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화 〉36. 신녀와의 내기
월하의 말이 끝나고 나는 천천히 신녀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의 앞에 서자 나와 키가 비슷한 월하와 달리 키가 작은 그녀가 나를 올려다보는 구도가 되었다.
한참을 아무 말도 없이 서로를 바라보던 우리는.
"하아. 정말 이해할 수 없군요. 이런 하찮은 남자를 제가 상대해야 한다니."
신녀가 먼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것으로 끝났다.
"뭐? 처음에 거룩한 소환 어쩌고 하면서 나온 주제에 내뱉는 말이 그딴 식인 네가 지금 그게 할 말이야?"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태에서 다시 한번 내뱉는 신녀의 말은 조금이나마 남아있는 나의 이성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죄송하지만. 당신의 소환에 당신을 주인으로 모셔야 한다는 제약은 없습니다. 당신에게 위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제약만 있을 뿐 제가 어떻게 행동하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뜻이죠. 거룩한 소환은 이 소환을 주최하신 드높은 존재께 마법진을 통과한 이가 의례적으로 드리는 말일뿐. 당신을 향한 존중은 아니었습니다."
그녀가 경멸하는 듯한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당신 같은 주제 파악도 못 하는 버러지…. 실례. 벌레……. 실례. 인간 이하…. 후. 욕설을 입에 담고 싶지 않아도 당신 같은 존재한테는 그 외에 사용할 수 있는 말이 떠오르지 않는군요. 그냥 버러지라고 부르겠습니다."
결국, 그녀는 내 마지막 이성의 끊을 끊어버렸다.
"후- 버러지씨. 최대한 빨리 끝내고 제 숙원을 풀고 싶으니 저를 이곳으로 불러 와준 당신께 한 줌의 감사를 담아서 최대한의 쾌락을 느끼게 해드리고 빨리 보내드리도록 하죠."
손뼉을 한번 친 그녀의 뒤로 아름다운 침대가 나타났다.
"가서 옷을 벗으시고 누우시죠. 버리지."
눈짓으로 명령을 하는 그녀.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분노에 내 몸을 맡겼다.
콰악!
나에게 눈짓을 하는 그녀의 뒷머리를 강하게 틀어잡은 나는.
"어디서 소환수 주제에 명령 질이야. 씨발년아."
"이게 무슨 짓이죠?"
"무슨 짓이긴. 너 같은 발정 난 걸레를 대우하는 방식이지."
"하! 내가 위해를 끼칠 수 없다고 말하자마자 이렇게 나오는 겁니까? 능력만 없을 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없는 저열한 남성이었습니까?"
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머리채를 강하게 틀어잡아 그녀의 고개를 들어 올려 그녀의 귓가에 말했다.
"입 닥치고 침대에 쳐 누워."
그녀의 머리를 강하게 밀어버리며 그녀를 침대 쪽으로 떠밀었지만, 그녀의 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버러지. 당신이 내 몸에 아무리 힘을 줘 봤자 나한테 어떤 영향도 끼칠 수 없습니다. 그 사실도 모릅니까? 당신이 일반적인 인간 남성의 힘보다 강하다는 건 느껴지지만 그 정도로 제가 움직일 거라고 생각합니까? 당신의 눈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건가요? 혹시나 때리는 행위로 저를 흥분시킬 생각이라면 관두시는 게 낫습니다.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을 테니까요."
아직도 분노가 가시지 않은 표정을 지은 나였지만 분노로 완전히 이성을 잃었던 정신이 무표정으로 가만히 서서 말하는 신녀를 보자 정신이 돌아왔다.
'아, 맞다. 재 SS급이었는데.'
겁이 나지는 않았지만 나에게 신녀를 만족시키라는 말을 한 월하의 의도와 내가 그녀를 만족 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고귀하신 분과 즐기기 전에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여흥이라도 되길 기대했습니다만 그것마저도 힘들 것 같군요."
그녀는 손을 뻗어 내 허리를 잡더니 가볍게 들어서 침대로 던져 버렸다.
"아니, 무슨!"
"어떻게 나오는지 지켜봐 주려고 했습니다만 당신이 아무리 되지도 않는 걸 해봤자 제 혐오만 늘어날 뿐이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천천히 침대로 걸어와 다소곳하게 무릎을 꿇은 그녀가 주문을 외자 아까 전 보았던 불길한 촉수들이 그녀의 뒤에서 꿈틀대며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친! 너 도대체 뭐 하려는 거야!"
"가만히 있으세요. 버러지."
꿈틀대는 촉수들이 어느새 그녀의 뒤에서 빠르게 뻗어 나와 내 팔다리를 구속했다.
나머지 촉수가 많이 늘어나며 통째로 나를 삼키려고 다가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지만 내 머리까지 다가온 촉수가 다시 뒤로 물러났다.
"전부 다 삼켜서 옷만 깔끔하게 녹여버리려고 했는데 처음 보는 종료의 옷이라 멈췄습니다. 이번엔 제가 직접 벗겨 드리지요."
무릎을 꿇은 상태로 천천히 내게 다가온 그녀가 내 옷을 하나, 하나씩 벗겨나가기 시작했다. 흰 소복을 입은 청순한 동양풍의 미녀가 내 옷을 하나씩 벗겨나가니 그녀의 차가운 손길이 맨몸에 닿을 때마다 성욕이 강렬하게 꿈틀 대기 시작했다.
어느새 조신하게 내 옆에 꿇어앉아 내 옷을 다 벗긴 그녀.
내 물건은 분노에 차 그녀와의 관계를 생각할 때부터 힘이 몰려 있었고 가만히 내 몸을 바라보고 있는 그녀를 보니 다시 한번 힘이 들어갔다.
"인간 남성의 성기치고는 나쁘지 않은 크기입니다만 제가 경험한 바로는 크기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더군요."
손을 뻗어 물건의 밑둥 부분을 살살 어루만지며 그녀가 물었다.
"마음 같아서는 촉수만을 사용해서 당신을 보내버리고 싶습니다만…. 그분께서도 흥미롭게 지켜봐 주시는 것 같으니 그렇게 대충 끝내기는 힘들겠군요."
그녀가 남은 손을 들어 자신의 입을 한번. 자신의 밑을 한번 가리켰다.
"입이 좋으십니까. 아니면 바로 삽입을 원하십니까?"
천천히 밑둥을 어루만지는 그녀의 차가운 손길에 살짝씩 쾌락이 중첩되어 가던 나는 짧은 신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킄…. 입부터."
대답하자 손발을 묶고 있던 촉수가 내 몸을 가볍게 들어 올렸고 나는 그 물건이 그녀의 입 바로 앞에 위치한 상태가 되었다.
"이 부분에서만큼은 저를 실망시키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말을 마친 그녀가 혀만 살짝 뻗어 내 귀두를 핥기 시작했다.
"큭!"
한 손으로는 고환과 밑을 적당한 세기로 어루만지면서 혀만을 내밀어 앞을 할짝대며 내 얼굴을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은 청순한 얼굴과 어울리지 않게 너무나 음란했다.
한계까지 내 물건을 커지게 만든 그녀는 이윽고
하음.
귀두만을 입안에 머금고 귀두만 집중적으로 혀로 애무하기 시작했다.
남은 한 손으로 물건을 천천히 위아래로 쓸어내리며 성기의 한 군데도 빠짐없이 천천히 애무하자 은근한 쾌감이 위협적으로 중첩되기 시작했다.
"으윽!?"
귀두 부분을 혀로 천천히 핥거나 어루만지며 돌리던 그녀는 어느 순간 갈라진 틈 사이로 혀끝을 살짝 찔러 넣었다.
은근하게 이루어지던 그녀의 애무에서 갑작스럽게 짜릿한 충격이 귀두의 끝에서 느껴지자 짧은 신음을 뱉으며 손발을 꽉 움켜쥘 수밖에 없었다.
사정을 참아내자 그녀가 귀두에서 떨어져 나오는 그녀의 입 사이로 질척한 침으로 생긴 실을 늘어트리며 입을 열었다.
"이 정도는 버틴다는 거군요?"
"방금 거로 싸버리는 멍청한 놈들만 만나서 너가 아직 한번 도 만족 못한 거 아니야?"
"입이 아직도 살아 있군요."
츄읍.
이번엔 그녀가 물건을 전부 입에 담았다. 목 끝까지 집어넣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차가운 입안에서 느껴지는 혀의 움직임이 나에게 쾌감을 가져다주었다.
아까의 진득한 애무와는 다른 입안에 성기를 문 채 얼굴은 움직이지 않으며 입과 혀를 빠르게 움직이며 애무하는 그녀였다.
진득한 애무로 달아올랐던 성기에 순식간에 빠른 템포로 자극을 주자 강한 쾌감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성기에서 느껴지는 쾌감을 즐기고 있을 때 그녀의 등 뒤에서 다른 촉수들이 움직였다.
"잠깐! 저게 무슨…. 으윽!"
촉수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무언가 말하려 했던 나지만 그녀가 내 말을 끊어버리듯 가만히 있던 얼굴을 움직이며 물건의 끝까지 입안에 집어넣었다.
강하게 조여오는 그녀의 목 안의 조임에 신음을 흘린 순간.
미끄러운 촉수가 부드럽게 내 몸을 휘감으며 올라왔다.
그 미끌거리는 감촉에 오싹한 기분이 들었을 때 촉수가 살짝 벌어져 입 모양으로 변하더니 내 양쪽 가슴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과 똑같은 차가운 촉수의 입안에서 느껴지는 쾌락과 격렬한 딥쓰로트를 받으며 나는 끊임없이 신음만 흘려 댔고 한참을 내 성기를 입안에서 희롱하던 그녀는 혀로 내 물건을 전체적으로 휘감은 뒤 천천히 내 물건을 잡아당기며 자신의 입을 빼내었다.
"분명 몇 번이나 전조가 보였음에도 사정하지 않으시더군요. 억지로 참으실 필요는 없습니다만?"
"착각이겠지. 너보다 훨씬 더 나은 입보지를 가진 사람이 있어서 말이야. 그것밖에 못 하는 년한테 내가 쌀 것 같아?"
그녀는 나에게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은 채 천천히 나를 다시 침대에 눕혔고 천천히 옷고름을 풀어 자신의 흰 소복을 벗기 시작했다.
여러 성적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옷들이 있지만 강하게 그런 페티쉬를 느끼지 않던 나는 그녀가 단정하게 옷을 풀러 나가며 조금씩 나타나는 그녀의 몸을 보며 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흰 소복이 내려가면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그녀의 가녀린 어깨.
뒤이어 나타나는 보기 좋은 모양의 새하얀 가슴.
매끈한 배를 거쳐 깨끗하게 정리된 털을 지나 보이는 분홍빛 음부.
넓은 소복에 감춰져 있던 아름다운 골반과 다리마저 드러낸 채 완전한 알몸이 되었다.
천천히 소복을 벗으면서 나타난 그녀의 몸은 하나씩 천천히 매력을 뿌리며 나왔기에 너무나 아름다웠고 다소곳하게 다가와 내 위에 무릎으로 선 그녀가 살며시 내 물건을 움켜잡았다.
그때 내 뇌리를 스쳐 갔던 그녀의 한 마디.
"잠깐만. 지금 뒤로 하려는 거지?"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앞으로 안 하고 굳이 뒤로 하는 이유가 있나?"
그녀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가 나에게 말했다.
"저는 앞으로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뒤가 훨씬 민감하지요. 그러니 뒤로 해도 저를 만족시키지 못하는데 굳이 앞으로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더 중요한 건 인간 시절 했던 맹세와 다시 했던 맹세가 앞쪽에 담겨 있어 제 맹세를 받을 존재가 아니면 허락하지 않는 것입니다. 혹시 이곳으로 해본 적이 없습니까?"
"그럴 리가."
"그럼 이제 조용히 하십시오."
물건을 잡은 손으로 입구를 맞춘 그녀는 한 번에 몸을 내리며 교성을 질렀다.
"흐으으읏! 하-아- 이거야. 내 존재의 이유!"
나는 질과는 완전히 다른 처음 느껴보는 조임에 완전히 색다른 쾌감이 찾아와 순간 곧바로 사정할 뻔했지만 간신히 참아낼 수 있었다.
"크읔. 그래도 마음에 아예 안 들지는 않…. 킄 았나 본데?"
생기가 없던 눈에 조금씩 빛이 생기던 그녀는 내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말했다.
"정정하죠. 다시 태어나 오랜만에 즐기는 거라 그런지 몰라도 작은 여흥은 되겠습니다. 실망 시키지 마십시오."
색기 넘치는 한숨을 흘리던 그녀는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응.하읏.아앙."
완전히 달라진 그녀의 분위기와 익숙해지는 쾌감에 긴장을 푼 순간.
그녀가 입술을 할짝대더니.
"이 정도면 더 즐겨도 되겠어."
그녀의 안쪽이 미친 듯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무차별적인 쾌락에 긴장이 풀려있던 나는 절정이 찾아왔고 그녀의 안에 사정하고 말았다.
"...어?"
그녀가 내가 사정하는 걸 느끼며 잠깐 굳었다가 그녀의 표정이 한없이 일그러졌다.
"이 버러지가! 이거 하나 참지 못하고!"
더 없이 분노하며 내게 소리치던 그녀.
"내가 너의 영혼 끝까지이이잇!"
말을 잇지 못하고 주저앉은 채 몸을 벌벌 떨던 그녀가 큰 소리로 비명을 내질렀다.
"응흐으으으으으으윽!"
크게 신음을 내지르며 완전히 가버린 그녀는 고개를 하늘로 젖힌 채 끊임없이 교성을 뱉으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조금씩 새어 나왔던 그녀의 애액은 흥건히 뿜어져 나와 나를 적시고 있었고 움직이려던 그녀의 안도 내 물건을 꽉 잡은 채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흐으윽! 아흣. 하으윽!"
월하의 말과 태도. 그리고 내가 먹었던 아이템을 가지고 나름대로 추측해 봤던 내 생각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듯했다.
한참을 신음을 내지르며 몸을 떨던 그녀가 힘이 빠진 듯 내 위로 천천히 쓰러졌다.
"흐윽!"
가슴이 내 몸과 닿으면서 작은 접촉에도 민감하게 느껴지는 듯 그 순간까지도 신음을 내지르던 그녀였다.
수많은 촉수들도 그녀가 가버리는 순간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고 그 덕에 몸의 자유를 되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