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 겁이 많은 게 아니라 현명한 거야
“이렇게 자네가 나를 이용할 줄은 몰랐네.”
“이용이라니, 섭섭합니다. 그건 어느 한쪽이 손해를 보는 경우나 그렇지, 지금은 둘 다 이득 아닙니까?”
철도 노선은 장기적으로 보면 프레몬트 혼자 감당하기 힘든 사업. 언제 엮여 들어갈지 모를 갈렌 경감도 마찬가지.
“솔직히 누가 감히 연방 보안관을 죽이자는 부탁을 쉽게 꺼내겠습니까. 약점이라도 잡히지 않은 이상 불가능한 일이죠.”
“······”
“갈렌이 위조지폐,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한 증거는 차고 넘칩니다. 휘말리기 싫으면, 지금이라도 놈의 입을 막는 게 좋을 겁니다.”
프레몬트는 말없이 커피잔을 응시했다.
갈렌 경감이 골칫거리인 건 분명하다.
자잘한 문제를 해결해 줄 땐 좋았지만, 엮이면 엮일수록 수렁 속에 빠져들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땐, 갈렌 경감에게 끌려가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계산을 끝낸 프레몬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게 피해가 없는 선에서, 자네 말을 따르도록 하지.”
그날 밤, 둘은 갈렌과 경찰 카르텔을 박살 내기 위해 프레몬트와 작전을 세웠다.
*
갈렌이 프레몬트를 만난 건 다음 날 아침이었다. 전날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다급해진 갈렌은 눈을 뜨자마자 프레몬트를 찾아갔다.
그리고 둘은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눈 뒤 헤어졌다.
갈렌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건, 굳이 프레몬트를 협박하지 않아도 뜻이 맞았다는 점이었다.
- 나 역시 기회가 오면 동양인 총사령관을 제거하려고 했었네.
프레몬트는 동양인 때문에 군에서 명성이 추락했다며 이를 갈았다.
- 그뿐만이 아니지. 욕심은 또 어찌나 많은지, 이젠 철도까지 탐내고 있지 뭔가.
- 저런. 죽여야 할 이유가 충분하군요.
- 뭐, 그건 그거고. 내가 도우면 자넨 뭐를 해줄 건가?
갈렌은 이번 철도 인수에 필요한 자금 일부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그깟 돈쯤이야, 막스의 목숨값에 비하면 전혀 아깝지 않았다.
- 장소와 시간만 알려주게. 유능한 용병들을 지원해주지.
- 그럼 그렇게 알고 있겠습니다.
SLMPD로 돌아오자마자 갈렌은 부하들을 소집했다. 계획은 세워졌으니, 중요한 건 막스 가 있는 위치를 알아내는 일이었다.
“어제 핑커톤 탐정 잡아두라고 했는데, 어떻게 됐어?”
“..... 영 기회가 나질 않더라고요.”
갈렌이 부하들을 잡아먹을 듯 노려봤다.
“이 일에 니들 목숨도 달렸어, 병신들아. 일을 그따위로 할 거야?”
“죄송합니다.”
“지금부터 세인트루이스 전체를 뒤져서라도 막스 조의 위치를 찾아내.”
“알겠습니···”
덜컥.
갑자기 회의실 문이 열리더니 부하 한 명이 뜻밖의 소식을 전했다.
“경찰서에 그놈이 찾아왔는데요?”
“누구?”
“어제 놓친 얼빵한 핑커톤 탐정이요.”
“!”
갈렌과 부하들이 밖으로 나가자, 조지 월링이 떡하니 경찰서에 서 있었다.
“어제 골목에서 강도를 만났지 뭡니까. 이거 무서워서 돌아다닐 수가 있어야죠. 아무튼, 신고는 여기에다 하는 거 맞죠?”
‘저 새끼, 뭐지?’
어젯밤 조지를 납치하려 했던 경찰들이 서로 마주 보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이때 갈렌이 나지막이 지시를 내렸다.
“저놈 조사실 데려가서 정보 빼내.”
“알겠습니다.”
한편, 조지 월링은 어젯밤 자신을 쫓던 경찰이 자신에게 다가오자 머리카락이 쭈뼛거렸다.
‘내가 진짜. 어휴.’
당장이라도 경찰서를 튀어 나가고 싶지만 그랬다간 SFBC 보스에게 죽지 않을까 싶다.
- 죄송하다면 만회할 기회를 주지. 놈들에게 내 위치를 알려 줘.
- 어, 어떻게 말입니까?
- 내가 방법까지 말해줘야 해? 직접 경찰서를 찾아가서 놈들에게 정보를 흘리라는 걸 내 입으로 알려줘야 하냐고.
- ...... 저보고 그렇게 하라는 거죠?
- 눈치 보소. 탐정은 탐정이네.
가벼운 입이 빚어낸 대참사.
조지 월링은 막스의 압박에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갈렌 경감 패거리들은 알아서 조지를 은밀한 조서실로 감금했다.
의미 없는 강도 이야기 대신, 경찰 한 명이 은근슬쩍 물어왔다.
“나도 총사령관 얼굴 좀 보는 게 소원인데. 핑커톤 사무실 가면 볼 수 있나?”
“오늘은 다른 볼일 있다고 나갔는데요.”
“어디?”
“살인범들이 있던 은신처에 간다던데요? 증거 수집한다고.”
“호오.”
조지 월링을 조사실에 감금한 채, 경찰들은 이 사실을 갈렌 경감에게 알렸다.
‘살인범들이 있던 곳이라.’
갈렌은 내심 쾌재를 불렀다.
연방 보안관이 시체가 된 살인범들이 있던 곳을 찾아간 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잘하면 완벽한 그림이 만들어지겠는걸.’
라이언이 살인범들을 죽였지만, 상관없다.
연방 보안관들은 살인범들과 총격전 끝에 죽은 걸로 위장하면 그만.
깔끔하게 모든 걸 끝낼 수 있었다.
게다가 세인트루이스에 떨어진 맬빌이라면 소리소문없이 연방 보안관 둘을 처리하기도 좋은 장소였고.
“전부 집합시켜. 넌 프레몬트에게 위치와 장소 알려주고.”
지시를 내린 갈렌이 리볼버를 챙겨 무장하자, 부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직접 가시게요?”
“그럼 앉아서 소식만 기다릴까. 내가 너희들을 어떻게 믿고?”
부하가 쩝쩝거리며 머쓱한 표정을 짓는다.
하지만 갈렌이 직접 가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헤어지기 직전 프레몬트가 한 말 때문이었다.
- 막스 조의 몸 어딘가에 무기 도면이 있을 거네.
- 무기면···?
- 개틀링 기관총.
- 오오!
- 유럽에서 그거 구하려고 난리인 거 알지? 개틀링 말고 다른 게 더 있을지도 모르지. 아무튼, 부하들도 그거 보면 눈 돌아갈 거야.
리차드 개틀링이 SFBC 보스와 관련이 있다는 건 널리 퍼진 사실.
프레몬트는 갈렌에게 무기 제조 자금을, 자신은 유통을 맡겠다며 달콤한 제안을 했다.
나름 그럴듯한 터라 갈렌은 무기 도면까지 직접 챙길 생각이었다.
‘이 새끼들을 내가 어떻게 믿어.’
부하들의 뒤통수를 노려보며 무기를 챙긴 갈렌은 두꺼운 코트로 걸친 뒤 사무실을 나섰다.
“국장님이 물어보면, 살인범들 은신처를 찾아냈다고 해.”
“알겠습니다.”
갈렌은 카르텔이 아닌 멀쩡한 경찰에게 행적을 알려준 뒤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휘하에 따르는 경찰들이 20명.
이들은 잔뜩 무장한 채 말에 올라탔다.
“자, 그럼 살인범 새끼들을 잡으러 가볼까.”
살인범들의 은신처를 덮친다는 명분 아래, 많은 인원이 움직여도 이상하지 않았다.
*
세인트루이스 남서쪽 맬빌.
시간이 지나도록 프레몬트가 보낸다는 용병들이 나타나질 않는다.
초조해진 갈렌은 망원경으로 표적을 바라보며 몇 번이나 공격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럴 때마다 강제로 마음을 진정시킨 건 막스 조라는 이름.
비록 특수부대원이 함께였다고는 하나, 백 명이 넘는 게릴라들을 박살 낸 자가 아닌가.
게다가 불과 하루 전, 라이언 홀드는 혼자서 함정을 뚫고 살인범들을 죽이기까지 했다.
신중한 갈렌은 자신들만으론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기다린 지 한 시간이 지났을 무렵.
마침내 프레몬트가 보낸 열 명의 용병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헝가리, 프랑스, 이탈리아의 전직 군인들.
리볼버는 기본이고 라이플과 샷건까지 무장한 듬직한 모습이었다.
근육질의 남자가 말을 탄 채 앞으로 나섰다.
입과 뺨까지 칼에 베인 상흔이 난 다뇽이라는 프랑스 사내였다.
“표적은?”
“통나무집 안을 조사하고 있다.”
“숫자는?”
“둘.”
다뇽은 비웃듯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고작 둘을 처리하려고 우리를 기다렸어?”
“설마 저들이 누군지도 모르고 온 건 아니겠지?”
“누가 됐든. 표적이 된 이상 우리한테는 다 똑같다. 어차피 머리통이 날아갈 테니까.”
“그거 듣기 좋은 소리군.”
갈렌은 다뇽의 자신감이 마음에 들었다.
“작전 따윈 필요 없다. 가지.”
말 머리를 튼 다뇽은 그대로 말 허리를 박차 앞으로 튀어 나갔다.
그 뒤를 따라, 삼십 명에 달하는 인원이 말을 타고 통나무집을 향해 질주했다.
히이이잉.
순식간에 통나무집을 포위한 무리들.
갈렌이 다뇽을 응시했다.
“두 놈의 목을 기대하지.”
“맡겨 두라고.”
다뇽이 피식거리며 말에서 내렸다.
다른 용병들도 행동을 같이하며 용감하게 통나무집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다뇽이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그 모습을 본 갈렌의 눈이 가늘어졌다.
“왜, 갑자기 겁이라도 나나?”
“그건 아니고.”
다뇽이 몸을 틀자 용병들도 따라 한다.
‘뭐지.’
서로 대치하는 듯한 그림이 그려지자.
갈렌의 머릿속에 불길한 생각이 휘몰아쳤다.
아니나 다를까.
“미국 경찰들이 멍청한 거야, 아니면 네놈들이 스폐샬한 거냐.”
이어진 침묵.
말조차 움직이지 않고, 팽팽한 긴장감이 두 집단 사이를 가득 채운다. 땀이 밴 손을 문지르고 손가락들을 꿈틀거리던 때.
쪽수를 믿은 경찰 중 누군가 정적을 깨트렸다.
그가 손을 홀스터에 뻗는 순간.
탕! 탕!
탕! 탕!
총성이 울리자 통나무집 구석에 기대앉아 있던 라이언 홀드가 미친 새끼라며 욕을 퍼부었다.
“그냥 뒤통수를 치면 될걸. 용병 새끼들은 왜 저러는 겁니까?”
“그만큼 자신 있다는 소리겠지.”
아니면 이런 긴장감을 즐기는 사이코들이거나.
서부 시대에 이런 놈들이 많았다더니 진짜인 모양이다.
순식간에 벌어진 총격전은 짧게 끝이 났다.
그런데 갑자기 말발굽 소리가 들리더니,
빠르게 통나무집으로부터 멀어져갔다.
‘세 놈인가.’
막스가 움직일 때.
밖에서 다급한 고함이 들려왔다.
“쥐새끼 같은 놈들! 저것들 놓치면 헛수고다! 잡아!”
탕! 탕!
용병 다뇽이 고함을 내지르며 총을 쏜다.
그런데 거리가 이미 많이 벌어진 상태였다.
“젠장! 어서 말을 타고 쫓···!”
뚜쿵.
통나무집 안에서 들려온 묵직한 소리.
동시에 달아나던 한 놈이 말에서 떨어졌다.
철컥.
드륵.
뚜쿵.
또 다른 놈이 떨어지고.
철컥.
드륵.
뚜쿵.
마지막 발사된 세 발째.
다뇽과 용병들은 저 멀리 달아나던 갈렌이 말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미친 속도에 미친 정확도.
라이언 홀드조차 경악할 때.
막스는 스코프로 갈렌이 땅에 떨어지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눈알 하나가 스코프를 가득 채웠다.
“왓더뻑!”
소스라치게 놀란 막스가 스코프에서 눈을 뗐다. 다뇽이란 용병이 창문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는 턱을 매만지며 라이플을 유심히 쳐다봤다.
막스가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방금 쏠뻔한 거 알지?”
“설마 그 정도 센스도 없나?”
“이게 센스 문제냐. 그나저나.”
막스는 라이언에게 라이플을 건네준 뒤 몸을 일으켰다.
“무리한 싸움을 즐기는 건 아니지?”
“전혀. 우린 확신 없는 싸움은 안 하거든.”
밖으로 나온 막스는 빠르게 용병 수를 확인. 멀쩡하다는 걸 알고는 입꼬리를 올렸다.
“허세는 아니었군.”
“용병으로 밥 빌어먹고 살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하는 거 아냐? 뭐, SFBC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말과 행동을 봐선 다뇽이 용병들의 리더 역할을 하는 듯 보였다.
“아직 시간이 좀 있는 것 같은데. 어때? 네 실력을 확인하고 싶은데.”
“전투에 미친 놈은 딱 질색이야.”
“노노. 그냥 자존심에 금이 가서 그래.”
“자존심?”
팔짱을 낀 다뇽이 침을 뱉은 뒤 말을 이었다.
“우리가 네 사냥개 노릇을 대신했으니 자존심이 상해야 정상아냐? 그게 남자지, 안 그래?”
“듣고 보니 그렇긴 하네.”
“프레몬트한테 네 뒤통수를 치라고 했더니, 우리 고용주께선 꽤 겁이 많더라고.”
막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겁이 많은 게 아니라 현명한 거야. 그 차이를 모른 구만.”
“어쨌든. 지금 뒤통수치면 막을 수 있어?”
다뇽이 팔짱을 풀며 손가락을 꼼지락거린다.
총이라도 뽑을 기세로.
막스는 그런 다뇽을 비아냥거렸다.
“용병이면 눈치가 있어야지. 어차피 죽을 거, 오늘 보내줘?”
“대단한 자신감이구만.”
비웃음을 머금으며 막스를 노려본 다뇽.
둘 사이에 살기가 짙어갈 즈음,
다뇽이 손을 거두며 다시금 팔짱을 꼈다.
“...... 총 말고, 주먹 어때?”
“쫄긴.”
“뭐, 어쨌든 주먹으로 붙자고. 그건 자신 있으니까.”
“대가는?”
“내가 이기면 네 라이플, 내가 지면 사냥개 노릇을 한 번 더 해주지···. 갑자기 신발은 왜 벗고 그래?”
“덤벼.”
*
맬빌을 향해 질주하는 무리들.
핑커톤 탐정들과 세인트루이스 보안관, 기자들, SLMPD 부국장과 경찰들까지 수십 명에 달했다. 그중에는 밀턴 순경도 함께였다.
막스는 라이언에게 밀턴의 처분을 맡겼다.
그리고 라이언은 과거 자신에게 몇 번의 기회를 준 밀턴에게 기회를 주었다.
- 당신 사정이 어떻든. 지금 상황을 고칠 마음이 있으면,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밀턴은 엉켜있는 매듭을 풀기 위해 경찰들을 이끌고 통나무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목적은 부패 경찰 갈렌과 그 집단을 감옥에 집어넣는 것.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돌아올 칼날이 예상되지만, 두렵지 않았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부끄러움을 깨달은 순간 삶을 제대로 이어가기 힘들었기 때문에 하는 행동이었다.
“저기 통나무집이 보이는군요.”
토디의 말에 밀턴은 입술을 깨물었다.
‘제발 늦지 않았기를.’
라이언과 막스 조는 갈렌 일당을 유인한다 했다. 그들의 죄목은 연방 보안관 암살 시도.
이를 현장에서 잡기 위해 수많은 증인을 데려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통나무집에 도착했을 때.
앞마당에는 시체들이 즐비했다.
라이언 홀드에게 죽은 살인범들.
그 살인범들에게 죽은 가족들.
그리고 이 사건의 원흉인 목이 잘린 갈렌과 총상을 입을 경찰관들.
모두 입을 벌린 채 놀라고 있을 때.
통나무집 안에서 두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연방 보안관 막스 조와 라이언 홀드.
어이없게도 라이언의 손에는 KKK단 고깔모자가 잔뜩 들려 있었다.
“이 새끼들 이거, 죄다 KKK단이었네요.”
“!”
라이언 홀드의 말을 시작으로 세인트루이스 기자들이 빠르게 내일 헤드라인에 내걸 기사를 써내려 갔다.
대충 핵심 내용은 이렇다.
‘부패한 경찰들과 살인범들, 알고 보니 KKK단. 연방 보안관 둘이 일망타진하다.’
대체 KKK단은 뭐 하는 집단일까.
남부의 의지랑은 전혀 없는 짓을 하고 다니니 말이다. 막스는 그렇게 쓰레기같은 KKK단의 이미지를 차곡차곡 만들어가고 있었다.
현장이 분주하게 움직일 때, 라이언 홀드가 조용히 막스에게 말을 건넸다.
“그런데 갈렌이 은닉한 돈들은 어떻게 할 거야, 보스?”
“뭘 어떻게 해. 그 돈으로 프레몬트랑 철도 지분에 투자해야지. 그리고 정보를 알려준 밀턴에게도 좀 떼어줘.”
밀턴의 자백에 따르면 갈렌의 비밀 은신처엔 돈뿐 아니라, 위조지폐도 많다고 했다.
연방 보안관으로서 위조지폐만으로도 갈렌의 모든 죄를 엎어 씌우는데도 문제가 없었다.
한편, 터벅터벅 세인트루이스를 걸어가는 무리가 있었으니. 갈렌과 카르텔을 처리하고도 인정받지 못한 프레몬트가 고용한 용병들이었다.
- 곧 사람들 몰려올텐니까 집에 가 있어라, 사냥개
“하, 시발. 왜 그딴 내기를 해서.”
"덕분에 우린 안 나서서 다행이야."
"나도 객기 부릴 뻔 했는데, 잘 참았지. 발 차기가 어휴."
"다들 지금 나 엿먹이는 소리지?"
동료들이 어깨를 으쓱한다.
용병 인생 최악의 수치스러운 패배.
얼굴 한쪽이 잔뜩 부푼 다뇽은 하늘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