통역관의 조합이라.’
특히 통역관이 일본인이라면 그들이 백악관을 찾아가는 목적은 무역과 관련된 일일 것이다.
궁금한 건 조선과의 연관성인데, 대화만으로는 알아낼 수 없었다.
기차는 어느덧 오하이오주를 지나 웨스트버지니아의 클락스버그 역에 도착했다.
막스의 건너편에 있던 노부부가 내리고 어느덧 네 명의 무장한 자들로 바뀌게 되었다.
같은 일행인지 불분명한 이들은 앞뒤 좌석을 점령한 채 말없이 앉아있었다.
막스가 그들에게 신경을 곤두세울 때, 객실 앞쪽에서 욕설이 들려왔다. 방금 탑승한 백인 청년들이었다.
“시발, 흑인 새끼들하고 언제까지 기차를 같이 타야 하는 거냐. 나라가 아주 개판이라니까.”
청년들은 객실에 몇 없는 흑인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혐오스럽다는 게 이유였다.
“하여간 흑인들하고 똑같은 취급받는 건 좆나 기분 나쁘다니까!”
“연방은 지지해도, 흑인들과 같은 공간에 머무는 건 결사반대라고. 특히 공공시설!”
“뭘 봐? 눈 안 깔아?”
청년들은 흑인을 잡아먹을듯 노려보며 소리쳤다.
“전쟁이 누구 때문에 났는데? 하여간 고마운 줄을 몰라, 새끼들이.”
인종 차별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백인과 흑인이 뒤섞인 공간이라면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
다만 청년들의 분노는 좀더 복잡했다.
남부 연합에서 촉발된 징병제.
병사들의 수에서 밀리면 북부도 곧 따라 할 거라는 불안감.
북부 청년들은 언제 끌려갈지 모를 불안감을 흑인들에 대한 증오로서 표출했다.
객실 분위기가 험악해졌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흑인들은 고개를 숙여 그들의 눈을 피하고 있었다.
그리고 청년들과 다른 생각을 지닌 백인들은 이 상황에 분개하고 있었다.
하지만 용기가 부족했다. 직접 나서는 대신 누군가 나서주길 바라고 있었다.
그리고 그 누군가를 발견한 듯.
시선이 한 곳으로 집중되었다.
객실 안의 가장 강력한 존재.
서부 사령관이 상황을 정리해주길 바랐다.
긍정도 부정도 없이 처 웃기만 한 일본인 조셉 헤코.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에 기대감이 잔뜩 서렸다.
청년들도 낌새를 차렸는지 일본인 일행에게로 흐느적거리며 다가갔다.
한편, 막스 주변은 객실의 분위기와는 다른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건너편에 앉은 자들 중 한 명이 막스를 힐끔거리더니, 이내 노골적으로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옆의 동료에게 뭔가를 귓속말로 속삭였다.
마찬가지로 피치도 막스에게 속삭였다.
- 저 치들이 너를 의심하는 것 같은데?
- 역시 내가 목표였나.
막스의 우려대로 일본인이 묘한 스탠스를 취한 덕분에 서부 사령관이 기차에 탔다는 소문이 퍼지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들은 사령관을 잡기 위한 암살자들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다고 아직 확신하기는 이르고. 막스는 허리춤의 리볼버를 만지작거리며 놈들에게 온 신경을 집중했다.
한편, 청년들 역시 일촉즉발의 상황을 맞이했다.
그들이 다가가자 일본인 일행의 경호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코트 자락을 젖혀 리볼버를 슬쩍 보이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그런데 그 말이 가관이었다.
“서부 사령관 앞에서 경거망동하지 말도록.”
“사, 사령관···!?”
청년들의 눈이 휘둥그레지고 빠르게 조셉 헤코의 얼굴을 훑어갔다. 이내 식겁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왓 더!”
“지, 진짜 서부 사령관입니까?”
조셉 헤코는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나 긍정도 부정도 아닌 애매한 표정이었다.
“와, 진짠가 보네!?”
흑인은 증오해도 서부 사령관의 이미지는 나름 괜찮은 모양이다. 몇 마디 나누고 싶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이 순간만큼은 승객들 대부분이 일본인을 서부 사령관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 저거 상습적인 것 같은데?
피치가 어이없는 듯 속삭였다. 그녀의 말마따나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캘리포니아에서 오는 동안 서부 사령관 행세가 이점으로 작용한 게 분명했다.
막스가 실소를 지을 때 통로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있던 자와 눈이 마주쳤다. 모종의 결심을 굳힌 듯, 놈이 말을 건넸다.
“너희 둘. 스카프 내려 봐.”
막스와 피치는 대답 없이 놈들을 응시했다.
그 행동으로 충분했다.
놈들의 눈빛이 바뀌었다.
창가에 앉은 피치를 막아선 막스와 네 명의 시선이 얽혀 들어갔다.
살기와 긴장감이 뒤섞인 일촉즉발의 순간.
“서부 사령관님이 그렇게 총을 잘 쏘신다면서요?”
“패스트 드로우로 1초에 네 명 죽였다는 소리 들었는데, 그거 진짜예요?”
시끄러운 기차 소리와 청년들의 목소리가 객실을 가득 채웠다.
방금 말의 영향일까. 막스와 대치한 남자들의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땀방울이 되어 눈가에 흐를 즈음.
막스가 전광석화처럼 홀스터에서 리볼버를 빼 들었다. 찰나의 순간 검지에 걸친 방아쇠를 절반에 두고, 왼손으로는 해머를 당겨 방아쇠를 마저 당겼다.
탕!
패스트 드로우에 이은 패닝. 네 발을 한 발처럼 쏴댄 막스의 리볼버가 연기를 뿜어낼 즈음. 암살자 넷의 몸이 무너졌다.
쿵.
객실에 찾아온 적막함.
기차 소리를 빼곤 모두 입을 벌린 채 막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궁금증을 못 참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일본인. 인중에 콧수염을 기른 조셉 헤코 역시 막스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질식할 것 같은 분위기 속.
막스는 스카프를 내리며 말했다.
“서부 사령관입니다. 신경 쓰지 마시고, 즐거운 기차여행 하시기 바랍니다.”
< 룸서비스입니다 >
순식간에 네 명을 죽이고 자신을 서부 사령관이라고 밝힌 막스. 집중된 시선들을 뚫고 일본인 일행에게 다가갔다.
“전시 상황에서 서부 사령관을 사칭했더군요.”
“......”
압박을 느낀 정치인과 경호원은 막스의 시선을 피하며 책임을 피하려 했다.
일본인 조셉 헤코는 오리들 틈에 섞인 닭처럼 목과 눈동자를 움직여 눈치를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