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12화 (212/360)

“포토맥과 버지니아 군 조직도네. 가도 마냥 외롭지는 않을 걸세. 익숙한 이름도 있을 테니까.”

섬너가 서류를 건네줬다.

그러면서 넌지시 물었다.

“잊고 있었는데, 뉴욕시의 일은 잘 처리됐나?”

“두 분 덕분에 문제없이 끝났습니다.”

“개틀링 기관총은 솔직히 너무했어. 뉴욕 시장이 보낸 편지 보고 얼마나 놀랐는데.”

만약 민간인이 기관총에 맞아 죽었다면?

아마 군 전체에 비난이 쏟아졌을 것이다.

섬너는 생각만 해도 아찔한지 고개를 내 저었다.

“꼭 쓰려고 가져간 건 아니었습니다. 개틀링 기관총을 해외에 판매하려는 게 목적이었으니까요.”

“참, 그래서 계약한 곳은 있나?”

존 브라운이 물었다. 외교적 문제가 있는 국가들을 제외하곤 막스의 자유에 맡겼다.

과연 어떤 나라와 판매를 계약했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아직 없습니다.”

“어째서?”

“굳이 급할 게 없더라고요. 다만, 우선 순위는 정했습니다. 러시아로요.”

“러시아?”

존 브라운과 섬너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러시아는 몇 년 전 발칸 반도를 두고 벌어진 크림 전쟁에서 영국과 프랑스에게 패했다.

그 결과 땅 일부를 넘기고 흑해의 영향권을 상실하면서 사실상 중립을 선언했다.

나폴레옹 전쟁 이후 거대한 땅과 군사력으로 ‘유럽의 헌병’을 자처했던 러시아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별것 없다는 게 밝혀진 것이다.

크림 전쟁 패배로 충격을 받은 황제 니콜라이 1세는 돌연 죽음을 맞이하고. 기세등등하던 러시아의 위상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재정 적자에 시달렸다.

해서 언제 영국에게 빼앗길지 모를 알래스카를 미국에게 판매하려고 했는데, 막스는 바로 이 부분을 파고들었다.

개틀링 기관총이 영국과 프랑스에게 넘어가면 러시아에겐 재앙이나 마찬가지.

막스는 이를 무기로 그들과 딜을 하려 했다.

일종의 중간 역할을 함으로써 알래스카의 개발권 및 지분을 노린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막스는 이런 의도를 감추며 대답했다.

“제가 그 알래스카에 관심이 좀 있습니다.”

“...... 혹시 혹한기 훈련 장소가 필요했나?”

섬너 장관의 말에 존 브라운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막스의 얼굴을 본 순간 둘의 웃음이 뚝 그쳤다.

“...... 진짜야?”

*

백악관 집무실을 빠져나온 건 늦은 오후.

막스는 대원들이 머무는 인근 호텔로 향했다.

그런데 로비에 들어선 순간 한 남자가 막스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핑커톤의 수장 앨런 핑커톤이었다.

“이게 얼마 만입니까. 수염이 더 길어졌네요.”

“말도 마. 깎을 시간도 없었으니까.”

막스는 웃으며 앨런과 악수를 나누었다.

호텔 방으로 자리를 옮긴 둘은 그동안의 일들을 짧게 이야기했다.

막스는 뉴욕에서 있던 일을, 앨런은 남군에서의 첩보 활동을 말해주었다.

“남군에서 이름만 자그마치 7개였네. 아무튼, 장교에서 병사까지 여러 위장을 하다가 멤피스에서 딱 걸렸지 뭔가.”

이때는 막스가 테네시를 점령하기 전이었다.

“가까스로 도망친 끝에 겨우 목숨을 구할 수 있었네. 워싱턴으로 온 뒤엔 알다시피 맥클레란의 눈과 귀가 되었지.”

앨런 핑커톤은 북군 총사령관에게 남군에 관한 첩보와 정보를 건네주며 전략 전술에 영향을 미쳤다.

막스는 이 부분에서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그동안 맥클레란은 주요 전투에서 몇 번이나 잘못된 선택을 했다.

적을 섬멸할 수 있음에도 추격을 포기하고,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음에도 머뭇거리다 기회를 놓치곤 했다.

가장 큰 원인은 남군의 병력을 과대 해석한 잘못된 정보에 기인한다. 단순히 맥클레란의 신중한 성격 때문만은 아니었다.

막스는 앨런을 응시하며 물었다.

“지금 북군으로 진군하는 남군의 병력이 얼마나 됩니까?”

“어림잡아 10만 정도로 생각하고 있네.”

“근거를 바탕으로 한 수치입니까?”

앨런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었다.

팔짱을 끼더니 덥수룩하게 자란 턱수염을 만지작거렸다.

“정보를 제공한 자를 만나게 해주겠네. 나와 같이 국립 탐정 경찰국을 만들려는 사람이거든.”

국립 탐정 경찰국(National Detective Police Department)은 훗날 미국 비밀경호국(US Secret Service)의 전신.

전쟁이 끝난 뒤엔 위조지폐를 억제하기 위해 재무부 산하의 비밀 부서로 활동하게 된다.

“이름은요?”

“라파예트 커리 베이커 대령. 윈필드 스콧 중장이 그를 기용했지.”

“사이가 좋습니까?”

“뭐, 좋고 나쁘고 할 게 있나. 다만 첩보와 정보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국립 탐정 경찰국이 만들어지면, 그자가 초대 국장이 될 거야.”

어느 정도 워싱턴과는 이야기가 된 모양이다.

첩보 부대가 정확한 명칭을 갖고 조직으로 만들어지는 건 환영할 일이었다.

다만 그 수장이 잘못된 정보만 가져오는 자라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었다.

‘어떤 자인지는 보면 알겠지.’

북군 총사령관이 된 이상 라파예트라는 남자는 막스와 자주 마주칠 수밖에 없을 테니까.

*

버지니아주 컬페퍼에 만들어진 포토맥 야전 사령부. 이곳엔 수많은 별이 모여 새로운 총사령관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야기의 화제는 페닌슐라 전투와 맥클레란에서 자연스레 새로 임명된 총사령관으로 옮겨갔다.

“아무리 그래도, 동양인 사령관이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서부는 그렇다 쳐도, 여긴 연방의 심장 아닙니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임명입니다.”

제5군단장 피츠 존 포터 소장.

맥클레란의 친구로 이번 임명에 대해 가장 강력하게 반발하는 자중 하나다.

“오로지 자신의 출세만을 위해 전쟁에 뛰어든 동양인입니다. 애국심도 없는 작자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는 게 개탄스러울 뿐이지요.”

이번엔 북군 총사령관으로 유력했던.

버지니아 군의 사령관에서 제3군단 군단장으로 내려온 존 포프.

동양인에게 자리를 빼앗긴 그는 분노와 허탈감을 감추지 않았다.

회의장은 둘의 의견에 동조한 장군들이 가세하며 북군 총사령을 향한 성토의 장으로 바뀌어버렸다. 중립 혹은 총사령관에게 호감을 갖던 이들도 감히 끼어들 수 없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시작도 하기 전에 불만만 늘어놓는 꼴이라니.’

보다 못한 제2군단장이 일어나 매서운 눈으로 장내를 쓸어봤다.

“그냥 있으려고 했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군요. 아까부터 다들 애국심을 들먹이는데, 우리 중에서 새로운 사령관보다 공적이 많은 사람이 있습니까? 여기서 단 한 개 주라도 탈환에 성공한 장군 있습니까?”

“......”

“겉모습이 다르다고 사령관의 업적까지 무시하고 깔아뭉개면 되겠습니까? 더욱이 우리는 군인입니다. 당신 부하들이 뒤에서 이런 욕을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부끄러운 줄 아셔야죠!”

흥분한 나머지 그의 목소리가 격해지자, 회의장은 이내 침묵에 휩싸였다.

‘죄다 꿀 먹은 벙어리들인가. 말들이 없어.’

제2군단장은 날카로운 눈으로 장내를 쏘아봤다. 그런데 다들 시선이 이상하다.

굳은 얼굴을 한 그들의 눈동자가 일제히 천막 입구를 향해 있었다.

‘뭔데?’

제2군단장이 슬쩍 고개를 돌렸다.

그리곤 이내 눈이 커졌다.

북군 총사령관이 천막 입구에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제2군단장, 존 기어리 장군님.”

“아.”

제2군단장 존 기어리. 캔자스 준주의 3대 주지사이자 프리메이슨의 일원.

그리고 콜로라도 금광의 주요 이사.

막스를 본 존 기어리의 온몸에 전율이 일며 입술과 볼이 푸들거렸다.

당장이라도 가서 손을 잡고 싶었지만, 가까스로 참아냈다.

친한 척하면 방금 장군들에게 한 쓴소리는 의미가 왜곡될 테니 말이다.

존 기어리에게 시선을 거둔 막스는 웃음을 참으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

‘역사가 이런 식으로 바뀌는구나.’

원 역사대로라면 포토맥 군대의 제2군단장은 전쟁장관 에드윈 보스 섬너. 막스가 그를 장관으로 밀어 넣자 공교롭게도 그 자리를 존 기어리가 꿰찼다.

원래대로라면 그는 전투마다 크게 다쳐 병가와 복귀를 반복해야 할 인물이었다.

하지만 남북전쟁 발발 직후 함께 자원입대한 다섯 명의 SFBC 대원이 존 기어리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곧 만나게 될 대원들을 생각하며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 막스.

단상 앞에 섰을 땐 무표정한 얼굴로 장내를 훑어봤다.

#211 제2차 불런 전투(1)

“할 말이 있으신 분들은 지금 하시죠.”

막스의 말에 장군들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린다.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전략과 전술을 들먹이기엔 본인들의 부족함만 드러날 테고. 총사령관이 동양인이라는 거 외엔 딱히 걸고넘어질 것도 없었다.

뒤에서 수군대던 자들은 입을 다물며 침묵했다.

막스의 담담한 시선이 장내를 훑어갔다.

“나한테 할 말이 없는 모양이군요. 그럼 계속 마음속으로만 간직하시고. 겉으로 표출할 땐 신중히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내뱉은 말에는 책임이 따를 테니까요.”

‘건방진 놈.’

일부는 그런 막스를 눈을 가늘게 떠 노려본다.

더러는 탄식하며 고개를 돌리는 장군도 있었다.

“물론 맥클레란 장군이 그랬던 것처럼, 전쟁의 패배는 전적으로 제 책임이 될 겁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있기 전에 항명, 이탈, 고의적 분란 및 선동 날조는 아군을 향한 총질로 간주하고 묵과하지 않겠습니다.”

장군들의 눈빛이 일렁인다.

적개심과 시기, 건방진 동양인의 콧대를 꺾고 싶은 열망이 가득했다.

막스는 보란 듯 그들에게 말을 던졌다.

“한배를 탔음에도 배가 난파되길 바란다면 그건 아군이 아닙니다.”

‘그냥 남부 연합의 첩자들인 거지.’

이 말까지는 너무 갔나 싶어 말을 삼켰다.

경고는 이쯤에서 끝내야 할 듯싶다.

어차피 튀어나올 미꾸라지들만 도발하면 될 터. 멀쩡히 중립을 유지하는 장군들까지 적으로 삼을 필요가 있을까.

막스는 목소리를 부드럽게 바꿔 말을 이었다.

“사사로운 감정은 접어두고, 당장은 쳐들어오는 남군부터 막도록 합시다. 미리 전달받으셨겠지만, 포토맥 군대의 명칭은 동부 사령부로 바뀌고, 총 7개의 군단으로 재편성됩니다.”

동과 서의 기준은 테네시주에 걸쳐져 있는 애팔래치아산맥을 기준으로 나누었다.

남과 북의 경계가 포토맥강이라고는 하지만, 북군은 워싱턴과 가까운 버지니아 북부지역 일부를 장악했다.

현재 포토맥 군대, 아니 이제 동부 사령부의 캠프 역시 버지니아 북부에 자리 잡고 있었다.

“적들의 병력은 좀 더 살펴봐야겠지만, 경로는 대략 짐작할 수 있습니다. 워싱턴으로 향하려면 결국 우리 연방의 보급고가 있는 불런을 지나쳐야 합니다.”

북군에겐 불런(Bull Run)이지만 남군은 매나서스(Manassas)라 부르는 지역이다.

이곳은 남북전쟁 발발 후 첫 대규모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역사에는 1차 불런 전투로 기록되는 장소였다.

당시 북군은 남군에 대패해 워싱턴으로 쫓기듯 퇴각했다.

그리고 일 년이 지난 지금.

북군과 남군은 제2차 불런 전투를 코앞에 두고 있었다.

장군들과 인사 겸 작전 회의를 끝내고 천막을 빠져나가는 때. 장군 한 명이 다가왔다.

서부 전선에 있었던 프랜츠 시겔 장군이었다.

미주리주에서 벌어진 윌슨 크릭 전투.

당시 헨리 할렉과 작전을 펼쳤던 시겔이 지금은 동부 사령부의 11군단을 맡고 있었다.

“오랜만이오, 막스 사령관.”

“이렇게 만나게 되는군요. 반갑습니다.”

‘역사가 바뀐 것 같으면서도 보면 또 그대로란 말야.’

시겔은 헨리 할렉과 공을 세우기 위해 윌슨 크릭 전투에서 무리한 작전을 펼쳤던 인물이다. 당시 이를 주도한 헨리 할렉은 전쟁부의 참모가 되었지만, 프랜츠 시겔은 여전히 야전에서 군을 지휘했다.

“오늘 보니까 당신이 서부 사령관으로 우릴 찾아왔을 때가 생각나더군요.”

막스는 서부 전역에 흩어진 지휘관들을 직접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 장교들은 지금보다 더 동양인 사령관을 무시했었다.

“곧 저들도 총사령관님의 진가를 알게 될 겁니다. 그러니 너무 마음에 담아두진 마십시오.”

‘원래 이런 사람이었나.’

헨리 할렉과 사이가 안 좋다더니, 자신에 관한 생각도 서로 반대였던 모양이다.

막스는 내심 의아해하며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힘이 나는군요.”

지금껏 프랜츠 시겔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군에서 시겔의 존재는 독일 이주자들의 자원입대를 독려하는 정치적 차원에서 필요했을 뿐. 전술 전략이 뛰어나서 장군으로 임명한 건 아니었으니까.

총사령관이 머무는 천막.

막스는 특수대원 중 소대장급 다섯을 불러들여 은밀한 지시를 내렸다.

“지금부터 너희들은 대원들을 이끌고 남군의 정보를 수집한다. 적들의 규모와 진군 방향을 자세하게 파악해야 해.”

“옛 썰!”

막스는 앨런 핑커톤과 라파예트라는 자의 정보를 신뢰할 수 없었다.

맥클레란이 남군의 병력을 과대평가한 건 그들의 잘못된 정보가 원인이었다.

그렇다고 앨런이 일부러 그런 짓을 할 리는 없을 것이다. 의심 가는 건 라파예트 베이커라는 자였다.

“무리하게 접근하지는 말고. 훈련했던 대로 최대한 멀리서 밀집된 병력의 범위를 계산하면 얼추 숫자가 나올 거야.”

“여차하면 내부로 침투해도 됩니까?”

“기회가 오면 말리진 않겠다. 단, 그러다 죽으면 욕먹을 각오해. 우리는 전쟁 이후에 할 일이 더 많으니까.”

소대장들이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전쟁은 인생에서 스쳐 가는 한 부분일 뿐.

SFBC 대원들은 특별한 애국심도, 신념도 내세우지 않았다.

중요한 건, 남들이 가지 못한 길을 가는 것.

그 길을 동료들과 함께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었다.

대원들이 나가고, 간이 책상에 앉은 막스는 페닌슐린 전투에 관한 보고서를 읽었다.

작성자는 전쟁부의 참모장 헨리 할렉.

장교들과 병사들의 증언을 토대로 지휘관들의 행동을 담은 보고서였다.

기간이 길지 않아 내용은 요약하듯 간단했다.

그런데 그중 한 가지 흥미로운 사건이 있었다.

막스가 서부 사령관이었을 때, 동부에선 풍선을 이용한 정찰대가 조직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 내용이 담겨 있었다.

- 피츠 존 포트 장군이 적을 관찰하기 위해 직접 풍선을 타고 공중 관측을 시도. 바람이 예상치 못한 곳으로 불어 적진으로 갈 뻔함.

‘골때리는 군.’

존 포터는 맥클레란의 친구인 제5군단장이다.

적진을 관측하기 위해 별다른 지식도 없이 풍선을 탔다가, 죽을 뻔했다고 했다.

어이없는 이야기지만 비행기가 없는 시대에 풍선은 나름 효과적인 정찰 도구였다.

하지만 존 포트가 벌인 일로 인해 풍선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다. 군인들은 신뢰할 수 없다며 작전에 사용하길 거부했다.

존 브라운과 섬너는 풍선 활용에 적극적이었지만 정작 현장에선 이용을 꺼리는 게 현실이었다.

‘나는 이걸 적극적으로 이용해야겠다.’

다음 날 아침.

막스는 참모인 네이선 로어에게 열기구(에어로스타트)를 만든 발명자를 데려오도록 지시했다.

이후엔 군단장들을 소집해 전략회의를 열었다.

막스가 열기구를 이용하겠다는 말에 반대하는 자들이 많았다.

“전쟁은 장난이 아닙니다. 지난번에도 그걸 타다 죽을 뻔했는데, 또 그런 짓을 벌인단 말입니까?”

“오히려 적들의 시선만 끌 뿐, 효용성이 없습니다.”

장군들의 반발에도 막스는 밀어붙였다.

“장군들께서 직접 탈 일은 없을 겁니다. 게다가 직접 발명자를 데려와 교육을 받으면 지난번과 같은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겠죠.”

그 일의 당사자였던 피츠 존 포터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제대로 된 지식도 없이 풍선을 타다 사고가 벌어질 뻔했으니,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었다.

물론 포터는 실수를 감추고 열기구의 오만가지 단점을 나열하며 맹폭했다.

어찌 됐든, 총사령관이 열기구를 활용하겠다는 데 반대가 무슨 소용인가. 막스는 ‘하겠다’는 결론만 전달하고 다음 화제로 넘어갔다.

“현재 남군은 레피든 강 이남에서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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