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74화 (274/360)

#274 나에겐 꿈이 있어

연방 보안관이 된 SFBC 대원들이 미 전역으로 흩어질 때, 막스와 피치는 뉴욕 맨해튼으로 향했다.

기차 좌석에 앉자마자 피치는 막스 어깨에 기대 눈을 감았다.

“또 자게? 어젠 내가 안 괴롭힌 것 같은데.”

“몰라. 요즘 계속 졸려.”

“그럼 도착할 때까지 푹 자.”

고개를 갸웃거린 막스는 시선을 창밖으로 향했다. 그렇다고 풍경이 눈에 들어오진 않고, 머릿속은 여러 가지 생각으로 가득했다.

남부 재건과 대륙횡단철도.

석유와 무기.

리바이스 청바지와 각종 의류와 가방.

사무실 비품과 같은 공산품 제조 등.

신경 쓸 사업 분야도 많고, 신경 쓸 정치 현안도 많다.

조선과 일본과 같은 대외적인 것도 마찬가지.

막스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하나둘 정리하며 시간을 보냈다.

기차는 볼티모어를 지나 뉴욕 맨해튼에 도착. 실컷 잠을 잔 피치는 생기발랄하게 둘의 거처인 로잔나 피어스 뒷 맨션으로 향했다.

“어이구, 우리 사위 왔네!”

“매제!”

같은 건물에 사는 터라 1층에서부터 알아차릴 수밖에 없는 구조. 도착하자마자 피치 가족들이 모여들었다.

여전히 막스에게만 관심을 가졌다.

집안이 시끌벅적할 때, 막스는 구석에서 장모님과 수군거렸다.

“시도 때도 없이 잠을 잔다고?”

“원래 안 그랬거든요.”

“그럼. 에밀리가 얼마나 건강한데.”

뭔가 깊이 생각한 장모님이 눈을 크게 떴다.

“지난번 배 멀미가 아니었네! 그거야, 그거!”

“그게 뭔데요?”

피치는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병원으로 향했다. 온 가족이 따라갔다.

그리고 얼마 후.

덜컥.

의사가 문을 열자 막스를 필두로 식구들이 벌떡 일어났다.

당황한 의사가 이마를 훔치며 말하길.

“축하드립니다. 임신입니다.”

“!”

대략 4주 정도 되었다고 했다.

막스가 입을 쩍 벌릴 때, 장인 어르신이 덥석 막스를 껴안았다.

“에밀 리가 나이가 많아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축하하네, 사위!”

“가, 감사합니다.”

“축하해, 총사··· 아니, 매제!”

처가 식구들의 축하에 막스도 흐흐거리며 입이 귀에 걸렸다.

그날 밤.

막스의 품을 파고든 피치가 속삭였다.

“뭔가 행복하면서도 아쉽고 그러네.”

연방 보안관이 되어 막스와 종횡무진 돌아다닐 생각이었는데. 임신이 발목을 붙잡았다.

“나 없다고 다른 짓 하면 안 돼.”

“같이 뉴욕에 있을 생각이었는데. 임신했을 때 서러우면 평생 간다고 들었거든.”

“이런 거 보면 참 다정하단 말야.”

피치는 피식하며 말을 이었다.

“동료들이 고생하는데, 우리 둘 다 여기 있으면 안 되지. 그리고 뉴욕에서 누가 날 서럽게 하겠어?”

“그래서 나보고 혼자 돌아다니라고?”

원래는 그럴 생각이었지만, 막스는 펄쩍 뛰며 물었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피치는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외로우면 콜린이랑 손 잡고 돌아다니던지.”

“그건 사양이야. 그런데 여기 있으면 심심하지 않겠어?”

피치는 고개를 절레 저었다.

“우리 남편이 일을 좀 많이 벌렸어야지. 여기서 내가 대신 할게. 배울 게 있으면 배우고.”

“그럼 이참에 사업을 배우는 건 어때?”

“뭐든. 너한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둘의 대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말을 하던 피치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천장을 보던 막스는 피치가 머물 쾌적하고 안전한 거처의 필요성을 느꼈다.

지금 있는 3층 맨션은 피치 가문을 위한 집이지 피치를 위한 게 아니었다.

뉴욕에서 피치를 서럽게 만들 사람은 없겠지만, 위험하게 만들 사람은 널렸으니.

‘원래는 콜로라도에 보금자리를 만들 생각이었는데.’

지금 피치의 몸 상태론 장거리 이동이 힘들었다.

*

피치가 처가 식구들과 함께 지내는 동안.

막스는 여기저기 사람들을 만나느라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연방 보안관으로서 활동하기 전에 사업부터 챙겨야 했으니 말이다.

이날은 특수 작전 행정병들과 면담이 준비되어 있었다.

“아이고, 충성. 이게 누구십니까.”

“충성, 충성. 얼굴 까먹겠습니다, 총사령관님. 아, 맞다. 그만뒀지.”

그럼 지금은 뭐지?

JP 모건, 앤드류 카네기가 궁금하다며 막스를 쳐다봤다.

“그건 비밀이야. 근데 닭기름 빠진 것처럼 군기가 쫙 빠졌네? 너무 빠른 거 아냐?”

“빠르긴. 아침마다 기상나팔 소리가 환청으로 들리는데.”

“난 일어나자마자 구보한다? 안 하면 몸이 찌뿌둥하더라고.”

“누가 보면 전투병인 줄 알겠다.”

계급은 하늘과 별 차이였지만, 나이는 서로 비슷하다. 앤드류 카네기가 35년, 막스가 36년, JP 모건이 37년.

역동적인 미국을 이끌어 갈 나이였다.

군대 이야기로 시작한 대화는 어느덧 사업으로 접어들었다.

전쟁 후 철도, 교량이 건설되면서 철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

잇달아 회사들을 인수한 앤드류 카네기가 가장 할 말이 많았다.

철도회사에서 일한 카네기는 철도 보다는 기차를 만드는 철로 시선을 돌렸는데, 때마침 때마침 유럽에선 베세머 공법이 발명되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던 시기였다.

“기존 시멘트테이션 공법은 암석으로 만든 상자에다 연철 막대와 숯을 넣어 일주일 정도 가열해야 해. 이게 또 엄청 어렵고 노동력이 많이 드는 방법었거든.”

그런데 베세머 제법은 용해된 선철에 공기를 불어 넣으면 지금까지 발견한 어떤 철강재보다 강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공정인데다 온도를 빠르게 높이고 오랫동안 지속시킬 수 있다고 했다.

산업 혁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철 수요를 드디어 충족시킬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앤드류 카네기는 제철소 공장을 만들기 위해 전문가들과 연구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전문적이고도 복잡한 용어를 사용해 막스는 눈만 껌뻑였다.

사실 이 부분에서 문외한이나 마찬가지.

다만 전생 용병 시절 동료들의 대화가 조금은 도움이 되었다.

한번은 독일 특수부대 KSK와 SAS가 충돌한 적이 있었는데. 발단은 총기 소재를 이야기하다 촉발된 국뽕이 원인이었다.

- 철강 혁명은 우리 영국이 주도했지. 너 베세머 공법 몰라? 그걸 개발한 헨리 베세머가 바로 잉글랜드인이었다고, 새끼야.

- 까지 말고. 베세머의 결점을 극복한 게 바로 지멘스-마르탱 공법이야. 그때부터 진정한 강철의 시대가 열린 거라고.

- 둘 다 닥쳐. 포스코가 짱이야, 새끼들아.

- ······ 제발 국뽕 유튜브 좀 그만 봐, 유캉 초.

당시엔 시답지 않은 대화라며 비아냥거렸는데. 서부로 끌려온 뒤론 그조차 중요한 지식으로 남게 되었다.

그리고 몇 개월 전.

막스는 신문 한 귀퉁이에서 지멘스-마르탱 공법과 관련한 기사를 볼 수 있었다.

특허를 두고 지멘스와 마르탱이 싸우는 중이라는 데, 정작 그 공법의 대단함을 다루진 않았다. 베세머가 주를 이룬 상황에서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카네기가 핏대를 올리며 제철 공법을 이야기할 때. 막스가 슬그머니 끼어들었다.

“베세머 공법보다 괜찮은 게 있는데.”

“······?”

이제 막 ABC를 배우는 학생처럼 눈만 껌뻑이더니. 갑자기 전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베세머 공법보다 괜찮은 게 있단다.

이번엔 앤드류 카네기가 눈을 껌뻑거렸다.

그게 대체 뭐냐고.

“알려주면 내 부탁하나 들어주라.”

“부탁은 무슨. 그냥 지시하세요, 총사령관님.”

“파트너끼리 그럴 수야 있나.”

“그래서 부탁이 뭔데?”

모건과 카네기가 흥미로운 얼굴로 막스를 쳐다봤다.

“조선에 제철소 지을 건데, 도움이 필요해.”

“!”

“이건 내 출신과 상관없이 하는 얘기야. 여러모로 이점이 있거든.”

“어떤 점에서?”

중국은 거대하지만, 정치적으로 불안하고.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가 노리는 탓에 미국의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

“일본은?”

“곧 내전이 일어날 거야. 그리고 거긴 섬나라라, 해상 무역에만 의존해야 해. 반대로 조선과 러시아가 철도로 이어진다고 생각해 봐.”

미국의 대륙횡단철도는 러시아에도 영향을 미친다. 해서 만든 게 시베리아 철도다.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건, 시베리아 철도가 조선까지 닿으면 러시아 군대를 사실상 막기 힘들다는 것도 원인이었다.

물론 아직 먼 이야기다.

막스가 강조하고 싶은 건 조선이 부강할수록 철 수요가 늘고 다른 먹거리 사업도 많다는 점이었다.

카네기와 모건은 서로 마주 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동시에 막스를 쳐다봤다.

“조선이 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일본은? 중국은?”

“어, 음···.”

잠시 이마를 훔친 막스는 아시아 지도를 종이에 끄적거리며 설명했다.

카네기가 흥미로운 얼굴로 물었다.

“그러니까, 제철 공장 건설 기술자가 필요하다 이거지?”

“조선 사절단이 클리블랜드에 있으니까, 한 한 달 정도는 여유가 있을 거야.”

“알았어. 그럼 인원은 준비해둘게. 그럼 이제 알려줘야지?”

막스는 신문에서 오려둔 걸 슬그머니 내밀었다. 그걸 본 카네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 나도 보긴 봤는데. 이론에만 그친 거 아니야?”

“노노. 테스트해봐, 베세머 공법보단 효과적일 테니까. 참고로 특허 소송 중이야. 먼저 하는 게 임자라고.”

실제로 마르탱과 지멘스는 이 공법으로 아무런 이득을 얻지 못했다. 특허 소송으로 시간을 허비할 때, 정작 떼돈을 번 사람들은 그 공정을 이용한 사업가들이었다.

카네기는 눈을 반짝이며 신문 쪼가리를 품속에 챙겨두었다.

카네기에 이어 막스는 모건과 금융, 석유, 철도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석유의 경우 모건의 시각이 자못 흥미로웠다.

“골드러시는 저물고 오일러시의 시대가 올 거야. 이미 콜롬비아 오일 회사에서 막스 네가 벌어들인 배당금이 그걸 증명하잖아.”

불과 십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석유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값비싼 고래 등유를 대체하고 연료로서의 가치는 물론, 연구를 거듭할 수록 그 가치가 무궁무진하다는 게 밝혀지고 있었다.

진작에 이를 알고 있는 막스는 행정병이었던 모건에게 몇 가지 지시를 내렸었다.

그중 하나가 유전 탐사, 시추, 정유 시설과 관련한 전문가들을 모으는 일이었다.

“몇 개 인수할 만한 회사를 추려봤어. 기술과 인력은 있는데 정작 유전을 발견하지 못한 곳들이 꽤 되거든.”

이 시기 유전은 펜실베이니아에 집중되었다.

1860년에는 하루 45만 배럴을 생산했던 것이, 62년에는 200만 배럴까지 늘어났다.

베럴당 10달러였던 가격이 10센트로 곤두박질치고, 원유 가격 하락과 맞물려 등유 가격도 바닥을 치면서 등잔의 다른 대체 연료를 완전히 몰아낸 것이다.

문제는 펜실베이니아 여기저기 땅을 파도 유전을 발견하지 못한 회사들. 혹은 유전을 발견했지만 금방 고갈된 회사들은 버티지 못하고 파산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막스와 모건은 이런 회사들을 흡수 병합해 단일 회사로 만들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가장 큰 리스크는 과연 유전을 발견할 수 있는가였다.

석유의 미래는 찬란하지만 정작 손에 쥐지 못하면 개털이었으니까.

“널 믿어 막스. 콜로라도 금광의 기적을 또 한 번 보여줄 거지?”

모건과 카네기의 눈이 막스의 입에 쏠렸다.

“뭐 부터 보여줄까. 금광, 유전?”

“!”

“농담이야. 일단 그럴듯한 회사부터 만들어 보자고.”

막스가 기다리는 건 미친듯이 뽑아내는 펜실베이니아 석유가 조금은 고갈되었을 때다.

사람들이 땅 속에 있는 석유가 유한하다는 걸 깨닫고, 고갈론이 끊임없이 제기될 때.

텍사스 유전을 탐사할 생각이었다.

그때가 되면 들쑥날쑥한 석유의 베럴 기준이 확립되고 가격은 어느 정도 치솟게 될 테니까.

*

모건과 카네기를 만난 다음 날.

막스는 홀리데이를 만났다.

“점심은 제가 아는 곳으로 가죠.”

“그렇게 말하니까, 꼭 뉴욕 사람 같다.”

그렇게 안내한 곳은 로잔나 피어스 1층 레스토랑이었다. 입구 앞에서 홀리데이가 발걸음을 주저했다.

“꼭 여기 가야 해?”

“왜, 음식이 별로예요?”

“더럽게 맛없다고 소문난 곳이야. 실제로 내가 먹어봤는데, 끔찍하더라고.”

막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 지금 척이 주방장인데.”

“척이 누구야?”

“척 피치. 내 둘째 처남···.”

“헐.”

“다른 데 갈까요?”

“아니야. 그냥 들어가자.”

웨이트리스가 자리를 안내하고, 막스는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홀리데이는 생각할 것도 없이 감자튀김만 시켰다.

“그걸로 되겠어요?”

“응. 이 집은 물하고, 감자튀김이 제일 맛있어.”

“그 정도에요?”

막스는 주변을 둘러봤다.

점심시간인데 한산하다.

얼마나 음식이 개판이면 이럴까.

- 나에겐 꿈이 있어.

음식점에서 일했던 척은 자신이 직접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직접 요리하고 손님이 맛있게 먹는 걸 보면 그게 즐거움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동안 모은 돈,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돈을 빌려 레스토랑을 인수했다.

“그나저나, 철도 사업은 어때요?”

“대륙횡단철도는 이미 알고 있을 테고. 유니언 퍼시픽 이스턴 디비전(Union Pacific Eastern Division)은 몇 개월 뒤면 완공될 거야.”

“그게 제일 빠르네요.”

UPED는 대륙 횡단 철도보다 먼저 시작된 철도 공사였다.

이 노선이 중요한 건 미주리주 캔자스 시티에서 시작해 콜로라도까지 이어진다는 점이었다.

물론 콜로라도까지는 2차 공사고, 현재는 1차 지점인 캔자스주 정션시티(Junction City)까지가 목표였다. 그리고 최종적으론 콜로라도 준투에서 대륙횡단철도와 잇는 것이었다.

계획은 이미 10년 전에 세워졌었다.

하지만 캔자스에서 벌어진 보더 러피안과 제이호커스의 혈전이 사업을 더디게 만들었다.

그리고 막스는 남북전쟁에서 빅스버그 전투 이후, 곧바로 존 브라운 대통령에게 노선 공사 진행을 요구했는데.

콜로라도의 금광 운송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하고 서부로의 이동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이점을 내세웠다.

이 과정에서 막스의 자본이 투입되었고, 이를 감추기 위해 홀리데이를 내세워 주요 이사로 등재시켰다.

“그나저나 손님이 없긴 없네요. 기껏 인테리어 잘 해놨더니만.”

“음식 맛도 그렇지만, 고깃값이 오른 것도 한몫했지.”

미국에서 소를 가장 많이 키우는 곳이 텍사스다. 그런데 남북전쟁 동안 이동이 끊겨버리고, 전쟁의 여파로 소를 키울 사람조차 부족했다.

막스가 텍사스에서 운영했던 목장도 진작에 철수 했으니까.

“말이 나온 김에, 철도 공사가 시작되면서 식량 때문에 여간 골치 아픈 게 아니야. 철도 공사에 투입된 노동자만 수만 명인데, 먹는 걸 무슨 수로 감당하겠냐고.”

어디 그뿐인가.

콜로라도 광부들도 고기 난에 허덕였다.

원 역사에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버팔로를 대안으로 삼았다.

게다가 인디언에게 버팔로가 중요했다는 점도 한몫 했다. 식량을 없앰으로써 인디언도 같이 제거하려 한 것인데, 이런 악랄한 방법을 승인한 게 링컨 대통령이었다.

물론 지금은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한 예로 백인과 중국인 일색이었던 철도 공사에 인디언이 투입된 것만 봐도 원 역사와 확연히 달라진 점이었다.

존 브라운 대통령과 막스가 만들어 놓은 거지만, 링컨 역시 이를 수용하고 밀어붙였다.

어찌 됐든, 현재 시급한 문제는 건 수많은 광부, 철도 노동자들의 식량이었다.

아이러니한 건, 정작 텍사스엔 전쟁동안 방목된 소들의 개체 수가 엄청나게 늘어났다는 점이었다.

‘텍사스에서 1달러하는 소가, 동부에선 40달러.’

이런 엄청난 차이는 결국 이동 수단의 부재로 생겨난 차이였다.

그리고 사업 수단이 뛰어난 사람은 이미 이를 눈치채고 있었다.

텍사스에 있던 찰스 굿나잇과 올리버 러빙.

이 둘은 대 목장주인 존 치섬과 파트너가 되어 소 떼를 몰고 콜로라도 요새에 납품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어찌보면 보잘 것 없는 사건이다.

그러나 차곡차곡 쌓아 올린 벽돌처럼, 필연적인 사건은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오는 법.

콜로라도로 향하는 소 떼는 누가 모는가.

바로 카우보이다.

이전에도 카우보이는 있었지만, 히스패닉, 흑인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점차 백인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그것도 전투로 다져진 악과 깡으로 무장한 전직 군인들로.

‘이제 곧 무법자, 카우보이, 보안관이 뒤섞여 난리 부르스를 추겠구만.’

막스는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이때 주문한 스테이크가 나왔는데, 척이 직접 들고 왔다.

“어떻게, 매제 입맛에 맞나 모르겠네.”

“흠. 일단 먹어 보고.”

나이프로 잘라 포크로 찍어 입에 넣는 순간.

‘아니, 썅···. 대체 고기에 뭔 짓을 한 거지!’

그냥 발로 구워도 맛있는 소고기를!

나이프를 든 막스의 손이 부르르 떨렸다. 홀리데이는 그것보라며 감자 튀김을 맛있게 오물거렸다.

척이 두 걸음 뒤로 물러나자, 막스는 웃으며 나이프를 내려 놓았다.

“다른 거 해. 척.”

“······ 나에겐 꿈이···.”

“쓰읍. 살다 살다 고기 먹다 누굴 죽이고 싶은 마음은 처음이야. 척, 제일 잘하는 게 뭐야?”

“요, 요리?”

“디진다, 진짜.”

“원래는 고기 도축이 전문이었지···. 부위별로 기가막히게 자르거든.”

“그럼 그냥 고기 다져서 햄버거나 만들어.”

“해, 햄버거?”

순간 막스도 놀라 눈을 크게 떴다.

훗날 세계를 평정할 막스날드.

이는 철도 노동자와 광부의 식량으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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