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72화 (272/360)

#272 절반의 성공

쿠 클럭스 클랜이 일을 벌이는 동안 워싱턴은 비교적 평온했다.

포드 극장엔 1,700여 명의 관중들로 가득하고, 2층 로얄 좌석에는 두 쌍의 부부가 나란히 앉아 연극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야전 생활을 오래 했다고 들었는데, 힘들지는 않았나요?”

“익숙해지면 나름 할 만해요.”

“여자의 몸으로 대단하네요. 참, 아기는 아직이죠?”

메리 링컨이 물으면 피치는 주로 대답하는 쪽이었다.

지극히 정상적인 대화라 메리 링컨에게 이상한 점은 느껴지지 않았다. 가끔 미간을 찌푸리곤 했는데 편두통이 원인이라고 했다.

“여기 오기 전에도 머리가 너무 아파서, 사실 안 오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신문에 이미 참석한다고 되어 있어서 부득이하게 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내일 혹시 시간 되면 초대를 하고 싶은데. 크리스마스라 조금 그럴까요?”

“아니요, 뭐 딱히 크리스마스라고 할 일은 없습니다.”

“오, 그럼 잘됐네요. 제가 요리는 잘못하지만 만드는 걸 즐기는 편이랍니다. 드디어 새로 산 식기를 선보일 때가 왔군요.”

메리 링컨은 연극보다 내일을 더 기대하고 있었다. 그녀가 입고 있는 사치스러운 옷과 식기류를 보여주고 싶어 안달 나 있었다.

막스는 시선을 정면으로 하고 귀는 부인들 간의 대화를 엿들었다.

한편으론 머릿속에서 메리 링컨의 정보를 들추었다.

둘째 아이는 결핵으로 4살 만에 죽고, 셋째 아이는 링컨이 부통령이었을 때 장티푸스로 사망. 그리고 원 역사에선 링컨이 암살당하고, 몇 년 후 넷째 아이도 사망한다.

정상적인 인간이라도 버티기 힘든 고통스러운 삶의 연속 아닌가.

반평생 편두통을 앓던 메리 링컨에게 과연 정상적인 사고방식이 가능했을까.

실제로 정신병과 자살 시도 등, 메리 링컨은 끔찍한 말년을 보내다 뇌졸중으로 죽게 되니 말이다.

그러고 보면 고통스러운 삶은 남편에게도 해당한다. 그런데 막스는 지금껏 링컨의 얼굴에서 불안하거나 울적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러고 보면 강철 멘탈이야.’

지금만 봐도 그렇다.

링컨은 여느 때처럼 여유로운 미소를 머금으며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마침 무대에선 여배우가 대사를 각색해 ‘대통령의 명령으로 초안은 이미 중단되었습니다!’라며 외치고 있었다.

“연극이 눈에 들어옵니까?”

“어느 때보다 즐기고 있네. 위험하다 해도, 자네와 저 친구들이 있지 않은가.”

링컨이 무대에서 시선을 떼고 막스와 뒤를 힐끔 쳐다봤다.

콜린과 산초가 입구 좌우에 앉아 있었는데, 팔짱을 낀 채 지루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사건 사고는 언제 어느 때 터질지 모릅니다.”

“그게 걱정되었다면, 자네 성격상 애초에 내가 극장에 오는걸 막았겠지. 그만큼 자신이 있어서 우리가 여기 있는 것 아닌가?”

“뭐, 범인들은 이미 색출했으니 문제는 없을 겁니다. 다만.”

막스는 목소리를 낮춰 말을 이었다.

“놈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연방의 혼란과 남부의 결집입니다. 그런 점에서 온건 정책은 남부의 기만 살려 주는 셈이죠.”

“그렇다고 힘으로 누른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지 않은가. 극렬 분리주의자들은 내가 무슨 정책을 펼치더라도 반대할 걸세.”

그런데 그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남부의 대부분 사람들은 먹고사는 문제에 부대끼고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간다.

링컨이 바라보는 국민은 그런 평범한 남부인들이었다.

링컨은 이상주의자가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시각으로 남부를 바라보고 있었다.

훗날 여러 부작용을 일으킨다 한들.

결국 남부는 재건되고 미국은 연방 체제로 세계 최강의 국가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 결과만 놓고 보더라도 링컨의 정책을 비판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막스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어두운 그림자 하나가 극장 안으로 스며들었다.

영웅이 될 준비를 마친 존 윌크스 부스였다.

부스는 며칠 전 극장 내부로 들어오는 입구에 미리 구멍을 뚫어 놓았다.

그곳을 통해 2층 로얄석 계단으로 향하는 경비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아무도 없어?’

최소 경찰 한 명이라도 지키고 있어야 정상 아닌가? 그런데 그마저도 보이지 않았다.

대통령 경호 치곤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물론 부스 입장에선 절호의 기회이자, 절대 실패할 수 없는 암살이었다.

‘관객들이 웃음이 들려오면 그때가 기회다.’

그리고 부스는 총성을 감추기 위해 사람들이 웃는 틈을 노릴 계획이었다.

연극에 직접 출연한 배우였기 때문에 부스는 대본과 관객들의 반응까지 꿰고 있었다.

그리고 부스가 원하던 대목이 가까워질 즈음.

왼손은 보위 나이프를 오른손으론 데린저 권총을 꺼내 들었다. 두 발의 총알이 들어가는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의 소형 권총이었다.

‘한 발은 링컨의 머리에.’

다른 한 발은 총사령관의 머리에 쏠 예정이었다. 웃기게도 부스는 그 총사령관을 율리시스로 여겼다. 그가 거절하고 막스가 함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마침내 배우들이 한 대사에 관객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부스가 그 타이밍에 맞춰 계단으로 뛰어 올라갔다. 그런데 때마침 고개를 돌린 막스와 눈이 마주쳤다.

‘도, 동양인 총사령관?!’

부스가 기겁하며 두 눈을 부릅떴다.

멈칫하는 사이, 우악스러운 손이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입구 좌우에 있던 콜린이었다. 그는 산초와 동시에 부스의 양어깨를 칼로 쑤셔 넣었다.

“웁, 웁···!”

콜린의 손에 막힌 부스의 비명은 관중들의 웃음소리에도 파묻혔다.

그리고 이내 콜린과 산초에게 양 팔을 붙들린 채 올라왔단 계단으로 신속하게 퇴장했다.

부스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막스의 두 눈이었다.

그리고 극장 밖으로 끌려와 마차에 실렸을 때, 부스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링컨은 단 한 번도 고개를 돌린 적이 없었다는 것. 자신의 존재조차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젠장···.’

부스의 암살 시도는 총 한번 쏴보지도 못한 채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그는 SFBC 대원들에게 이끌려 경찰서가 아닌 허름한 가옥으로 향했다.

포드 극장은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평화롭기만 하다. 연극이 지루해진 막스는 다시금 이전의 화제를 꺼내었다.

“제가 우려하는 건 평범한 남부인들이 소수의 선동가에게 휘둘리는 겁니다. 오늘 벌어지는 두 가지 사건도 같은 맥락이죠.”

링컨은 무대를 응시한 채 말이 없었다.

남부 패전 장교들이 창설한다는 쿠 클럭스 클랜. 그리고 자신과 측근들을 향한 암살 기도.

막스 말마따나 애꿎은 남부인이 선동에 휘둘리는 모습은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분리주의, 인종주의, 노예주의. 이런 것들이 남부 재건을 늦추고 궁극적으론 미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죠. 그 싹이 퍼지기 전에 대처해야 합니다.”

“자넨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가?”

“상황을 봐서 놈들이 원하는 정반대의 결과를 만들어야겠죠.”

자극적인 기사로 시선을 끌고, 남부의 영웅을 만들어 우상화하는 작업.

그걸 부수는 건 허무한 결과를 만드는 것이다.

놈들이 내세우기 창피할 정도로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리면 된다.

다만 그 과정에서 폭력적인 수단과 방법은 필수적이었고, 링컨의 온건적인 정책과는 방향이 달랐다.

막스의 말을 진지하게 고민하던 링컨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자네 방법이 효과가 있다면 나와 노선을 병행하는 건 어떤가?”

자신은 남부를 어루만질 테니, 막스는 강력하게 법을 집행하라는 말이었다.

“현재로선 가장 이상적인 그림일 것 같네요.”

남부와 서부는 그야말로 무법 지대.

연방의 존재감을 심어 주는 건 역시 강력한 법 집행에 달려 있다. 이왕 연방 보안관이 된 이상 막스는 최대한 많은 권한을 쥐고 싶었다.

“그나저나, 곧 있으면 연극이 끝날 텐데. 그자는 언제 오는 거지?”

“모르셨습니까? 이미 왔다 갔습니다만.”

“허허.”

웃음을 터트린 링컨이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봤다. 입구 옆에 서 있던 콜린과 산초가 보이질 않았다.

암살범을 쥐도 새도 모르게 잡아간 모양이다.

내심 긴장이 풀어진 링컨이 의자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자네에게 최대한 많은 권한을 실어 주겠네. 존 브라운 대통령이 그랬듯,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가면 되지 않겠나.”

“그거면 충분하죠.”

열강에 휘둘리지 않는 강력한 미국.

인종차별 없이 잘 먹고 잘사는 나라.

물론 현실에선 불가능한 유토피아다.

하지만 그 정도 이상은 품어야 비슷하게라도 가지 않겠는가. 길은 달라도 틀리지만 않는다면 인생을 걸만한 가치가 있었다.

연극이 한창이던 때.

부스의 공범 루이스 파웰은 라파예트 공원 자택에 있던 수어드 국무장관을 노렸다.

똑똑.

1858년식 휘트니 리볼버와 보위 나이프로 무장한 파웰은 과감하게 문을 두드리는 방법을 택했다.

이는 사전에 수어드가 의사에게 약을 처방받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약을 배달왔습니다.”

덜컥.

아무런 의심없이 문이 열렀다.

그런데.

열린 현관문에 덩치 큰 남자가 파웰을 응시하며 서 있었다.

그는 이내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이들은 SFBC 연방 보안관들로 불과 한 시간 전, 부스의 편지를 입수한 덕에 대원들은 파웰의 수법을 알 수 있었다.

“어서 와. 국무장관 집은 처음이지? 이 개자식아!”

퍽!

네이선 로어의 발이 가슴을 가격.

파웰은 갈비뼈가 부서진 듯한 엄청난 통증을 느끼며 뒤로 나자빠졌다.

땅을 구르던 파웰은 일이 틀어졌음을 눈치채고 재빨리 홀스터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 순간.

남자들이 달려들어 파웰의 머리채를 잡고, 손을 뒤로 꺾었다.

비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은 복부와 가슴을 사정없이 가격했다.

“이 새끼 벌써 기절했네.”

“죽지 않았으면 됐어. 난 국무장관에게 보고하고 나올 테니까, 사람들 눈에 안 띄게 잡아둬.”

“오케이.”

2층으로 올라간 네이선 로어는 벽에 웅크리고 있던 수어드와 가족들을 볼 수 있었다.

“상황 종료입니다, 장관님.”

“이, 이제 아무 이상 없는 건가?”

“넵! 안심하셔도 됩니다.”

“후.”

수어드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곤 네이선 로어에게 손을 내밀었다.

“고맙네. 총사령관에게 오늘 일은 평생 잊지 않겠다고 말해주게.”

“꼭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총사령관이 아니라 이젠 연방 보안관입니다만.”

“그랬지 참. 입에 배어서 실수했네.”

수어드가 잔잔한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십시오.”

네이선 로어는 수어드와 가족들에게 미소를 보이며 등을 돌렸다.

덩치만큼이나 커다란 발걸음 소리가 계단을 성큼성큼 내려갔다.

로어가 문밖으로 사라지자, 수어드가 가족들을 돌아봤다.

“이제 제대로 된 이브를 보낼 수 있겠군.”

원 역사에서 파웰의 암살 시도는 부분적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파웰은 칼로 수어드의 얼굴과 목을 수차례 찔러 커다란 부상을 입히고, 평생 지워지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두 아들 역시 총상과 칼에 부상을 입는다.

그러나 이러한 비극은 막스 덕분에 벌어지지 않았다.

네이선 로어와 대원들은 루이스 파월을 마차에 태워 워싱턴 외곽에 있는 가옥으로 끌고 갔다.

같은 시각.

존 기어리 부통령이 머무는 커크우드 하우스.

대원들은 또 다른 공범자 애저로트가 움직이길 기다렸다.

그런데 뜻밖의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되었다.

“암살범이 술에 취했다고!?”

“어. 바텐더한테 정보를 캐다가 술에 취해버렸어.”

“와우.”

애저로트는 몇 시간 전 존 기어리 암살을 위해 바로 위층 방을 구했다.

그런 다음 지하 바에 가서 바텐더에게 존 기어리에 관한 정보를 캐물었다. 그런데.

“한 잔이 두 잔 되고, 두 잔이 석 잔 되고.”

“그렇게 암살범은 술에 취해 가고···.”

“하여간 정신 나간 새끼구만.”

대원들은 탄성을 내지르며 바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보고 받은 대로 그곳에서 인사불성이 된 애저로트를 볼 수 있었다.

“와, 진짜네!”

“대단한 새끼네.”

대원들은 애저로트 주변에 앉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맥주를 시켰다. 그렇게 두 시간이 지나고 어느새 자정이 되어 버렸다.

갑자기 애저로트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킨다.

그린백 두 장을 테이블에 올려놓고는 비틀비틀 밖으로 향했다.

대원들이 그 뒤를 쫓았다.

조 짐 주니어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임무’라며 애저로트의 등에 대고 혀를 찼다.

잠시 후.

골목을 방황하던 애저로트는 남부를 찬양하며 온갖 소리를 질러댔다. 그러다 갑자기 어딘가를 향해 칼을 던졌다.

대원들이 식겁하며 그곳을 갔을 땐, 벽에 튕겨 땅에 떨어진 칼을 볼 수 있었다.

아무 의미 없이 칼을 던진 것이다.

“저거 진짜, 뭐 하는 새끼지?”

결국 애저로트가 향한 종착지는 존 기어리 암살이 아닌 새로운 호텔이었다.

아무래도 그곳에서 잠을 잘 생각인 듯했다.

“호텔보단 여기가 낫잖아?”

“오케이. 이쯤에서 잡아가자.”

한산한 골목에서 대원들은 애저로트를 납치했다. 그리고는 파웰과 마찬가지로 외곽에 있는 가옥으로 끌고 갔다.

원 역사에서도 애저로트는 술에 취한 채 다른 호텔에서 잠을 잔다.

암살은 시도조차 못 했지만, 부스와 공범으로 엮여 교수형을 당한 인물이었다.

크리스마스 당일.

워싱턴 외곽에 있는 가옥에는 SFBC, 아니 연방 보안관들이 우글거렸다.

집안 한 곳에선 부스와 공범들을 고문해 또 다른 조력자들을 알아내고 있었다.

콜린이 이제 막 도착한 막스에게 물었다.

“쟤들을 어떻게 할 거야?”

“일단 정보부터 얻고 보죠.”

“아무리 범죄자라도 실종되면 골치 아플 거야. 여긴 서부가 아니잖아.”

존 윌크스 부스는 그만큼 유명한 연극배우다.

함께 있던 동료까지 실종되면 문제가 불거질 수 있었다.

차라리 죽이거나, 연방 보안관으로서 정식 영장을 발부하고 재판에 넘기는 게 정석이었다.

하지만 막스가 기다리는 건 따로 있었다.

바로 쿠 클럭스 클랜에 관한 정보였다.

그리고 이는 크리스마스가 지난 다음 날에야 들을 수 있었다.

막스의 임시 숙소인 워싱턴 윌라드 호텔.

신문을 읽자 마자 막스가 인상을 찌푸렸다.

[충격적이고 잔혹한 조직이 남부에서 창설되다!]

[쿠 클럭스 클랜 테네시주에서 자행된 끔찍한 살해 의식.]

[남부를 향한 잔혹한 외침. 쿠 클럭스 클랜의 뒤틀린 정의]

[화형당한 흑인 노예와 핑커톤 탐정들.]

이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어섰다.

막스가 알고 있던 KKK는 창설과 몰락을 거듭하며 끈질긴 생명을 이어 가던 집단.

차수를 거듭할 때마다 목적과 행동이 변모했지만, 초반부터 극을 치닫진 않았다.

막스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신문을 훑어갔다.

기사에는 KKK단의 회장도 언급되어 있었는데.

노예 상인이자 남부 장교, 게릴라였던 네이선 베드포드 포레스트였다.

연방의 서부 전선을 괴롭히고, 율리시스 그랜트를 몇 번이나 곤혹스럽게 만든 장교였다.

대통령 암살 사건은 묻혔지만, KKK단의 충격적인 사건이 미 전역을 휩쓴 상황.

막스로선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그런데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든다.

최초에 KKK단 창설 정보를 흘린 것도 다분히 의도적일 수 있다는 것.

‘핑커톤이든 SFBC든, 제물로 만들 생각이었나.’

이로 인해 놈들이 얻는 이득이 무엇일까.

막스가 신경질적으로 신문을 움켜쥘 때.

호텔 벨보이가 문을 두드렸다.

“로비에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막스가 내려갔을 때.

로비에는 무장한 자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앨런 핑커톤.

그가 잔뜩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 일에 해법이 없다면, 미 전역에 있는 핑커톤 전력을 총동원할 생각이네.”

현재 핑커톤에 고용된 탐정은 1만.

이들의 분노가 KKK단을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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