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 새로운 직업
백인 우월주의, 백인 민족주의, 그 외의 모든 것을 증오하는 우익 테러리스트.
‘KKK단의 등장이로군.’
잡초처럼 형태를 바꾸어 미래에까지 이어지는 미국을 좀먹는 쿠 클럭스 클랜(Ku Klux Klan).
남북 전쟁이 끝나자 놈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막스는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
“창단식 장소와 일정을 알고 있습니까?”
“그것까진 모르네.”
“알아낼 방법은요?”
“남부에 퍼진 정보원을 동원하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장담할 순 없네. 그런데 그만큼 신경 써야 할 조직인가?”
심지어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단체다.
앨런은 막스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심리적인 효과죠. 그들이 폭력을 사용하면, 증오와 분노를 표출할 곳을 찾는 자들이 동조할 겁니다.”
“게릴라, 무법자들과 그들이 뭐가 다른가?”
“놈들이 그럴듯한 사상으로 무장하면 어떨 것 같습니까? 폭력적인 프리메이슨이 별도의 조직을 만든다면요?”
턱을 어루만지던 앨런이 멈칫했다.
“물론 프리메이슨과는 상관없을 수도 있습니다. 염려하는 건 남부가 패전 장군들을 우상화하고, 증오와 분노의 명분을 차곡차곡 쌓는 겁니다.”
남부 재건 시대에 탕평책은 장기적으로 보면 독배나 다름없다.
그런데 막스가 없는 사이 링컨이 이를 시행했다. 남부 정치인들을 사면하는 바람에, 연방을 탈퇴하고 전쟁을 종용한 이들이 버젓이 정치를 이어가고 있었다.
앨런은 급진적 공화당원이다. 그 역시 남부에 온건적인 링컨을 못마땅해했다.
“총사령관의 말에 동의하네. 그런데 그들이 조직을 만든다 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싶은데. 범죄 현장을 잡은 것도 아니고, 설사 그렇다 해도 총사령관이 개입하면 일만 더 복잡해질 걸세.”
연방이 남부를 향한 핍박을 시작했다!
아마 이런 신문 헤드라인이 남부를 들썩거리게 만들 것이다.
그만큼 선동하기에 좋은 기삿거리였다.
막스는 한 가지 패를 만지작거렸다.
어느 시기까지 정부에 몸을 담는 대신, 군인보단 자유로운 직업.
‘워싱턴에 가기 전에 먼저 말을 해둬야겠군.’
SFBC에겐 새로운 직업이 필요하다.
존 브라운만큼은 아니지만, 링컨 대통령도 막스의 제안을 거절하진 못할 것이다.
어차피 서로 윈윈하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생각이 정리되자, 막스는 첫 주제인 두 조직의 합병을 다시금 꺼내었다.
“일단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해보죠. 핑커톤과 SFBC를 합병하되 우리 둘만의 계약으로 끝내는 건 어떻습니까?”
“활동 영역을 구분 짓자는 말이군.”
막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SFBC는 정부, 핑커톤은 지금처럼 사립 탐정을 이어 가는 겁니다.”
“설마 계속 군인으로 남을 생각인가?”
“그럴 리가요. 군인은 여러모로 행동 제약이 많습니다. 마침 적당한 자리가 생각났으니, 그걸 할 생각입니다. 다만 아직은 확실하지 않네요.”
앨런은 눈을 반짝이며 미소를 지었다.
“뭐가 되었든. 자네가 정부와 함께한다면 대찬성이네.”
‘당연히 그렇겠지.’
앨런이 지금 시점에 자신을 찾아온 이유도 이것 때문일 것이다.
핑커톤은 배신자 라파예트 이후 연방에 설 자리를 잃었다.
반면 막스는 스스로가 정부의 핵심 인사였고 정부 인사들과 거미줄처럼 엮여 있었다.
앨런과 막스의 결정적인 차이였다.
더욱이 대통령 경호를 맡아야 할 핑커톤이 임무에서 배제된 뒤로, 앨런의 위기감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막스는 그런 앨런의 속을 꿰뚫고 있었다.
“지금 상황에 핑커톤이 SFBC와 엮여서 좋을 게 없습니다. 당분간은 서로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관계로 가죠.”
“바라던 바네.”
“구체적인 합병 계약서는 앨런이 만드세요. 제가 검토해 보겠습니다.”
“그 말이 더 무섭구만.”
“참고로 전 절대 손해보는 짓은 안 합니다. 뭐, 앨런도 마찬가지겠지만요.”
앨런은 대답하지 않은 채 눈두덩이를 문질렀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계약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상상도 못 할 스트레스가 벌써부터 앨런의 눈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양두 체제라 해도 결국 주도하는 인물을 명시해야 한다. 아쉽지만 막스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
조선 사절단 환영 행사가 끝난 다음 날.
약속과 달리 밴더빌트가 호텔을 찾아왔다.
마차를 보낸다더니, 그가 직접 온 것이다.
호텔 로비 옆 작은 회의실.
안으로 들어선 밴더빌트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조금은 심통난 얼굴이었다.
그는 소파에 앉자마자 섭섭함을 토로했다.
“자네에게 섭섭한 게 많네.”
“뭣 때문에 그러십니까?”
“다이나마이트. 그걸 나 몰래 만들고 있었다니, 우리가 그런 사이였나?”
“그거야 철도랑은 상관없지 않습니까?”
밴더빌트는 막스의 그런 생각이 문제라며 고개를 절레 저었다.
뉴욕뿐 아니라, 대륙횡단 철도 사업을 함께 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한 모양이었다.
“왜 굳이 철도로 한정 짓는 건가? 몰라서 못 하는 거지, 돈이 되면 뛰어드는 게 사업 아닌가?”
“그것도 그렇군요.”
“내가 섭섭할 만하겠지?”
막스는 성의 없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앓는 소리를 낸 밴더빌트는 개의치 않으며 말을 이었다.
“뭐, 이제와서 껴달라고 하는 건 무리겠고. 다음은 뭔가?”
“다음이요?”
“다이나마이트급 사업이 또 있을 것 같은데?”
“어디 보자. 그 정도라면야.”
막스는 턱을 매만지며 생각하는 척했다. 그리곤 며칠 전부터 생각해둔 걸 입 밖으로 꺼냈다.
“조만간 땅을 살 생각인데, 어떻게 함께 하시겠습니까?”
“땅? 어디? 백악관이라도 살 생각인가?”
“그것도 살 수 있습니까?”
“...... 당연히 농담이네.”
“난 또. 제가 말한 곳은.”
막스가 뜸을 들이자 밴더빌트가 갈증을 느낀 듯 혀로 입술을 적셨다.
“엄청난 곳인 모양이군.”
“생각에 따라 다릅니다. 사려는 곳이 알래스카거든요.”
“!”
밴더빌트의 눈이 똥그랗게 커졌다.
“러시아에서 제안한 그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땅 말인가?”
“이 세상에 쓸모없는 땅은 없습니다. 어떻게 이용하냐에 따라 다른 거죠. 다만, 우리가 죽을 때까지 건드리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거길 사겠다고?”
알 유 크레이지? 라며 밴더빌트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막스가 달래듯 말했다.
“부자는 삼대를 못 간다는 소리가 있습니다. 물려줘 봐야 자식들이 다 팔아먹고 날리면 개털인 거죠.”
“...... 그것과 알래스카가 무슨 연관이 있나?”
“최후의 보루로 가족들이 건들지 못하도록 보험 하나 들어두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
원 역사에서 밴더빌트는 1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을 물려줬다. 미래 시세로 치면 28억 달러에 달하는 액수다.
그런데 자손들은 그 재산을 지키지 못하고 대부분 날려 버렸다. 한 시대를 풍미한 미국 최고의 갑부도 3대를 버티지 못한 것이다.
“러시아는 모르지만, 알래스카에는 천연자원이 아주 풍부할 겁니다. 언젠가 개발할 날이 오긴 올 겁니다.”
“자원이 풍부할 거라니, 전부 추측이지 않은가. 게다가 영영 오지도 않을 그 날을 위해 수백만 달러를 땅에 묻어두겠다는 건데. 전혀 자네답지 않군.”
“이게 저다운 겁니다. 제가 언제 손해 본 적 있었습니까?”
밴더빌트는 턱을 매만지며 고민했다.
지금까지 막스가 건드려서 손해 본 건 없었지만 단지 그 이유만으로 덜컥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기엔 걸리는 게 많았다.
그리고 밴더빌트는 이미 정보를 입수해 막스의 재정 상황도 알고 있었다.
“자네 돈이 쪼들려서 그런 거지? 듣자 하니 카네기란 청년이 미친 듯이 제철 회사를 인수했다고 하던데. 자네 돈이 상당 부분 들어갔다지, 아마?”
“...... 음. 사실 걔가 그렇게까지 일을 크게 벌일 줄은 몰랐습니다.”
조선에 가 있는 동안. 앤드류 카네기는 특수 작전 행정병을 제대했다. 그런데 못다 한 보병의 꿈이라도 이루려는지 전투적으로 제철소를 흡수 병합하기 시작했다.
원 역사대로라면 한두 개에 그칠 걸, 벌써 네 개 회사를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갔다.
거기에 투입된 자금이 자그마치 5백만 달러.
그중 6할이 막스 자본이고 부족한 부분은 JP 모건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카네기는 경영권만 가졌을 뿐, 사실상 막스가 회사를 지배하는 구조였다.
그런데 그 돈이 어떤 돈인가.
콜로라도 금광과 콜럼비아 오일, 아직은 어설픈 리바이스 청바지, 스미스앤 웨슨, 그 밖에 혁신적인 쓰레기통까지 팔아 모은 피 같은 돈이었다.
더욱이 그중 일부는 대원들의 투자금액이다.
카네기가 파산하면 막스는 대원들한테 암살당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뉴욕에 오자마자 이 소식을 들은 막스는 피 말리는 투자에 손톱까지 물어뜯으며 불안한 증세를 보였었다.
‘이색, 철강왕만 아니었어도.’
과연 이런 투자를 했을까.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신경 쓰였지만, 막스는 불안한 모습을 감추며 여유로운 척했다.
“말씀하신 대로 당장 여유 자금이 없는 건 사실입니다. 해서 애초에 저 혼자 사려던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투자자를 끌어모아 알래스카를 구입하기로요.”
“다이나마이트는 수익 실현하기엔 시간이 걸릴 테고. 정부에선 알래스카 구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니, 마음이 급한 게로군.”
밴더빌트는 막스의 상황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연방이 알래스카를 구매하기 전에 비집고 들어가야 했다.
더욱이 미국 정부가 막스 개인에게 땅을 넘기는 건 여러모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었다.
들어간다면 컨소시엄 형태로 들어가야 했다.
“아무튼, 정부는 이미 프랑스에게 루이지애나를 사들여 재미를 보지 않았습니까.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결국 제안을 거절하지 않을 겁니다. 사실 그만한 땅을 단돈 7백만 달러에 산다는 건 누가 봐도 이득인 거죠.”
밴더빌트는 그 이득이 왜 이득인 건지 꼬치꼬치 캐물었다.
“과거엔 그곳에서 해달을 잡아 모피 사업이 발달했지만, 지금은 그것도 씨가 말랐다고 들었네. 사실상 알래스카에서 얻을 수 있는 물건은 얼음뿐인 셈이지.”
“얼음 밑에 뭐가 있을까요.”
“얼어붙은 땅덩어리겠지.”
“그 밑엔 뭐가 있을까요.”
“······ 자네 알래스카 가봤나?”
“아니요···.”
“안 가봤으면 말을 하질 말게.”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손가락으로 탁자를 토닥거리던 밴더빌트가 또다시 물었다. 조금은 긍정적인 말투였다.
“산다면 어떤 조건으로 매입할 생각인가?”
“자금을 투입했으니, 컨소시엄이 토지 소유권과 자원 탐사, 채굴권까지 얻어야겠죠.”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국적이 바뀌고, 땅은 우리가 개발한다 이거군.”
“연방에선 거절할 이유가 없지요. 가뜩이나 수어드 국무장관이 이 일 때문에 욕먹고 있지 않습니까?”
남부 재건에 들어가야 할 돈으로 쓸모없는 알래스카를 산다고?
아무리 금액이 적다 해도 명분이 없었다.
그 때문에 러시아에서 제안한 매각 시일이 다가올수록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 투자자는 몇 명을 모을 생각이었나?”
“일곱입니다. 뭐, 힘드시면 포기하셔도 됩니다.”
밴더빌트가 너털웃음을 지었다.
미국 최고 갑부가 고작 백만 달러로 포기한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어찌 됐든, 자존심을 떠나 밴더빌트는 막스가 알래스카 땅에서 무슨 짓을 벌일지 궁금하고 흥미가 생겨났다.
삽질이라도 옆에서 지켜보고 동참할 수 있다면 그까짓 백만 달러 정도야.
“컨소시엄에 내 이름을 올려주게.”
“앞으로 다섯 명 남았군요.”
“여차하면 내가 소개해 줄 수도 있네.”
“뜻을 함께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돈만 있다고 참가하면 진작 소리소문없이 끝냈죠.”
밴더빌트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돈이 있어도 참가할 수 없는 자리에 꼈다는 묘한 자부심.
게다가 총사령관과 철도에 이어 또 다른 연대가 생겼으니 백만 달러가 아깝지 않았다.
“그런데, 땅을 산 뒤에 관리는 누가 하나? 그냥 방치해도 상관없는 건가?”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SFBC가 일 년에 한 번씩은 가볼 생각입니다.”
“훈련인가?”
“여행입니다.”
“훈련이군.”
밴더빌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아니라고 부정해도 믿질 않았다.
어찌 됐든, 뉴욕에 돌아오자마자 막스는 여러 일을 처리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냈다.
이틀 뒤.
막스는 사절단과 함께 워싱턴으로 향했다.
처음 기차를 타본 이들은 모든 게 신기한지 탄성과 감탄을 쏟아냈다.
“거대한 쇳덩이가 이렇게 움직이는 게 말이나 됩니까?”
“조선 팔도가 이렇게 기차로 이어진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물류는 물론이고 사람들의 이동이 얼마나 편리해지겠습니까.”
사절단은 조선의 앞날을 생각하며 보고 듣고 느낀 걸 기록했다.
한편, 박규수는 제자나 다름없는 오경석과 미국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논의했다.
인사는 어떻게 하며, 서 있을 땐 어떤 순서로 있을지. 선물은 언제 건네줄지가 대화의 주된 내용이었다.
워싱턴 DC 백악관.
마침내 사절단과 미국 대통령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사절단 일행은 박규수를 선두로 서열에 따라 접견실에 들어섰다. 사절단은 생각보다 키가 큰 에이브러햄 링컨을 쳐다보며 움찔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박규식을 따라 큰절을 올렸다.
“!”
당황한 링컨과 관료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뒤에 서 있는 막스를 쳐다봤다. 뉴욕에서 따라붙은 기자들도 이상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들 시선도 막스를 향했다.
‘......’
막스는 담담했지만, 속은 썩어들어갔다.
조선만의 예법이 있다해서 놔뒀는데 설마 이런 식일 줄이야.
사절단에게 링컨은 미국의 왕, 그에 합당한 예우라 할 수 있었다.
단지 문화의 차이였다.
마침 백악관을 방문한 율리시스 그랜트와 테쿰셰 셔먼 장군도 이게 뭔 일이냐며 입을 쩍 벌렸다.
도포를 입을 남자들 바닥에 납작 엎드려 절하는 꼴이라니.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었다.
셔먼이 입꼬리를 꿈틀거리고 얼굴이 시뻘게졌다.
웃음을 참느라 몸을 부르르 떨다, 막스와 시선이 마주쳤다.
급정색한 셔먼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한편으로 막스에게 잘 다녀왔냐며 눈빛으로 대화를 시도했다.
잠시 후, 몸을 일으킨 박규수가 낭랑한 목소리로 부임사를 읽었다.
“사신 박규수, 오경석 등은 대아미리가(大亞美里加) 합중국 대백리새천덕(大伯理璽天德)께 아뢰옵니다. 사신 등이 대조선국 대군주 명을 받자와 대신으로서 대백리새천덕과 미합중국 모든 인민이 한 가지로 안녕을 누리시기 청하오며, 두 나라 인민이 서로 사귀고 우의를 돈독히 하기를 바라노이다.”
조선이 서양 국가 원수를 만난 최초이자,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존재감 없던 조선이 자주적이며 독립적인 외교를 펼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뜻깊은 날이었다.
어디까지나 조선 입장이 그렇고, 막스는 링컨과 독대할 시간만 기다렸다.
그리고 연회 중간 그 기회가 찾아왔다.
집무실에서 머리를 맞댄 막스는 뒤늦게 대통령이 된 걸 축하한 뒤, 그간의 여정을 짧게 설명했다.
이미 조약에 관한 내용을 알고 있었기에 링컨은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자네 요청이 있어서 처리해두긴 했네만. 총사령관직을 그만두고 설마 그렇게 셀프 좌천 인사를 요구할 줄은 상상도 못 했네.”
“그게 좌천이었습니까?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었는데요.”
“하여간, 자네 속을 모르겠어. 아무튼.”
드르륵.
서랍을 연 링컨이 그 안에서 묵직한 걸 꺼내, 막스 앞에 올려다 두었다.
턱.
“자네 포함, 특수부대원 전원을 임명했네.”
황동으로 만들어진 별 모양의 배지.
겉면에는 US Marshal,
연방 보안관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