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 멤피스 대학살(1)
미주리 남쪽. 아칸소주 화이트 카운티 부근.
네 명의 백인 남자들이 길을 가던 흑인 부부를 둘러쌌다.
“왜, 왜들 이러십니까?”
“왜들 이러긴. 오늘 기분이 좀 꿀꿀하거든.”
퍽!
다짜고짜 백인 남성이 흑인 남성의 머리를 후려쳤다.
“전쟁 끝났다고 아주 세상이 니들 것 같지?”
“흑인 주제에 어딜 건방지게 싸돌아 다녀.”
“아악!”
이번엔 옆에 있던 흑인 여자의 머리채를 거칠게 잡아당겼다.
“야, 이년 옷 벗겨.”
“이 악마 같은 놈!”
“이렇게 피부가 하얀 악마 봤어?”
“새까만 니들이 악마지, 크큭.”
부인의 옷이 찢겨나가고, 또 다른 놈은 칼을 꺼내 남편의 뺨에 가져다 댄다.
“어떻게 귀부터 자를까? 아무리 그래도 부인이 당하는 소리를 듣는 건 좀 그렇잖아? 우리가 이렇게나 인정이 많아요.”
“아니지, 그럴 거면 차라리 눈알을 파버려야지.”
“호오, 그것도 나쁘지 않네.”
칼끝이 흑인 남성의 눈가를 천천히 향한다.
공포에 질린 남편의 눈과 옷이 찢긴 부인의 시선이 부딪히고. 여인이 체념한 듯 눈을 감는다.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릴 즈음.
더그덕, 더그덕.
일행들에게 말 한필이 다가온다.
백인들은 행동을 멈추고 시선은 일제히 말 위로 향하고, 검은색 스카프로 얼굴을 가린 남자의 무심한 눈이 상황을 훑었다.
백인들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남자를 향해 몸을 틀었다. 손에는 칼과 리볼버를 쥔 채 경계심을 끌어 올리고.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눈을 가늘게 떠 막스를 노려봤다.
“참견 말고 꺼···.”
탕! 탕!
총구에 피어오른 연기를 스핀으로 날리고, 리볼버를 홀스터에 넣자 백인들의 몸이 하나둘 고꾸라졌다.
'단 두방에 넷을?!'
두 방같은 네 발이었지만, 흑인은 알 수 없었다.
경악한 그는 황급히 달려가 부인을 감싸 안았다. 갑자기 등장한 남자가 구원자인지 단순히 무법자인지 알 수 없는 상황.
막스를 바라보는 남편의 눈빛엔 두려움과 간절함이 뒤섞여 있었다.
“이 자들은 누구지?”
“...... 예?”
신기하게도 상대는 죽인 뒤에 백인들의 정체를 물어왔다. 남편이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마을 순찰자들입니다···.”
“역시. 그럼 괜히 휘말리지 말고 어서 가봐.”
부부의 눈이 커지더니 이내 부드러운 시선으로 막스를 쳐다봤다.
자신의 옷으로 부인을 감싼 남편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입을 뗐다.
“순찰자들이 더 몰려올 겁니다. 몸조심하세요.”
“오케이.”
남편은 고개를 갸웃거리곤 이내 장내에서 멀어져갔다. 그 뒷모습을 지켜보던 막스는 다시금 시체들로 시선을 돌렸다.
‘순찰자라.’
죽은 놈들은 마을을 순찰한답시고 돌아다니는 백인들. 하는 짓이라곤 마을 주변을 배회하거나 돌아다니는 흑인들을 내쫓는 일이었다.
마을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이라지만, 실상은 전쟁에 패배한 남부 백인들의 복수심을 가장한 폭력을 일삼는 놈들이었다.
막스가 아칸소주에 온 뒤로 지금과 같은 광경은 처음이 아니었다.
그나마 방금 만난 흑인 부부는 운이 좋았지.
막스가 발견한 흑인들 대부분은 끔찍하게 살해된 시신들이었다.
귀가 잘리고, 두개골은 부서지고, 칼에 난자당한 시신들은 길바닥에서 버려진 채 썩어갔다.
전쟁 이후 흑인들의 삶은 나아졌을까.
아니, 오히려 백인들의 공포 통치는 남부 흑인들을 이전보다 더 극한 상황에 내몰았다.
빈곤한 흑인들은 여전히 주인들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나마 자유의 몸으로 일자리를 구하려면 백인 하층민들과 경쟁을 벌여야 했다.
그리고 그들 대다수는 감자 기근을 피해 미국으로 몰려온 아일랜드인들이었다.
*
연방군의 서부 사령부가 있던 곳으로 빅스버그 공략의 전초기지였던 테네시주 멤피스.
당시 율리시스 그랜트는 남부연합이 만든 포트 피커링을 점령하고 주변으로 요새를 확장했다.
그리고 이 그곳이 있던 사우스멤피스는 전쟁 동안 도망 노예들의 피난처가 되었고 이후엔 유색 부대로 활약한 흑인들의 정착지가 되었다.
그 결과, 멤피스에는 전쟁 전 3천 명밖에 되지 않았던 흑인이 지금은 2만 명을 훌쩍 넘어섰고, 대부분 사우스 멤피스의 포트 피커링 주변에 오두막과 판잣집을 지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곳이 어떤 땅입니까? 바로 우리 아일랜드인이 피땀 흘려 정착한 곳입니다. 당장 밖에 나가보십시오! 빌어먹을 흑인들이 우리 일자리를 빼앗고, 길거리를 점령하고, 심지어 무도회와 파티까지 즐기고 있습니다!”
“내 아들이 망할 흑인 군인에게 비난을 당했는데 아무도 나서질 않았소! 대체 당신들은 누구를 위해서 일을 하는 거요!”
불만을 토로한 자들은 사우스 멤피스에 거주하는 아일랜드인. 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건 시의원과 경찰들로, 신분 상승을 이룬 같은 아일랜드인이 대다수였다.
한바탕 거친 말들이 오고 간 끝에 아일랜드 공동체 집회는 끝이 났다.
한숨을 길게 내뱉은 시의원들의 시선이 한 남자에게로 쏠렸다.
존 크레이튼이라는 이름의 도시 기록관이었다.
“이러다 선거에서 한 표도 못 받게 생겼는데, 슬슬 뭔가 해야지 않겠습니까?”
“흑인들까지 참정권을 갖고, 우리 동포들까지 등을 지면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요. 여기서 제대로 자리를 유지할 사람이 누가 되겠소?”
“그렇지 않아도 조만간 일이 벌어질 겁니다. 그때가 되면 의원들께서는 분위기만 잘 띄우면 됩니다.”
도시 기록관은 말 그대로 도시의 역사를 기록하고, 회의록, 조례, 결의로 가득 찬 거대한 장부를 다루는 직책.
시마다 다르지만, 존 크레이튼은 선거 사무, 급여, 대외계약 검토, 예산, 의회및 시장 지원 등 수많은 일에 연관되어 있었다.
‘슬슬 일을 시작해 볼까.’
맴피스에서 흑인을 내쫓기 위해 필요한 건 폭력.
다만, 연방의 눈치도 살피고 명분을 얻으려면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
회의가 끝나고 존 크레이튼은 자신을 기다리던 마차에 몸을 실었다.
“포레스트 농장으로 가자.”
“알겠습니다.”
마부가 채찍을 휘두르며 마차가 출발하고.
그렇게 사우스멤피스를 가로지르던 중.
대로변에서 시비가 벌어지는 걸 목격했다.
백인 경찰관들과 흑인 군인들의 마찰.
북부에선 좀처럼 보기 힘들지만, 언제부턴가 멤피스에선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버러지같은 새끼들.'
흑인들을 경멸의 시선으로 쳐다본 크레이튼이 어금니를 깨물었다.
포레스트 농장에 들어선 존 크레이튼은 이전과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었다. 평범한 목화밭엔 언제부턴가 수북한 목재가 가득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농장주가 새로운 사업을 모색한다는 말이었다.
‘천하의 전술 귀재도 돈 앞에는 어쩔 수 없군.’
사실 대부분 남부 농장주들이 이 농장주인과 같은 신세다.
유럽에 수출되었던 면화는 이집트의 등장으로 시장 경쟁력을 잃었고, 공짜로 부려먹던 노예들까지 사라졌으니. 남부 농장의 면화 사업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마차가 한 저택에 도착하자 농장주인이 현관 앞에 서 있다. 마차에서 내린 존 크레인튼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말을 건넸다.
“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죄송합니다.”
“우리 사이에 죄송은 무슨, 어서 들어오게.”
농장주인은 네이선 베드포드 포레스트. 일병으로 시작해 중장까지 진급한 남부연합의 전설적인 장군이었다.
정식 군사 훈련을 받지 않았음에도 온갖 전투에서 연방을 괴롭힌 전술의 귀재 포레스트. 그도 한때는 노예무역으로 재산을 축적, 두 개의 목화 농장과 노예 수십 명을 보유했던 테네시 부농이었다.
커피를 홀짝이던 둘은 일상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그러던 끝에 존 크레이튼이 물었다.
“연방 보안관들이 테네시에서 날뛰고 있는데, 괜찮으십니까?”
“KKK단 문제라면 걱정할 것 없네. 교회 신도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교황이 처벌받는 거 봤나? 놈들이 우리 이미지를 떨어트리려 해도, 나는 털끝 하나 못 건드리거든.”
포레스트가 이렇듯 자신하는 건 정작 자신은 아무런 죄를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전쟁 이후에 내 손으로 누군가를 죽인 적은 없네. 나를 잡으려면 증거부터 가져와야 할 거야.”
“하긴, 그쪽에서도 장군님은 엄청 부담스러울 겁니다. 잡는 순간 남부에서 아마 다시 전쟁이 날지도 모르죠.”
“뭐, 그건 그렇고. 어쩐 일인가?”
존 크레이튼의 입에 발린 말에도 포레스트는 별 반응을 하지 않았다. 그는 속을 감추는 데 능숙한 인물이었다.
“혹시 사우스멤피스에 가 보셨습니까? 백인 경찰이 흑인들한테 쩔쩔매는 게 현실입니다.”
“로버트 리 장군이 항복에 서명한 순간 이미 예상한 일 아닌가. 우린 그 대가를 치르는 거고.”
냉소하는 포레스트를 보며 크레이튼은 눈을 반짝였다.
“그 대가가 너무 큽니다. 그래서 일전에 말씀드린 걸 해보려고 합니다.”
“결심이 선 모양이군.”
“나라를 바꾸진 못해도, 최소한 맴피스 만큼은 우리의 의지를 관철하고 싶습니다.”
턱을 어루만지던 포레스트가 물었다.
“그래서 그 계획을 실행할 생각인가?”
“한 가지 더 추가할 건데, 괜찮겠습니까?”
“일단 들어나 보세.”
존 크레이튼이 얼굴을 가까이하며 말을 내뱉길.
“연방 보안관들의 개입을 막아 주십시오. 아니, 이참에 놈들까지 싹 제거했으면 합니다.”
“그 보안관들이 특수부대원이라는 건 알지? 그리고 놈들이 SFBC라는 것도?”
“물론입니다.”
워낙 남부연합을 들쑤시고 다닌 탓에, 정체를 숨긴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개개인이 누군지만 모를 뿐, 전신이 특수부대원이라는 건 웬만한 사람을 다 알고 있었다.
“북부에 SFBC가 있다면, 남부엔 WCBS가 있지요. 그리고 멤피스에 그들이 머물고 있습니다.”
WCBS는 멤피스의 거상을 호위하고 있었는데, 크레이튼이 이번 일을 실행하는 배경 역시 그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허락만 하신다면 WCBS 대원을 증원해서 장군께 붙여드릴 수 있습니다.”
그 수가 30명 가량 된다.
포레스트는 순간 WCBS의 수장을 떠올렸다.
젭 스튜어트는 웨스트포인트의 출신의 정석적인 코스를 밟은 엘리트 장군. 반면 포레스트는 군사 교육을 받지 못한 사병 출신.
젭은 동부인 버지니아, 포레스트는 서부를 중심으로 활동했고. 전술 역시 즉흥적이고 변칙적인 포레스트의 전술과 달리 젭은 정석적이었다.
모든 면에서 극과 극이었지만 공통점도 있었다. 둘은 같은 기병 장교이며, 최종 계급 역시 중장이었다.
누가 더 훌륭한가는 판단을 미루더라도,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뜻을 갖고 있는 건 분명했다.
“장군께서는 WCBS 대원들을 고용하고 지시를 내려주십시오. 자금은 저희가 대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지.”
존 크레이튼이 떠나자, 포레스트는 벽에 걸어 둔 라이플을 응시했다. 오랜만에 이를 꺼내 잡는 순간 온 몸에 전율이 일었다.
‘몸은 역시 정직하군.’
전쟁터에서 느꼈던 감각들이 세포 하나하나를 일깨우는 기분. 그 짜릿함에 포레스트는 말없이 한 남자를 떠올렸다.
남부연합의 패망을 불러온 원흉.
다름 아닌 막스 조였다.
‘네 놈 부하들부터 하나하나 제거해 주마.’
철컥.
방아쇠울을 당기고 어깨에 견착.
순간 총구를 향한 곳은 집안을 청소하던 하인.
흑인인 그녀는 몸을 부들부들 떤 채 포레스트를 응시했다.
“탕!”
“....으 악.”
하인이 철퍼덕 쓰러지자 포레스트는 흡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
잠시 후, 실눈을 뜬 하인은 아무일 없던 듯 벌떡 일어나 꽃병을 닦고 바닥을 훔쳤다.
*
포레스트가 계획한 작전은 크게 세 단계.
그중 첫 번째는 쌓일 대로 쌓인 백인과 흑인의 갈등을 폭발 직전까지 고조시키는 것이었다.
흑인 군인들과 백인 경찰들의 마찰은 있었지만, 극한의 폭력사태로 번지진 않았다.
그런데 어느 날.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 명의 흑인 군인과 네 명의 아일랜드 경찰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다.
"멤피스에서 꺼지라고, 더러운 흑인 새끼야!”
한 경찰이 주먹을 뻗었다. 얼굴을 맞은 흑인이 반격하고, 또 다른 경찰은 라이플을 들어 또 다른 흑인의 머리를 개머리판으로 후려쳤다.
무기가 동원되자, 살기 위해서라도 싸워야 할 판이었다.
“우리도 이제 자유인이라고, 개자식들아!”
“니들은 뭐가 그렇게 잘났는데!”
울분에 찬 흑인이 반격을 가하고 이내 난투극이 벌어졌다. 서로 눈치만 보다 적당한 선에서 끝낸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끝까지 누구도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는 거. 가까스로 싸움을 말리고서야 이들은 각자 갈 길을 가고 일단락 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줄곧 남부 편에 섰던 ‘데일리 애벌란치’ 신문사가 백인 경찰 편에 서서 흑인들의 무차별적인 폭행을 부각했다.
동시에 존 크레이튼은 네 명의 경찰관에게 공공장소에 모인 흑인들을 강제 해산하도록 명령했다.
사실상 도시 기록관의 권한 밖이었지만, 경찰들은 명령을 출실히 이행했다.
“파티는 끝이다! 전부 집으로 돌아가!”
경찰들이 강제 해산을 지시했지만 흑인들은 이를 거절했다.
“우리도 집회의 자유가 있다! 경찰들은 제대로 된 법 집행을 하라!”
“지금껏 백인들에게 문제 삼지 않았던 걸, 왜 우리에게만 적용하냐!”
흑인들이 해산을 거부하자 거리에 긴장이 고조되었다. 한때 유색 부대에 속했던 군인들과 백인 경찰 간의 대치가 이루어졌다.
이때, 경찰 중 한 명이 홀스터에 있는 총에 손을 가져다 대자, 분노한 흑인들이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이 개자식들 대체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냐고!”
“다, 다가오지마!”
수적 열세에 몰린 경찰들은 총을 뽑는 대신 그대로 몸을 내빼기 시작했다.
“지원을 요청해줘! 흑인이 폭동을 일으키려···!”
탕!
이때 갑자기 총성이 들려왔다.
사람들이 일제히 바닥에 웅크리고, 한 사람이 다리에 피를 흘리며 신음했다.
그는 도망가던 경찰관 중 스티븐스란 경관으로 다급한 나머지 총을 뽑다 자신의 다리에 총을 쏴버린 것이다. 하지만 옆에 있던 동료 경찰들은 증오와 분노를 담아 흑인들에게 소리쳤다.
“망할 흑인들 때문에 경찰이 총에 맞았다!”
경찰들은 비난을 흑인들에게 돌리고, 사실 여부를 떠나 지켜보던 대중들은 극명하게 갈리기 시작했다.
두 집단의 대치가 이루지는 속에 경찰들이 총을 뽑자 흑인 군인들도 이에 응수.
교전이 일어났다.
탕! 탕!
뚜캉.
총성과 함께 경관 한 명이 쓰러졌다.
놀란 경찰관 둘은 대충 허공에 두 발을 쏜 뒤 황급히 경찰서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남아있는 흑인들이 웅성거리며 현장을 이탈하려 하자, 백인들이 그들을 막아섰다.
“어딜 도망가려고 이 살인자들아!”
“경찰을 쐈으면 죄를 받아야지!”
여자아이 할 것 없이, 백인들이 흑인들을 포위하듯 둘러싸기 시작했다.
흑인들은 하나둘 숫자가 늘어나는 백인들을 보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 사건이 벌어지는 현장을 바라보는 눈들이 있었으니, 핑커톤 탐정들과 막스였다.
난장판이 된 상황 속에 막스는 눈을 가늘게 떠 건물 옥상을 바라봤다.
‘소음기까지 카피한건가.’
다리에 총을 맞은 건 병신이 맞다. 스스로 쏜 거였으니까.
다만 두 번째는 다르다.
분명 총성에 섞인 소리는 소음기를 장착한 라이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