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 포로 수용소와 라파예트
전쟁이 길어질수록 포로들도 늘어났다.
남부 연합은 버지니아, 앨라배마, 조지아, 사우스캐놀라이나에 수용소를 지어 포로들을 수용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우 원 역사에선 해안가인 찰스턴 부근의 캐슬 핑크니가 수용소였다. 그런데 어째선지 위치가 내륙 마을인 섬머빌로 옮겨졌다.
3m가량의 높은 담장이 둘러싼 수용소.
입구 담벼락과 붙은 좁고 음침한 건물에서 한 남자가 연장을 천으로 닦고 있는데. 방금까지 고문에 쓰인 도구들인지 닦을 때마다 천에 피가 묻어났다. 이때.
물이 슬쩍 열리며 군인이 말을 건넸다.
“소장님께서 찾아, 라파예트.”
“금방 가겠네.”
라파예트는 담담한 얼굴로 도구들을 주섬주섬 가방에 옮겨 담았다.
‘이제 슬슬 이곳 생활도 질리는구나.’
연방을 등지고 남부에 위탁했는데, 하는 일이라곤 영양가 없는 포로들을 족치는 일뿐이다.
전쟁의 중심에서 활약하고 싶던 바람과는 달리 따분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아직 신뢰가 부족하단 얘기겠지.’
가지고 있던 정보도 밑천이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커나가려면 남부 대통령 제퍼슨 데이비스에게 바칠 더 큰 선물이 필요한데.
이런 생각이 미치자 또다시 분노가 치밀었다.
‘재수 없는 동양인 새끼.’
그놈 때문에 인생이 제대로 꼬였다.
총사령관만 아니었어도 지금쯤 연방 조직의 수뇌가 되어 부하들을 이끌지 않았을까.
전쟁의 중심에서 판을 짜고 움직이는 역할도 꿈은 아니었다. 망할 놈의 동양인만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 개자식이 내 손에 떨어지면, 수천 조각으로 잘라버릴 텐데.’
라파예트는 날카로운 칼을 가방에 집어넣으며 이를 바득 깨물었다.
잠시 후.
사무실을 찾아간 라파예트는 뜻밖의 인물을 볼 수 있었다.
소장은 없고, 젭 스튜어트와 함께 전장을 누볐던 기병대장.
현재는 막후에서 게릴라를 조종하고 있는 존 모스비 장군이 그를 맞이했다.
옆엔 부쉬웨커(보더 러피안 혹은 게릴라) 존 맥닐도 함께였다.
“오랜만이군.”
“잘 지내셨습니까.”
치지직.
시가에 불을 붙인 모스비가 길게 연기를 내뿜었다.
그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을 이었다.
“적절한 시기에 남부 연합을 선택한 걸 보면, 자네도 꽤 운이 좋군. 아니 판단력이 뛰어나다고 말해야 하나. 어찌 됐든, 우리 군이 펜실베이니아까지 진군했네.”
“역시 로버트 리 장군이시군요.”
“어디 그분 혼자뿐이겠나. 스톤월 잭슨, 롱 스트리트 장군 또한 북군의 멍청이들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훌륭하지.”
“당연한 말씀이십니다.”
‘고작 자랑이나 하려고 날 부른 건 아닐 텐데.’
라파예트와 시선이 마주친 모스비가 히죽 웃으며 말을 이었다.
“승기를 잡은 이상 북부를 더 밀어붙일 생각인데. 자네 도움이 필요하네.”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요.”
모스비는 정색하며 목소리를 낮췄다.
“북부의 주요 철도 노선을 공략할 생각이네.”
“오하이오-볼티모어 노선이겠군요.”
“잘 아는군. 그곳에 관한 정보가 필요하네.”
그동안 남부 연합은 북부의 보급노선을 끊기 위해 철도를 수차례나 공격했다.
여기엔 게릴라가 동원되기도 했는데, 아쉽게도 그 활동 범위는 버지니아와 메릴랜드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로버트 리 장군의 활약으로 펜실베이니아까지 길이 뚫렸으니. 모스비는 서부에서 동부로 이어지는 가장 중요한 노선까지 파괴하려 했다.
‘그쪽 노선은 핑커톤 요원과 한 개 중대가 관리하고 있는데.’
현재 분위기라면 게릴라들이 펜실베이니아까지 올라가는 건 어렵지 않다.
성공할 확률이 높았다.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처박혀 있을 바엔, 북쪽이 낫지.’
주인공이 되려면 무대 중심에서 놀아야지 않겠는가. 머릿속 계산을 마친 라파예트가 슬쩍 자신의 속내를 내비쳤다.
“이번 일에 저도 동참하고 싶습니다만.”
“다시 북부가 그리워졌나?”
“...... 그럴 리가요. 아시지 않습니까? 이젠 가고 싶어도 못 간다는 걸.”
모스비가 피식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뭐, 이곳이 따분했던 모양이군. 그럼 이번 작전을 맥닐과 함께 멋지게 해보도록 하게.”
가슴까지 풍성하게 수염을 기른 맥닐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라파예트가 정보를 풀고 이를 토대로 작전을 수립.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지자 모스비가 몸을 일으켰다.
“나는 볼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 테니, 일이 끝나고 리치먼드에서 보세나.”
“알겠습니다.”
모스비가 나가자, 라파예트가 잘해보자며 맥닐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런데 손을 맞잡은 맥닐의 눈빛이 묘하게 일렁거렸다.
“형제님은 어느 롯지에서 오셨나?”
“뉴욕입니다. 이곳에서 형제님을 만나 뵈니 반갑기 그지없군요.”
둘은 프리메이슨의 일원이다. 신비주의 특성상 서로를 알아보는 수단이 있었는데, 라파예트는 특유의 악수법으로 접근한 것이었다. 물론 사전에 그가 프리메이슨이라는
정보는 갖고 있었다.
형제를 만나서일까. 작전 회의 내내 딱딱하기만 했던 맥닐의 말이 많아졌다.
그중엔 중요한 정보도 있었다.
“참고로 이번 작전에 참여하는 자들은 평범한 게릴라들만이 아닐세.”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정보에 민감한 라파예트가 귀를 쫑긋 세웠다.
“KGC 알지?”
“골든 써클 기사단 말입니까?”
“이번 작전에 그들이 참여할 거네.”
“흠.”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다.
골든 써클 기사단은 존 브라운 대통령 취임식 날에도 암살을 시도했었다.
물론 시작도 하기 전에 앨런 핑커톤과 대통령 경호를 맡은 자에 의해 음모가 분쇄되었다.
골든 서클 기사단은 남부는 물론 멕시코와 쿠바, 중남미까지 거대한 노예제 국가 벨트를 만들려는 이상주의자들.
잊고 있던 그들이 또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단순히 철도가 목적은 아니었나.’
어쩌면 또다시 대통령을 노릴지도.
“모스비 장군도 KGC입니까?”
“그건 나도 모르네. 다만, KGC들 상당수가 우리 형제들이기도 하지.”
“그렇군요. 그런데 남부 형제들은 북부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라파예트는 이게 궁금했다.
점조직처럼 활동하는 프리메이슨이지만 지금은 남과 북이 철저히 갈린 상황이다. 서로 추구하는 이상 또한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맥닐은 잠시 생각하던 끝에 대답했다.
“형제들의 생각은 다양하네. 언제나 그렇듯 하나로 모으기란 쉽지 않지. 다만.”
“다만?”
“적극적인 형제들이 조금씩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고 있네. 전쟁 결과에 따라 그 방향이 확실해지겠지.”
모호한 말이다. 실제로 맥닐 역시 남부 프리메이슨 롯지들이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 없었다.
단지 이전과 달라졌음은 확실했다.
“나는 볼일 좀 보고 이틀 뒤에 떠날 걸세. 버지니아 샬러츠빌에서 보세나.”
맥닐은 사우스캐롤라이나 하원 로버트 반웰 레트를 만나기 위해 수용소를 떠났다.
레트는 남부 연합 헌법 제정에 참여한 의장. 극렬 분리주의자로 그가 골든 서클 기사단의 일원이라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었다.
‘맥닐이 레트 의원을 만나는 걸 보면 확실히 KGC가 이번 일에 끼어든 모양이네.’
라파예트는 힘의 역학관계를 따져봤다.
프리메이슨과 KGC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조직. 하지만 양쪽에 몸을 담은 행동가들은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두 조직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전쟁이 끝나면 볼만 하겠는데.’
이때까지 라파예트는 남부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음 날.
갑작스러운 소식이 수용소를 강타했다.
“게티즈버그에서 아군이 박살 났다고? 지금 그걸 믿으라고 하는 소리야?”
“신문마다 전부 그 소식이야. 정확히는 이틀 전이니까, 지금쯤 로버트 리 사령관께서 남쪽으로 퇴각하고 있을걸?”
“망할!”
수용소를 지키던 군인들이 물건을 집어 던지며 분개한다. 이 모습을 본 라파예트 역시 머리가 복잡해졌다.
‘펜실베이니아까지 밀고 들어갔다더니,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라파예트가 머리를 감싸며 고민하던 때.
“개자식들! 이 빌어먹을 새끼들!”
타앙!
수용소에서 총성이 울렸다.
화가 난 관리 소장이 포로 한 명을 끌고 와 머리에 총을 쏴댔다. 현장에서 즉사한 북군 병사가 털썩 땅바닥에 쓰러졌다.
“시발, 앞으로 한 시간 간격으로 죽을 각오 해!”
이성을 잃은 건 장교뿐만이 아니다.
수용소를 지키던 군인들이 동조하며 다음 타겟을 손짓으로 가리켰다. 그렇게나마 분을 풀고 있었다.
한편, 멀리서 수용소를 바라보는 무리가 있었다. 습격할 타이밍을 재던 이들은 갑자기 들려온 총성에 식겁한 표정을 지었다. 외부 정보와 단절되어 오로지 임무에만 충실
해서인지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콜린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속삭였다.
- 저 새끼들 갑자기 왜 저래? 수용소에 뭔 일 터진 거 아냐?
- 어떻게. 한번 가볼까, 콜린?
- 가볼까가 아니라, 진작에 갔어야지.
- 어째, 점점 보스 말투를 닮아가냐.
- 그거 욕인데. 미안하다. 좀, 갔다 와주라. 이왕이면 라파예트도 붙잡아두고.
콜린의 정중한 요청에 특수부대원 셋이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그리고는 들키지 않도록 포복으로 수용소까지 기어갔다.
그런데 그 속도가 엄청났다.
지켜보던 일반 북군 병사들은 엄청난 포복 속도에 입을 쩍 벌렸다.
해리엇 터브만을 따라 북부로 탈출하려는 노예들 역시 특수대원들의 몸놀림에 눈이 커졌다.
그런데 여기저기 비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새끼들 존나 느리네.”
“저렇게 발바닥이 보이면 쓰나.”
“뉴욕에서 처먹기만 하더라니.”
‘저게 느리다고?!’
특수대원들의 말에 지켜보던 이들의 흰자위는 커져만 갔다.
한 시간 후.
침투했던 대원중 하나가 돌아왔다.포복하던 그는 얼굴아 시뻘게진 채 땀을 쏟으며 몸을 일으켰다.
- 이 새끼 ,힘들었나 보네.
- 땀이나 일단 닦아라.
동료가 수건을 던지자, 그게 아니라며 의미심장한 얼굴로 사람들을 훑어봤다. 눈빛은 흥분으로 가득했다.
- 갑자기 왜 이래. 가서 여자 만나고 왔냐?
- ...... 설마 여자 수용소!?
- 쓰읍! 그게 아니라!
대원은 입술까지 떨며 마침내 입을 뗐다.
- 시벌, 끝났다. 게티즈버그에서 작살났대!
- ...... 게티즈버그가 어딘데?
- 설마, 우리 좆된거야?
- 똑바로 말해, 인마. 누가 누구를 작살 냈는데?
콜린조차 심하게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가 미간을 찡그리자 대원이 가슴을 치며 말했다.
- 누구긴! 보스가 남군을 아주 개작살 냈지!
- 오오오!
- 브라보!
들킬까 봐 목소리는 잔뜩 줄이고, 손뼉은 부딪히는 대신 허공에 대고 흔들어댔다.
노예들과 일반 병사들도 따라하며 흥분을 표시했다.
- 근데 지금 좋아할 때가 아니야.
- 이 새낀, 지가 제일 좋아해 놓고 쏙 빠지네.
- 지금 수용소 안에 난리가 났어.
꼭지가 돈 남군 장교가 포로들을 처형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터브먼이 잔뜩 인상을 찡그렸다. 콜린은 작전을 서둘렀다.
- 준비됐죠, 터브먼?
- 물론이에요!
콜린이 손을 들자 수풀에 숨어 있던 병사들이 전부 모습을 드러냈다.
작전에 동원된 병력이 230명. 흑인 노예들을 제외하면 콜린을 포함해 전부 남군이 입던 회색 군복을 입고 있었다.
- 밧줄로 묶어.
콜린의 지시에 특수대원들이 밧줄로 노예들의 팔과 다리를 묶기 시작했다.
얼핏 단단하게 묶은 듯하지만, 잡아당기면 풀어지는 매듭법으로 혹한기 훈련 때 막스에게 배운 방법이었다.
콜린이 선두에 서고, 병사들이 백여 명의 노예들을 둘러쌌다. 이윽고 아무렇지도 않게 숲속에서 튀어나와 수용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여간 보스 머리는 알아줘야 한다니까.’
특수부대원들은 일말의 긴장감도 없이 수용소로 향했다.
회색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노예들을 데려오는 모습. 더구나 그 장소가 수용소라면 의심은 옅어질 수밖에.
콜린의 계급장은 대위. 초소를 지키는 병사들은 별 의심 없이 이들을 안으로 들여보냈다.
노예들은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은 긴장감에 땅만 쳐다보며 걸음을 옮겼다. 이번 작전의 시작점인 터브먼도 예외는 아니었다.
안으로 들어온 콜린이 정면을 응시했다.
커다란 연병장이 있는데, 시체 두 구가 쓰러져 있고 소령 계급장을 단 장교가 그들을 발로 툭툭 차고 있었다. 그 앞으론 무릎 꿇고 땅을 쳐다보는 포로들의 숫자가 상당했
다.
“넌 어디 소속이야?”
“아이고, 고생이 많으십니다.”
콜린이 너스레를 떨며 다가갔다.
“어디 소속이냐고 물었다.”
“아, 소속.”
코앞까지 다가간 콜린이 소령을 보며 입을 뗐다.
“제 소속은. 북군이다, 시벌넘아.”
순식간에 리볼버를 뽑아 해머를 코킹.
머리에 총구를 가져다 대 방아쇠를 당긴다.
타아앙!
피가 터지고 반동으로 소령의 머리에 꺾이며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곧이어.
타앙! 타앙!
침투한 북군 병사들이 일제히 총을 쏘기 시작했다. 수용소를 지키는 병사들은 많아 봐야 중대 단위. 백 명도 채 되지 않는다.
순식간에 연병장에 있던 남군이 총탄에 쓰러졌다. 땅만 쳐다보던 포로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콜린이 외쳤다.
“북부로 향하는 탈출로는 확보해두었다! 포로들은 총을 빼앗아 무장하라!”
죽을 날만 기다리던 포로들의 눈가에 뜨거운 열기가 휘몰아친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죄수들이 함성을 지르며 죽은 병사들의 총과 탄약을 챙기기 시작했다.
콜린은 단시간에 포로수용소를 점거.
남군을 쓸어 버리고, 말과 무기들을 챙겼다.
그렇게 포로들과 노예까지 무장을 시켰는데, 그 수만 천이 넘어갔다.
아무리 밖으로 빠져나간 남군이 없다 해도 들키는 건 시간문제. 콜린은 재빨리 수용소를 빠져나와 애슐리강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했다.
작전은 이게 끝이 아니다. 찰스턴 항구 남쪽의 광산, 그곳 노예들도 탈출시킬 계획이었다.
두 시간을 이동할 즈음.
휴식을 위해 콜린은 행군을 멈춰 세웠다.
그리고 으슥한 곳으로 자리를 옮기자, 앞서 침투했던 대원 둘이 천으로 머리를 뒤집어씌운 남자를 끌고 왔다.
천을 벗기자, 입에 재갈이 물린 라파예트가 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컥컥거린다.
침을 질질 흘리며 콜린을 쏘아보는 게 마치 광견병에 걸린 개처럼 보였다.
재갈을 빼내고, 콜린이 라파예트를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총사령관님이 너 잡으면 꼭 물어보라더라.”
“개자식. 나한테선 아무런 정보도 얻어내지 못할 거다!”
“이거 웃긴 새끼네. 정보는 뭔 정보야.”
콜린이 라파예트의 가슴을 손가락을 쿡 찌르며 물었다.
“말로 죽을래, 아니면 칼로 죽을래. 총사령관이 이걸 물어보랬거든.”
“......”
“힘들면 내가 결정해주마.”
콜린이 눈짓하자, 대원들이 말 네 필을 끌고 왔다. 그리고는 빠른 속도로 각각의 말에 이어진 밧줄로 라파예트의 팔다리를 결박했다.
‘이, 이건.’
테네시 게릴라를 처형했을 때 사용한 수법.
정보를 취급하는 인물 답게, 라파예트는 당시의 상황을 상세히 알고 있었다.
“그동안 양쪽에서 너도 고생 많았다.”
라파예트의 뺨을 톡톡 친 콜린이 뒤로 물러섰다. 이윽고 팔 다리에 강한 압박이 전해지자, 미친 듯이 공포감이 몰려왔다.
“자, 잠깐! 내게 고급 정보가 있다! 절대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야!”
“그냥 하는 소리 같구만, 뭘.”
“고, 골든 써클 기사단! 놈들이 대통령을 노리고 있다고! 내가 그걸 막을 수 있어!”
정보로 먹고산 라파예트.
죽는 순간까지도 기댈 건 정보뿐이다.
눈물과 콧물까지 질질 짜대던 라파예트의 눈에 슬그머니 콜린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계속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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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라파예트는 실제로 이런 인물이 아닙니다.
제 상상속에서만 흑화한 인물입니다.
대체역사이다 보니 인물 설정이 조심스러운데,
이렇게 극단적으로 그려진 경우 뭔가 찜찜함이 계속 남네요.
맥클레란과 존 포터, 존 포프, 존 맥클레넌드.
이런 장군들도 과하게 그린 측면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