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9화 〉A.E. 1 (39/69)



〈 39화 〉A.E. 1

오늘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적어 보고자 합니다.

눈이 내리는 추운 밤. 한 길거리에 아기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본능적으로 자신이 이 울음을 그치는 순간 죽을 그것이라는 걸 아는 듯, 제발 누군가 이 울음을 들어주기를 바라는 듯 매우 크게, 그러나 서글픈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이었을까요.


아기는 빈민가에 버려져 있었고, 이렇게 추운 날. 집 속에서 어떻게든 천을 끌어모아 체온을 유지하며 자신의 생존을 걱정하기에도 바쁜 빈민가에서는 들려오는 아기의 울음소리에 욕설만 내뱉을 뿐 그 누구도 아기의 울음소리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차가운, 차가운 길가에서 포대에 싸여 버려진 아기의 울음소리는 추위를 결국 이겨내지 못하고 점점 줄어들어 갑니다.

그 때.


사박. 사박.

눈을 밟고 걸어오는 누군가의 걸음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기도 그 목소리를 들은 걸까요.


꺼져가던 울음소리를 마지막 힘을 내어 크게 울기 시작합니다.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은 듯, 잠시 멈춰서는 걸음이었지만 이내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걸어오는 걸음 소리는 들려오지 않고 점점 자신의 길을 따라 아기와 멀어져 갑니다.

걸음 소리가 멀어져 가고 이제 더 이상 거리에는 아기의 울음소리뿐. 어떤 다른 소리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위협적으로 불어 닥치며 아기의 목숨을 가져가기만을 기다리고. 마지막 힘을 다해서 울던 아기는 울음소리가 잦아들며 목숨의 작은 빛마저 꺼져가고 있었습니다.

고요하던 거리에 갑자기 들려오는 급한 발소리.

탁.탁.탁.탁.


쌓인 눈을 뛰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한 여인이 나타났습니다.


여인의 얼굴은 아름다웠지만 한바탕 운  화장이 번져 있고 눈이 부어 있었습니다.


 여인은 울음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이상 소리가 들려오지 않자 당황해 '아가야!'라며 소리를 치며 울음소리의 주인을 찾았지만 이제 아기에겐  이상 울음을 낼 기력이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안타까운 한 생명이 꺼져 가려 할 때.


"찾았다."

조심스럽게 아기를 들어 올리는 손.


결국, 아기를 찾아낸 그녀가 아기를 따뜻하게 감싸며 말을 이었습니다.

"너도 나랑 똑같구나. 똑같이 울고 있었네."


그녀의 따뜻한 품에 안기자 안심한 듯 아기가 작은 웃음을 지어 보였고 그녀는 아기를 품에 소중하게 안은  거리를 떠났습니다.


*

"엄마!"

한 소년이 도도도 달려와서 아름다운 여인의 가슴속에 파묻힙니다.

"여긴 또 왜 왔어, 집에서 얌전히 기다리라고 했잖니. 다시 또 데려오면 어떻게 하니?"

"얘가 너무 언니를 보고 싶다고 또 칭얼대서 데려올 수밖에 없었어요. 미안해요, 언니."

"어휴. 얘도 참. 도대체 여기가 뭐가 좋다고."


여인들의 복장이 화려합니다.


안에서는 노랫소리와 사람들의 시끄러운 웃음소리가 들리고 안쪽의 문이 드르륵 열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어이, 마담! 이제 슬슬 올라가고 싶은데!"

"네. 잠시만요! 얘 데리고 대기실에서 쉬고 있어. 엄마 갔다 올 테니까 누나들이랑 놀고 있을 수 있지?"

"응!"

"그럼 부탁할게."

"네, 걱정 마세요. 언니."

소년은 자신을 데리고 온 여자의 손에 이끌려 한 방문 앞에 다다랐습니다.

방문을 열자 짙게 퍼지는 분향과 함께 몰리는 시선.


 순간.

"어머, 우리 잘생긴 마스코트 왔어?"


"꺅! 오늘도 너무 귀여워!"

"오늘은 누나가 노래 가르쳐 줄까?"

순식간에 화려한 미모를 가진 여인들이 소년의 앞으로 몰려듭니다.


소년은 몰려드는 여인들 모두의 이름을 불러주며 인사를 나누고 한 여인이  과자를 오물거리며 가운데에 앉았습니다.


다시  그 모습이 귀엽다며 웃는 여인들.


"오늘은 무슨 노래 배울래?"

"오늘은 신나는 노래 배우고 싶어요!"

"그럼 오늘은 너가 가르쳐 주면 되겠다."

"악! 너무 좋아! 내가 오늘 전부 가르쳐 줄게!"

여인들의 웃음소리와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방에서 귀여운 소년은 오늘도  여인의 비전이 담긴 노래를 배웠습니다.

*

깊은 밤.

누군가가 살금살금 방 안으로 들어옵니다.


몰래 방 안에 들어오는 데 성공하고 이불 속에 누워있는 누군가를 보며 달뜬 숨소리를 내뱉는 그녀.


조심스럽게 이불 속에 누군가가 들어가자 추잡한 물소리가 안에서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방 안에 있던 누군가가 이상함을 느껴 눈을 떴습니다.


그는 귀여웠던 소년이었습니다.


소년은 어느덧 자라 귀여움이 남아 있었지만 남자다움이 느껴지고 매우 잘생겨졌습니다.

밑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소년이 눈을 떠 바라보자 그곳에는 자신의 물건을 빨고 있는 항상 자신을 보살펴주던 누나가 있었습니다.

"누, 누나?"

당황한 소년이 누나를 불렀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소년의 물건을 빨았고 화려한 그녀의 솜씨에 소년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사정하고 말았습니다.

맛있게 그의 정액을 삼킨 그녀.


달빛을 받아 어렴풋이 보이는 그의 물건은 한눈에 보기에도 굉장히 거대했습니다.


"하-아-. 이건 너 잘못이야. 그렇게 귀엽고 잘생겼으면서 누나한테 계속 다가오니까 누나가 결국 참을 수 없게 돼버렸잖아.  엄청난 크기라니…!"


색기 어린 표정으로 그의 물건을 쳐다보던 그녀가 어느새 물건을 잡고 자신의 비처에 갖다 대었습니다.

"누나가 오늘 천국을 보여줄게."

"누, 누나. 이게 무슨!"


"하으으읏!"

그날.

소년은 남녀의 관계에서 오는 기쁨을 깨달았고 그 여인은 너무나 이른 나이의 불세출의 천재에게 또 하나의 재능을 깨우고 말았습니다.

결국, 그 날 천국을 본 건 소년이 아닌 그를 겁 없이 덮친 여인이었습니다.



*

노랫소리와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건물 앞에 고급스러운 차가 멈춰섰습니다.

그곳에서 내리는 면사포로 얼굴을 가린 화려한 복장의 여인.

그녀는 잠시 건물의 앞에서 머뭇거리다 문을 열었고 그 앞에는 나이가 들었지만, 미모는 쇠하지 않고 원숙한 분위기를 풍기는 눈 속의 여인이 서 있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연락을 받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공녀님."

"흠흠. 고마워요, 마담. 오늘 그의 공연을 볼  있는 것뿐만 아니라 그와의 하룻밤을 전부 보낼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하겠죠?"


"물론입니다. 그럼 이쪽으로…."

두 여인이 안쪽으로 들어갔고 거대한  앞에 마담이 서자 문을 지키고 있던  장정이 문을 힘껏 열었습니다.


앞에 보이는 거대한 무대와 수많은 남성들이 자신의 파트너를 데리고 술을 기울이는 모습. 파트너의 앞에서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하는 여인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그런 남성들만 있지 않았습니다.


아름답고 기품 있는 여성들. 그리고 파트너가 따로 없는 남성들까지.


술을 기울이며 무대만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럼, VVIP석으로 모시겠습니다. 이쪽으로."

그들은 무대가 가장 잘 보이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좌석으로 이동했고 얼마 후 시간이 지나자 무대의 화려한 막이 걷히면서 한 남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대 중앙에 선 한 남자는 마이크를 잡고 있었는데  모습이 마치 미를 주관하는 남신이  세상에 강림한 듯 주변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미모를 무대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이 넓은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아-"

여인들은 그를 보자마자 달뜬 한숨을 흘렸고 남성들은 여인들의 그런 소리를 들으며 헛기침을 하는 순간.

"오늘은 신나는 무대로 준비했습니다. 모두들 즐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ock & Roll!"

그의 입에서 멋진 미성이 흘러나왔고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밴드가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뒤이어 흘러나오는 그의 목소리.


그의 음악은 사람의 기분을 황홀하게 만들었고 어느새 사람들은 그의 음악에 몸을 맡기고 누구 할 거 없이 신나게 그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습니다.


너무나 아쉬운 그의 음악이 끝나자.

자신의 파트너를 데리고 있던 남성들은 곧바로 자신의 파트너를 데리고 사라지고, 혼자 있던 남성과 여성들이 속속들이 자신의 마음에 맞는 파트너를 찾아 합석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미 아래가 축축이 젖어 색기 어린 한숨을 쉬는 여자의 앞에 무대에 서 있던 남성이 다가왔습니다.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그의 미모는 멀리 무대에서 보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나오는 목소리.

"공녀님. 오늘 당신의 하룻밤을 제게 맡겨 주시겠습니까?"


"네. 좋아요. 너무 좋아요. 가요 지금 당장."


그가 공녀를 번쩍 들어 어딘가로 데려갔고 그곳에는 큰 침대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어느덧 면사포를 벗어 던지고 그와 입을 맞추던 그녀는 자신의 드레스가 전부 벗겨진 채 아름다운 나신만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부, 부끄러워요…."


손으로 그녀의 소중한 곳을 가려보려고 시도했지만.

"아름답습니다, 공녀님…."

살며시 가슴을 쥐어오는 그녀의 손길에.


"하으읏!"


표정이 풀려버린 그녀는.


"하윽! 아읏! 흐으윽! 너무! 너무 좋아!!"

그의 가장 큰 후원자가 되었습니다.


*

똑똑.


문을 두들기는 소리.


"들어와."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문을 열고 들어가자 화려한 옷을 입은 그가 서 있었습니다.

"너…. 오늘 정말 그걸 해야 하겠니?"

"누나. 또 왜 그래.  번이나 말했지만 내 음악은 그걸 위해서 태어난 거야. 모든 사람이 좋아하고 아껴주는데 왜 그걸 내 음악을 들으면서 바로 할 수가 없지? 우리 은하에 그런 법이라도 있어?"

"그건 아니지만…. 하…. 그래. 이미 결정했는데."


"그러지 말고."


어느덧 그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휘감았습니다.

"누나도 발표하고 무대 위로 올라와서 나랑 즐겨."


"무, 무슨 소리니! 넌 밴드 애들이랑 할 거면서 무슨 이런 늙은 아줌마랑!"


"아줌마라고 누가 그래? 이렇게 색기 있는 아줌마가 도대체 어디 있다고?"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격렬하게 혀를 섞은 그.

그녀는 어느새 얼굴을 붉히며 '좀 이따 봐!' 외치며 방 밖을 나갔습니다.

그의 눈앞에 홀로그램에 떠오르는 글자.

'콘서트 스탠바이. 3.2....'


그는 가볍게 심호흡을 하고 대기실을 나가서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는 콘서트장의 가운데에 섰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말했습니다.


"여러분. 제 콘서트장에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 여러분께 제안을 하나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들은 모두 제 노래를 들으면 몸이 흥분되고 당장 섹스하고 싶으신 기분이 드신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제 노래에 신비한 힘이겠죠. 그래서 저는 제 무대를 보면서 마음껏 자유롭게 섹스를 하셔도 된다는 이야기를 지금 여기서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럼 오늘 무대. 시작하겠습니다."

충격적인 그의 선언에 소란스러워진 콘서트장.

그러나 그가.

"Rock & Roll!"


크게 외치며 노래를 시작하자 그의 노래를 즐기던 사람들이 어느덧 마음에 드는 사람끼리 모여 섹스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날. 그 사건은 모든 차원의 사람들에게 알려져 차원의 모든 이들의 사랑을 받던 그는 차원의 대회의장에 서게 되었습니다.


"대대적으로 그런 선동을 하다니 범죄자가 분명합니다!"

촉수를 꿈틀거리며 격렬히 그를 비난하는 의원.

"법에 적혀져 있지 않더라도 그런 곳에서 일을 벌인다는 게 말이 되는 일입니까? 사형입니다. 사형!"


사형이라고 주장하는 대머리 배불뚝이 의원.

온갖 고성이 오가는 회의장.

그런 회의장에.


땅.땅.

"모두들 조용히 하세요!"


망치 소리와 함께 중앙에 앉은 아름다운  의장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조용해진 회의장.

"흠, 피고는 말해보세요.  그런 일을 했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멋진 목소리로 모두를 향해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존경하는 차원의 모든 분을 대표하는 의원 여러분. 저는 그런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모두가 좋아하는 섹스를 하게 만들어주는 일이 저의 평생의 과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차원의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가 회의장의 가운데에서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뜨겁고 정열적이며 화려한 그의 락음악은 그 소문을 들었지만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이 자리의 모든 이를 들뜨게 했습니다.

"여러분도 똑같습니다. 여러분도 즐겨 주시면 됩니다."


노래가 끝나고 그는 나지막하게 말했고 그 순간 회의장에 모든 이들이 자신의 짝을 찾았습니다.

사형이라고 주장한 대머리 아저씨가.

"이런 내 파트너는 없는 건가…."


"흠흠. 이보게. 내 촉수는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네."


모든 이가. 행복하게 말이죠.

그리고 그곳에 있던 아름다운 새끈한 여 의장은 어느새 노래를 마친 그의 앞에 서 있었습니다.

"자네한테….  행복을 부탁해도 될까?"


"물론이죠. 의장님."

빙그레 웃는 그를 바라보며 의장은 얼굴을 붉혔고 그 날 이후 차원의 역사가 바뀌었습니다.

*



침대에 누워 있지만, 아직도 너무나 멋진 그의 주위에 수많은 아내들과 자식들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서 만족한 채 떠날 수 있어. 너희들도 행복하렴."


마지막 유언을 마친 그가 눈을 감았고 그의 차원의 모든 이들이 그를 애도했습니다.

차원의 행복을 높이 끌어올린 점을 봐 그의 혼은 신을 보좌하게 되었고 그의 능력은 무언가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공녀님? 아니면…. 의장님?"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들려옵니다.


"아이 참, 그만 놀려요."


"하하! 알겠습니다. 여신님.  하고 계셨나요?"

"그냥…. 글을 좀 쓰고 있었어요."


"새로운 유희셨군요. 그럼…. 시간이 있으시다면 저랑도 유희를 즐기지 않으시겠습니까?"


"... 좋아요."


그는 오늘도 행복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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