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35화 (335/360)

#335 죽어서가는 지옥 따윈 필요없다

1830년, 연방 정부에 쫓겨 강제 이주한 인디언 부족들은 눈물의 길(Trail of tears)에서 수많은 목숨을 잃었다.

당시 조지아주에 금이 발견되면서 미 연방은 남동부에 거주했던 다섯 개의 문명화된 부족을 서부로 쫓아냈는데, 명백한 제노사이드였다.

체로키, 머스코지, 세미뇰, 치카소우, 촉토.

추위, 질병, 기아에 노출된 인디언들의 이주는 목숨을 건 여정이었고, 목적지에 도착하기도 전 죽은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그런데 정작 힘들게 도착한 오클라호마에서도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남북 전쟁은 부족들의 분열을 불러오고, 남부연합을 거부한 이들은 오클라호마를 탈출해 캔자스로 도피해야 했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혹독한 추위에 이루어진 ‘얼음 위 피의 길(Trail of Blood on Ice)’을 강행한 머스코지 크릭 추장 가운데 오포틀레야홀라였다.

그는 추위가 끝나고 봄이 만연하던 3월, 캔자스 난민 캠프에서 전쟁 중 사망했다.

특이하게도 오포틀레야홀라는 백인 문화에 녹아들어 프리메이슨에 가입하고 기독교를 받아들여 침례교도가 된 인물이었다.

물론 인디언 이주법으로 백인들에게 뒤통수를 맞기 전의 일이었지만.

당시 오포틀레야홀라의 죽음을 두고 총사령관이던 막스는 캔자스 주지사 찰스 로빈슨에게 다음과 같은 서신을 보냈다.

- 저는 캔자스와 미주리 부족들과 난민들을 인디언 홈 가드에 편입해 영토를 보호하겠다는 계획을 몇 차례 언급했습니다. 그럼 차원에서 오클로호마에서 탈출한 인디언들은 연방의 소중한 자원입니다. 열악한 난민 캠프로 인디언들을, 그것도 오포틀레야홀라 추장을 죽음으로 내몬 건 명백한 실수입니다.

이에 대해 찰스 로빈슨은 이런 답변을 보내왔다.

- 총사령관님의 뜻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캔자스 주민들이 싸우고자 하는 건 노예 해방과 연방을 탈퇴한 남부의 응징이지 인디언이 아닙니다. 날이 갈수록 팍팍해진 재정을 인디언에게 쏟았다간 주민들의 원성을 살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찰스 주지사의 말도 일리는 있다.

캔자스엔 델라웨어, 키카푸, 콰포우, 쇼니, 오세이지 등 여러 부족이 거주하고 있었으니.

여기에 더해 오클라호마에 있던 부족까지 넘어 온다면, 그만큼 캔자스에 백인들이 차지할 영토는 줄어드는 셈이었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막스 입장에선 기가막힌 일이었다. 개척할 땅이 널려 있는데, 먹지 못한 땅을 빼앗길까 걱정한다니?

막스는 다음과 같은 편지로 일을 매듭지었다.

- 콜로라도에서 1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겠습니다. 찰스 주지사께선 캔자스 남부에 2,000에이커(8㎢)의 토지를 확보해주고, 편의를 제공해주십시오. 인디언에 대한 연민 때문은 아닙니다. 오클라호마를 탈출하고 싶은 인디언들에게 길을 제시하기 위한 거니까요.

당시 막스의 지원 덕분에 갈 곳이 없던 인디언들은 오클라호마와 경계를 맞댄 캔자스 남부에 정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은 현재 막스가 있는 스프링강 남쪽의 콘월, 흔히 냇가 때문에 쇼트 크릭으로 알려진 곳이었다.

*

“나는 전 미 총사령관 막스 조요. 늦었지만, 오포틀리야홀라의 죽음을 누구보다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막스가 손바닥을 들어올리며 말하자, 인디언들 역시 같은 식으로 응수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준 친구의 진심은 우리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또 은혜를 입었군요.”

선두에 있던 인디언이 능숙한 영어로 말했다.

막스와 그들이 대화를 주고받는 동안 더간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막스를 올려다봤다.

‘어쩐지 총을 더럽게 잘 쏘더라니.’

술집에서 시비를 걸었던 것까지 생각하면 꽤 창피한 일이었다. 얼굴이 붉어질만큼.

막스가 냇가 가까이서 인디언들과 대화를 나눌 때, 슬그머니 더간에게 기어온 제인이 속삭이듯 물었다.

- 더간도 들었죠? 전 미 총사령관이래요. 얼굴도 정상이구! 심지어 좀 생긴 것 같지 않아요?

- 지금 그게 중요해? 젠장, 대체 총사령관, 아니 SFBC 대장이 왜 여기 있는 거냐고!

- 근데 왜 화를 내고 그래요?

더간이 잔뜩 인상을 쓰자, 제인이 별꼴이라며 눈을 흘겼다.

- 황당하니까 그렇지! 이름도 막스카프라고 속였잖아. 와. 그러고 보니까 완전 우릴 가지고 논 거였네.

- 풀네임이 막스 카프 조인가 보죠. 그리고 어제 그랬잖아요. 불필요한 시비와 관심 때문에 얼굴 가린 거라고. 전 완벽하게 이해했어요.

- 쳇,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와, 진짜 천하의 더간이 이렇게 뒤통수를 맞을 줄이야.

제인은 시뻘겋게 얼굴이 달아오른 더간을 보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저건 화가 나서가 아니다.

속으론 기뻐서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은 걸 참느라 얼굴이 벌게진 게 분명했다. 자신도 지금 같은 심정이니까.

제인은 짐짓 모른 척 말을 건넸다.

- 정 그러면, 내가 물어볼게요.

- 뭐를?

- 왜 뒤통수 쳤냐고요!

- ...... 뭘 그런 걸 물어봐. 됐어. 이제라도 알았으면 된 거지. 근데 좀 실망스럽긴 해. 그동안 함께한 꽁꽁 싸맨 얼굴을 인디언들한테는 왜 바로 까는 건데? 아무튼, 당분간 절대 저 인간하곤 말 안 할 거야.

- 과연.

- 진짜라니까.

막스와 인디언들은 비교적 긴 대화를 나눴다.

그들이 사라지고 난 뒤, 막스는 작은 보따리를 들고 돌아왔다.

“어제 일에 대한 보답이래.”

“오, 먹을 건가요?”

“제인, 네가 잘 챙겨. 그리고 어제 여자한테 준 사슴 가죽. 그거 나중에라도 꼭 돌려주고 싶대. 돌아가는 길에 꼭 들러달라고 하던데.”

“그게 어디 제건가요. 아무튼, 알겠어요. 아, 그리고 앞으로 더간은 막스와 말을 안 할···.”

더간이 제인의 어깨를 잡아챈다. 그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컵을 막스에게 내밀었다.

“하루의 시작은 모닝커피죠.”

“...... 침 뱉었냐?”

“꿀이 없어서 아쉬울 따름입죠.”

막스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말을 이었다.

“인디언들이 갱단같은 자들을 봤다더군. 제임스-영거인지 확신은 못 하지만, 가보면 알겠지.”

“맡겨만 주십시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말이 더 많아졌네요, 더간.”

제인은 커피대신 우유를 마시며 어깨를 두드렸다. 더간은 아무말 없이 커피를 홀짝였다.

잠시 생각에 잠긴 막스가 입을 뗐다.

“이건 제임스-영거 갱단과 상관이 없을 수도, 있을 수도 있지만. 어제 사건과 관련된 거야.”

목적이 없어 보였던 인디언 사냥꾼들에게 숨겨진 이유를 찾아냈다.

어디까지나 인디언들의 추측이지만, 현재 이 부근에서 발견된 광물과 얽힌 일이었다.

제인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광물이면, 금광인가요?”

“글세. 그건 나도 모르지. 다만 얼마 전부터 백인들이 찾아와서 인근에 살던 인디언 가족을 쫓아내려 했대.”

그런데 인디언들이 거부하자, 결국 어제와 같은 사단이 일어난 것이었다. 인디언 사냥꾼들은 아마도 광산을 노린 자들에게 고용되었을 가능성이 컸다.

“이 일은 둘과 상관없으니까, 빠져도 돼.”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제임스-영거 갱단이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럼 따라오던지.”

여기까지 와서 따로 행동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막스의 정체를 안 이상 죽어도 함께 해야했다.

야영지를 정리하고, 막스와 더간, 제인은 간밤에 확인하지 못한 시체를 꼼꼼히 살펴봤다.

파리 때가 앵앵거리고, 그사이 짐승들에게 뜯겨간 살점들이 제인의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이내 얼굴을 쓸어 내리며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응석 부리듯 따라와 고작 시체 따위에 기겁하면 자신을 어떻게 보겠는가.

‘익숙해지자.’

아버지가 쳐 놓은 울타리는 이미 허물어져 온데간데없다. 기댈 거라곤 자신의 머리와 용기, 살고자 하는 욕망뿐이었다.

‘내 인생은 내가 개척한다.’

제인은 굳게 마음 먹고 시체를 뒤적거렸다.

소지품을 챙기고, 운 좋게 돈도 발견했다.

“18달러! 저 완전 횡재했어요!”

제인의 기뻐하는 모습에 막스와 더간은 힐끔 쳐다만 볼 뿐 관심을 두지 않았다.

길을 떠날 때, 더간이 제인에게 충고를 건넸다.

“우리가 착해서 그렇지. 다른 사람들하고 있을 땐, 조심해. 1달러 때문에 목숨 잃는 곳이 서부라는 걸 잊지 말라고.”

“두분이 착하니까 한 행동이에요. 하지만 더간의 말은 절대 잊지 않을게요.”

“그래, 뒤통수를 조심하는 게 오래 사는 방법이야.”

더간이 막스를 향해 입을 삐죽였다.

그러다 하필 눈이 마주쳤다.

“너, 설마 내가 뒤통수쳤다고 생각하는 거냐?”

“누가요? 제인이 그래요? 얘 안 되겠네.”

“오늘따라 진짜 없어보이네요, 더간.”

“......”

스프링강에서 습격당한 인디언 부족 마을은 고작해야 5km.

납작한 초지위의 고독하게 지어진 통나무 집은 일행이 도착했을 땐 전날 벌어진 일을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었다.

통나무집 앞에는 열세 구의 인디언 시체들이 있었는데, 탈출한 여인의 남편 식구들이었다.

머릿가죽이 벗겨낸 처절했던 살육의 현장은 제인은 물론 더간까지 속이 뒤집어질 만큼 끔찍했다.

더간은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침음을 흘렸다.

“젠장, 그 자식들 사람 새끼들이 아니었어. 이런 걸 알았으면, 어제 고통스럽게 죽이는 건데. ”

“하나님께선 절대 악마들을 천국으로 인도하지 않을 거예요. 지금쯤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비명을 지르겠죠.”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막스는 주인 잃은 가축들과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농기구들을 훑어봤다.

그리고는 자신이 서 있는 땅을 내려다 봤다.

‘여기에 광물이 있다고?’

웃기는 소리다.

설령 있다고 해도, 인디언 가족이 깔고 있는 땅은 고작해야 160에이커(650㎡)도 되지 않는다.

채굴을 시작하기도 전, 욕심 많은 광산업자는 쓸데없는 짓을 벌였다.

무엇보다 막스를 분노하게 하는 건, 이 땅은 자신이 1만 달러를 투자해 인디언들에게 무상 임대한 곳이라는 거.

‘죽어서가는 지옥 따윈 필요없다.’

모든 희노애락은 현생에서 비로소 가치가 있는 법이니까.

물론 그 전에 놈들이 있는 마을에서 정체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아무래도 잠입 수사를 벌여야겠다."

"?!"

"뭐로 위장할까나."

*

캔자스 오포 카운티의 맥지 타운(McGee town).

원 역사에선 체로키 카운티로 불리지만 막스가 땅을 매입한 뒤 오포틀레야홀라를 기리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었다.

반면 타운 이름은 캔자스 시티의 유명한 노예 지지자이자 보더 러피안의 온상지였던, 그랜드 서던 하우스 호텔 주인 엘리야 맥지를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

이름에서 보듯, 캔자스에서 몇 안 되는 노예제 옹호론자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라, 전쟁 이후엔 사람이 살지 않는 고스트 타운에 가까웠다.

그런데 최근 백인들이 이곳에 들어와 무언가 일을 벌이고 있었다.

먼지만 수북했던 잡화점이 다시 문을 열고, 선술집엔 술병도 제법 차 있있었다.

그리고 몇 안되는 테이블에는 세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앉아 있었다.

“언덕 경사면이 있어서, 광물을 채굴하려면 드리프트 마이닝이 적절할 겁니다. 단단한 바위를 폭파하고, 퇴적물 측면에 지하 갱도를 만들어 수평에 가까운 통로를 이용하는 거죠.”

문제는 이렇게 상업적으로 광산을 개발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엔지니어의 조언에 따르면 투자유치가 절실했다.

광산은 모르지만, 과감하게 뛰어든 사업가 토마스 벨 풀은 걱정할 것 없다며 입꼬리를 올렸다.

“투자자들이 우려하던 땅 문제는 곧 해결될 거야. 광물 매장이된 게 확실한데, 누가 돈 되는 일을 거절하겠어?”

“그야 그렇죠···. 다만 땅 주인이 콜로라도의 사업가라던데, 그자가 개입하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엔지니어의 질문에 한 인디언이 끼어들었다. 나이는 토마스 벨 풀과 비슷한 50대로 체로키 부족 출신의 톰 스타라는 남자였다.

“전쟁 때 그냥 임시방편으로 땅을 매입한 거요. 신념이니, 명분이니 내세워서 오지랖 떠는 자들이 어디 한 둘인가? 인디언들에게 적선하는 셈치고 돈 자랑한 거지.”

톰 스타의 말에 토마스 벨 풀이 거들었다.

“암, 북부에는 그런 놈들이 널렸지. 인류애니, 인권이니 따지면서 고고한 척하는 이중적인 놈들 말야. 아, 물론 엔지니어 당신은 예외야. 몇 안 되는 신뢰할 만한 북부인이라는 걸 잘 아니까.”

엔지니어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닫았다.

그들이 여유로울수록 엔지니어의 마음은 불안하기만 했다.

‘젠장, 이자들과 사업을 벌이다간, 내 명에 못 살 겠구나.’

백인인 토마스 벨 풀은 몇 년 전, 알카트래즈에 수감되었다 사면된 위험인물. 남부 골든 서클 기사단의 일원으로 연방의 배를 나포, 남군 전략선으로 만든 것이 죄목이었다.

전쟁 후 사면으로 석방되긴 했지만, 이후 남부의 파르티잔 레인저스, 보더 러피안들과 어울리는 거친 사내였다.

그리고 벨 풀의 파트너 체로키 인디언 톰 스타 역시 만만치 않은 인물이었다.

30년 전, 톰 스타는 체로키 추장 존 로스와 충돌해 체로키를 내전으로 이끌었고, 게릴라 지도자로 내부 총질을 가했던 자였다.

이후 내분은 휴전으로 봉합되었지만, 남북전쟁이 터지면서 톰 스타는 남군의 정찰병으로 복무하며 윌리엄 콴트릴, 블러디 빌 앤더슨과도 알고 지낸 인디언이었다.

‘그나저나, 뭔 수로 인디언들을 쫓아낸다는 거지.’

엔지니어는 저들에게 정보가 차단된 채, 광산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한창 술집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말한 필이 빠른 속도로 접근했다.

날 듯이 내린 기수는 허겁지겁 스윙도어를 밀고 소리쳤다.

“인디언 사냥꾼들이 모조리 죽었습니다!”

벨 풀과 톰 스타의 얼굴이 구겨졌다.

벨 풀은 엔지니어를 힐끔 쳐다보곤 위협적인 눈빛으로 말했다.

“무엇을 듣던, 이곳에서 벌어지는 건 광산만 빼고 모두 잊는 게 좋을 거야.”

“무, 물론이죠.”

벨 풀은 부하에게 몇 가지를 확인한 뒤,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어떤 놈들이 그들을 제거했지.’

게릴라로 잔뼈가 굵은 인디언 사냥꾼들이 정작 인디언에게 당할 리는 없을 테고. 총에 맞아 죽었다는 건 적대 세력의 등장일 가능성이 크다.

“뭐가 됐든, 만약을 대비하는 것도 좋겠지.”

벨 풀이 부하를 노려보며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가서 제임스-영거 갱단에게 지금 상황을 알려주고 채굴 지분을 주겠다고 전해.”

“쫓겨서 도망왔다는데, 과연 도와줄가요?”

“오클라호마로 안 내려가고, 국경에서 죽치고 있는 걸 보면 속셈이 빤하지.”

“그럼 혹시 놈들이 이 일은 저지른 건 아닐까?”

톰 스타의 말에 벨 풀이 고개를 저었다.

“우리도 그렇지만 제임스-영거 갱단과 죽은 놈들과는 한때 게릴라 동지였어. 아무리 시대가 좆같이 변했어도, 그 정도 신의는 지키는 놈들이라고.”

벨 풀은 잔말 말고, 자신의 말을 전하라며 닦달했다.

부하가 사라지고 한 시간이 지났을까.

마을에 말 두필이 허름한 수레를 몰고 나타났다.

젊은 남자와 어린 소녀. 그리고 수레를 밀고 다리를 절뚝거리는 구부정한 남자도 함께였다.

마을 사람들이 뭔가 하고 가까이 오자, 더간이 소리쳤다.

“이 사람 병걸렸으니까, 가까이 오지 마세요. 위험합니다!”

“아니, 시발? 그럼 병원엘 데려가야지!”

“여기 병원 없어요?”

“...... 있겠냐?”

훼에에엥.

초원에 먼지가 일자 막스가 피를 토하듯 기침을 해댔다.

사람들이 황급히 떨어져나갔다.

'오케이. 계획대로 되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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